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루 알베르트 라사르트(Lou Albert-Lasard)의 회고록 《내가 사랑한 시인 내가 사랑한 릴케》(하늘연못)를 언급해보려고 한다. 내가 오늘 이 글에서 말하려는 내용은 김재혁 교수가 옮긴 라사르트의 회고록 번역본에 있는 오류다.

 

 

 

 

 

 

 

 

 

 

 

 

 

 

 

 

 

 

* [절판] 루 알버트 라사르트 《내가 사랑한 시인 내가 사랑한 릴케》 (하늘연못)

 

 

 

첫 번째 오류는 65쪽에 있다. 본문에 릴케와 친하게 지낸 독일의 화가 파울라 모더존 베커(Paula Modersohn-Becker)가 처음으로 언급된다. 그런데 김재혁 교수는 화가의 이름을 잘못 썼다. ‘파울라 벡커 모더존’이라고 썼는데, 중간 이름(‘모더존’)과 성(姓, ‘베커’)이 뒤바뀌었다. 김재혁 교수의 주석에도 화가의 이름이 ‘파울라 벡커 모더존’이라고 되어 있다.

 

 

 

 

 

 

 

 

 

 

 

 

 

 

 

 

 

 

 

 

 

 

 

 

 

 

 

 

 

 

 

 

 

* 버나드 덴버 《툴루즈 로트레크》 (시공아트, 2014)

* 엔리카 크리스피노 《로트레크: 몽마르트르의 밤을 사랑한 화가》 (마로니에북스, 2009)

* 앙리 페뤼쇼 《로트렉, 몽마르트르의 빨간 풍차》 (다빈치, 2009)

* 마티아스 아놀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 (마로니에북스, 2005)

* 클레르 프레셰 《툴루즈 로트레크》 (시공사, 1996)

 

 

 

 

두 번째 오류는 118쪽 본문에 있다. 본문에 적힌 문제의 문장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한 번은 파리 근교의 한 장터에서 뚤루즈 로트렉이 공연하는 <식충이(La Goulue)>를 보았다. 는 한 마리의 호랑이와 함께 등장했다. 도 어느 사이에 이젠 늙은이가 되었다.

 

 

릴케는 파리의 몽마르트르 가(Montmartre)에 자주 갔는데, 이곳에 자유분방함을 즐기는 예술가들이 자주 모였다. 1870년대부터 몽마르트르 가에 술집과 카바레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에 들어서면서 몽마르트르 가는 ‘밤의 중심지’가 되었다. 몽마르트르 가에서 가장 유명한 카바레가 물랭루주(Moulin Rouge)이다. 물랭루주는 ‘빨간 풍차’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1889년에 개장했을 당시 물랭루주 건물 위에 거대하고 붉은 풍차 장식이 있었다. 물랭루주는 무도회장인 물랭 드 라 갈레트(Moulin de la Galette)와 더불어 몽마르르트 가를 대표하는 ‘핫 스팟(hot spot)’이 되었다.

 

 

 

 

 

 

툴루즈 로트레크(Henri de Toulouse Lautrec)도 몽마르트르의 화려한 분위기에 푹 빠진 예술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카페, 술집, 카바레 등을 드나들면서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물랭루주의 개업은 로트레크가 ‘화가’로서 유명세를 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물랭루주는 로트레크에게 포스터 제작을 의뢰했다. 로트레크가 그린 포스터는 공개되자 곧바로 인기를 얻었다. 특히 물랭루주의 최고 인기 스타인 ‘라 굴뤼(La Goulue)’의 춤추는 모습이 그려진 포스터는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걸작으로 손꼽힌다. ‘굴뤼(goulue)’는 ‘게걸스럽게 먹는’, ‘식충이’, ‘대식가’를 뜻하는 ‘goulu’의 여성형 명사이다. 라 굴뤼의 본명은 루이스 베버(Louise Weber)이다. 그녀는 캉캉 춤과 유사한 자신만의 춤을 유행시켜 물랭루주의 스타가 되었다. 로트레크는 라 굴뤼가 은퇴할 때까지 8년 동안 가까이서 지켜봤고, 그녀의 매력을 담은 여러 점의 그림을 남겼다.

