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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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 잠든 그들의 눈꺼풀 위로 어른거리고 싶다, 꿈속으로 불쑥 들어가고 싶다, 그 이마, 그 눈꺼풀들을 밤새 건너다니며 어른거리고 싶다. 그들이 악몽 속에서 피 흐르는 내 눈을 볼 때까지. 내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p.57-58)



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육체와 영혼이 따로 분리되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죽음은 죽음 그 자체로 끝, 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처럼, 영혼이 사랑하는 사람의 곁을 머물며 그 사람을 지켜주고 자신의 못다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 전전긍긍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면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한줄기 의심 같은 것은 있다. 그것은 사실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더 가깝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먼저 죽는다면 그들 곁으로 살포시 다가가 내가 여기에 있고, 나는 아주 잘 있으니, 이제는 나를 잊고 당신은 당신의 삶을 충만하게 살아나가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영혼이 있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은, 이 소설속의 저 인용문처럼, 누군가를 향해 복수하고 싶을 때 하기도 한다.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줬지? 그리고,


왜 나를 죽였지?



소년이 죽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죽어야 할 이유라니, 세상에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은가. 그러나 누군가 맨 윗대가리에서, '죽여라'고 명령을 내렸고, 그 밑에 사람들 또 그 밑에 사람들은 그 명령을 충실히 따른 결과, 아무런 죄도 없이, 명분도 없이, 어리고 혹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갔던 일이, 80년 5월, 광주에 있었다. 게다가 그들의 그 명분 없는, 어이 없는, 원통한 죽음은, 그 당시에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것이 '민주화운동'으로 불리게 된 것도 한참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며, 그 일이 사실은 어른들이, 언론이 우리에게 말해준 것처럼, '그런' 일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아주 나중의 일이다. 억울함을 억울하다고 제대로 전하지도 못한채, 그렇게 가슴 아프게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묻은채, 그렇게 '지독하다'는 지역감정의 누명을 뒤집어 쓴채, 그들은 그곳에서 자신의 한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건,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나는 늘, 죄책감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마지막 보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것이 있으므로 이 세상은 아직 살만하게 굴러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존재하므로 우리는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이 세상을 함께 헤쳐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우디 앨런'의 영화 《매치 포인트》는, 우디 앨런이 언제나 그랬듯이 꽤 현실적인데, 사랑했던 가난한 여자를 죽인 후 부자 여자와 결혼해 문제 없이 사는 남자가 나온다. 그러나 겉에서 보기에 문제 없어 보이는 그의 삶이, 그렇다고 정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의 살인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고, 그러므로 누군가를 죽였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지도 않았지만, 부자 여자와 결혼해 전망 좋은 집에서 살지만, 그의 밤 꿈속에는 그가 죽인 여자가 등장한다. 그의 꿈에 자신이 죽인 여자가 나타나는 것. 이것은 그의 '죄책감'이 작용한 탓이 아닐까. 또한 '영혼'이란 게 있다면,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의 영혼이, '왜 나에게 그랬니' 라고 찾아간 것일 수도 있고.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에게는 신이 존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믿는 것은 힘이고, 보려고 한다면 보인다고도 역시 생각한다. 신을 믿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말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살다보면 간혹 과학이나 이성으로는,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간혹 생기는 거니까. 그럴 때 이것은 어쩌면 신의 힘이 아닐까, 이것은 기적이잖아, 라고 하는 일들이 생기니, 어쩌면 신은 존재할지도 모르고, 신이 존재한다면 억울한 영혼이 차마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해 사람들 곁을 머무는 귀신도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나는 귀신의 존재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죄책감이 인간을 인간이게 해준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것이 모든 인간이 저마다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그 죄책감이 한없이 작고 작은 형태로 존재할 수도 있고 혹은, 없애 버렸을런지도 모르니까. 그렇다면 죄책감을 없애버린 사람에게 그 사람의 잘못을 알려주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법으로 그에게 잘못을 벌하기에도 마땅치 않을 때. 그때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대로 그를 두어야할까, 이미 지나간 일이니 그저 모두가 원망하는 채로, 그 원망만 받아가며 살라고, 그렇게 두어야 할까. 나는 귀신의 존재를 바란다.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이 그대로 사라지길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고통을 호수할 수 있기를 원한다. 더불어 그 고통을 가한 가해자에게 우리만큼 너도 충분히 괴로워해야 한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위의 인용문을 읽으면서 바랐다. 당신들이 하고 싶은 말, 혼으로 남아 하고 싶은 그 말을, 혼으로 남아 하라고. 



