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톤 프로젝트 - 정규 2집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노래 / 파스텔뮤직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에피톤 프로젝트의 「눈을 뜨면」을 아주 좋아하는 여동생은 내게 문자를 보내왔다. 대체 이사람은 어떤 사랑을 한걸까, 하고. 나는 동생에게 그가 별다른 사랑을 한게 아니다, 라고 말해주었다. 그는 나같은 혹은 너같은 여자를 사랑했을 것이고 그 사랑은 다른 사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음악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거라고. 사랑이란게 그렇다. 남들이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하다. 별다를게 없다. 그러나 그 사랑에 빠진 당사자, 그리고 그 사랑을 끝낸 당사자에게는 특별하다. 그걸 표현해내는 걸 에피톤프로젝트가 한다.


이번 앨범을 받아들고 시디를 재생시키고서 처음엔 좀 당황했다. 내가 전(前)앨범에서 좋아했던 「눈을 뜨면」이나 「이화동」만큼 강렬하게 나를 사로잡는 곡이 없어서. 전체적인 만족도로 기존 앨범에 못미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에피톤프로젝트에 실망을 했다거나 앞으로 좋아하지 않겠다거나 하는건 결코 아니다. 아마도 반복해서 듣다보면 내 귀에 특별히 더 좋은 노래가 생길것이고 더 익숙한 노래가 생길것이다. 아직까지는 대표곡인 「새벽녘」만 좋아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방안에 이 앨범을 걸어두면 전체적으로 만족도는 높다.



앨범의 타이틀이 『낯선 도시로의 여행』인데, 아, 그는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한걸까. 아니면 사랑하고 헤어졌던 연인이 먼 곳으로 가버린걸까. 그녀가 먼 곳에 있음을 나타내는 가사들이 귀에 들어온다.


우연히 들은 소리를 괜히 흥얼대듯
무심코 접한 한 줄의 글에 이끌리듯
손닿은 모든 것들이, 시간에 바래지 않길
나는 너에게 진심을 다해 말해
너를 끌어안고 순간에 맺힌 기억,
열 한 시간을 건너 이곳까지 널 찾아왔어
어떤 모습일지, 잊혀 지진 않았을지
이제 여기에서 어떤 말들을 시작할까?   - 「이제, 여기에서」 中



언젠가 먼 훗날의 나도 먼 곳에 있는 누군가를 만나러 갈거라는 막연한 다짐때문인지 '열 한 시간을 건너 이곳까지 널 찾아왔어' 하는 가사를 그냥 넘길수가 없다. 이 노래를 듣고 났더니 「새벽녘」의 가사도 예사로 들리지가 않는다.


밤새 내린 빗줄기는
소리 없이 마름을 적시고
구름 걷힌 하늘 위로
어딘가 향해 떠나는 비행기
막연함도 불안도
혹시 모를 눈물도
때로는 당연한 시간인 걸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라
함께했던 시간을 꺼내놓고
오랜만에 웃고 있는 날 보며,
잘 지냈었냐고 물어 보네     - 「새벽녘」 中



어딘가 향해 떠나는 비행기, 를 그는 허투루 넣은게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빗줄기가 '그녀를 혹은 그시간'을 떠올리게 했다면 비행기는 '먼 곳에 있는' 그녀를 떠올리는게 아닌가. 


역시 한 가수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곡을 듣기 보다는 앨범 전체를 듣는게 도움이 된다는 당연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여행'이라는 앨범 타이틀에 걸맞게 제목들도 먼 곳에 있는 누군가를 혹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나타낸다. 「터미널」, 「초보비행」, 「국경을 넘는 기차」, 「떠나자」등이 그렇다. 「믿을게」란 제목을 가진 노래도 있는데, 새삼 에피톤프로젝트란 얼마나 믿을만한 음악가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하고, 그 앨범은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한 듯하다. 그는 전 앨범에서도 아팠고 이번 앨범에서도 아파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은 둘 사이에 놓여있는 물리적 거리도 또 마음의 거리도 감당하기 힘들다. 열 한시간을 걸려 그곳으로 날아가도 그가 할 수 있는건 기억을 끄집어내는 일일 뿐이다.


나는 아직 이 앨범의 모든 노래를 아주 많이 좋아하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앨범에 실린 노래들의 가사들을 가만히 읽어보노라면,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노래로 듣지 않아도 나는 이미 공감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에 아름다운 가사로 듣는이로 하여금 몰입하게 하는 것, 하나의 스토리가 머리속에 그려지는 것. 그래서 앨범의 발매소식만 들어도 가슴 떨린다. 이게 에피톤프로젝트의 능력이며 힘이다. 내가 그의 음악에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아주 오랜만에 시디에 딸려온 포스터를 버리지 않았다. 방 문에 붙여둘 것이다. 나는 이 앨범을 오래오래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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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아직까진 '새벽녘'만 귀에 들어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데 동의! :)
가사도 물론이거니와 아련한 사랑 내음이 나는 보컬, 정말 애정합니다. >.<

다락방 2012-06-11 15:49   좋아요 0 | URL
아, 횽님도 그러시군요!(횽님 이라고 하니 어쩐지 형님의 뉘앙스가.. ㅎㅎ)
참 이상하죠? 모든 노래가 다 무지하게 좋다는 생각이 드는게 아닌데도 제가 이 앨범을 가지고 있고 또 언제든 들을 수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되니 말예요.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요!!! 저도 완전 애정합니다! ♡

2012-06-11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1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2 0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2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1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2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연 2012-06-1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눈을 뜨면을 참 좋게 들었는데, 이 앨범에서는 새벽녘말고는 확 끌리는 곡이 없더군요ㅠ ㅎㅎ 듣다가 보면 또 끌리고 그렇게 되겠죠?

다락방 2012-06-12 08:3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좀 아쉬워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믿을게]를 들었거든요. 아 그런데 갑자기 왜이렇게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걸으면서 울 뻔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dreamout 2012-06-1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린킨파크의 새앨범이 6월말에 나올 예정이어서,, 그때 한꺼번에 사려고 담아놨어요.
그런데 어제 제이슨 므라즈.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앨범 모두를 mp3로 사는 바람에.. 한 동안은 그 노래들만으로도 버틸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다락방 2012-06-12 08:39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제이슨 므라즈 공연 보고 오시더니 아주 흠뻑 빠지셨군요! 히히히히히. 저는 라이브를 보지는 못했지만 암스테르담 라이브앨범에서 mudhouse 듣고 아주 쑝 가가지고 그 노래를 한동안 엄청 반복해 들었었어요. 그노래도 들어보세요, 드림아웃님! 제이슨 므라즈는 랩도 할 줄 아는 섹시한 남자 ㅠㅠ

건조기후 2012-06-12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라디오에서 새벽녘이 나왔어요. 불시에 들으니 더 미치게 좋더군요 ㅜ
음. 성시경이 틀어줘서 더 좋은 걸까요? ㅎㅎ

저도 저 노래 저 구절 좋아요.. 널 찾아왔어, 라고 내뱉을 때 특히.

다락방 2012-06-12 15:57   좋아요 0 | URL
요즘은 에피톤이 대세인듯 ㅎㅎ
차세정이 저를 좀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건조기후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음장수 2012-06-12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공감이 갑니다.
유난히 가사가 잘 들리는 음악들인 것 같아요.
심규선의 목소리를 이번 앨범에서 들을 수 없는 게 아쉽지만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다락방 2012-06-13 08:25   좋아요 0 | URL
우앗, 얼음장수님! 완전 반가워요! ㅎㅎㅎㅎㅎ 닉네임과 이미지를 보는데 반가움이 와락 달려드네요. 훗.

저도 심규선의 목소리를 이번 앨범에서 들을 수 없는게 아쉽긴 한데요, 에피톤 프로젝트에게 '심규선'은 저 혼자 부를때 빛나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 '한희정'은 함께 했을 때 더 빛나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한희정과는 듀엣을 하고 심규선에게는 노래를 주니까요.
아, 갑자기 심규선 말씀하시니 심규선의 노래를 마구 듣고 싶어지네요.

