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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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길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길고, 그래서 좀 지루하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확실히 해야 할 말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말이었고, 또 해야 할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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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09-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로몬~ 도 너무 길게 늘어지기에 3권은 안 읽었어요. 이것도 그런걸까봐 좀 주저하고 있어요

다락방 2015-09-15 11:09   좋아요 1 | URL
저는 솔로몬~의 3권이 너무 좋았어요! 중학생들의 재판이라는 설정 자체에 에이 뭐야, 했었는데 읽다보니 왜 그렇게 설정했는지 알겠더라고요. 등장인물들, 각 상황에 처한 모든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해준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제 경우엔 솔로몬~의 3권을 정말 좋아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ㅎㅎㅎ

유부만두 2015-09-15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근데 저 1.2권 내용을 까먹어서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하는데요;;;

다락방 2015-09-15 11:12   좋아요 0 | URL
그럼 패쓰.... ㅎㅎㅎㅎㅎ

moonnight 2015-09-1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미미여사와 잘 안 맞는 것 같아요ㅜㅜ 이제 그만 읽어야지 했는데 다락방님 글에 유혹당함^^

다락방 2015-09-16 14:46   좋아요 0 | URL
이건 좀 지루하긴 했어요. ㅋㅋㅋㅋㅋ그렇지만 해야할 필요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불끈!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유에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중에 절실한 한가지를 꼽아보라면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 되겠다. 바꿔말하면 생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가 되겠고. 그러니까 나는 길고 지루한 소설, '미야베 미유키'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만난 것이다. 



마에노가 울어서 부은 눈을 하고 있었다. 진압대원을 붙들고 있는 데도 서 있지 못한다. 달려운 구급대원이 모포로 감싸고, 진압대원이 모포째 그녀를 안아 올렸다. 그녀는 모포 속에 파묻혀 내 옆을 지나쳐 갔다. (p.175)

















승객이 몇 명 타지 않은 버스가 한 노인에 의해 납치되고, 그 버스안의 승객들은 인질로 잡힌다. 납치법은 요구하는 바가 있었고, 납치범의 요구를 듣고 또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진입대원들이 출동한다. 여차저차하여 진입대원들은 버스 안에 인질로 잡힌 승객들을 무사히 구해내는데, 그중에는 젊은 여자승객 '마에노'가 있었던 거다. 구출과정에서 '스턴 그레네이드(음향섬광수류탄)'이 사용되었기에 구출된 마에노는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데, 진압대원은 그녀를 모포로 감싸고 또 모포째 그녀를 안아올리는 게 아닌가. 아... 만약 나였다면 어땠을까. 모포로 감싸주기는 하되 모포째 들어올리지는 못했을텐데...어떻게든 내 두발로 단단히 서있어야 하는데, 음향섬광수류탄..같은 어쩌고 한것의 가스를 맡고 순간적으로 시각과 청각이 마비된 뒤에, 무슨 수로 내가 두 발로 단단히 서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역시 모포째 들어올릴 수 있을만한 무게가 되는 게 답인걸까...다이어트는 이런 식으로 절실하게 다가오는걸까?



이십대 중반에 다니던 직장에서 겨울에 바쁜일이 끝났다고 스키장에 다같이 놀러갔던 적이 있다. 그때가 내 스키장 경험의 첫번째이자 유일한 경험이었는데, 여튼 우라지게 많이 넘어졌던 기억이 난다. 스키장에는 패트럴 이라는 안전요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주곤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내가 쾅- 하고 엉덩방아를 찧자 어딘가에서 바람같이 달려와가지고는 엉덩방아 찧은 내 뒤로 가서는 내 양 어깨 사이로 자신의 팔을 넣어 나를 일으키려고 한다. 조심하셔야 한다면서. 그런데 나는 좀처럼 들리질 않아........그는 내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여전히 엉덩이가 눈바닥에서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는 걸 보고는 내 옆에 사람들에게 '친구분들이세요?' 물었다. 나의 직장 동료였던 그들은 그렇다고 답했는데, 그러자 그 패트럴은 내게서 손을 떼더니 '친구분들이 좀 일으켜 주세요' 하고는 슝- 가버렸다...................................



