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실 조오금 실망했다.
첫째 발디딜 틈이 없어야 할 광장에 발디딜 틈들이 조금씩 보인 것. 난 영결실때 만큼의 사람들의 모임을 기대했는데..기대에 살짝 미치지 못했다.
둘째, 주최측에서 계속 싸움을 진정시키는 것. 13일 다시 광장을 막을 것으로 예상하고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의미라고 하지만, 빌미를 주지 않더라도 광장을 다시 개방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럴 바에야 한 번 제대로 시위를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아쉬움이...
세째, 어째 견찰들에게 쫓기는 모습이 이젠 상습적으로 되어 의례히 견찰이 치고 들어오면 도망가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것. 20년 전의 항쟁과는 사뭇 다른 항쟁(?)의 모습에 격세지감을 느껴야 하는건지....
그래도 희망을 가지는 것
첫째, 대학생들의 깃발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예전에 비하면 대학생들의 조직적 참여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는 것이고
둘째, 계속되는 노동탄압으로 시민과 노동자의 연대감과 결속력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
세째, 패배는 하더라도 계속적으로 분노를 쌓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형식적이나마 누렸던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금 뼈저리게 깨우치고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해이님을 만났다는 것이 오늘 대회의 가장 신선한 부분이다. (사실 건장하고 우락부락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랬지?) 실제 보니 섬세하고 이지적인 이미지였다) 사실 알라디너를 처음 본 것인데.. 나중에 마음에 맞는 분들과 여럿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되면 무척이나 재미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13일에 대대적인 집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는 오늘 보다 좀 더 많이 좀 더 빡시게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시청역에서 6.10항쟁을 기념하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밤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