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먹고 시장을 한바퀴 돌고 오려고 집을 나섰는데, 핸드폰에 이어폰을 꽂아보니 내가 재생했던 음악이 자동으로 화면에 떴다. 그 노래는 '수지'의 <yes no maybe>였다. 나는 이 노래를 들은 기억이 없는데 이 노래가 뜨는 걸 보면, 아마도 금요일에 술을 잔뜩 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들었던 노래가 아닌가 싶다. 그 날 여자 둘이서 소주 네 병을 짧은 시간안에 마셔버리고 기억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는데, 아마도 그 사라진 동안에 재생해서 들었던 음악인 것 같다. 그래서, 시장을 돌면서 그 노래를 다시 들었다.




오랜만에 들으니 첫 부분의 가사가 귀에 확 꽂혔다. 어쩌면 이 가사 때문에 나는 이 노래를 폰에 넣고 다니는건지도 모르겠다.


받지마 알잖아
목소릴 들으면
분명히 내 맘이
또 다시 흔들려


크- 진짜 명가사다. 다들 살면서 저런 일을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목소리만 들어도 내가 흔들려버리는 것.

내게도 똑같이 저런 일이 있었다. 물론 수지와 나의 차이라면, 수지는 '받지마' 라고 했지만 나는 고민없이 받아버렸다는 것 ㅋㅋㅋㅋㅋ 아니, 나는 그런데 흔들릴지 모르고 받았는데 받으니까 흔들렸다. 그래서 수지의 저 노래를 들을 때, 맞아, 그러니까, 흔들릴 줄 알았으면 받지 말았어야 했던건데.. 라고 뒤늦게 깨달아버렸달까. 그러나 그 날 받았던 내게 후회는 없고 다시 시간을 돌려도 나는 기어코 받고야 말것이었다. 그러니까,

그에게는 내가 안녕을 말했더랬다. 그와의 관계를 끊지 않는게 내가 가장 원하는 바였지만 끊어내지 않는다면 내가 더 힘들 것이었다. 내가 나를 존중한다면, 내가 나를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그에게 안녕을 고하는 일이었던 거다. 내가 나를 위해서는 그에게 안녕을 말하는 게 맞아. 안녕을 말하면 아프겠지만 안녕을 말하지 않고 계속 그를 붙잡고 있다면 아마도 더 아플거야. 이만큼 아프냐 이거보다 더 아프냐 중에 선택한다면, 이만큼 아픈게 낫다. 나를 지키자, 라고 생각하고 나는 그에게 안녕을 말했고,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남동생을 끌어안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더랬다. 그렇게 대성통곡을 하고 그를 털어내자, 여기서 손을 놓는게 맞는거다 나를 다독이며 그렇게 지내고 있었는데,
일주일이었나 열흘이었나, 며칠 뒤 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니!! 우리 이제 연락하지 않기로 했는데!! 라는 생각도 잠시, 나는 끊어질새라 얼른 그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를 통해 건너오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데, 아, 안되겠다, 안되겠어, 이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었어, 나는 안되겠다, 그냥 그를 받아들이자, 그리고 더 아픈걸 선택하자. 그와 안녕하고 이만큼 아프느니 그와 안녕하지 않고 차라리 더 아프자, 나는 이제 그에게 안녕을 말할 수 없다, 이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에게 어떻게 안녕을 말해, 끝장이다, 하고 무너져버렸던 것이다. 아아.. 그래서 수지의 저 노래만 들으면 어김없이 그 오후의 통화가 생각난다. 아아, 나는 틀렸어, 끝장이야, 했던 그 때가. 크- 아니, 금요일에 왜 저 노래 들었지?



금요일에는 거래증권사 부장님과 술을 마셨다. 진작부터 마시자고 내게 청했었는데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 미뤄오던 터였다. 막상 만나고 보니 부장님은 3월에 그리고 나는 4월에 코로나를 앓았더라. 부장님은 나보다 나이가 적었는데 연신 내게 예전부터 꼭 만나고 싶었다면서 만나고나서도 나를 너무 좋아해주셨다. 그 때 나눈 이야기들을 여기에 다 적을 순 없지만, 나는 그 만남이 있고난 후 내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게 됐다. 20년 이상 직장일을 하면서 아주 자주, 내가 하는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에 대해 생각했었고, 결국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면, 역시 언젠가 이 일은 그만둬야 할것이고, 나는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장 지글러와 반다나 시바를 읽곤 했던 거였다. 나는 좀 더 나은 세상, 인간들이 덜 아프고 덜 고통스러운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금요일의 부장님도 그렇고 또 주변 젊은 여성들도 그렇고, 이렇게 오래 일해오는 내가, 여기서 단단히 자리하고 있는 내가, 그 존재 자체로 힘이 되고 있다고 얘기한다. 나는 그저 보통의 학교를 나와 보통의 직장을 다니는 보통의 사람일 뿐인데, 나보다 젊은 여성들, 특히나 일하는 여성들이 보기에는, 그저 존재 자체로 힘이 되는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내게 어김없이 말로 표현해주고 있었다. 그들은 그런 한편, 내가 더 위로 올라갈 수 있기를 바랐다. 임원이 되어서 지탱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는 멋있어지려고 애썼던 사람도 아니고, 전문직에 종사하지도 않고, 연봉이 많지도 않고, 특출나게 잘난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그런데 이 나이에 직장에서 이 정도의 위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젊은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있었다. 사람마다 타고나는 재능이 있다는데 왜 나는 없는걸까, 에 대해 수천번도 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젊은 여성들이 내게 멋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내가 헤어스타일이 멋있어서도, 옷입는게 멋잇었어도 아니고, 그저 나는 평범한 1인일 뿐인데, 직장생활을 이렇게 하면서 이 자리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러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아주 멋지게 보이고 있었고 힘이 되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성실을 재능이라고 말할 때마다 할 말 없어서 그냥 하는 말 같은 걸로 여겼었는데, 최근에 젊은 여성들과 대화하고 난 뒤에야, 내가 가진 재능은 성실이며, 이 성실이야말로 내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매일 아침 눈뜨고 밥을 먹고 회사를 다니고 틈틈이 책을 읽고 그렇게 차곡차곡 살았는데, 그랬더니 인생의 지금 이 시점에서 널 보면 힘이 난다는 그런 말을 듣게 된것이다. 아, 나는 정말 .. 잘 살아오고 있구나. 늘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나를 묻고 또 묻고 살았는데, 이만큼 지내고보니 의미가 있었다. 



며칠전에는 친구의 생일이라 선물을 보냈다. 나는 친구에게 선물을 보내면서 말했다. 나 연봉 조금이지만 올랐거든, 그러니까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말해, 내가 다 사줄게, 라고.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원래도 나는 돈을 좋아했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거지만, 이빨 없는 외할머니가 드실 수 있는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박스로 사면서, 아 돈 버는 거 진짜 짱이야, 라고 생각했다. 조카들 데리고 오므라이스 먹으러 가면서 돈버는게 최고다! 생각했다. 친구에게 선물을 보내면서 먹고 싶은 거 다 말해! 라고 말하면서, 계속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젊은 여성들이 너의 존재 자체가 힘이야, 라고 내게 말하는 걸 들으면서, 역시 계속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심, 작년에 '내년 6월까지만 일하고 때려쳐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더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있다. 다른 젊은 여성들에게 보여지기 위해서라도 내가 여기 더 있어야겠구나. 그리고 할머니 살아계실 때 도넛 더 사드려야지. 우리 아가 조카 어제 집에 놀러와서 내 지구본 뽀개먹었는데, 지구본 새로 사놓을려면 돈 벌어야지. 그리고, 책을 사기 위해 돈 벌어야지! 그래, 책을 샀다 이 말씀.




껄껄..

왜요, 제가 여성학 전공자처럼 보이세요? ㅋㅋㅋㅋㅋ 왜요, 제가 도나 해러웨이에 진심인걸로 보이세요? ㅋㅋㅋ 나 어쩌냐 진짜. 아 저 앞에 시나몬롤은 내가 만든건데, 요즘 베이킹 통 안하고 있다가 세상에 시나몬롤 파는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걍 내가 만들었다. 시나몬롤 좋아해서 예전에 스타벅스에서 종종 사먹었는데 거기 단종된 지 오래. 시나몬롤 파는 전문점들이 있긴 하지만 내 주변에 없고, 그렇다면 나는 시나몬롤을 먹지 못한채로 살아야 하는가? 아니다, 내가 만들어 먹으면 된다. 어제 오전 내내 시나몬롤과 치아바타 만들었다. 으하하하하. 구할 수 없으면 만들어먹어라!  


















도나 해러웨이 파고들기 위해 입문서를 두 권 샀다. 지금 위 링크의 두번째 읽기 시작했는데 얇고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잔뜩 쫄아있었는데 심지어 재미있어. 도나.. 당신은 천재입니까? 라고 계속 감탄하며 읽고 있다.

도나 해러웨이 팟캐 듣다가 허유선의 책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도 샀다. <필로소피 유니버스>는 여성 철학자들의 이야기인데, 너무 궁금해서 샀다. 뭐가 됐든 공부를 시작하면 결국 철학으로 닿게 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얼마전에는 한 친구가 내게 '너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철학자야' 라는 얘기를 해주더라. 어쩌면.. 나는 철학자인가? 여튼 도나 해러웨이를 진심으로 읽어보겠다. 아니, 이제 이 입문서들 읽기 시작하면 본편인 <해러웨이 선언문>은 언제 읽지? 도나 해러웨이, 내가 파고 들겠다. 그리고 나는 이만큼만 읽고 확신하는데, 아무도 내게 비교하라 이르지 않았지만, 나 혼자 알아서 비교해서 말하자면, 버틀러보다 도나 해러웨이가 이천배쯤 좋다. 사실 버틀러는 안좋다.


