그 사람에게 찾아가라고, 매일 밤, 여러분 모두가 찾아가서 그의 꿈속에 나타나라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얘기하라고. 우리가 다 못풀어준 그 억울함을, 세상의 어떤 곳에서 저마다 소리내고는 있지만 미처 그를 벌하기에 충분치 않으니, 당신들도 말하라고.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p.57-58)



그 말을 해도해도 부족하지 않을테니, 계속해서 외치라고 하고 싶다. 당신들을 쏘아 죽인 사람을 편안히 잠들게 하지 말라고, 매일밤 꿈에 나타나라고 간절히 바라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아직 살아서 당당히 경호를 요청하고 있는 그 사람의 안위가, 나는, 편안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잘못에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아왔으니까. 때로 용서는, 필요치 않을런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거니까.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날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이 모두 팔십만발이었다는 것을. 그때 그 도시의 인구가 사십만이었습니다. 그 도시의 모든 사람들의 몸에 두발씩 죽음을 박아넣을 수 있는 탄환이 지급되었던 겁니다.(p.117)



나는 명령에 따른 수많은 군인들이 모두가 자신의 의지로 그 일에 가담했다고는 당연히,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는, 명백하게 피해자를 만들었으며, 동시에 명백하게 가해자를 만들기도 했다. 가해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가해자로 만듦으로써 그는, 자신의 죄의 크기를 더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현장에서 자신이 당한 것에, 자신이 본 것에, 자신이 가한 것에 아파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러므로 그는, 편안히 남은 생을 살아서는 안된다. 지독한 고통에 몸부림쳐야 한다. 



누군가의 고통을 바라는 것, 누군가의 괴로움을 바라는 것이 결코 옳지 못하다는 것을 물론 나는 안다. 그러나 '아는대로' 살아가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말도 안되는 것을 바라는 것, 그것 밖에 할 수 없어서 스스로가 못나게 느껴진다.




다음의 일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더 기억하라고 나에게 말할 권한은 이제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선생도 마찬가집니다.
아니요, 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계단을 올라온 군인들이 어둠속에서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 조의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사람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쏠 수 없는 총을 나눠 가진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p.117)

특별하게 잔인한 군인들이 있었다.
처음 자료를 접하며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연행할 목적도 아니면서 반복적으로 저질러진 살상들이었다. 죄의식도 망설임도 없는 한낮의 폭력. 그렇게 잔인성을 발휘하도록 격려하고 명령했을 지휘관들.
1979년 가을 부마항쟁을 진압할 때 청와대 비서실장 차지철은 박정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캄보디아에서는 이백만명도 더 죽였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위가 확대되었을 당시, 군은 거리에서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화염방사기를 발사했다. 인도적 이유로 국제법상 금지되어 있던 납탄을 병사들에게 지급했다. 박정희의 양아들이라고 불릴 만큼 각별한 신임을 받았던 전두환은, 만에 하나 도청이 함락되지 않을 경우 전투기를 보내 도시를 폭격하는 수순을 검토하고 있었다. 집단발포 직전인 5월 21일 오전, 군용 헬기를 타고 와 그 도시의 땅을 밟는 그의 영상을 보았다. 젊은 장군의 태연한 얼굴. 성큼성큼 헬기를 등지고 걸어와, 마중 나온 장교와 힘차게 악수를 나눈다. (p.20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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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마 2015-01-2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좋죠?
한강이 써야만 했던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한강이

˝ 무슨 권리로 그걸 나에게 요구합니까. ˝(P. 132)

라고 한다면 대꾸할 말 없지만.

다락방 2015-01-22 10:06   좋아요 0 | URL
아니, 아시마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이제 자주자주 오시는 겁니까? 네? ㅎㅎ 자주 봬요.

음, 저는 `너무 좋지`는 않았어요.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음..좀 부족하게 느껴졌는데요, 한강은 기존의 소설, [희랍어 사전]인가, 거기에서도 느꼈지만, 문장은 참 좋은데 `이야기`보다 문장 위주로 흘러가는 느낌이 들어서요. 잡히는 감정들이 `정확`하질 않고 좀 `모호`하게 느껴진달까요. 그래서 이 책도 좀 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쓰여졌다면 우리 엄마한테도 권했을텐데, 싶으면서 좀 아쉬운 느낌이 들었어요.

단발머리 2015-01-22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러 번 이 소설을 읽어야겠다, 생각했지만 사실 아직도 용기가 안 나요.
작가가 자신의 이 소설만큼은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도 말이지요.

자기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힘든 글을 써낸 사람도 있고, 그 소설을 읽고 이렇게 의미있는 페이퍼를 쓰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지요.
아..... 읽어야하겠지요?

다락방 2015-01-22 17:5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읽는 동안 힘드실 거에요.
정신 단단히 붙잡고, 마음 단단히 붙잡고 읽으세요.
읽으면서 계속 한숨을 쉬게 됩니다.
힘들지만, 읽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레와 2015-01-2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읽어야겠군..


다락방 2015-01-22 17:52   좋아요 0 | URL
네, 레와님. 도전해봐요. 읽다가 자꾸 빡치겠지만.. ㅠㅠ

2015-01-22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22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추는인생. 2015-01-22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소설은 제주가는 비행기안에서 읽다가 숨이 막힐것 같아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나요 다락방님.
다락방님 한강의 시는 읽으셨나요? 다락방님이 읽으신 한강의 시는 어떨지 궁금해요!!
이곳에 많은 책을 가져오지 않았는데 한강의 시집은 챙겨왔어요. 한번씩 들춰보려구요.
저는 [내여자의 열매] [아기부처] [몽고반점] [검은사슴]의 한강을 잊을수 없어요
여전히 제게 한강은 그때로 머물러 있는것 같아요.

