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데 한눈을 파느라 '프루스트' 읽기를 소홀히 했더니 그새 프랑스에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줄 알았던) 유고가 발견되어 시리즈의 첫 부분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는 설명과 함께 "75쪽" 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출간되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프리퀼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 


다행히 이 원고는 75쪽이다. 그정도는 더 읽을 수 있다. 



이 열다섯 살의 마르셀 프루스트가 3권 (원서로는 2권 '꽃피는 소녀들의 그림자')의 1부 '스완 부인의 주변' (스테판 외에 시리즈로는 7권... 아 복잡허다) 의 화자 '나'와 또래다. 질베르트의 변덕에 맞추어 같이 샹젤리제 공원에서 뛰어 노느라 툭하면 앓아눕는 소심한 중3. 엄청 멋지고 엄청 훌륭해 지고 싶은데 엄청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툭하면 앓아눕는 중3. 천식이 심해지자 '어떤 의사'의 처방대로 꼬냑을 마시면서 은근 즐기는 중3. 엄마를 아주 좋아하고 외할머니의 걱정과 사랑을 담뿍 먹고 자랐던 만 십오세 소년. 조금 징그럽고 변태로 자랄 가능성이 농후한 소년, 마르셀.


사진: @Gallimard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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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4-01 2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75쪽이라는데 좀 두꺼워보이긴 하네요^^ 4월에 이런 사진 보니 또 색다른 맛이에요. 어딜가나 벚꽃 나부끼는데 차분한 가을의 황금빛과 선명한 빨간 띠지.

15살 주인공과 15살 때 작가^^

요렇게 나란히 등장시켜주시니 안 읽은 책이어도 애정이 확 생겨버리네요^^ 덕분에

유부만두 2021-04-02 16:02   좋아요 4 | URL
프루스트 전문가들의 해설과 논평도 함께 실렸을 것 같아요. 1887년 15세의 작가의 생생한 열정의 원고가 1919년 첫 작품과 얼마나 다르고 또 닮았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모나리자 2021-04-02 0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마르셀 정말 미소년이었네요! 그 나이에 꼬냑을 마셨다니 놀랍네요.ㅋㅋㅋ

유부만두 2021-04-02 16:02   좋아요 4 | URL
천식으로 고생하는 청소년에게 꼬냑을 처방한 의사가 더 놀라워요.
역시 불란서 사람, 이란 생각도 들고요. ^^

blanca 2021-04-02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처음에 만우절 농담이신줄... 아, 빨리 번역되기를...

유부만두 2021-04-02 16:04   좋아요 3 | URL
만우절 농담 같은 진짜 뉴스였어요. 올해나 내년엔 번역되서 나오겠지요? ^^

바람돌이 2021-04-02 14: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 안 그래도 어려운데 뭘 또 새 글씩이나.... 아이 부담스럽사와요. ㅎㅎ
15세 마르셀 음 뭔가 심상찮은 표정. 눈빛이 딱 사고치기 직전인듯 보이는데요. ㅎㅎ 전 왜 이런거만 보일까요? 인간불신증 아니 저는 소년 불신증입니다. ㅠ.ㅠ

유부만두 2021-04-02 16:06   좋아요 1 | URL
1권 1부 정말 어려워요. 문장의 주어 (우리말 번역도) 찾고 이게 무슨 상황인지 헤매애 하고요. 그런데 2부 부터는 어느정도 줄거리랄까, 인물들이 더 생생하게 나오고요, 비유와 묘사가 대단해요.

아, 그리고 저도 15세 소년....은 좀 조심스레 살피게 됩니다. 집에 하나 키우고 있기도 하고요. 15세 소년은 아직 인간이라기엔 뭔가 성분이 넘치고 또 모자라고 그렇다고 봅니다. (어쩌면 제가 키우는 생명체의 특징인지도 모르지만요;;;;)

붕붕툐툐 2021-04-02 23:01   좋아요 2 | URL
아~ 람돌님, 빵터짐요~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4-02 2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뷰만두님 프루스트 따끈한 소식, 그리고 소년 때 사진 넘 감사해요~👏👏👏👏

유부만두 2021-04-03 08:23   좋아요 1 | URL
인터넷 뉴스에서 본 것 물어왔어요. 짹짹. ^^
 

거실을 좀 깔끔하게 만들려고 지난달에 북카트를 구입했는데, 별 효과는 없다. 삼단 북카트 아래엔 가방과 노트북을 두었고 제일 위엔 읽을 책들인데... 읽을건데...