마에노의 저 장면을 읽는데 갑자기 스키장에서의 내가 오버랩되었어....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슬픈 이야기..........하아-




이런 잡스런 생각에 몰두하다가 나는 뜻밖의 장면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버스 안의 운전사였던 '시바노 기사'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그 기사는 먼저 풀려난다. 기사는 풀려나면서도 '자신이 버스에 남겠다'고 했었다. 자신이 버스의 운전사이므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며, 자신이 혼자 여기에서 풀려날 수 없다고 하는 거다. 그러나 여차저차 그 기사는 풀려나게 되고, 이 일에 대해 주인공은 아내와 대화를 나눈다.


"당신이 기다리는 동안 경찰 쪽에서 뭔가 설명은 해 줬어?"

"꼭 무사히 구출하겠습니다, 라고."

그렇게 말하고 아내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먼저 풀려난 기사님이, 자신이 범인을 설득할 테니까 버스로 돌려보내 달라고 난리를 치셨던 모양이야."

나는 마음이 아팠다. "여자 기사님인데, 책임감이 강한 분이었어. 훌륭한 태도였지. 어린 딸이 있는 모양이던데."

아내는 가볍게 눈을 부릅떴다. "그래도 버스로 돌아가려고 했구나." (p.182)



승객이 얼마 되지 않은 버스의 운전기사가, 버스 납치에 있어서 자신의 승객들보다 자신이 먼저 빠져나갈 수는 없다고 한다. 이 버스기사에게도 목숨은 하나뿐이고 또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딸이 있는데도, 그것이 자기의 책임임을 알고 또 책임을 다 하려고 한다. 게다가 경찰들은 인질의 가족에게 꼭 무사히 구출하겠다고 말해준다. 그 말을 듣는 인질의 가족은 그 말에 얼마나 많이 기대게 됐을까.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버스운전기사와 또 경찰들 때문에 눈물이 핑돌았다. 이 일이 소설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실제로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고, 그 일이 떠오르자 너무 마음이 아팠던 거다. 그냥 넘길 수 없는 장면이랄까. 잠시 멈춰야하는, 그런 부분이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건설적이야. 하지만 특정 상황에 놓이면, 그래도 여전히 선량하고 건설적일 수 있는 타입과 상황에 삼켜져서 양심을 잃어버리는 타입으로 나뉘네. 그 '특정 상황'의 전형적인 사례가 군대이고 전쟁일세." (p.385)



나 역시 기본적으로 인간이 선량하고 건설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많지만 그 대부분의 경우는 상황에 삼켜진 경우라고 본다.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양심에 걸리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이 세상은 여전히 굴러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상황에 삼켜져 순간적으로 선량한 본성을 버렸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이 책의 납치범처럼, 회개하고 스스로 벌을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사람은 보고싶은대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선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선한 사람들이 더 눈에 많이 띄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 세상은 정말 똥이지만, (세상은 똥이야!!), 그 똥같은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에 대해 뉴스에서 보게되지만, 내 주변에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뉴스에서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보다는 학대한 일들에 대해 언급하니까. 엊그제 토요일 오전 시청한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스웨덴' 편이었는데, 한 관광객이 점점 개채수가 줄어드는 북극여우를 언급하며 그 수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상이 더 아름답고 더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그래서 그렇게 어딘가에서 작게나마 힘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서 나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건설적이라고 믿는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얘기를 계속해보자면, 나로서는 티븨시청을 거의 하지 않는데, 집에 있다면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 [걸어서 세계속으로] 이다. [무한도전]도 그런 편이었지만, 요즘엔 그 시간에 설사 집에 있어도 꼭 봐야지, 하는 생각은 들질 않더라. 어쨌든 엊그제는 스웨덴 편을 봤는데, 길고도 긴 트래킹 코스를 걷는 장면이 나왔다. 각자 20키로에 육박하는 커다란 배낭을 등에 짊어지고는 걸으니 종아리에 무리가 오기도 하고 발이 다치기도 한다. 잘 때는 텐트를 치고 그 안에 들어가 자고, 중간에 마련된 간이화장실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아, 나도 걷고싶다, 고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걷고싶다고. 하루든 이틀이든 걸으면 좋겠다고. 그러나 등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가 내게는 힘겹게 느껴진다. 배낭을, 짊어지고 싶지 않아.. 하아- 배낭 없이 걸을 순 없을까...그러나 배낭없이 걸으면 잠은? 밥은? 갈아입을 옷은? 물은? 발이 다쳤을 때 치료는????? 그 프로를 보다가 너무나 걷고 싶어진 나는 스웨덴에 가는 대신, 일자산엘 갔다.



