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
벤 윌슨 지음, 박수철 옮김, 박진빈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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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탄생과 발전 역사에 따라 인류문명의 역사를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이다. 고대문명의 발생지로 알고 있는 메소포타미아의 남부 지역에서 탄생한 최초의 도시 우르크의 이야기에서부터 바그다드, 로마, 뉴욕, 바르샤바, 로스앤젤레스, 미래의 도시라 일컫는 라고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고대에서 현대의 시간까지 아우르는 문명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뭔가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책읽기가 어려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의외로 내용 자체는 술술 넘어간다. 문제는 그렇게 술술 읽어낸 이야기들의 핵심적인 내용이 맥락없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트로폴리스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이었더라? 미래지향적인 스마트한 도시 -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어쩌면 철저히 통제와 감시속에 존재하는 도시라 일컫는 송도의 현재 모습이 어떤지 궁금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딱 그정도뿐이다. 인류문명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도시를 중심으로 풀어놓고 있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였고 바그다드의 시장거리를 걷거나 런던의 까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 좋겠다는 쌩뚱맞은 생각뿐이다. 아니, 그런데 까페라고 하면 파리가 먼저 떠오르는데 왜 런던인가. 책을 읽었지만 읽은 것은 아니라고밖에 할 수 없어 씁쓸할 뿐이다.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확실하게 알려진 도시 덩케르크는 우리의 인천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책에서는 또 다르게 뤼벡을 말하고 있다. 중세 유럽의 중심도시인 뤼벡은 히틀러가 '바트 슈바르타우 가까이에 있는 소도시'라고 칭할뿐인 도시가 되어버렸다가 다시 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역사에 대해 잘 몰라도 인천이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것처럼 유럽인들에게 뤼벡은 덩케르크 이상으로 잘 아는 도시일지도 모르겠다. 항구도시는 교역과 상업의 중심지가 되면서 발달하게 되고 도시의 발달은 문화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되기도 하니 이런 유기적인 결합으로 도시의 역사가 곧 인류문명의 역사와 연결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도시의 발달은 곧 인류문명의 발달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팬데믹의 상황이 되니 도시로 집중된 것들은 오히려 혜택이 아니라 위협이 되어버리기도 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역사에서 알 수 있듯 최초의 도시가 생겨난 이후 도시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듯 하다. 원폭으로 폐허가 되었던 히로시마도 복구가 되었듯이 말이다. 아, 물론 원전사고로 무너진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는 여전히 죽음의 도시가 되어있기는 하지만.

저자는 다른 도시를 언급하며 이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책을 읽으며 내게 더 익숙한 도시의 이름이 떠올랐다.


아무튼 도시의 이야기는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며 사람의 이야기는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주제로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니 도시가 발달하고 위기가 찾아와 도시가 해체되는 듯 보여도 다시 도시는 집중되고 밀집하게 발전할 것이며 환경의 문제가 제기되는 현재에도 그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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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21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 읽고 싶어서 찜해놨는데 벌써 읽으셨군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

2021-03-21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1 0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 - 비울수록 아름다운 밀리카의 집 스타일리시 리빙 Stylish Living 23
밀리카 지음 / 싸이프레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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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상에서 꼭 필요한 것들만 최소화 하면서 집을 꾸미고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팁을 알려주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간, 품목별로 비워낼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때로는 감정적으로 불쾌함이 남아있다면 그런 것은 필히 비워주는 것이 좋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미니멀 라이프를 위해 자신의 소유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그 노력이 지구환경을 위해 필요한 작은 실천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실질적인 관심을 갖게 된다. 

가장 좋았던 것은 처음부터 저자가 정리정돈을 잘 하며 단순한 삶을 살아왔던 것이 아니라 노력을 하면서 조금씩 변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자분자분 이야기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라는 말에서 요즘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에 중점을 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내게 맞는 노하우가 있다면 그걸 배워봐야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단순한 정리정돈과 미니멀이 아니라 삶의 세계관이 명확하게 와 닿고 보여주는 집안의 모습이 너무도 좋아 푹 빠져들어 읽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정리정돈과 욕심버리기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정리정돈에도 마음가짐이 달라야 하고 욕심을 버린다는 끝없는 자아반성같은 자세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선물하고 무쓸모의 존재를 쓸모의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만들어준다는 뿌듯함을 갖는 것이 훨씬 더 미니멀라이프에 가깝게 해 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뭔가 괜히 있어보이는 듯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책을 펼쳐들면 집을 장만하고 실내 장식이나 가구,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식기나 소품같은 것도 부부가 사용하는 만큼만 구비를 한다거나 단순함이 너무 밋밋하다 싶으면 배치와 이동을 통해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 등은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집 안에 가구나 물건이 많지 않으니 원하는 대로 변화를 줄 수 있고 또 때로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만들어 분리불안이 심한 강아지 통키를 잠시 보호하면서 꽃뿌리기나 단풍뿌리기 같은 놀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아무것도 없이 넓은 공간이 보이는 마루를 본 게 언제적이었나... 생각해보게 된다. 연말에 일도 바쁘고 스트레스를 풀만한 것도 없어서 책을 엄청 들였었는데 바쁘니 정리할 시간도 없고 그냥 마구잡이로 쌓아둔 것이 그나마 마루에서 요가와 스트레칭을 할 수 있었던 공간마저 책탑이 점령했다는 것을 떠올리고 있으려니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라는 말이 더 마음을 흔들고 있다. 