지금 읽는 건 꺼내 놓은 셀레스트 잉 Little Fires Everywhere.

https://youtube.com/watch?v=a_JA5G65434&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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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0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거 많이 시도해봤는데 제일 좋은 건 거실에 책이 없는 거더라구요. ㅎㅎ 옛적에 거실의 서재화도 했었는데 어찌나 책이 굴러다니는지....

유부만두 2021-04-01 10:17   좋아요 0 | URL
네. 별 효과가 없어요. ㅠ ㅠ
도서관 가방은 옆에 뒹굴고요...

잠자냥 2021-04-0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카트 있으니까 도서관 분위기입니다! 여러분 보신 책은 제발 북카트에 놓아주세요~ ㅋㅋ

유부만두 2021-04-01 10:17   좋아요 0 | URL
일단 저부터 이 ‘도서관’ 규칙이고 뭐고를 안지켜요. ㅋㅋㅋㅋㅋ

라로 2021-04-0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카트라니, 팬시한걸요!!😅👍
제게 있는 책은 겨우, 4권,, 이랬다가 유부만두님과 4권라니 대박!! 이럽니다. 사진 아주 멋져요!! 뒤에 있는 책꽂이도요!!👍👍👍

유부만두 2021-04-01 10:18   좋아요 0 | URL
뿌옇게, 그것도 일부만 찍어서 그래요. 엉망인 거실 오늘 1일이니까 청소 정리 좀 해야겠습니다. ^^;;;

scott 2021-04-01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유부만두님 집에 가서 책 빌려 보고 싶돵 ~♥(ˆ⌣ˆԅ)

유부만두 2021-04-01 22:10   좋아요 0 | URL
일단 도서관 회원 가입 + 카드 신청을 하십시오. ^^

psyche 2021-04-01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카트 너무 이뻐서 아마존 검색하고 있었더니 남편이 보고 구박하며 지나가네. 쌓인 책만 더 많아질 거라고. ㅎㅎ

유부만두 2021-04-02 16:07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맞아요! 쌓을 곳을 더 만들 뿐, 정리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전 심지어 내놓겠다고 (팔거나 버리거나) 쌓아놓은 책 탑에 먼지가 먼지가 ....


하이드 2021-04-02 0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책 놓을 자리만 더 늘어나고, 저는 또 바닥에 책 쌓여있고 ..

유부만두 2021-04-02 16:0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제게 북카트 영감을 주신 분 께서도 그러고 계시면 어쩝니까!
전 선배님 따라서 그 길을 가고 있는데요?! ^^

단발머리 2021-04-02 0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극의 샷입니다. 뒷배경 책장에 멋진 북카트에 그득한 책들까지!! 완벽합니다!!!

유부만두 2021-04-02 16:08   좋아요 0 | URL
프레임 바깥 현실에는 책이 더 많다는, 아주 더 많이 어질러져 있다는 거 아세요?
완벽은 아니고....좀 무섭지 않으세요?
 

<어린이 청소년>

킬러 고양이의 일기, 앤 파인, 베로니크 데스(그림), 햇살과 나뭇꾼 역, 비룡소, 1999

마지막 책을 가진 아이, 하은경, 윤지회 그림, 미래앤아이세움, 2018

긴긴밤, 루리, 문학동네, 2021

 


<만화 그래픽노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6, 나카노/최고은 역, 미카미 엔 원작, 디씨엔 미디어, 2014-2015

엘 데포, 시시 벨/고정아 역, 밝은미래, 2016

파리코뮨: 민중의 함성, 자크 타르디, 장 보르탱(원작)/홍세화 역, 서해문집, 2016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 마르셀 프루스트 원작, 스테판 외에/정재곤 역, 열화당, 2020