얼음장수 2012-06-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눈팅은 했습니다만, 지레 혼자서 겁 먹고선 흔적은 남기지 못했어요.
너무 공감 가는 글이라 도리없이 댓글을 남겼는데, 열렬히(?) 반겨주셔서 혼자서 몸둘 바를 몰라 하고 있습니다. 풉.

심규선과 한희정에 대한 생각도 무한 공감입니다.
이번 앨범에서의 듀엣곡이 이화동이나 그대는 어디에만큼 확 끌리지는 않지만,
둘 목소리의 어울림 자체는 언제나 와닿는 것 같아요.

심규선은 lucia로 낸 솔로 앨범의 곡들보다
에피톤 프로젝트 앨범에 셋방 들어가서 불렀던 곡들이 더 좋은 것 같네요. 선인장이나 오늘은 문득 생각이 나는데
솔로 앨범은 한창 들은 뒤로는 좀 뜸해지네요.

종종 들르겠습니다. 아무쪼록 건승하시길.

다락방 2012-06-13 14:01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심규선의 솔로 앨범이 무척 좋아요. [부디]는 압권이고 다른 곡들도 모두 좋아요. 요즘에도 가끔 들어요. ㅎㅎ 부디는 듣다가 막 울 것 같고 그래요. 에피톤 콘서트 가서 심규선 노래 부르는 거 봤는데요, 와, 엄청 노래 잘하더라구요. 게다가 젊고 예뻐요! 그때 당시에 사귀던 남자랑 함께 갔었는데 심규선한테 홀딱 반하더라구요. 노래 진짜 잘해요. 실제로 듣는데 반했어요! ㅎㅎ

이번 앨범에서 한희정과의 듀엣곡은 저도 이화동이나 그대는 어디에만큼 확 좋지는 않은데 어쩐지 계속 듣다보면 나름대로 좋아질 것 같아요.

그런데 왜 혼자서 겁 먹고 계셨던겁니까? 제가 겁줬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전 해치지 않아요. 비폭력주의자입니다.(대체 무슨말;;) 네, 종종 들르세요, 얼음장수님.
:)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가끔 어, 정말 그래도 되나? 싶을만큼 미심쩍은 부분들을 마주치게 된다. 그러면 책장을 덮고 가만히 생각해본다. 흐음, 진짜 이래도 되는걸까, 하고. 그런데 섣불리 그래 이러자, 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이런 부분.

 

"내가 보기에 너는 선생님에게 두 가지 감정을 갖고 있어. 좋아하면서도 싫어해." (p.54)

 

선생님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그건 나쁜일이다, 라고 아이의 죄책감을 키워주는 일 보다는 그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인정해줘서 그 죄책감을 덜어주는 일이 더 좋다는거다. 물론 아이의 감정에 그건 나쁘다라고 말하는게 좋지 않다는것쯤은 나도 알지만, 그래도 저런 애매모호한 말로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봐주는게 그렇게 큰 도움이 될까? 정말 그럴까? 이건 조금 더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책은 '부모와 아이사이'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에도 필요한 태도들이 잘 담겨있다. 확실히 이 책을 읽은 나는 그전보다 조금쯤 더 착한 여자사람이 될 것 같다. (응?) 그리고 나는 이런 부분을 책에서 맞닥뜨렸다.

 

 

어렸을 때 받은 훈련과 커서 받은 교육은 우리에게 양쪽의 견해에 대한 편견만을 가르쳤다. 부정적인 감정은 모두 나쁜 것이며, 그런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우리는 들었다. 그러나 새로운 과학적 견해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드러난 행위에 대해서는 좋다 나쁘다 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지만, 마음속의 행위에 대해서는 판결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행동(conduct) 자체는 비난이나 명령을 받을 수 있지만, 감정을 그럴 수도,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감정에 대해 판결을 내리거나, 상상을 검열하는 것은 자유로운 사고와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감정은 우리가 유전으로 받은 소산이다. 물고기는 헤엄치고, 새는 날고, 인간은 느낀다. (pp.55-56)

 

 

이 부분을 읽는데 뭔가 해방되는 느낌인거다. 나는 지나치게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그간 억누르려고 하지 않았던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갖는 나 자신이 밉지 않았던가. 그러나 감정이란 어쩔수 없이 자유롭다. 내가 그 감정으로 악랄한 행동을 하지만 않는다면, 내 감정은 그대로 나만의 것이 아닌가.

 

그렇다.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혐오하기도 하며 경멸하기도 한다. 싫어하기도 한다. 이런 감정들을 어떤 사람에게든 생길 수 있고 또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 감정들은 사라지기도 하고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그럴경우 나는 그런 감정을 들게 하는 상대에게 여러가지 행동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너랑 더이상 친구하고 싶지 않으니 그만두자, 라고 말한다거나 일방적으로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잠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너가 나에게 말을 거는게 몹시 불쾌하니 더이상 말걸지 말아줘, 라고 쏘아붙일수도 있을것이다. 이건 그 사람과 나의 문제이고 그 사람과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건 그 사람에게 갖는 나의 감정이니까.

 

굳이 친한 관계에서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내가 불쾌한 댓글을 받았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말한다. 너의 댓글은 나에게 악플이다, 라고. 이것이 나를 불쾌하게 한다고. 그게 나의 감정을 건드렸다면 나는 그사람에게 나의 감정을 말함으로써 더이상 그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막을수도 있고 나쁘게 진행된다면 그 사람과 크게 싸울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의 기분을 건드릴 수도 있고 혹은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할 목적으로 거친 말들을 내뱉을 수도 있을것이다. 이건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동창회 모임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고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내가 나의 욕실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혼자서 핑킹가위로 앞머리를 자르면서 사는게 아니라면, 나는 이사람 혹은 저사람과 얽혀 지내면서 얼마든지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그것을 해결할 수도 있으며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누구때문에 불쾌해서, 그래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더 유지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혹은 더이상 내게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그 사람과 나와의 사이에 관계를 끊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까? 그게 정말 나에게 유리할까? 내 개인적으로는 그렇지않다 고 생각한다.

 

오늘 고객센터에 건의된 된장님의 글을 읽었다. 나를 즐겨찾는 사람이 누군인지 드러났으면 좋겠고 내가 싫다면 그들을 삭제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건의였다. 그건 그 분이 알라딘에 건의한 것이니 내가 답할수는 없는 부분이다. 알라딘이 어떤 답을 할지는 나도 지켜보아야 할 부분인데, 나는 기본적으로 나를 즐겨찾는 사람을 내가 싫다는 이유로 삭제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너 싫어, 너 나한테 말걸지마, 난 내가 좋은 사람들하고만 소통할거야, 라고 나를 즐겨찾는 사람을 삭제한다니, 그건 지나치게 억압적이고 폭력적이지 않나? 그런 감정을 갖는거야 누가 뭐랄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걸 굳이 제도적 장치로 마련해줘야 하는걸까? 나는 이글루스에도 티스토리에도 네이버에도 즐겨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 모두에 다 나는 회원이 아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싸이트에 내가 즐겨찾기했다고 알리지 않는다. 내가 즐겨찾는 사람들에게 '내가 너를 즐겨찾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꼭 말해야 하나? 내가 북스피어 출판사의 글을 읽는다고 그들에게 말해야 하나? 이동진의 블로그에 간다고이동진한테 말해야 하나? 그리고 즐겨찾기한 사람만이 내 글을 읽을거라는 생각을 대체 어떻게 할 수가 있을까? 나는 내가 즐겨찾기 한 사람이 얼마 없다. 그러나 알라딘에 올려진 거의 모든 글을 읽는다. 그리고 예전부터 지금까지 내가 느끼기에 반대되는 생각이 있으면 나의 생각은 다르다고 댓글을 달았던 때도 있고 그냥 지나칠 때도 있었다. 나는 한 번도 '스팸댓글을 달 목적으로' 누군가를 즐겨찾기 한 적이 없다. 아무리 각자가 가진 생각이 다르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말로 '악플을 달기위해 나를 즐겨찾기 한다'는 생각을 하는걸까? 정말 그런가?