스웨덴 트래킹을 하다 일정거리만큼을 지나면, 하하하하, 그 트래킹 길에서, 놀랍게도, 맙소사, '순록햄버거'를 맛볼 수 있단다! 뭐...뭐...뭐라고? 소는 울타리 안에서 주는 음식만 먹지만, 순록은 자신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양질의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순록고기가 소고기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있다고 한다. 실제로 순록햄버거를 줄서서 사먹는 트래킹하던 사람들은, 다들 맛있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아....난....글쎄....어쩐지... 나는 순록햄버거 대신, 일자산에셔 내려와서 비빔국수를 먹었다.....



오, 내가 티븨에서 본 코스를 다녀오고 순록햄버거를 먹은 사람의 블로그가 있다!! 여기 ☞ 

http://blog.naver.com/rose0626/220472128210



지난주 금요일에는 청광차단안경이란 걸 주문했다. 트윗에서 이런 걸 봤기 때문이었다.



회사에서는 하루종일 컴퓨터를 보기 때문인지 퇴근무렵에는 눈이 피로해지고, 퇴근길 지하철안에서 책을 읽으려고 하면 이내 눈이 아파지는거다. 라식 수술을 했기 때문인가, 생각하다가 설사 라식수술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고 하루종일 컴퓨터를 보는 게 눈이 좋을 리가 없다. 해서 고민없이 주문해버렸다.



음...4만원이라지만, 눈의 피로를 멈출 수 있다는 데 무슨 고민을 하겠는가. 대신, 나는 다른 걸 사기를 포기했다. 이 안경을 선택한 덕분에 포기하게 된 건 바로 이것. 버터치킨카레!!




나는 사실 금요일에, 이걸 사서 쟁여놓으려던 참이었다. 그러니까 이주전쯤이었나, 무인양품에서 카레를 종류별로 시켰는데, 제일 처음 먹은 야채카레가 맛이 있었지만, 그래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래서 다시는 안사먹어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금요일 아침에 버터치킨카레를 먹고 오오- 존맛! 하고는 이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이건 사야지. 꺅 >.< 이건 사서 쟁여놓고 가끔 저녁에 먹자. 와인 마시면서 카레 먹는 건 또 내가 좋아하는 거. 뭐 와인 마시면서 깍두기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0-


그래서 이 카레를 쟁여놓으려던 참이었는데, 크-, 눈을 보호하는 안경을 주문하는 바람에 이 카레를 포기하게 된거다. 사람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갖고 싶다고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어..



그러다 문득 몇해전에 좋아했던 남자 생각이 났다. 그는 당시에 씨제이를 다니고 있었는데, 내게 씨지븨 영화쿠폰을 보내주기도 했고 맥스봉 소세지를 박스째로 보내주기도 했다. 소세지 뿐만 아니라 젤리포? 뭐 그런 거랑 기타등등 다른 것도 커다란 박스에 잔뜩 넣어서는 동료들과 간식 먹으라며 보내주었던 거다. 크- 뭔가 멋지지 않은가. 나는 무인양품의 카레 주문하기를 포기하면서, 아, 무인양품에 다니는 남자를 좋아하면 내게 카레를 보내줬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정말, 쓸데없이 해봤다.........



아..씨제이 다니던 남자를 좋아하던 그 때가 그립다....너무나 먼, 먼 과거의 얘기.....




그나저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절감하고서는, 제기랄, 외근 나갔다가 슈크림 잔뜩 들어간 빵을 사와서 쳐묵쳐묵했네. 나란 여자, 어쩔 수 없는건가봉가... -0-

이제 진짜 빵 끊어야지!!




