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첫날. 월욜인데 회사를 가지 않으니 좋기도 하면서 살짝 어색하다. 아까 잠깐 밖에 나갔었는데 평일 낮에도 시내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어제 밤을 꼬박 샜다. 원고 4꼭지를 썼다. 4번째 꼭지를 쓰고 있을 때 날이 밝았다. 아...책 한권 쓴다고 정말 유난 떤다. 오피스텔까지 얻고... 책이 잘 팔려서 인세를 많이 받아야 할텐데! 어제 낮잠을 자기는 했지만 아직 밤을 샐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게 기쁘다. 또...이렇게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밤을 샐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는 게 좋다. How happy I am! 밤을 새면서 조덕배 9집을 듣고 또 들었다. 조덕배는 내가 중학교 때 너무나 좋아했던 가수다. <나의 옛날 이야기>를 듣고 필이 확~꽂혔다. 중학교 때 용돈을 모아 롯데호텔에서 했던 조덕배 콘서트까지 갔으니! 무척...특이하거나 또는 조숙한 애였던 것 같다. 오랜 공백 끝에 조덕배 9집이 나왔고, 나 또한 무척 오랜만에 CD를 샀다. <나의 옛날 이야기>,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인> 등 리메이크된 곡들이 새롭다. 특히 조PD랑 정지선이 피처링을 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인>은 듣고 또 들어도 좋다. 뽕짝 풍으로 바꾼 <말문이 막혀 버렸네>도 좋다. 어느새~ 벌써~ 조덕배가 49살이란다. 내 중학교 때 꿈이 조덕배랑 결혼하는 거였는데...음하하 휴가 첫날의 여유로운 오후. 시간아, 천천히 가라!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갑자기 황진이 시조가 생각난다. 이 소중한 시간이 헛되게 새어나가지 않게 짜투리 시간을 냉동실에 꽁꽁 얼려서 보관했다가 휴가가 끝나는 날에 해동해서 쓰고 싶다. 휴가 첫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