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드 - 포토 에세이
김선정 글, 백 감독, NEW 제공, 용필름 제작 / 예담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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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이는 것을 보여주려고요 :



 

 

 

 


 


눈동자가 뒤통수에 있었으면 좋겠어



 

 

 


 

                                                                                                     남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그것이 서 있다고 하던데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날마다 얼굴이 바뀌어 있다. 내 얼굴은 어느 때는 남자였고, 어느 때는 여자였고, 어느 날은 노인이었으며 다음날은 아이였던 적도 있다. 또한 흑인이었던 적도 있고 갈라파고스 원주민이었던 적도 있다.

내면의 나는 오로지 나일 뿐이지만 외면은 항상 타자-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내 일생은 하루짜리 하루살이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一生이 아니라 日生이었던 셈이다.       오해는 금물. 이 글은 뻥이 아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한다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    누군가는 내 서사에서 낭만적 증후를 읽는 이 있겠으나 또 누군가는 비극적 허무를 읽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루살이 일생이다 보니 사랑이라는 감정따윈 사치에 불과했다. 하룻밤에 뜨거운, 아...... 땀방울이 등골을 타고 또르르 흘러내려 엉덩이 골짜기에 고이는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다 한들 무슨 소용이랴. 한갓 원나잇스탠드에 불과할 테니 말이다. 내 사전에 사랑따윈 없다 !                        

나는 부실한 괄약근에 힘을 주며 다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운명이란 허공에 향해 던진 럭비공 같아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이다. 그 여자를 처음 본 순간, 나는 사랑에 빠졌다. 그녀는 동네 앞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었다. 평상시, 괄약근에 힘을 주고 다니던 나는 남근에 힘을 주며 그녀를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기회가 오리라.  날마다 외모가 바뀌다 보니 가끔은 강동원이나 원빈처럼 생긴 얼굴로 변했을 때가 있다. 오늘 아침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한참 동안 거울 앞에서 넋을 놓고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늘씬한 키에, 박연폭포 같은 시원한 어깨, 손대면 툭, 하고 끊어질 것만 같은 콧등과 턱선, 킨타쿤테 같은 입술과 우수에 찬 눈동자.

그뿐인가 ? 목욕탕에서나 울릴 법한 중저음의 목소리는 매력적이었다. 나는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 다자꼬자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초, 초초초초초초초밥 좋아하십니까 ?                      그녀는 지금 벌거벗은 채 내 곁에 누워 잠을 자고 있다. 새근새근 숨쉬는 소리가 5월 한낮에 부는 한들바람 같다. 아, 따스하여라. 하지만 이 행복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잘알고 있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늘의 나이지, 내일의 나는 아닐 테니까. 그래서 지금 나는 그녀 노트북을 사용해서 이 글을 남긴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녀는 노트북에 남긴 이 메시지를 읽을 것이다. 날이 밝아오고 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럴 때는 눈동자가 뒤통수에 있었으면 좋겠어.

 

 

 

애란 씨 ~   날이 밝으면 나는 떠나오. 당신에게 떠나는 내 뒷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구려. 앞에서 보면 보이지 않으나 뒤에서 보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어깨라오. 영원히 잊지 않으리다.

 

- 곰곰생각하는발


 


 

-






 

 

 

윗글은 뮤직비디오와 CF 감독으로 명성을 쌓았던 백종열 감독이 연출한 영화 << 뷰티 인사이드, 2015 >> 를 내 식대로 줄거리를 각색해서 요약한 글이다.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바뀐다는 설정이 흥미롭다(이 영화 줄거리는 기업 광고용 단편 영화를 각색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재능 없는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 기획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형편없는 졸작이 된다는 것. 영화 주제는 제목에서 드러났듯이 " 내면의 아름다움(더 뷰티 인사이드) " 을 강조하지만 영화 내용은 " 외면의 아름다움(더 뷰티 아웃사이드) " 에 집중한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남자 캐릭터 때문에 시나리오에는 우진 역을 109명의 남자 배우가 소화하는데 공교롭게도 달달한 로맨스는 모두 미남 배우들하고만 이루어진다. 첫 번째 데이트는 박서준이고, 첫 번째 스킨쉽은 이진욱이며, 반지를 끼워주는 장면에서는 유연석이 등장한다. 홍이수를 연기하는 한효주는 평범한 외모를 가진 남자 배우들과는 이렇다 할 감정적 교류가 없지만 빛나는 외모를 가진 배우들이 등장할 때에만 불꽃이 터진다. 말 그대로 " 뷰티 아웃사이드 " 인 셈이다. 한효주는 우진 78을 연기한 김민재라는 배우에게 " 볼 때마다 낯설다 " 고 핀잔을 주지만 우진 84를 연기한 이진욱에게는 적극적으로 달려든다.  