 

즐겨찾기를 했든 하지 않았든 비공개로 쓰지 않은 다음에야 내 글은 누구나 와서 언제든 볼 수 있다. 몇 년전의 글들에도 가끔 댓글이 달리는 경우가 있다. 알라딘이 아니라 어떤 경로로도 들어와서 우연히 내 글을 읽게 되는거다. 그 글은 내 글을 좋다고 말하는 글이기도 하고 내 글을 비판하는 글이기도 하다. 그들이 내 글을 비판하기 위해 내 글을 읽은게 아니다. 내 글을 읽었는데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는 그것이 부조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댓글을 다는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서도 또 직장에서도 나는 말을 한다. 그게 어떤 말이든 일단 내 입으로 내뱉은 이상 나는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내 말에 누군가 그건 잘못됐다고 말하면 그 자리에서 나는 그사람에게 입닥치라고 하지 않는다. 왜 내 말에 반박해? 너 싫어 앞으로 이 자리에 나오지마, 라고 말하지 않는다. 글도 마찬가지다. 내가 써놓은 글에 반대되는 댓글을 달았다고 해서 야, 너 오지마, 라고 하는건 지나치게 부당하지않나? 너 앞으로 내 글에 댓글 달지 못하도록 하겠어, 클릭. 이게.........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인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좋아하는 이야기들만 하고 살면 그 안에 오류가 숨어있고 잘못된게 있을 때 그것을 고칠 가능성을 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알라딘이 어떤 답을 할지 모르겠다. 알라딘 쪽에서는 싫어하는 사람을 차단하는 제도를 마련해주는 것이 옳다고 여길지도 모를일이다. 만약 그렇다고 해서 그런 장치를 마련한다면, 나는 정말 마음에 안들지만, 그렇다고 알라딘을 떠난다거나 하지는 않을것이다. 그렇지만 그 제도가 마련된다 한들, 나는 나를 즐겨찾기 한 사람이 그게 누구든, 그들을 삭제하지는 않을것이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 책에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좋은 것들이 많이 기록되어져 있다. 나는 밑줄을 그었고 여동생에게 이 책을 줬다. 그 부분들 중에는 여전히 아이들을 때려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런 구절도 있었다.

 

맞아본 아이들은 분노를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 체벌은 아이들에게 극적으로 말해 준다.

"화가 나거나 불만스러울 때는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지 마. 때려. 부모들도 그렇게 하잖아."

거친 감정을 배출할 수 있는 세련된 출구를 찾아내는 독창성을 보여주지는 못할망정, 우리는 아이들에게 정글의 방식을 가르치고, 때려도 된다는 허가를 내주고 있는 셈이다.

손위 아이들이 동생들에게 손찌검을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의 부모들이 화를 낸다. 하지만 부모들이 어린아이들의 엉덩이를 때린 때, 손위 아이들이 그걸 보고 그와 똑같은 행동을 배운다는 사실을 깨닫지는 못한다. (pp.209-210)

 

 

교사의 체벌을 금지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교사를 무시하고 막나간다는 뉴스나 신문기사를 접할때마다 세상은 체벌을 허용하는 것이 더 바른 세상을 위해 나은 길임을 암시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폭력을 일상적으로 삼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자랐다. 그런데 갑자기 폭력이 안된다고 한다. 그 아이들에게 '이젠 어떻게 해도 우리를 때릴 수 없어'는 일종의 해방으로 느껴진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정말 안때리는지 시험해보고 싶은 기분을 주지 않았을까. 그들은 지금 폭력과 비폭력의 과도기쯤에 놓여있는게 아닐까. 맞지 않고 자란 아이들이 부모가 되면 그때부터 세상은 훨씬 나아져있지 않을까. 나는 문득 밑줄을 그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잘못은 역시 체벌을 함으로써 고쳐야한다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이 부분을 꼭 들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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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2-06-0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화제의 서재글에서 제가 보기 싫은 알라디너의 글이 몇개가 있는데요.
그거 한 번 길게 써서 건의해볼까봐요.
제발 제가 보기 싫은 글 화제의 서재글에 나타나지 않게 해주세요. 아침부터 엄청 짜증나요.
제가 좋아하는 글만 알라딘 메인에 뜨게 해주세요.
그 정도도 안해준다면 인권침해로 고소할겁니다. 제가 아는 변호사들이 몇 있거든요.

다락방 2012-06-11 08:4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아는 변호사도 없어서 법적인 자문을 구할수도 없네요. 제가 인맥이 넓질 않아서 말입니다.
뽀가 알라딘에 글 쓰면 되잖아요. 그래서 화제글에 오르란 말예욧!! 네?

당고 2012-06-0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덧글이 하나도 없어서 덧글을 달아도 되나 싶지만...... 다락방 님의 이 글이 참 좋아요. 저도 같은 생각이고요. 알라딘 서재의 비로그인 덧글러로서도 그렇고, 비로그인 유저의 덧글을 막지 않은(그리고 악플을 삭제해본 적이 없는) 이글루스 유저로서도 그래요. 저는 우리가 윤리적으로 올바른 일을 선택할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바른 일을 하도록 자유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면 우리가 자유의지를 가지는 의미가 없지 않나요. 물론 비판적인 덧글을 다는 행위가 올바르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우리는 우리의 정신 건강을 보호할 권리가 있지만, 그게 다른 사람의 권리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우리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건, 우리의 정신을 더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가능할 수도 있거든요.
알라딘 유저도 아닌데 말이 많았네요. 죄송...... 이 글이 너무 좋아서 그만 :)

당고 2012-06-09 16:1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앗, 고심 끝에 덧글 달았더니 위에 이미 덧글이 달렸네요 ㅎㅎ 2분 차이로 ㅎㅎ

다락방 2012-06-11 08:49   좋아요 0 | URL
저 역시도 악플을 삭제해본 적이 없어요. 전 일단 그게 악플이라고 생각되면, 그 글을 단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 분명 창피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뭐, 아니어도 할 수 없지만. 당고님의 말씀이 잘 요약되어 정리되어 있네요. 윤리적으로 올바른 일을 선택할 자유는 우리가 가져야 한다, 는.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건 본인에게 맡겨두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제도적 장치로 규제하고 강압한다니, 아니 대체 어떤 세상을 상상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무서운 생각이에요.

그런데 저 당고님이 글 좋다고 해주시니 무척 좋아요. 뭔가..인정받은 기분이야! 히힛. 당고님에게서는 어떤 프로의 냄새가 나서 말이죠, 그래서 지금 몹시 뿌듯해요. 훗.

가연 2012-06-0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런데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인가요? 나를 즐겨찾기 한 사람을 삭제한다는 것.. 제가 보기에 상대방이 나를 즐겨찾기를 하면 그 즐겨찾기목록을 내가 수정할 수 있다는 (상대방 목록인데도) 말처럼 보입니다만... 이건 기술적으로 힘들 것 같은데;; 댓글차단하는 것은 봤는데ㅎ 어쨌든.. 만약에 그런 게 가능하다면 문제가 될 부분은 그 분과 친해지고 싶..은 분들이려나요. 잠재적으로 친분을 맺고 싶어하는 분들을 차단하는 모습이 될 것 같기는 한데.. 악플의 의미가 어떤지는 개인마다 다르긴 하겠지만..ㅎ 가끔은 무플보다는 악플이 그리울 때가 있을 수도 있지 않나요, 풋. 물론 그냥 진짜 욕은 빼고. 음.. 친분 있는 분들만 댓글 남기다 보면 또 다른 사람 의견도 듣고 싶어지고 그럴 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다락방님의 말씀에 동의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이야기한다면 오류를 수정할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지요..ㅎ 게다가 그 글은 뭐랄까, 생각이 다른 댓글을 악플로 규정하는 듯한 느낌도 분명 들던데.. 그러나.. 한편으로는 ㅎㅎ 음.. 한편으로는 맘고생이 심하셔서 그런 글을 올린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댓글을 달때 약간의 경향성도 분명 있을 수 있으니..ㅎㅎ 예전에 저도 (문학제 비슷한 그런 사이트에서 활동할 쯤에) 괜스레 윗 댓글들이 주욱 비판하는 댓글이면 나도 비판해야지 하고 단점을 찾아서 비판한 적도 있으니..ㅎㅎ 아, 지금은 안그럽니다, 하하

이렇게 댓글을 달아두니 어쩌자는거야?? 싶기도 하네요, 푸핫. 위의 글들은 이해를 위해서 머리를 굴려본 것이고, (설령 이해가 불가능하더라도 시도는 해봐야될테니) 저 개인적으로는 뭐.. 그런 기능이 생기든 말든.. 싶지만, 굳이 지금껏 없었던 기능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겠나, 서재 규모가 네이버나 티스토리처럼 매우 큰 것도 아닌데.. 효율성이 없는 것 같다, 와 같은 생각에 더 무게를 싣게 되네요.

