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통 시작시인선 49
김신용 지음 / 천년의시작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변신과 지게꾼

 

 

 

 


환상통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나무도 환상통을 앓는 것일까 ?

몸의 수족들 중 어느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듯한, 그 상처에서

끊임없이 통증이 베어 나오는 그 환상통,

살을 꼬집으면 멍이 들 듯 아픈데도, 갑자기 없어져 버린 듯한 날


한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

木質(목질)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


언젠가

그 지게를 부수어버렸을 때,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돌로 내리치고 뒤돌아섰을 때

내 등은,

텅 빈 공터처럼 변해 있었다

그 공터에서는 쉬이없이 바람이 불어왔다


그런 상실감일까 ? 새가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떨리는 것은?


허리굽은 할머니가 재활용 폐품을 담은 리어카를 끌고

골목길 끝으로 사라진다

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길이 흔들린다


사는 일이, 저렇게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라면 얼마나 가벼울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창 밖,


몸에 붙어 있는 것은 분명 팔과 다리이고, 또 그것은 분명 몸에 붙어 있는데

사라져 버린 듯한 그 상처에서, 끝없는 통증이 스며 나오는 것 같은 바람이 지나고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김신용, 시집 < 환상통 >

 


 


<< 환상통 >> 을 관통하는 중심은 부재'다. 시인은 " 새가 앉은 자리 " 를 보는 게 아니라 "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 를 본다. 전자가 < 존재 - 인식 > 이라면 후자는 < 부재 - 인식 > 이다. 김신용 시인은 < 없음 > 에서 < 있음 > 을 인식하는데 가지(枝)는 새(鳥)와 교환된다. 그러다 보니 " 가늘게 흔들리는 " 가지는 새의 심상'이다. 존재는 곧 무게'다. 환상통'도 마찬가지'다. 환상통 Phantom Pain 이란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환자가 절단된 부위에서 감각'을 느끼는 헛 통증'이다. 이 또한 < 없음 > 에서 < 있음 > 을 자각하는 현상이다. 김신용은 원래 지게꾼이었다. 서울역에서 지게를 지고 무거운 짐을 날랐다. 하루 품값으로는 기껏해야 오늘 하루를 연장할 수밖에 없는 빈곤,

 

그래도 살기 위해서는 지게를 져야 하는 고된 삶. 어느덧, 지게는 등뼈가 되어 신체 일부가 되었다. 이러한 " 지게 " 는 " 허리굽은 할머니가 재활용 폐품을 담은 리어카 " 와 연결된다. 리어카는 허리굽은 할머니의 등뼈가 된다. 시인은 < 새 > 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 리어카 > 를 통해 " 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길 " 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길을 통해 리어카를 인식한다. 존재는 < 무게 > 라는 흔적을 남긴다. 이들(시적 화자, 허리굽은 노인)에게 지게와 리어카는 생에 대한 형벌 기계'이지만 이 도구 없이는 밥벌이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다. 그래서 " 저렇게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라면 얼마나 가벼울까 ? " 라며 찬탄하지만

 

동시에 " 몸에 붙어 있는데 사라져 버린 " 것에 대한 " 상처 " 를 걱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식은 카프카와도 연결된다. << 변신 >> 에서 그레고르 잠자의 변신과 지게꾼(혹은 수레꾼)의 " 접골 " 은 유사하다. 그들은 모두 등에 딱딱한, 변형된 등뼈로 접골된 존재였다. 그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자기 무게'에 덧대어 또 다른 무게를 얹는 것은 슬픈 일. 거대한 벌레로 변한 잠자가 오늘의 출근을 걱정하듯이 시인은 오늘의 벌이'를 걱정한다. 그들은 모두 시시포스 신화 속 인물이다. 내가 보기에는 2000년대 현대 시인 가운데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시인은 김신용이다.

 

문학과지성, 창작과비평, 문학동네 소속 문학비평가(출판사와 문학평론가의 관계는 마치 연예기획사와 소속 연예인의 관계와 비슷해 보인다. 신경숙 표절 사건에서 핵심은 신경숙이 아니라 출판자본과 그 밑에서 기생하는 기형적 문단 구조'다. 문학평론가의 매문은 표절보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그런 점에서 문학동네가 자사에 비판적인 5인의 문학평론가에게 결투를 신청한 점은 그들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반증이 된다)는 자사 문인'을 홍보하느라 정작 중요한 작품은 놓쳤다. 홍보 부장으로 전락한 평론가의 영혼 없는 성찬이 만든 부작용은 아닐까 ? 신경숙을 잃었다고 문학의 위기를 걱정하지 말고, 김신용을 얻었으니 한국 문학은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모든 문학은 폐허에서 꽃을 피운다. 온실 속에서 자란 꽃(신경숙)은 시들게 마련이다. 문학의 위기'는 문학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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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ter 2015-06-27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혹시 같은 시작시인선에서 나온 김신용 시인의 <버려진 사람들> 읽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전 김신용 작가를 작품을 저 시집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좀 느껴졌었던 기억이 있어서... 혹시 <환상통>의 시들은 어떤지. (<달은 어디에 있나> 1권, 2권도 발품 팔아서 열심히 구해놨는데 정작 다른 책을 읽느라고 아직 책장에 그대로 두고 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05   좋아요 0 | URL
버려진 사람들은 안 읽어보았습니다. ㅠㅠ ( 사두었는데 이사 가거 어쩌고.. 해서 아직..)
김신용 작가는 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세련미를 구가하는 독자들이 보기에 김신용 시는 좀 덜 세련된 문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미문에 대한 의심을 좀 하는 편이라, 미문을 탐하는 작가( 김훈 빼고..) 를 보면 의심부터 하는 경향이 있어서요. 이 시집은 제가 무촉 좋아하는 시집입니다. 뭔가 현대 작가들에게는 없는 처열함이 있다고나 할까요 ?