다락방 2015-01-23 11:36   좋아요 0 | URL
춤인생님, 아직 한강의 시는 읽어보지 않았어요. 한번씩 들춰볼만큼 좋은가요, 춤인생님? 예전부터 한 번 볼까 싶긴 했었는데 제가 시를 잘 모르고 감상할줄도 모르는 것 같아서요. 시가 제게 오면 제 가치를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시무룩..)
저도 몽고반점 좋아했어요. 아기부처랑요. 아기부처는 진짜 독특했어요.

singri 2015-01-23 11:4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때의 한강 작품들을 촤륵 들으니 갑자기 맘이 설이레네요. 산문집까지도 참 좋아했어요~

다락방 2015-01-23 11:53   좋아요 1 | URL
산문집은 읽어보지 않았는데, 산문집도 괜찮은가 보군요.
한강의 시도 산문도 읽어봐야겠네요.

저는 아기부처 좋아했어요. 좋다기보다 꽤 강한 작품이었어요, 제게는.
:)
 

















뇌 속에는 시적 기억이라 일컬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지대가 존재해 우리를 매료하고, 감동시키고, 우리의 삶에 아름다움을 주는 것이 기록되는 모양이다. 토마시가 테레자를 안 후부터 어떤 여자에게도 그의 뇌 속에 있는 이 지대에 아주 사소한 흔적조차도 남길 권리가 없었다. (p.336)



토마시는 자기가 만나고자 했던 여자의 얼굴 조차 까먹을 정도로 많은 여자들을 만나며 섹스를 즐겨왔다. 그에게 섹스와 사랑은 별개의 것이었고, 그는 일년에 여덟명 정도의 여자를 만나는데, 그것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누군가에게 되물을 정도로 여자를 만나는 것을 습관화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테레자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고, 섹스와 사랑을 철저하게 별개라고 생각하는 이상, 사랑은 테레자에게만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그는 자신의 행동 반경을 옮기는 것에 테레자를 두었다. 테레자는 사랑과 섹스과 어떻게 별개일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하고, 그래서 토마시처럼 한 번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가져보았지만, 자신이 가진 가장 강한 장점, 유일한 장점이 '정절'이라는 것을 이제는 깨닫는다. 그리고 토마시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도. 


사랑한다면 나와는 다른 상대의 생각이나 성향을 상대의 것 그대로 존중해 받아들여야 하는 것임을 알지만, 섹스와 사랑을 별개로 생각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얼마나 힘이들까, 를 생각하면 나는 허리가 휜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 '사비나'가 '공개적으로 변한 사랑은 무게를 더할 것이고 짐으로 변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허리가 휘었다(p.191)' 라고 했던 것처럼, 이런 다른 사고방식, 다른 생활패턴에는 허리가 휠 것이다. 그러나 생의 마지막 순간, 토마시와 테레자는 함께였다. 그들은 서로에게 서로여야 함을 알고, 또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언젠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내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는 것과 같다고. 그 세계가 낯설어, 내가 그간 만나보지 못한 세계라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발을 디디고 들어가는 것, 그 세계에 적응하는 것이, 좋아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밟아 나가야 하는 과정일 것이다. 내가 살아온 세계, 내가 만들어온 세계에 그를 받아들이고, 또 그가 그간 유지해온 그만의 세계로 내가 들어가는 일. 아마도 연애는 그렇게 시작하고 그렇게 진행되는 것일테다.


그것은 내 시간의 어떤 부분들을 상대를 위해 내어줌을 뜻한다. 내 시간이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술을 마시고 잠을 자면서 채워져 왔고 그렇게 완성된 세계였다면, 이제 그 시간들의 일부는 다른 영화를 보고 다른 책을 읽고 다른 음악을 듣고 잠을 덜 자고 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그간 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눈을 돌리는 것을 의미하며 일상의 시간 속에 그를 끼워 넣는 것으로 내 세계를 조금씩 변화시켜야 한다. 이를테면 내가 구성하는 내 시간들중 일부를 뚝 떼어내 <마녀사냥> 같은 프로그램을 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응?) 



말이 나와서 말인데, 지난주 <마녀사냥>을 보다가 되게 좋았던 장면이 있었다. 전원 남자로 구성된 1부에서 패널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거다. '나로 인해 여자가 웃으면 그때의 쾌감은 정말이지 최고'라고. 정확히 이런 문장은 아니었고 이런 뉘앙스였는데, 누군가 건넨 이 말에 나머지 패널들이 모두 같은 반응을 보이는 거다. 그때 쾌감은 정말 좋죠, 하고. 상대를 웃게 하고 거기에 대해 쾌감을 느낀다는 그 남자들이, 나는 그 순간 너무 좋은 거다. 아, 너무 예쁘다. 그 순간 그 말을 하는 또 평소에 그렇게 생각해오는 남자들에 대한 애정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순간이었달까. 사랑은 정확히 그 지점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어졌다. 나를 웃게 하고 쾌감을 느끼는 남자를 내가 알아챌 때.