다락방 2012-06-11 10:44   좋아요 0 | URL
가연님과 제 생각이 일치하는데 말이죠, 순서는 좀 뒤바뀐 것 같아요. 그러니까 가연님은 그 분은 생각이 다른 댓글을 악플로 규정하는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맘고생이 심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거요. 저는 상처를 많이 받았나 보구나, 다음에 그러나 그것은 생각이 다른 댓글에 대해 상처 받는거잖아, 의 느낌이었어요.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구요, 그렇다면 더더욱이 그분이 제시하는 의견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전에 제가 가연님께도 말씀드린 적 있지만, 글의 폭력이란건 표현으로만 나타나는건 아니거든요. 그 글이 조곤조곤 혹은 정중한 문체를 가지고 있어도 내용의 폭력은 분명히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정중한 표현을 썼다고 해서 그글이 폭력적이지 않은건 결코 아닌데, 이점에 대해서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무조건 거친 표현들만 비난하는 게 제게는 굉장히 부조리하게 느껴졌어요. 아, 이건 가연님의 댓글과는 전혀 상관없는데 쓰다가 제가 방향을 잃었네요. ㅎㅎ


알라딘은 인터넷서점이죠. 서재는 여기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아무래도 책을 매개로 한 곳이니만큼 오픈되어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밑에 달사르님도 말씀하셨지만 글쓰기부터 시작해서 즐찾공개까지 모든걸 자신의 선택에 맡기니까요. 여기에 갑자기 제약이 생겨버리면 알라딘커뮤니케이션이란 회사 자체가 추구하는 바가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는 알라딘의 이미지에는 상당히 모순이 생겨버린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게 이 공간에서의 교류 자체에도 억압적으로 보이고 말입니다.


달사르 2012-06-09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에는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해요. 알라딘에서 즐겨찾기에 비밀기능을 일부러(!) 넣은 것은 알라디너에게 그런 자유를 좀더 많이 주고 싶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즐겨찾기 하는 사람을 오픈하고픈 사람도 있는 반면 굳이 여러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기도 하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오픈하는 게 편합니다. 왜냐면 비로긴으로 들어와서 이웃들 글을 보고플 때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또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즐찾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구요.(저는 그런 다양한 방식이 알라딘에 존재한다는 자체로 알라딘에 호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음..제가 알라딘에 와서 정착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물론..맨 첫 이웃인 다락방님의 글이 좋기도 했지만(전, 언제까지나 다락방님 팬! 히히) 그 외에 알라딘 특유의 개인의 개성 존중이라는 부분이 좋았어요. 비밀댓글 선택 여부, 비로긴 댓글 선택 여부, 즐찾 공개 선택 여부. 이 모든 것을 개인에게 일임해서 개인이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는 것. 이 부분에서 무척 자유스러움을 느꼈고, 다들 나름대로 이 자유를 만끽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았어요. 최근의 사태들은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이겠죠. 이 사태는 분명 시간이 흐를수록 현명한 방식으로 해결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알라딘 서재가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 알라딘 이웃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말이죠.

그러나 이 자유가 자유로 느껴지지 않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겠다, 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양하니까요. 이 자유가 침해로 느껴진다면 알라딘에 침해로 느껴진다, 건의를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분에게 제가 드리고픈 말은, 그렇게 하는 건의가 저 같은 사람에게는 도리어 (상대적인) 침해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생각은 다 상대적인 거니까요. 저는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식의 겉보기식 자유를 상당히 경계하는 주의입니다. 갇힌 새장에 살면서 갇힌 줄도 모르고 자유롭다, 생각하는 그 착각을 말이죠. 그래서 저도 제가 갇힌 새장에 있는 건 아닌지 매번 뒤돌아보면서 확인하려 노력하구요.

문제 제기하신 분이 알라딘에서 만든 이런 장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논의를 해서 만든 것인지, 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먼저 해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구요. 그리고 이 장치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불편을 느끼는지 자유를 느끼는지에 대해서도 두루두루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세를 취한 후에, 자신의 불편함을 이야기했으면 싶습니다.

다락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알라딘의 답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알라딘을 떠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며, 그들을 삭제하지도 않을 것이다. 에 추천 하나 꾸욱.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다락방 2012-06-11 09:33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은 페이퍼만 잘 쓰는게 아니라 댓글도 엄청 잘 쓰네요. 댓글이 너무 근사해서 여러차례 읽었어요. 달사르님 멋지다. :)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따른다면 그것에 대한 건의는 자연스러운거고 당연한거겠지요. 그러나 그 불편이 어디에서 오는것인가를 먼저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뉴스레터 건에 대해서도 이미 뉴스레터로 보내지 않을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뉴스레터에 실리지 않을 권리를 요구한게 시스템에 대한 사용지식이 부족한거였다면, 악플이라고 규정한 댓글이 달리지 않게끔 즐찾공개와 즐찾삭제를 요구한 것은 악플에 대한 본인의 기준부터 온라인에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게 아닐까 싶어요. 나를 즐찾하는지 공개해라, 하는건 글쎄요, 전 "대체 왜?"라는 답밖에 나오질 않아요. 그러니 나를 즐찾한 사람을 내가 삭제할 수 있게 하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더욱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온라인이라는 개방적이고 오픈된 공간에서 오히려 더 안으로 안으로 숨어들려는 듯 보인달까요. 숨어들고 싶은거야 개인의 성향이겠지만, 그것이 달사르님 말씀대로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거라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죠.

Kitty 2012-06-0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좋아하는 이야기들만 하고 살면 그 안에 오류가 숨어있고 잘못된게 있을 때 그것을 고칠 가능성을 대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자신이 하는 이야기에 오류가 숨어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안하실지 모른다는 짐작을 해봐요. 이런저런 일을 보면서 아무리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comfort zone에 안주하지 말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많이 부대끼고 살면서 외골수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락방님 글은 참 좋군용!!!!!

다락방 2012-06-11 09:39   좋아요 0 | URL
키티님, 저도 사실은 그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댓글은 페이퍼보다 오히려 그 사람을 더 잘 드러내주는 것 같아요. 일전에 이런 내용으로 하이드님도 페이퍼를 작성하셨듯이, 저도 하이드님이 그 페이퍼에서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이백프로 공감했었습니다.
오류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댓글들이 악플로 느껴진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저 역시도 정신 똑바로 차리자, 다른 생각을 들을 자세를 유지하자,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되네요.

프레이야 2012-06-09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다락방님, 이래서 전 다락방님이 좋아요. 동감이에요.
저도 알라딘의 답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 떠나지 않을 거고, 누구도 삭제하지 않을 거에요.
'삭제'라는 말 클릭 한 번이면 되는 거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무서운 말이지 않나요. 그렇게까지 해야할까 싶네요.

다락방 2012-06-11 09:44   좋아요 0 | URL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걸 추구하려다가 외려 다른 사람들을 삭제한다는 무서운 장치를 원한다는게 제게는 꽤 부조리하게 느껴져요. 그 사랑은 대체 어떤 사랑일까요?

