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알라딘 책 검색을 통해 리뷰를 읽다가 함량 미달인 리뷰를 보게 되었다. 근데, 이게 이달의 당선작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심히 의아했다. 그래서 스텔라 님이 간간히 지속적으로 그리고 공공연하게 문제제기 해 오신 이 ‘뜨거운 감자’에 대해서, 나 야무의 관점으로 문제점을 지적해 보도록 하겠다.

 

 

이 무모한 행위가 알라디너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서 약간 우려스럽지만,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했기에, 이 핫한 문제를 건드려보고자 한 것이다. 알라딘에서 내가 유일하게 존경해 마지않는 @@ 님의 지적(댓글로 아주 간단히 언급하셨다!)도 한 몫 거들었음을 밝힌다.

 

 

일단 알라딘 당선작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해 주신 스텔라 님의 글로부터 시작하겠다.

 

 

알라딘은 몇년 전부터 지금의 당선작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문제점은 없는지 스스로에게 물어 본 적은 있는지 묻고 싶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지금의 당선작은 너무 획일적이며, 모호하다. 도대체 뭘 기준을 가지고 좋은 글이다 아니다를 판단하는지 알 수가 없다. 거기에 또 얼마 전부터 선정단까지 갖추고 선정의 공정함을 증명해 보이려고 하는데, 물론 선정단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해 왔고 잘 하겠냐만, 선정작이 순전히 선정단이 뽑은 것을 가지고 뽑는 것인지 아니면 참고만하고 최종 선정은 알라딘에서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문제제기는 알라딘에서 정말 심각하게 고려해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당선작 모두를 읽어오지는 않았지만, 점점 당선작들의 퀄리티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이를 밝혀보고자 함이다.

 

 

지금까지 이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페이퍼를 통해 비판하는 알라디너가 별로 없었던 것은 아마도 귀찮아서일 것으로 사료된다. 누가 남의 글을 읽고 좋은 글이다 아니다 왈가왈부하겠는가. 좋은 게 좋은 거고, 나와는 상관 없으니까. 당선작 선정은 제비뽑기 같은 거니까.

 

 

나도 그런 줄 알았다. 신경 쓸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늘 구독하던 서재의 글이 올라오지 않는 거다. 난 그분의 글을 OO 님 다음으로 좋아했으니까.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당선작 선정 방식이 변하고 부터였다.

 

 

물론 그분은 한 달에 두어 편 밖에 글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쓴 글이 언제나 이달의 당선작이 되었기에, 그분도 서재를 떠나지 않고 여지를 남겨 뒀던 듯하다. 바쁘신 거 같아도 한 달에 한  두 편 정도는 글을 만나 볼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분의 글(항상 좋을 글을 써 주신다)이 언제부터인가 선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난 드디어 당선작을 로테이션 하나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당선되는 사람들은 여전히 계속 당선되었다. 뭐, 선정위원회의 인기투표라서 그런 듯싶었다. 많은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배제하자는 원칙을 새롭게 제정했나 보다 했다.

 

 

아, 그런데 오늘 당선작들을 차례로 읽으면서 상당히 놀랐다. 당선작 퀄리티가 심하게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이후에 세세히 밝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전에 알라딘이 직접 당선작을 선정했던 때보다 점점 퀄러티가 떨어지는 글들이 이달의 당선작에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선정단을 3개월 단위로 모집하고 이들에게 당선작 전권을 맡기는 것 같다. 선정단들이 선정한 리뷰들을 알라딘 측에서 최종 선정하는 절차는 없는 듯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알라딘 데스크에서 걸러질 리뷰들이 버젓이 이달의 당선작을 달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문제는 선정단의 평가 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인기투표도 아니다. 인기투표라면 생소한 알라디너의 글이 선정될 이유가 없을 거다. 분량이나 성실도 아닌 거 같다. A2장 분량도 안되는 리뷰가 선정되는 걸 보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선정단이 좋은 글을 보는 눈이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함량 미달의 리뷰들이 대거 이달의 당선작으로 뽑히고 있는 거다. 이 문제는 간단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나름 열성적인 스텔라 님과 같은 분에게 좌절을 안겨주기 충분하기에. (뭐, 나같은 인간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이 아니지만)

