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받던 사람이, 자기 손으로 다른 모든 사람을 박해자로만들었든 간에, 아니면 자기만의 끔찍한 상상력으로 음모를꾸미는 적들이 떼를 지어 밀려온다고 믿었든 간에, 그렇게 쫓기는 사람이 되면 자신이 개인적으로 불행을 겪는 것 외에도 그에게는 일종의 윤리적 결함이 생긴다네. 쫓고 쫓기는 과정자체에 결부된 기본적인 부정직함이 존재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는 원래 고통이나 외로움, 각종 사고나 질병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쉽게 찾아오곤 하지 우리 모두에게 본성상 의심이 많은 자에게는 재난이 찾아오는법이야. 의심은 산酸과 같아서,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을 파괴하고 의심하는 자를 잡아먹는다. 밤낮으로 주위 모든 사람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해야 하고, 그들의 음모에 휘말리지 않고 계책을 물리칠 방법을 고안해야 하며, 자기 발 앞에 누가 그물이라도 던져놓았는지 멀리서부터 냄새를 맡고 알아챌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하니 말일세ㅡ이게 바로 ‘피해자의 아버지들‘이 가지는 힘이며, 소위 ‘ 사람을 세상에서 몰아내는 것들‘ 이지. - P35

인생은 때로는 천천히 흘러가는데, 낙숫물이 졸졸 흘러내리듯 더디게 흘러 마당 흙에 스스로 좁은 물길을 만들며 나아간다. 이 물은 도중에 흙무더기를 만나서, 가로막혔다가, 잠시작은 웅덩이가 되어, 머뭇기리기도 하다가, 자기 갈 길을 막아천 흙무더기를 조금씩 허물어 버리거나 그 밑으로 흘러들어간다. 장애물을 만난 물줄기는 갈라지고 가느다란 촉수 같은서너 개의 물줄기가 되어 갈 길을 계속 이어 간다. 또는 중도에 포기하고 마당 흙 속으로 스며들어 버린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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