<섹슈얼리티는 정치학이다> 이런 책, 너무 읽고 싶지 않나? 뜬금없이 인도의 여성들에 대해서도 읽고 싶어서, 언제 읽을지는 모르면서 <인도여성>을 샀다. <권력과 교회>의 저자는 강남순을 비롯한 여러명인데, 어떤 얘기를 하나 궁금하다. 나는 어린시절 오래, 아주 열심히 교회를 다녔던 사람이다. 교회에서 반주도 했었고 주일에는 일찍 가서 주보를 나눠주기도 하고 친구들 전도하기에도 힘을 썼더랬다. 작지 않은 교회였는데 어른들까지 다 나를 알았는데,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시간들이 너무 후회가 되고 내 인생에서 들어내고 싶은 기억이 되어버렸다. 어린아이가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뭘 알고서 그렇게 했을까. 그것은 어떤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모습이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몹시 괴로웠다. 게다가 내가 만난 한국남자의 전형은 교회에 다 모여 있었다. 목사, 전도사, 교회오빠 까지.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교회에서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아이 이면서도 폭력에 노출됐었고, 내가 아니더라도 그 안에서 숱한 권력을 목격했더랬다. 폭력과 권력은 교회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고, 그건 그것이 '교회'여서 그런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안다. 어디나, 남자들이 모인 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마찬가지로 교회에서도 발생했을 뿐. 그럼에도 그 안에 많은 여성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교회와, 종교와, 권력 그리고 폭력의 관계가 궁금하다.

<아이폰을 위해 죽다>는 일전에도 다른 책에서 애플이 동남아 노동자들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읽은 바 있는데, 이 책의 저자들이 중국인인걸 보면 더 노골적이고 사실적으로 썼을 것 같아 읽어보려고 샀다. 읽어보기도 전부터 한숨이 난다. 



그런데, 아마도 밑줄을 박박 그어 읽게될 것 같아 새책으로 주문한 <인도여성>의 상태가 아주 엉망진창이다. 반품되어 온 책을 지하에 처박아뒀다가 누가 산다니까 꺼내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책이 내게 도착했다. 책 상태를 보자.






맨 밑에 저 도장은 또 뭐야. 표지도 색이 바래고 본문도 색이 바랬다. 너무 엉망진창이라서, 이건 중고로 사도 <중>일것 같은데, 어떻게 새책을 주문했는데 이런게 온건지.. 교환하기 넘나 귀찮아서 그냥 읽긴 하겠지만 기분이 매우 더티해졌다. 너무 더티한 책이 와서 기분도 더티.. 바꿀까, 하다가 됐다.. 책은 내용이 중요하다, 하고는 걍 읽을라고 뒀는데, 아니 그런데 너무 엉망인 '새책'이다 ㅠㅠ 중고도 이렇게 오면 빡쳐요, 알라딘아...



















정찬은 다른 소설집도 한 권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읽지는 않았다. 그런 참에 한 권을 더 사버렸네? 만약 정찬을 읽게 된다면 이 책, <두 생애>를 먼저 읽게 될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은 .. 내가 꼭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산 건 아니고, 여튼 좋을 것 같아서 샀다. (응?) 그리고 허연의 산문집은, 내가 허연 시인의 시를 너무 좋아해서 산문 읽어볼라고 샀다. 사실 시인의 산문을 읽고 좋았던 적은 거의 없는데 ㅎㅎㅎㅎㅎ 허연은 좋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감... 안좋으면 어떡하지. 이참에 허연의 시 중 내가 좋아하는 시를 한 편 두고 가겠다.



오십 미터



마음이 가난한 자는 소년으로 살고, 늘 그리워하는 병에 걸린다



오십 미터도 못 가서 네 생각이 났다. 오십 미터도 못 참고 내 후회는 너를 복원해낸다. 소문에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축복이 있다고 들었지만, 내게 그런 축복은 없었다. 불행하게도 오십 미터도 못 가서 죄책감으로 남은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무슨 수로 그리움을 털겠는가. 엎어지면 코 닿는 오십 미터가 중독자에겐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지 화면처럼 서서 그대를 그리워했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십 미터를 너머서기가 수행보다 버거운 그런 날이 계속된다. 밀랍 인형처럼 과장된 포즈로 길 위에서 굳어 버리기를 몇 번. 괄호 몇 개를 없애기 위해 인수분해를 하듯, 한없이 미간에 힘을 주고 머리를 쥐어박았다. 잊고 싶었지만 그립지 않은 날은 없었다. 어떤 불운 속에서도 너는 미치도록 환했고, 고통스러웠다.



때가 오면 바위채송화 가득 피어 있는 길에서 너를 놓고 싶다



















<페이스풀 플레이스>는 신간 미스테리인데 책을 받아들고 나서 저자 '타나 프렌치'의 이름이 낯익어, '내가 이 작가 책을 뭔가 읽은 것 같은데' 하고 작가소개를 보니 <살인의 숲>을 읽었더라. 아아, 예전에는 작가 이름 딱 대면 작품명이 술술 나왔는데, 이제는 '어어, 이 작가.. 나 읽은 것 같은데..' 이렇게 된 것은.. 나이탓인가? 

<하멜른의 유괴마>는 자궁경부암 백신부작용을 다룬 미스테리인데, 얼마전 <면역에 관하여>를 읽은 터라, 어떤 내용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비판적 읽기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남동생한테 미스테리 빌려줘야 되는데 최근에 읽은 게 없어서... 얼른 뭐라도 읽어야 된다 ㅋㅋㅋ 페이스풀 플레이스 읽기 시작했다. 껄껄.




지금 또 내게 책들이 오고 있고 그리고 또 사고 싶은 책이 있어서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아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끊임없는 지름의 연속인가.

어제 와인 마시면서 <어쩌다 사장> 김혜수 편을 보는데, 라면과 우동이 먹고싶더라. 점심에 또 우동 먹어야 되나. 하하하하.



도나 해러웨이 뽜이팅!!!!!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5-09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월급도 조금 오르셨으니 더 질러도 되지 않겠습니까ㅎㅎ
철학자로 불리는 다락방님 역시 멋지십니다!^^* 파친코 원서도 사시다니ㅠㅠ 저는 일단 번역서로 읽어보겠습니다~ㅋㅋ 나중에 기회되면 원서로도 읽어보려구요. 즐거운 한주 되십쇼!

다락방 2022-05-09 09:43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 님. 이미 월급 인상보다 더한 금액을 썼습니다. 월급이 워낙에 쪼꼬미였어가지고 ㅋㅋㅋ 초과했어요, 초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친코>는 저는 일단 번역서로 읽었는데요, 2권에 해당하는 부분을 원서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물론 샀다고 읽는건 아니라서.. 과연 읽게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하하하하.
거리의화가 님도 한 주 즐겁게 보내세요!

건수하 2022-05-09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새 책이 왜 저런...
저도 보통은 귀찮아서 모서리 찍힘 등은 신경 안씁니다만 저건 심하네요...
알라딘에 사진 찍어서 한 번 올려보세요!

해러웨이 컴북스 왔는데 얇고, 다락방님이 재밌다니 막 읽어보고 싶은데 일해야되고...

다락방 2022-05-09 09:45   좋아요 2 | URL
교환을 해줄것 같긴한데 너무 귀찮아서 .. ㅠㅠ

해러웨이 컴북스 얇아서 저도 그걸 먼저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수월하게 읽고 있어요. 사이보그 설명하면서 프랑켄슈타인 데리고와서 더 잘 읽히는 것 같아요. 이거 읽고 나면 해러웨이 선언문 좀 수월하게 읽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훗.

잠자냥 2022-05-09 09: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40대에도 열심히 일하면서 휴일에는 163킬로미터 달린 저도 멋지지만 ㅋㅋㅋ(지금까지 자전거 종주 거리 최고 기록입니다) 성실하게 늘 꾸준한 다부장님 정말 멋집니다. 우리 계속 멋집시다. 책도 계속 사고 ㅋㅋㅋㅋㅋㅋㅋ 뽜이팅!

다락방 2022-05-09 09:45   좋아요 5 | URL
잠자냥 님 자전거 여행 하신거 보고 저도 새삼 운동 의욕 다집니다. 오늘 요가 가야지. 거의 한달만에 가게 되는 것 같아요. 껄껄. 운동도 열심히 해서 건강을 지켜야죠. 그래야 뭐든 꾸준히 하죠. 꾸준히 하면 결국은 멋짐에 닿게 되는 것 같아요. 잠자냥 님, 우리 진짜 계속 멋집시다. 우린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뽜이팅!!

유부만두 2022-05-09 09: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런 페이퍼엔 좋아요를 삼백 개 쯤, 그 열배를 찍고 싶어요.

다락방 2022-05-09 09:55   좋아요 3 | URL
어휴, 좋아요 삼백개에 열배까지 제가 다 받고 싶은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5-09 1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탑도 놀랍지만 저 빵들이 더 놀랍습니다 ㅋ 다 드시는건가요? ^^ 역시 큰돈 큰손 이작가님 멋지십니다~!!

다락방 2022-05-09 12:38   좋아요 3 | URL
제가 혼자 다 먹지는 않고요, 엄마 아빠도 드시고 여동생네도 조금 줬습니다. 아하하하.

단발머리 2022-05-09 1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자랑스러워할 직원들, 특히 여성 직원분들의 표정이 막 그려집니다. 존재만으로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거 멋지고 자랑스러워요. 이 없는 외할머니에게 크리스피도넛 박스채로 언제든지 사 드릴 수 있는 것도 넘 멋지구요.
책탑은 기본 ㅋㅋㅋ 시나몬롤은 선택 ㅋㅋㅋㅋ

다락방 2022-05-09 12:40   좋아요 3 | URL
아... ‘이 없는‘ 이라고 쓰면 되는데 ‘이빨 없는‘ 이라고 써서 글이 되게 저렴해졌네요. 왜 더 고급진 단어를 선택하지 못하는걸까요, 저는? 어휴.. 저희 한계입니다. ㅋㅋㅋㅋㅋ
제가 의지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만큼 살았더니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기도 하네요. 성실하게 산 것 밖에 한 게 없는데 그게 참 컸던것 같아요. 역시 꾸준함은 힘이 센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살아가겠습니다. 뽜이팅!! ㅋㅋㅋㅋㅋ

- 2022-05-09 13: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 부장님............. 오늘도 어제처럼 많이 드셔야해요...... 요가 꼭 가시구....... 부장님... 부장님은 이제 살아남으셨으니 건강관리만 잘하시면 되요... 이대로 쭈욱... 임원가자..... 전 오늘은 꼭 달릴거예요...(주말에 계속 누워만 있었다..) 심장이 터질 때 까지... 마스크 벗고.... 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쟝쟝...

