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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에 읽은 책들 그리고...

 

 

12월 30일은 큰아이 생일인데 이번에는 유난히 그 애를 낳았던 19년 전이 생각나 괜스레 울컥했다.

이래저래 답답한 마음에 원래도 그렇지만 소화가 안 되고(위와 장이 게을러 움직이질 않아ㅎㅎ) 심장도 조이고

원래 기혈이 허한 체질에 약을 먹고 있는데도 하지정맥류 증세가 한 닷새 동안 갑자기 심해져 다리도 잘 못 쓰고..

마음엔 심화가 차오르고 예민해져서 휘둘려 있었다.

 

굳이 큰아이를 낳았던 날을 소급한 건 아니었지만, 아이 생일날 미역국은 안 끓여주고 대신 내가 먹을 한약을 지었다.

20대초에 엄마 손에 끌려 한의원에 가보고는 처음이다. 마음부터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처방.

아무튼 좋은 약재로 잘 지어줬을 거라고 믿고 신년초부터 그 쓴 약을 하루 세 번 어렵지않게 커피 마시듯 먹고 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쓴 약, 쓴 음식이 술술 잘 먹힌다는 것이다.

 

어쩌면 기대와 믿음이 자만에서 온 것도 있지 않나 돌아봤다.

예정된 것이고 예상한 것인지도 모른다.

본질적으로 관계와 세상살이에 불화한 이런저런 일들로

결국 내적 외적 갈등과 충돌 끝에 자성과 비움과 평화의 순간이 왔고 또 잠시 물러나길 반복, 끓어오르다 가라앉고,

그러는 중에 계속 책을 놓지 않았다. 그 안에서 나는 무얼 얻고 싶었고 무어라도 내겐 쓴 약이 될 만했다.

게다가 여러 벗들이 보내준 칭찬과 응원과 염려와 나에 대한 무한긍정의 메시지는 주술의 힘까지 발휘해

바닥에 엎드린 나를 조금씩 일어서게 해 주었다. 나를 참아주고 견뎌주는 이들 모두, 눈물나게 고맙다.

사람만이 아니라,

책도 인연이다.

 

 

1.  웃음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이 책으로 나는 베르나르를 다시 좋아하게 됐다.^^

가볍지 않은 주제를 한 개그맨의 의문사로 시작된 미스테리 안에 풀어놓았다.

그 스토리를 좇아가는 중에 만나게 되는 약간의 로맨스와 인류종의 기원과 진화, 세계사,

특히 희극의 문학사를 웃음을 소재로 비틀어 놓았는데, 거기에는 웃음의 기원과 진화,

웃음의 권력과 역사가 병행한다.  

'우리는 왜 웃는가'는 '우리는 왜 슬픈가'를 먼저 자문하면 답이 나올 거라며,

두 권의 책 전체가 하나의 거대하고 대단한 유머.

 

엄청난 비극들이 대개는 소박한 사랑 이야기로 시작되죠.

이것 역시 인생이 우리에게 던지는 농담 아니겠어요? (2권, 385쪽)

 

나는 유머가 가장 높은 수준의 영성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웃게 되는 것이니까요. (2권, 444쪽)

 

나쁜 유머, 어둠의 유머는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지식의 최고 목적은 유머"라고 했던가.

 

 

 

2. 박찬욱의 몽타주 / 박찬욱 / 마음산책

 

  박찬욱은 똑똑하고 세련되고 여유 있고 글도 잘 쓴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유머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유쾌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철학을 전공한 그는 '철학자'라는 글에서 베토벤의 말을 인용하며 이런 말을 한다.

"스물여덟 살에 벌써 철학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 좋은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예술가에게는

훨씬 더 가혹한 일이다." 베토벤의 이 말씀에 그는 '

세계와 인간에 대한 체계를 바로 가져보려고 노력하는 일'을 꼭 그렇게 중늙은이들만 차지하라는 법은

없다고, 철학자가 할 노릇이란, 그 체계를 가지는 일이 아니라 가져보려고 노력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그 노력은 무릇 악착같아야 해서, 어떤 생각이든 래디컬하게, 즉 뿌리까지 깊게 파내려가지 않으면 별로 가치가 없다고.

 

 

3.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 / 강유정 / 민음사

 

"세대와 성별에 따라 고유명사는 달라지겠지만 사랑 영화들이 가리키는 추억의 질감은 유사할 것이다.

격정적 순간, 후회와 질투, 하얗게 지샌 밤들이 가득한 그런 영화들"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내가 이미

봤던 영화들이 대다수로 더 공감하며 편안하게 읽었다.

