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실 조오금 실망했다.  

첫째 발디딜 틈이 없어야 할 광장에 발디딜 틈들이 조금씩 보인 것. 난 영결실때 만큼의 사람들의 모임을 기대했는데..기대에 살짝 미치지 못했다.  

둘째, 주최측에서 계속 싸움을 진정시키는 것. 13일 다시 광장을 막을 것으로 예상하고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의미라고 하지만, 빌미를 주지 않더라도 광장을 다시 개방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럴 바에야 한 번 제대로 시위를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아쉬움이... 

세째, 어째 견찰들에게 쫓기는 모습이 이젠 상습적으로 되어 의례히 견찰이 치고 들어오면 도망가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것. 20년 전의 항쟁과는 사뭇 다른 항쟁(?)의 모습에 격세지감을 느껴야 하는건지.... 

그래도 희망을 가지는 것 

첫째, 대학생들의 깃발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예전에 비하면 대학생들의 조직적 참여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는 것이고 

둘째, 계속되는 노동탄압으로 시민과 노동자의 연대감과 결속력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 

세째, 패배는 하더라도 계속적으로 분노를 쌓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형식적이나마 누렸던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금 뼈저리게 깨우치고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해이님을 만났다는 것이 오늘 대회의 가장 신선한 부분이다. (사실 건장하고 우락부락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랬지?) 실제 보니 섬세하고 이지적인 이미지였다) 사실 알라디너를 처음 본 것인데.. 나중에 마음에 맞는 분들과 여럿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면 무척이나 재미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13일에 대대적인 집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는 오늘 보다 좀 더 많이 좀 더 빡시게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시청역에서 6.10항쟁을 기념하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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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1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머큐리님도 만나뵈었으면 좋을텐데~
해이님은 잠시 만나뵈었답니다.
전 해이님이 아주 귀엽던데 ㅎㅎ

전형화된 집회로는 이제 안된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발언은 빡새게 싸움은 적당히 진행은 단조롭게 이게 요즘 세상에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흠..

라주미힌 2009-06-1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쫌 지루했죠;;;

마늘빵 2009-06-1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나기가 힘들었죠. 해이님 못봤는데... 저는 회사 사람들하고 있었어요.

머큐리 2009-06-11 10:17   좋아요 0 | URL
오~ 회사사람들...혹 노조가 있는 회사인가요? 완전 부러운데요...ㅋㅋ

마늘빵 2009-06-11 23:10   좋아요 0 | URL
노조 없심다. 걍 갠적으로 얘기하다 맘 통하는 분들 몇명. ^^

[해이] 2009-06-1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에 내 이름을 올리시다니 너무 영광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6-11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이 님이 어떻게 생겼을까...궁금하네...

머큐리 2009-06-11 16:53   좋아요 0 | URL
저는 노이에자이트님이 더 궁금합니다...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11 19:14   좋아요 0 | URL
저두요!!

노이에자이트 2009-06-11 22:28   좋아요 0 | URL
아유...이 놈의 인기는...올라가기만 하고 내려갈 줄 몰라...

마늘빵 2009-06-11 23:11   좋아요 0 | URL
노자님 말투가 해이님이랑 비슷하단말야... 또 바뀐 줄 알았어요. ㅋㅋ
 

소통하고자 노력하지만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요즘처럼 뼈저리게 느낀 적이 없다. 차라리 적(?)이라고 규정 내린 사람들이면 피터지게 할말 못할 말 다하면서 싸움이라도 하겠지만, 그렇게 하지도 못하는 인간관계의 사슬때문에 좋은 소리로 비껴 말하고 달래면서 말해도 상대방이 요지부동일 경우 그냥 힘이 빠지는 것이다.  

할 말을 못해서 힘이 빠지는 건지, 내 진심을 몰라줘서 힘이 빠지는 건지 잘 모르겠다. 가끔 내 스스로가 독선적인 면이 있지 않은가 반성하면서도, 나보다 더 독한(?) 사람들을 만나 버리면, 정말 정내미 떨어지기가 일수다. 그러다 보면 말 실수하게 되고...그게 부메랑이 되어 또 다른 사람들이 중재한답시고 만나자고 전화하고.... 

원칙과 절차가 있음에도, 지키지도 않고, 불만이라고 시기적인 문제가 있다고 정작 자신들의 민주적 의식은 점검하지 않고, 민주주의 원칙을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이 여럿 모이면 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리더도 그것도 지도자의 자질 중 꼭 필요한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지도자가 되고픈 생각은 없다. 하지만 싸움닭은 되어야 한다.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자의적인 행동으로 사람들의 의사를 무시한다면, 그것이 아무리 옳은 것이라도 문제가 될 터 인데  실제로 옳지도 않다면....결국은 싸울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 싸움을 하다보면 중도자적 입장이네 하면서, 좋은게 좋은 것이라고 물타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서 시시콜콜 참여하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난 이런 사람들이 더 싫다. 쓰지도 달지도,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사람들... 그러면서 회색지대에서 끊임없이 치고 들어오는 사람들....오늘도 혼란스러운 하루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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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길에 MP3를 듣다가 가끔 강하게 나에게 울림을 주는 노래가 있다. 언젠가 잠깐 듣고 잊어 버리고 있던 노래가 어느 순간 나의 생활 숙으로 다시 들어오는 것이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 난 가끔 무한반복 모드로 돌입한다. 그 노래가 내 몸속의 흐름과 동화될 때까지.....  