다락방 2022-05-09 13:46   좋아요 4 | URL
쟝님은 달리고 잠자냥 님은 자전거 타고 나는 요가 하자! 우리 꾸준히 운동해서 건강합시다. 건강을 지켜가지고 계속 돈도 벌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그러자고요!! 화이팅!!

잠자냥 2022-05-09 14:09   좋아요 1 | URL
빠이팅....!
근데 난 오늘은 자전거 안 탈 거예요. ㅋㅋㅋㅋ 내 허벅지 좀 쉬자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09 14:10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허벅지 근육 진짜 장난 아니겠네요. 완죤 캡짱 단단하고 멋있을 듯... ♡.♡

감은빛 2022-05-09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보면 책 관리가 엉망인 출판사들이 있죠.
말씀하신대로 어딘가 전국 총판에 풀렸다가 반품으로 돌아온 책을 그냥 보낸 모양이네요.
조금이라도 성의가 있는 출판사는 그런 경우 도장이 찍히고 색이 바랜 면을 아주 살짝 잘라내거든요.
물론 그것도 다 비용이고,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질 정도면 애초에 책 관리를 잘 했겠죠.

다락방 2022-05-11 09:46   좋아요 0 | URL
살려면 사고 말려면 마라, 뭐 이런 마음으로 보낸 책 같아요. 제가 읽고 싶어했던 책이라 그냥 가질거지만 기분은 나쁩니다. 허허..

mini74 2022-05-10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희노애락이 다 들어간 리뷰 같아요 ㅎㅎ 저는 도나 헤러웨이 표지가 완전 구겨져서 왓어요 ㅠㅠㅠ 이 악물다가 뭐 그럴수도 있지 하고 말았습니다 ㅠㅠ 책 구겨져서 오면 넘 슬퍼요 ~~

다락방 2022-05-11 09:47   좋아요 2 | URL
아니 어째서 도나 해러웨이 표지가 구겨져서 온걸까요. 싫다.. ㅠㅠ
맞아요, 구겨져서 오는 거 너무 싫어요. 그래도 책을 읽을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저 <해러웨이 선언문> 시작했는데, 술술 읽히진 않네요, 역시..
 
[해러웨이 선언문] 읽기 전에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나온 말이고 읽을 당시에 감탄하여 외우고 다니는 구절이다. 왜냐하면 저것은 진리.. 바로 참 진리, 트루 진리. 되시겠다.

그러니까 어제 어린이 날. 초딩 조카 두 명을 광화문에서 만났다. 아이들이 교보문고 가고 싶어해서 같이 교보에 갔고, 어린이날이니 너희들이 갖고 싶은 거 다 사줄게, 골라라! 했다. 둘째 조카는 대부분 완구를 골랐다. 조립할 수 있는 것들과 레고와.. 첫째 조카는 플래너와 학용품들을 골랐는데, 그리고 말했다.


"이모, 트와일라잇 가지고 있어?"

"아니, 팔아버렸는데.."

"아 나 그거 읽고싶은데."

"그러면 사줄게!"


하게된 것이다. 아아, 조카야, 조카야. 트와일라잇을 읽고 싶니?
















몇해전에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전에, 이 책이 분권으로 나왔던 처음에, 나는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에드워드를 좋아했더랬다. 그로부터 한 3년이 지난 후였나,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이 책이 한 권짜리로 나왔고. 나는 두 권짜리도 가지고 있었으면서 한 권짜리를 또 사서 다시! 읽었고, 그 후로 시리즈를 다 사서 읽었더랬다. 원서도 가지고 있었더랬다. (안읽었다) 극장 가서 개봉때마다 영화도 챙겨보고 한동안 트와일라잇 앓이를 하다가, 어느 순간, 어휴, 이걸 뭐하러 가지고 있는담? 하고서는 원서까지 싹 다 팔아버린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는 몰랐다. 나의 조카가 무럭무럭 자라 십대가 되면 어느 순간 트와일라잇을 읽고 싶어할 줄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네가 자라서 트와일라잇을 읽고 싶어할 줄 알았다면 이모는 팔지 않았을텐데...

나, 책들을 지금처럼 이렇게 팔아도 되는걸까?


















조카는 최근에 내게 빌려간 책들 중 <노인과 바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완독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재미있는데 왜그렇게 야하냐며, 그렇게 야할 필요는 없잖아, 이모? 야한 부분 없어도 얘기 다 되던데? 라고 했다. 의외인 건, <노인과 바다>를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다는 거다. 아니 대체, 초등학생이.. 노인이 고기 잡으러 가서 온갖 고생하다가 마침내 잡은 고기를 돌아오는 길에 상어한테 다 뜯기고 대가리만 남는 내용.. 의 어디가 재미있다는거지? 나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것이 어린이에게도 재미있게 읽힐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어제 만나서 조카에게 이 얘기를 하며,


결국 인생 허무하다고 하잖아?

응!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생선 대가리만 남았다고 해서 그 노인이 고기를 잡았던 과정 자체가 쓸데 없는 건 아니지.

응 맞아!


이러면서 얘기를 했다. 신기.. 초등학생이 노인과 바다를 재미있어하다니...


어쨌든 트와일라잇 시리즈 다 사줄게, 했더니 조카는 '이모 일단 트와일라잇 읽어보고 좋으면 얘기할 게. 그 때 뉴문 사줘' 했다. 알겠다고 했다. 조카들이 원하는 걸 사주고 조카들이 먹고 싶어했던 오므라이스를 사주러 식당에 갔다. 예전부터 나도 한 번 사주고 싶어서 벼르던 거였는데 반숙 오므라이스. 동그란 타원형 모양의 오므라이스를 칼로 자르면 촤르륵~ 퍼지는 것. 일전에 만났을 때 어디서 파는지 알아보고 아이들과 함께 찾아갔는데 가는 길이 멀고도 험했고 기어코 도착했더니 점심 장사가 끝났다고 해서 먹지 못했더랬다. 괜히 아이들 많이 걷게 해 미안한 마음이었고 이거 꼭 먹여주고 싶은데, 하는 마음으로 아쉬웠다가, 이번에 다시 검색해서 광화문 역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이번엔 부랴부랴 서둘러 오픈시간 되자마자 찾아갔다. 우리는 대기손님 1번으로 기다리다 들어가게 되었고, 아이들은 드디어 오므라이스를 받아 들고 터뜨리며 환호했다. ㅋㅋㅋㅋ 그리고는 아주 맛있다며 잘도 먹었다. 나는 여동생과 스테이크를 시켜 화로에 구워 먹으면서 맥주도 한 잔 시켰다. 

집에 돌아와 트와일라잇 50쪽 까지 읽은 조카는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껄껄.



조카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거였는데 광화문과 인사동을 걷는 동안 조카들과 손을 잡고 걸었다. 내가 나의 조카들이 아니라면 도대체 언제 어린이들과 손을 잡고 걸어볼까. 내 조카들이 아니라면 어떤 아이들이 내 손을 잡아줄까. 조카들은 나의 손을 잡고 또는 팔짱을 껴고 쫑알쫑알 계속 이야기를 했다. 어휴, 내게 조카들이 있어. ㅠㅠ



엊그제 도나 해러웨이 페이퍼 쓰면서 잠깐 철학 팟캐스트에 대해 언급했더랬다. 그 팟캐의 링크는 먼댓글로 가면 첨부되어 있고, 친구가 소개시켜 줘서 처음 알게된 팟캐이고 그래서 도나 해러웨이편(35,36화)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는데, 와 진짜 너무 좋은거다. 들어보니 여자 진행자는 철학으로 강의를 하는 사람이었고 남자 진행자는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인 것 같았다. 그 둘이 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 선언>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대화 자체가 좋은거다. 어땠어요? 왜요? 어느 점이 어려웠어요? 뭐가 인상깊었나요? 이러면서 조곤조곤 둘이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이런 식의 대화라면 끝나질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이런게 바로 철학적인 대화인걸까? 끊임없이 상대에게 왜냐고 묻는 것. 타인과의 대화에서 할 말이 없다고 하는 것은 공통된 소재가 없어 그렇기도 하지만, 상대에게 왜냐고 묻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왜냐고 묻는 것은 궁극적으로 너의 생각을 알고 싶다, 궁금하다는 것인데, 상대와 대화가 단절된다는 것은 그럴 의지가 없다는 게 아닐까. 이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철학을 공부한 사람들의 대화는 이런식인건가, 너무 재미있고 좋았다. 아무래도 도나 해러웨이를 추천한 사람이 여자 진행자였고(그 사람은 '썬' 이라고 불리더라) 그래서 이해가안됐다, 라고 하는 남자진행자(이사람은 '쨈'으로 불렸다)에게 부연 설명을 해주곤 했는데, 그런 모든 이야기들을 듣는게 너무 좋은 거다. 당연히!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호감도 생겼다. 도나 해러웨이, 이사람 대체 뭐지? 싶으면서, 도나 해러웨이가 결국 '관계'에 대해 말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너무 좋은거다. 그러면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시선으로 관계를 설명해달라 쨈이 요구하자 썬은 이렇게 말한다.



모더니즘에서는 내가 있고 너가 있고 관계가 생겼다, 여기에서는 너와 내가 있는게 중요하고 그 후에 관계가 형성된다고 본다,

그런데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관계가 있고 우리는 그 안에 존재한다, 여기서는 관계가 우선시되고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거기안에 위치하게 된다, 는 거다. 

이게 정확한 워딩은 아니고 내가 기억하는 뉘앙스인데, 바로 이 포스트모더니즘적 관계에 대해 도나 해러웨이가 해러웨이 선언문에서 얘기한다는 거다. 아니, 너무 재미있잖아?


그런 한편, 이 두 진행자에 대해 궁금증도 생겼다. 그 두편만 듣고 다른 건 안듣다가 오늘 출근길에 잠깐 맨 마지막화를 들었는데, 쨈은 논문을 끝내고 졸업하고 연구소에 취직했으며 퇴근후에는 코딩 강의를 듣고 있다고 했다. 썬은 계속 강의를 하고 논문을 또 준비하고 협동 논문도 준비하고 있으며 단행본 작업도 여러개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단행본 작업을 하고 있다면, 이미 나온 단행본도 있지 않을까? 나는 특히 이 여자진행자인 썬의 단행본이 너무 궁금한데, 팟캐의 어디에도 이 여자분의 신상에 대한게 없다. 대화의 맥락상 이 둘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그 대학은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이름도 모르겠어. 나는 컴퓨터를 켜고 오늘 아침, 포켓필로소피 진행자를 검색하다가 빙고! 알게 되었다. 썬은 이런 책들을 썼다.
