하하하하 그나저나 프레이야님, 똑똑한 다락방이라뇨! 꺄울 >.< 저는 안똑똑해서 똑똑하다는 말 들으면 완전 기분 좋아지는데 프레이야님한테 들었네요. 히히히히히

마노아 2012-06-10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이미 추천했다고 나오네요. 언제 두 번 눌렀지? 어제였나 그제였나. 다락방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브론테님이 댓글에서 잘 정리했다고 말한 게 떠올랐어요. 다락방님이 정리를 잘 해 주었네요. 뭔가 내 속이 좀 시원해지는 기분이에요. ^^

다락방 2012-06-11 09:45   좋아요 0 | URL
전 이 글을 써놓고 시원하지는 않았어요. 쓸 게 더 많았는데 그러면 너무 길어져서....저는 컴퓨터로 긴 글 읽는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제 글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쓰다보면 막 말이 써져서..하아-


paviana 2012-06-10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팟으로 댓글 다는거 엄청 힘든데 다락방님 글이 너무 좋아서 안 들어올 수가 없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다락방님 맘이 제 맘이네요. :)

다락방 2012-06-11 09:48   좋아요 0 | URL
파비아나님, 아이팟으로 댓글 다는거 엄청 힘들다는 건 제가 잘 알지요. 전 아이팟으로 알라딘 들어왔을 때는 댓글 달 생각도 못했어요. 그 과정이 너무나 험난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하핫. 그 힘든일을 몸소 해주신 파비아나님, 고맙습니다. 씨익 :)

라주미힌 2012-06-10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역시 글 잘 쓰세요...

paviana 2012-06-10 12:14   좋아요 0 | URL
ㅎㅎ 라주미힌님도 시원하게 잘 쓰시면서...

다락방 2012-06-11 09:48   좋아요 0 | URL
어머나. 라주미힌님도 참..부끄럽게.. ( ")

레와 2012-06-11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와중에도 자폭하고 싶은 페이퍼와 댓글들을 수두룩 남길려다 말았어요.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글을 남겨야 된다는 생각은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은 부러질것 같아요.

후아.


무튼 다락방, *^^*

다락방 2012-06-11 10:29   좋아요 0 | URL
레와님, 안녕? 히히.
:)

별족 2012-06-1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실 군가산점 논쟁을 구경했었기 때문에, 뭘 이런 걸 폭력적이라고, 상처받았다고, 상처받았을 거라고, 사랑이 없는 글이라고 하는 거야, 그랬어요.
그리고 댓글 삭제 당하면서, 어, 내가 쓰는 댓글에 무슨 비난이나 비꼬는 뉘앙스가 있나?라고 생각했어요. 친절하게 글 쓰려고 엄청 노력하는데. ^^

다락방 2012-06-11 15:44   좋아요 0 | URL
상처는 주는 쪽은 몰라도 받는쪽은 민감한 사안이라 내 말이 내가 생각하기에는 거칠지 않아도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상처 받는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내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이라면 일단 기분 나쁘고 시작하는거라 상대의 의견을 제대로 듣는데에는 좀 무리가 따르는 것 같다는게 제가 여러차례 논쟁을 지켜보면서 생각한 겁니다.
거친 단어를 선택하지 않는것, 표현을 부드럽게 하는 것은 논쟁에서도 분명 필요하죠. 그러나 그것들만이 폭력은 아니죠. 분명 저는 내용상의 폭력이 더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서자, 는 것이 아닙니다.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되 그 안에 편견과 비아냥, 집단과 다수에 대한 몰상식한 비약들이 들어있다면, 그건 분명 내용상의 폭력이죠.

그래도 댓글 삭제는 좀 놀라운 반응이었어요. 내 공간에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글이 보여서는 안돼, 라는 마인드인걸까요? 당황스러움을 많이 느끼네요, 요즘은.

건조기후 2012-06-11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론 즐찾공개가 저렇게까지 중요한 문제일까 싶어서 의아하고.. 불특정다수에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자기가 원하는 사람으로 특정지으려고 하는 저 이기적인 모순이 놀라워요. 다른 곳에 비공개까페같은 걸 만들어서 알콩달콩 지내시면 될텐데 굳이 여기서 왜 저러시는지.

즐찾공개는 하든 말든 내 맘인데 알라딘에서 일률적으로 통제하려고 든다면 가끔이나마 하던 서재질도 예전만큼 즐겁지는 않을 것 같아요. 내가 공개하는 것과 공개당하는 것은 다른 문제잖아요. 하여간 지금까지 "진화"해온 독특한 사고체계를 지켜보는 건 나름 흥미-_-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선택권까지 침범하려 드는 모습은 정말 보기 싫고 불쾌해요.

다락방 2012-06-12 10:31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 그런데 그 이기적인 모순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것 같아요. 그런 건의를 하기에 앞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한 것 같은데요, '불특정다수에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커뮤니티'라는 것에 대해서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 역시도 공개를 하든 안하든 그게 제 마음이고 제 선택인데 그걸 알라딘에서 이렇게 하라, 고 통제한다면 정말 화날 것 같아요. 아니 대체 본인의 이기적인 (그러나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생활을 위해서 왜 다른 사람들의 선택이 규제받아야 되는걸까요. 자유를 달라고 부르짖지는 못할망정 이 자유를 없애달라는 요구라니. 전 화나기에 앞서 당황스러웠어요. 이런걸 정말 요구하는건가, 하고 말이지요. 게다가 본인의 의견과는 반대되는 의견의 추천이 많으면 그게 순수한 추천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도 당혹스러웠구요. 정말 한 명이서 여러번 추천한다고 생각하는걸까요?

오픈된 공간에 와서 이걸 제약해다오, 라고 말하지 말고 소규모 모임이 가능한 곳에 가서 그쪽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되네요. 그런 글쓰기와 그런 교류를 원한다면 말이지요.
 

금요일에 작성하는 페이퍼이니만큼 육체적으로 에로틱하게 (응? 뭔말이야..) 시작해볼까.


헤르트루디스는 그가 자신을 향해 오는 것을 보고 달리던 걸음을 멈추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강렬하게 반짝이는 머리카락을 허리춤까지 늘어뜨린 헤르트루디스는 천사와 악마를 반반씩 섞어놓은 모습이었다. 가녀린 얼굴과 순결한 처녀의 육체는 눈과 땀구멍에서 미친 듯이 뿜어져 나오는 열정이나 관능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오랫동안 산에서 싸우며 억눌러왔던 후안의 욕정과 맞물리면서 크나큰 장관을 이루었다.

후안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말을 멈추지 않은 채로 몸을 숙이더니 헤르트루디스의 허리를 낚아채서 자기 앞에 앉혔다. 하지만 자신과 마주보도록 앉힌 채로 함께 말을 타고 갔다. 겉으로 보기에 말은 주인의 명령에 따르고 있는 듯했다. 후안이 헤르트루디스를 열정적으로 껴안고 키스하느라 말고삐를 놓았지만 말은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확실하게 아는 것처럼 계속 질주했다. 전력 질주하면서 어렵사리 첫 번째 결합을 이루었을 때는 말의 움직임과 그 둘의 움직임이 하나가 되어 구분조차 되지 않았다. 

후안이 너무 빨리 달렸기 때문에 뒤를 따르던 혁명군 부하들은 그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실의에 빠진 대원들은 포기하고 돌아갔다. 나중에 그들은 대장이 전투 중에 갑자기 미쳐서 부대를 이탈했다고 보고했다.(p.63)


















고작 63페이지에서 이렇게 사람을 들뜨게 하는 구절이 나온다. 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리고 열정에 불타오를 듯한 헤르트루디스를 상상하고 말 위에서 그녀를 보고 그녀에게 달려오던 후안을 떠올리며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았다. 이 책을 읽다가 친구를 만났는데, 삼겹살을 구우면서 나는 이 장면을 친구에게 흥분해서 설명해줬던 기억이 났다. 글쎄 여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고 남자는 말을 타고 달려온거야. 그리고 말 위에서 그녀를 안아올린거지. 자기 앞에 앉히고서는.....