 

 

이 상황이 개인의 문제면 내가 이런 ‘금기의 문제’를 애써 걸고넘어지지 않겠지. 나도 다른 곳으로 떠나면 그만이니까. 최근에 안 새로운 SNS는 정말 별천지와 같았으니까. 글 하나만 올려도 1시간에 조회수가 1000건이 넘는 곳이니, 애써 알라딘에 글을 올릴 동기가 약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내가 애독해마지 않는 분들의 페이퍼와 리뷰가 있기에, 그리고 모르는 책에 대해 어느 정도 선택권을 보장하는 양질의 리뷰가 쌓였기에 알라딘을 쉽게 떠날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알라딘 리뷰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이 상황이 내게는 아주 심각해 보였다. 알라딘 측도 이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경각심을 갖는 게 좋을 듯하다. 현 시스템에 대한 보완책은 절실해 보인다.

 

 

어쨌거나 함량 미달의 리뷰가 어떤 것인지 지금부터 대략적이나마 살펴보겠다. 리뷰 책이나 글을 쓴 분은 나타내지 않기로 한다. 이건 좀 심각한 지적질인 거 같아 리뷰들의 문제점만 부각하기로 한다. (대상이 된 리뷰를 A, B,C,D,E,F 등으로 표기하기로 함)

 

 

일단 지난 달 리뷰로만 한정해서 보고자 한다. 다 읽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현 리뷰만 보아도 현황은 충분히 파악되리라 본다.

 

 

12월 이달의 당선작 리뷰는 총 25편이다. 이 중에서 평소 퀄리티 있는 글을 써주시는 분들의 글은 당연히 제외했다. 매번 당선되는 분들의 글은 좋은 글에 대한 기준을 언제나 충족시키니까.

 

 

야무가 생각하는 좋은 리뷰의 요건이란 이런 거다.

1. 책을 읽은 사람이 책에 대한 평가가 뚜렷하여 책의 장단점을 잘 알려 주는 리뷰

2. 주제가 뚜렷하고 읽은 이의 주관이 명확히 드러난 리뷰

3. 글의 논리성, 통일성, 창의성을 충족시키는 리뷰

4. 표현이 명확하고, 비문이 적은 리뷰

 

 

리뷰의 밀도가 높더라도 위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함량미달의 글이 될 확률이 높다. 길게 쓰고 충실히 쓴 것 같지만 글의 흐름이 논리적이지 않고 비문이 많은 글이 어떻게 좋은 글이 될 수 있을까. 최소한 글의 기본은 충족시키자.

 

 

헌데 상당한 리뷰가 기본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예를 들어 A는 소설에 대한 리뷰다. 헌데 책의 감상도 아니고 인물 분석도 아닌 그냥 줄거리의 나열에 불과하다. 인용문은 맥락 상 아무 관계도 없이 따로놀고 있다. 내가 리뷰 검색에서 처음 본 글인데, 이게 어떻게 당선작으로 선정됐는지 심히 의아하게 생각된 리뷰다.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를 따라 감상이 나열된다. 그냥 줄거리 요약하고 감상을 덧붙이는 게 훨씬 낫다. 감상의 포인트라도 있으니까. 이런 건 좋은 리뷰라 할 수 없다. 그냥 책읽기 기록이라면 모르겠다. 당선작이 되기엔 문제가 심각한 글이다.