저자는 들어가는말에서 "사랑에 대해 늘 옳은 답만 낸다면 그야말로 지리멸렬한 인생의 끝 아닐까?

오답이야말로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가장 빠른 길일지도 모르겠다. 내 생의 시간을 빌려 내 몸을

관통했던 기억, 사랑이라는 것, 언젠가 태어날 아이들도 견뎌야 할 미래의 상처, 사랑, 사랑에 대해

묻고, 답해본다." 고 다부지게 썼다.

 

 

 

4. 웃음과 망각의 책 / 밀란 쿤데라 / 문학사상사

 

 

 

 민음사 판이 있지만 난 영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에서 꿈의 양식으로 등장한 장면과 비슷한

그림이 표지에 있는 이 책으로 골랐다. 벌거벗고 원을 그려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저자는 전통적인 소설 기법에서 벗어나 일곱개의 독립된 이야기가 변주하며 조국을 그리워하며

'웃음과 망각'을 주제로 그 역사를 회고하고 뒤집는다. 그는 1963년 이후 '프라하의 봄'이

소련의 침공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하였고,

1968년 공직에서 해직되며 모든 저서 또한 압수 소각당했다.

나는 그중에서도 제5부 '리토스트'가 제일 인상적이다.

 

리토스트(Litost)란 다른 나라 말로는 정확히 번역할 수 없는 체코 말이다. 그것은 벌려진 아코디언처럼 무한한 느낌을

나타내며 비탄, 동정, 후회와 말할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감정을 모두 뭉뚱그려 넣은 말이다.(180쪽)

 

이 책은 사유와 통찰의 영역을 넓게 이끌어주면서 이야기와 인물이 반전하는 매력이 있다.

가령 '리토스트' 안에는 저자의 시학이 드러나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웃음은 우리를 세계에서 떨어져 나오게 하고 우리를 얼어붙은 고독 속에 떨어뜨리는 폭발이야.

농담은 인간과 세계 사이에 가로놓인 장멱이요, 농담은 사랑과 시의 적이야. 그러므로 되풀이 하네만 잊지 말게.

보카치오는 사랑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작자야. 사랑은 웃음거리가 아니네. 사랑은 웃음과는 아무런 공통점도 없어."

(218쪽)

이는 시인들의 모임에서 시인 페트라르카가 "사랑은 시요, 시는 사랑이라네." 에 이어 부연한 말이다.

 

 

 

5. 올리브 키터리지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문학동네

 

이슬람교도에 대한 약간의 편견만 빼면 너무나 좋은 소설.

단편 형식이지만 다 읽고 나면 마치 장편을 읽은 느낌이다.

13개의 이야기 모두에 올리브 키터리지가 나오는데 다 읽고 나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충분히 이해되는 그녀의 일생이 그려진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에 과감한 생략과 함축, 소소한 사건들의 인과성과

세월을 몸으로 새기고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의 개성있는 묘사, 쓸쓸하면서도 가슴 뜨뜻한 생의 이면,

그리고 생의 느즈막에 찾아오는 놀라운 발견.  조용필 노래가사처럼, 착한 당신 외로워도 인생이란 따뜻한 거야. 

13개의 단편 이야기에 푹 빠졌다.

 

작가는 "일상적인 매일의 삶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존중할 만한 것이라는 점"을

독자들이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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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1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2-01-11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5위 상품이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
지난 번에 아이와 투탄카멘 전시 다녀오고 나서 이집트 여행을 꿈꾸고 있는 중이라 읽어보고 싶던 책이랍니다.
받아서 직접 보니 기대보다 더 재미나고 아름답기까지 한 책이네요. 따뜻한 말씀도 정말 좋고요 ^^
고맙습니다.

프레이야 2012-01-11 21:01   좋아요 0 | URL
우와~ 다린이랑 이집트 여행, 생각만 해도 제가 다 설레네요. 꼭 이루시길요.
나인님 덕분에 아름다운 책을 저도 알게 되었어요.^^

라로 2012-01-1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 아직 안 읽으셨더랬어요???
웃음,,,은 나도 읽어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페이퍼에요.>.<
그나저나 책 많이 읽으셨구나,,,ㅎㅎㅎ
갑자기 생각한건데,,(늘 갑자기 한 생각은 결실을 못 맺지만,,)
우리 한 달에 한 권은 같은 책을 읽으면 어떨까요???아니면 말구요,,,ㅎㅎㅎㅎ

프레이야 2012-01-11 21:08   좋아요 0 | URL
네, 아껴두고 있었지요. 전 그 책 표지도 참 마음에 들어요. 올리브 키터리지 필기체도.
올해는 안 읽어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책들을 만날 생각이랍니다.^^ 나랑 인연맺자 뭐 그런.ㅎㅎ
꼭 때에 맞춰서 마음 가고 손이 가는 책이 있더라구요.

