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아홉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는데 지연이 되어 밤 열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비행기는 호주로 출발했다. 내가 탄 젯스타 항공은, 수하물을 20kg 까지 허용하고, 무료 좌석지정도 가능하지만, 기내식은 주지 않았다. 기내식은 내가 돈 주고 사먹어야 했는데, 자 뭐가 있나, 하고 미리 살펴보니 대부분 샌드위치였고, 죄다 만 원이 넘어갔다. 뭔일이래... 하여간 나는 비행기에서 사먹는 대신 준비해가겠다! 해서 나를 위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평소에 샌드위치라면 거의 90프로의 확률로 햄치즈 샌드위치를 먹는데, 이번 여행을 위해 햄치즈 샌드위치를 만들려면 햄을 또 사야했고, 그렇다면 또 햄이 남아버... 안되겠다, 있는 재료를 활용하자 생각했다. 마침 인스타에서는 '또' 바게트에 버터 넣고 초콜렛 잘라 넣는 영상을 보여줬단 말이지. 초콜렛을 대체 왜 잘라넣는가.. 라고 처음 영상 볼 때만 해도 생각했었는데, 반복해 보고 나니, 흐음 해볼까?싶어졌다. 이 빵은 반드시 바게트여야만 할 것 같았다. 식빵은 이걸 커버칠 수 없다. 나는 쇼핑몰로 갔다. 처음 간 까페에서 파는 바게트는 상당히 컸는데, 흠, 저걸 다 사면 또 남겠는데 싶어 다른 빵집을 갔다. 오, 여긴 스몰한걸 파네? 나는 그것을 사왔고, 비행기에 준비해가기에 앞서 맛이나 보자 싶어서 만들어보았다. 나의 냉장고에는 버터가 있었고, 또 친구가 미국에서 보내준 초콜릿이 있었단 말이지. 좋아, 해보는거야! 평소에 웬만해서는 초콜렛을 안먹고 어쩌다 땡길 때만 먹기 땜시롱 초콜렛이 거의 통째로 남아있었다. 나는 인스타에서 본대로 바게트의 배를 갈라 그 안에 버터를 쳐발쳐발하고 초콜렛을 부숴 넣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일까? 뺑 오 쇼콜라 같은, 그런 맛일까? 자, 어디 한 번 먹어보자.

오 맛있어! 맛있다! 맛있는데?
그리고 나는 강하게 확신했다.
이 빵은 반드시 바게트여야만 한다. 식빵도 안되고 크로아상도 안된다. 이건 바게트여야만 해! 바게트와 버터와 초콜렛의 조합이 엄청나다. 이거 하모니가 엄청난데? 생각보다 초콜렛이 그렇게 달겨 느껴지지 않고 빵과 버터가 잔뜩 고소함을 줘서 참 좋으다. 나는 금세 하나를 뚝딱 먹어치우고 다시 또 하나를 만들어서 랩으로 둘둘 감싸 비행기에 가지고 탔다. 비행기에서 배고플 때 꺼내 먹었다. 뚝, 하고 두껍게 초콜렛 들어간 부분에서는 초콜렛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하하하하하.
그리고 호주에 도착했다. 밤비행기 안에서 좀 자고 싶었는데 자지 못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고 한국으로 도착하는 비행기가 아니라, 외국의 도시에서 또다른 외국의 도시로 갈 때는, 조금 더 긴장이 된다. 모든게 영어로 진행되어야 한다. 짐을 부칠 때에도 발권을 할 때에도 모두 영어이고 입국 심사며 게이트를 찾아가는 것까지 모두 영어, 그리고 비행기에서도 사소한 모든 것들이 영어이다. 그래서 조금 긴장을 하게 된다. 아직도 기억하는게, 이탈리아에서 몰타갈 때, 그 때 얼마나 신경이 곤두서있었는지! 혹여라도 내가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놓치는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렇게 몇 번 해보았어도 여전히 외국에서 외국을 가는건 긴장된다. 외국에서 외국갈 때는, 당연히 대한항공이 없다. 돈 더주고 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 하여간 나는 호주에 도착했다!
