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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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적부터 혼자 있는 것이 좋았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은 집에서 혼자 빈둥거리면서 책 읽고 노는 것이었다. 물론 이건 가족과 함께 있을때도 그래서 온가족이 다 모이는 날이면 애써 노력을 하기도 했지만 가끔 방에 혼자 들어가 있을 때가 필요했다. - 나의 이런 행동은 유별나고 이상한 것이 되어 사회부적응아처럼 낙인이 찍혔었는데 정작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직장생활을 잘 해나가는 것조차 이상하다는 시선을 받았었다. 그런데 언젠가 가족이 모두 모여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조카가 말없이 혼자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것이다. 그때 가족의 반응은 '쟤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아이야'라는 것. 

내가 자라던 때와는 너무도 다른 반응에 만감이 교차(!)했지만 이제 가족부터 시작해 세상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가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아 좋았다.


이 책은 내향적인 사람의 마음과 행동양식을 이해할 수 있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MBTI라는 성격유형에서 INFJ로 구분되는 저자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혼자만의 시간이 더 편하고 그런 시간을 가져야만 안정성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고 또 그런 모습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나만 이런건가? 라는 생각에 조금 불안해지거나 나는 정말 사회부적응아인가?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무한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질수도 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내향적인 성격이라면 말이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래픽노블이어서 책은 금세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의 생존 도구'를 보자마자 백만퍼센트 공감을 해버리고 말았는데 '좋은 책, 차, 인터넷이 연결된 노트북, 넉넉한 사이즈의 편안한 옷, 자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필기구, 혼자만의 시간', 여기에 티비와 푹신한 쿠션이 있다면 완벽한 세상이 된다. 

"외출할 때마다 좋은 책 한 권을 들고 나간다. 책을 펼쳐볼 짬이 나지 않아도... 책을 품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좋은 친구가 곁에서 나를 지켜주는 것 같다"(169)"라는 글은 외출할때마다 습관적으로 책을 챙기던 내 마음도 그래서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하고 '애쓰지 말라'는 말에 위안을 얻는다. 


내향적인 사람은 데비의 일상을 보며 공감하게 되고 스스로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묘한 위안을 얻게 될 것이다. 사실 함께 어울리며 즐기고 함께 하는 놀이문화와 공동 작업 같은 것이 대세이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세상에서 잘 어울리는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내향적인 사람들은 부적응자처럼 여겨졌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해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인식에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데비의 외향적인 남편 - 남자친구에서 남편이 되었고 내향적인 데비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을 인정해주고 기다려주는 모습은 또한 많은 외향성이 강한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MBTI의 성격유형에 대해 모른다 하더라도 내향과 외향이 확연히 구분되는 이야기인데 153쪽 하단에 INFJ의 설명에 심각한 오타- 내향을 외향이라 했는데 MBTI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처럼 없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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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자신의 환경에 대해 불평하고 괴로워하고 바꾸고 싶어한다.
그러나 환경이란 어떤 상태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리는 교시일 뿐이다. 건강하다면 타인에 대한 봉사에 힘써라. 병에 걸렸다면다른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애써라. 부유하다면 부에서벗어나도록 애써라. 가난하다면 사람들에게 무엇도 바라지 않도록애써라. 모욕을 당한다면 모욕한 자를 사랑하려고 애써라. 남을 모욕했다면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애써라.
- P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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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평온을 아껴주세요 - 마인드풀tv 정민 마음챙김 안내서
정민 지음 / 비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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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출근을 할 때였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며 마침 좁아진 인도에 앞에서 걸어가던 어르신 일행이 느긋하게 인도 전체를 막으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어서 급하게 걸어가던 내 앞길을 하염없이 막고 있었다. 약간의 틈이 보이는 듯 해 급히 지나치려 했는데 앞에 있던 분이 갑자기 걸음을 틀으며 내 앞길을 막고 팔을 허우적 거리니 지나치지 못하고 뒤에서 그냥 멈춰서있어야 했는데 순간 내 안에서 화가 치밀어오르며, '아, 진짜!'라는 짜증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바로 나 자신의 반응에 스스로도 놀라서 잠시 멈칫하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는데 호흡을 크게 하고 걸음의 속도를 늦췄다. 

사실 시간이 늦은 것도 아니고 그분들이 길을 막아선 것도 열걸음이 안되는 짧은 거리였는데 그 짧은 순간 짜증이 치밀었던 나 자신이 좀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에 잠겼었는데 이유없는 다급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다. 