달은 어디에 있나는 문학적 완성도 측면에서 뛰어나다기보다는 기록 문학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heter 2015-06-27 16:1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그럼 치열함과 기록 문학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게 중요할 것 같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16   좋아요 0 | URL
네. 저는 달으 어디에 있나를 문학적 기준으로 접근하면 실망하리라 생각됩니다. 이 소설은 김신용이기에 얻을 수 있는 디테일이 있습니다. 당시 서울역 앵벌이 풍경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은 기록문학으로 보고 그것에 점수를 준 경우입니다.

5DOKU 2015-06-27 16:38   좋아요 0 | URL
미문이라는 게 어떤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일 텐데 김신용은 그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흔히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서론과 후론이 길다고 하지요. 하지만 김신용의 글은 삶에서 건져 올린 `진실` 이라 현학과 화려함을 덧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적확함 그 자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53   좋아요 0 | URL
왜 사과문이 길어지면 변명이 되잖아요. ˝ 하지만 ˝ 이란 접속사가 배치되는 순간 그건 사과문이 아니라 변명거리이듯이, 확실히 꼬리가 길다는 것은 수상하다는 증거. 그런 점에서 김신용은 세련미는 없지만 적확성이라는 미학은 쟁취한 듯합니다.

heter 2015-06-27 18:42   좋아요 0 | URL
두 분 말씀 감사드립니다. 그 점 유념해두어야겠네요.

stella.K 2015-06-2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문학동네 이제와 그런 쇼를 펼친다는 게 섞연치 않았어요.
그럴 것 같으면 진작 일터지기 전에 하던가...?
하긴 일터지기 전에 하는 것도 우스운 꼴이긴 하겠죠.
이번 일 계기로 표절 문학 심의하는 기구를 만든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없던 직업도 다 만들고 누군지 모르겠지만 신경숙이 덕분에 밥벌어 먹여줘서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말이 나름 위로가 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02   좋아요 0 | URL
쉽게 말해서 북한이 핵 무기 있어야 하나 없어야 하나를 놓고 공개 토론할 테니 함경북도 만성리가 내일 오후 4시까지 오라는 일방통보와 비슷하죠. 남한이 이에 응할까요 ? ㅎㅎㅎㅎ. 문동이 당사자`라면 당연히 제3자가 사회를 보는 쪽으로 나가야죠. 그리고 자기들이 무작정 명단 정하고는 자기는 그냥 편집위원 중에서.. 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싸울려면 이름 다 까고 해야죠..

수다맨 2015-06-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신용이 최소한 신경림(창비) 이성복(문지)과 나란히 견줄 만큼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그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다지 많은 관심 속에서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또, 그의 부랑아적 삶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정작 시편들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봅니다.
문인이나 문단과 교류하지 않고 언제나 은둔하고 침묵하기에, 이 시인도 참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배 시인들에게 많은 존중을 받으면서도 그 존중이 유명세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4:51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뭐, 문지로 시집을 내지 않으면 시인 취급도 안한다고 하는 마당에 문단과 어울리지 않고 어두컴컴한 변방에서 시를 쓰고 계시니 그 누가 알아주겠씁니까. 안타까운 일입니다.
 

 

 

 

프로야구와 페미니즘

 

                                    한 여자가 시구자로 등장한다. 평범한 외모. 시구자의 공은 늘 그렇듯이 어색한 궤도로 포수 글러브에 들어간다. 그때 한 남자가 그녀 앞에 나타나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민다. 청혼이다. 소박하지만 따스한 포옹, 관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한다. 그녀는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였다. 이별을 통보하자 앙심을 품은 옛 남자는 무섭게 변했다. 여자는 남자가 마구 휘두른 칼날에 찔려 거리에서 시름시름 죽어갔고, 그때 그녀를 도운 사람이 지금 야구장 그라운드에서 여자 앞에 무릎을 꿇은 남자였다. 구단이 병실에서 사경을 헤매다가 건강을 되찾은 팬을 위해 준비한 작은 이벤트'였다.

몇몇 여성 연예인의 홍보용 패션쇼'로 전락한 한국 프로야구 시구 문화와 비교하면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시구 문화에는 없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시구 문화에는 있는 것, 그것은 바로 < 서사 > . 중요한 것은 몸매가 아니라 사연이 아닐까 ? 과연, 클라라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다.  kbo는 프로야구를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 라고 선전하면서 정작 야구장에서 소비되는 것은 < 여성 몸의 상품화 > . 그 짓이 꽤 노골적이어서 불쾌하다. 감동은 없고 섹시만 남은 시구 문화,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꼴사나운 레깅스 시구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야구장 문화를 보면 곳곳에서 여성의 몸을 상품화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치어리더 문화가 대표적이다.

율동과 떼창 따라 하기는 학원 문화에 속한다. 내가 어느 순간부터 야구장에 가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응원 문화. 다 큰 성인 남자에게 율동과 떼창을 강요하는 몰/아/일/체 에 진저리가 난다. 남성 욕망을 자극하는 예쁜 치어리더가 무대 위에서 날 따라 해봐요, 요렇게 ! 날 따라 해봐요, 저렇게 ” 라고 말하면 관중은 " 널 따라 해보마, 요렇게 ! 널 따라 해보마 저렇게 ! " 한다. 줏대가 없으니 지랄이 풍년이다. 야구는 무엇보다도 경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스포츠'다. 왜냐하면 수시로 관중석으로 날아드는 공과 방망이'가 위험한 무기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에 맞아 중태에 빠진 경우도 있으며 부러진 날카로운 방망이가 관중석으로 날아가 박힌 적도 있다. 날 따라 하다가 중태에 빠질 수도 있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응원 문화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성 볼보이도 남성 관음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치어리더가 상품으로 내걸리고, 그라운드 안에서는 볼걸'이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닌다. 말장난을 치자면 볼걸 은 남성 관음증을 충족시키기 위한 볼거리 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왜 볼걸이 야구 유니폼 대신 미니스커트를 입고 그라운드에 출입하는지 궁금하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축구나 농구와는 달리, 경기장 안에서 땀을 흘리며 뛰는 선수는 물론이고 감독까지 선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양복 입은 야구 감독을 본 적 있나 ? 볼보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메이저리그는 심판에서 새 공을 주고, 배트를 수거하는 볼보이도 팀의 일원으로 간주해서 유니폼을 입는다.