이때의 헤르트루디스는 사랑이 담긴 장미꽃으로 만든 요리를 먹고난 후였다. 그녀에겐 열정이 들끓어올랐다.



갑자기 이 책의 이 장면이 생각난건, 며칠전 보았던 영화 『케이트와 레오폴드』때문이었다. 
















영화속에서 여자는 현재를 살고 있는 직장여성이고 남자는 19세기의 영국 귀족이다. 어찌하다보니 영국 귀족이 현재로 건너오게 되었고 그리고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의 옷차람이나 말투는 낯설지만 그러나 그의 정중함에 그녀가 끌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식사자리에서 그녀가 설거지통에 그릇을 가져다두기 위해 일어섰는데 앞자리에 앉았던 그가 벌떡 일어난다. 


왜 일어나요?

숙녀가 일어나니까요.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장면은 그러나 꽤 근사한 기분을 주었는데, 영화속에서 여자도 일어날때마다 손을 내저으며 그러지말라고 그에게 이르지만, 그러나, 존중 받는 느낌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센트럴파크 앞에서 가방을 소매치기 당한다. 소매치기는 센트럴파크 안으로 도망가고 그녀는 그를 쫓아가면 소리지른다. 그때 우리의 영국 남자는 관광용마차의 말을 풀어 그 위에 올라타고 소매치기를 쫓는다. 쫓는 도중에 길에 서있던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은 그녀를 말 위로 올려 태운다. 꺄울 >.< 그리고 뜨그럭뜨그럭 달려서 결국 가방을 찾는다. 우앙.. 짱멋져!


말 타는 남자라니. 정말 근사하다! 게다가 이 영화의 주연인 휴 잭맨은 말과 무척 잘어울린다. 히융- 이 남자는 지독하게 예의바르고 정중하다. 나는 예의바르고 정중한 남자가 무척 좋다. 어휴..




그렇지만 영화의 결말에 이르러서는 고민하게 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를 사랑하고 그도 나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다른 시대로부터 온 사람이다. 그가 여기에 있을 수는 없다. 그는 역사의 어느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여기에 머무르면 역사는 뒤바뀌어 버린다. 그렇다면 내가 그에게로 가야 하는가, 라고 하면 아무리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고 한들 지금까지 살아왔던 시대와는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걸 선택하는게 쉬울까. 나는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인데 아마 모험심 역시 애초에 키우지 않는 사람인가보다. 나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는 곳으로 다 버리고 떠나는 대신, 사랑하는 남자에게 작별을 고하고 현재를 살 것 같다. 애초에 사랑하게 되어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운명을 가진거라면,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 살고 있게 해주면 좋잖아? 




아...재이슨 스태덤하고 말 타고 초원을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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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2-06-0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소녀시군요. 말에 태워서 초원을 달리는 제이슨스타뎀 보다는 좋은 차 타고 백화점이나 친정 자주 가주는 남편이 더 좋은 날이 분명 도래하실겁니다. 그것도 몇년 안에!

다락방 2012-06-08 15:39   좋아요 1 | URL
야클님 그건 지금도 좋아요. 좋은 차 타고 백화점 가는거 좋은데요 쉬는 날에는 그 남자 소유의 해외별장에 가서 그 남자가 키우는 말 몇마리들 중 유독 예쁜 말을 골라 타는거죠. 그는 차도 있고 말도 있는거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웃고있는데 왜 눈물이 날까요? ㅜㅜ)

moonnight 2012-06-08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이 가슴에 와닿는군요. 제이슨스태텀과 말타고 초원을 달리고 싶은 다락방님의 소박한; 꿈이오. ^^
저는 달콤쌉싸름.을 주말의 명화인가?에서 영화로 먼저 접했는데요. 전혀 사전정보없이 영화를 봤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식겁^^;했던 기억이 있어요. 막 너무 슬프기도 해서 눈물도 펑펑 흘리고요. 그나저나, 인용하신 저 대목은... 정말 에로틱하군요!!!

다락방 2012-06-09 15:20   좋아요 0 | URL
그러나 재이슨 스태덤과 말을 타고 달리기 위해서는 저는 긴 금발의 쭉빵한 미녀여야하지 않을까요? ㅎㅎ 저 책이 영화로 나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보지는 못했네요. 책도 막 슬프기도 하고 에로틱하기도 하고 열정적이기도 하고 그래요. 인용한 부분은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 훗.

감은빛 2012-06-0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몽골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려봤습니다!
그때 두 명의 일본 여학생들이 말을 잘 탄다고 칭찬하더군요.
저는 생전 처음 말을 타보는 거라 긴장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열심히 말을 달렸습니다~ ^^

이 글 읽으니 말타러 몽골에 또 가보고 싶네요.

다락방 2012-06-09 15:21   좋아요 0 | URL
몽골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리셨다구요!!! 우왓!!!!!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건 대체 어떤 기분입니까! 저는 제주도에서만 두 번 타봤는데, 그건 말 타는 곳에서 태워준거라 한껏 달리지 못했거든요. 저도 말 잘탄다고 거기에서 일하는 분들께 칭찬 들었어요. 물론 처음은 무서웠지만 몇년 뒤 두번때 갔을때는 제가 엄청 즐기더라구요. 꺅 >.<

가연 2012-06-08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대장이 전투 중에 갑자기 미쳐서ㅋㅋㅋㅋㅋ 웃을 문맥은 아닌 것 같은데, 괜히 웃음이 나오네요. 저자도 낯설고, 책 제목도 들어본 것 같으면서도 처음 들어보네요.

다락방 2012-06-09 15:22   좋아요 0 | URL
가연님, 이 책 재미있어요! ㅎㅎㅎㅎㅎ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갑니다. 물론 가연님에게는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일지도 모르지만. 훗. 위의 인용한 부분은 저 책을 통틀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읽다가 막 저도 열정에 갑자기 휩싸여가지고 어쩔줄을 몰랐던.... ( ")

테레사 2012-06-1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전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더랬는데요.솔직히 말씀드리면 별루였어요. 영화가 더 좋았던 거죠.ㅠㅠ

다락방 2012-06-11 10:02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전 이 책이 엄청 좋았거든요. 친구들에게 선물도 하고 그랬어요. 전 책을 보고나면 딱히 영화를 보고 싶어지지가 않아요. 그런데 영화가 책보다 좋다구요? 호오. 굿 다운로더가 되는지 검색해봐야 겠어요.

레와 2012-06-1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이트와 레오폴드』 봤어요!! ㅎㅎㅎㅎ

케이트의 대사중에 일요일이 오는게 싫다고. 마치 독을 마시는 기분이라고..
이 대사에 극하게 공감했다우.

그리고 공작인 휴 잭맨을 갖고 싶었습니다.ㅡ.ㅜ

다락방 2012-06-11 10:40   좋아요 0 | URL
맞죠맞죠! 저도 공작인 휴 잭맨과 사귀고 싶었어요. 공작인 휴 잭맨과 친구해도 좋을것 같아요! 아..예의바른 남자 너무 좋아요! >.<
 

나는 살면서 커다란 것을 바란적은 없다. 일적으로 더 높은 자리에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고 이 일에서 더 큰 성취감을 얻고 싶은 생각도 없다. 별다른 야망도 없다. 재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고 미스코리아 뺨치게 예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내 방을 비싼 명품백으로 채우고 싶지도 않고 신발장에 구두를 백 켤레쯤 넣어두고 싶지도 않다. 나를 덥썩 안고 웅덩이를 건널만한 스물 여섯살의 건강한 남자를 만나고 싶은 조금 허황된 꿈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응?), 그 외에 내가 바라는 것은 소박하기 짝이없다.

 

나는 그저 출퇴근시간에 지금처럼 책을 읽으면서 지내고 싶고 먹고 싶을때마다 고기를 먹고 싶고 자주 술을 마시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수다도 떨고 싶다. 재미있는 책을 읽거나 아주 좋은 음악을 들을 때 누군가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다. 그리고 가끔은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 나오기를 바라고 좋아하는 가수의 새 앨범이 나오기를 바란다. 내가 바라는 건 정말이지 고작 그정도라니깐. 그런데!