 

자, 이제 118쪽에 있는 문장의 오류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뚤루즈 로트렉이 공연하는 <식충이>’라는 문장은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이다. 릴케가 본 것은 ‘식충이’라는 뜻의 별명으로 알려진 라 굴뤼의 공연이었고, 로트레크는 무대 위에 춤추는 라 굴뤼의 모습을 그렸다. 사실에 맞게 문장을 고치면 이렇다.

 

 

 한 번은 파리 근교의 한 장터에서 라 굴뤼(식충이)의 공연을 보았다. 그녀는 한 마리의 호랑이와 함께 등장했다. 그녀도 어느 사이에 이젠 늙은이가 되었다.

 

 

세 번째 오류는 160쪽, 김재혁 교수의 주석에 있다. 이 주석에 적힌 내용을 보면 독일의 화가 프란츠 마르크(Franz Marc)의 사망 연도가 ‘1960년’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프란츠 마르크는 제1차 세계 대전이 한창 진행되던 1916년에 전사했다.

 

이 글에서 파울러 모더존 베커와 프란츠 마르크에 대한 설명을 일부러 생략했다. 파울러 모더존 베커와 프란츠 마르크, 이 두 사람의 삶과 작품 세계를 주제로 한 글을 따로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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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Colette)프랑스적인 작가가 아니라 파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 파리는 센강(Seine R.)을 기준으로 북쪽의 우안(右岸, right bank) 지역, 남쪽의 좌안(左岸, left bank) 지역으로 나뉜다. 좌안은 보헤미안적 낭만을 지니고 있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곳에 값싼 주거지를 찾아 외지에서 모여든 예술가들이 많았다. 이곳의 개방적인 분위기는 자유분방한 보헤미안적 기질의 예술가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주었다.

 

 

 

 

 

 

 

 

 

 

 

 

 

 

 

 

 

 

* [품절] 안드레아 와이스 파리는 여자였다(에디션더블유, 2008)

 

    

1920~1930년대 파리 좌안에 터전으로 삼은 여성들이 있었다. 그녀들은 자유와 해방을 만끽했고, 당시 문화와 유행의 흐름을 이끌기도 했다. 미국의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안드레아 와이스(Andrea Weiss)파리는 여자였다는 멋 좀 부릴 줄 알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던 파리 좌안의 여자들(레프트뱅크의 여자들)을 소개한 책이다.

    

 

 

 

 

 

레프트뱅크의 여자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창작 활동을 펼친 콜레트, 레즈비언 커플 래드클리프 홀(Radclyffe Hall)우나 트루브리지(Una Troubridge), 르네 비비엔(Renée Vivien)나탈리 클리포드 바니(Natalie Clifford Barney) 등은 서로를 알아봤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 [품절] 래드클리프 홀 고독의 우물(펭귄클래식코리아, 2008)

* 주디스 잭 핼버스탬 여성의 남성성(이매진, 2015)

    

 

 

래드클리프 홀은 남성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레즈비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편소설 고독의 우물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책에 묘사된 레즈비언의 사랑이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됐다. 우나는 트루브리지라는 칭호를 가진 남작의 아내였으나 1919년에 이혼한 후에 홀의 연인이 되었다.

 

 

 

 

 

퀴어 페미니스트 주디스 잭 핼버스탬(Judith Jack Halberstam)여성의 남성성에서 홀이 활동하던 시대의 성 담론을 분석한다. 홀과 우나는 어디든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한 레즈비언이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도덕주의자들의 비난을 조금은 피할 수 있었다. 홀과 우나는 레즈비언들만 모일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 [레드스타킹 선정 도서] 게일 루빈 일탈(현실문화, 2015)

* 우리가 키스하게 놔둬요(큐큐, 2017)

    

 

 

나탈리 클리포드 바니 역시 풍족한 삶을 살았던 레즈비언이다. 그녀의 집에서 열리는 살롱은 당대의 예술가들이 모여 들었고, 콜레트도 바니 살롱에 드나든 인물 중 한 명이다. 60년 동안 이어진 바니 살롱에 한 번쯤 다녀간 인물은 이름만 들어도 아는 거물급문학계 및 예술계 인사들이다. 앙드레 지드(Andre Gide),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 등이 있다. 간첩으로 발각되기 전에 관능적인 댄서로 명성을 떨친 마타 하리(Mata Hari)도 바니 살롱의 단골이었다. 바니 살롱에 다녀간 남성 작가들은 세계 모더니즘 문학의 흐름을 주도한 인물이었고, 파리 좌안은 시대를 앞서간 문화의 근거지였다.