벤치에서 떨어진, 어두컴컴한 구석에 의자 하나 놓아주는 (몸매 보고 뽑는) 한국 볼걸와는 달리, 미국 볼보이는 벤치 안에서 이것저것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가까이서 선수를 볼 수 있으니 볼보이는 무보수 열정 페이인 셈이다. 여성의 몸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이런 문화 속에서 자란 사람은 커서 장동민 같은 비뚤어진 여성관을 가진 남자로 성장한다. 요즘은 여성들이 사사건건 남성 권위에 도전한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아직 멀었다. 더 지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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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7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7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6-27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스’에서 치어리더 김연정이 나와서 했던 말인데 NC 다이노스는 치어리더에게 아이를 동반한 가족 팬들을 위해서 복장을 짧게 입지 않는 방침을 내린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NC 경기를 직관한 적이 없어서 김연정이 한 말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구단의 의도는 좋은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20:5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는 조용한 직관을 원합니다. 가끔 가다 보면 2,3시간 동안 고함을 듣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고.... 다 일어나서 응원하니 어차피 볼려면 억지로 일어나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주 질색입니다. 메쟈리그처럼 그냥 안자서 조용히 보는 걸 선호합니다.
 

 

 

 

 



산책길에 들개를 만나다



                                     내가 이사 온 동네 건너편은 방대한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 뉴타운 리빌딩 " 이란 근사한 작명 앞에 무릎 탁, 치고 아, 한다.  한국 사회는 요리사는 쉐프로 바뀌고 물병은 보틀'로 리빌딩되는 알파벳 사대주의'가 대세를 이루었다. 지랄이 풍년이다. 나랏말쌈이 듕국과 달라 스무 네 글자를 맹가놓으신 세종대왕이 보셨다면 무릎 탁, 치고 우, 했을 것이다. < 저개발의 철거 작업 > 을 뉴타운과 리빌딩'이라는 긍정적 단어로 치환하려는 도시 계획자의 잔머리에 경배를 ! 철거 지역은 광범위하다. 서너 마을이 동시에 철거되고 동시에 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철거에 의해 쫓겨난, 집 없는 사람들은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전세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요, 전셋집이 나온다 한들 전세 가격과 매매가'가 별반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일 억짜리 집의 전세는 팔천만 원이다.

밤에 동네를 산책하다가 건너편 마을을 보면 공동묘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살,   지 않는다. 그 황무지가 된 동네 뒤편에 산'이 있다. 이사를 오고 나서부터 생긴 취미는 공동묘지로 변한 건너 마을을 살피는 일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 안으로 들어선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 그래서 봉달 씨와 함께 한다. 김칫국에 쌀밥 먹여 키운 건장한 늑대의 후손. 똥을 쌌다 하면 든든한 고구마 6개는 생산해 내는 신축성 강한 라텍스 고무 항문과 쏴아아아아, 박연폭포처럼 쏟아내는 방광의 수압. 그리고 흥분하면 발기하는 십팔 센티미터 하드 바디'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봉달 씨는 적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것이란 강한 믿음을 내게 주었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 타인의 집 > 을 살피기 시작했다. 버려진 화분에는 바람 속에서 떠돌다가 정착한 이름 모를 식물이 자랐고, 집에 버리고 간 살림살이가 널브러져 있었다.

봉달 씨는 열심히 냄새를 맡았다. 버려진 물건을 보는 것은 그닥 유쾌할 수 없는 노릇. 한때는 쓸모 있던 것이 이제는 쓸모없는 것이 되어 유기된 모습은 유쾌한 일이 아니니까. 그 물건들은 다시는 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며 고독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동네 탐험이 끝나면 동네 뒷산을 올랐다. 산길 여행은 봉달 씨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다. 그는 땅바닥에 코를 묻고는 지나간 것들의 흔적을 감지했다.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다 내려오는 길목이었다. 컹 !  개 짖는 소리.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내려다보니 개 세 마리가 산기슭 아래에서 이쪽을 바라보며 짖고 있었다. 진돗개 2마리와 혈통을 알 수 없는 개 1마리로 이루어진 들개 무리'였다.  아차, 싶었다. 산을 내려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길을 통과해야 하는데 들개 세 마리가 길목을 장악한 것이다.

봉달 씨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말했다. " 시바, 쫄지 마 ! 형아가 접수한다. "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나무 막대기와 씨알 굵은 돌맹이를 주웠다. 돌맹이를 줍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컹, 컹, 컹 !!! 기선 제압은 들개 쪽에서 먼저 시작했다. 기세를 빼앗기면 싸움은 뻔한 것. 나도 호기롭게 외쳤다. " 야, 시방새들아 !  길을 비켜라. 봉달 씨로 말할 것 같으면 날마다 쌀밥에 고기를 먹어서 힘이 장사일 뿐 아니라 날마다 고구마 6개를 생산해 내는 정력의 소유자이시다. 더군다나 방광은 어찌나 크신지 사막에 고립되면 방광에 고인 오줌으로 한 달은 버틸 수 있는 불알을 달고 계시니 오줌 찔끔찔끔 싸며 쓰레기통이나 뒤지는 너희들이 상대할 것이 못된다. 알것냐 ?  나 또한 별명이 도깨비풀인 만큼 물면 안 놓는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길을 비키시지.... "   컹 !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이 짧게 짖었다.

