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처럼,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놀란 마음에 비하면, 머리도 안다치시고 장기파열도 없고... 다행이다 싶습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수술이 힘들까 걱정이고, 잘 못드시는데다 수혈을 계속 받으시고 혈압이 불안정하게 왔다갔다해서 걱정이지만 수술 잘 받으시고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건강해지시겠지요. 

요즘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걷기도 잘 하시고 기분도 몹시 좋아서 친구분들에게 건강해졌다 막 자랑도 하셨다는데.... 

건강하게 잘 사셨을 어머니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교통사고를 당하니 괜히 화가 막 나기도 하고, 뭔가 억울하기도 하고.  

골반뼈가 많이 나가고 팔, 다리 다 골절이라 지금처럼 걷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지..... 사고전처럼 걸을 수 있게 될지.....

...... 

어머니가 아프다하시고 힘들어하시는데 저라도 기운내서 잘 지내야겠어요. 화내지 말고.

다음주 화요일 수술입니다. 기억하고 기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일주일동안 병원으로 갔다가 오후에 잠깐 사무실 출근하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가 저녁에 집에가서 다시 아침에 병원...이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세시쯤 사무실 들어와 밀린 일처리 하느라 컴퓨터 켜고 늦은 점심으로 빵한조각 베어물고 메일확인을 하는데. 

만두언니 책이 나온걸 잠시 까먹고 있었군요. 괜히 빵 먹다가 목이 메어서. 

......

만두언니와는 즐거운일만 한가득이었는데. 지금처럼 자꾸 울컥하면 안되겠지요. 일년이 되어가는데.  

어머니 수술끝나고 언니의 글을 찬찬히 읽어볼겁니다. 

만두언니를 생각하면 아직도 괜히 눈물이 나고 그러지만. 그래도 언니와의 추억은 행복인거예요.

 

     

 

 

  

언니책이 나오면 이벤트하면서 알라딘서재가 들썩이게 시끌벅적, 한바탕 축제처럼 흥겹게 하고 싶었는데. 어머니 사고땜에 정신이 없어 그리 못하는게 너무 섭섭하다. 그래도 다른 분들이 조금씩 조금씩 언니 일주기를 기억하고 함께 하고 있어서 마음이 좋네. 서로 대놓고 얘기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씩 여기저기서 언니와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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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12-0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놀랬습니다. 어머니 무사히 수술 잘 마치시고 빨리 쾌유되시길 바랍니다.
옆에서 간호하시는 치카님도 건강 잘 살피시고요.

비연 2011-12-0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치카님...기도할께요..별 탈없이 수술 끝나실 거에요.

이진 2011-12-0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통사고가 제일 무서워요..
그래도 어머님 괜찮으실 거예요.
화내지 마시구 그렇게 믿으시면 안 되는 일이 없다지요.. ㅎㅎ

2011-12-03 0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12-03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우신 어머니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군요. 어쩌나.....
수년전 어머니와 언니랑 함께 여행하던 생각이 납니다.
님 병간호 잘 하시고요. 힘내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chika 2011-12-03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고맙습니다.

사실 조금씩 병원에 가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중환자실에 계속 계시다보니 환각증세에 치매증세까지 보이고 골절되지 않은 왼쪽팔로 몸을 자꾸 움직여버려서 왼손까지 묶어놨더군요. 이틀동안 잠도 못자고, 내보내달라고 애원하다가 화내다가...
울면 안되지만 그래도 혼자 있으니 그냥 좀 울어도 되겠지요.

중환자실에 있다보면 조금씩 그런다고 하고, 의사는 혈액수치가 낮아 뇌에 혈액공급이 잘 안되어서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수술 후에 증세가 더 심해지고 간혹 치매증상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수도 있다고 단호하게 얘기하는데. 왜 걱정없을꺼라는 얘기는 한마디도 안하죠?

