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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만드는 경제기사
이상건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작년 가을.
어이 없는 사고로 손가락 뼈가 부러져서 기부스를 했을 때,
난 공포에 가까운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응급실로 달려가는 10분 동안,
그 무섭고 두려운 상황에서,
핸펀에 저장된 400명 넘는 사람들 중에서
전화를 할 사람, 떠오르는 사람은
엄마 밖에 없었다.
펜잘 CF처럼 "내 여자의 두통을..." 하며 전력으로 달려올 남자가 내겐 없었다.
그래서 그때...안하던 소개팅을 디따 많이 했다.
우울모드에 빠졌던 내 기분을 주위에서 느꼈던지
소개팅이 쏟아져 들어왔다.
<부자 만드는 경제기사>.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 만났던 소개팅남 K가 생각났다.
K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였다.
전공은 성악. 직업은 건설회사 직원.
성악을 포기하고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K는 무척 진지한 또는 썰렁한 스타일이었다.
처음 만난 소개팅여에게 자신의 "꿈"을 한참 동안 얘기했다.
K는 아버지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회사를
최선을 다해 키워서 종합건설회사로 만드는게 자신의 꿈이라고 했다.
종합건설회사가 되어야 대단지 아파트 분양도 할 수 있고 어쩌고....한참을 말했다.
그런데...
건설업에 대해선 아는게 전혀 없었지만,
왠지 K가 하는 말이 깊이가 없이 들렸다.
자기도 잘 모르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슬쩍 물어봤다.
"오늘 주가지수가 몇이었어요?"
K는 쌩뚱 맞은 질문에 잠시 당황하더니 대답했다.
"모르겠는데요. 제가 주식을 안해서..."
K의 당황한 모습에 살짝 미안하긴 했지만,
확인사살 차원에서 다시 질문했다.
"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요즘 난리쟎아요.
얼마나 더 오를까요?"
K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 글쎄요...제가 주식을 안해서....통 몰라요.
사실...건설현장에 있다보면 신문 볼 시간도 없어요."
K가 무식하다고 욕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정말 바쁘면 신문 읽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주식을 안하고 관심이 없으면, 주가를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건설업을 한다면,
그것도 오너의 2세라면,
그래서 언젠가 그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면,
"종합건설회사" 어쩌고 하며 자신의 야망을 얘기하려면,
최소한...
적어도...
주가지수 정도는 알아야 한다.
헤드라인만 듬성듬성 읽더라도 신문은 읽어야 된다.
출근하는 길에 메트로 같은 꽁짜 신문이라도 읽어야 된다.
부동산과 주가와 금리의 상관관계를 이해하지 않고
도대체...
어떻게...
건설업을 할 수 있을까?
이 책 <부자 만드는 경제기사>는
"경제기사"를 다룬 다른 책들하고는 다르다.
다른 책들이 경제기사에 자주 나오는 용어들을 중심으로
경제기사를 "해설"하는데 반해,
이 책은 경제 기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제대로,손해 보지 않고 재테크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 신문사는 광고수입에 70~80%를 의존하는,
광고주인 기업들과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기업"이니,
기업/금융상품 관련 기사들을 액면 그대로 믿지 말 것을 충고하고 있다.
무엇 보다도
경제신문을 "매일" 읽을 것,
적어도 1년은 계속 읽어야 흐름이 보인다는 걸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최소한 1년 동안은 매일 시간을 정해서 기사를 읽는 습관을 들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경제기사를 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당신은 도둑놈 심보를 가진 사람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