아, 맞다 보슬비님이 보고싶어하신《하우스와이프 2.0》 원서 저자싸인은 아래 두번째 사진. ㅋㅋ 이 원서는 단발머리님께 가고 있음. ㅋㅋㅋ






무언가 곤란한 일이 있어서 시야가 협착해진 인간은 본인 또한 `곤란한 사람`이 되어 버릴 때가 있다는 경우의 견본이다. (p.275)

"사람을 가르치고 이끈다는 건 본래 아주 고귀한 기술일세. 어려운 기술이기도 하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교육자에 맞는 적성이라는 게 있을 걸세. 하지만 적성만으로는 길을 잘못 들 때가 있지. 교육의 목적의 정사正邪를 가려낼 양심을 잃어버리면." (p.406)

우리 세 사람은 잠시 동안 서로 침묵을 나누었다. 마치 묵도하는 것 같은 침묵을. 건실하고 게으름 피우지 않는 부지런한 여성이 늙은 어머니에게 인생 최후의 안락을 주고 싶다, 그 안락을 자신도 함께하고 싶다, 는 작은 꿈을, 욕심을 가졌다가 발이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모든 거슬 잃었다. 그 광경이 눈앞에 떠오른다.
그것은 작은 죽음이다. 꿈의 죽음. 그래서 우리는 묵도했다. (p.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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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9-14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은 포기하지 맙시다! 주르륵....

다락방 2015-09-15 10:48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뭔가 포기를 해야지 이대로는 안된단 말여욧!! ㅜㅜ
(라지만 아주 포기하진 않을거고요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5-09-14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는 ˝게˝나 줘버리라지요...

다락방 2015-09-15 10:48   좋아요 0 | URL
송골매한테 주는 건 어떨까요? ㅋㅋ

Mephistopheles 2015-09-15 10:49   좋아요 0 | URL
음...그래요 그래 ˝어쩌다 마주친 살˝ 과는 송골매가 재격이지요..

단발머리 2015-09-1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고 지루한 소설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을 읽으면서도 `다이어트`에 대한 이런 눈물나는 통찰을 보여줄 수 있다니요.
다만 놀라울 뿐.... ㅎㅎㅎㅎ

다락방 2015-09-15 10:48   좋아요 0 | URL
크- 사람이 번쩍 들려지는 정도가 되어야 위기 상황에서 구출하기 쉽겠더라고요. ㅎㅎㅎㅎㅎ

푸른희망 2015-09-1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안경과 카레,... 둘 다 내게 필요한 아이템입니다,
노화로 시력에 문제가 생겼나 하는 중인데... 저 안경 급 땡기네요 게다가 카레라니,,
저도 카레든 깍두기든 단무지든 뭐든 술안주가 가능한 인간입니다,
단 전 와인보다는 맥주가 좋지만,,,
음,,,, 전 부끄럽지만 장바구니에 든 책들을 포기하고 안경과 카레를 선택하겠어요.. 음음

다락방 2015-09-15 10:50   좋아요 0 | URL
저 지금 안경 이틀째 착용하고 있어요. 이틀이라고 해봤자 어제 반나절 오늘 반나절이라 딱히 이게 더 좋나? 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안끼던 안경 끼니까 답답하네요 ㅠㅠ

술안주로는 뭐든 좋죠! 저도 다 가능한 인간인지라 와인에 뭐가 어울리고 소주에 뭐가 어울리고, 뭐는 어느 술안주고 이런거 없어요. 걍 모든 것이 나의 안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바구니의 책들을 포기하고 안경과 카레를 선택하시다니, 현명하십니다! 멋져요! >.<

2015-09-14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5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5-09-1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안경과 카레 둘 다 필요해요!!!! ㅜㅜ; 다이어트는 뭐...(먼 산-_-)

다락방 2015-09-15 10:50   좋아요 0 | URL
저 카레 맛있더라고요. 버터맛도 나고 ㅋㅋㅋㅋ 먹는데 와인 생각나서 미칠 뻔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15-09-14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록햄버거 저도 먹고 싶네요. 다락방님이 반하신 버터치킨카레도 먹고 싶구요.
늦게까지 야근을하고, 운동을 하고,
혼자 닭똥집에 맥주 마시면서
서재를 돌아다니고 있어요. 좋네요! ^^

다락방 2015-09-15 10:5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혼자 술과 안주를 벗삼아 여유롭게 서재마실이라니. 크- 저도 모니터를 통해 건배하고 싶네요, 감은빛님. 히히히히히.
순록햄버거는 저 트래킹 중에 만나면 진짜 꿀맛일 것 같긴한데, 저는 아직까지는 먹지 못할 것 같아요. ㅎㅎㅎ

뽈따구 2015-09-15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나쁜 사람이 많지만 그 대부분의 경우는 상황에 삼켜진 경우라고 본다˝

깊이 와 닿네요. 그래서 실상 화를 내고 싶다가도 이해하게 되고, 또 이해받길 바라고 그런가 봅니다.