번역하면 " 조까라 ! " 다. 우여곡절 끝에 길목을 벗어나긴 했으나 오줌을 쌀 뻔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들개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 따라왔다. 뛰는 순간 들개들이 공격할 것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기에 뛰지도 못하고 느릿느릿 걸으며 살필 수밖에 없었으니 등골이 오싹할 수밖에. 나는 봉달 씨에게 낮게 소리쳤다. "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목줄을 풀어줄 터이니..... 너는 일단..... 음, 그게.... 그러니까 일단 싸워라. 나는 뛰어가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테니까. " 불상사는 없었지만 불상사가 발생하게 된다면, 나란 놈은 줄행랑을 치고도 남을 것 같았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무서웠다. 동네를 벗어나 사람 사는 동네 초입에 진입하자 긴장했던 다리가 풀렸다. 집에 와서 곰곰 생각했다. 들개는 그 동네 사람들이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몇몇이 모여 여전히 주인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쓸모 있던 녀석들이 어느 순간 쓸모없는 것이 되어 아무도 없는 동네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으나 무서움이 먼저 드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다음에는 배낭에 개 사료를 듬뿍 가져가야 할 것 같다.








덧대기


다시 생각하니 들개 무리가 아니란 생각도 든다. 들개라면 몰골이 더럽고 비쩍 말라야 하나 내가 목격한 들개들은 하나같이 때깔이 곱고 통통했다. 뭐야, 괜히 쫄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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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15-06-2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친구는 닭이 무서워서 치킨도 못 먹었는걸요. 버스 광고판에 닭 사진 나오면 무섭다고 고개 돌리더라구요. 네, 맞아요. 얼굴 하얗고 가녀리고 청순한 여자애 ㅋㅋ 그애 옆에 있으면 치킨도 먹고 닭 사진 봐도 아무렇지 않은 내가 좀 한심하달까, 여자도 아닌 것같이 느껴지곤 했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6 14:16   좋아요 0 | URL
이론이론... 그분 요즘은 공황장애 겪으시겠어요. 닭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 불호령을 내리는 이 시대이니 말입니다. 새 무서워하는 사람은 본 적 있씁니다. ㅎㅎㅎㅎ 특정 공포증이라고 하나요...

cyrus 2015-06-2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들개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서 자신보다 작은 개를 잡아먹기도 하더군요. <동물농장>에서 이 들개에 관한 사연을 본 적이 있는데 들개가 불쌍했어요. 그 문제의 들개가 철장에 잡히고 난 뒤에 눈빛을 봤는데 배고픔에 지쳐 있더라고요. 그래도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서 무시무시한 야생 본능이 튀어나오면 인간도 들개의 위협에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곰발님도 몸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6 14:38   좋아요 0 | URL
들개에 대한 다큐를 본 적 있습니다. 들개`가 무리화되면 사냥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상하게도 자연생태계와는 다른 본성을 보인답니다. 먹이를 위해서 사냥을 하는 게 아니라 재미로 살인을 한다고 말이죠. 왜 사자 같은 경우는 배 부르면 살인을 하지는 않잔하요... 그런데 들개는 재미삼아 살인을 저지른다고 해서 경악했던 적이 있는데 그 개들이 어인 일로 그 동네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진짜... 리얼 무서웠습니다. 아, 어슥어슥한 산에서 진돗개만한 놈 3놈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똥 싸는 줄 알았습니다.

돌궐 2015-06-26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무서우셨겠습니다. 저도 예전에 시골 마을 뒷산에 있는 사대부 무덤 조사 나갔다가 대형견 개떼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정말 식겁하더라구요. 조사고 뭐고 살길부터 모색해야 되나 걱정하면서 벌벌 떨며 태연한 척 가고 있는데, 다행히 그놈들을 기르던 주인이 나타나서 수습해 가더군요. 아니 그 큰 개들을 왜 풀어놓고 키우는지 원... ㅎㅎㅎ 진짜 곰곰 님 무서웠던 거 공감합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지요. 다음부턴 뒷주머니에 쌍절곤이라도 꽂고 다녀야겠어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6 17:58   좋아요 0 | URL
아시는군요. 정말 산속에서 호랑이 만났을 때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놈들이 그냥 크게 컹컹 짖으면 덜 무섭겠는데 말 없이 어슬렁어슬렁 나를 따라오는데 죽겠더군요. 으르렁거리면서 말입니다. 개 세 마리가 모이면 이렇게 무서운 지 처음 알았습니다.

samadhi(眞我) 2015-06-2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전 또 소설인가보다 생각했는데 ㅋㅋ 실화였어요? 곰발님은 이렇게 폐허(?) 같은 걸 표현하는데 능숙하단 말이야 그러고 있었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08   좋아요 0 | URL
제 글은 항상 8할은 진실이고 나머지는 msg입니다. 깨를 좀 뿌려야 재미있잖아요. ㅎㅎㅎㅎㅎ 제가 개들 보며 이래라저래라 소리쳤겠습니까... 들개에게 봉달 씨 이력을 소개하는 것은 허구입니디ㅏ.

야구 잘보셔셔셔ㅕ요..


진짜 누누이 강조하지만 산에서 들개 무리 세 마리 마주친다는 것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일임...
 

 



 

 

 

 

 


 

신경숙은  브루스

스를 무시하면 안 된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80102   ㅣ  식스센스, 그 어디에도 없는 남자


                                     죽어서 구천을 떠도는 귀신'은 사연이 많은 혼령이다. 억울한 일이 있기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것이다. 귀신이 대부분 여성인 것은 가부장 사회'에서의 여성 잔혹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귀신은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다. 내 말을 들어달라고, 내 억울한 사연을 들어 달라고, 억울해서 이대로는 못 떠나겠다고 말이다. 만약에 당신 앞에 귀신이 나타났을 때 (무서워서) 눈을 감으면 죽을 것이고, (무섭지만) 귀를 열면 살 것이다. 내 말 무시하지 마시라. 정부의 메르스 대처법보다는 실용적이니까. " 낙타를 만지지 마세요. " 귀신의 출몰에 의해 죽은 수많은 사또는 대부분 남성연대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 혹은 일베 유저이거나 ! 