 

 

B글은 글의 밀도도 높고, 성실한 읽기가 보이는 리뷰다. 헌데 이 리뷰의 결정적 단점은 기본 개념을 자기식으로 해석해서 비판한 데에 있다. 물론 개념을 오해할 수 있고, 사실을 잘 못 알 수 있다. 그런 실수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학문적 개념이 버젓이 있는데, 이를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말도 안 되게 비판하는 것은 문제다. 리뷰를 쓸 때 잘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네이버 검색 한방이면 해결된다. 어떤 뜻으로 통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거다. 헌데 이를 무시한 채 엄연히 통용되는 개념을 이상하게 왜곡하여 비판하는 것은 좋은 리뷰라고 하기 힘들다. 앞 부분에서 아무리 잘 정리된 글을 썼다하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에는 요원하지 않을까.

 

 

C글은 글쓴이의 정성이 보이는 리뷰다. 하지만 글의 기본이 안 돼 있다. 비문이 넘쳐난다. 몇 개의 오타 정도가 아니다. 영어를 우리말로 해석하여 쓴 듯한 문장이 매번 반복된다. 정말 이건 기본이 안 된 함량 미달의 글이다. 이 글이 뽑혔다는 것에서 선정위원회의 자질이 심히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D글은 분량이 짧은 편에 속한다. 뭐 짧아서 당선작에 뽑히지 않았다면 그게 더 문제겠지. 한데, 알라딘 당선작들을 살펴볼 때 어느 정도의 분량은 있는 듯보였다. 하지만 짧으면서도 강렬한 리뷰를 봤기에, 이 리뷰도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글의 논리성, 통일성, 창의성이 매우 박약한 리뷰였다. 자신의 생각에 대한 근거도 없었고, 서두에서 언급한 내용이 결론에서 이율배반적으로 마무리 되고 있었다. 하나의 리뷰로는 괜찮지만 당선작이 될 만한 리뷰가 아니다. 다른 짧은 리뷰들에 비해 떨어지는 글임을 부인할 수 없다.

 

 

E와 F의 글은 사실 위 글과 비교해서 문제될 소지는 별로 없다. 단지 E는 분량이 너무 작았고, F는 책에 대한 평가가 나름 뚜렸했기에. 하지만 E는 깔끔한 반면 F는 산만한 감이 없지 않았다. T, V, W, Y 등의 글에 비하면, 당선작으로는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특히 F의 글은 신변잡기성 내용이 너무 많아 거슬렸다.

그런데 문제는 F가 왜 이달의 당선작이 됐느냐다.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전부 살펴봤는데, F보다 밀도도 높고 책의 내용도 잘 정리하여 전달하는 리뷰가 5건도 넘었다. 사실 2건은 정말 밀도도 높고 책 내용을 정말 잘 정리해 주기까지 했다. 평가도 아울려 내렸고, 읽어 보니 책을 사서 읽어 보고 싶었다. 심지어 OO 님의 리뷰는 짧지만 강렬했다. 책의 핵심을 바로 보여 주었다. 헌데, 이 모두가 F에게 이달의 당선작 자리를 내 주었다. 나는 정말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리뷰 자체를 평가한 것이 아니라 선정위원회가 제일 처음 리뷰를 쓴 사람을 선정했기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듯하다.

만일 해당 월에 신간 리뷰가 한 편 밖에 없다면 그에 대해서는 좀 심사숙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덜컥 뽑지 말고. 리뷰가 1편뿐일 때에는 글의 기본을 충족하고, 밀도가 높으며, 평가가 뚜렷한 리뷰를 뽑도록 하자. 이번 F글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A1장 분량은 될 수 있으면 당선작으로 제외하자. A3-4장의 밀도와 너무 비교된다. 그렇다고 아주 대단히 인상적인 글도 아니기에 이참에 분량의 마지노선은 필요할 듯보인다.

 

 

 

이상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5개의 리뷰를 대상으로 야무가 좀 껄떡거려 봤다. 이전에 알라딘 측에서 선정할 때에는 절대 볼 수 없었던 리뷰들이 현재는 지속적으로 선정되고 있기에. 선정단 체제 개편 초기에 비해 함량 미달인 리뷰 편수가 배 이상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당연히 선정 작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간평가단 리뷰나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쓰는 리뷰는 될 수 있는 한 이달의 당선작에 선정하지 말기를 당부드리고 싶다. 극강의 포스를 발휘하는 리뷰라면 모르겠지만. 그런 리뷰가 어떤 글인지는 알라디너들이 더 잘 알 것이라 사료된다. 언급하면 손 아프다.