다락방 2015-09-15 10:55   좋아요 0 | URL
네, 나쁜 선택 혹은 못된 선택,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건 그 사람이 천성이 악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상황 때문이라고 보여지거든요. 그 상황이 아니었다면 선량하게 살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나중에 후회하고 울고 잘못을 뉘우치고....또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 상황이라면` 하고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말예요.

유부만두 2015-09-1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터 치킨... 검색하고 구매하려고 보니 ... 롯데 비번 생각이 안나요. ㅠ ㅠ 나쁜 기억력이 충동 구매를 막아주는군요.

다락방 2015-09-17 11:45   좋아요 0 | URL
저도 롯데 비번이 생각안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인인증하고 아이디랑 비번 설정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5-09-15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7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5-09-1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안경 좀 탐나네요. 한달정도 사용해보시고 후기 올려주세요~~ ㅋㅋ
저자 싸인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0^
한국 독자들이라고 콕 찝어주어 더 반갑네요. ㅎㅎ

다락방 2015-09-17 11:45   좋아요 0 | URL
네, 일단 안경은 사용중이긴 한데, 뭐가 다른지 딱히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베이지, 기다림의 이름

왜 나는 원서 세 명안에 든것인가...

원서 세명, 번역서 일곱명 이라는데..왜 하필 내가... Orz
읽고싶었던 책인데 읽을 수 없는 크나큰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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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9-1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푸하핫~~~~~~~~~~~~ 웃고 나서요.
글게요, 열명 중에 세 명이 원서라던데, 참.... 다락방님은 행운의 여신이던가.
제가 왼쪽의 한글책을 받았는데, 다락방님께 드리고 싶어요.

부디 받아주세요, 내 마음을..... *^^*

다락방 2015-09-10 16:26   좋아요 0 | URL
오오, 단발머리님! 그렇다면 그 예쁜 마음을 받을게요. 근데 단발머리님도 읽고싶으실 것 같으니 다 읽고 주세요. 저는 급할 거 전혀, 저어어언혀 없으니까요. 그러면 단발머리님 번역서 받고 제 원서 드릴까요? 네?

단발머리 2015-09-10 19:39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을 읽지 않고 다락방님께 드릴거예요. 새 책을 넘기는 기쁨도 같이 드리고 싶기 때문이죠.
그리고....
만에 하나, 1퍼센트라도 원서를 읽으실 마음이 있다면 원서는 다락방님이랑 같이 있는게 좋아요.
근데, 정말 ...... 안 읽으실 계획이라면, 제가 ˝함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읽어볼께요.
ㅎㅎㅎㅎㅎ 주소는 다락방님 회사 주소 제가 아는데요....

다락방 2015-09-11 08:04   좋아요 0 | URL
좋아요! 저는 원서를 보낼테니 단발머리님은 번역서를 보내주세요. ㅋㅋㅋㅋㅋ 저도 단발머리님의 주소를 알고 있습니다. 헷 :)

2015-09-11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1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윗듀 2015-09-11 10:47   좋아요 1 | URL
두 분 사이 아름답다능! 👭

다락방 2015-09-11 15:07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대화, 아름다운 사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5-09-1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는 원서가 훨씬 이쁘네요... 일단 책장에 두면 폼날거 같은 모양새 ㅎㅎㅎㅎ

다락방 2015-09-10 16:27   좋아요 1 | URL
표지가 예쁘면 뭐해요 ㅠㅠ 읽을 수가 없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긴 읽을 수 있어도 꽂아놓기만 하는 책이 수십권이긴 하지만..Orz

그렇게혜윰 2015-09-10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또 무신 일???