아 뭐지, 궁금하다. 읽어보고 싶어. 나는 이 두 권 모두 장바구니에 넣었다. 아직 내게는 도착하지 않은 박스가 두 박스 있지만...이것들도 사는 걸로.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씐난다!!



도나 해러웨이 여러분(응?) 팟캐스트 들으면 도움이 됩니다. 들어보세요. 음화화핫.


자, 그럼 이제 책이나 사러 가자. 뿅-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5-06 1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나 해러웨이 다시 도전하기 전 팟캐스트 들어봐야겠어요^^ 그나저나 조카가 대단하네요! 노인과 바다의 의미를 떡하니 해석하다니~~~ 오늘은 책을 사는 날이군요ㅎㅎ

다락방 2022-05-06 10:21   좋아요 3 | URL
초등학생이 노인과 바다를 재미있게 보다니, 신선하더라고요. 그런 한편, 아 내가 초등학생을 너무 무시한건가 싶고요. 고기 잡는 과정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대요. 음.. 신기했어요, 역시.

책 사는 게 특별한 날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지만 ㅋㅋㅋ 아무튼 어쨌든 또 사는 걸로..

팟캐 정말 추천해요, 거리의화가 님. 듣고 도나 해러웨이 읽으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독서괭 2022-05-06 10: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조카님은 커서 다락방님을 뛰어넘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이 노인과바다 라니요? 트와일라잇과 노인과바다를 함께 좋아하는 어린이라니 너무 좋네요 😍 저번에 조카들 데리고 맛집 찾아 헤맸던 이야기 읽은 기억 나는데, 이번에 제대로 맛보여주신 것도 축하드립니다 ㅎㅎ
팟캐스트 듣고 결국 어떻게든 책을 구매하고 마는 다락방님 ㅋㅋ 역시 출판계의 빛과 소금😆

다락방 2022-05-06 11:32   좋아요 3 | URL
트와일라잇과 노인과바다를 함께 좋아하는 어린이라니. 저도 너무 신기하고 좋습니다. 아까는 잠깐 통화를 하는데 목소리는 왜그렇게 좋은건지. 저는 조카가 너무 좋아요 독서괭님 ㅠㅠ 너무 좋으면 울고 싶은데 조카 생각하면 그래요. 뭘 해도 너무 좋고. 목소리도 너무 좋고 어제 만났는데 옷입은 것도 너무 좋고. 그냥 다 좋아요 흑흑 ㅠㅠ

저 오늘 책 일곱권 질렀습니다. 그럼 이만..ㅋㅋㅋㅋㅋ

- 2022-05-06 1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나의 날 = 책사는 날? ㅋㅋㅋ 부럽다 🥲포켓필로소피 락빵님 알려주셔서 저도 들었어요! 여자 진행자분 이분 찐이야 ㅠㅠㅠㅠㅠㅠ 아 ㅠㅠ 나도 철학하는 여자 된다 내가 된다 😤

다락방 2022-05-06 11:33   좋아요 3 | URL
저도 이제 철학을 조금씩 알아나가는 여자사람이 되겠습니다. 아니 너모 좋더라고요?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 철학에 닿아야 하는 것 같아요. 크- 우리 철학합시다! >.<

청아 2022-05-06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님이 알려주셔서 어제 잠들기전 오디오클립 일부 들어봤는데 좋았어요!! 두 사람 다 목소리는 왜그렇게 또 좋은지 머리에 쏙쏙 박히는 느낌요ㅎㅎ 다른 주제들도 짬날때 다 들어보고 싶어요.
이제는 다락방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저 말이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서 나온거네요?!
도나 해러웨이도 왠지 저 말에 격하게 공감할것 같아요.ㅎㅎ

다락방 2022-05-06 11:35   좋아요 3 | URL
저도 이 두 분이 되게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딱히 어렵게 느껴지질 않는거예요. 우왕, 도나 해러웨이 읽어보고 싶다! 막 이렇게 되더라고요. 어휴 덕분에 도나 해러웨이 책 쓸어담았네요. 껄껄. 철학자들의 대화를 듣는게 너무 즐겁더라고요. 철학하는 사람들이 있어주어서 그리고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팟캐를 해주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저도 천천히 생각날 때마다 들어볼까 해요. 후훗.

singri 2022-05-06 1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르미안네딸들 추억돋네요;;;
전 레드문을 더 좋아했긴 하지만.ㅋ
도나팟캐 들어봐야겠네요.철학하는 팟캐 멋짐뿜뿜.
어린이날 두어린이에게 만화 두권 사준 엄마로써 노인과바다를 읽는 조카님이 좀 부러울따름입니다.

다락방 2022-05-06 13:48   좋아요 3 | URL
저는 풀하우스를 더 재미있게 보긴 했어요. ㅎㅎ 그런데 저 대사만큼은 정말 강렬해서 잊혀지지가 않더라고요.
도나 팟캐는 정말 추천합니다, 싱그리 님. 그걸 듣고 도나를 읽으면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전 아직 읽기도 전부터 도나에 대한 호감이 상승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노인과 바다를 재미있어하는 초등학생 조카라니.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정작 이모는 그 책을 삼십대에 읽었는데 말이지요? 하하하하하

blanca 2022-05-06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조카 왜 이리 예뻐요? <노인과 바다>를 읽고 재미있다고 하는 아이라니...저도 좀 키워보고 싶습니다만... ㅋㅋ 정말 행복한 어린이날을 보내셨군요!!

다락방 2022-05-06 13:49   좋아요 3 | URL
저도 너무 신기했어요. 어떻게 어린아이가 노인과바다를 재미있어하지? 저는 내심 보부아르를 재미있게 읽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ㅋㅋㅋ 이모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행복한 어린이날이었지만 정말 고된 날이기도 했어요. 육체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ㅎㅎㅎㅎㅎ

수이 2022-05-06 14: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허유선님이 이 글을 엄청 좋아할 거 같습니다. 덕분에 저도 장바구니에 퐁당퐁당 담아갑니다. :)

다락방 2022-05-06 15:37   좋아요 3 | URL
허유선 님이 이 글을 보실까요? 너무 바쁘셔서 알라딘 변방엔 오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혹여 보신다면, 제가 응원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후훗.

바람돌이 2022-05-07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팟캐스트 방송은 듣고 왔어요. 듣다가 보니 문득 그렇게 어려운건 아닐거야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또 생기는데 그게 생기려면 일단 마의 35페이지를 넘어가야 한다는 조언을 또 여러 서재인 여러분께서 하시네요. ㅎㅎ
다락방님과 조카분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즐거워요. 애들 다 커고 나니 저는 저런 맛도 없다는.... 이녀석들에게 집은 주민등록 소재지외의 의미는 없는듯합니다. ㅠㅠ

다락방 2022-05-09 09:34   좋아요 0 | URL
저도 팟캐 듣고 나니까 오, 할만하겠는데? 싶더라고요. 지금은 컴북스 이론총서의 <도나 해러웨이> 읽는데 이것도 재미있고 좋아요. 아직까지는 어려워 죽을것 같거나 그렇지 않은데, 이 책 읽고 본도서로 들어가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벌써 두려워요. 그래서 자꾸 읽기를 미루는가 봅니다... 아하하하하.
조카는 세살적에는 제 다리 붙잡고 이모 너무 좋다, 세상에서 제일 좋다 막 이랫었는데, 요즘엔 영상통화 해도 치킨 먹는다고 대꾸도 안해줘요. 흑흑 ㅠㅠ

mini74 2022-05-08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첫사랑이 우리집안의 첫 여자조카예요 ㅎㅎ 장기빼곤 다 준듯 합니다. ㅎㅎ 알바해서 예쁜 옷 직구해서 사주고 책 사주고. 지금은 28살임에도 제겐 여전히 너무너무 귀여운 늙은 어린이 ㅎㅎㅎ 저도 팟캐 듣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거 같아요. 다락방님 조카 이야기 들으니 옛 생각도 나고 또 너무 보기좋아요 *^^*

다락방 2022-05-09 09:33   좋아요 2 | URL
조카 정말 너무 예쁘고 너무 사랑해요. 저는 조카를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 몰랐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사랑하게 될줄도 몰랐어요. 조카의 존재를 알기 전에는 이 사랑의 존재도 몰랐다가 조카 덕에 완전히 새로운 사랑의 형태와 크기를 알게 되었어요. 그런점에서 조카에게 또 고맙기도 합니다. 조카는 만세예요. 으하하하하.

저는 팟캐듣고 오늘 아침부터 컴북스이론총서의 <도나 해러웨이>시작했는데 오 좋아요! 재미있어요! >.<
 















오늘 아침까지 여러분들이 벌써 이 책을 시작하셨는데요, 서문부터 어렵다는 말이 들려오는군요. 이 책이 어려울 거라는 것을 저는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어렵나요? (그렁그렁) 아무튼 저는 아직 시작 전이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으면 시작하려고 하는데, 아니 글쎄, 지금 읽고 있는 책에 해러웨이가 언급됩니다. 