 

 

내가 장시간 25편의 리뷰와 여분의 기타 리뷰를 보고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알라딘 측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심각하게 받아들여, 당선작 선정에 보완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분량이 심히 적거나 책에 대한 리뷰가 1편만 있는 글은 당선작에서 제외하는 가이드를 마련하면 어떨까한다.

 

 

 

알라딘과 선정단의 고심 있는 결단이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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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란 글을 읽고...
    from 흔적의 서재 2016-01-29 08:4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공익을 위한 성의가 돋보이는 글입니다. 저를 우선 말씀 드리자면 알라딘 리뷰 선정단은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고, 신간평가단은 비교적 많이 참여했고 현재 활동중입니다. 2011년 한번, 2013년 일곱번, 2014년 열일곱번, 2015년 열번 당선 기록을 세웠습니다. 평소 너무 긴 글을 쓴다고 저를 평가하고 있으며(보통 4000자, 많으면 13000자까지...) 개성이나 독창성은 없지만 비문(非文)은 쓰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으
  2. 뜨거운 감자가 식기 전에
    from 冊性愛子 2016-01-29 12:36 
    몇 년 전부터 알라딘에는 엄청나게 뜨거운 감자 한 개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 뜨거운 감자에 손을 댔습니다. 그러나 감자의 뜨거운 열기에 그만 손가락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주변 사람들은 두려웠습니다. 자신들도 뜨거운 감자에 손대면 다칠까 봐 두려운 거죠. 일주일이 지나게 되면서 열을 잔뜩 품은 감자는 점점 식어갔습니다. 이제 누구나 감자에 손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감자의 존재를 잊었습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몇
  3. 리뷰와 페이퍼가 다른 점이 뭡니까?
    from 스텔라 K의 서재 2016-01-29 16:21 
    먼저 고개가 숙여지는 페이퍼입니다.저는 이렇게까지 꼼꼼하고 세심하게 생각하지 못했고, 또 이렇게 논리적으로 쓸 자신도 없습니다. 그런데 야무님의 페이퍼를 읽으니 오히려 제가 지금까지 알라딘 이달의 선정작에 불만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 민망할 정도입니다.ㅠ. 불만만 가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만큼의 생각과 논리를 가지고 불만을 가져도 가지고, 문제제기를 했어야 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얼마 전, 서평이 뭐냐는 알라디너들의 여러 다양한 글
  4. 내가 생각하는......
    from 새빨간 활 2016-01-29 18:24 
    내가 생각하는 :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은 << 불편 >> 이다. 영화 만듦새가 아무리 형편없다고 해도 그 영화의 어떤 장면(혹은 영화 전체)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면, 그 영화는 최소한 나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 불편 > 과 < 불쾌 > 를 혼동하면 안 된다. 다시 말해서 < 불편한 영화 > 와 < 불쾌한 영화 > 를 구분해야 된다는
 
 
만병통치약 2016-01-29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 좋아요를 열번줄 수 있는 아이템이 북플에 필요합니다!

yamoo 2016-02-01 12:5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좋아요 횟수를 담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동감합니다!^^

오거서 2016-01-29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측에서 선정할 당시에 담당 직원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알라딘에서 그 자리를 없앤 것 같아요. 서평이면 비판적인 글이 많을 텐데 무미건조할 수 밖에 없잖아요. 전문가 시각을 견지하지 않으면 신변잡기성 글이 훨씬 재미있다고 느끼게 되겠지요. 일반 대중은 조목조목 따지는 내용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들은 것 같아요. 그러니 지적한대로 문제가 커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좋아요 열번 추가합니다!