다락방 2015-09-11 08:05   좋아요 0 | URL
아, 페미니즘 추천도서 읽고 구매자평 달면 추첨을 통해 [하우스 와이프]의 저자 사인본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거든요, 거기 당첨된 겁니다. 그런데 열 명 추첨해서 세 명은 원서 일곱명은 번역본 주는 거였어요. 하하하하하

보슬비 2015-09-11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행운의 여신님~~ ^^
그런데 정말 전 원서 표지가 더 좋네요.
저자 사인 구경좀 시켜주세요~~ ㅎㅎ

다락방 2015-09-11 08:05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의 이 댓글을 읽고 제가 저자사인 사진을 찍었습니다. 금세 올려서 인증할게요~ 힛 :)

스윗듀 2015-09-1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운이 비껴가서 번역본! 케케헤헤 싸인 너무 귀엽지않아요?ㅋㅋㅋ

다락방 2015-09-11 15:12   좋아요 0 | URL
전 원서라는 것에 너무 충격받은 나머지 싸인을 볼 생각도 못했었어요. 그런데 위의 보슬비님 댓글 읽고, 아 맞다 이거 싸인본이지, 하고 싸인 봤네요. 하루 지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5-09-1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웃어야 하는 거에요, 울어야 하는 거에요? ㅋㅋㅋㅋㅋ
(졸리를 내리고 새로이 올린 이 여인은 누규? +_+)

다락방 2015-09-11 20:10   좋아요 0 | URL
웃고계시지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리를 내리고 졸리를 올렸습니다만! ㅋㅋ 졸리에요, 무스탕님. 흑백사진이 분위기가 다르죠? 힛.

무스탕 2015-09-11 20:17   좋아요 0 | URL
차마 눈물이 나오진 않더라는... ㅋㅋㅋ
졸리 아닌것 같아요. 다시 가만히 보니 입술이 졸리 맞네. 화장법도 다른듯 싶고, 요즘보다 살집이 더 있던 시절 사진이라 딴사람 같네요.

불금되소서!!! :D
 

아침에는 제법 쌀쌀해 긴팔 가디건을 걸치고 집에서 나온다. 오늘은 따뜻한 녹차라떼를 마시고 싶어서 회사 앞에 있는 스벅에 들러 동료의 것까지 두유넣은 녹차라떼 두 잔을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음료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팔에 압박붕대 비슷한 게 감겨있더라. 자주 방문했던 매장이라 좀 안면이 있어서일까, 나는 자연스레 말을 걸었다.


팔 다치셨나봐요.


그러다 바리스타는 아뇨, 염증이에요, 팔을 많이 쓰니까요, 하더라. 그래서 나는 직업병이군요, 라고 되돌렸더니 바리스타는 네, 라고 하고 이내 덧붙였다.


그렇지만 여전히 음료를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해요.


아. 게다가 이 말을 하면서 씨익- 웃는 게 아닌가. 나는 그녀의 그 말과 웃음이 너무나 좋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버렸다. 몇 시까지 근무해요? 물으니 연장하지 않으면 바리스타는 다섯시간 근무해요, 라고 말하더라. 나는 예쁘게 웃는 바리스타가 내민 녹차라떼를 받아들고는 사무실에 왔다. 그리고 책장을 뒤졌다. 제발 독서공감아, 한 권 남아있어라, 하고. 책장을 열자마다 딱- 보이더라. 냉큼 꺼내서는 오늘 날짜와 나의 이름을 적고는, 한 줄 덧붙였다. 


웃는 모습이 좋았어요.


라고.


이따 점심 시간에 가서 줄까 하다가 시간을 따져보니 어쩌면 퇴근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동료에게 말한 뒤, 테이크아웃 포장해줬던 쇼핑백에 독서공감을 넣어 까페로 향했다. 아까는 음료를 만들고 있던 직원이 지금은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고 있었다. 줄을 서서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책을 꺼낸 빈 쇼핑백을 그녀에게 돌려주며 '이거 다시 쓰세요' 했다. 그리고는 연달아 책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건 선물이에요, 라고. 책을 받아든 직원은 '저요?' 묻는다. 네, 그거 드리고 싶어서 왔어요, 했더니, 정말요? 저요? 또 묻는다. 그래서 네, 하고 웃었더니, 내가 준 책을 가슴에 꼭 안고는



고맙습니다, 아 감동이에요, 아 정말 저요?