갑자기 한 생각, 좋아요. 어떤 방식으로 할까요?

라로 2012-01-11 23:36   좋아요 0 | URL
우리 둘이 책 하나를 골라야지요, 뭐,,,ㅎㅎㅎ
추천해서 서로 의견이 조율되면 그 책을 읽는 걸로???

프레이야 2012-01-12 08:13   좋아요 0 | URL
나비님, 바뀐 대문이미지 이뽀~
그럼 이번달엔 우리 둘 다 갖고 있는 '걸작의 공간' 어때요? ~~~~

숲노래 2012-01-11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도 책도 아이들도
이웃도
내 보금자리도
좋은 나무와 풀과 꽃도
모두 아름다운 인연이구나 싶어요

프레이야 2012-01-11 21:09   좋아요 0 | URL
얼마나 많은 '인'이 겹쳐야 '연'이 되겠는지요.
사람도 책도 그 모든 것들이.. 새삼 모든 인연을 귀히 돌아봅니다.

2012-01-14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5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이 임진년 새해 아홉번 째 날이고 곧 50분후면 열번 째 날로 넘어간다.
원래 정월 한 달은 새해인사를 해도 우습지 않은데,

달의 흐름으로 셈하면 아직 임진년이 시작되지 않았다.
아빠의 생신은 음력으로 12월 초순이라 해마다 양력 1월에 걸린다.

흐르는 시간을 자르는 게 무의미하지만, 김정운의 말대로 '마디가 있는 삶'은 각성의 역할을 한다.


세상을 80해 째 맞이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30도 지나고 40도 지나고 50을 바로보는데, 80이라니.

숫자에 미약한 나는 감히 셈할 수가 없다.

80해를 살아오시며 대하소설감의 이야기가 구구절절 얼마나 많을까.

몸에 새겨진 이야기, 못다한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

세상이 말하는 명예도 권력도 물질도 쌓지 못했고

불운과 치욕과 고난과 고독의 세월을 어렵사리 건너 80에 왔는데

그걸 세상에 다 내어놓지도 못하고 날이 갈수록 모르는 척, 아닌 척, 못 본 척,

침묵의 순간이 잦고 길어지는 모습에 눈시울이 뜨끈하다.

 

 

소설가 김별아는 치유산행에세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에서

"어떻게 살아야할까" 라는 질문은 삶에게 우리가 물을 수 있는게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행동으로

그 물음에 대답하는 것이라고 한다.

습관적인 사고와 구태의연한 행동양식을 벗어나 이제는 묻기보다

행동으로 대답하라는 죽비소리가 맵다.

전혀 읽어보지 않은 이 작가의 소설을 한두 권 읽어보고 싶어지는

솔직한 성찰과 치유의 글이다.

작가처럼 백두대간을 타볼 용기는 전혀 없는 나는 이리 생각만 많은 거다.

 

"산은 타는 척할 수 없고, 삶은 사는 척할 수 없다"

 

책 제목은 함께 등반한 아이들이 말하는 백두대간 종주의 법칙 중 '그 순간 지나가면 쉬운 코스더라!'에서

떠올린 말이다. 유대교 경전 주석서 <미드라쉬> 중 '다윗 왕의 반지 ' 일화를 언급하며...

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고백에 의하면 저자는 소아우울증을 앓았을 정도로 유년의 트라우마가 있고 완벽주의자로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하는 사람이었다.

사람의 성격도 상대적이다. 관계의 양식과 성질에 따라 사람의 성격도 변한다.

만약 어느 관계 어느 시공에서도 성격이 초지일관이라면 오히려 적절하지 못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온순하고 내성적이고 순종적으로 보인다. 물론 그런 면을 갖고 있다.

(이런 요구된 성격이 사실 오랜 억압으로 내게 작용해 내적 분노가 많다는 걸 알았다.)

나는 또한 리더이기를 좋아하고 도발적, 다혈질이고 간섭 받는 것 싫어하고 고집도 세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니고 가끔.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의존적이고 보살핌을 무한으로 받고 싶어하는 성질이 강하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이런 내적 불협과 모순과 억압이다.

'나'와 조화하기, '나'의 본성에 순연히 따르기, 훼손된 자존감 살리기!

- 이건 내가 나를 다독이며 주문해야할 일순위다.

나는 소중하고 힘이 있다. 힘을 뺄 수 있는 힘도, 힘을 불어넣는 힘도 결국은 내게 있다.