「당신이 우리 편이란 걸 압니다.」백신 접종의 정치학에 관해서 토론하던 중, 어느 면역학자가 내게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그건 그저 그가 이야기하는 방식대로라면 양측 모두가 내게 불편하기 때문일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 백신을 둘러싼 논쟁은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의 표현마따나 <심란한 이원론들>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다. 과학과 자연을, 공공과 개인을, 진실과 상상을, 자기와 타자를, 사고와 감정을, 남자와 여자를 대립시키는 이원론들이다.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p.79



우리가 결국 자기 자신과 싸울 수밖에 없는 전쟁을 상상하는 대신, 우리가 모두 비합리적 합리주의자인 세상을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이 세상에서, 우리는 자연과 기술에 둘 다 매여 있을 수밖에 없다. 해러웨이가 도발적인 페미니스트 선언서 「사이보그 매니페스토」에서 주장했듯이, 우리는 모두 <사이보그, 잡종, 모자이크, 키메라>들이다. 해러웨이는 <사람들이 동물과 기계와의 공통된 혈연 관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영구적으로 불완전한 정체성들과 모순된 입장들도 두려워하지 않는>사이보그 세상을 상상한다. -《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p.80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를 사둔지는 몇 년 되었는데(2019년에 샀다고 되어있더라) 읽지 않고 다른 책들처럼 역시나 쌓아두었다가, 얼마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이 이 책에 도나 해러웨이가 언급된다는 정보를 주시는거다. 마침 해러웨이 선언문 읽기 전에 만났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오오, 그렇습니까? 하고 책장에서 먼지만 쌓이던 책을 꺼내 들었던 거다. 그러니까 해러웨이가 나오는 줄 알고 이 책을 시작한거다. 해러웨이 선언문을 시작하기 전에 해러웨이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알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저렇게 짧은 인용문 두 개 만으로도 해러웨이에 대해 잘 요약해준 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어째서, 왜... 사이보그랑 개랑 같이 나와야 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니, 사이보그 얘기만 해도 눈알이 핑핑 돌 것 같은데 사이보그랑 개... 랑 인간이랑.. 글쎄, 뭐 어쨋든 알겠다. 아, 저 인용문에는 개dog 는 안나오는데, 해러웨이는 개 이야기도 한다. 



어제 다른 친구는 해러웨이 선언문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해러웨이의 신간을 샀다는 얘길 들려주었다. 그 책은 해러웨이가 쓴 건 아니고 해러웨이에 대하여 쓴 책인데 이것이었다.
















어제 책을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막 이러다가 이 책도 넣을까 말까 하면서 살펴보다 결국 '아직' 넣지 않긴 했는데, 이 책을 살펴보니 나도 사고 싶어지는게, 이게.. 해러웨이를 읽기 위한 안내가 된다는 거다. (자기들 말로는 그렇다.)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서' 라니.. 그러면.. 안내를 좀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게 되어서 이 책을 사야겠다! 막 이렇게 되었는데, 그런데.. 그 안내가 내가 생각하는 안내보다 훨씬 더 어려우면, 안내가 안내가 아닌게 되는게 아닌가.. 안내를 위한 안내를 다시 찾아야 하는건 아닐까..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그런데 해러웨이 선언문 어렵다니까.. 안내가 있어야 되지 않나 싶고. 어제 이 책을 산 친구는 이 책이 해러웨이 선언문의 해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데, 그렇다면.. 역시 해제나 안내를 위해서 나는 이 책을 사야하는걸까? 아니 그런데 책세상 웃기네.. 어떻게 우리가 해러웨이 선언문 읽을 즈음에 딱 맞춰서 이런 안내문 내고 그러지? 사실 세상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를 중심으로 돌아가는건가? 오오, 쟤네 2022년 5월에 해러웨이 선언문 읽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그 때에 맞춰 안내문을 번역해주자! 막 이렇게 된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여튼 시기가 이렇게 맞춤하게 딱 되어가지고 안내문이 있다, 이런 말씀. 문제는 나의 독서력은 안내문을 읽는다고 안내를 받을 수 있을것인가, 하는 점. 내가 나를 믿지 못하겠어서 어제 지른 책들 중에서 이 책은 일단 빼뒀다. 미안, 해러웨이 선언문 시작해본 다음에 사던가 할게...


여튼 여러분, 이게 안내라고 하네요? 참고하세요~


이런 책도 있습니다. (추가함)

















아무튼, 여러분, 사이보그가 뭔지 알아요? 나는 어제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전에는 다른 친구가 오디오클립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부분이 있다면서요. 그 클립의 링크는 요기 ☞ 포켓 필로소피(Pocket Philosophy)




36,37화가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부분이네요. 저는 점심 먹으면서 들어볼까 합니다. 와.. 점심 먹으면서 도나 해러웨이 듣는 사람이라니. 넘나 기가 막히게 대단하다...  여튼, 여러분 도나 해러웨이 읽는데 참고하시라고 아는 정보 나열해두고 갑니다.



그런데 존댓말-반말-존댓말.. 이 되어버렸네.

여튼 오늘 점심은 똠양꿍에 누들 추가해서 먹는 걸로.

그럼 이만.



덧: 면역에 관하여 엄청 좋네요. 전 너무 좋습니다. 이 책은 다 읽고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총총.


댓글(32) 먼댓글(1) 좋아요(4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어제는 어린이 날, 오늘은 나의 날이다..
    from 마지막 키스 2022-05-06 08:50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나온 말이고 읽을 당시에 감탄하여 외우고 다니는 구절이다. 왜냐하면 저것은 진리.. 바로 참 진리, 트루 진리. 되시겠다.그러니까 어제 어린이 날. 초딩 조카 두 명을 광화문에서 만났다. 아이들이 교보문고 가고 싶어해서 같이 교보에 갔고, 어린이날이니 너희들이 갖고 싶은 거 다 사줄게, 골라라! 했다. 둘째 조카는 대부분 완구를 골랐다. 조립할 수 있는 것들과 레고와..
 
 
등롱 2022-05-04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면역에 관하여 정말 좋은 책이죠! 옛날에 읽고 저도 거기서 해러웨이로 옮겨갔는데 너무너무 어려워서 그만 …
해제가 나오다니 너무 좋은 타이밍 같습니다! 구입을 해야겠어요, 저도 이번 연휴에 해러웨이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락방 2022-05-04 08:41   좋아요 3 | URL
<면역에 관하여> 엄청 좋네요, 등롱 님! 당시에도 좋다는 말을 되게 많이 들었었는데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진짜 너무 좋아요. 아 사람들이 좋다는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했습니다. 너무 좋아서 책장이 줄어드는 게 아쉬워요! 밑줄 박박 그어가며 읽고 있습니다.
저 책이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서 라고 하는데, 그 안내서가 과연 쉬울지.. 잘 모르겠어요. 저도 궁금하기도 하면서 어려울까봐 펼쳐보기도 싫고 그런 마음이에요. 내일 서점 갈 예정인데 한 번 훑어봐야겠어요.
저도 면역에 관하여만 끝내면 해러웨이 시작할 겁니다. 등롱 님, 화이팅이요!!

유부만두 2022-05-04 0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면역에 관하여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런데 도나 해러웨이 인용은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락방 2022-05-04 08:48   좋아요 3 | URL
만두 님, 만약 저도 몇 년전에 읽었다면 당연히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이번에는 도나 해러웨이를 읽어야 하기 때문에!! 눈에 들어온 것이지요. 후훗.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면역에 관하여 왤케 좋아요, 만두님? (그렁그렁)

건수하 2022-05-04 09:0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습니다 ^^!

다락방 2022-05-04 09:0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ingri 2022-05-04 08: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락방님이랑 두권이나 똑같이 읽다니ㅋㅋ

다락방 2022-05-04 08:48   좋아요 2 | URL
싱그리 님 덕에 면역에 관하여 읽고 있어요. 전 진짜 이 책 너무 좋네요! ㅠㅠ 막 너무 천재 같고 막 좋아요 ㅠㅠ 감사해요 ㅠㅠㅠ

건수하 2022-05-04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도나 해러웨이 말고 컴북스인가 미미님이 얘기하신게 좀 얇길래 전 그게 어떨까 하는 중이에요. 미미님이 곧 알려주시겠죠..?

다락방 2022-05-04 09:12   좋아요 2 | URL
이지언 의 <도나 해러웨이>말씀하시는거죠? 그거 200쪽도 안되는데.. 저도 그거 읽어볼까요? 얇아서 뭔가.. 더 나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방금 저도 페이퍼에 추가했습니다)

건수하 2022-05-04 09:13   좋아요 1 | URL
네 그거요!

수이 2022-05-04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들 도나 도나 하는 신나는 5월이 되겠군요! ^^

다락방 2022-05-04 09:2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어쩌다보니 다들 도나도나 하고 있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5-04 0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모르겠지만 출판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는 여성주의책읽기 아닐까요? ㅎㅎㅎ <면역에 관하여> 많이 들었는데 그렇게 좋다시니 혹하네요.. 일단 저 오디오클립은 저도 들어봐야겠습니다~!

다락방 2022-05-04 10:14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 면역에 관하여는 정말 추천합니다. 너무 좋네요.

저 방금 외근 잠깐 나갔다 오면서 오디오클립 조금 들었거든요. 너무 좋네요! 남녀철학자 둘이 대화를 하는데, 그 대화가 조근조근하고 너무 좋아요.

˝어렵더라고요.˝
˝어디가 어려웠어요?˝

이러면서 감상을 묻고 또 답하고 그러는데 너무 좋아요. 점심 먹으면서 마저 들어야겠어요. 후훗.

그레이스 2022-05-04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면역에 관하여!
다락방님께 땡투

다락방 2022-05-04 10:15   좋아요 4 | URL
그레이스 님, 면역에 관하여 좋습니다. 책 읽는게 참 즐겁습니다. 흑흑 ㅜㅜ

2022-05-04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4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05-04 09: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키포인트는 ˝와.. 점심 먹으면서 도나 해러웨이 듣는 사람이라니. 넘나 기가 막히게 대단하다...˝ ㅋㅋㅋ 오늘은 어디서 대단한 다부장 시리즈가 나올까 싶었는데, 점심때 도나 해러웨이 듣는 여자! 진심 대단합니다.

근데 저 해러웨이 책 볼 때마다 정말 사이보그랑 개는 왜 나오는 걸까 궁금했거든요. 다부장님의 친절한 설명 기다릴게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04 10:18   좋아요 5 | URL
잠자냥 님, 아니 글쎄 제가 어제는 대단한 다부장 시리즈로 이런 구절을 적었답니다?

‘사람들이 나 대천재인거 모를까봐 너무 초조하다..‘

전 왜 하루도 적지 않고 지나가지를 못할까요? 피에 흐르나봐요, 자뻑의 피... 이건 가족력이에요... 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말입니다, 잠자냥 님. 사이보그 도 어려운데 개.. 는 또 왜 나오고.. 도대체 사이보그랑 개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건지... 제가 읽고 이해가 된다면(!) 친절하게 설명해드리겠으나, 그럴 의지가 충만하나, 제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읽고 나서 ‘대체 왜 사이보그랑 개를 말하는건가..‘ 라고 계속 그러고 있으면 어떡하죠.. 하하하하하.

- 2022-05-04 10:29   좋아요 3 | URL
대천재 다락방 😆😆

다락방 2022-05-04 10:45   좋아요 2 | URL
대천사는 미카엘 대천재는 다락방!! 뿜뿜!!