영화를 본 관객은 < 마음이 고와야 남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남자냐 > 라는 감독의 작품 의도를 < 그래도 외모가 자본이 될 수밖에 없는 판타지 > 로 읽게 된다.  인내심을 가지고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욕지기가 튀어나온다. 이럴 때는 용수철 흉내를 내는 팝콘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극장을 나올 수밖에. 이 영화는 뮤직비디오나 기업 광고를 만들던 감독이 극영화를 만들 때 범하게 되는 모든 실수를 망라한다.  그림은 좋은데 내용은 없다. 그리고 조연들은 하나같이 입체적이지 못하고 평면적이다. 가장 예뻐 보이는 얼굴만 보여주려는 사람은 매력이 없는 것 1) 처럼 이 영화 또한 매력이라고는 전혀 없다. CF 광고를 돈 주고 본 느낌이 든다.

주름살 없는 얼굴은 희노애락 없는 인생과 같다. 시대가 하수상하다 보니 영화를 보다가 느닷없이 박근혜 씨가 떠올랐다. 근혜 씨야말로 가장 예뻐 보이는 얼굴만 보여주려는 사람이어서 매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 군주민수 君舟民水 > 였다. 속으로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사태는 총론은 < 박근혜 게이트 > 요, 각론은 < 최순실 게이트 > 이지만 달리 보면 < 강남 게이트 >요, < 교수 게이트 > 이기도 하다.

 

 

한국의 모든 정권에서 교수들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른바 대통령을 하겠다는 포부를 갖는 사람들은 ‘씽크탱크’란 것을 만들고 거기에 많은 교수들이 참여한다. 교수들은 국정 전반에 대한 로드맵을 구상하고 이후에 실제 권력집행에 참여해 다양한 직책을 맡아 수행한다. 관료들의 일이라 여겨졌던 것들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교수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차관, 청와대 비서관까지 교수들이 맡는 일이 늘어났고 대학총장을 했던 분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되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런가 하면 순수 관료로 삶의 중요한 시간을 살아왔던 사람들이 대학으로 와 정부에서 지원하는 각종 연구비나 사업비를 수주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도 흔해졌다. 이런 관료들은 교수로서 총장, 부총장 등 대학의 주요 보직을 맡아 일하기도 하고 재단 이사회로 들어가기도 한다.

 

ㅡ  ‘가르친다’는 일의 위중함과 위선자가 될 위험 … 교수는 무엇으로 사는가?    김혜숙 이화여대·철학 

 

 

내가 뽑은 올해의 사자성이는 < 후까시虛誇示) > 다. 세월호 참사는 주름살 없는 얼굴에 대한 욕망이, 오로지 예뻐 보이는 얼굴만 보여주려는 욕망이 측은지심보다 우위에 설 때 발생하게 되는 비극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후까시 잡는 영화에 질린 사람이라면 에드워드 양 감독이 연출한 << 하나 그리고 둘 >> 이라는 걸작 영화를 추천한다. 이 영화에서 양양(남자의 어린 아들)은 카메라로 사람의 뒷모습만을 찍는다. 어린 아들은 사람의 뒷모습만을 찍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안 보이는 것을 보여주려고요. " " 우리는 우리의 앞면만 볼 수 있을 뿐, 뒷모습을 볼 수 없으니까요. " 나는 앞모습이 화려한 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이 끌리지만 뒷모습마저 화려한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경멸하는 편이다. 뒷모습은 원래 외롭고 초라하며 빈곤한 이미지의 영역인 것이다. 하여, 앞모습은 물론이거나와 뒷모습마저 화려한 사람은 사이비이거나 사탄이거나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박근혜는 후대에 뒷모습마저 후까시로 포장하려다 추락한 악인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 근혜 씨이 ~  뒤통수는 외로움에게 양보하시라 ! " ■











                                           

1) 영화 칼럼리스트 김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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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0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0 09:16   좋아요 1 | URL
그렇죠. 인간은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가 없죠. 볼 수 없는 뒷모습(올림머리..)에 모든 내공을 거는 족속은 인간적이지 않은 거죠...
형광등 백 개 켜 놓은 아우라 운운할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samadhi(眞我) 2016-12-30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뒤통수 성애(?)가 있는데요. 주로 아기들이나 동물들 뒷태에 맥을 못 추지만요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0 09:15   좋아요 0 | URL
뒤태는 역시 동물들이 하태하태하죠. 고양이 뒤태 보십시오. 너무 귀엽습니다..ㅎㅎ


전 이상하게 뒤태가 매력적인 사람을 가끔 보면 혐오스럽습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뒤태는 초라해야 된다는 신념 때문인지도..

samadhi(眞我) 2016-12-30 10:34   좋아요 1 | URL
매력적인 뒷모습을 보고 쫓아갔는데 앞모습이 거시기 하여 ˝배신자!˝라고 소리친 이력 있으신 건가요?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1 11:24   좋아요 0 | URL
전 뒷모습 매력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쓸쓸해 보일 때입니다.. 그런데 쓸쓸한 뒷모습을 가진 사람을 그닥 보질 못했네요..