 

에피톤 프로젝트의 새 앨범이 내일부터 출고된단다.

 

 

 

 

 

 

 

 

 

 

 

하루하루 손꼽아 이 날을 기다렸고 흑흑 내 덕분에 이들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 여동생과 남동생에게 좀 있으면 에피톤의 새 앨범이 나올거라고 며칠전부터 반복해 얘기했다. 그리고 오늘! 흑흑. youtube  에서 그들의 새로운 노래 한 곡을 듣게 됐다. 아!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는, 이 아름다운 세상!! 눈물 난다. ㅠㅠ

 

 

 

나는 정말이지 에피톤의 새로운 노래를 기다렸지만, 정말 간절히 기다렸지만, 이들의 새 앨범이 나온다는 소식에, 그리고 이제 youtube 에 올라온 그들의 새 노래에 가슴이 다 떨린다. 대박 ㅠㅠ 나도 내가 이정도로 에피톤을 좋아할 줄은 몰랐다. 오늘 퇴근길에 이 영상을 스맛폰에 틀어두고서 이어폰으로 이 노래를 듣는데, 아, 지금 누군가 내게 말걸면 그 사람을 미워할거야, 란 생각이 들었다. 에피톤의 노래를 들을 때 만큼은 방해받고 싶지 않아! 말 걸지마, 건드리지 마!!

 

 

차세정 씨. 음악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내가 바라는 건 당신이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주는 거였어요. 그걸 내가 들을 수 있게 해주어 고마워요. 당신은 내가 바라는 걸 해줬어요. 감동 ㅠㅠ

 

 

 

이 음악을 듣다가 나는 며칠전 읽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이 구절이 생각났다.

 

 

용무 차 남성의류 매장과 주방과 커튼 코너에 들렀다가 맥줏집으로 갔다. 십 분 일찍 도착했지만 당연히 베로니카가 먼저 와 있었고, 고개를 숙이고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가 그녀를 알아볼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 내가 가방들을 내려놓자 그녀는 고개를 들고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p.199)

 

 

이 부분은 내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어찌나 마음이 따뜻해지던지. 일전의 내 모습이 여기에 겹쳐졌다. 나는 그 날 누군가와 만나기로 되어있었다. 약속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한 나는, '도착해서 까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니 니가 도착하면 내게 알려달라'는 메세지를 그에게 보냈다. 그리고 창밖으로 그가 오는가를 살피는 대신 고개를 약간 숙이고 책을 읽었다. 만약 도착하면 그가 내게 메세지를 보내겠지만, 나는 내가 이렇게 그를 살피지 않고 책을 읽고 있어도 그가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올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래주기를 바랐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창밖으로 인기척을 느꼈고 고개를 들었을 때 거기엔 나를 보고 있는 그가 있었다. 거봐, 나를 찾을줄 알았다니깐.

 

  

 

 

 

 

 

 

 

 

 

 

 

 

 

 

 

책 속에서 만나는 어떤 문장들이 그렇듯이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도 이걸 한다. 추억을 꺼내어 돌이켜 보는 일. 자꾸만 자꾸만 나를 과거로 돌려놓는 일. 그날의 기분과 그때의 감정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일. 그들의 새노래 『새벽녘』의 가사처럼 수많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 속으로 푹 젖게한다. 역시나 이 노래의 가사처럼, 내가 먼 훗날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잘 지냈느냐고 묻고 싶다. 그동안 잘 지냈느냐고. 나는 가끔, 그 기억속에서 살기도 한다고.

 

 

 

나는 그날 까페에서 그를 기다리며 내가 읽었던 책이 무엇인지도, 그날 그가 입었던 옷차림도 가방도, 그가 나를 만나기전에는 무얼하고 왔는지도 낱낱이 기억한다. 와인을 한 잔 따라 마시고 싶지만, 이 노래를 들으며 와인을 마셨다가는 큰일날것 같아서, 해서는 안 될 실수를 할 것 같아서 마시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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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0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다락방님께 매우 죄송한일이지만 에피톤 프로젝트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기에 감히 생각해 보건대, 넬의 보컬과 꽤 비슷한 면이 있는거 같네요. 노래는 조으다. 달콤하다. 청순하다. 풋풋하다.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2-06-08 13:36   좋아요 0 | URL
넬이라뇨! 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화가납니다!! ㅎㅎㅎㅎㅎ

에피톤프로젝트 노래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구요? 일단 [이화동]이나 [눈을 뜨면] 찾아 들어봐요. 소이진님 감성이라면 정말이지 푹 빠질거에요! 훗.

이진 2012-06-08 19:17   좋아요 0 | URL
이화동이랑 눈을 뜨면 들어봤는데, 눈을 뜨면은 저한텐 안 맞는거 같고 이화동은 좋네요.
화음이랄까, 함께 듀엣하는게 너무 잘 맞는 거 같아요. 아름답다, 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네요.
굳이 다락방님 앞에서 부정적인 말 안할래 ㅎㅎㅎㅎㅎ
네이버에 어떤 블로거도 에피톤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노래만큼은 사랑한다더라구요.
이화동, 좋네요. 하.

다락방 2012-06-12 11:32   좋아요 0 | URL
어떻게 눈을 뜨면 을 안좋아할수가 있죠? 네?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저는 콘서트 갔다가 맨 첫곡이 눈을 뜨면이어서 완전 감동해가지고 폭풍 눈물 흘릴 뻔 했어요. 심장이 막 벌렁벌렁 거려가지고. 흑흑 ㅜㅜ

책을품은삶 2012-06-0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오늘 에피톤 프로젝트의 새로운 두 노래로 채웠다능. ^^
이 뜨악한 무더위를 견디게 해 준 절대공신. ^^

다락방 2012-06-08 13:57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막 시디가 도착했어요. 아~ 정말 행복합니다. 오늘 스트레스 작렬인 오전을 보내고 오후도 아마 그럴것 같은데 시디가 도착해서 그나마 살것 같네요. 무더위를 견디게해 줄 음악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그나저나 밤9시의커피님, 이 여름에 편지를 쓰실 그 분은 누구실까요? 오전에 밤커피님의 페이퍼보고 이 여름에 편지를 받게 될 그분은 누구실까, 하는 생각을 부러움을 얹어 잠깐 했습니다.
:)

風流男兒 2012-06-0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을러 빠진 저는 다락방님이 올려준 영상덕에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에피톤프로젝트는, 이 시간대에 들어주는 게 제맛인 거 같아요 ㅋㅋ
좋습니다. 아주 ^^

다락방 2012-06-08 13:38   좋아요 0 | URL
에피톤프로젝트를 밤에 들으면 정말정말 끝내주죠! 그렇지만 아주 위험해요. 저는 막 술취한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리고 말아요.

좋아요, 저도. 아주 ^_________^

이매지 2012-06-0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오늘 오후는 이 음반 때문에 망했어요.
혼자 가만히 한숨을 쉬다가 멍하니 있다가.. ㅠㅠ
지금도 가만히, 조용히 듣고 있어요.. 아...
제가 인생에서 바라는 것도 딱 다락방님이 바라는 그만큼. ㅎㅎ

다락방 2012-06-08 13:39   좋아요 0 | URL
아, 이매지님! 저도요, 저도!
며칠전에 결혼한 여동생이 에피톤의 [눈을 뜨면] 듣다가 완전 감상에 푹 빠져가지고 메세지 보내더라구요. 이 남자는 대체 어떤 사랑을 한걸까, 하고 말이지요.

이매지님, 소주나 한 잔 합시다! 남자 얘기하면서 마십시다.

이매지 2012-06-08 14:11   좋아요 0 | URL
고기+술은 최상의 조합이죠.
언제 시간 괜찮으십니까?