김일엽 스님 말을 빌자면, 물건도 마음대로 쓰는데 '나'를 내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지난 주, 자동차 바퀴에 나사못이 박혀 바람이 빠진 걸 (카센터에서) 뺐다.

사람 좋아보이는 아저씨에게 네 바퀴 모두 바람을 좀 넣어달라고 했다.

그날따라 바람이 제법 차가운 늦은 오후였다.

바람이 탱탱하게 들어간 바퀴, 그렇게 새로 또 달려보는 거다. 바람 빠지면 또 좀 쉬어가도 괜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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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1-10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든이라는 나이는
참 좋은 선물이 아닌가 싶어요.
아버지 이야기 오래오래
잘 들어 주셔요~
축하합니다.

프레이야 2012-01-10 07:3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순오기 2012-01-10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과 삶은 '척'할 수 없는 것이 닮았군요~~ 성찰을 부르는 페이퍼, 좋아요!
친정아버님 여든 살, 건강하게 오래 사시면서 손주의 아가들도 보셔야지요~ ^^

프레이야 2012-01-10 07:35   좋아요 0 | URL
공부는 그래도 쉬운 게 하는 척할 수 있다나요.^^

꿈꾸는섬 2012-01-10 0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도 찜해두었어요.
이렇게 좋은 글을 만나려고 이 새벽에 프레이야님을 찾았던가봐요.^^
친정아버님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2012-01-10 0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1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2-01-10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박수가 쓰인건 3번이지만 정작은 100번도 넘어요.
손바닥 부르텄어요,,ㅎㅎㅎㅎ
멋져요,,프레이야님,,,아름다워요,,프레이야님,,,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그대와 같은 친구가 있어서요~~~~.^^
어제 오늘 좋은 글을 읽게 되는 운이 따르는 날인가봐요,,,ㅎㅎㅎ(뭔말인지는 나만 알아요,,ㅎㅎㅎ)

프레이야 2012-01-10 13:5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역시 표현을 격하게 해주시는 나비님. ^^
좋아요좋아~~

진주 2012-01-10 18:32   좋아요 0 | URL
ㅎㅎㅎ나비님~~'뭔말인지는 나말 알아요'에서 우리애들말로 '빵터졌'답니다 ㅎㅎㅎㅎ
넘 사랑스러우신 나비님ㅋ~

무스탕 2012-01-10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엄니도 올해 80이세요. 울 엄니는 음력 1월 2일생이시라서 해 바뀌자마자 한 살 잡수시는거지요 ^^
프레이야님 아버님도 울 엄니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자손들 사랑해 주며 지내시길 소원합니다.

프레이야 2012-01-10 19:23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어머님은 설날 다음날 생신이라 따로 챙겨드시기 잘 안 되고
명절에 묻혀가는 일은 없는지요? 예전에 울외할머니는 한가위날 생신이라 늘 그러셨다고 해요.
건강보다 우선은 없겠지요. 엄니도 내내 건강하시기 바래요.^^

마녀고양이 2012-01-1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또한 지나가리라,,, 제가 너무 좋아하는 문구입니다.

프야 언니,
저는 다정하고 평온한 글을 쓰는 언니도 좋아하고, 정열을 가지고 고민하는 언니도 좋아하며, 한번씩 분노를 내뿜는 언니도 좋아합니다. 독립적이고 힘이 있는 언니도 좋아하고, 품어주는 언니도 좋아하며, 그리고 의존적인 모습을 보여서 제가 가끔 안아드릴 수 있게 허용해주시는 언니도 좋아합니다. 실은,

저는 이 모든 것이 섞인 언니를 좋아합니다. 쪼옥~

프레이야 2012-01-10 19:41   좋아요 0 | URL
호호~ 실시간 댓글 ^^
나는 똑 부러지는 마녀도 좋고, (가끔은 앙칼지게)따지고 당당한 고양이도 좋고,
세상일에 격분하는 마녀도 좋고, 여려서 상처받는 고양이도 좋고,
열심히 공부하는 마녀고양이도 좋아해요~~
결정적으로, 나의 힘을 믿는다고 말해준 거 고마워요.

블루데이지 2012-01-10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탱탱하게 잘 부풀려진 바퀴~~ 탄력 좀 잘 받으셨어요?

저도 엊그제 아빠 생신 치루고 왔거든요...60대 후반의 아빠가 많이 늙으신것같아 눈물났는데..
여든되신 아버님 보시면 맘이 많이 깊어지시길것같아요^^
프레이야님글을 읽으니 부모님이 또 뵙고싶어요!