지금행복하자 2016-12-30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뒷모습 성애자입니다.. 근데 사람들이 뒷모습을 찍으면 싫어하더라고요.. ㅋㅋㅋ

전 후카시는 차카게살자 오뽜들만 잡는건줄 알았습니다. 올해 여러모로 배운것이 많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0 09:17   좋아요 0 | URL
박근혜에 후카시에 살고 후카시에 죽는 양아치였죠, 결국은.....

cyrus 2016-12-3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곰발님이 페이퍼로 밝힌 적이 있었죠. 올해의 사자성어는 최가박당(崔家朴黨)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1 11:23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제가 지었지만 개인적으로 잘지었다고 생각됩니다..ㅎㅎ

나와같다면 2016-12-30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뷰티인사이드에서도 느닷없이 박근혜가 떠올랐군요 ㅋ 무슨 깔대기도 아니고..
저도 뮤지컬 아이다를 보다가 암네리스 공주의 결단 부분에서 어이없이 그 사람이 떠올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1 11:23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요즘 기승전박(근혜)입니다..
하여튼 올해 최고의 막장 서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6-12-30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1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2-30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곰곰생각하는발님의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글을 즐겁게 읽었던 한 해였습니다.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1 11: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딸의 유쾌한 소원 때문에 실컷 웃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수다맨 2016-12-31 0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중에도 인상적인 글을 올려주시네요. 미용에의 욕구가 측은지심보다 우위에 놓인 모습, 사람의 초라한 뒷모습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풍성하게 던져 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1 11:20   좋아요 0 | URL
수다맨 님 1월 중으로 얼굴 함 보시지요..

늘 모자란 저에게 넘치는 평가를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내년에도 축복, 축복, 오 ! 축복 있으시기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날   아   라   ,     드    론     :

압쏼라, 쏼라오 감보쉼빠빠



 





                                                                                                 1일 1식을 한 지 어언 2년이 지났다. 저녁 9시 전에 잠을 자 새벽 3시에 일어난 지도  2년이 지났다. 식생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 습관이 바뀌다 보니 유의미한 변화에 적응해야 했다.

요즘은 연말이라 술을 마실 기회가 많았는데 가장 큰 변화는 주량이 크게 줄었고, 취하면 잠을 잔다는 점이다. < 1일 1식 > 이라는 게 24시간 굶고 나서 첫 끼니를 먹는 방식이니, 나에게 술자리는 첫 끼니를 떼우는 자리'이다. 단점은 빈속에 술을 마시다 보니 빨리 취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단점은 술자리가 한창일 때 졸음이 쏟아진다는 점이다. 이 두 개의 설정이 겹쳐지니 술만 마셨다 하면 병든 닭처럼 고개를 처박고 졸게 된다. 이른 저녁 시간에 술집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이러려고 술을 마셨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며칠 전에도 술집에서 졸다가 이른 저녁에 문어가 되어 흐느적흐느적 거리를 걸었다.

사내는 하체가 튼튼해야 한다는데 이리 부실해서야...... 집 앞까지 왔을 때 눈에 띄이는 것이 있었다. 인형 뽑기 기계'였다. 나는 흐느적거리는 다리를 질질 끌며 인형뽑기 기계 앞에 섰다. 동전 투입구에 500원짜리 동전을 넣자 경쾌한 소리가 났다. 왠지 그날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계 손에 상자 하나가 걸려들었다. 와우 !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날, 내가 뽑은 것은 " 드론 " 이었다. 담배갑 만한 크기였다. 상자 안을 살펴 보니 드론 조종기도 있었다. 장난감 같은데 과연 날 수 있을까 ? 조종기 스틱을 이리저리 돌려보았지만 드론은 움직이지 않았다. 에구구, 그러면 그렇지.

그때였다. 드론이 슝 ~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스틱 조종에 미숙해서 하강을 하지 못한 채 계속 하늘 위로 치솟다가 사라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 거리 바닥을 훑었지만 드론은 보이지 않았다. 서운한 마음은 들었지만 간절한 마음은 없었다. 나는 흐느적거리는 문어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졸음이 몰려왔다. 침대에 눕자 한여름에 녹는 아이스크림처럼 스르르 눈이 감겼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새벽 3시가 지나서였다. 창 밖에는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교회 십자가의 붉은 네온 빛이 방 안으로 스며들어왔다. 깜박, 깜박, 깜박 !  설움이 몰려왔다. 외롭고 쓸쓸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주머니를 뒤져보니 담배는 없고 드론 조종기가 있었다. 피식 웃음이 났다. 나는 조종기 스틱을 조물락거리며 우주로 날아간 드론을 생각했다.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었다. 그때...... 내가 본 것은...... 그러니까...... 드론이었다. 그러니깐, 인형뽑기 기계에서 뽑은 드론이 내 방 창문 앞에 떠 있는 것이다. 후와. 또한, 그 붉은 빛은 교회 십자가 네온 불빛이 아니라 드론 자체에서 발광했다. 창문이 열리자 드론은 무당벌레처럼 살포시 책상 앞에 내려앉았다. 드론 조종석에는 체체 파리 구더기 4기에 해당되는 크기의 우주인이 있었다.

추측컨대, 드론이 4억 광년 너머 우주로 날아가 외계인을 태우고 돌아온 것이리라. 메리 크리스마스 !  내가 낮게 속삭이자 드론 조종석 외계인이 말했다. 압쏼라, 쏼라오 감보쉼빠바 ~ 그 나라 외계어인 모양이었다. 나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 압쏼라, 쏼라오 감보쉼빠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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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16-12-2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명훈의 짧은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입니다. 외계인을 바라보는 곰발님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09:37   좋아요 1 | URL
허어.... 소설이 아니라 실화입니다.. 지금도 저는 이 외계인과 함께 있습니다. 외계인이 코난님에게 압쏼라, 꽐라오 쉼빠빠라고 말하네요.. 지금..