반면 귀신이 전하는 사연에 귀를 기울인 사또는 페미니스트'일 가능성이 높다. 혹은 페미니스트를 지지하거나 !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죽은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유령은 억압된 자'다. 프로이트는 신경증을 분석하면서 억압된 것의 회귀(return of the repressed)라는 멋진 표현을 썼다.  신경증은 << 억압 >> 의 결과'이다. " 억압된 것 " 은 사라지지 않고 무의식 내부에 축적된다. 이런 과정은 의식 밖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시간이 흐른 후에 억압에 따른 증후가 발생하게 된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두고 " 억압된 것의 회귀 " 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그렇다면 귀신이 출몰하는 현상이야말로 억압된 것의 회귀'라고 할 수 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프로이트'는 뛰어난 글쟁이'다.

좋은 문체 수집가인, 필경사 신경숙 달인이 프로이트 문장을 표절하지 않은 것은 진짜 보석을 보는 안목이 부족한 탓이다. 그녀가 소설 나부랭이 따위를 필사하지 않고 프로이트 문체를 흉내 냈다면 지금과 같은 추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곰곰 생각하면 며칠 동안 한국 사회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했던 추문도 억압된 것의 회귀'로 볼 수 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신경숙 표절 의혹 제기'는 이미 15년 전에 벌어진 논란이었다. 신경숙은 이 의혹에 대해 신경질적으로 대응했고, 문학 권력은 보고도 못 본 척 생깠다. " 피식, 네까짓 게 째려보면 나보고 어쩌라고 ! " 언론도 동참했다. 말 그대로 문학 동네에서 주차 문제로 벌어진 사소한 말다툼 따위로 치부했다. 여기에는 각자의 잇속이 자리잡고 있었다.

주변인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에게 " 가만히 있으라 ! " 고 협박하고는 했다. 여기저기서 조리돌림이 시작되었고, 의혹'은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 왜소한 죽음에 대해 귀를 기울인 문학 동네 사람들은 없었다. 의혹은 마지막 숨을 내쉬면서 속삭였다. " I'll be back ! "  그 후......  15년이 지난 2015년. 죽은 줄 알았던, 그래서 영원한 침묵이 계속되리라는 의혹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의혹이 귀신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그 옛날, 우리가 알던 힘 없는 의혹이 아니었다. 의혹은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되어서 신경숙 앞에 나타나 맞짱을 뜬 것이다. 우아한 하이킥과 힘 있는 무쇠 다리, 화려한 암바 기술과 헤드롹. 무엇보다도 째려보기 신공은 압권이었다. 아, 저 눈은 그 옛날 메두사......    

그런 점에서 이응준은 귀신과 살아 있는 권력을 이어주는 무당인 셈이다. 그는,  죄 없다. 몸을 잠시 귀신에게 빌려주었을 뿐. 만약에 15년 전에 의혹이 제기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 문단은 신경숙을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대형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문학에 " 한류 " 라는 딱지를 붙이며 특허 등록을 마쳤지만 결과는 참담한 결실로 돌아왔다. 신경숙 사태는 된 놈만 밀어준다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편애'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설령, 신경숙이 승승장구하여 노벨문학상을 탄다고 해서 수족관 속 개불처럼 쪼그라든 한국 문학이 부활할 가능성은 제로'다. 서효인 시인이 지적한 것처럼  " 최고의 작가를 만들어 한국 문학의 대표적 상징을 만드는 것보다는 1만 명의 독자를 가진 50명'의 작가가 있는 사회가 훨씬 건강하다 "  

대만의 영화 산업'을 보면 답은 보인다. 대만은 허우 샤오시엔, 에드워드 양, 차이 밍량 같은 대표적 상징(아시아 영화를 떠나서 세계 영화계 사람들이 이들에게 보내는 존경을 보라) 을 만들었지만, 대만 영화는 철저하게 몰락했다. 대만 사람은 대만 영화를 보지 않았고, 차이 밍량은 세계 영화제를 떠돌며 자신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대한 슬픔을 말한 적 있다. 차이 밍량 영화는 대만에서 상영되지 않는다. 서효인 시인 말대로 1만 명의 독자를 가진 50명의 작가'가 절실한 이유이다. 한국 문학이 한국인에게 외면하는 데에는 끼리끼리 놀고 있는 집단에 대한 혐오가 작용했다. 젊은 작가는 문학 평론가를 위해 글을 쓰고, 문학평론가는 출판 자본을 위해 글을 쓴다. 그리고 출판 자본 권력은 그들을 위해 문예지와 문학상이라는 일자리를 마련한다.

그 어디에도 독자는 없다. << 공포의 변증법 >> 이라는 탁월한 평론집을 쓴 프랑코 모레티는 문학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문학 평론가가 아니라 독자라고 말했다. 이 단순한 사실을 문학 동네 사람만 모른다. 의혹은 15년 전 약속을 지켰다. 억압받는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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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내가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을 많이 읽지 않았고 못 읽어요. (비판이) 아주 많아요. 어떻게 읽겠어요. 그걸 읽고 감당할 자신이 없고, 기분만 나빠지고, 어떤 글은 뼛속까지 속이 상하는데요."

24일 문단에 따르면 소설가 신경숙의 이 같은 해명과 달리 그가 비판과 비판적인 비평에 상당히 예민하고 억압적으로 반응해왔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평론가 권성우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00년 무렵 선배 평론가와 모 석간지의 대담 서평을 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신경숙의 '바이올렛'의 미덕과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는데 나중에 대담서평을 담당하던 문화부 기자로부터 신경숙이 신문 문화부장을 통해 항의를 했다고 들었다. (중략) 글을 통해 반론을 펼치면 되지, 문화부장이라는 문화권력을 통해 항의를 한다는게 그때나 지금이나 이해가 안된다." 

그에 따르면 한 문인은 '현대문학' 내 기고의 장인 '죽비소리'에 신 씨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익명으로 비판한 뒤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신 씨가 편집위원을 비롯한 출판사 고위층에 "왜 이런 비판이 실리느냐, 실제 필자가 누구냐"고 항의했다는 것.