프레이야 2012-01-10 23:43   좋아요 0 | URL
60대시면 청춘이지요.^^
건강하시고 블루데이지님의 효도도 듬뿍 받으시기 바래요.

2012-01-10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1-10 23:46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애정결핍. 어쩌면 좀 사랑에 욕심이 많은 것일 수도 있구요.
김별아 작가도 소아우울증을 앓았고 어릴 적 트라우마가 있더군요.
그걸 산을 타고 글을 쓰며 극복해내고 강단 있어 보였어요.
우리 빵빵하게요!!

2012-01-10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1-10 23:48   좋아요 0 | URL
네, 그렇게 할게요. 그런게 있는 줄 몰랐어요.
언니, 저도 그거 좀 자세히 갈쳐 줘봐요.^^

진주 2012-01-10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멋진 말도 실은 솔로몬이 한 말이라는..^^=33=33=3

프레이야 2012-01-11 00:20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유대교 경전 주석서 <미드라쉬> 중 '다윗왕의 반지' 일화에 나오는
세공인과 솔로몬을 언급해뒀더라구요 ^^
이 책, 내용이 참 좋은데 제목이 너무 흔하게들 아는 것이라 좀 그래요.
혹여 제목에서 사람들이 편견가질라..
 

 
여름방학 동안 작은딸 중학교 학부모독서동아리도 방학이었다.
오늘에야 가을 들어 첫 모임을 했는데, 지정책은 안소영이 지은 <책만 보는 바보>.
나는 이 책을 2006년 1월 15일에 처음 읽었다.

그때 그 책을 읽던 때의 심경과 시각과 공간까지 너무나 훤히 기억되는 특별한 책이었는데 
5년 반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문체와 작가의 따스한 상상력이
사실에 근간을 두고 직조되어 그 자체로 위로가 되었던 책이다.
나는 그 때 내 숨소리마저 들릴 정도의 조용한 시각 새벽 세시에 식탁불만 오롯이 켜놓고
식탁에 앉아 이 책을 읽었다. 동양화로 그려진 삽화도 참 아름다운 책이다.
당시 착잡한 심정으로 책을 펼쳤는데 한장한장 읽어나가면서 나도 모르는 새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얼굴을 폰셀카로도 찍어뒀는데 아직도 내 폰에 있다.
야밤에 나 혼자 참 별짓 다한다 싶으면서 이 책이 참 고마웠다.
이덕무와 백탑파 벗들의 우정만큼이나 이 책이 따스했다.


도서관 사서샘은 미혼의 얌전한 샘인데 책 선정에서부터 모든 걸 주관한다.
나는 사실 우리가 주체적으로 끌고 가길 바랐는데 이 선생님 의욕이 대단해서 그냥 따라가기로 마음 먹었다. 나쁘지 않다.
오늘 책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서평을 써와서 서로 짧은 글도 달아주자고 제안하셔서 모두 음음...^^ 
독후감 비슷한 거 시킬까봐 어머니들이 많이 안 오시는 것 같다고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한 편은 제출해야겠단다.
사서 교육에서 받은 서평쓰기 양식을 나눠줬는데 내용을 보니까 독후감이라해야 맞을 듯.
아무튼 나는 오년 전 여기 써놓은 서평에 살을 좀 붙일 생각이다. ^^
늘 그렇듯 그냥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과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책 4권을 또 대출해왔다. 하여간 얼른 다 보지도 못하면서 욕심은.  ㅎㅎ
두시간 하고 중앙현관으로 내려오는데 새로 부임한 교감선생님과 뜻밖의 상면. 뭐 학교에서 도와줄 부분이 없냐고
물으신다. 회원이 좀더 많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나 홍보전략을 좀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사서샘 의욕에 부합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소설은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고 신비로우며 통렬한 이야기들을
치밀한 사전 조사와 압도적인 상상력에 힘입어 펼쳐놓은 작품이다.
작가 고유의 짜릿한 문장과 탄탄한 캐릭터 설정, 물 샐 틈 없는 세계관으로 직조된 이 작품은
심해에서 수면으로 솟구치는 잠수부의 헐떡이는 심장처럼 숨 가쁜 서사적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작가는 강렬하고 장대한 스토리의 세계를 창조해내는 동시에
사실과 진실 아시의 어두운 협곡을 들여다보는 날카로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도
성공하고 있다. 