단발머리 2022-05-04 11:05   좋아요 5 | URL
나는 항상 머시기냐 ㅋㅋㅋ다락방님의 긴 페이퍼에서 핵심 문장을 찾아내는 잠자냥님의 안목에 경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만수무강하세요!!! (쟝쟝님도 천세만세 만만세!!)

- 2022-05-04 13:2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미카엘이 오타고 우리친구 라파엘 말한거죠 지금? ㅋㅋㅋ 대천사 라파엘ㅋㅋㅋㅋ
저는 50년 후에 대현자요 ㅋㅋㅋ 아직은 예비 현자 ㅋㅋㅋ

다락방 2022-05-04 14:12   좋아요 2 | URL
맞네. 우리친구 라파엘!! 라파일에 대천사지 아무렴.
대천사 라파엘
대천재 다락방
대현자 공쟝쟝.

깨끗한 정리!!

청아 2022-05-04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같은 리더가 있으니 출판계도 동요하는건 당연합니다
시의적절한 정보제공으로
독서욕구에 식욕까지 자극해주시는ㅎㅎㅎ
똠양꿍 어감이 다했네요ㅎㅎ

커뮤니케이션북스는 해설서로
기본역할을 잘 해주더라구요^^*

다락방 2022-05-04 14:13   좋아요 2 | URL
저 커뮤니케이션북스 랑 위에 링크한 신간이랑 다 살거예요. 오디오클립 듣고 해러웨이한테 아주 푹 감겼어요. 해러웨이를 제가 한 번 파보겠습니다!! 으하하하하.

바람돌이 2022-05-05 0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나 해러웨이 저 책 저도 넣었다 뺐다하고 있어요. 저는 이제 겨우 레이디 크레딧을 다 읽었으니 일단 레이디 크레딧 리뷰부터 쓰고요. ㅠㅠ

다락방 2022-05-06 08:54   좋아요 1 | URL
저 도나 해러웨이 책 두 권 다 샀어요, 바람돌이 님. 주말에 책 도착하면 인증하겠습니다. 으하하하.
바람돌이 님의 레이디 크레딧 리뷰가 궁금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5-05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면역에 관하여>를 읽고 ‘집단 면역‘이란 것에 곰곰 생각해 보다가 그때부터 예방접종에 대해 부정에서 긍정으로 생각을 좀 바꾸게 되었었죠~^^
근데 도나 해러웨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구요??
아....😯😯
지금 읽는다면 도나 해러웨이??? 정말?? 했겠죠?ㅋㅋㅋㅋ
이래서 아는 만큼 눈에 보인다는 말이 탄생한 거겠죠?ㅋㅋㅋ
암튼 점심 드시면서 도나 해러웨이 오디오 클립 들으시고...박사님 같으시군요?
넘나 지적인 활동이셔요^^

다락방 2022-05-06 08:55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오디오클립 들어보세요. 도나 해러웨이 독서에 도움이 됩니다. 본격 도나 해러웨이 읽기 전 워밍업!! 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더라고요. 어려우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팟캐는 쉽게 설명해주더라고요. 너무 재미있게들었어요. 한 번 더 들어봐야지 생각도 하고 있고요. 책나무 님, 추천 추천!! 우리 모두 박사님이 되는 그날까지 고고씽!! ㅋㅋㅋㅋㅋ
 
The Hating Game (Paperback) - 『헤이팅 게임』원서
Sally Thorne / William Morrow & Co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만난 로맨스 소설들 속 남자들 중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섹시하다. 무엇보다 가장 운동 열심히 하는 듯. 단단한 육체와 단단한 정신의 소유자는 결국 단단한 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자명한 이치!!
게다가 그는 도무지 지칠 줄을 몰라 우리의 루신다는 그의 피티에게 땡큐 카드를 보낼참.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2-05-04 0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한 육체에 깃드는 단단한 정신력!!!
결국 완독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오별!!!^^

다락방 2022-05-04 08:42   좋아요 1 | URL
네네, 오별을 줘도 아깝지 않은 멋진 남주가 나옵니다! ㅋㅋ 로맨스의 완성은 역시 멋진 남자! ㅋㅋㅋㅋㅋ

- 2022-05-0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단한 관계…. (코피 주륵…) 그 관계 아니야 ㅋㅋㅋ 어 그 관계 아니라고 ㅋㅋㅋ

다락방 2022-05-04 10:45   좋아요 1 | URL
과연...아닌게 아닐까요? =3=3=3=3==3=3=3=3=3=3=3=3=3=3=3=3=3=3

- 2022-05-04 10:52   좋아요 0 | URL
🧘🏻‍♀️ 나는 완전 하다 🧘🏻‍♀️
 















누누이 얘기해왔지만, 로맨스 소설이 재미있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매력적이어야 한다. 특히나 이성애 로맨스 작품이라면 내 경우엔 남주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나로 하여금 같이 그 남자랑 사랑에 빠지게 해야 로맨스 소설은 본격적인 재미를 줄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샐리 쏜의 이 작품은 아주 맞춤한 작품이었다. 여자를 성적 대상화 시키거나 도구화하는 게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고 존중한다. 물론 이것이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조건이지만, 이 정도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기본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게다가 그는 진지하다. 자신이 관심을 둔 여자를 상대할 때 진지하고, 그리고 자신의 삶에 있어서도 진지하다. 매일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땀을 흠뻑 흘렸기 때문에 지금처럼 아주 근육질의 단단한 몸이 되었고, 그 hard body는 호감을 가진 여성으로 하여금 커다란 만족을 준다. 단단한 육체는 단단한 정신을 뜻하고 뭐 순서가 바뀐다 해도 단단한 정신은 단단한 육체를 가져온다. 뭐가 됐든 단단한 게 최고다. 그렇게 육체가 단단한 남자주인공 '조슈아'는 좋아하는 여성 '루신다'와의 관계도 단단하기를 바란다. 성인 남녀가 서로에게 성적인 호감 혹은 긴장을 느끼는 것이야 색다른 것은 아니지만, 그럴 때 바로 기분이 내키는대로 자자, 고고씽! 하는 게 아니라, 나는 이런 식으로 한 번 자고 어색해지는 사이는 싫다고 단호하고 분명하게 말한다. 나는 원나잇스탠드가 되고 싶지 않아, 내가 너랑 자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거고 네 옆에 있고 싶어, 라고 하는 거다.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다니, 역시 로맨스 소설이구먼 싶다.



진지한 관계, 다정한 성격, 게다가 무엇보다도 하드 바디, strong muscle은 너무 매력적이어서 나도 루신다처럼 조슈아와 사랑에 빠진다. 이렇게 나도 사랑에 빠져버려서 로맨스 소설 더 헤이팅 게임은 세상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이 된다.


원서로 읽기 위해 일단 번역서를 먼저 읽었고 또 다 읽은 후에는 번역서를 옆에 두고 번갈아 가며 보기도 했는데, 그러다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다.


조슈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의사이고 형도 의사이다. 그러나 조슈아는 의대를 다니다 의사 되기를 포기했고, 이 일은 아버지로부터 그를 '중도포기자'로 생각하게 만든다. 애초에 장남에게 더 큰 기대를 건 아버지였지만 그렇다해도 둘째인 조슈아에게 너무나 무심했던 것. 무심했으면서 그가 끝까지 해내지 못했다고 무시하고 또 그가 지금 회사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역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조슈아는 항상 포기된 남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남자, 뒤로 내팽개쳐진 남자 쯤으로 여겨졌었고, 조슈아의 형 패트릭은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게 뭐든 성공하는 사람이었으며 아주 잘 나가는 남자였다. 게다가 성격도 착해서 조슈아는 형을 미워할 수가 없다. 형은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 하는 사람이었고 동생 조슈아를 사랑하는 거다. 그런 조슈아가 사귀었던 여자친구 '민디'는 조슈아의 무뚝뚝한 성격에 힘들어하다가 그의 형 패트릭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하게 된다. 공부에서도 성공하고 일에서도 성공하고 게다가 결혼까지 아름답게 성공한 패트릭은 누가봐도 'nice guy' 였다.



먼저 읽은 번역서에서는 이 nice guy 를 '착한 남자'로 번역해두었고, 그래서 계속 착한 남자로 읽다 보니, 그가 전애인 민디에게 못되게 굴었다는건가, 그래서 그녀가 형에게로 간거고, 그래서 그는 착한 남자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는건가 싶었는데, 원서를 읽다보니 nice guy 는 내가 생각하는 '착한 남자'보다 훨씬 더 깊은 컴플렉스를 드러내고 있었다. 실패자, 루저, 뒤쳐진, 감춰진 것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인싸 개념이라고 해야할까. 사람들은 nice guy 를 좋아하지만 나는 nice guy 가 아니지, 라는 생각을 조슈아는 갖고 살았던 것. 그런 그는 그래서 일도 사랑도 잘 해내고 싶었던 거다. 뒤로 밀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조슈아는 조슈아대로 멋진 근육을 가진 남자라 멋지지만 루신다는 루신다대로 또 개매력적이다. 덩치가 작아서 언제나 귀여움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그 역할에 충실한듯 보이며 살아가지만, 사실 그것이 루시의 본질적인 면은 결코 아니었다. 그런 그녀가 조슈아를 만나 처음엔 원수처럼 지내다가 점점 호감을 갖고 사랑하게 되었고 성적 매력도 무지하게 느끼게 되었는데, 그녀는 전혀 숨김없이 그에게 말한다. 널 원해, 와 너 어쩌다 이렇게 멋진 몸이 되었어?, 와 너는 지치지도 않나봐, 너는 너무 멋져, 너랑 자고 싶어, 우리 자자.. 이런걸 계속 얘기하는거다. 아무리 조슈아가 오늘은 안돼, 이러지마, 라고 해도 자신이 그에게 성적으로 끌리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그의 몸냄새를 대놓고 맡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다 저마다의 변태끼를 가지고 있고, 루신다의 변태끼는 아마도 이 냄새를 맡는 데에 있지 않았나 싶다. 킁킁, 그는 조슈아의 몸에 대고 냄새를 맡는다. 물론 조슈아는 그런 그녀를 전혀, 싫어하지 않고. 사실 조슈아 역시도 조슈아 나름대로의 변태끼를 가진 사람이니 서로의 변태끼가 조화를 이뤘다 하겠다. 그래, 이 변태끼는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조슈아의 변태끼는, 왜냐하면, 루신다가 아니라면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 눈동자 색깔에 맞추어 벽지를 바르는 사람? 내가 오늘 치마를 입었는지 수첩에 체크하는 사람? 그것이 루신다도 그를 사랑했기 때문에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일이 되는 것이고 너의 변태끼 좋아! 가 되는 것이지, 만약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그랬다고 하면 너무 소름돋잖아. 뭐, 여하튼 이들의 로맨스는 뜨겁고 무자비하게 펼쳐지는데, 그것은 다 조슈아가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운동, 운동이 중요하다. 남자들이여, gym으로 가라! 단단한 머슬이 단단한 바디를 만들도 단단한 육체를 가져오며 결국 단단한 관계를 가져온다. 이것은 섭리...