다락방 2012-06-08 14:14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은 평일이 좋아요 토요일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우 떨려 ㅎㅎㅎㅎㅎ

하루 2012-06-08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벌써 에피톤 앨범 듣고 있어요. 아 기다린 보람이 있어요. :)

다락방 2012-06-08 13:42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시디 도착했어요. 꺅 >.<

dreamout 2012-06-0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화면에 비친 저기. 건물 옆에 기찻길 있는 저곳. 저기 사진 찍으러 간 적 있는데..
근데 뮤직비디오의 저 여자분 누구인지... 와. ^^

다락방 2012-06-08 13:42   좋아요 0 | URL
뮤직비디오의 저 여자분은 일단, 제가 아닌것은 확실합니다. ( ")

가연 2012-06-08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가 바라는 것은 다락방님과 달리 매우 세속적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저는 재벌의 손녀딸이랑 결혼하고 싶.. 그래서 부촌 근처를 헛둘헛둘하면서 뛰어다닐까 심각하게 고민했었습죠, 푸하하. 이왕이면 줄넘기까지 하면서. 그러다 차에 치일 뻔한 손녀딸 구해주면서 운명적인 만남을... 일리가 없겠죠ㅜ 농담으로 끄적거리려다가 반쯤.. 진심이 섞일뻔 하다가(특히 줄넘기 부분에서) 다시금 우울해진다는.....ㅠㅠ 그러고보면 재벌집 손녀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네요. 물론 아직 사회경험이 일천하니깐.. 하지만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가? 용이나 봉황처럼 상상의 존재가 아닌가??????

눈을 뜨면, 이 참 좋네요. 몇 번을 반복해서 들으며.. 이런 세속적인 댓글을...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2-06-08 13:45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일전에 순대국집 아들하고 결혼하고 싶었던 소망이 있긴했네요. 드라마에서 김석훈이 순대국집 아들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한테 순대국 만들어주는거 보고, 아, 저것이 진정한 사랑, 리얼 러브다, 이러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기 좀 많이 넣어달라고 해야지, 막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가연님. 헛둘헛둘이라니 완전 빵터졌어요. ㅎㅎㅎㅎㅎ
재벌까지는 아니지만 준재벌(?) 아니, 엄청난부자를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일하지 않고 그냥 부모님께 받는 한 달 용돈이 제 한 달 월급보다 많은...그런 부자요. -0- 아, 그 부자가 저랑 친한건 아니에요. 그냥 저 혼자 아는 사람이라는거지. 그러니까 혹시라도 저에게 그 여자를 소개시켜달라거나 그러시면 안되요.(또 너무 멀리나간다 ㅎㅎㅎㅎㅎ)

이화동 도 엄청 좋아요. 저 재작년인가, 헤어진 옛연인 2년만에 만났다가 다음날 이화동 들으면서 완전 가슴이 찢어질뻔했던 그런 기억이 있어요. 그러나 저는 생명력이 무척무척 강한 여자사람인지라. 킁.

2012-06-08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8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8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8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2-06-08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ㅠ
근데 뮤비 여자주인공 귀걸이 목걸이 시계 너무 거슬리네요.. 이런 음악에 액세서리같은 거 안 어울리는데. ;

다락방님 벌써 받으셨구나. 예약주문한 나는 아직도 못 받고 다락방님이 올려주신 영상에나 매달려 보고 있고.. 이게 뭐에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2-06-08 14:59   좋아요 0 | URL
저 뮤비 안보고 음악만 들어서 귀걸이랑 목걸이..를 잘 모르겠네요. 이따가 한번 자세히 봐야겠어요. ㅎㅎ

저도 현충일날 주문한거에요. 그러니까 예약주문이라고 봐야하나...일반 주문이라고 봐야하나..여튼.....암튼 지금 받아가지고 사무실 책상에 있어요. 아우. 너무 좋아요! >.<
이게 예약주문이 그렇더라구요. 저 예전에 브레이킹던 예약주문했는데 일반주문한 회사동료보다 늦게받았어요. 어처구니.. ㅠㅠ 그래서 예약주문 싫어요 ㅠㅠ


2012-06-08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8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6-08 16:06   좋아요 1 | URL
여긴 비 안와요. 에피톤 노래는 맑은날 들어도 쥐약임 ㅠㅠ
보냈어요. 확인해봐요!

건조기후 2012-06-08 17:47   좋아요 1 | URL
아 심장 터질 것 같아요 ㅜ
맞아요.. 맑은 날 들어도 미치게 가슴 시려요.
근데 비도 오고 죽인다고 하면서 또 맑은 날도 죽인다고 쓰고보니 혼자 정신나간 사람 같아서 지웠어요. ㅋㅋㅋ

고마워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2-06-08 17:58   좋아요 1 | URL
심장 터지지마요, 건조기후님! ㅎㅎ

포스터는 내 방에 붙여야지. 히히.

토라자 2012-06-08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에피톤프로젝트! 남의 서재에 댓글 남겨보는건 처음이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잡음]을 즐겨 듣다가 이번 새 앨범 들어봤는데, 대박이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제, 여기에서]가 가장 좋더군요. 뭐랄까, 가장 차세정스럽달까, 마치 유실물 보관소 느낌이에요.

다락방 2012-06-09 15:23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토라자님!!
저는 새 앨범의 곡들을 한번씩 들어봤는데요, 한 번만 들은 지금으로써는 지난 앨범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많이 서운해하고 있는중이에요. 그래서 섣불리 리뷰를 쓰는 것 보다는 좀 더 들어보고 쓰려고요. 제게 베스트는 역시 [눈을 뜨면]과 [이화동] 입니다.

좀 더 들어볼게요. 토라자님께서 언급하신 [이제, 여기에서]를 유심히 듣도록 하겠습니다. 훗.

정유진 2012-06-13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 너무 좋아요 ~~~~~~~~~~~~

다락방 2012-06-13 15:39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너무 좋습니다! ㅎㅎ

하루몽 2012-06-14 0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노래도 노래지만, 세정님의 노래는 제목만으로도 시집한권 낼수있을만큼 아름다워요^^

저의 마음에 녹아든 노래는 '그대는어디에' 입니다.
예고없이 혼잣말로 얘기하듯 시작하는 도입부와 나긋하게 주고받는 후렴부
세정씨 특유의 차분한 몽환적 느낌^^
언제고 들어도 질리지않죠.
왜인지 이 노래만 들으면 찡하고 눈물이 나요.

행복한 우울함입니다.

다락방 2012-06-14 09:20   좋아요 1 | URL
전 오늘은 이번 새앨범의 [믿을게]를 들으면서 완전 몰입했지 뭡니까, 하루몽님.
네, 에피톤의 노래는 가사도 제목도 아름답죠. '이화동'이란 제목도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요.

어젯밤엔 술을 마시고 눈을 뜨면을 들으면서 갔는데 진짜 들을때마다 반해버려요. 아.. 행복한 우울이라니, 어떤 뜻인지 잘 알것 같습니다. 훗.
 
케이트 앤 레오폴드
제임스 맨골드 감독, 맥 라이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만난 예의바르고 정중한 남자 그리고 벅찬 로맨스.나도 공작과 연애할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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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06-07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영화 예전에 티비에서 해준거 봤어요. 예의바르고 정중한 사람...나이 들면서 참 그런 사람들이 멋져 보여요.
예의 없게 굴면서 자기가 쿨해서 그런거라고 그러니까 댁도 쿨하게 받아들이라는 사람들....흠...
쿨~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제가 전혀 쿨~하지 못해서 말입니당.^^:::::::


다락방 2012-06-07 09:34   좋아요 0 | URL
무릎 꿇을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마중물님.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덩달아 벌떡 일어나는 남자라니, 흑흑. 아침을 준비해주는 남자라니. 말을 타고 소매치기를 잡아주는 남자라니. 아...너무 멋져서 기절할 뻔 했어요. 게다가 완전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쑝가요. 귀족이 잘 어울리는 남자에요. 저는 나이 들면서 그런 사람들이 멋져보인다기 보다는, 원래 그런 사람들을 좋아했어요. 정중하고 예의바른 남자들이요. 매너가 기본적으로 몸에 배어 있는 남자들. 저는 그런 남자들이 무척 좋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