2016-12-28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12-28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실화임? 24시간동안 커피도 안 마셔요? 저는 요즘 하루 두끼 먹는데 커피는 자주 당기던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0:35   좋아요 0 | URL
녹차와 커피만 마십니다. 하루에 한 다섯 잔 정도 마십니다.... ㅋㅋ

꼬마요정 2016-12-2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전 10시에 자고 4시에 일어나기 2달 하고 몸이 완전...ㅠㅠ 2년을 넘게 꾸준하신 곰곰발님 존경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0:59   좋아요 0 | URL
아예 일찍 자니 편하더라고요.. 남들보다 4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는 것인데... 이 시간이 의외로 만족스럽습니다..
단, 2,3시 되면 무지 졸린다는 거.... 고게 좀... 개선 사항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samadhi(眞我) 2016-12-28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뻥중독. 이거 처방은 어이하나요? ㅋㅋㅋ
안 그래도 해남에 놀러갔다가 드론 배운다는 선배 얘기에 자극받아서 남편한테 고거 배워서 돈 잠(좀) 벌어봐. 갈궜는데요. ㅋㅋㅋ 그 선배는 워낙 하는 일이 많아서 여러 곳에 써먹으려 배우는 것 같더라구요. 올해 버섯농사도 시작한다고 해서 비닐하우스 구경했고. 생태학교 교장(?)이기도 하고 해남유스호스텔 사장님이기도 하고. 중학교 교사를 때려치더니 여기저기 손 안 대는 곳이 없는 듯해요. 대단한 선배예요. 웃긴 건 울 동아리 모임을 해남유스호스텔에서 하루 묵으며 했었는데 그때 우리가 여기 인수하면 좋겠다 라는 말이 나왔거든요. 근데 그 선배가 정말로 유스호스텔을 사 버림.

곰발님 실천력을 존경합니다. 1일 1식 몇 번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요요만 왔어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6:37   좋아요 0 | URL
조만간 드론 하나 살려고요.. 남자들 이런 드론 무지 좋아합니다...

드론 기술 배우면 나쁠 건 없습니다. 앞으로는 드론이 산업 전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는 드론 조종사도 생길 걸요..
뉴스 보니 드론 택배도 곧 현실화된다고 하던데....ㅎㅎ

남편 님, 드론 배운다고 하면 하나 사주십셔..

2016-12-28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12-2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론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셨군요 ㅋ
너무나 안타까운 이야기네요.. 이제는 믿으셔도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9 09:36   좋아요 0 | URL
앞으로는 드론을 믿숩니다아 ~
 

 

 

 

 

 

 

영화, 잡다

 

  

 


 

 

 

 

 

 

 

1. 은교     Eungyo, 2012     :      허지웅은 영화 << 은교 >> 에서 천재 작가 이적요를 연기한 박해일을 두고 "  박해일의 이적요 연기는 발군이지만, 이적요에 박해일 캐스팅은 실수다. " 라고 지적했는데, 이 짧은 촌평을 읽다가 어이가 없어서 욕지기가 났다. 좋게 말하면 < 언어유희 > 이고 나쁘게 말하면 < 장난 지금 나랑 하냐 > 이다.  이따위 논리는 세 살짜리 아이도 쉽게 간파할 수 있는 모순이다.  영화 속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관계를 신체와 옷으로 비유하자면, " 캐스팅 실수 " 라는 말은 곧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혔다는 소리가 된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는데 와꾸가 제대로 완성될 리 없다.

 

베테랑 연기자인 유해진이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해도 곤룡포를 입은 세종대왕 역할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어떤 연기자의 연기가 발군이었다면 그것은 반드시 훌륭한 캐스팅을 바탕으로 한다. 허지웅이 지적한 것처럼 이 영화에서 박해일 캐스팅은 실수일 뿐만 아니라 캐스팅에 실패했기에 박해일의 이적요 연기는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훌륭하지도 않다. 굽은 허리는 작위적이고 눈빛은 노인보다는 청년의 그것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걸음걸이가 어색하다. 밥이라 하기에는 질고, 죽이라 하기에는 되다. 허세웅이 종종 영화평론가 행세를 할 때마다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허지웅을 볼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요즘은 개나 소나 평론가 행세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 ★★★ 


 

 



 

 

 

 

 

 

2. 두근두근 내 인생      My Brilliant Life, 2014     :     원작 소설 자체가 워낙 후져서 기대도 안하고 보았지만 영화는 원작 소설보다 더 후졌다. 고로 둘 다 " 후지스 WHOOSIS " 하다.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지만) 어른 같은 아이와 아이 같은 어른을 대비시킨 클리쉐는 이미 우려먹을 대로 우린 녹차 티백으로 다시 우린 녹차의 맛 같아서 보는 내내 지루했다. 풀 비린내를 녹차의 맛이라 우기면 할 말이 없다. 너무 늙어버린 아이라는 비극적 설정에는 조루는 있는데 비루는 없다.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촌스러움이다. 강동원은 얼굴 하나 믿고 까불다고 연기를 망쳤고, 송혜교는 여전히 연기를 못하는 배우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다.