오거서 2016-01-29 12:38   좋아요 2 | URL
큰 맥락에서 보면, 선정 시스템의 문제라고 보고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애궂게 선정위원을 탓하는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되구요. 선정위원이 되고나서 나름 열심히 활동하고 있을 텐데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개인의 호불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요.

yamoo 2016-02-01 12:57   좋아요 0 | URL
선정시스템을 개편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당선작 리뷰들의 퀄러티가 떨어져갈 것만 같습니다.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분량 A4 1장 이상 조건은 아주 기본적인 조건같습니다. 저도 선정 위원단을 비판할 생각은 없구요. 선정 위원단이 당선작을 가려낼 수 있는 기본적인 기준은 꼭 갖춰줘야 한다 보기에...

그래요, 오거서 님의 의견도 일리 있으십니다~ 고견주셔서 감사합니다!

yureka01 2016-01-29 09: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때까지 리뷰, 마이페이퍼 당선을 염두하고 글쓰고 싶지는 않더군요.
(당선할려면 너무 치밀하고 고밀도의 우수하게 글을 써야하는데 이게 직장다니면서 소주마셔가면서 사진찍어가면서 글 잘쓰기가 너무 어렵거든요 ㅎㅎㅎ)

음 이번달 당선작은 누굴까..이정도 약간의 관심이면 될듯합니다.

뭐든지 너무 연연하면 피곤해요.난로처럼 적당히 온기가 미치는 이격거리...
이게 중심이 되어야 겠지요.

문제는 무슨 리뷰를 당선하더라도, 늘 불만은 생길 것입니다.리뷰의 왕도는 없거든요.ㅎㅎㅎ

아무래도 좀 더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는 글이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쓰임이라고 알라딘운영자가 참작해야 겠더군요.

잘읽었습니다.

yamoo 2016-02-01 12:58   좋아요 1 | URL
당선을 염두하고 글을 쓰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거에요. 저도 많은 지지를 받고 기본에 충실한 글이 당선작이 되면 좋겠습니다.

고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oren 2016-01-29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달의 당선작`이 날이 갈수록 졸속으로 흐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훨씬 더 자주 받곤 했었는데, 마침내 yamoo 님께서 정말 서재 대문에 내걸어 놓은 문패(`말의 양심`)가 부끄럽지 않을 만큼 이 고질적인 병폐들을 한꺼번에 모두, 아주 날카롭게 지적해 주셨군요.

`언어에 가해진 심각한 폭행들`을 보고도 태연스레 `이달의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요? 알라딘에서는 정말로 `장님들 사이에서는 애꾸라도 왕이 된다`라고 말하려는 속셈인가요? yamoo 님의 글을 읽고 나니, 이제 그런 성가신 질문들을 더이상 가슴 속에 계속 품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 듯해서 여간 다행이 아니다 싶습니다.

* * *

˝언어는 선조로부터 물려 받아서 자손에게 남기는 상속 재산이며, 신성하고, 귀중하고, 훼손할 수 없는 어떤 것을 대하듯 언어에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나이 든 사람이라면 알고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당신들의 귀가 둔해졌다면, 질문하고 사전을 찾아보고 좋은 문법서를 사용하라. 그러나 밝은 대낮에 감히 죄를 범하지 말라! ˝
- 니체, 『반시대적 고찰Ⅰ』


yamoo 2016-02-01 13:03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저보다 그런 느낌을 자주 받으셨나 보네요.
제 지적질이 어느 정도 문제점을 잘 건드렸나 봅니다. 오렌 님의 의견을 보니,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오렌 님의 문제의식에 저 또한 격하게 공감하며, 항상 멋진 인용문으로 댓글의 격을 높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극강의 능력이십니다!

cyrus 2016-01-2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먼댓글 달았습니다. 읽어주십시오.