 

 

 

 

              

 

 

 

 

바니와 르네 비비엔의 연인 관계는 당대 모더니즘 작가들의 작품에 간접적으로 묘사될 정도로 유명했다. 두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시인 사포(Sappho)의 레즈비언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고, 사포가 태어난 곳인 레스보스 섬(Lesbos I.)에 레즈비언 학교를 세우려고 했었다. 비록 이 계획은 실패했지만, 바니는 파리에 여성들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어 레즈비언 문화를 전파했으며 르네 비비엔은 바나의 후원을 받으면서 시와 소설을 발표했다.

    

 

 

 

 

 

 

 

 

 

 

 

 

 

 

* [No Image, 절판] 레미 드 구르몽 색 색 색(문지사, 1993)

* [절판] 루 알버트 라사르트 내가 사랑한 시인 내가 사랑한 릴케(하늘연못, 1998)

 

    

 

바니는 낙엽을 쓴 시인 레미 드 구르몽(Remy de Gourmont)의 연인으로도 알려졌는데, 구르몽은 그녀를 아마조네스(amazones)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문학 및 철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거나 편지로 주고받았다.[1] 릴케도 바니와 편지를 주고받은 문인이다. 바니는 릴케에게 받은 편지를 수록한 정신의 모험(Aventures de l’Esprit)을 발표했다.

 

동성애자 시인 및 작가들의 시 선집인 우리가 키스하게 놔둬요》에 비비엔이 쓴 시 네 편이 수록되어 있다(물론, 사포의 시와 래드클리프 홀이 쓴 시도 있다). 퀴어 페미니스트 게일 루빈(Gayle Rubin)은 비비엔이 쓴 유일한 소설의 서문을 썼다. 이 서문은 일탈에 수록되어 있다.

    

 

 

 

 

 

 

 

 

 

 

 

 

 

 

 

* [번역 예정작] 콜레트 Le Pur et lImpur(Distribooks Inc, 2003) [2]

* [e-Book] 김인환 외 프랑스 문학과 여성(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18)

[3]

* 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 / 출구(동문선, 2004)

    

 

 

한편 콜레트는 파리의 동성애자(게이, 레즈비언)들의 일상을 기록한 순수와 불순(Le Pur et lImpur)을 신문에 연재했다. 이 책에 바니와 비비엔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있다. 그러나 동성애를 성적 일탈로 보는 독자들은 콜레트의 글을 비난했고, 결국 연재 4회 만에 중단되었다. 순수와 불순20세기 초 파리의 퀴어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책이다. 콜레트 본인이 이 책을 높게 평가했을 정도면 순수와 불순 콜레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프랑스의 페미니즘 연구가 엘렌 식수(Helene Cixous)가 정의한 여성적 글쓰기를 충실히 따른 작품으로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콜레트의 순수와 불순을 분석한 논문이 실린 프랑스 문학과 여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파리 좌안은 여성의 삶을 구속하는 전통적 인습에서 벗어난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이혼이나 인공 임신 중절(낙태)을 경험한 여성 예술가가 있었고, 예술에 향한 열정이 가득한 그녀들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다. 파리 좌안의 여자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녀들이 파리 좌안에 모여 산다고 해서 동질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적, 계급, 정치적 견해, 섹슈얼리티의 차이에 의해 대립하는 양상이 전개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에 일절 간섭하지는 않았다. 프랑스에 정착한 미국 출신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의 말을 빌리자면 파리 좌안은 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이었다. 파리 좌안의 여자들은 남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삶을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살아왔다. 예술에 향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파리 좌안 여자들의 우정은 파리를 예술의 도시로 성장하게 만든 중요한 힘이었다.