 

이재용은 항상 수작과 범작을 널뛰기하는 감독인데 이 영화는 아쉽게도 범작 수준을 뛰어넘어 졸작에 가깝다. 그가 일본식 미장센을 우라까이했던 작품들(순애보, 다세포소녀, 두근두근내인생)은 하나같이 모두 졸작이었다. ★




 

 

 

 

 

 

3.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2015     :     이 영화는 서사의 화려한 수사를 걷어내고 묵묵히 앞만 보고 달린다. 현란한 카메라 테크닉도 없고 과도한 이펙트 사용도 없다(이 영화는 내재적 디제시스 사운드와 외재적 디제시스 사운드를 최대한 배제한다).  다큐적 접근이 만들어 놓은 정직성은 영화 주제와 맞물리면서 주제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호들갑을 떨지 않아서 좋다. 마치, MSG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천연 재료만 가지고 감칠맛을 낸 국물 같다. 일반 관객이 보기에 이 영화는 기교가 배제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난이도가 높은 기교를 선보인 작품이다. 디자인이 과도하면 싸구려 키치가 되지만 디자인을 절제하면 고급 상품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폰의 혁명은 디자인을 최소화한 절제미에 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


  

 


 

 

 

 

4. 룸     Room, 2015      :      한  남자의 성적 욕망 때문에 7년 동안 룸에 갇힌 여자와 아들 그리고 극적인 탈출. 더군다나 이 영화는 실화이다. 재능 없는 감독이었다면 실화를 핑계로 자극적으로 연출했을 텐데, 감독은 탈출 이후의 트라우마를 다룬다. 감독은 가해자에 대한 복수에 촛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치유에 촛점을 맞춘다. 지옥 같은 감옥을 벗어나 꿈에 그리던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모자에게 세상 밖은 마음의 감옥일 뿐이다. 정상을 오르는 것보다 힘든 것은 정상에서 내려오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좋은 영화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췄다. 흠잡을 데 없다. ★★★★ 

 

 

 

 

 

 

 

 

 

 

5. 드라이브       Drive, 2011       :      폴 베호벤 영화를 주로 촬영했던 촬영감독 얀 드봉이 << 스피드, 1994 >> 라는 영화로 입봉했을 때 내심 불안했다. 배우가 감독으로 업종 변경해서 성공한 경우는 많지만, 촬영감독으로 명성을 얻은 사람이 영화 감독으로 업종을 변경해서 성공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영화에 열광했지만 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모두 다 이 영화의 스피드가 주는, 염통처럼 쫀득쫀득한 스릴에 박수를 보냈지만 내 눈에는 식어버린 부대찌개 속 불어터진 당면 같았다. 이게 왜 쫀득쫀득한 식감이냐고요 !              얀 드봉은 스피드를 높여야 퀄리티 높은 스릴을 만들 수 있다고 계산한 모양이다.

 

정말 그럴까 ?   앙리 클루조 감독은 영화 << 공포의 보수 Le Salaire De La Peur, The Wages Of Fear, 1953 >> 에서 느린 카 체이스로 최고의 스릴을 만들어낸다. << 드라이브 >> 를 연출한 리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얀 드봉보다는 앙리 클루조 전략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탁월했다. 장르에 익숙한 관객들이 정박(正拍)을 예상할 때 변박(變搏)으로 치고 나가는 엇박자 기교가 뛰어나다. 한마디로 기똥찬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초입 추격전 장면은 느리지만 그 무엇보다도 스릴이 넘친다. 우아한 탱고 같다. 땅고(탱고)라는 춤이 예술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격렬한 " 동작의 연속성 " 에  있는 것이 아니라 " 찰나의 정지 " 에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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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12-27 1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안보이셔서 걱정했습니다. 어느 으슥한 야산에서 자살당하신건 아닐까 하고....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7 15:44   좋아요 1 | URL
이리 걱정을 해주시니 든든합니다.. 연말인지라 연일 술폭탄에 살았더니 초죽음이 되어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2016-12-27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27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와대 병신년들 때문에 올해 곰발님이 분기탱천의 글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올해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그리고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08:59   좋아요 2 | URL
사이러스 님도 축복 가득한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알라딘 감시자로서 사이러스 님 만한 알라디너도 드물 듯..

나와같다면 2016-12-27 2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해동안 곰곰생각하는발님의 글로 많은 공감과 위로와 연대하는 힘을 얻었습니다..
고맙다는 말 하고 싶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09:00   좋아요 1 | URL
위로와 연대라... 참 듣기 좋은 말이네요..
저도 나와같다면 님 때문에 공감과 위로와 연대하는 힘을 배웠습니다...

해피하십시오 !

수다맨 2016-12-28 0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벌써 다 지났군요. 한해 동안 곰곰발님의 글을 읽으며 영감과 공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내년에도 명문 많이 써주시리라 믿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09:00   좋아요 0 | URL
한잔 하셔야죠... 기다리겠뜸..