저렇게 단단한 근육맨이라니, 루신다 너무 좋겠다, 루신다가 매일 좋다좋다를 외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면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고, 아마도 그동안 읽은 로맨스 중에 가장 흡족한 남주가 아닌가 싶지만(남자들이 읽었응면 좋겠다. 증맬루..),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분명히 깨달았다. 이성애 로맨스는 본질적으로 페미니즘적일 순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 여러개 있는데, 그중 하나는 그들이 아직 섹스를 하기 전이다. 조슈아 형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먼 길을 운전했고 차 안에서 그들의 분위기도 좋았고, 그들은 그렇게 호텔방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래서 서로 끌어안고 키스하게 되었는데, 그런데 조슈아는 바로 그 자리에서 섹스를 하려고 하진 않는다. 루시는 하기 싫으냐고 물어보고 조슈아는 그렇지 않다는 걸 자신의 hard body를 통해 표현한다. 루시는 나로 인해 그가 이렇게나 흥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또 그가 나를 원한다는 걸 알게 되어서 좋아하지만, 그러나 어쨌든 이 날의 섹스는 조슈아 엄마의 전화로 인해 성사되진 않는다. 그런데 만약, 조슈아 엄마의 전화가 아니었어도, 그런데 조슈아가 하기 싫다고 거절했어도, 루시는 '그럼에도불구하고' 자기 뜻대로 섹스를 할 수 있었을까? 그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루시는 조슈아와 같은 직장에 다니고 같은 직급을 가지고 있다. 나이대도 비슷하고 그리고 진급을 위한 경쟁자의 상태에 놓여있다. 루시는 자신의 욕망을 말하기를 꺼려하지 않고 조슈아는 자신이 혹시 선을 넘는건 아닌지 매사 신중한 사람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걸 말할 수 있고 싸우기도 하고 또 배려하기도 하는 성인 남녀, 그냥 보면 어느 모로 보나 평등한 여자와 남자가 거기 있다. 그러나 그것이 로맨스로 들어가버리면 평등이 유지되기가 힘들다. 루시는 160도 안되는 작은 키를 가지고 있고 어릴때부터 너무 작았던 자신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조슈아는 키가 190이 넘고 운동을 해서 엄청난 근육질의 몸이다. 그는 한 팔로도 루시를 들어 올릴 수 있다. 물론 섹스의 기본은 서로 합의하에 하는 것이지만, 조슈아가 아니라고 말하면 안해야 하는게 당연히 이치에 맞는 말이지만, 루시의 입장에서는 조슈아가 아니라고 했을 때에 어떻게든 자신이 섹스를 더 해나갈 순 없다. 강제하고자 하는 의지나 생각이 없지만 설사 있다해도 그것을 할 수 없는 위치라는 거다. 그러나 조슈아는 그렇지 않다. 조슈아의 성격이나 책에서의 타입으로 보면 조슈아 역시 원하지 않는 관계를 억지로 이끌어 나갈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루시에게 더 나은 기회가 있다면 그것을 찾아가게 하려고 하고 또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거부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혹여라도 루시가 섹스를 원하지 않을 때, 조슈아가 그게 싫다고 짜증내면 조슈아로서는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거다. 이 책에서 루시가 욕망에 솔직한 여성이라고 해서 먼저 섹스를 말하고 혹은 여성 상위로 아무리 접근을 한다 해도, 분명한 사실은 루시는 강제로 할순 없다는 거다.


나는 조슈아가 강간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정말 아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이성애 로맨스로 들어가버리면 그 안에서 온전한 평등이 자리하기 힘들다는 거다. 루신다의 그동안 삶은 지금의 루신다를 만들었다. 조슈아는 (당연히 소설이니)'그럴 남자가 아니지만' , 조슈아가 질투로 화를 낼 때 루시는 의자 뒤로 숨고 싶어한다. 똑같은 질투로 루시가 화를 냈을 때, 조슈아는 그 어디로도 숨지 않는다. 어느 한쪽은 숨고 싶어하고 어느 한쪽은 숨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불평등이 그 안에 있는 거다. 실제로 조슈아가 루시를 위협하느냐 안하느냐와는 다른 문제다. 어쨌든 내 앞에 있는 저 남자가, 좀전까지 나랑 무엇을 했고 어떤 말을 나눴든 간에, 나를 위협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피하게 되는 것. 그것이 이성애 로맨스 안에 있는 거다. 이것은 신체적으로 한쪽은 삽입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삽입을 하는 입장에서는 강제적으로 당할 확률이 아주 낮다. 특히나 사회적 조건이 얼추 비슷한 경우라면 강제적으로 당할 일은 없다고 봐도 된다. 우리는 모두 그걸 알고 있지 않은가.



또한 이 소설에서처럼 아무리 균형감각을 가져가려고 해도, 이성애 로맨스 안에서는 사회적으로 부여된 젠더롤에 충실해지려는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상대 역시 젠더롤에 충실하기를 바라게 되고. 나만 해도 이 소설 읽으면서 강인한 근육을 가진 조쉬에게 반하지 않았는가. 네가 좀 더 단단하기를, 네가 좀 더 근육질이기를, 네가 좀 더 나를 보호해주기를, 기타 등등. 내가 온전한 한 사람의 인간이며 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관계 안으로 들어가면 젠더롤에 나를 자꾸 맡기고 싶어지게 되는거다. 왜일까. 그게 더 편하니까? 어쩌면, 그게 더 이 이성애 로맨스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니까?



이성애 로맨스는 본질적으로 페미니즘적일 순 없겠구나, 그런데 이 사회는 거대한 이성애 로맨스 사회다, 그래서 이렇게나 페미니즘이 가는 길이 멀고도 험난한건가, 하는 생각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 자, 이쯤에서 우리 '에바 일루즈'의 말을 들어보자.



평등은 원래부터 혼란스럽다. 평등을 기본 전제로 깔면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갈등이 불거진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평등이 불안함과 애매함을 낳는 원인이라 말할 수 있다. 불평등을 편안하게 여기게 만드는 두 번째 측면은 권력관계를 보호관계로 바꿔주며, '자연스러운' 상호의존성과 강한 감정적 접착성을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반대로 평등은 어떤 의무감도 낳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욕구와 권리의식을 강화함으로써 상대방과 갈등을 빚도록 조장한다. 불평등이 지닌 세 번째 편안한 측면은 역할 문제를 놓고 서로 협상을 벌이지 않아도 좋다는 점이다. 이로써 관계 당사자들은 좀 더 자발적이고 직접적인 감정을 가짐으로써 골치 썩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우리가 즐겨 보는 드라마 시나리오가 그려내는 사회적 역할을 보라. 고민하고 자시고 할것 없이 그저 감당하기만 하면 되는 역할이지 않은가. -《사랑은 왜 불안한가》, 에바 일루즈, p.82-83

















에바 일루즈는 그러나 우리가 불평등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바로 그 지점은, 그것이 우리가 누군가의 지배를 원해서는 아니라고 덧붙인다. 그게 아니다. 우리는 그런식으로라도 상대와의 결합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논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부장제를 갈망하는 태도는 페미니즘의 반작용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이런 갈망은 여성이 지배당하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감정적 결합을 갈구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물론 감정적 결합에는 피치 못하게 남성의 지배가 뒤따르기는 한다. 혹은 이런 지배를 드러나지 않게 숨기거나 교묘하게 정당화 하기도 한다. 마치 남성의 보호자 역할을 봉건체계로부터 떼어내 보호만 보장해주는 것처럼 위장하지만, 어쨌거나 그 본질은 남성의 지배다. 다시 말해 오늘날 여성은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영역에서 남성의 지배와 직면해야만 한다. 물론 여성에게 낮은 신분을 강요하며 남자에게 보호의 의무를 안기는 봉건적 규칙이 사라지기는 했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는 했지만, 여성은 감정을 나눌 짝 혹은 배우자를 갈망하는 탓에 여전히 남성에게 휘둘리고 만다. -《사랑은 왜 불안한가》, 에바 일루즈,p.84



사소한 모든 것에서부터 우리는 자기 자신의 모순과 맞닥뜨리게 된다. 주체적인 나를 원하면서도 이성애 로맨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상대가 나보다 더 강하기를 원하는 거야말로, 대놓고 말하지 못해도 상대가 나를 보호해주길 원하는 것도, 나로서는 언제나 모순을 만나는 순간들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내 안의 모순을 만나는 것도 그리고 그걸 인정하는 것도 끔찍하게 싫다. 그렇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그래서 누군가와는 좀 더 특별하게 좀 더 단단하게 결합하고 싶은 욕망도 막을 순 없을 것이다. 관계에서 오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는 그동안 그렇게나 로맨스를 읽어온 게 아닐까. 그러나 그동안 나의 삶은 나를 여기로 데려왔고, 그래서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비판적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숙명일지도.........




어쨌든,

여섯번째 원서를 완독했다. 훗.

:)



로맨스 소설 읽으면서 에바 일루즈 가져오는 나, 대천재... 사람들이 나 대천재인거 모를까봐 너무 초조하다..


그럼 이만.




