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하는 거야 미워하는 거야 - 커플의 영원한 딜레마 '성격 차이'를 극복하는 법
임정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 표지...참으로 유치 찬란하다.
제목은 또....
알라딘 서재 사고뭉치님의 강력한 추천이 없었다면
이 책을 알 기회도 없었을 거다.

읽어보니 내용이 상당히 충실한데,
표지도... 제목도... 참...아쉽다.

여태까지 내가 본 책들 중,
표지가 최악인 책은 고은광순의 <한국에는 남자들만 산다>.
"페미니스트"하면 생각나는게 딱 그 수준인지,
빨래장갑을 끼고 앞치마를 두른 저자가 확성기(트럭 야채장수들이 들고 다니는 마이크)를 들고 뭔가를 외치고 있는 그림이 표지에 떡하니 있다.
아....저자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결코 그런 책은 사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랑하는 거야 미워하는 거야>는 커플의 "성격차이"에 대한 책이다.
1장 외향형 vs 내향형
2장 오감형 vs 직관형
3장 사고형 vs 감정형
4장 판단형 vs 인식형
이렇게 4장으로 성격을 분류하여 커플의 갈등을 다루고,
성격이 다른 상대방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갈등을 해소해야 할지 조언을 하고 있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사실...성격은 타고나는 것 같다.
성격이 다르면 표현하는 방법이 다른데,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방을 오해할 수 밖에 없다.

2장 오감형 vs 직관형을 읽으며 한참을 웃었다.
오감형, 직관형을 설명하기 위해 든 "예"가 너무 재미있어서...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고 "오감형"이 보이는 반응(p87)
1. 해바라기는 모두 14송이 있다.
2. 약간 찌그러진 꽃병이지만 정중앙에 놓여 있는 구도는 아름답다.
3. 7송이 정도는 시든 꽃이다.
4. 색깔 대비가 선명한 아름다움을 준다.
5. 해바라기 중 5송이는 종류가 다른 것 같다.
6. 꽃병에 사인이 새겨져 있다.
7. 해바라기 그림은 얼마일까? 비싸겠지?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고 "직관형"이 보이는 반응(p89)
1.고독한 느낌이 든다.고흐의 고독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2.아래로 꺽어진 꽃 한 송이가 처량한 나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3.소피아 로렌이 생각난다.이쁘지는 않지만 우아한 배우.
4.고갱은 왜 고흐를 떠났을까? 끝까지 사랑할 순 없었을까?
5.인생은 한 송이 해바라기처럼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뛰는 것이다.
6.첫사랑 그녀는 해바라기를 좋아했다.어느 날 갑자기 나를 떠났다.
7.제멋대로 뻗은 꽃들을 보니 기분이 안 좋다.쓰레기통에 버리고 새것으로 꽂아 놓고 싶다.

우하하하. 어쩌면 나는 이렇게 철저하게 직관형일까?
뭘 꼼꼼히 보지를 않는다.느낌으로 받아들일 뿐.

저자는 오감형과 직관형이
서로 인식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알지 못하면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그러니....전형적인 오감형 친구랑 영화를 보면
서로 다른 영화를 본 것처럼 각자 딴 얘기를 하는 것이다.

저자는 "내 성격 그대로 좋다는 사람, 그 사람이 내 짝이다"라고 말한다.
뭐...당연한 말이겠지만...

만일 굉장히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무척 노력을 하고 있다면 십중팔구 그 사람은 짝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이 꾸며낸 사람이다.
만일 당신이 그 사람을 위한 노력을 멈춘다면
관계도 자연스럽게 깨질 것이다.(p130)

남자 마음에 들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을 해서 결혼한 여자들을 몇 명 알고 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처절하게 노력하고 산다.

요조숙녀로 완벽하게 변신, 빵빵하고 으리으리한 남자랑 결혼했는데
담배가 너무 피고 싶어서 한밤중에 쓰레기를 버린다고 나가서
쓰레기통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담배를 피는 여자.

참한 여자, 전인화 같은 스타일의 여자가 좋다는 말에
소근소근 말하고 누드 화장하고 하다가
친구들 만나면 노래방 가서 몇 시간 악을 쓰는 여자.

참...딱하다.
아무리 남자가 으리으리하다 해도, 뭐 싸우디 왕자라도 된다 해도,
그렇게 처절하게 노력을 하고 어떻게 살까...

가장 나다운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 사람은 바로 당신과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이것은 참으로 어쩔 수 없는 '짝짓기'의 법칙이다.
내향적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외향적인 사람에게 더 호감이 간다.
오감형의 사람은 직관형에게 매력을 느끼고
직관형은 오감형의 섬세함에 마음이 끌린다.(p130)

그러니....
반대되는 성격을 공부하고 이해하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

단체로 심리검사를 받아 본 적이 있다.
결과가 정말...신기하게도 정확해서 놀랐던 적이 있다.

그 때 강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 결혼하기 전에 엄한데 가서 궁합보지 말고 심리검사를 한 번 받아 보세요."

아...아는게 많아질 수록 골치가 아프다.
그냥 콩깍지가 영원히 씌어서 살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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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8-0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일 굉장히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무척 노력을 하고 있다면 십중팔구 그 사람은 짝이 아니다. "

퉁~ 하고  와 닿는 말입니다.
휴가여행 잘 다녀오셨나요? 아쉽겠군요. 전 아직 안갔는데.  ^^


바람돌이 2005-08-05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오랫만에 님의 글을 보네요. 그동안 바쁘셨나요. 아님 제가 놓친건가요?
음 ~~ 저도 직관형에 가깝군요. ^^

클리오 2005-08-05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검사가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그래도 저는, 반대 스타일보다는 저랑 똑닮은 비슷한 스타일이 좋아요... ^^

moonnight 2005-08-0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리뷰가 너무 재미있어요. ^^ 맞아요.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자기가 아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 사랑만으로 그 스트레스를 커버할 수 있을 거 같지 않네요;;

2005-08-05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06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