안그래도 이것저것 피곤한일이 많은데.
내가 사무실에 못올것같아 다른 직원에게 부탁한 일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한데다가, 그 쉬운일을! 급기야는 오히려 나보고 왜 자기에게 그걸 부탁했냐고, 언니가 알아서 하지. 라는 말까지 하더군요.
도무지 그 말이 용서가 안됩니다. 갑자기 어머니 교통사고 당하시고 병원에 갔다가 사무실에 오후에 잠깐 출근하고 다시 병원으로 간다는 걸 아는 애가. 어려운것도 아니고 확인한번만 하면 되게끔 일처리를 다 하고 갔는데도 그걸 제대로 못해놓고 다른 직원이 멍청하다고 욕이나 해대고 있으니 저런 한심한.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 한바탕 싸움이라도 해야할 것 같고, 도무지 화가 안풀리고 자꾸 나쁜 생각만 떠오릅니다. 어쩌면 좋을지.

속풀이하고 갑니다.

걱정해주시고 기도해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프레이야 2011-12-03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너무 놀랐네요. 어머님 잘 나으시길 기도합니다.
님도 간호하시느라 고생하시겠어요. 힘내시기 바래요.

blanca 2011-12-03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걱정이 크시겠습니다. 어머니 꼭 건강하게 회복하실 거예요.

readersu 2011-12-0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이제야 알았어요ㅜㅜ
어쩐지 안 보이신다 해놓고도;; 뭐하시냐고 쪽지 보낸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제가 정신없어서 연락도 못 드리고..
어머니 얼른 쾌유하시길 빌게요.
치카님도 힘내시구요..

2011-12-05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5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7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많은 관심을....;;; 

 

http://blog.naver.com/jamdo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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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있다'.
어떤 것이 나를 끌어당길 때,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설명할 수는 없을 때 하는 말이다. 예를 들면 길을 걷다가 풍경이 특별해 보일 때 '느낌있다'고 한다. 설명하면 이렇다. '가게 지붕과 간판의 색감이 빛 때문에 선명해졌다. 낯선 곳의 풍경 같다'. 그런데 풀어서 말하면 별것 아닌 것에 끌렸구나 싶다.
바스키아의 그림이 그랬다. 보는 그림마다 '느낌있다'는 말이 나왔다.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자와 그리다가 실패한 것 같은 이미지가 좋았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바스키아를 좋아한다고 자주 말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오면 '느낌 있다' 말고는 할 말이 없었다. 아이처럼 순수해 보인다는 점, 낙서화의 재치와 자유분방함이 좋다는 점, 그런 이유들을 꼽아봤지만 그게 바스키아를 제대로 설명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을 앞에 두고 '느낌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흠씬 맞은 것 같고 헝겊처럼 꿰매서 만든 얼굴이 재미있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만남도 좋고 그 위에 대충 칠한 빨간색도 좋다. 특히 노란색 위에 번져서 오렌지 색으로 보일 때 슬픈 느낌도 좋다. 머리를 자세히 보면 구조물 같은 인상을 주는데 그 부분도 재미있다. 하지만 역시 이런 이유는 진짜가 아니다. 그래서 줄인다. 바스키아, 느낌 있어! (78) 

  

 연기력이란 기술이나 재능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는 것일 터이다......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은 훌륭한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삶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97) 

 

 

 

 


새로운 메일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띵똥, 소리가 들렸다. 미야베 미유키의 신간. 가만 생각해보니 신간은 죽어라 사들이고 있었지만 미미여사의 책을 읽지 않은지 꽤 된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물론 다른 읽을 책들이 쌓여있고 서평도서가 아니라면 언제나 쉽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먼저 찾다보니 자꾸만 뒤로 밀려나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열다섯살의 용기와 콜렉터가 있다면 당연히 나는 이 책들가운데 콜렉터를 제일먼저 집어들게 되겠지. 나의 책읽기는. 