다음주 예고에서는 게스트로 한고은이 나온다고 하며 장면을 잠깐 보여줬는데, 오, 허지웅이 한고은을 되게 좋아하는가 보다. 둘 사이의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너무 좋아서 다음주 것을 꼭 보고 싶어졌다. 그렇지만 그 시간에 나는 아마도 못볼 것 같아, 다운 받아 봐야겠구나, 생각했는데, 나는 이렇게 호감을 느끼는 남녀가 긴장감을 느끼는 그 분위기, 그 때의 대화들을 정말 사랑한다. 그건 다른 사람들은 줄 수 없는 것이고, 반드시 호감을 느끼는 이성 사이에서만 가능한, 그런 것이다. 나는 한고은에 대해 별 관심 없었는데, 예고에서 보여준 장면중 한고은이 눈으로 웃는 장면이 있었다. 눈웃음을 치는데, 와, 그때 너무 좋더라. 눈웃음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고 뭐 이런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여튼 눈웃음은 여자의 필살기 같은 게 아닌가. 내가 가진 필살기는 무엇이냐....음..........어.....여튼, 그렇다는 말이다. 아, 여자의 눈웃음은 진짜 치명적인 매력인 것 같다. 이걸 쓰면서 거울을 보며 눈웃음 쳐보려다가 내 얼굴이 보이는 순간 포기했다. 눈웃음 치지말자, 나는. 왜인고 하니,



그러니까 주말에 여차저차하고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어서, 정말 그러고 싶진 않았지만, 어찌하였든 결과론적으로 나는 한 남자사람에게 셀카를 보내주는...사태에 맞닥뜨렸다. 하아- 일단 나는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사진 찍는 걸 싫어하고, 셀카 찍는 건 더 싫어한다. 다른 사람이 셀카 찍는 걸 보는 것도 오글거려서 몸을 꼬게 되는데, 그거보다 더 싫어하는 게 내 사진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거다. 아니 그런 일을...하아- 그렇지만 다시 말해서 결과론적으로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보냈고, 내 사진을 전송받은 상대로부터는 이런 문자메세지가 왔다.



<당신은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야>



하아- 이게 뭐여....칭찬인듯 칭찬같은 칭찬아닌 너....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전에 친구들로부터 나는 멘사 페티쉬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몇개월 전에는 누군가로부터 손에 대한 페티쉬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모르는 나의 페티쉬를 다른 사람들이 말해주는 구나 싶어, 페티쉬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하는 생각으로 검색창에 페티쉬를 넣었다가 송혜교 주연의 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으응? 하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다운 받아 봤는데, 하아, 재미없더라...재미도 없고..의미도 없고...결말은 메롱이고...게다가 마지막에 외국 여자의 립싱크는 정말이지 최악이어서...하아- 여튼 송혜교 진짜 이쁘더라. 보면 헤어스타일이 나랑 비슷한 것 같은데 왜 송혜교는 송혜교이고 나는 내면이 아름다운가....




오늘 아침 출근길, 까페에 들러 커피를 사는데 주문을 받은 종업원이 아, 손님 반지 너무 예뻐요, 한다. 우걀걀걀걀. 나는 그러니까 내면이 아름답고, 반지가 예쁜, 그런 여자구나.




몇년전 저 반지를 사러 갔던 때가 떠오른다. 저 반지를 사러 가기 전에는 호기롭게 '나는 백만원 짜리 반지를 살 것이다' 하고 갔다. 그렇지만 다이아몬드는 사지 않을 것이다, 하고. 그러나 막상 백화점에 도착하자 도무지 백만원이란 돈을 반지에 투자할 수가 없더라. 가격을 낮추고 낮추고 낮추다가, 저걸 끼워봤는데 여동생이 옆에서 여태 끼워본 것 중 제일 잘 어울린다고 했고, 그래서 가격을 물었는데 백만원의 오분의 일도 안되는 가격이어서 완전 한숨을 쉬며 정말 잘되었다고 결제하던, 그 때 그 순간. 백만원이었으면 진짜 못질렀을 거야. 크- 뭔가 순간 찌질해진 것 같았지만, 정말이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었다. 만약 앞으로 내가 반지를 또 사게 된다면, 그때는 백만원짜리 반지를 지를 수 있을까? 으. 글쎄, 잘 모르겠다.


이렇게 호기롭게 결심했다가 막상 지를 때 찌질해졌던 순간이 며칠전에 또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좋은 만년필이 갖고 싶었다. 트위터에서 지인이 만년필 선물 받은 걸 사진 올렸는데 너무 근사한거다. 그래서 나도 고가의 만년필을 내 돈주고 살테닷! 하는 마음이 되었던 것. 몽블랑은 너무 비싸고, 이제 라미는 꼴도 보기 싫다, 하고 생각한 게 파카 였다. 그래, 파카 만년필로 사자. 나는 호기롭게 인터넷에 들어가 파카 만년필을 검색하고 보란듯이 고가순으로 정렬한다. 그런데 1페이지에서 이런 가격을 맞닥뜨린다.



응? 4,410,000...원? 사백사십일만원? 맙소사..그 밑에 가격들도 만만치 않은데? 헐. 할 수 없군. 다음 페이지에서 사자, 하는 마음으로 2페이지를 눌렀는데, 2페이지도 내 기를 죽인다.



아...안되겠어. 나는 아직 40만원의 돈을 들여 만년필을 살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어. 하아- 나는 계속해서 다음페이지, 그다음페이지를 누르다가, 8페이지 에서야 내가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의 만년필을 만난다. 무려, 8페이지에 이르러서야...히융 ㅠㅠ



그래, 고작 36,000원짜리. 내가 살 수 있는 건 이거야. 이게 내가 생각하는, 내가 결제할 수 있는 고가의 만년필이었어. 하아- 나란 인간. 호기롭게 들어갔다 찌질하게 결제하는, 그런 인간인 것이야. 여튼 주문했다...아직 도착 안했지만...