고양이라디오 2016-12-28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역시 좋은 글입니다. 곰발님 서재의 달인 되신거 축하드립니다. 연말 잘 보내시고 새해에도 좋은 글들 감사히 읽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0: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 님의 지독한 독서욕에 늘 감탄합니다..

기억의집 2016-12-2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 발견~ 4번째에서 모자인데
모녀로 쓰셨네요~ 진짜 본 영화 하나없네요. 두근두근은 소설로 읽었고 영환 못 봤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0:36   좋아요 0 | URL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얼릉 고쳐야 겠네요...


< 룸 > 은 꼭 보세요. 정말 좋습니다..

2016-12-28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희망 2016-12-2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룸은 정말 좋은 영화였습니다~
올 해 곰발님 글 읽는 맛 정말 시원하고 좋았답니다
서재의 달인 되신거 축하드립니다
계속 글 기대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6:30   좋아요 0 | URL
이거 제가 먼저 가가호호 방문하여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먼저 와 주셔서 인사를 하시니 무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푸른희망 님도 가내 두루두루 평화가 깃들기를...

비로그인 2016-12-2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생각하는발님 서재의 달인에 선정되어 축하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8 16:3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알파벳 님 !!
 

 

 

 

 

 

 

 

 

 

 

 

 

 

 

 

                                       

 

토  일  럿     트  레  이  닝  :  






 

박근혜와 오이디푸스





 

                                                                                                        항문기는 항문이 성적 쾌감을 제공하는 성감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시기를 뜻한다. 비쌀 때는 안 사지만 " 쌀 때는 느낀다 " 는 점에서, 프로이트는 애나 어른이나 똑같은 성적 인간이라고 폭로한다. 연령으로 보면 만1~3세 아이'에게 해당되는데 성적 쾌감과 함께 똥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썰은 다윈이 인간이나 원숭이나 똑같은 포유류'라고 주장한 진화론 못지 않은 불경인 셈이다. 아, 이런 막장. (아이가) 쌀 때 사야 하는데 쌀 때 느끼게 되면 부모로서는 난감할 뿐이다. 항문기 아이를 둔 부모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올바른 배변 요령을 가르쳐주는 것(toilet training)이다. 아이야, 항문이 쾌락의 전부는 아니란다 !                   그런데 배변 훈련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아이는 항문기에 머무르게 된다. 이것을 항문기 고착이라고 한다. 저잣거리 입말로 쉽게 설명하자면 항문기 고착은 철딱서니 없는 어른을 뜻하는데 10자 내외로 요약하자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_ 이다.

노인이 되어도 세 살 아이처럼 구는 인간 유형이 바로 항문기 고착인 것이다. 심리 분석 이론에 의하면 항문기에 고착된 미성숙한 성인은 고집불통, 구두쇠, 수집벽, 청결이나 완벽에 대한 강박 등의 성격으로 발달할 수 있다. 배변 훈련 과정에서 어머니가 지나치게 아이에게 청결을 강조하며 가혹한 처벌을 하게 되면 아이는 커서 청결에 대한 결벽증이 생기게 된다. 이런 아이는 커서 하루 종일 방이나 변기의 청결에 집착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북 치는 소리 울린다) 사운드 :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  이 아이는 커서 대통령이 된다.  바로 박근혜'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고 박정희 대통령 누이의 증언에 의하면 박정희는 어릴 때 변비증으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배설에 문제가 있다 보니 항문기 고착 성격이 되었다고1). 그 아버지에 그 딸인 셈이다.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의 비극은 부녀가 스핑터 모럴(sphincter moral : 괄약근 도덕2) 에 지배를 받은 지도자였다는 데 있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 스핑터 모럴 " 에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스핑크스 괴물을 떠올릴 것이다. 정확한 추론이다. 스핑크스(Sphinx)라는 말은 괄약근(sphincter)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쉽게 말해서 스핑크스의 정체는 똥구멍'인 셈이다. 왜, 하필 똥구멍 괴물일까 ?

스핑크스의 질문, 아침에 네 발, 점심에 두 발, 저녁에 세 발로 걷는것은 무엇인가 _ 에 대한 모범 답안은 " 인간 " 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나는 항상 이 모범 답안이 완벽한 오답이라고 생각한다. < 아침(네 발) - 유년,     점심(두 발) - 성년,     저녁(세 발) - 노년 > 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내가 보기에는 < 아침 - 구강기,     점심 - 항문기,     저녁 - 남근기 > 이다. 그러니까 내가 내놓은 해석은 " 저녁에는 세 발(다리).... " 이라는 수수께끼 문장은 지팡이에 의지한 세 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발기한 남근을 지시하는 것을 아닐까 _ 라는 것이다.