아, 호주는 비자 발급이 필요하다. e 비자인데, 이게 몇 년전에는 피씨로도 신청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스맛폰으로만 된다. 아마 워홀이나 다른건 피씨로도 될것 같은데, 내가 필요한 관광비자는 스맛폰으로만 신청 가능하단다. 비행기며 호텔이며 다 예약해뒀고, 앤드류한테도 나 멜번 갈거야, 너 회사 다니고 바쁘니까 시간 되는 날 같이 밥이나 먹자, 했더랬는데, 아니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자 발급이 자꾸 에러가 생기는거다.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또 시도해도 1. 내 사진이 아예 찍히지를 않거나 2. 간신히 찍어도 인증메일이 오지를 않는다. 인증메일이 와야 그 다음을 진행할 수 있는데 말이다. 결제를 하고, 질문에 답하고 그런 것들. 와, 오전 수업 끝나고 점심 먹기 전에, '이거 마치고 점심 먹자' 했는데 오후까지 밥을 못먹었다. 대단한 스트레스였다. 너무 스트레스여서 돈 더 주고 여행사에 맡기고 싶었는데, 일단 이걸 대행해주는 한국 여행사는 신청자가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아마도 스맛폰으로 진행하는 걸 대신 해주는 역할인가보았다. 그래서 싱가폴에서 신청할까, 하고 알아보다가, 검색했더니, 호주 공식 사이트...인데 피씨 신청 되는것 같은데? 스맛폰만 된다고 했는데? 하면서 하여간 그걸 신청하고 결제를 하라 그래서 카드 번호 넣고 승인까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확인 과정이 남았는데, 어? 비자.. 20달러라고 했는데 왜 89달러가 결제... 이게 뭐야? 하고 얼른 캡쳐하고 검색해보고 채경이한테 물어보고 했더니, 호주의 비자발급대행업체가 마치 정부인것처럼 해가지고 하... 나는 얼른 카드사에 전화해서 이러이러하니 취소해달라 했는데, 그거 가맹점에 직접 연락해야 해, 하는게 아닌가. 나 아직 완료 안해서 비자 발급도 못받았는데, 그런데 취소를 못해준다고? ㅠㅠ 채경이는, 보통 이런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 카드사가 알기 때문에 취소해준다고 했거늘. 할 수 없다, 나는 채경이를 통해 가맹점에 이메일을 보냈다. 야, 이거 취소해줘, 나 마지막 과정 안해서 비자 발급 못받았어, 했다. 그렇게 진행해놓고 다시 검색하니, 역시 스맛폰으로만 되는게 맞았다. 하... 시간은 흐르고, 나는 '가지 말까' 생각했다. 호텔값은 아직 결제 안되었으니 취소 하면 되고, 비행기는... 그냥 포기할까.. 저가항공이라 환불 안되는데, 그냥 날릴까... 그러나, 무엇보다 걸리는건, 내가 만약 이 여행을 포기한다면, 앤드류에게 '나 멜번 갈거야, 시간 되면 보자!' 했던 나의 말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게 아닌가. 미안, 앤드류, 나 못가게 됐어... 이런 말 하기가 진짜 끔찍하게 싫은거야. 다들 그러지 않나요? 나는 한다고 했는데 그걸 지키지 못하는 것을 강박적으로 싫어한다... 하여,
다시 시도해보기로 했다. 침착하게. 그런데 일단 밥을 먹자. 밥을 먹으면서 이걸 어떻게 헤쳐갈지 생각해보자. 그런데 이렇게 영원히 사진이 안넘어간다면, 영원히 인증메일을 못받는다면... 한메일, 네이트, 지메일 다 했건만 .. 메일 계정을 다시 만들어봐야 하나, 나는 밥을 차려 먹으면서도, 그런데도 계속 안된다면, 나는 어째야 하는가... 에 대해 생각하다가, 아아, 나는 나를 사랑해, 진짜 나를 사랑해,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자고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기 마련. 나는 이것이 통신의 에러라고 생각한다. 채경이가 호주 비자 발급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생기는데 와이파이 꺼보고 엘티이로 해봐, 이랬었거든? 내가 이걸 다 해보고 폰도 껐다 켜보고 했지, 그런데 안됐단 말이야. 정말로 벼락같은 깨달음. 인증메일을 받기 위해 내가 입력한 정보가 넘어가야 하는데, 지금 그게 안되고 계속 뱅글뱅글 돌잖아? 여긴 싱가폴이니까, 싱가폴 유심폰으로 해보면 되지 않을까? 나는 밥을 먹고, 가지고 있는 두번째 폰, 아이폰이 아니라 갤럭시, 싱가폴 유심 칩을 끼운 폰으로 다시 시도했다. 세 번만에 비자 발급을 완료했다. 만세!! 나는 앤드류에게 '미안 못가게 되었어, 다음에 만나자!' 같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만세!! 와- 대단한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이 방법을 찾아낸 나를 매우 쓰다듬는다. 기말시험 망쳐서 나를 매우 치고 싶었지만, 그러나 결국 이 방법을 찾아냈어. 나는 어쩜 이렇게 애가 잘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긴장한 채로 오늘 아침에 도착해서 E 티켓도 줄 서서 받고(긴장긴장) 입국 심사도 다 마치고, 자, 이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자. 사람들한테 물어가며 머신 앞으로 가서 티켓을 발권한다. 흐음, 왕복이 훨씬 저렴한데, 그런데 내가 올 때 어떻게 올지 미리 알고 이걸 왕복으로 한담? 나를 구속하지 말자, 하고 편도 티켓을 끊어서는 줄 서서 기다렸다가 스카이버스를 탔다. 짐을 1층에 싣고 2층에 타려는데, 1층 짐 싣는 곳이 가방이 꽉차서, 윗 선반에 올려야 했다. 그런데 위로 올리기에 캐리어가 너무 무거워서 시도를 해도 잘 안되는거다. 하 쒸- 이거 그냥 여기에 두고 내가 짐 움직이지 못하게 발로 붙잡고 있어야 하나, 하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오셔서는 '너 같이 들어줘야겠는데?' 하셔서 고마워, 하고는 둘이 함께 내 캐리어를 윗선반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이거 17킬로 밖에 안되었는데 윗선반으로 올리기는 진짜 너무 무거운거죠. 이 할머니가 같이 시도하시다가 '지저스!!' 하셔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미안해서, 아 정말 미안해 너무 무겁지, 하고 결국 우리는 해냈다! 내가 땡큐 베리 머치라고 연달아 말했다. ㅋㅋ 그리고 할머니는 어떤 젊은 여자가 양보한 1층 자리에 앉으시고, 나는 2층으로 올라가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만세!