 

 

      

    

[1] 2015년에 구르몽의 색 색 색리뷰를 쓴 적이 있다. 색 색 색의 역자 해설에 구르몽과 바니의 연인 관계를 언급한 내용이 있다.

 

 

[2] 큐큐읻다출판사가 만든 퀴어 문학 출판 브랜드다. 이 출판사가 언급한 출간 예정 작품들에 순수와 불순이 포함되어 있다.

출처: https://www.jungle.co.kr/magazine/27177

 

 

[3] 2003년에 이미 종이책으로 나온 적이 있다. 알라딘에 검색하면 종이책에 대한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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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밀렛(Kate Millett)성 정치학(이후)슐라미스 파이어스톤(Shulamith Firestone)성의 변증법꾸리에)과 함께 미국 급진주의 페미니즘(radicalism feminism)의 고전으로 꼽힌다. 두 권의 책 모두 1970년에 출간되었다.

    

 

 

 

 

 

 

 

 

 

 

 

 

 

 

* [품절, 레드스타킹 선정 도서] 케이트 밀렛 성 정치학(이후, 2004)

* [레드스타킹 선정 도서]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성의 변증법(꾸리에, 2016)

 

    

 

밀렛은 1970년을 황금 같은 나날들이었다고 회고한다. 성 정치학성 변증법이 출간된 1970년에 페미니즘의 두 번째 물결인 급진주의 페미니즘이 미국 사회를 뒤흔들기 시작한다(페미니즘의 첫 번째 물결은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등장했던 자유주의 페미니즘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프랑스의 68혁명을 계기로 탄생한다. 전 세계에 전쟁의 폭력성과 식민지주의,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구호가 거리를 뒤덮은 시기에 여성들도 여성 억압 문제를 제기하면서 가부장제에 대항했다.

 

 

 

 

 

 

 

 

 

 

 

 

 

 

 

 

 

 

* [품절] 로즈마리 푸트남 통 페미니즘 사상(한신문화사, 2000)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 자체가 아니라 법적 차원에서 남성과의 동등한 평등을 목표로 활동한 자유주의 페미니즘(liberal feminism)을 비판했다.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들이 투쟁한 끝에 얻은 투표권만으로는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 여성의 경험을 드러내는 언어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됐던 성폭력이 사회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The private is political)라는 급진주의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구호를 확증한 것이 밀렛의 책이다.

 

밀렛은 성(, sex)의 정치적 측면에 주목한다. 즉 성은 단지 개인적인 영역이 아니라 명백히 권력과 지배개념이 작동하고 있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영역이다. 밀렛이 성의 정치적 측면을 들여다보는 이론적 틀은 가부장제이다. 그녀는 사회 각 분야와 제도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가부장제를 파헤쳤다. 그녀가 비판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는 지배적인 남성성과 순종적인 여성성을 극단적으로 분리하고, 성별 체계를 견고하게 유지하도록 만든다.

 

 

 

케이트 밀렛이 성 정치학에서 인용(비판)한 책들

  

  

    

 

 

 

 

 

 

 

 

 

 

 

 

 

* 존 러스킨 참깨와 백합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아들과 연인(민음사, 2002)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아들과 연인(열린책들, 2011)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채털리 부인의 연인(민음사, 2003)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무지개(민음사, 2006)

* [절판]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날개 돋친 뱀(을유문화사, 1974)

    

 

 

 

원제: Sexus (1949, The Rosy Crucifixion 1)

     

* [절판] 헨리 밀러 섹서스(정음사, 1972)

* [절판] 헨리 밀러 쎅서스(산호, 1991)

* [절판] 헨리 밀러 장밋빛 십자가(카나리아, 1991, 2)

* [절판] 헨리 밀러 속 북회귀선(정민, 1993, 2)

    

 

 

원제: Nexus (1960, The Rosy Crucifixion 3)

 

* [절판] 헨리 밀러 넥서스(범한출판사, 1984)

* [절판] 헨리 밀러 관계(세연, 1992)

* [절판] 헨리 밀러 본능(산호, 1992)

* [절판] 헨리 밀러 신들의 정원(홍원, 1994)

* [절판] 헨리 밀러 욕망(일문, 1997)

   

 

 

 

 

 

 

 

 

 

 

 

 

 

 

 

 

 

 

 

* 노먼 메일러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민음사, 2016)

* [품절] 노먼 메일러 아메리카의 꿈(학원사, 1992)

 

 

 

밀렛은 가부장제로 인한 여성의 종속이 문화 담론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유명한 남성 작가들의 작품을 비판한다. 그녀는 존 러스킨(John Ruskin),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David Herbert Lawrence), 헨리 밀러(Henry Miller), 노먼 메일러(Norman Mailer)를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수호한 작가로 거론하면서 그들의 작품에 남성의 지배력과 폭력성을 옹호하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음을 드러낸다.