권 씨는 문학과지성사가 발간하는 '문학과사회'의 경우 신씨가 직접 사장인 원로 비평가에게 자신에 대한 비판글이 게재된 것을 항의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며, "대담비평은 직접 겪었고, 다른 내용은 전언이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사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딴방'은 정말 감동적이며 뛰어난 소설이며 그의 모든 작품을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며 그러나 "그 무렵부터 신경숙에 대한 기대를 조용히 거두었다. 어떤 고리타분한 도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글쓰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윤리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23일 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 주최 토론회에서 신 씨가 자신을 비판한 박철화 평론가에 대한 반박의 내용을 비판하면서 "표절에 대한 작가적 윤리나 책임 문제에 대해 자의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문제 제기자를 고압적으로 타매하는 양상만 눈에 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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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phor 2015-06-2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당하십니다.
회초리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향해 내리치는 자신에 깃들어 있는 귀신의 회초리가 ......
아니면 독자들이 나서서 도리깨질을 해야 눈을 뜰것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05:57   좋아요 0 | URL
우국 표절 문장 보면 그닥 훔치고 싶은 문장도 아니던데
한 작가가 그 이미지를 자신의 언어로 만들 수 있는
능력조차 없는 걸까요 ?
아니면 시간이 없어서 급히 맘무리했을까요..

stella.K 2015-06-2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은 한동안 자숙하겠다고 그러고
창비는 신간을 출고를 하지 않겠다고 그러고
그러면 사건이 일단락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고 하는데 그러기엔 너무 솜방망이 아닌가요?
그렇다고 교도소에 보내는 것도 그렇고. 애매해요.
이래서 작가는 명예직인가 봅니다.

프랑코 모레티가 아주 쓸모있는 말을 했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05:56   좋아요 0 | URL
모레티 워딩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납니다만... 뭐, 저런 비스무리한 말이었습니다.
신경숙 그냥 문학 인생 끝난 거죠.

권력의 단맛을 너무 좋아하셨어요...

samadhi(眞我) 2015-06-24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곪을대로 곪아서 터지면 새살이 돋게 마련이니, 이번 일을 기회로 피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네요. 고질적인 출판업계의 병폐, 무반성에는 기대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작가든 평론가든-이 자각하면 더 좋을테구요. 어느 곳에나 자본에 종속된 가엾은 우리네 중생들이네요. 영혼이나 양심 같은 것을 가볍게 팔아넘기는 애처로운 일상.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05:59   좋아요 0 | URL
헌 부대 꿰매서 담지 말고..
그냥 헌 부대 버리고 새 부대에 새것을 담았ㅇ면 합니다.
버려야죠. 고치면 안 됩니다. 새것 사는 게 낫습니다.

개인적으로 뭐 바뀌겠습니까 ? 이 시스템 그대로 가리라 생각됩니다.
문예지를 끼고 도는 권력 삼각형(문학평론가가 출판사 직원이 되는... 연예기획사 소속으로 뛰는.. )
이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2015-06-25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5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5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5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5-06-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이 자신에 대한 평을 나쁘게 썼다고 해서 신문사 부장이나, 문예지 편집위원들한테 가서 거세게 항의했다는 것은 (곰곰발님께서 인용하신 기사가 나오기 전에) 저도 오래전에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심지어 어떤 분(김정란이었던 듯한데)은 인쇄 직전까지 갔다가 평론집 출판이 이유도 없이 취소되었다는 `카더라`도 들었던 적이 있구요... 여러 모로 씁쓸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13:57   좋아요 0 | URL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권력의 쭈쭈바를 너무 많이 드신 것 아닌가 하는.....
확실히 사자가 없으면 늑대가 왕이 되고, 늑대가 없으면 토끼가 왕이 된다는 진실은 사실인가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14:04   좋아요 0 | URL
작가에서 소설에 대한 비평은 당연한 것이고 운명인데 칭찬만 받고 쓴 비판은 어떻게 해서든 문제 제기를 하는 자세에 경악했습니다. 대부분 작가는 그런 상황에 처하면 직접 반론글을 제기하고는 하는데... 놀랍군요. 장정일이 존경스럽네요. 적어도 그는 스스로 반론을 제기했으니 말입니다. 비겁하고 데스크 윗대가리 찾지 않고 말이죠...

5DOKU 2015-06-27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고의 작가를 만들어 한국 문학의 대표적 상징을 만드는 것보다는 1만 명의 독자를 가진 50명`의 작가가 있는 사회가 훨씬 건강하다˝

구구절절 공감합니다...ㅠ_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08:03   좋아요 0 | URL
마찬가지로 삼성을 한국 기업의 대표적 상징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500개의 우량 중소 기업을 가진 구조가 더 튼튼한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햄버거에 대한 명상

 

                                의자와 침대 광고의 공통점은 편안함을 강조 한다는 점이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의자는 항상 인체공학적 설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 의자 > 를 제작할 때 반드시 편안함 을 염두에 두고 의자를 만들지는 않는다. 패스트푸드 식당 의자는 손님이 의자에 앉을 때 일부러적당히 불편 하도록 설계한다. " 허리가 뻐~      근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 "  손님이 패스트푸드 식당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평균 10분 내외'라는 데에서 불편한 의자가 한몫했다. 롯데리아 의자를 생각해 보면 쉽게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등받이 없는 딱딱한 의자는 빨리 먹고 빨리 나가라는 은유. 미국 맥도날드 식당에서 오래 머문다는 이유로 한인'을 내쫒았던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빠르다.