주말에는 통영에 다녀왔다. 통영에 가고 또 통영에서 돌아오는 친구의 차 안에서, 나는 이 노래를 여러차례 들었다.


http://youtu.be/rtOvBOTyX00


통영에 갈 때는 그저 '좋다, 좋구나'만 했는데 통영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크- 더 좋았다. 이 노래는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에드워드와 벨라가 결혼할 때 나오던 곡인데, 이 노래가 차 안에 울려퍼지고 에드워드, 벨라, 결혼식, 이라는 단어들이 머리에 떠오른 순간, 캬- 나는 입밖으로 소리내어 말하고 말았다.



이 노래 들으니까 결혼하고 싶어!!



차 안에는 나 말고 세 명의 여자가 더 있었고, 그들 모두 갑자기 꺅꺅 소리를 질렀다.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말했다. 이 노래를 하루종일 틀어놓고, 외국 영화에 나오는 결혼식처럼, 파티를 벌이는 거지. 잔디밭에서 뷔페를 잔뜩 차려두고, 하루종일 이 노래를 반복해 틀어놓고 춤 출 사람은 춤추고 먹고 마시면서 결혼식을 하는 거야!


친구들 모두 좋다고 꺅꺅 거렸다. 그 차 안에서, 여자 넷이, 결혼식에 대해 얘기하며 좋다고 꺅꺅. 크- 머릿속에 잔뜩 상상이 부풀었다. 푸른 잔디, 다정한 사람들, 계속 반복해 흐르는 노래, 나는 너를 기다리는 동안 죽어 있었어, 맛있는 음식, 건배를 말하며 들어올려지는 손들. 나는 다정한 사람들과 좋은 노래를 함께 듣는 그 순간의 분위기에 방점을 찍고,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내뱉은 것이다. 그날, 차안에서의 수다는 즐거웠다. 저마다 꺅꺅 거리며 한마디씩 보태는 데 어찌나 신나던지.


그래서 오늘 아침엔 이 노래를 반복해 들으며 왔다. 오는 길에 동료 여직원을 만났다. 나는 그 직원에게 이 노래를 아냐고 물었다. 동료는 모르겠다 했고, 사무실에 들어와 우리 둘만 있을 때, 나는 한 번 들어보라며 틀어줬다. 아직 업무를 시작하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었으니까. 직원에게도 마찬가지로 말했다. 결혼하고 싶어, 라고. 그러자 동료도 꺅꺅 거리며 즐거워했다. 노래를 들으며 서로 좋다고 하다가 내가 '결혼하자!' 고 했고 동료도 '그래요, 해요해요!' 라고 했다. 그렇게 소리지르며 꺅꺅 거리다가 내가 '근데 누구랑?' 이라고 하자 동료도 말했다. '그러게요...'


나는 음악을 껐다.



나는 위에서 말한것처럼 호감을 가진 남자와 여자가 긴장감을 가지고 대화하는 것도 사랑하지만, 같이 꺅꺅 거리며 수다떠는 여자들간의 대화도 사랑한다. 친구들과 차 안에서 꺅꺅 거리던 것도, 동료 직원과 깔깔거리고 꺅꺅 거리며 대화를 나누던 것도 너무 즐겁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모든 게 다 일치하는 사람은 없지만, 어떤 공통된 것을 가지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퍽 즐거운 일이다. 그날 차안에서의 꺅꺅 거림과 오늘 아침 음악을 들으면서 꺅꺅 거리던 것이 참 흡족하게 마음에 남는다. 역시 마지막까지 남는 건, 오래 남는 건, 대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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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5-01-2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꺼인 듯 내꺼아닌 내꺼 같은 너~
한여름밤에 꿀 쏘 스윗~ 이히히히히히히~ ㅎㅎㅎㅎㅎㅎ

저 음악 틀어놓고 결혼하믄 들러리는 내가 슬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 `대화`라는 주제로 단편소설 써줘요. 말랑말랑한 문장으로.

다락방 2015-01-20 11:00   좋아요 0 | URL
아 맞다. 그 노래도 들었지. 한여름밤의 꿀!~ ㅋㅋㅋㅋㅋ 더 바랄게 뭐 있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편소설이라...하아- 그래요, 생각해봅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늘바람 2015-01-2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페이퍼 왜케 잼나요.

여러번 웃게 하셔요.
근데 님은 손 무지 이쁜데요. 손톱도.
손톱의 반달도.
나도 페티~

다락방 2015-01-20 16: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하늘바람님.
웃으셨다니 다행이고요.
다른 사람을 웃게 한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인 것 같아요. 히히.

Mephistopheles 2015-01-20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미는 질리고.....눈에 들어오는게 고가의 만년필 밖에 없다면, 메이커별로 공략해보세요.

워터맨이라던지 펠리칸 조금 저렴한 걸로.....

발랄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락방님이라면...(정말 신중하게 단어선택)

http://www.enuri.com/view/Listmp3.jsp?cate=182203&islist=Y&from=search&cate_keyword=Y&hyphen_2=false&skeyword=%EB%A7%8C%EB%85%84%ED%95%84

이 제품도 쓸만할지도요..