    

 

 

 

 

 

 

 

 

 

 

 

 

 

 

 

 

* 앨리스 에콜스 나쁜 여자 전성시대(이매진, 2017)

 

 

그러나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황금 같은 나날은 오래 가지 못한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여성의 목소리와 경험만이 페미니스트로서의 자기 정체성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여성 내에서 다양한 경험이 존재하며, 계급에 의한 여성 간의 격차와 차별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1970년대 중반부터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여러 개의 단체의 활동으로 유지되어 온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내적 분열을 피하지 못한다. 급진적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들은 진정한 여성 해방이 이루어지려면 남성과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들은 레즈비어니즘(lesbianism)을 여성 운동의 정치적 명령으로 내세웠다. 이로 인해 이성애자 여성들이 페미니즘 운동을 떠났고,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힘을 잃는다. 나쁜 여자 전성시대(이매진)1967년부터 1975년까지 광장으로 나아간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의 황금기와 여명기를 보여주는 책이다.

    

 

 

 

 

 

 

 

* [품절] 토릴 모이 성과 텍스트의 정치학(한신문화사, 1994)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정전인 성 정치학도 후대 페미니스트들의 비판에 직면한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열기가 식어가는 무렵인 1980년대부터 성 정치학을 비판하는 입장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영국의 페미니즘 비평가 토릴 모이(Toril Moi)성과 텍스트의 정치학(한신문화사)은 영미 페미니즘 이론과 프랑스 페미니즘 이론을 정리한 책이지만, 이 책을 쓴 토릴 모이는 해체주의에 중점을 둔 프랑스 페미니즘을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면서 가부장제 비판에 몰두한 미국의 급진주의 페미니즘을 비판한다. 특히 케이트 밀렛을 비판하는 토릴 모이의 입장은 성 정치학을 감명 깊게 읽은 독자(페미니스트)들의 뼈를 때릴 정도로 강도가 세다.

    

 

 

 

 

 

 

 

 

 

 

 

 

 

 

 

* 시몬 드 보부아르 2의 성 1(을유문화사, 1993)

* 메리 엘만 Thinking About Women(Palgrave Macmillan, 2014)

* 이규명 영미 여성시인과 여성이론(동인, 2011)

    

 

 

토릴 모이는 밀렛이 자신에게 영향을 준 선배 페미니스트들의 업적을 기꺼이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밀렛을 남성 작가의 작품 속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와 남근중심주의를 처음으로 비판한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로 보는 평가가 있는데, 페미니즘 비평의 계보를 연도순으로 정리한다면 그 평가가 틀렸음을 알 수 있다. 성 정치학이 나오기 전에 보부아르(Beauvoir)2의 성에서 로렌스의 남근중심주의를 비판했으며, 메리 엘만(Mary Ellman)1968년에 발표한 여성을 생각한다(Thinking About Women)라는 책에 남성 작가가 묘사한 여성성의 한계를 지적했다(메리 엘만은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도 많이 언급되지 않은 페미니스트 비평가다. 그녀의 저서가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녀의 이론을 조금이나마 언급한 책조차 찾기가 어렵다. 메리 엘만의 이론을 언급한 책은 토릴 모이의 책과 영미 여성시인과 여성이론이다). 밀렛은 분명히 보부아르와 엘만의 책을 참고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 두 사람의 이름을 각각 한 번씩만 언급했다(성 정치학번역본: 465, 641). 프로이트(Freud)의 정신분석학을 비판한 밀렛의 입장도 다른 페미니스트들로부터 도전받아왔다. 토릴 모이는 밀렛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오독했다고 비판한다.