내 안의 평온을 아껴주세요, 라는 책은 솔직히 제목을 한번 쓱 읽고 명상에 관한 자기계발서인가, 하고 넘겨버리게 되는 책이다. 그런데 요즘의 내 마음이 괜히 불안정한 듯 하고 별것 아닌 일에 저리 마음이 급해지니 슬쩍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펼쳐보게 되었다. 그리고 뜻밖에도 이 종교적이지 않은 - 그러니까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일 수 있는것이겠지만, 보편타당한 마음과 생각으로 자신의 체험을 통해 터득한 명상법은 특별하지 않아서 더 친근하게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첫머리에 내 상태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한 이유는,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그 마음도 한순간이었고 그 분노를 참아내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도 한순간이었음을 말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일상의 명상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오래전에 나는 신부님이나 수도자의 묵상글을 통해 기도처럼 하루의 일과 중 잠시 시간을 내어 명상에 잠겨본적이 있는데 내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우울과 불안장애,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면서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종교적인 영향이나 체계적인 공부없이 스스로의 체험으로 명상을 시작하고 치유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쩌면 저자의 방식이 지극히 개인적일수도 있지만 또한 누구에게나 효과를 볼 수 있는 방식일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저자자신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프롤로그로 이 책이 어떻게 쓰여지게 되었는지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을 넘기면 책의 구성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명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과 준비단계, 두번째는 구체적으로 치유가 필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는 오늘의 명상이 담겨있다. 하루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명상뿐 아니라 통증과 과거의 상처, 불안 같은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 시도해 볼 수 있는 명상법이 담겨있다. 호흡이나 자세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그에 대한 도움말로 생각하며 시작은 가볍게 해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의 체험이 녹아들어간 명상법은 그녀 자신의 체험이니 내게도 똑같은 방법이 똑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저자의 명상법으로 도움을 받아 나 스스로의 안정과 치유를 찾는 명상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전해주고 싶은 '명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부분은 명상을 하며 생겨나는 생각과 현상들에 대한 문답이 담겨있다. 이 부분은 실질적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갖게 되는 의문과 체험이 담겨있어 조금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명상은 내가 누군지 잊고, 삶의 본질조차 망각하고 살아가기 아주 좋은 환경에 놓여있는 모든 현대인에게 필요한 하나의 활동일 뿐이에요. 마음을 또 하나의 근육으로 본다면 마음이 하는 운동이라고 여기셔도 좋습니다. 매일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닦는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분명 오늘 하루가 달라질 거라고 기대해봅니다. 그렇게 맑은 하루하루가 모이고 맑아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더 괜찮은 세상이 될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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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안아주기 - 소확혐, 작지만 확실히 나쁜 기억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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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이라는 말이 일상어처럼 쓰이고 있어서인지 소확혐,이라고 했을 때 정말 그런 말이 쓰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기 보다는 소소하지만 확실히 나쁜 기억의 느낌들이 우리 일상에 많이 퍼져 있다는 느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기억 안아주기,라는 이 책은 그런 우리의 소확혐인 기억들을 잊지 못한 채 애써 잊은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것이 좋은 기억으로 바뀔 수 있게 치유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그를 위한 방법을 말하고 있으며, 소아청소년과 교수인 저자의 임상 사례를 통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올렸던 나의 나쁜 기억은 직장 내 왕따였다. "인간이 사회적 배제, 즉 왕따를 당하면 그 심리적 고통이 신체적 고통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156)가 있다는데 도대체 내가 뭘 어쨌길래, 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패배감과 소외감의 고통은 힘들지 않을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직장 내 구성원의 변화가 생기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 직원이 생겨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전히 나를 따돌리는 사람들은 있지만 나를 일부러 따돌리는 누군가에 의해 나에 대한 선입견으로 그런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그 아픈 기억은 조금씩 달라져갔다. 일부러 못된 말을 하고 정보 공유를 하지 않아 내게 불이익을 당하게 하는 그 몇몇의 인성이 못된 것이지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니라며 나 자신을 다독여본다. 아니, 사실 이렇게 말할때마다 여전히 누군가는 '니가 한 것이 있으니 그렇겠지'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불안감이 치밀기는 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요즘 그 몇몇을 나말고도 주위의 모두가 일도 못하고 못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어서 안심을 하고 있다. -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일이지만.

성인이 되어서의 나쁜 기억도 힘이 드는데 정말 어린시절의 나쁜 기억에 대해서는 얼마나 더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일지 새삼 더 힘들어지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외적으로 드러나는 병과 통증들은 육체적인 것일수도 있지만 내면의 심리적인 이유때문일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데 새삼 스트레스가 얼마나 우리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기억 안아주기'를 읽고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나쁜 기억을 그대로 남겨두지 말자'라는 것이다. 나쁜 기억을 끄집어내는 이유는 그 나쁜 기억이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이며 또 내 기억에는 좋은 기억이 더 많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이다. 나에게는 '자기 결정권'이 있으며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존중으로 당당히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서 일기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피곤함이 몰려올 때 건너뛰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침이나 저녁에 한번쯤은 하루의 일과를 떠올리며 나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있다. 실수와 실패의 기억만이 아니라 더 나아지고 있다는 긍정과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명상 시간도 가져봐야겠다는 결심을 해 본다. 

기억 안아주기는 또 다른 말로 나 자신 안아주기가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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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13 0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린 아이들의 왕따도 정말 이해하기 힘들고 못됐다 싶은데, 어른들의 왕따라뇨? 진짜 이해 안가요. 도대체 그 맘은 뭘지.... 어른이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 꼭 있어요. 그래도 잘 이겨내오신 치카님 화이팅입니다. ^^

chika 2021-02-13 12:33   좋아요 0 | URL
ㅎ 자신의 안위를 위해 거짓말도 서슴치않는. 평소 제 도움을 많이 받던 직원도 본인이 불리해지니 나를 곤경에 빠트리는 거짓말을 하더라고요. 다행히 국장님이 일주일후 진실을 알아채시고 저에게 미안하다고 해 주셨던 기억도...
진실이 이기리라는 믿음으로 견디어보고 있습니다ㅎㅎ
 

매일의 아침에 기쁨과 미소의 씨앗을 뿌리는 일은 삶이라는 큰 숲에 뿌리가 튼튼한 평온의 묘목을 심는 일과 같습니다. 51 - P51

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마법의 문장 하나를 정해두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그 문장을 읊어봅니다.
...
중요한것은 내가 원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그것으로부터 잠시나마 기쁨을 느끼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늘 동전의 양면처럼 상반된 목소리가 공존합니다. 그러나 내가 무엇을 선택하는지가 나의 하루하루를 결정한다는 것을 명심하면 됩니다. 감정을 일으키는 것은 나 자신이고, 좋은 감정을 일으키는 것 또한 연습을 통해 얻어지는 습관이니까요. 53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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