 

- 책날개에서 

  

 

좀 늦은감이 있지만 이 책!!
얼마전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의 명강연 중 '죽음'과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와 인식에 대한
그의 말은 상당히 감명깊었다. 죽고 싶다, 혹은 죽겠다, 죽을 것 같이 아프다, 등의
말을 다시는 쓰지 않게 되었다고 고백하던 지인의 이야기도 떠오른다.
그녀는 20년 전 엄청난 교통사고로 온몸이 부서져 거의 일년을 침상에 매달려 지내면서
정말 이대로 죽고싶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죽을 것처럼 아픈데도' 죽지 않더란다. 죽어지지가 않더란다.
그녀는 그렇게 갱생을 하고 지금은 잘 살고 있는데, 그 때 이후 다시는 '...해서 죽겠다'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단다. 우리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 너무 가볍다. 좀 진중할 일이다.

'마지막 강의'의 주인공 랜디 포시 교수는 많은 이들의 간절한 기원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2008년 7월 25일 새벽에. 

  

 

  

요즘, 무슨무슨 심리학,이라는 제목의 책이 참 많다.
이 책은 독일 심리학자 마르틴 슈스터의 책.
'사진 심리학'이란 '사진이라는 새로운 매체와 그 결과물을 어떻게 심리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그것을 사진 촬영에 응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학문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막 몇몇 학자들에 의해 개척되고 있는 신생 학문이다.
과연 사진을 찍은 사람과 찍히는 대사을 서로 연결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나 타인의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이 책은 이미지와 사고의 관계를 흥미롭게 탐색하며,
사진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인다. 

- 책날개에서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영화와 여행 이야기.

- 다른 공간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절실히 다가오는 것은 다른 시간이다.
결국 여행은 공간 감각을 시간 감각으로 바꾸어 남긴다. 걸음을 뗄 때마다 발밑에서
생생히 지각되는 길의 질감은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일거에 휘발되어
기억 속 아득한 신기루의 잔영이 된다. 다녀온 나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떠나기 전의 나와
돌아온 후의 나만 오롯하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삶 자체는 또 어떨 것인가. 
......
이 책은 3년 전에 펴냈던 <필름 속을 걷다> 이후의 여행기 열두 편을 담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실 <필름 속을 걷다>는 별 셋 정도였는데 대체로 여행기가 그렇듯 아쉬움은 있다.
그럼에도 또 여행기에 손이 가는 건 영화와 접목해서이기도 하지만, 갈망하는 어떤 게 있어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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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1-10-1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동진 씨 책은 말씀하신 책들을 모두 보기는 했는데, 그냥저냥 가볍게 읽을만하기는 하더라구요. 근데, 읽다보면 어느덧 부럽고 쓸쓸하게 되서 뒷마음이 별로 안좋아요. 아..나도 저 계단 걸어보고 싶다거나, 저기 저 구도에서 한 번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거나..국내 영화 촬영지라도 찾아다녀 볼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프레이야 2011-10-13 19:31   좋아요 0 | URL
외국촬영지는 안 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국내 촬영지는 실제 가보면
영화에서 본 것만큼의 흡족함이 안 드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여행기, 뭐니뭐니해도 직접 가보는 거엔 비할 수 없겠지요.

소나무집 2011-10-1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 되니 잔잔한 책들이 참 좋네요.
저도 죽음에 대해 생각의 전환을 한 사람 중 하나예요.

프레이야 2011-10-13 19:32   좋아요 0 | URL
죽음을 가까이서 본 사람은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될 것 같아요.
가을이네요 정말.

치니 2011-10-1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만 보는 바보>를 읽지는 않았지만, 프레이야 님이 그 책을 읽을 때 부드럽고 아름다운 문체에 편안하게 마음을 풀 수 있었던 그 심경이,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느껴지네요. :)

언젠가 외국 생활을 오래 했던 노학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독하게 사는 이유가 말버릇에 있다면서, ~ 해서 죽겠다, 라는 말을 너무나도 자주 한다고 어떻게 그리 죽겠다는 말을 말끝마다 함부로 다는지, 자기로서는 무서울 지경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제 올려주신 시도 참 좋았어요, 요즘 페이퍼가 가을 분위기 물씬 ~ :)

프레이야 2011-10-13 19:34   좋아요 0 | URL
치니님, 책은 참 그런 위안이 되어요.
그 노학자의 말씀, 참 새겨볼 말이네요.
그렇게 극과 극의 말을 어렵지 않게 하는 저도 돌아보게 됩니다.
갈수록 뭐든 확신할 수 있는게 적어지는데 말에요.

비로그인 2011-10-1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프레이야님 :)

[책만 보는 바보]에 대한 글이 마음에 와닿네요. 좋은 책을 읽을 때 마음이 안정이 되는 경험... 최근에는 없었던 것 같아요. 저도 요 책을 읽어볼까봐요. 나중에 다시 들려서 리뷰 읽고 갈게요! ㅎㅎ

프레이야 2011-10-13 19:35   좋아요 0 | URL
그 책은 청소년용으로 참 편안하게 나왔는데
5-6년이 지나서 요즘 붐이더군요.
알라딘에 5년 전 리뷰도 썼어요. 뒤져보면 있어요.^^ 수다쟁이님.