    

 

 

 

 

 

 

 

 

 

 

 

 

 

 

* 김정매 로렌스와 여인들(태학사, 2006)

 

 

로렌스의 문학에 여성 혐오가 반영되었다고 주장한 보부아르와 밀렛의 입장에 동의하는 독자(페미니스트)라면 로렌스의 소설을 읽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로렌스를 여성 혐오 작가, 남성 우월주의자로 규정하는 관점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로렌스와 여인들(태학사)은 로렌스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과 로렌스와 친분을 맺은 여성들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로렌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했으며 한국 영미문학 페미니즘학회 회장, 한국 로렌스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민음사 판 《무지개》의 역자다). 저자는 로렌스가 여성성과 여성의 심리를 잘 이해한 작가라고 평가한다. 물론 저자도 로렌스의 여성 비하를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여성의 주체적인 의지에 초점을 맞춘 로렌스의 글쓰기를 언급하면서 로렌스를 여성혐오자로 일방적으로 공박하는 것은 비평적 안목의 공평성을 잃은 자세(김정매, 240)라고 말한다.

 

로렌스에게는 항상 야한 소설을 쓴 작가여성 혐오 작가라는 두 가지의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오래전부터 학자들은 비평가로부터 외면받은 로렌스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해오고 있지만, 로렌스를 기피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는 일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로렌스를 연구하는 여성 학자들이 많다고 하던데, 로렌스의 소설을 읽는 여성 독자는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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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5-09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이시네요 :>

예전 모습 그대로.

cyrus 2019-05-10 13:13   좋아요 0 | URL
레샥매냐님도 열심히 글을 쓰는데요... ㅎㅎㅎ
박한이 선수가 ‘꾸준함의 대명사’인 것처럼 저도 꾸준한 블로거가 되고 싶습니다. ^^
 

 

 

독서 모임을 통해 알게 된 분이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채널 이름은 스몰토크입니다. 스몰토크? 어라? 이 이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죠? 제 글을 눈팅한 분들은 눈치 챘을 것입니다.

 

 

 

 

 

 

 

 

 

스몰토크는 대구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공식 모임 장소인 카페 이름입니다. ‘스몰토크채널을 운영하는 분은 레드스타킹 멤버입니다. 427일에 수정이라는 예명으로 북튜버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책 리뷰 방송을 시작한 지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은 새내기 북튜버입니다. 작년에 제가 블로그를 통해 이분을 소개한 적이 있어요. 사실 소개라기보다는 홍보였어요. 수정씨를 지방선거 비례대표 후보자로 소개해서 홍보를 했었죠. 올해는 북튜버로서의 수정씨를 홍보하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북튜버라고 하면 나랑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작년부터 북튜버 방송을 꼬박꼬박 챙겨보지 않았어요. 아주 가끔씩 봤어요. 그런데 수정씨가 북튜버로 활동한다고 하니까 이 분의 북튜브 방송만큼은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방송을 보고 난 후에 궁금한 점이 있어서 수정씨한테 여쭤봤어요. 북튜버로 활동하면서 다음에 소개하려는 책의 주제는 어떤 건지 궁금했거든요. 제 질문에 수정씨는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소개하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이미 찍어둔 영상이 있다고 하네요. 수정씨의 북튜브 방송이 좋게 느껴졌던 이유 중 하나는 소개할 책 선정 방식입니다. 수정씨는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거나 관심 있는 책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저는 그게 정말 좋았어요. 수정씨의 독서 취향이 어떤지 아직까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 분만의 책을 고르는 안목이 있을 것입니다.

    

 

 

 

 

 

 

 

 

 

 

 

 

 

 

* [품절]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천진난만한 탕녀(문학동네, 2000)

*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파리의 클로딘(민음사, 2019)

 

    

 

수정씨가 두 번째로 소개한 책인 콜레트(Colette)천진난만한 탕녀는 제가 추천했어요. 수정씨에게 책을 추천했던 날이 영화 <콜레트>가 국내에 개봉하기 전이었어요. 수정씨가 뜬금없이 제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질문했을 때, 저는 엄청 당황해서 바로 대답하지 못했어요.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몇 시간 동안 생각한 끝에 카톡 메시지로 책 제목을 전달했어요. 그때 카톡 메시지로 적은 책 제목이 천진난만한 탕녀였어요.