하는 거다. 아....정말 좋아한다. 이 사람은 정말 좋아해. 멋지다. 뭔가 책을 주는 게 쓸데없는 짓이 될 수도 있었는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책을 품에 안았어! 크- 좋다. 좋구나. 멋지다. 행복하다. ㅠㅠ 그녀는 분명 자신의 일에서 나름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음료를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해요, 라는 말이 그저 손님에게 건네는 멘트였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녀가 자신의 일 자체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그 일이 주는 부수적인 것들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간혹 안면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책 선물을 받는, 그런 일들 말이다.



대학시절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을 때, 그건 아마도 내가 매력적인 탓이 크겠지만, 나는 거래처 사람들로부터도 또, 자주 방문하는 손님들로부터도 아주 많은 것들을 받았다. 어떤 남자사람은 영화표를 주면서 저녁을 먹자고 하기도 했다. 책을 선물해준 손님도 있었고, 자기 마실 거 사면서 내 것도 사주는 손님들도 있었다. 필리핀 대사관에서 근무한다던 외국인은 나 보러 종종 왔고, 일식집에서 일하는 여자사람은 나를 자신이 일하는 식당에 데려가 돈까스와 우동을 준 뒤에, 자기 식당에서 알바를 해주면 안되겠냐고 했다. 편의점보다 돈 더준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래처 사장중 한 명은 편의점 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놓치지 말라고도 했고, 중학생 남자아이들과 일요일마다 수다 떨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 직장은 출판사였고 고급 다이어리를 만드는 곳이었는데, 바쁜 겨울에는 나도 개인영업을 돕기도 했다. 그때 부산에 사는 한 나이 많은 고객은 전화해서는, 나는 너한테만 물건을 살것이며, 너가 언제든 부산에 내려오면 편히 묵고가게 해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고객들이 콕 집어 나를 찾아 물건을 주문한다고 말할 때는 온몸가득 짜릿함이 몰려오기도 했다. 이 과정들에서 연애 또한 부수적인 즐거움이었.....................



각설하고,

암튼 그래서 오늘 아침은 기분이 좋았다는 거다. 헷 :)




어제는 여자동료1과 치킨에 소주를 마셨다. 여자동료1은 자신의 여자친구 얘길 해주었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의 폭언에 시달린다는 것. 남자는 여자에게 못생기고 무능력하고 아무도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는 등의 말을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너한테는 나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는 거였다. 내가 참 어이가 없어서...아니, 그런 여자를 왜 사귀는거지? 자기말대로 그녀가 못생기고 무능력하고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그럴 사람이라면, 왜 자기가 사귀고 있냐는 말이다. 대체 왜 자기가 사귀는 사람에 대해 그렇게 가치를 뚝 떨어뜨리는 일을 하는 걸까? 나는 동료에게 '그녀는 왜 그에게 헤어지자고 하지 않아?'라고 물으니, 헤어지자고 하면 남자가 무릎 꿇고 빈다는 거다. 제발 헤어지자고 하지 말라고,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하아-
이건 무슨 새로운 형태의 병신출현..인가. 
아, 다른 사람의 애인에게 병신이라고 해서 심히 미안하다만, 그런 남자가 병신 같음을 도무지 부인할 수가 없다. 나로서는 진짜... 받아들일 수가 없어. 

나는 그렇다. 멋진 남자를 애인으로 두고 싶다. 옷도 깔끔하게 입고 예의와 매너를 갖추고 생각이 깊은, 그런 남자를 사귀고 싶다. 어디에 내놔도 움츠러들지 않을, 자신감 있는 남자를 애인으로 곁에 두고싶다. 나는 결코 못생기고 능력도 없고 자신감도 없어서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그런 남자를 애인으로 두고 싶지 않다. 내가 내 가치를 높이산다면, 내가 사랑하고 옆에 있도록 허락할 사람에 대해서도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하지 않는가? 형편없는 사람을 애인으로 둔다는 건, 나 스스로가 형편없다는 것 아닌가? 왜 그토록 형편없는 여자를 옆에 두면서 자존감을 낮추려하고, 그러면서도 헤어지는 건 거부하는거지? 

그러다 이번호 시사인에서 이런 글을 봤다. 마침, 이번호 시사인의 굵은 표제가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 이었다. 천관율 기자의 글이다.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진화심리학에 대해 나는 잘은 모르지만, '여성의 가치를 줄여 잡아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도구'가 학대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로 갈까봐 불안한 심리 때문에 그러는건가, 라고 생각하면서, 참 못났다...싶다.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아도 옆에 있게 할 방법은 많은데, 어쩜 써도 그런 방법을 쓰냐.