yamoo 2016-02-01 13:04   좋아요 0 | URL
네, 잘 읽어 봤습니다. 먼댓글 감사합니다. 저번부 금욜부터 일이 터져서 지금에야 댓글을 다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9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야무 님의 장점은 불편한 점을 긁어주신다는 점입니다. 저는 읽고 나서 불편해지는 글이 좋더군요. 불편하다는 것은 뭔가 생각거리를 준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런 글이 많아야 발전이 되더군요. 한국 사람, 너무 논쟁을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논쟁을 통한 토론.. 이런 거 무지 좋습니다. 바람 잘날이 없는 게 민주주의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yamoo 2016-02-01 13:07   좋아요 0 | URL
이런 글에 공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논쟁을 통한 토론...이런거 무지 좋아하는데, 요즘 알라딘에서 이런 분위기가 거의 없어져가는 추세라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네요. 건전한 토론은 좋은 데 말이지요..

간간히 불편한 것에 대해 좍좍 긁는 글을 쓰도록 해 보겠습니다~~ㅎ

[그장소] 2016-01-29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작을...보지 않아 ...뭐라 거들 수 없는....
죄송...관심이 ...없었다...할까.흠!

yamoo 2016-02-01 13:08   좋아요 1 | URL
흠, 관심이 없으면 소용이 없지요..^^;;

그나저나 그장소 님 올만입니다!ㅎ

[그장소] 2016-02-01 13:26   좋아요 0 | URL
ㅎㅎㅎ어디서 봐야 하는지를 모르니..끄응 ~ㅠㅠ;
심각한 병증 ㅡ인지 ㅡ진단을 ?!^^;;
저는 이따금 뵈어요~^^yamoo님 글 에
좋아요 ㅡ누르고 도망을 가서 그렇지!^^

2016-01-29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1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1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6-01-30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까마득한 옛날에는 알라딘에서 `이달의 당선작`을 찾아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이달의 당선작`을 일부러 찾아 읽을 생각이 마침내 거의 다 사라지는 때가 오긴 오더군요. 그와 더불어 알라딘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는 범위와 빈도 또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 줄이게 되었구요. 그 배경에는 정말로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마치 `하이든의 <고별 교향곡> 연주자들처럼` 시나브로 이곳을 떠나면서 생겨난 `황량함`이 자리잡고 있다고도 여겨집니다. 알라딘 서재가 왜 지금처럼 열악하고 척박하게 바뀌고 말았는지를 `모두가 한 배를 탄 심정으로`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사태가 이런 흐름으로 계속 흘러간다면 결국 미래에는 `바보배`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게 틀림없을 테니까요.(오늘 아침, 문득 옛날에 어디에다 베껴놓은 글들을 구석구석 두루 살피는 동안에 yamoo 님이 쓰신 이 글이 자꾸만 겹쳐 떠오르더군요. 결국 댓글이라도 하나 덧붙여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다시 찾아왔습니다.)

* * *

그에게는 지평을 바꾸는 일이 시급했다. 다른 곳에서 숨쉬는 것이.
생 종 페르스는 말한다. ˝떠나자! 떠나자! 이것이 살아 있는 자들의 말이다!˝

- 도미니크 보나, 『로맹가리』

* * *

피리 연주를 좋아하는 사람이 피리 소리를 듣게 되면 토론에 집중할 수 없어지는데, 이것은 그들이 현재의 활동보다 피리 연주에서 더 큰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피리 연주에 따르는 즐거움은 토론에 관련한 활동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다른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동시에 두 가지와 관련해서 활동할 때면 언제든지 생겨난다. 더 즐거운 활동이 다른 활동을 몰아내며, 만일 그 즐거움의 차이가 커질 경우 더 많이 몰아내게 돼 마침내 다른 활동은 전혀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어떤 것이든 하나에 대단히 열중해 기쁨을 느낀다면, 우리는 다른 것은 거의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또 어떤 일에서 조금밖에 즐거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가령 극장에서까지 주전부리를 하는 사람들은 배우들이 형편없을 때 특히 주전부리가 심해지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10권 제5장 <즐거움의 종류> 중에서

* * *

활을 쏘려는가? 잘 겨냥해서 명중시키게!
과녁에 빗맞으면
화살이 바보배로 날아갈 테니까.