"새로운 유행을 민감하게 포착하지는 못하지만, 계절마다 달라지는 햇살의 빛깔을 세심하게 느낄 수 있는 집이기를 바랍니다. 내가 모르는 물건이 하나도 없는 집. 내게 불필요한 물건은 없는 집. 내가 좋아하는 물건만 남아있는 집. 내가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집" 

나도 그런 집에서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라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본다. 


덧. 플러스 페이지로 '나만 알고 싶지 않은 제로 웨이스트 숍'이 있는데 지구와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기에 많은 도움이 되는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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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받던 사람이, 자기 손으로 다른 모든 사람을 박해자로만들었든 간에, 아니면 자기만의 끔찍한 상상력으로 음모를꾸미는 적들이 떼를 지어 밀려온다고 믿었든 간에, 그렇게 쫓기는 사람이 되면 자신이 개인적으로 불행을 겪는 것 외에도 그에게는 일종의 윤리적 결함이 생긴다네. 쫓고 쫓기는 과정자체에 결부된 기본적인 부정직함이 존재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는 원래 고통이나 외로움, 각종 사고나 질병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쉽게 찾아오곤 하지 우리 모두에게 본성상 의심이 많은 자에게는 재난이 찾아오는법이야. 의심은 산酸과 같아서,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을 파괴하고 의심하는 자를 잡아먹는다. 밤낮으로 주위 모든 사람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해야 하고, 그들의 음모에 휘말리지 않고 계책을 물리칠 방법을 고안해야 하며, 자기 발 앞에 누가 그물이라도 던져놓았는지 멀리서부터 냄새를 맡고 알아챌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하니 말일세ㅡ이게 바로 ‘피해자의 아버지들‘이 가지는 힘이며, 소위 ‘ 사람을 세상에서 몰아내는 것들‘ 이지. - P35

인생은 때로는 천천히 흘러가는데, 낙숫물이 졸졸 흘러내리듯 더디게 흘러 마당 흙에 스스로 좁은 물길을 만들며 나아간다. 이 물은 도중에 흙무더기를 만나서, 가로막혔다가, 잠시작은 웅덩이가 되어, 머뭇기리기도 하다가, 자기 갈 길을 막아천 흙무더기를 조금씩 허물어 버리거나 그 밑으로 흘러들어간다. 장애물을 만난 물줄기는 갈라지고 가느다란 촉수 같은서너 개의 물줄기가 되어 갈 길을 계속 이어 간다. 또는 중도에 포기하고 마당 흙 속으로 스며들어 버린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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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날인데 굿즈 하나 구입하지 않...

요즘 최대관심은 식물. 작년에 다육이들을 선물 받아서 저절로 잘 크려나 하고 있다가 뜻하지 않은 겨울 냉해로 몇녀석은 죽어버렸고 그나마 살아남은 녀석들은 잘 크고 있다. 그런데 이제 봄이라 생각하니 조금 더 다양하게 식물키우기를 하고 싶은데. 무작정 들이기보다는 잘 키울 수 있는 녀석으로, 우리집 환경에 더 어울리고 필요한 녀석으로, 인테리어 겸 건강에 도움이 될 녀석들로 들이고 싶은데 그에 대한 도움이 될 것 같은 책들. 그리고 읽고 싶은 책들.

오랫만에 굿즈를 담아 결제를 해볼까 생각하며 장바구니를 뒤지고 다시 장바구니를 더 채워넣고 있는데.

비님이 오시니 온몸이 쑤시고 만사 귀찮아지고 있다. 장바구니 털기는 내일로 미뤄야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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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싸한 오늘 - 적당히 살아도 제법 훌륭하니까
안또이 지음 / 봄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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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도 아싸도 아닌 그럴싸... 라는 말에 마음이 확 쏠렸다. 어떻게보면 말장난같을 수도 있겠지만 굳이 이분법처럼 인싸니 아싸니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럴싸하게 대충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거야, 라는 말이 필요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늘 열심히 살아야지 라거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거나 하는 부담감이 아니라 그까짓거 뭐, 라고 할수도 있는.


엠비티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내향성이어서 더 공감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녁 회식이 있다고 할 때, 선약핑계를 대지도 못하게 한달 전부터 부장님과의 회식자리가 있다고 공지가 뜨면 어떻게 빠져나가나 고민을 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나이드신 모친이 아프셔서 저녁식사 시중을 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당당하게 집으로 향한다. 저자는 쉬고 싶을 때 '자신과의 선약'이라는 것도 선약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모습이, 왠지 만남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쉼이 소중함을 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았다. 늘 그렇게 피하기만 하는 것은 안좋겠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관심사가 달라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그또한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딱 공감이 가는 이야기여서 친한 친구와 수다를 떠는 느낌이 들기도 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공감대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위로가 되고 나만 그러는게 아니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서 안심이 되고 일상의 삶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그럴싸한 인생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다. 


"숨 크게 들이쉬고 행복 듬뿍 차 한 잔에 다정한 시선으로 주위를 살피고 나면 이거 정말 그럴싸한 인생입니다"


오늘도 점심 든든히 먹고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가까운 벚꽃길을 십여분 걸어보는 것만으로 오후의 시간이 행복해졌다. 그럴싸한 벚꽃 사진을 한 장 찍어 올리고 봄날의 하루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이러한 것들이 정말 그럴싸한 인생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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