흔히, 가운데 다리는 남성 성기를 지시하니깐 말이다. 영어에서도 " middle leg " 는 음경을 뜻한다. 이처럼 세 발(다리)를 지팡이로 해석하지 않고 남근으로 해석하면 오이디푸스 서사는 선명해진다. 오이디푸스가 괄약근 괴물을 물리쳤다는 것은 곧 항문기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성감대가 항문에서 남근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오이디푸스가 성기 중심의 섹스가 가능한 나이라는 것을 뜻한다. 박근혜와 스핑크스가 항문기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오이디푸스는 남근기를 대표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렇다면 박근혜와 오이디푸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 항문기에 해당되는 박근혜는 셀프 쾌락에 해당되기에 지나치게 자아 중심적 세계관(과도한 자기애)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 항문기 고착에서 벗어난 오이디푸스는 나(self) 아닌 세계(타자)를 인식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성기 쾌락 중심은 타자와의 합일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결국 박근혜 게이트는 항문기 고착인 사람이 지도자가 되었을 때 벌어지는 비극을 다룬 총천연색 재난극이자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코패스 심리극이라 할 수 있다. 똥고집과 화장실 변기에 대한 강박 그리고 타자에 대한 인색과 동정 없음은 나(self) 아닌 세계(타자)를 인지하지 못한 미성숙한 어른의 재난극인 셈이다.

그렇기에 세월호 7시간 동안에도 오로지 외모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다. 팽목항 올돌목 지나 맹골수도에서 벌어진 참극은 나 아닌 타자의 세계에 지나지 않으니깐 말이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죄를 참회하며 스스로 벌을 받는다. 하지만 박근혜에게 그럴 가능성은 없다. 진짜 비극은 바로 그 점이다



 



​                                     


1)   한국 정치와 사회 병리

2)   칼 아브라함은 아이가 자기 마음대로 변을 보는 게 아니라  어머니의 지시로 변을 보거나 참기 때문에 최초의 도덕 의식이 생기는데 이것을 " 괄약근 도덕 " 이라고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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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12-20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용민 브리핑 듣다가 깜놀했다. 청문회 위증 교사 논란의 중심인 이만희의원은 예전에 육영재단 폭력사건 담당경찰서장이라고 한다. 햐.. 이거이거.....

yureka01 2016-12-2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출장가면 변기 부터 뜯어 바꾸는 게 항문의 보호를 위해서???라는 정신질환적 증상..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0 13:44   좋아요 0 | URL
비데 광고 모델 섭외 전화가 빗발친다고 합니다. ㅎㅎ..

samadhi(眞我) 2016-12-22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치료(정신과) 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망가졌거나 양심이라고는 없는 치료불능 싸이코패스거나 라고 보는데 후자가 맞겠죠. 박정희같은 말종 유전자에서 나온 결과물이니...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5 14:54   좋아요 0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정신병자죠. 표현이 좀 거친가요. 그러면 정화해서 조현병 환자죠.. 조현병환자..

2016-12-22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5 14:53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광화문에 있었씁니다. 낮술 마시다가 시간 되면 돌진하려 하였으나... 술에 취해서 밤 늦도록 술집에서만 있었네요... ㅎㅎ 이거 참... 자괴감이 듭니다... 이럴려고 광화문에 갔나 하는 생각이...

캐모마일 2016-12-2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정치와 사회병리. 정말 시국에 맞는 제목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5 14:54   좋아요 0 | URL
그닥 좋은 책은 아닌데... 문득... 이 책에서 박정희 변비 운운했던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미 인 본 색 과    비 인 본 색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사람들은 앞으로 박근혜의 < 황금기 > 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유감스럽게도 황금기가 아니라 < 항문기 > 가 펼쳐졌다. 아 ! 그 뉘 알았으랴, 박근혜가 만든 정당인 새누리당 로고가 좌변기를 형상화했다는 사실.  새누리당 심볼은 이제는 화장실 로고에나 어울리게 생겼다. 달리 보면 세면대 같기도 하니 " 비극적 항문기의 서막 " 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후까시 머리와 변기 공주라는 조롱으로 점철된 박근혜 정권에서 똥을 싸는 화장실(化粧室)과 분을 바르는 화장실(化粧室)이라는 단어가 모두 같은 한자어로 구성된 동음이의어라는 사실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4년 후, 박근혜가 비인본색非人/卑人本色1)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 이만저만 " 실망한 게 아니어서 광장으로 나가 " 이제그만 " 을 외치고 있는 중이다. 과연 박근혜는 성탄전야에 내리는 눈처럼 아무 조건 없이 내려올까 ?  설사 사천 만이 넘는 시민이 광장으로 나가 하야를 외친다한들 스스로 청기와집에서 기어나올 위인은 아니다. 똥고집 하면 박근혜가 아니었던가. 박근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로이트 정신분석방법론인 << 발달 5단계, 구강기 - 항문기 - 남근기 - 잠재기 - 성기기 >> 이론을 이해할 필요2)가 있다. 프로이트는 아기가 젖을 빠는 행위는 물론이고 손가락과 물건을 입으로 빠는 것을 자애적(자위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즉, 쾌락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구강기 시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른이 되어도 입과 관련된 행위에 집착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구강기 고착 장애'이다. 영화 << 죠스 >> 는 구강기 고착 캐릭터를 잘 설명해 주는 영화'다. 영화 속 식인 상어는 덩치가 크고 무시무시한 모습을 가졌지만 정신 연령은 한 살에 머물러 있다. 죠스는 앞뒤 안 가리고 일단 닥치는 대로 물고 본다. 몇 년 전, 가정집에 침입해 잠 자는 7세 여아를 납치해서 성폭행했던 고종석(당시 23세)도 죠스형 인간이다. 그는 7세 여아를 성폭행하면서 피해 아동에게 살점이 뜯어질 정도의 이빨자국을 남겼는데, 이것은 고종석의 성적 쾌락이 구강 쾌락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항문기는 입 대신 항문에서 쾌락을 발견하는 시기이다. 항문이 주요 성감대라는 사실은 다들 아시리라. 괄약근을 자기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아이는 최후까지 괄약근을 오므려서 대변을 만든다. 똥의 쓰빽따끌이라 할 만하다. 사이즈가 커지면 당연히 항문 점막을 자극하는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쾌감을 더 많이 얻게 된다. 아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외친다. " 그래, 이 맛이야 ~ " 구강기 고착과 마찬가지로 항문기 시기(1세~3세)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성인이 되어도 항문기 아이들이 즐기는 행동 패턴을 반복한다. 한국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항문기 고착을 두고 하는 소리이다. 정신 연령이 항문기에 머물게 된 성인은 크게 두 유형의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하나는 물건을 지나치게 낭비하고 주변을 어지럽히며 스스로 지저분한 모습을 연출하고, 다른 하나는 부모가 지나치게 권위적이어서 아이에게 엄격한 규율을 강요하게 되면 아이는 부모의 권위에 복종하여 지나치게 깨끗하고 질서정연한 정돈하고 싶어 하는 강박적 욕구와 함께 돈에 대한 집착을 보인다. 이런 부류는 고집이 세다. 재미있는 사실은 < 똥 > 과 < 돈 > 을 동일시한다는 점이다. 박근혜는 후자인 경우이다. 박근혜의 청결 강박과 기이한 루틴은 권위와 규율의 상징인 박정희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남근기 고착 증상을 보이는 부류는 주로 조폭에게서 엿볼 수 있다. 과잉 남근 애착이라고나 할까 ?