정품 앨범을 다운받지 않아 처음에 '외로운 밤에'라는 노래인 줄 알았다.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노래와 가사가 틀려 다시 조사해보니 내가 반복하고 있는 노래는'혼자 남은 밤'이 아닌가?  이 노래을 다시 반복하면서 난 공동경비구역의 송강호 대사를 떠올린다. " 광석이 갸는 왜 죽었다니..?"

그나저나 가을도 아닌데 왜 이리 가을 분위기로 가는거냐..... 

혼자 남은 밤.

어둠이 짙은 저녁 하늘
별빛 내 창에 부숴지고
외로운 밤을 홀로 지샌 내 모습
하얀 별 나를 비춰주네

불빛 하나 둘 꺼져갈 때
조용히 들리는 소리
가만히 나에게서 멀어져 가면
눈물 그 위로 떨어지네

외롭게 나만 남은 이 공간
되올 수 없는 시간들
빛바랜 사진 속에 내 모습은
더욱 더 쓸쓸하게 보이네

아 이렇게 슬퍼질 땐
거리를 거닐자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

어둠이 짙은 저녁 하늘
별빛 내 창에 부숴지고
외로운 밤을 홀로 지샌 내 모습
하얀 별 나를 비춰주네

외롭게 나만 남은 이 공간
되올 수 없는 시간들
빛바랜 사진 속에 내 모습은
더욱 더 쓸쓸하게 보이네

아 이렇게 슬퍼질 땐
노래를 부르자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
아 이렇게 슬퍼질 땐
노래를 부르자
삶의 가득 여러 송이 희망을
환하게 밝아지는 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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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10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때문에 서울로 대학이 오고 싶었는데..
꼭 한번 콘서트를 보고 싶었는데, 제가 서울오기 일년전에 세상을 떴지요..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나의 소원 김광석..
 

담배가 너무 많이 늘어버렸다. 작년 말, 끊어 보겠다고 발버둥 치다 결국 다시 피기 시작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습관처럼 담배를 쥐고 가만히 앉아 골돌하게 생각해본다.  

무엇이 최선인거지? 

난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거지? 

유령처럼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존재하는 듯, 존재하지 않은 유령...... 

6월의 각별한 날들... 

계속 이어지는 사람들과의 관계들.... 

갈등을 조정해 내는 능력도 일종의 능력인 것을.... 

이번엔 누구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고 또 얼마나 상처를 받을 것인지... 

그래도 그것이 살아있음에 대한 증명이라면.....  

6월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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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기간 동안 퇴근 후 짬짬히 사람들을 관찰아닌 관찰을 해 온 나로서는 숫자에 대한 헛된 기대를 하지 못하게 한다. 작년의 촛불이 백만을 이르렀어도 그 힘이 그대로 이어져 오진 못하고 결국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결정적으로 가로막지 못한 기억이 패배의식으로 남아있는지 명확한 목적에 기반하지 않은 다수의 군중은 그때의 화려함으로 기억될 진 몰라도 승리하지 못하면 그냥 흩어지는 양떼일 뿐이다.  

오늘 20만 이상 사람들이 모이고 떠나는 이를 추모햇다. 그런데 눈물을 흘리며, 추모한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가련하고 불쌍해서? 참여정부의 과는 차지하고라도 공에 대한 계승만 생각하더라도 모인 사람들이 그냥 흩어질 순 없는 문제다. 추모기간에 북한의 핵실험과 대한민국의 PSI 전면가입이 이루어지고 한반도는 여느때보다 전쟁의 기운이 높아져갔다. 그러나 노무현을 추모하는 사람들은 이 점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 하지 않는다. 노무현이 남북화해와 평화공존을 위해 노력했음을 인정한다면, 노무현을 보내면서 남북긴장에 대한 전면적 비판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추모는 그 사람을 그리워 하고 그 사람이 뜻한 바를 계승하겠다는 결심이기 때문이다.  

그것 뿐인가? 언론법 개악은 어떤가? 6월 국회에서 한나라당은 숫자로 언론관계법을 개악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노무현이 왜 죽어야 했는가?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어떤식으로 그 개혁성을 좌초당하고 보수주의자들의 먹이감이 되어야 했는가? 물론 열린우리당의 근본적 정체성에 문제가 있지만, 보수언론의 그 끈질기고 파렴치한 왜곡과 날조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바 아닌가? 그럼에도 노무현을 보내면서 언론법 개혁에 대한  싸움을 어떻게 할 것인지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이 불쌍하다고만 했지 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노동자들은 이미 대화의 상대에서 배제되고 탄압의 대상이 되어, 싸우기 싫어도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미 힘을 축적하고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벼랑끝에 몰려 싸우기 싫어도 싸워야 하는 것이다. 철거민들도 노동자들도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민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꿈꾸었다는 노무현을 보내면서 사람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가? 

사람들이 많이 추모하니까 덩달아 추모하는...사람들...어린아이 손을 잡고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냐며 축제 나들이 오듯 추모하는 사람들...나는 이 사람들 속에서 변화의 힘을 느낄 수가 없다. 내가 너무 조급한 것일지도 모른다. 순식간에 이루어지지 않을 일을 가지고 길게 보지 못하고 하는 푸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희망을 보기엔 앞의 장애물은 너무 높아 보이고 역량은 터무니없이 약해 보인다.  

이제 5월을 넘어 6월이다. 6월에 나는 희망을 볼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조그만 싸움이라도 승리의 단 맛을 한 번 맛보았으면 한다. 제발 이 추모의 열기가 한 점 불씨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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