그렇게 미루다가 어느 순간 책꽂이 저 안쪽에 박혀있는 책을 마구 뒤져가며 끄집어 내어 읽게 되는 책도 있다. 어젯밤 뜬금없이 하정우의 느낌있다를 읽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밖에 쌓여있는 책을 옮겨놓고 안쪽에 숨어있는 책을 끄집어 내고 다시 책을 그전처럼 쌓아놓고 나왔다. 그리고 하정우의 느낌있다를 다 읽은 지금, 만족해하며 웃고 있다. 사실 어제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강의 책을 읽으며 조금 혼란스러워지기는 했지만 역시 정책주의자의 글은 읽는게 아니었다는 후회를 하며 백퍼센트 만족하고 싶은 책을 읽고 싶어 마구 뒤졌던거다. 복잡하고 어렵지는 않지만 아주 만족스러워야만 할 책. 

 

음... 책에 대한 정보없이 그냥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행복해도 될까요?'라고 묻는데, 도대체 나는 뭐라 대답을 할 것인가 말이다. 

 

 

뜬금없이 백귀야행 신간소식이 날아왔다. 아, 벌써 스무권째인가. 하긴 순식간에 63권까지 나온 원피스가 더 낫다고 할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왜 유리가면은 이리 더딘가!라고 화내게 된다. 잊고 지내다가 가끔 이렇게 생각나게 할때면. 









오늘 날아온 생활성서 12월호에 바비킴 인터뷰가 실려있다. 가톨릭신자인건 알았지만, 뭐. 아니, 생각해보니 지난 청년대회때 초청가수가 바비킴과 바다였구나. 바비킴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앞에 몰려있던 아줌마들이 끊임없이 씹어대던 바다이야기만 생각난다. 어휴.
책만 뒤지다보면 남은 시간이 다 지나가버릴 것 같아. 아이고, 마냥 멍때리며 있고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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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신간도서들... 제목만으로도 의미심장해진다. 

생각과 실천의 총체, 위도 10도. 중세의 뒷골목 풍경과 같은 스산함이 느껴지는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모르는 여인들.... 이 아픈 이야기들을 이렇게 농담삼아 할 건 아닌데. 

 

 

 

 

인문서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 이젠 머리가 점점 더 굳어져서, 소설조차 은유와 깊이가 나의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진도가 잘 안나간다. 한해한해 조금씩 더 쉬운 책들만 찾다보면 이젠 영영 인문학을 읽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은 두려워진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뭐? 라는. 즐겁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면 되는 거 아닌가?
아, 그런데 이놈의 책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마냥 즐겁고 행복하지는 않은 세상이다.
위도 10도, 종교의 본질, 생각과 실천........... 

 

뭐냐고? 

 
 

 

 

 

 

 

 

 


소설이고, 현실이고, 신화이며 환경이다. 


 

읽고 싶기는 하지만 내가 구입해서 읽고 싶지는 않은 책,도 있다. 아, 그런데 검은선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미세레레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어.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강의, 십대들의 사생활, 나의 이스마엘.....이 두툼한 책들을 언제면 다 읽나, 한숨을 포옥 내쉬면서도 다른 책들에 욕심을 부린다.  

 