아이리시스 2011-10-1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사서샘이 주관하는 학부모 독서모임은 좋아요? 미혼쌤이 학부모들을 '관리'하려는 느낌은 별로일 것 같기도 한데.. 뭐! 목적이 '책'이라면야.. 괜찮을 것도 같아요!

<책만 보는 바보> 저도 제목을 많이 봐서 읽은 느낌인데, 안 읽었어요.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는 리뷰 써주세요. 예전에 참 궁금한 책이었거든요.^^

프레이야 2011-10-13 19:37   좋아요 0 | URL
교육청 주관으로 학교마다 그런 활동을 하게 해요.
사서와 학교방침, 동참하는 학부모의 성향에 따라 성질이 달라질 것 같은데
우리 학교는 좀 아쉽긴 해요. 올해 처음이라 그렇겠죠. 점점 나아질 거에요.^^
 

북촌, 나의 서울 / 한정식 / 눈빛 

 

 30년대 서울 출생 사진작가 한정식이 살아온 서울 북촌마을의 정경과 글을 담았다고 한다. 
 가격이 좀 되는데 장바구니로 직행.  가보지 못한 곳이라 책으로라도...

 
"이 책은 서울 북촌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가 자신의 고향 이야기를 흑백사진 80여 점과 글로 풀어 낸 사진집이다. 서울은 1960년대 후반부터 산업화시대로 접어들면서 빠르게 변화해 왔다. 500년 역사도시의 면모를 그나마 잘 보존해 오던 북촌의 수많은 집과 골목이 헐리고 거기에 깃들어 있던 역사와 문화마저 바뀌어 갔다. 아담한 한옥들과 정다운 골목들이 사라지는 데 안타까움을 느낀 작가는 서울 토박이로서 남아 있는 서울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 놓았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자리한 곳으로 한옥이 밀집되어 있는 전통 주거 집단이다. 이 책에는 널리 알려진 가회동, 안국동, 삼청동을 비롯해 여전히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운니동, 사간동, 누하동, 견지동, 계동을 포함한 27개 동의 모습이 펼쳐진다. 가지런한 기와, 다소곳한 처마, 고즈넉한 창살, 여유롭게 거리와 골목을 거니는 사람들이 맞물리고, 거기에 작가의 추억담이 보태진다.

작가는 사진을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는 독특한 매체”라 정의한다. 즉 시간이 흐를수록 없던 가치가 새로 생기고 매력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진의 장점을 살리는 가운데 변화해 온 북촌의 풍경을 생생히 담아내고 있다.

작가 한정식 씨는 현재 중앙대 명예교수로 있으며, 작가와 북촌에서 함께 자란 시인 김영태(2007년 작고)의 글을 받아 두었다가 이번에 발문으로 수록하였다." 

- 알라딘이 제공한, 출판사 제공 책소개 퍼옴.  

 

서울, 북촌에서 / 김유경 글, 하지권 사진 / 민음인  

  600년 고도 서울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북촌의 일상과 역사를 현장 취재와 발굴로 새롭게 조명했다. 삼청동에서 성북동까지, 서울 성곽에서 언더그라운드 미술 공간까지 북촌 골목 구석구석에 새겨진 과거와 오늘의 모습을 200여 컷의 사진들과 함께 담았다.

저자는 북촌의 역사적 배경과 함의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이들의 모습 또한 촘촘히 엮어 북촌에 관한 하나의 거대한 모자이크를 완성했다. 군사 정권 시절의 한 이면을 엿볼 수 있는 세종문화회관 건축 뒷이야기, 대한 제국의 마지막 황실 가족의 삶 등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발굴된 내용들도 많다.

이 책은 북촌이 어느 한정된 지역이라기보다 친근한 숨은 힘 같은 것이 느껴지는 서울의 한 전형이라 말한다. 개발 논리와 승자 독식의 경쟁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정수를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 있는 책. - 알라딘 책소개

 

 

정원 소요 / 이동협 / 디자인 하우스 


 

 영화 속 성준이 술집 '소설'에서 난데없이 피아노를 치겠다고 양해 아닌 양해를 구하며
 피아노 앞에 앉는다. 왼손으로 한 달, 오른손으로 한 달, 양손으로 한 달을 연습해 녹턴을
 연주하는 구부정한 어깨, 잔뜩 힘이 들어간 손가락, 건반을 뚫어져라 보는 휘둥그레한 눈.
 그런 것들이 성준을 아무래도 미워할 수 없는 측은한 인물로 보이게 한다.