 

 

 

 

 

 

 

 

 

 

 

 

 

 

 

 

 

* 박서련 체공녀 강주룡(한겨레출판, 2018)

* 조선희 세 여자(한겨레출판, 2018)

 

 

 

 

 

 

 

 

 

 

 

 

 

 

 

 

 

 

 

* 프란츠 카프카 (워크룸프레스, 2014)

 

    

 

지금까지 등록된 동영상은 총 6편이고, 수정씨가 리뷰한 책은 총 세 권(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콜레트의 천진난만한 탕녀, 조선희의 세 여자)입니다. 나머지 한 권(카프카의 )은 수정씨가 낭독한 책입니다.

 

앞으로 수정씨가 어떤 책을 리뷰할지 많이 기대됩니다. 제가 안 읽은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수정씨의 북튜브 방송 채널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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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9-05-06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공을 많이 들인 북튜브네요~^^

cyrus 2019-05-07 14:41   좋아요 0 | URL
로쟈님의 칭찬을 들으니 괜히 제가 기분 좋아지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kiddie 2019-05-06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정말 고맙습니다. 봐주시는것만 해도 감사한데 이렇게 추천까지 해주시다니ㅠ 계속해서 재밌는 책 많이 리뷰할게요:)

짜라투스트라 2019-05-06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추천하셔서 구독 누르고 왔습니다^^

cyrus 2019-05-07 14: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블랙겟타 2019-05-07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cyrus님의 추천으로 살포시 구독했습니다.
또 챙겨봐야할 북튜버가 한분 늘어났네요. ^^

cyrus 2019-05-07 18:0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유튜버는 아니지만 구독자 한 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
 

 

 

415일에 올푸리 출판사의 전자책인 오비의 빛이 새로 업데이트(개정)되었다. 예전에 내가 확인한 연도 표기 오류뿐만 아니라 맞춤법도 고쳐졌다. 415일 이전에 다운받은 전자책이 e-Book 책장에 있으면 그걸 삭제하고 다시 다운로드하면 된다. 그러면 업데이트된 전자책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올푸리 출판사 공식 블로그에 공지되어 있다.

 

링크: https://orpuhlee.blogspot.com/

 

      

새로 업데이트된 전자책을 다운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출판사의 공지 사항을 보면서 처음에는 업데이트된 전자책을 다시 사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사들이지 않고도 업데이트된 전자책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e-Book] 아서 맥킨 오비의 빛(올푸리, 2019)

 

    

 

이번에 업데이트된 전자책에 또 하나 추가된 내용은 저자명 표기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나는 오비의 빛리뷰에 작가 Arthur Machen아서 매켄또는 아서 매컨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입장을 표명한 내 글을 올푸리 출판사 편집자가 답변을 보냈다. 출판사 편집자의 답변을 읽고 난 뒤에 생각이 달라졌다.

 

달라진 내 생각은 이렇다. 첫 번째, ‘아서 매켄또는 아서 매컨으로 반드시 표기해야 할 의무는 없다. 두 번째, 아서 메이첸또는 아서 맥킨(올푸리 출판사가 표기한 저자명)으로 표기하는 것이 틀렸다고 말한 내 입장은 잘못되었다.

 