그리고 시내로 도착하니 몇 분 걸으면 또 바로 호텔이야. ㅋ ㅑ ~ 그런데 너무 이른 시간이잖아요. 아침 열 시도 안된 시간... 당연히 체크인 안되겠지, 가방 맡기고 빅토리아 마켓이나 가자, 하고 호텔에 들어가서는, 나 지금 체크인 할 수 있니? 물어보니 바로 안된다고 하지 않고, 잠깐만 우리가 준비됐는지 확인해볼게, 하더니 바로 체크인이 되는거에요. 세상에!! 아침 열시도 되기 전에 호텔 체크인을 했어. 만세!! 나는 그렇게 키를 받고 룸으로 들어왔다. 여기가 아파트형 호텔이라서 청소 안해준대, 대신 필요한게 있으면 리셉션에 얘기하면 타올 같은거는 준다고 했다. 청소.. 왜 안해주나요 히잉. 청소 되는 일반 호텔로 갈걸 그랬나. 하여간 깨끗하게 지내보자. 아무튼 아파트형이라서 거실과 방 분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가폴 내 집보다 좋다. 룸 분리되어 있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취사도 가능하지만 난 여행중이니까 취사할 생각 음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을 못자서 피곤해가지고 사실 체크인 되면 일단 바로 잠을 자고 오후에 나가자 싶었는데, 막상 체크인 하고 나니 빅토리아 마켓이 너무 궁금한 거에요. 그래서 꾀죄죄한채로 나갈 순 없으니까, 샤워를 일단 한 번 싹 해주고, 머리도 말리고, 옷도 갈아입고, 그리고 퀸 빅토리아 마켓을 향해 전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반지 껴봤는데, 살까 엄청 고민하다 안샀단 말이지. 30달러 였다. 카드 결제도 된다고 하던데.. 살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생각해보자. 알 딥따 큰 반지였어.
아니 참나원 ㅋㅋㅋ 쒸웬이 <메이드 인 코리아> 보기 시작했다고 톡을 보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빈이 일어 하는 영상 보내가지고서는 '일본어랑 한국어랑 비슷해? 왜 한국인들은 다 일본어를 잘해?' 물어보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응, 한국어랑 일본어랑 same structure 야. ' 라고 말했단 말이야? 그러니까 세상에, '너도 일본어 어떻게 말하는 줄 알아?' 묻는게 아닌가. 하- 그래서 내가 답했다.
Little bit. HaHa. I'll speak when we meet.
내가 이제 쒸웬(나랑 삼겹살 먹은 중국인 친구) 만나면 일본어 하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런데 내가 지금 와따시와 간꼬꾸진 데쓰 밖에 못하기 때문에 얼른 듀오링고로 일본어 좀 해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세상 꿀잼이네. 호주의 호텔에서 중국인 친구와 일본어에 대해 얘기하기.
하- 근데 내가 밤에 자려고 버텼는데, 그래야 내일 아침에 일어나고 루틴이 안무너지니까, 그런데 내가 비행에, 잠 못잔거 까지 합쳐져서 너무 졸려가지고, 아까 저녁 먹고 들어와서 씻고 기절해버린거야. 그리고 밤 열한시에 일어났... 나는 어쩌란 말인가요... 오늘밤은 이렇게 끝난건가요... 이러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내가 먹을 거 사둔 것도 없고....... 저녁 먹은건 자면서 다 소화됐..........
아무튼 듀오링고 일본어 하러 가야된다. 나는 한국인 입니다 말고 다른 것도 한 문장 할 줄 알아야 될 거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개바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