 그런데 그 피아노 위에 놓여있던 책이 '정원 소요'다. 주인 예전이 보다 올려둔 책이겠지.
 충남 천리포수목원의 사계를 담아놓았다고 한다. 



"미국인 칼 밀러가 한국인 민병갈이 되어 눈을 감기까지 그의 평생의 열정과 노동을 다 바쳐 가꾼 천리포수목원. 저자는 이것을 우리에게 주어진 ‘아름다운 선물’이라 여기고, 그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제대로 알리고자 6년 동안 101번의 취재를 거쳐 수목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이르는 정원의 속살을 담아냈다" 
 -  알라딘 책소개 인용 

 '정원 소요-천리포수목원의 사계'를 다 읽고 ‘좋다’라는 마음보다 먼저 찾아든 것은 ‘참 든든하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햇수로 6년, 만으로 5년을 조금 넘긴 시간 동안 101번이나 천리포수목원을 찾아왔던 저자의 그간 시간들이 문장들 안에, 사진들 사이에 빼곡했습니다. 그 시간들은 천리포수목원에 대한, 민병갈의 정원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일 것입니다. 
- 천리포수목원장의 추천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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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8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8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11-09-1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 어젯밤에 분명 이 페이퍼 읽고 뭐라고 쓴 거 같은데?
요 위에 비밀글이 내 것일리는 없고 ㅋㅋㅋㅋ
여튼 좋은 글입니다!

프레이야 2011-09-19 13:3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진주님 졸면서 쓰신 거에요?
오늘은 제법 가을인 것 같아요.

2011-09-19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9-2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서 이렇게 멋진 책을 건졌다면 책 이야기도 나오나요?
우리동네는 이런 영화는 걸지 않아요~ 시내까지 진출하기는 그렇고.ㅜㅜ
아래 영화리뷰로 대리만족하렵니다.^^

프레이야 2011-09-21 20:45   좋아요 0 | URL
'정원소요'만 영화 속에 나와요.
언급되는 건 아니고 주인공남자가 연주하는 피아노 위에 얹혀있었어요.
술집 '소설'의 주인여자 '예전'이 읽던 책이겠지요.^^
 

 

 

 

 

 

 

 

셋다 번역책이다. 글과 일러스트 모두 유쾌하게 꾸며져있다. 

<일러스트 다이어리>는 큰딸이 보더니 얼른 가져갔다. 

과학자 다이어리와 글쓰기 다이어리도 내용이 알차다. 

특히 <글쓰기 다이어리>는 '수지 모건스턴 지음'에 최윤정 번역이다. 

<과학자 다이어리>도 상당히 매력적인 책인데, 예를 들어, 3월6일 기포와 기포실험에 대한 면의 좌측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 

   
 

진실은 샴페인의 기포, 이 기포는 언제나 표면으로 떠오른다 - 질 마르탱-쇼피에

 
   

 3월7일에는 유리컵 안 사이다 위에서 춤추는 건포도를 관찰하고 적게 해두었는데, 우측에 이런 글귀가...  (기포와 밀도 실험) 

   
 

춤은 시다 - 드니 디드로

 
   

 시인다운 과학자, 과학자다운 시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무한히 자극을 주는 책들이다.  

초등 고학년, 청소년, 어른 구분없이 두루 쓸 수 있겠고, 한 권당 가격이 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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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6-22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우리 N군에겐 하나만 줜하신다면 어떤거?????

꿈꾸는섬 2010-06-22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아이들에겐 정말 좋겠어요.^^

전호인 2010-06-2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해람이가 좋아할 법한 모델입니다. ㅎㅎ

같은하늘 2010-06-2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그땐 더 좋은 책이 나오겠지요? ㅎㅎ

하늘바람 2010-06-2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아이들에서 이런 책도 나오네요

겨이 2010-08-1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야 님, 안녕하세요! 바람의아이들 관계자(?) 입니다ㅋ 인터넷에 '과학자 다이어리'를 검색해서 들어왔어요. 저희 책에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드려요. 이 글을 저희 카페 '독자서평' 게시판에 담아가도 될까요? 살짝 여쭙니다. 참고로 저희 카페 주소는 http://cafe.daum.net/barampub (미래의독자) 랍니다. :)

프레이야 2010-08-18 11:48   좋아요 0 | URL
네, 괜찮습니다.^^
미래의독자,엔 저도 종종 가지요.
리뷰 올려놓은 것도 좀 있는데 요즘 좀 뜸해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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