(이이고 리뷰도 있네요....http://blog.naver.com/v5337?Redirect=Log&logNo=220141221914)

다락방 2015-01-20 16:11   좋아요 0 | URL
오, 펠리칸 트위스트 만년필 특이하네요?
제가 이걸 지르기 전에 봤다면 크- 참고했을 텐데....워터맨, 펠리칸...다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에요. 저는 정말이지 이쪽저쪽으로 다 무지해서....일단 질러버린 이상 배송오면 얌전히 그 제품을 써야겠지요. 충실하게..근데 저는 제 이미지가 우아하고 지적이며 얌전한줄 알았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 발랄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락방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5-01-20 16:43   좋아요 0 | URL
아이고 이런 실례가...(고기를 보면) 발랄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락방님이라면......이게 빠졌었네요..

blanca 2015-01-20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지 정말 특이하고 이쁘네요. 아울러 손도. 다락방님 찌찌뿡, 저도 요새 만년필 쓰기 시작했고 라미... 싫증나버렸어요. 그래서 알아보니 정말 비싸고 펠리칸 추천하는 의견이 있더라고요. 만년필을 쓰니 무엇보다 손이 안 아파서 좋아요. 이 좋은 걸 이제서야 알았다니, 아쉬워요....

다락방 2015-01-21 08:17   좋아요 0 | URL
히히. 전 어제 만년필 도착했는데 카트리지 없다고 혼자 씩씩 댔어요. 오늘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해서 박스를 탈탈 털어보니 카트리지가 두 개나 있었는데 말이지요. 아하하하하.
암튼 이 만년필로 뭘 할까 생각중입니다. 헤헷.

반지 이쁘지요? 저도 마음에 쏙 들어요. 오래 끼고 있습니다. 헤헷 :)

transient-guest 2015-01-2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을 생각하면 고등학교 때 야한 영화인줄로만 알고 (순전히 커버와 광고카피 탓!) 비디오가게에서 빌려와서 열심히 보면서, 얼마나 더 봐야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것일까 한참 생각한 기억이 납니다.ㅎㅎ 당시에 커버샷이나 카피를 좀 에로영화처럼 만든 것들이 있었어요..:p

다락방 2015-01-21 14:16   좋아요 0 | URL
ㅎㅎ 전 갑자기 야한 영화라고 하니까 고등학교때 목사님 딸이었던 친구가 저를 데리고 비디오샵에 가서 <플레이 게임> (맞나?), <동물적 본능> 빌려와서 같이 보던 기억나네요. 그당시에 되게 재미없던 기억이 있어요. 약간 변태적인 행위들이 나오는 거였는데, 어린 나이에 변태행위가 재미있을 리 없잖아요. 차라리 사랑이 가득한 채로 키스하는 게 더 재미있었을 것 같더라고요. 에로영화라...그 뭣이냐, 봉만대 감독 영화 극장에서 보던 생각 나네요. 관객 백프로가 여자였어요. ㅎㅎ

수이 2015-01-2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웃고 또 웃게 돼요. 그래서 다락방님 페이퍼만의 맛이 있는 거지만_ 그나저나 만년필_ 저도 올해부터 사용해볼까 하고 있었는데 저도 8페이지 냉큼 가봐야겠습니다.

다락방 2015-01-21 14:17   좋아요 0 | URL
아, 야나님..만년필을 사용해 봤는데...손에 잡히는 느낌도, 필기감도 별로에요. 하아- 돈을 조금 더 써야 했나..후회중이에요. 히잉 ㅠㅠ 야나님, 제가 산 거 사지 마시고 조금 더 좋은 걸로 사세요. ㅠㅠ

라파엘 2015-01-21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글을 항상 너무 재미있게 잘 쓰세요~ 확실히 다락방님은 다른 사람을 웃게 해주는 매력적인 분이세요 ^^

다락방 2015-01-21 14:21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안단테님.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제 기분이 더 좋습니다. 히히 ^^

비로그인 2015-01-21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교보에서 남자어른사람이 학생사람에게 자 골라봐 만년필~하길래 속으로 젠장 부러워! 이후로 몇 년째 만년필 선물받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하하

다락방 2015-01-22 08:20   좋아요 0 | URL
아..멋지다요. 만년필을 골라보라고 하는 남자어른사람이라니...하아- 멋지다...뭔가 로망실현이랄까요. ㅎㅎ
책 사주는 남자, 만년필 사주는 남자, 술 사주는 남자, 고기 사주는 남자는 진리 ♡

근데 아른님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자주 좀 오세요. 보고싶잖아요. ㅠㅠ

Nussbaum 2015-01-24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생각난김에 만년필 좀 닦아놔야겠습니다.

세 개 있는데, 시간적 여유도 있으면서 왜 이리 귀찮은지 모르겠네요. 저는 가끔 만년필이 한번 사면 만년동안 그게 어디있는지 찾지 않게 되니깐 혹은 처음 산 잉크가 하도 안써서 만년동안 없어지지 않으니 그렇게 이름을 붙인건 아닐까.. 싶을때가 있습니다.

다락방 2015-02-02 08:52   좋아요 0 | URL
전 이번에 산 만년필이 뭐랄까, 필기감이 딱히 좋질 않아 시무룩합니다. 흐음. 돈을 더 들였여야 했던거냐, 우울해요. 히잉. 만년필은 한 번 사면 만족할 수 없는 연필이라 만년필인가 싶습니다. 킁.