할일도 많고, 책도 읽어야겠고, 읽은 책은 정리하면서 느낌도 쥐어 짜야겠고... 여유롭게 책을 읽는다면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겠지만 언제나 하나를 깊이 파기보다는 술렁거리며 이것저것 기웃대며 아는 척 할 수 있는 얄팍하고도 얕은 지식을 더 좋아하는 성격탓에 진중하게 하나를 파고들지 못하고 있어서 책 역시 이것저것 마구 들이대듯 관심을 갖고 있다.
오밤중에 콧물 줄줄 흘리면서, 눈은 따끔거리며 간지럽기까지 해서 자꾸만 손으로 비벼대게 되고, 손가락은 습진인지 무좀인지 - 같은 말인가? 때문에 며칠 방치해둔 상태에서 더 엉망으로 망가져 살갗이 트듯 피부가 갈라지고 쓰리고 아파 결국은 또 밴드로 동여매고 있고. 한시가 넘었으니 내일을 위해 빨리 자야겠는데. 매일같이 밀려드는 스트레스는 지금 이렇게 책구경을 하면서라도 풀어대지 않으면 탈출구가 보이지 않을 듯 하고.
도대체 왜,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래, 책이야! 뭐라도 되겠지. 침묵의 세계.... 내 복잡하고 뒤죽박죽 섞이고 엉킨 마음과 생각을 단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는 책 제목. 이러니 이 시간에 책을 뒤적거리며 앉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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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고 싶은 날 - 스케치북 프로젝트
munge(박상희)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예상했던 책의 꼴과 내용이 아니었다! 그것이 책을 반쯤 넘길때까지는 충격적인 것이었지만 며칠동안 계속 뒤적거리면서 그림을 보다보니 어느새 물들어버렸다. '일상이 특별해지는 나만의 스케치북 만들기 프로젝트'에 나도 동참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마구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분명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은 많고 실제로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지만 나의 그림은 곧바로 나만의 특별한 스케치북 만들기 프로젝트를 포기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멍때리며 앉아있기보다 짜투리 시간이라도 이용해 책을 읽곤 했지만 TV를 보다가 지루해질 때, 그리 중요하지 않은 회의시간에 앉아 어느순간 회의 참석자들이 조금씩 잡담을 늘어놓기 시작할 때, 책을 읽다가 지겨워지는 느낌이 들때도 가까이 있는 펜을 움켜쥐고 아무것이나 쓱쓱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지는 것이 내 마음이라면, 내 맘처럼 모방그림은 모방이 아니라 창작이 되어버리고 마는 그 순간에 내 눈과 손을 저주하게 되고 만다. 사실 그림 그리고 싶은 날,에서 내가 기대했던 것은 멋지고 훌륭한 나의 그림솜씨를 자랑할 수 있는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연습과정이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간단한 스케치에서부터 시작하여 주위에 있는 사물과 풍경을 묘사하고 더 나아가서는 그것을 나의 느낌으로 재창조하여 그림으로 담아내는 것. 

아, 정말이지 내 욕심이 과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는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그저 가볍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휘리릭 넘기기 시작했다. 물론 그런 마음이 아니더라도 책장은 쉽게 넘어간다. 이 프로젝트 책에는 저자가 그려놓은 온갖 그림들이 다 들어가 있으니 그림보는 재미에 책장을 마구 넘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책장을 넘기고 넘기다가 문득, 그녀의 말 한마디를 가슴아프게 떠올린다. 날마다, 매 순간마다 그림에 대한 습작과 노력없이 그림을 잘 그리겠다는 욕심만 갖고 그림을 그릴수는 없다는 것.
나만의 특별한 스케치북 프로젝트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갖는 특권이 아니라 그만큼 나의 그림이 어느 순간 멋진 작품이 되고, 그 작품을 담은 스케치북이 나의 포트폴리오가 되는 날이 올 수 있게 정성을 다 해 그림을 그려내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글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번쯤은 습작노트를 만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보는순간 웃음이 나오는 시를 지으며 나름대로 장식용 그림까지 넣어 만들었던 노트를 초등학생때 만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만든 노트는 종이쪼가리를 묶어놓은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시작노트의 형식이었었다. 그러니 다시 생각해보자. 책상위에 놓인 가장 간단한 사물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창작품이 되어버리는 그림이라 해서 아무 종이에나 낙서하듯 끄적거리고 말 것인가. 

머리맡에 놓고 날마다 몇장씩 그림구경을 하다 덮어두곤 하던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은 그렇게 내 마음을 움직였다. 정말 신기하게도 날마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날들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순간 멋진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니듯 한순간 멋진 그림이 나오는 것이 아니니, 날마다 게을리 하지 말고 그림을 한컷씩 그려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런 내 결심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먼지양께서는 스케치북을 만드는 방법과 그림 도구들에 대한 소개와 설명을 뒷부분에 한참이나 해 놓았다.
책의 내용이 예상했던 것이 아니라 당황했던 나의 마음은 이렇게 새로운 느낌의 책을 만나고 즐길 수 있어서 좋아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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