남근기는 말 그대로 남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부류이다. 봤냐, 내 남근 ? 그들은 < 쪽 > 을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데 그들이 말하는 쪽은 남근을 의미한다. 그래서 양심은 팔아도 쪽팔리는 짓은 죽어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쪽이 좆이라고 가정하면 쪽을 판다는 것은 곧 좆을 거세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조폭 영화 속 주인공은 대부분 공격적이고 영웅적인 상상에 사로잡힌다. 마틴 스콜세이즈 감독이 연출한 영화 << 택시 드라이버 >> 의 주인공 트래비스 비클이 전형적인 남근기 고착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가지고 노는 총은 남근에 대한 은유이다.

사실, 남근기 고착 장애는 한국 남성 사회가 앓고 있는 대중적 증후이다. 한국 남자의 팔 할은 남근기 고착 장애를 앓고 있다. 그들은 여자 앞에서 으스대기 좋아하고 여성을 동일 주체로 인정하기보다는 하급 객체로 인식하며 후까시를 잡는다. 맨스플레인의 한국식 표현이 바로 " 후까시 잡고 앉아 있네 " 다. 그들은 남성 동료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여성에게 대접을 받지 못하면 참을 수 없다. 이러한 후까시는 모든 지역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지만 특히 경상도 지역의 헛과시는 강도가 세다. 한국 정치 문화가 후까시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선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경상도 특유의 후까시 문화가 여의도를 장악했다는 데 있다.

박근혜는 후까시3)를 좇다가 인생 망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경상도 문화가 바뀌어야 한국 정치 문화가 바뀐다. 한국 남성이여, 이제는 좆에 대한 자긍심을 버릴 때가 됐다. 뼈도 없는 것이 뼈인 척하는 흉내나 내는, 아아...... 이런 후까시 후루꾸'는 이제 그만. 고告하노라, 너는 뼈가 아니라 한갓 무른 살이니라.



 

 

 

 

 

 

 

 

                             

 

1) 박근혜는 미인본색(美人本色)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때마다 스스로 비인본색(非人本色 혹은 卑人本色)을 인증하는 꼴이다.

2)  잠재기와 성기기는 다음에 논의하기로 하자.

3)  올림머리는 일명 후까시 머리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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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8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0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12-1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라도 사투리 중에 대단하다, 굉장하다(솔찮하다)를 뜻하는 말을 설명할 때 선배들이 꼭 남탕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로 듭니다.
지나가는 그런(?) 남자를 볼 때
˝솔찮하시!˝ 한다고요. 그럼 그 뜻을 바로 이해하죠.
이게 바로 남근기고착 장애를 말하는 거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12-20 09:26   좋아요 0 | URL
솔찮다...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사투리는 재미가 있어요.....
솔찮허니... ㅎㅎ 재미있습니다..

2016-12-20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0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12-2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건 대단한 발견이라고 할 수 밖에 없네요. 새누리당 로고가 변기 같아 보이네요. 최고의 눈썰미십니당~

곰곰생각하는발 2016-12-31 14: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 ㅎㅎㅎㅎㅎ 저도 보고서 신기하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