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중고차를 한대 사서 몰고 다녔다.

차 갖고 출퇴근하면 더 피곤한데,
책도 못 읽고 잠시 눈을 붙이지도 못하는데,
통근 버스 보다 시간도 더 오래 걸리는데 차를 산 이유는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어서였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혼자 있을 틈이 없었다.

그때 원형탈모증에 걸렸을 정도로
이런저런 스트레스에 끙끙 앓고 있었고
혼자 있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했다.

출퇴근길에 혼자 운전을 하며
차가 터져라 큰 소리로 음악을 들었다.

여의도에 근무했었고,
88을 타고 우측으로 한강을 보며 출근했다.

한번은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한강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는데,
한강을 매일 보면서도 한번도 느끼지 못한 새로움이었다.
그때 토이의 <좋은 사람>을 듣고 있었다.

이제 나만의 공간이 있고,
휴무인 날은 약속만 만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혼자 있을 수 있다.

오늘 하루 종일 혼자 있었다.
원고는 3꼭지를 더 써서 75% 달성.
이제 15꼭지만 더 쓰면 된다. 힘을 내자!

p.s) 어제는 하와이 교포냐는 말을 들었고,
오늘은 김밥 가게 아줌마한테 일본 사람이 어쩜 이렇게
한국말을 잘하냐는 말을 들었다.

귀찮은 사람들이 말 시키면,
누가 길을 막고 "도를 믿으세요?" 이런 거 하면
못 알아 듣는 척 해야 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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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16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정말 일본사람처럼 보여요.

Mephistopheles 2007-08-16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어 나가던 페이퍼에서 "원형 탈모증"을 발견하고 한숨 한번 쉬어줍니다.
(전 500원짜리였는데 님은요?)

바람돌이 2007-08-16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 적당히.... 혼자 있을 시간은 꼭 필요하지만 또 그게 너무 많아지면 폐인되기 쉽다는 아이러니가.... ㅎㅎ 힘내세요. 책도 열심히 쓰시고요. ^^

kleinsusun 2007-08-16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요즘 그말 넘 자주 들어요. 니혼 삘! ㅋㅋ

메피님, 전 500원 짜리 보다 좀 더 컸어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땐 정말 큰 충격이었어요.

kleinsusun 2007-08-16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네...혼자 있는 시간 넘 많아지면 폐인되죠.ㅋㅋ
항상 균형을 잡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hnine 2007-08-16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은 자동차 안에서 듣는 것이 최고더군요 제 경우에는.
의외로 운전하는 동안 집중도 잘 되고요.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한강을 매일 적어도 두번씩 보면서 학교 다니고 직장 다닐 때에는 그냥 강인가보다, 물인가보다 했는데, 지금 susun님 페이퍼 한 줄에도 그리워지네요.

kleinsusun 2007-08-16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시나봐요.^^
네...저도 그때 한강이 아름답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가까이 있는 것, 매일 보는 것에는 그만큼 무관심한가봐요.
비가 오는듯 마는듯 오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07-08-16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