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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 - 그 순간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다
안철수.박경철 외 지음 / 이미지박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작년 5월, 신임과장 연수를 받을 때,
제일기획 A차장을 알게 되었다.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인 A차장은
<머리를 감기 전에 생각부터 감아라>는 실무서의 저자이기도 하다.
A차장과 나는 "회사원의 글 쓰기, 책 쓰기"에 대해서
신나게 얘기를 나눴다.
연수원에서 말 통하는 사람을 만난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란!
회사원이 책을 낸다는 건
한 권의 책의 저자가 되는 물리적 변화 뿐 아니라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엄청난 사건이다.
A차장도 책을 내고 나서 여기저기서 강의 청탁이 들어 온다고 했다.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은 제목처럼 23명의 다양한 저자들이
자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 대해서 쓴 책이다.
icaru님의 리뷰를 통해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뭘까....궁금한 마음에
이 책을 주문했다.
박경철, 김용택, 최윤희, 박원순, 안철수, 양귀자, 임진모, 최석기 등
선정기준을 알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쓴 글들.
이 책에 실린 23편의 글들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나 잘났어!를 외치는 글.
- 심하게 드라마틱한 재구성이 거슬림.
차라리 홍보 찌라시를 뿌리지....
아님 드라마 작가로 전업을 하거나. 쩝
둘,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
- 솔직한 글은 힘이 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김용택, 양귀자, 최석기, 김순권, 오윤홍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꼈다.
"하지만 부산상고 입학시험에서 나는 보기 좋게 낙방했다. 부산상고는 경상남도에 있는 상고 가운데 제일 커트라인이 높은 학교였다. 그러니까 가난한 집 수재들이 많이 몰리는 바람에 내가 시험에서 떨어진 것이었다.
그 당시에 나는 낙심을 했지만 훗날을 생각해보면 떨어지길 잘한 것이었다. 만일 내가 그때 부산상고에 합격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부산상고 출신들이 제일 많이 취직을 하는 은행에 입사했을 것이고, 은행원으로 일을 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 모습은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아마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얼마쯤은 출근을 했겠지만 오래 다니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뒀을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내 삶은 그만큼 뒤처지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 p170, 김순권의 <악마의 풀과 옥수수 추장 이야기> 中
세계적인 옥수수 박사 김순권은 계속 되는 "불합격"으로
옥수수를 연구하게 되었다.
부산상고 불합격 → 울산농고 진학
농협 입사시험 불합격 → 농촌진흥청 입사(작물시험장 농업연구사)
서울대 대학원 불합격 → 고려대 대학원 진학
어쨌든 나는 농촌진흥청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쌀을 연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직책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를 얻지 못했다. 서울대 대학원 출신이 아니라 고려대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맡겨진 것은 옥수수 연구였다. 말하자면 학벌에 밀려서 그 당시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쌀 연구를 하지 못하고 옥수수 연구를 하는 자리를 맡은 것이었다.(p174)
학벌에 밀려서 한직을 맡은 회사원의 전화위복!
한직을 맡은 서러움과 형평성 없는 고과로 고통 받는 회사원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인생은 새옹지마! Tomorrow never knows!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생각하면
당시에 너무도 고통스러웠던 일들이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니까.....지금은 힘들어도
20년 후, 2년 후, 아니 2달만 지나도
지금의 힘든 상황 또는 아픔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거다.
그러니까....쩜 힘든 일이 있다 해도
넘 오버해서 힘들어하지 말자.
Tomorrow never kn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