궁수들을 싸잡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바보 활잡이가 활쏘기하는 이야기도 다루어보세.
내가 이곳 바닷가에 활터를 벌였다네.
과녁에서 빗나가면 꽝일세.
활쏘기 시합에 걸린 상금은
과녁 정중앙에 가장 가까이 맞히고
마지막 경합에서 우승한 궁사가 차지할 몫일세.
목표를 정확히 노리고 신중하게 쏘아야지,
화살이 밑으로 빠지거나
들떠서는 안 된다네.
서둘지 말고 침착하게 과녁을 겨냥하게나!
대개는 화살을 너무 높이 날려서 실패를 보지.
활이 부러지고, 활시위가 끊어지고,
격발장치가 튕겨나가네.
활시위 으랏차, 당기다가 아차차, 놓치고,
용을 끙끙 쓰다가 의자나 석궁 받침대가 뒤틀리네.
살짝 건드렸는데 석궁이 격발되는 건
활시위가 기름범벅이라 그렇다네.
과녁이란 놈이 어디로 달아났나?
어디를 겨냥해야 할지도 헷갈려 하네.
무작정 시위를 당겨라, 소나기처럼 화살을 날려보지만
하나같이 과녁에서 빗나가니,
경품으로 암퇘지나 받아갈 모양일세.
세상천지에 무수한 궁수들을 보았어도
핑계 없는 무덤은 하나도 없더군.
이 구실, 저 구실 쥐어짜면서
체면 세울 변명거리만 찾아내더군.
정말 아슬아슬했다면서, 그것만 보완하면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큰소리친다네.
·····

- 제바스티안 브란트, 『바보배』 중에서

yamoo 2016-02-01 13:18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 2년 전까지만해도 당선작을 낸 분의 서재에 가서 리뷰와 페이퍼를 읽고 많은 것을 생각할 수가 있었지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참신하게 전개하는 리뷰를 보면 느끼는 게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당선작에 대해 관심이 뚝 끊겼어요.

다시 오셔서 상황에 적절한 고전의 인용문을 제시해 주시니 감탄을 금할 수 없네요. 고맙습니다, 오랜 님!

제 글에 찾아 오셔서 읽어 주시는 것만해도 감사한데, 이런 인용 댓글이라니...
오랜 님에게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에요^^;;
항상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1 18:39   좋아요 0 | URL
오랜 님은 정말 성실 댓글상이라는 게 있으면 독보적 대상`입니다.
댓글을 성의껏 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 같은 잡놈은
그냥 휘리릭 갈겨 쓰는데... 존경스럽습니다..ㅎㅎ

oren 2016-02-01 22:52   좋아요 0 | URL
제가 이리저리 아무 생각없이 돌아다니다가 그저 우연히 `저 글뭉치들`을 다시 발견하고 나서, 옳커니 외침과 동시에 `Ctrl + C` 한번 누르고, 얼른 여기 와서 다시 `Ctrl + V` 한번 누르고 등록한 것뿐이랍니다.. 제가 들인 노력에 비하면 yamoo 님과 곰발 님의 댓글은 제겐 너무 과분합니다요...

감은빛 2016-01-3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글 쓰시려면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셨겠어요.
그 열정에 존경을 표합니다.

저는 당선작의 시스템이 바뀐 줄도 몰랐어요.
바쁘니 자주 못 들어오고,
가끔 들어오면 주로 찾는 분들 서재 방문하기 바빠서
당선작은 안 들여다본지 몇 년 된 것 같아요.

알라딘이 당선작이라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누군가는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객관적인 선정 기준이란 불가능하니까요.

yamoo 2016-02-01 13:20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오랜만입니다!
네, 시간이 좀 걸렸어요. 감사합니다! 동감해 주셔서요~

언제나 객관성은 문제가 돼 왔지만 현재의 상황이 좀 심각해져 간다 생각해서 올려본 글이에요.

바쁘신 와중에도 한 번씩 제 서재에 들러주셔서 감사할따름입니다!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