Arthur Machen에 관한 국립국어원의 권장 표기법은 없다. 주로 많이 쓰이는 게 아서 매켄아서 매컨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의 표기법을 많이 쓴다고 해서 올바른 저자명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아서 메이첸또는 아서 맥킨으로 표기하는 것은 틀렸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주관적인 잣대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만 셈이다. 국립국어원의 권장 표기법이 없는 단어를 둘러싸고 어느 표기명이 맞느냐 틀렸느냐 식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출판사 편집자의 말에 의하면 실제로 원어민들이 ‘Machen’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조사하고 검토했다고 한다. 편집자가 내게 제시한 참고 자료는 1937년에 아서 매켄이 BBC의 웨일스 지역 방송에 출연하면서 남게 된 육성 자료. 놀랍게도 이 귀한 자료는 유튜브에 있다. 이 영상에 흘러나오는 방송 진행자의 말을 들어보면 Machen맥킨또는 매킨에 가깝게 발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11일에 등록된 오비의 빛관련 글 두 편을 수정했다. 잘못된 내용에 취소 선을 그었다. 예전에는 아무도 모르게 문장을 지웠다. 정말 간단한 일이다. 내 글에서 드러난 결점을 말끔하게 지울 수 있다. 하지만 남몰래 내 결점을 숨기는 게 과연 잘한 일일까? 나의 좋은 점이 부각된 글은 보여주고 내 결점이 분명하게 남아있는 글을 숨기는 데 급급하면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못한다. 내 결점을 분명히 확인했다면 그게 왜 그렇게 나왔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피드백을 거치고 난 후에 글의 결점을 삭제해도 늦지 않다.

 

 

 

 

 

 

 

 

 

 

 

 

 

 

 

 

 

 

 

 

 

 

 

 

 

 

 

 

 

 

 

 

*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팩트풀니스(김영사, 2019)

* 은유 다가오는 말들(어크로스, 2019)

* 은유, 이은의, 윤정원, 박선민, 오수경 불편할 준비(시사IN, 2019)

*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김영사, 2017)

 

    

 

스웨덴의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실수를 부끄러워하기보다 실수에서 호기심을 가지라[1]라고 말한다. ‘내가 그 사실을 어쩌면 이렇게 잘못 알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실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결점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로슬링이 말한 대로 결점에 호기심을 가지면 새로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마음속으로 교훈을 얻는 데 그친다면, 금방 잊어버리기 쉽다. 글로 써서 남겨야 한다. 작가 은유이성복 시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쓰기는 오만한 우리를 전복한 일이라고 말한다[2]. 내 결점과 한계를 글로 기록하면 온전한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내 결점을 확인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나와 다른 생각이 틀렸다고 단정 지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나는 주관적인 생각에 가까운 확신이라는 오만함에 잠깐 눈이 멀었다. 은유는 확신에 찬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했다[3]. 그녀는 40대 후반이면 그걸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요즘 2, 30대의 젊은 사람은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서 확신에 찬 사람이 되기 쉽다.

 

어제 읽은 카알벨루치 님의 글[4]에서 유발 하라리(Yuval Harari)가 한 말을 발견했다. 경험하면 기록하라. 기록하면 업로드하라, 업로드하면 공유하라[5] 나는 내 결점을 확인하고 난 뒤에 성찰하는 피드백(feedback) 과정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피드백 과정을 글로 기록하고, 업로드하고, 공유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그리고 내 결점을 떳떳하게 글로 공개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나의 장점을 드러내고, 나를 자랑하기 위해 글을 쓰는 건 분명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내가 오만한 나’를 따끔하게 혼쭐내기 위한 글쓰기도 재미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부끄러운 나의 진짜 모습을 글로 표현하기가 망설여진다면, 은유의 문장[6]을 주문 삼아 외워보자.

 

남에게 보여주는 용기, 약점과 결핍을 드러내는 용기, 글에 대한 어떤 평가도 받아들이는 용기, 다시 글을 쓰는 용기.

 

 

 

 

[1] 한스 로슬링 외, 이창신 옮김, 팩트풀니스, 김영사, 2019, 357

 

[2] 은유, 나로 살고 싶은 여성의 글쓰기, 불편할 준비, 시사IN, 2018, 193

 

[3] 은유, 다가오는 말들, 어크로스, 2019, 19

 

[4] [투명사회의 기괴한 라디오], 2019418일에 등록됨

 

[5] 유발 하라리, 김명주 옮김, 호모 데우스, 김영사, 2017, 529~530

 

[6] 은유, 불편할 준비,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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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9-04-19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속으로 교훈을 얻는 것이 아니라 글로 써서 남겨야 한다는 것. 공감합니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지요. 작은 용기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cyrus 2019-04-20 10:22   좋아요 0 | URL
윤동주처럼 좋은 시를 쓰지 못하지만, 윤동주처럼 종이를 거울삼아 자신을 되돌아보는 글을 쓰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