당고 2015-02-0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아아-
이 포스팅에는 덧글을 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송혜교 완전 예뻐요! 진짜 예뻐요! 팬이에요!
그럼에도 저 영화는 아닌 거 같아서 안 봤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5-02-02 08:52   좋아요 0 | URL
저 영화는 어처구니. 그렇지만 저 영화에서도 송혜교는 예뻐요. 예쁜데, 뭐랄까, 좀 소심해. 음..저 과감히 영화촬영에 임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진짜 예뻐요. 아 짜증나 ㅠㅠ 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내게 알라딘으로부터 문자메세지와 이메일이 왔다. 꺅.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신간이 나왔다는 거다. 꺅꺅 >.<

그런데 들어가보니 저렇게 아직 표지 이미지가 안뜨네? 야, 표지 이미지 내놔!!



아직 표지 이미지도 없고 번역가와 원제가 없는 상태에서 뭐가 그렇게 급해가지고 나한테 문자랑 이메일을 보냈나용? ㅋㅋㅋㅋㅋ 여튼 반갑구나. 그런데 나..적립금 어제 탈탈 털었는데..하루만 기다릴걸...아니, 마일리지는 왜 또 -700이야...이놈의 마이너스. 어흥. 히융- 


아니 근데 그건그렇고, 내가 아무리 다니엘 글라타우어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제목이 좀 메롱인데? 영원히 사랑해, 라니...아..전 <영원히 사랑해>를 좋아해요, 라고 말하고 다니고 싶지 않은데..제목이 ㅠㅠ



자, 얼른 표지 등록, 얼른!

번역은 김라합님이 하셨을까용?


2015/01/20 am09:07 현재.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은이) | 유혜자 (옮긴이) | 밝은세상 | 2015-01-20 | 원제 Ewig Dein


저 독일어 제목은 영어로 번역할 경우 forever yours 라고, J 가 내게 말해줬다.  '영원히 사랑해'는 역시 구리다고 친구들과 나는 입을 모아 대화중.



책소개 떴으므로 추가.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의 작가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장편 소설. 작가가 법원통신원으로 17년간 일하면서 취재했던 실제 사건을 토대로 탄생한 작품이다. 두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다니엘 글라타우어만의 타고난 글재주와 치밀함이 더해져 이야기의 흥미를 더한다. 

다니엘 글라타우어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두 작품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일곱 번째 파도> 속 주인공 '엠마'와 '레오'가 다시 등장하는 후속작은 쓰지 않을 거라 공언하며 팬들에게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스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하며 다니엘 글라타우어는 로맨스와 스릴러 두 장르를 접목시켜 기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긴장감 가득한 소설을 탄생시켰다. 

<영원히 사랑해>는 사랑과 집착, 그 모호한 경계에서 갈등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사랑의 시작은 달콤하다. 소설 속 주인공 유디트 역시 급작스럽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남자의 적극적인 애정공세에 오랜만에 느껴보는 달달한 설렘을 즐긴다. 

작가는 특별한 배경과 사연을 가진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사랑을 시작하는 평범한 연인을 이야기 속에 던져 놓고 독자들의 호기심을 끌어낸다. 평범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사랑의 기대감에 한껏 부풀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마지막 10페이지의 예상치 못한 결말은 반전을 선사하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마지막 10페이지의 예상치 못한 결말!!! 뭐지, 뭘까?

게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나왔다. 저기.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이라는 문장의 쫄깃쫄깃 이라는 단어. 난 요즘 심장을 쫄깃쫄깃 이라는 말에 너무 꽂혔는데. 어흥.



그리고 책 속에서.


지금 자고 있어요? 안 자면 나한테 와도 돼요!!!!! 



어우 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좋지 않을까봐 겁나기도 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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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20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너무..... 귀여우세요 꺄~~~~~~~♡이런 설레임 바이러스 너무 좋아요! 아침부터 기분 업업~~!

다락방 2015-01-20 09:39   좋아요 0 | URL
제가 한 귀여움 합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드 2015-01-20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 예쁘네요 ^^

다락방 2015-01-20 10:46   좋아요 0 | URL
제목은 너무 구리죠 ㅠㅠ

Mephistopheles 2015-01-2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게 하트 그리기 100회 실시...해주세요..

다락방 2015-01-20 10: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좀 봐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담당하는 건 고기먹기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15-01-2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바로 그 분?!

다락방 2015-01-20 10:47   좋아요 0 | URL
네, 바로 그 분!

레와 2015-01-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봐도 제목은 구리다요. -.-

다락방 2015-01-20 10:49   좋아요 0 | URL
응 내 말이. 구려구려 ㅠㅠ

댄스는 맨홀 2015-01-2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상큼발랄해요.

