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헤어질 결심
페니스를 라틴어로 팔루스'라고 합니다. 팔루스는 남성 성기를 상징하는 가죽 인공물입니다. 고대 연극에서 팔루스라는 장식 도구를 착용한 등장인물은 권력자라는 뜻입니다.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절대반지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 제가 누굽니까. 대한민국 제1호 범성론자로서 팔루스 감별사 아닙니까 ? 영화 << 헤어질 결심 >> 예고편에 등장하는 산 정상을 보았을 때 느낌이 오더군요. 아, 저, 저저저것은 팔루스로구나.
추락 사고가 발생한 산 정상을 보십시오. 누가 봐도 딱딱한 남근상(팔루스)이죠. 저는 우뚝 솟은 바위산 정상의 갈라진 틈을 보고서 혀를 내둘렀습니다. 오모모. 박찬욱 감독, 참 에로틱하게 디테일 허시다. 거시기하죠. 실제로 저 장소가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귀두봉이라고 부를 겁니다. 팔루스의 정상에서 여자가 남자를 떨어뜨려서 죽인 행위는 상징적 거세를 뜻합니다. 제가 이 블로그를 통해서 몇 번이나 소개한 적이 있는데 남성 성기를 거세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여성을 " 바기나 덴타타 " 라고 합니다. " 이빨 달린 질 " 이란 뜻이에요. 여성 성기에 이빨이 달려서 남성이 삽입하는 순간, 뜨아 !!!!!!!!!!
그런 점에서 여자 서래는 바기나 덴타타 괴물입니다. 그녀는 이빨 달린 여성 성기 요괴죠. 원래, 요괴라는 것이 굉장히 아름다운 괴물이에요. 대표적인 바기나 덴타타 괴물은 무엇일까요. 여러분 모두 아는 괴물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 괴물 세이런입니다. 안개 자욱한 바다에서 사람 귀를 홀리는 노래가 들려옵니다. 뱃사람들은 그 소리에 홀려 뱃머리를 돌려 소리의 근원을 찾아가다가 난파하죠. 설화 속 바기나 덴타타는 주로 축축한 늪의 검은 동굴에 삽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검은 동굴과 축축한 늪이라는 표현에서 감 잡으셨을 겁니다. 그래요, 여성 자궁의 은유죠.
이 영화는 크게 두 개의 상징적 장소를 보여줍니다. 산과 바다죠. 설명했다시피 산은 팔루스의 지정학적 장소이고 바다는 바기나 덴타타의 지정학적 장소입니다. 저의 과도한 해석이 아닙니다. 두 가지 버전의 영화 포스터를 보십시오. 박해일의 뒷 배경은 산이고 탕웨이의 뒷 배경은 바다입니다. 뭐, 이 정도면 빼도 박도 못한 감독의 결심인 셈입니다.
종합하면 : 이 영화는 팔루스 vs 바기나 덴타타의 빅 매치인 겁니다. 킹콩 vs 공룡의 대결 같은 것이죠. 제가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의 모든 국어사전은 남성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남성 언어'의 결정체라고 말이죠. 한국어 사전만 해도 그렇습니다. 유교 사상에서 중요한 것은 서열입니다. 모든 단어는 여성보다 남성이 앞자리를 차지합니다. 사전에 남녀라는 단어는 있지만 여남이라는 단어는 없죠. 심지어 Ladies and gentlemen 을 번역하면 숙녀 신사 여러분이 아니라 신사 숙녀 여러분으로 번역이 됩니다. 하지만 딱 한 번, 여자가 남성보다 상위 포지션을 차지할 때가 있습니다.
궁금하시죠 ? 두구두구두구두구,,,,,,, 욕 할 때 순차의 역차가 발생합니다. 그 단어가 바로 " 연놈 " 이라는 낱말입니다. 사전에서 " 놈년 " 이라는 단어 보셨습니까 ? 단어가 욕으로 사용될 때에는 여자가 남성보다 앞섭니다. 조상 어르신의 꼼꼼한 꼼수에 혀를 차게 되죠. 꼼꼼허시다. 사전이야말로 남근중심주의적 시각이 반영된 결정체입니다. 철학사를 공부하다 보면 남성은 이성(로고스)을 상징하고 여성은 감정(파토스)를 대표했습니다. 로고스는 이성과 함께 언어로 발화된 말이라는 뜻으로 로고스는 파토스보다 우월합니다. 이것을 로고스 중심주의라고 합니다. 남근중심주의와 로고스 중심주의는 모두 남성성의 우월을 강조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남근중심주의와 로고스중심주의를 합쳐서 " 팔루스로고스중심주의(남근이성중심주의) " 라는 개념을 고안하고서는 사냥개처럼 남근이성중심주의(팔루스로고스중심주의)를 비판합니다. 자, 그렇다면 여자 주인공 서래는 남근이성중심주의 시각에 반대하는 여성 괴물이므로 바기나파토스중심주의의 주체라고 할 수 있죠. 서래西來, 서쪽(중국)에서 온 여자는 국어사전의 체계를 비틀어버립니다. 서래가 발화하는 " 마침내 ㅡ " 의 뜻은 국어사전의 그 뜻과는 미묘하게 다르고, 발화된 마침내를 받아들이는 형사들은 서래가 사용한 단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해 합니다. 서래는 그 모습을 보면 재미있다는 듯 웃습니다. 저는 이 행위를 남근이성중심주의의 결정체인 국어사전의 체계를 파괴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제가 언젠가 그런 주장을 했었죠 ? 페미니즘의 시작은 국어사전에 기록된 남성중심주의 언어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 점에서 페미니즘은 여성학보다는 언어학에 가깝다고 말이죠.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두고 그것을 자살이라고 생각했지만 제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서래는 바다에 익사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살던 집으로 컴백홈 한 겁니다.
말했잖아요. 서래는 서쪽에서 온 바기나 덴타타 바다 괴물이라고. 그녀는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 한바탕, 신나게 놀고 가요. 여러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