댓글(17) 먼댓글(1)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그 단어를 쓰는 당신이 그런 사람이다
    from 마지막 키스 2022-05-30 12:09 
    '샐리 루니'의 《노멀 피플》은 번역서로 읽었을 때에도 나쁘진 않았지만 막 좋지도 않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짜증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고(그것은 주인공들의 성격 때문이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현재에 필요한 젊은 작가로구나 하기도 했는데, 원서로 만나는 샐리 루니는 번역서로 만난 샐리 루니보다 더 좋다. 감정들이 더 섬세하게 와 닿는다. 코넬이 메리앤과 정서적으로도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교감을 느끼면서 그것을 숨기고자 하는 것,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건수하 2022-05-0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래 사랑에 큰 관심은 없는데…

그래도 기혼 여성이니까. 에바 일루즈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근데 알고 싶지 않기도 해요. 인정하기 싫..


다락방 2022-05-03 12:37   좋아요 1 | URL
아아 수하님.. 그래서 정희진 선생님은 <페미니즘의 도전>을 통해 그런 말씀을 하지 않았습니까.
아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다...

훌쩍.

독서괭 2022-05-03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단단함 단단함을 외치는 로맨스소설 리뷰의 끝에는 관계와 페미니즘에 대한 깊은 성찰이!! 대천재 다락방님, 인정!
이성애 관계에서는, 여성이 남성의 (나와 다른) 단단한 근육질 몸에 끌리는 이상에는, 늘 딜레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서 벌써 여섯권째?? 축하드려요!

다락방 2022-05-03 14:45   좋아요 1 | URL
어쩌면 우리가 너무나 오래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잘못된 걸 알고 있다고 해도 직접적으로 고치면서 실행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것 같아요. 인간이란 원래 부조리하고 불완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면 뜨끔하고 아픈건 사실이에요 ㅠㅠ

독서괭 님, 우리 계속 열심히 읽읍시다. 저 독서괭 님따라 오디오북 가입해볼까, 오늘은 생각하고 있어요. 점심 먹으면서는 오디오북 들을까... 흠흠.

단발머리 2022-05-03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성애 로맨스와 페미니즘의 관계에 대한 다락방님의 의견이 많이 공감되요. 저 역시도 이 소설을 겁나 재미있게 읽었고 또 조슈아를 (많이많이) 사랑했고 엄청나게 몰입했지만, 한계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고요.
한편으로 저는 ‘사랑 앞에서 느끼는 무력함‘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사랑에 빠질 때 억지로라도 혹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약자로 위치시키잖아요. 내 마음 그대가 받아줘야 하니까요. 문제는 그런 수동적인 역할이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혹은 제안되는 상황이고, 그 생각에 빠지다 보니 전에 정희진쌤이 말씀하셨던 소설가 정찬의 ‘위대함‘이 다시 떠오릅니다. 정찬의 소설집 [두 생애] 속 <희생>의 한 부분 옮겨놓습니다.


누가 영서의 아버지죠? 남성이에요. 단순하고 막연한 대답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에겐 단순하지도 않고 막연하지도 않아요. 생명의 문제에서 여성은 가해자가 될 수 없어요. 신은 여성에게 남성의 발기된 성기와 같은 폭력의 무기를 주지 않았어요. 이런 점에서 여성은 숙명적으로 희생자예요. 저는 영서가 여성이었음을 알았을 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어요. 기쁨의 이유는 가해자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며, 슬픔의 이유는 희생자적 존재라는 사실 때문이었어요. 모든 남성이 가해자라는 뜻은 아니에요. 가해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죠. 마찬가지로 모든 여성이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지요. (<희생>, 115쪽)

다락방 2022-05-03 16:56   좋아요 3 | URL
아니, 단발머리 님. 너무나 적절한 인용 가져와주셔서 제가 소름이 돋습니다. 감사해요 ㅠㅠ 제가 저 말을 하고 싶었어요. 바로 저 말이요. 그러니까 조슈아가 강간할 것이라는 걸 전제하는 게 아니라, 삽입할 수 있는 기관을 가지고 있고 그걸로 인해 강제적 관계도 가능해진다는 걸 저는 말하고 싶었거든요. 그런 반면 루신다는 너를 원한다고 끈질기게 말하고 그에게 몸을 대서 흥분을 시켜도 결코 강제적 관계를 할 수가 없는거예요. 바로 그 지점에서 어쩔 수 없이 이성애 로맨스는 결코 온전한 평등에 이를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고추가 있다고 누구나 그걸 강제로 삽입하는 건 아니지만, ‘발기된 성기‘는 정찬의 말대로 ‘폭력의 무기‘가 되지요. 반면 여성의 기관은 폭력의 무기가 결코 될 수 없는 구조잖아요. 와, 이 얘길 하고 싶었는데 정찬 님이 이미 써주셨어요? 대단하다..

단발머리 님 덕에 정찬 소설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와, 역시 누군가는 이미 말해주고 누군가는 이미 그걸 습득하고 있었네요. 단발머리 님,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ㅠㅠ
정찬 님, 단발머리 님, 정희진 님.. 모두 앞서가는 분들 ㅠㅠㅠ

단발머리 2022-05-03 17:02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글 읽다가, 다락방님 사유에 묻어서 골몰하다가 문득 생각난 거에요.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까 예전에 페이퍼를 써둔게 있더라구요. 복사해 온 것입니다.

저는 그 대열에서 뺴주세요. 전 그 사이에 끼여있을 수 없습니다. 플리즈~~~~~~~~~~~~~~~~~

다락방 2022-05-03 17:11   좋아요 2 | URL
저에겐 정찬 과 단발머리 님과 정희진 쌤 모두 동급입니다.. 그리고 단발머리 님, 땡투 드립니다.
큰 부자 되시길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2-05-04 0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맨스 소설을 읽으시고 페미니즘 사유의 경지로 대화하시는 두 분!!
천재와 천재가 만나면 이런 대화가 오가는군요?ㅋㅋㅋㅋ

전 그저 지배가 아닌 결합!!
이 대목만 눈에 들어와서~^^
소설 읽다가 편하지 않은 부분들이 나오는데 그것을 이렇게 풀어내 주시니 아하...뒤늦게 돌 굴러가는 소리를 내고 갑니다^^

다락방 2022-05-04 08:43   좋아요 1 | URL
한편 결합 때문에 어떤 것들을 그대로 가져가려는 그런 성질이 여성에게있다는 것이 참 마음이 아프기도 하더라고요. 이렇게나 다정하게 결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인데, 왜 한쪽은 그보다 지배나 권력을 더 원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지요.

소설은 불편한 지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걸로 보여요. 그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요. 그러나 정작 읽는 당사자인 제가 여성주의 책을 너무 많이 읽고 이런 사람이 되어버려서 재미있게 읽다가도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후훗.

- 2022-05-04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의 아이러니를 받아들이는 지적 통찰, 이성애중심주의와 페미니즘의 불화를 인식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 종의 불완전함에서 나오는 필연적인 관계에의 욕망.
진짜 자기모순을 자책으로 끌어안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는 거 개 멋진거 알죠? 다락방님 대천재 앞에서는 정말인지 위로를 받게 되어요. 나도 그러기 위해 수많은 헛발질을 하겠도다!

인생 좀 살아본 사색 좀 많이해본 여자의 짬에서 오는 바이브. 다락방 이즈 한국의 빅토리아 토카레바!!

˝에바 일루즈는 그러나 우리가 불평등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바로 그 지점은, 그것이 우리가 누군가의 지배를 원해서는 아니라고 덧붙인다. 그게 아니다. 우리는 그런식으로라도 상대와의 결합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락방 님 어록 -˝

그나저나 에바 일루즈 진짜 좋아요. 진짜 똑똑하고 뭐랄까 분명히 에바일루즈는 엠비티아이 S 일거예요.

다락방 2022-05-04 15:47   좋아요 1 | URL
어휴 쟝쟝님은 언제나 나에 대한 해석을 좋게 해주네요.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입니다. 내가 멋진 건 사실이지만, 쟝님은 내가 멋진것보다 나를 더 이천배쯤 멋지게 해석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멋진 사람입니다, 쟝님도. ㅎㅎ

저도 어제 저거 인용문 가져오고나서 에바 일루즈가 갑자기 너무 또 좋아지고 그런거예요. 그래서 에바 일루즈 사야지~ 이러다가 에바 일루즈 이미 몇 개 있는데...그게 뭘까? 해서 안샀어요. 일단 집에 있는거나 좀 보고 사자. 오늘 하루는 도나 해러웨이에 치어가지고 도나 해러에이를 쓸어담을 겁니다. 으하하하하.

오오, 에바 일루즈 엠비티아이 S 라면 나랑 같네요? 후후.

- 2022-05-04 20:43   좋아요 1 | URL
뭐랄까 사회과학도 가끔 추상화너무 해서 뜬구름 잡는 소리하네 (이상주의) 싶을 때가 많은데 ㅋㅋ 에바일루즈는 진짜 현실적으로 분석하는 느낌 ㅋㅋㅋ 특히 일반적인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현실감각가지고 그래서 어떻게!?를 안놓치려고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제 개인적인) 감상인데요, 이건 좀 s들의 성향이지 않나 ㅋㅋ

다락방 2022-05-06 08:57   좋아요 1 | URL
쟝님 댓글 읽으니까 에바 일루즈 또 잔뜩 읽고 싶네요. 일단 오늘 집에 가면 에바 일루즈 책 뭐뭐 가지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겠어요. 그래야 가지고 있지 않은 걸 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5-06 10:32   좋아요 0 | URL
같이 읽읍시다 ㅋㅋ 에바일루즈 ㅋㅋㅋㅋ 저도 엥간치 잇을건 다 잇음 ㅋㅋ

감은빛 2022-05-04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대천재! 인정합니다! ^^
로맨스 소설을 원서로 읽으시다니. 이것도 정말 대단하네요.
저는 학술 서적이나 논문 외에는 원서로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단단한 근육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피곤한 날들이라
운동을 건너뛰는 날이 많네요.
조금씩 조금씩 운동량을 늘리고 있으니, 차츰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다락방 2022-05-06 08:57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학술 서적이나 논문을 원서로 읽는게 더 대단한데요? 그걸 어떻게 읽죠? 어려운 단어가 수만개 나올 것 같은데요... 그에 비해 로맨스 소설은 어려운 단어가 훨씬 덜할 것 같고요. 물론 헤이팅 게임은 단어 모르는게 너무 많이 나왔지만요...

저도 다음주부터는 다시 운동을 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코로나 앓으면서 너무 쉬어가지고 몸이 완전히 망가진 것 같아요. ㅠㅠ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하게 지냅시다, 감은빛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