다락방 2015-01-20 11:52   좋아요 0 | URL
제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5-01-20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다락방님 후기 보고 읽는걸로 ㅎㅎㅎ

다락방 2015-01-20 14:09   좋아요 0 | URL
좀 오래 기다리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휘모리님 ㅋㅋㅋㅋㅋ

무스탕 2015-01-20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대설 선물 받으셨네요 ㅎㅎㅎ

다락방 2015-01-21 08:17   좋아요 0 | URL
그럼 어쩌죠. 당장 사서 읽어야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스티아 2015-01-2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우연히 오랜만에 들어온 다락방님 서재에서~
다니엘 글라타우어 의 신간소식을 접하다니요 ~ ㅠ 우어어어어
다락방님 덕분에 새벽세시랑 일곱번째파도를 읽었었는데
신작도 완전 기대만땅이예요~ ㅎㅎ
작년 1년 독서 쉬고 올해 1월부터 다시 책보구 있어요 ^^

다락방 2015-01-21 17:10   좋아요 0 | URL
오, 새벽 세시는 헤스티아님께 엄청 특별한 소설이잖아요!
어쩐지 이 책, 영원히 사랑해를 저보다 더 먼저 읽으실 것 같은데요? 후훗.
다시 독서 시작하셨다니, 반갑습니다, 헤스티아님.
어쩐지 요즘 리뷰 올라온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후훗
 



스콘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더니 스콘을 보내준 알라디너가 있다. 우힛~ 해피해피.

요즘엔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아주 많다. 헤헷.

고맙습니다!

찻물 끓이고 있어요. 커피는 두 잔이나 마셔서, 음, 커피 대신 차를 마시려고요. 따뜻하게.

지방을 분해해준다는 마테차로다가...(응?) 히히히히히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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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1-16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나겠다아아아아~~~~~



살쪄랏!
살쪄랏!

다락방 2015-01-16 16:00   좋아요 0 | URL
일단 이번 주말까지는 살 좀 찌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주 월요일부터 다시 다이어트를. 킁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의집 2015-01-16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택배로요. 대단하네요. 저는 마트에서 스콘가루 사와서 만들어 먹어요. 한 봉지당 다섯개 나오나 봐요. 아우..저 고소한 스콘에 블랙커피, 부럽당~

다락방 2015-01-16 17:26   좋아요 0 | URL
따뜻했으면 얼마나 더 맛있었을까 막 상상하며 먹었어요. 헤헷. 맛있게 하나 흡입했습니다!! 움화화화핫

2015-01-17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19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북 2015-01-17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아....여기가 그러니까 알라딘의 요술 램프에 나오는 지니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저는 그럼 책좀 던져주세요~~~~~~~네에? ㅋㅋ 맛있어 보여요ㅎ 이시간에 이사진을 보니 잠들긴 틀린거 같아요 우허엉ㅠㅡ

다락방 2015-01-19 14:26   좋아요 0 | URL
정말 맛있었어요, 해피북님. ㅋㅋㅋㅋㅋ 다음날까지 스콘을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며 맛있게 먹었네요. 아, 스콘은 사랑입니다. 하트뿅뿅 ♡

오늘 저도 오만원이상 질렀는데 책이 네 권뿐이라 시무룩해요. 하아- 지니가 책 좀 던져주면 좋을텐데요. 흐음.
오후 잘 보내세요, 해피북님!
 















《통역사》를 읽고 '수키 김'의 다음 작품이 나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물론 그 소설 한 권만 써도 소설가로서는 충분히 만족할거라고 생각했지만, 독자인 나로서는 다음 작품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녀의 문장이 좋았고 그녀의 이야기가 좋았다. 그러나 통역사 조차 품절이 되고 더이상 그녀의 작품은 나올 것 같지 않더니, 글쎄 수키 김의 이름으로 저런 책이 똭- 신간 목록에 있는 게 아닌가!!


일단 제목도 제목이지만 이것이 소설이 아니라는 데서 나는 이 수키 김이 그 수키 김이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래서 수키 김의 이름을 클릭해보니, 맞다, 통역사의 그 수키 김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내가 그녀에게 기대한 작품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소설'을 바랐는데, 이건 정말이지 내 기대나 바람과는 다른 책이 아닌가. 흐음.


그래서 아직 결정을 못했다. 이 책을 읽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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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01-16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쉽네요...

무해한모리군 2015-01-1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쩌면 그녀는 단 한편 밖에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너무나 자전적 향기가 느껴지는 소설이라서 그랬는지 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그러는지...

다락방 2015-01-16 11:30   좋아요 0 | URL
그쵸. 그리고 그 한편으로도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렇지만 독자의 욕심으로 다른 작품을 바랐죠. 근데 이건...제가 원한 책이 아니라서 망설이게 되네요.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하겠어요. 읽을 것인지 말 것인지..

유부만두 2015-01-1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표지가...

다락방 2015-01-16 11:31   좋아요 0 | URL
참 좋은 내용일지도 모르는데 딱 안끌리죠? ㅋㅋㅋㅋㅋ 뭔가 멈칫, 하게 돼요. ㅋㅋㅋ

유부만두 2015-01-1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책이나 사람이나 일단 이뻐야 해요;;;

다락방 2015-01-16 11:55   좋아요 0 | URL
소설이었으면 좋았겠다고 자꾸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ㅠㅠ

아말 2015-05-0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못지 않아요. 전 개인적으로 그만의 감성이 느껴져 좋았답니다. 번역은 아쉽지만요ㅎ

다락방 2015-05-04 08:52   좋아요 0 | URL
오 어쩌지 어쩌지 갈피를 못잡고 있었는데 읽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겠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