패스트푸드 식당에 걸린 가훈은 “ f. a. s. t ” . 그러니까 맥도날드 한인 추방 사건은 패스트 한 곳에서 슬로우 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무거운 엉덩이는 허물'이다(반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무거운 엉덩이는 미덕이 되고 가벼운 발은 악덕이 된다. 고객이 쇼핑몰에 오래 머무를 수록 매출은 오른다).  누군가는 이 사건을 두고 장과 김치(발효 음식 : slow food)로 대표되는 한식 문화와 패스트푸드인 햄버거 문화가 충돌한 사건이라 말하지만, 한식 문화가 slow food 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오랜 세월 끝에 깊은 맛을 내는 장 문화가 슬로 푸드 요리'라면 어머니가 과연 짜장면은 싫다고 하셨어, 라고 말하셨을까 ? 짜장면도 장 요리에 해당하니 슬로 푸드인 셈이다. 그렇지 않은가 ?

직장인으로 붐비는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주문하면 5분 안에 세팅되고 10분이면 밥을 해치우는 환경에서 " 슬로우 " 라는 말은 뭔가 어색하다.  한 발 물러나서, 한식이 slow food 라고 가정해도 “ slow food ”“ fast food ” 처럼 먹으니 결과는 << slow foodfast化 >> 인 셈이다. 문학 권력에 의해 문학이 소비되는 방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소설은 대표적인 슬로 푸드이지만 그것을 소비하는 형태는 패스트푸드되었다일단, 출판사와 결탁한 문학평론가(출판사 소속 문예지 편집위원, 기획위원1)는 상품 가치가 있는 작가를 집중 관리한다. 그들은 통속소설을 고급소설로 둔갑시키기 위해 온갖 칭찬 릴레이가 이어진다. 배울 만큼 배웠으니 " 말빨 " 로 대중을 현혹하기란 누워서 떡 먹기'가 아닐까.

비유를 들자면 패스트푸드처럼 만들어지는 김치찌개를 슬로 푸드로 소개하며 건강 요리'로 선전하는 꼴이다. 신경숙 소설은 바로 이 과정을 거친다상품이 출시되면 출판사 산하 문학평론가들의 집중 관리가 시작된다. 천박하게 말해서 영혼 없는 칭찬이요, 마사지 작업'이다. 마사지 과정을 거치면 평범한 대중소설도 걸작이 된다. 이것을 문학 전문 기자들이 그대로 옮긴다. 그 결과 신경숙 소설은 숙성 과정 없이 신속하게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진입하게 된다. 대표적 슬로 푸드인 문학이 패스트되어 소비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흥행성과 대중성을 갖춘 소설로 둔갑한 작품이 김애란의 첫 장편 << 두근두근내인생 >> 이다. 이 소설은 실패한 소설로 볼 수 있다.

대중음악 가수가 4분짜리 댄스곡만 부르다가 4시간짜리 춘향가 완창에 도전한 느낌이라고 할까 ? 백 미터 단거리에서 우승한 육상 선수가 동시에 이 백미터 단거리 경기도 우승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백 미터 단거리 선수가 사 백미터 중거리 경기에서도 우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단거리와 중거리(장거리)는 호흡법과 주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애란은 그동안 단거리(단편소설)에 익숙한 호흡법과 주법으로 중거리(장편소설)에 도전하다 보니 호흡이 툭끊긴다. 그러다 보니 << 두근두근내인생 >> 은 단편을 억지로 길게 늘린 것처럼 읽힌다. 김애란 특유의 쫄깃한 맛이 없는 소설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평단은 이 소설에 대한 영혼 없는 칭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신경숙을 대체할 만한 유일한 젊은 작가는 김애란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문단이 김애란을 전략적으로 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완성도 면에서 실패한 소설은 마사지 작업 ”을 거쳐 훌륭한 작품이 되고, 빠르게 소비되었다빨리빨리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파는 음식은 대부분 패스트푸드이다. 한식이 슬로 푸드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대중식당에 의해 유통되는 음식은 어떤 식으로든 패스트푸드일 수밖에 없다. fast food(대중소설)fast food‘로 광고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가 없지만 fast foodslow food'라고 선전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 출판사 문예지에 소속된 문학평론가를 동원하여 자사 상품을 고급소설(slow food)로 선전하는 것은 과장 광고. 그 수혜를 고스란히 받고 자란 대표적 상품이 바로 신경숙 소설이다. 신경숙은 탁월한 실력을 가진 작가.

이 사실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통속소설이라는 범주 안에서만 그렇다. 대중소설이 고급소설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소리'가 아니다. 대중소설을 고급소설로 둔갑시키는 문단 시스템이 역겨울 뿐이다 ■

 

 

 

 

 

 

덧대기

 

햄버거는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다. 열량이 높아서 정크푸드'라고도 한다. 하지만 맛이 좋아 대중이 즐겨 찾는 음식이기도 하다. 신경숙 작가'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 신파 > 는 " 감정의 과잉 " 에서 비롯된다. 내가 신경숙 소설을 통속소설'이라고 하는 이유는 작가가 절제의 미학보다는 감정의 과잉'에 빠졌다는 데 있다. 넘쳐흐른다는 점에서 신경숙 소설은 햄버거'다. 하지만 출판 자본'은 < 햄버거 > 를 5년 숙성시킨 김치로 요리한 < 오모가리 찌개 > 라고 광고한다. 신경숙 소설'이라는 기획 상품은 순식간에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 음식으로 소개된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출판 자본이 광고하는 " 오모가리 찌개 " 를 먹으니 자꾸 콜라 생각이 나는 것이다. 햄버거를 먹을 때마다 이 세상에 콜라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햄버거를 먹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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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6-23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명은 짧을수록 좋다. ˝ 표절 지적 맞다는 생각.... ˝ 이라는 문장은 군더더기다. 표절과 맞다`만 연결해서 ˝ 표절 맞다 ! ˝ 라고 하면 되는데 이쪽 사람들은, 신형철도 그렇고, 말을 비비꼰다. 표절(지적)맞다(는 생각).


표절 지적 맞다는 생각.


에서 신경숙은 신춘문예 지원자의 작품을 심사하는 투로 말한다.
하지만 신경숙은 심판이 아니라 선수다. 심판은 독자가 판단할 일이다.