 

<비문학>

올에이 우등생들의 똑똑한 공부습관, 칼 뉴포트/김정아 역, 슬로미디어, 2021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이경희, 구픽, 2020

한국인이 좋아하는 중국요리, 여경래, 여경옥, 이밥차, 2018

EBS FM Radio 초급 일본어 회화 2021.3

EBS FM Radio 중급 일본어 회화 2021.3

걸어다니는 어원 사전, 마크 포사이스/홍한결 역, 윌북, 2020


<문학>

나일강의 죽음, 애거사 크리스티/김남주 역, 황금가지, 2013

ABC 살인사건, 애거사 크리스티/김남주 역, 황금가지, 2013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사 크리스티/김남주 역, 황금가지, 2013

Girl Woman Other, Bernadine Evaristo, Grove Press, 2019

책에 갇히다, 김성일 외, 구픽, 2021 

개의 심장, 미하일 불가코프/정연호 역, 열린책들, 1925

초급 한국어, 문지혁, 민음사, 2020

천사의 나이프, 야쿠마루 가쿠/김수현 역, 황금가지, 2009


<영화>

기도의 막이 내릴 때

가을의 마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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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3-30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인상적이네요. 출판 년도를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유행인건지....

하긴 작년 올해 책 제목중에 ˝~~입니다만,˝ ˝처음입니다만˝ ˝~입니다만˝ 류의 제목이 많아서 출판계 유행이 궁금하신 했어요. 유부만두님의 예리한 포착 덕분에 해골 다시 보게됩니다!

유부만두 2021-03-30 18:00   좋아요 1 | URL
책 몇 권에서 거푸 두개골 표지가 보여서 검색을 더 해보니 유행처럼도 보이네요. 책 내용이 죽음과 관련이 있겠지요? ^^
 


나비가 bow-tie와 닮긴 했지요. [...] 그 점을 러시아인들도 귀신같이 눈치채고는 bow-tie를 그냥 나비라고 부릅니다그런데 러시아어에서 나비를 뜻하는 단어는 소녀를 뜻하기도 합니다결과적으로 bow-tie와 나비와 소녀가 다 babochka(‘바보치카’)가 되어버렸습니다. (89)










'나보코프 프로젝트'로 통칭되는, 나보코프의 인시류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수행되었으며, 인시류학에서 나보코프의 명성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들이 판단하기에 나보코프의 인시류에 대한 열정은, 글 못지 않게 전반적인 삶 속에 스며들어 그를 움직였으며, 그 성과 역시 문학적 성과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했다. (알라딘 책소개글) 













사진은 여수 '곤충박물관' (2019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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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29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여수에 이런 박물관이 !!!온통 블루빛 버터플라이만 전시되어 있네요 ^.^

유부만두 2021-03-29 18:31   좋아요 3 | URL
네. 자산공원 위에 작은 곤충박물관이 있더라고요. 케이블카 타러 갔다가 들렀어요. 나비 컬렉션이 멋졌고요, 다른 종류의 곤충들도 많았어요.

청아 2021-03-29 17: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이 나비랑 같은 종류인가봐요ㅋㅋ 나보코프의 소설은 언젠가 꼭 읽어야지 싶은데 아직은 겁이나요.일단은 주섬주섬ㅋ😅

유부만두 2021-03-29 18:32   좋아요 3 | URL
같은 종류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파란 나비를 보면서 나보코프 생각을 했어요. (라고 우겨봅니다)

바람돌이 2021-03-29 17: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설마 저 나비들이 박제는 아니겠지요?

유부만두 2021-03-29 18:31   좋아요 2 | URL
박제 맞아요;;;;

얄라알라 2021-03-30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인시류...알라딘 서재 들락이면 비례적으로 배우는 게 많은데, 오늘 생전 처음 ˝인시류˝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네요.^^

유부만두 2021-03-30 18:00   좋아요 0 | URL
저도 나보코프의 나비 사랑을 알게 되면서 배운 단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