가넷 2015-06-23 13:24   좋아요 0 | URL
잘못을 시인할때는 군말없이 인정만 하면 되는건데... 안 그래도 더워지가 보니 찌증도 늘어나는데, 인터뷰한 걸보니 더 짜증이 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3 13:37   좋아요 0 | URL
사과과 아니라 변명이죠. 나는 죄 없어요, 건망증이 죄`일 뿐 ! 쉽게 말해서

(독자의) 표절 지적 맞다는 생각이 든다... 는 말은.

당신의 표절 지적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모르겠다.

이게 무슨 말이야 마리아입니까.


글고.. 시 제목 표절한 것을 두고 그때는 그런게 관행이었다고 말하는데
이 말 어디서 많이 본?

맨날 정치인 청문회 할 때 부동산 실명법 위반하면 정치인들 만날 하는 소리가 그때는 그게 관행이었다는 말....



팔리지도 않는 옛날 소설집 절판한다고 손해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돌궐 2015-06-2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으면서 그다지 감흥이 없었는데, 남들이 다들 칭찬하니까 뭐라고 함부로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문학의 `문`자도 모르는 주제에 허세 쩐다는 얘기 들을까봐. ㅋㅋㅋ 이게 다 말씀하신 마사지 작업의 부작용이네요.
제가 읽어본 김애란 소설책(두 개밖에 없지만) 중에선 강렬한 이미지들을 담고 있는 단편집 <비행운>이 훨씬 더 좋았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3 13:03   좋아요 0 | URL
김애란 소설을 애정하는 편이라 다 읽었는데 내인생만 빼고 다 좋습니다. 내인생에 쏟아지던 그 찬란한 멘트에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처럼 평론가 떼거지들이 몰아주기 칭찬을 하니 선점 효과가 있어서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줍니다. 이게 무슨 비평인가요..

stella.K 2015-06-23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지 첫 인상이 중요하다고 하는 데 저는 김애란과의 인연을 잘못 맺어
별로 읽을 맛이 안 나더군요.
첫인상이 좋은 작가는 후에 좀 떨어지는 작품을 내도 또 좋은 작품 쓰겠지 그런 믿음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신경숙도 제겐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었습니다.
신경숙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후배랑 마구 깠던 기억이 새롭네요.
그게 벌써 20년 전 바라보는 일인데...
싫은 건 싫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집단주의 성향이 있어서 그 당장은 말 못하고 후에 일터지면
그때가서 뭐라고 하는 게 많아요.
문평가들 누구 한 사람만이라고 입바른 소리를 했더라면 우리나라 소설계가 지금 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게 참 아쉬워요.
지금 중고샵에 가면 신경숙 소설 나온 것들이 많던데 그게 이번 사건을 반증하는 걸까 괜히 그쪽으로
머리가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곰발님 신경숙이 너무 저격하시는 거 아닙니까?
창비에서 곰발님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 같아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3 13:53   좋아요 0 | URL
제가 창비 책 팔아준 게 얼마인데요.. 백 만원 넘을 거 가틈... 나름 창비의 븨아이피`입니다.
뭐라 그러면 지랄할 거입니다.

사실 문제 제기를 한 사람은 꽤 있었씁니다. 그게 다 비주류 평론가의 입이다 보니 전혀 라인을 타지 못했어요.
권성우, 강준만, 김명인 등도 계속 문학 권력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듣는 이 아무도 없었죠.



신경숙의 초기 대응도 바로 이런 믿음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습니까.

라스콜린 2015-06-23 18:51   좋아요 0 | URL
창비는 아직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저격되어 마땅합니다.
신경숙씨는 일단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 맨트와 진정성에 대한 다른 말도 있지만, 작가로서 한 말이므로 일단은 독자로서 수긍할 만 합니다. 후의 그 진정성은 이후의 행동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표절`을 옹호했던 창비와 문예권력 `문단`은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표절을 옹호하던 문단관계자는 심지어 `우리가 이렇게 싸우면 일본에서 더 좋아한다`라는 황당한 발언까지 남겼습니다. 이들은 더 가여야 마땅합니다. 이들이 오히려 더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합니다. 창비는 마땅히 공식채널로 그간의 표절에 대한 그 출판사의 태도와 이번 사태에서 표절을 옹호한 것에대한 깊은 사죄를 해야합니다.
이들이 사과할때 까지 불매운동과 안티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4 07:30   좋아요 0 | URL
창비도 웃기지만 문동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주인공입니다....

파트라슈 2015-06-23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근두근 내인생 처음 몇 장 읽다가 바로 반납해버렸습니다~ 여성작가들 작품 저한테는 안 맞음..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4 07:29   좋아요 0 | URL
단편집들은 매우 훌륭합니다. 함 읽어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수다맨 2015-06-23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재용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을 봤는데, 삼성 일가에 대한 애정이나 호감은 조금도 없지만 그래도 사과나 해명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같은 것을 다르다고 말할 수 없다`나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과 같은 에두르는 말보다는 훨씬 더 직설적이고 영리한 사과문이었습니다.
때로는 돈 많은 자본가들이 문인/학자보다 훨씬 더 지혜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주제 파악과 사태 파악을 제대로 할 줄 알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4 07:28   좋아요 0 | URL
주제 파악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능력인데 신경숙은 주제 파악을 잘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때론 보수 꼴통이 진보보다 가정적인 사람이 많죠.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다고 저는 신경숙은 기대도 안했기에 상관없지만 신형철이 그렇게 보기 싫더라고요..

마립간 2015-06-2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중권 <이미지 인문학>을 읽고 생각을 정리 중인데 일맥상통하는 것이 있어서, ... fast food의 윤리적 문제는 무엇일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4 12:11   좋아요 0 | URL
패스트푸드 값싼 정책`을 위해서 낙농가를 쥐어짜죠.... 낙농 산업이 기업화됩니다. 개인 카우보이들은 수지타산이 안 맞고 말이죠... 그러다 보니 생육 기간을 단축시키려고 소에게 소고기를 먹이고.. 뭐 이런 악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