내 옆에 있는 너는 멋지고 찬란하고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 라고 가치를 높인다면, 그 말을 듣는 상대 역시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나에 대해 이렇게 제대로 봐주는 사람 옆에 있고 싶어지는 게 아닐까. 맨 오른 쪽에, '남성들의 머릿속에는 연애 시장에서 협상력이 딸릴 때에는 여성의 자긍심을 손상시키라는 전략이 내장되어 있는지 모른다'는 말은 듣기에 좋지 않다. 나는 '남성들의' 머릿속에 그런 것이 내장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남성들의 그런 속성이 발현되는 것일 뿐. 상대의 가치를 절하하는 것은 남자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남성의 시선에 갇힌 여자들도 마찬가지, 여자의 가치를 남성의 시선으로 평가하고, 그래서 '개념있는' 여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남성들이 볼 때'라는 전제를 담아 실현하려 한다. 일전에 올렸던 나에 대한 악플중에 '남성들이 보면 비호감일거다' 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저런 글을 쓰는(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내가 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호감을 줄걸?  게다가 저런 글을 쓰는 사람을 좋아하는 주변인들이라면, 나 역시도 거부한다. 나는 나 스스로 개념있고 똑똑한 사람, 약자의 편에 서는 사람이고 싶지, '누군가가 봤을 때' 개념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살지는 않는다. 누군가에게 호감 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살지도 않는다. 나는 나 자신으로 살면서, 그런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싶고, 이런 내가 '다른 이들에게 비호감으로 보일까' 걱정하는 사람보다 훨씬 건강하다고 믿는다.  


위에서 말한 그 여자친구는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말했다고 한다. 너 그렇게 자꾸 내 자존감 깎아내리며 내 가격을 후려치기 하고싶은가본데, 나는 잘 알아, 어디 나가서 내가 모자라거나 못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래서 내 자존감은 결코 내려가지 않아, 라고 했단다. 크- 브라보!


















내 방의 책장을 보면 안읽은 책이 정말이지 어마어마하게 많다. 아마도 알라디너라면 나같은 사람이 많을텐데, 그렇게 안읽은 책이 쌓여있어도 오오 읽을 책이 없어 새로 사야겠네, 이러면서 또 사게 된다. 그런데 어제는 문득 책장을 둘러보다가 읽지 않은 책들의 제목들을 훑으면서, 아 이거 당장 읽고 싶다, 하는 게 너무나 많은 게 아닌가! 다 내가 읽고 싶어서 산 책들이었다. 아, 다 읽고 싶다. 이것들 모두를 다 읽고싶다, 하면서 뭔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되는 거다. 크- 페미니즘에 대한 책도 사둔 게 몇 권 더 있고, 소설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인문서적을 사둔 것도 많다. 이 모든 것들을 다 읽고싶다. 다 읽고, 알고, 감상하고, 생각하고 싶다!! 저 시사인에 인용된 《이웃집 살인마》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최근에 알라딘에서 감은빛님과 별족님이 논쟁하신 핵문제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고싶다 생각한 차에, 어제는 마립간님의 핵에 관련된 포스팅을 보고, 아, 이것도 알고 싶다, 공부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샘솟는거다. 그렇지만 마립간님이 포스팅하신 책은 어쩐지 좀 어려워보이고 또 너무 두껍고...그래서 쉬워 보이는 책들을 찾아보고 또 아무개님으로부터 추천도 받았다.

















그렇지만...장바구니에 넣어두고는 보류했다. 사도...아마 안읽을거야. 또 공부하고 싶은 생각만 가진 채 책장 어딘가에 쑤셔박아놓겠지 ㅠㅠ 또 안읽은 책들에 추가하게 되겠지... ㅠㅠ




칠드런 액트를 읽고부터 뭔가 다 읽고싶어지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 그 책을 읽는 동안 생각하고 고민하고 감동했던 것들이 잊혀지지 않아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내게 이런 마음,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 게 소설이라는 게 또 너무 좋다. 



어제는 나보다 어린 친구와 대화를 하던중에, 그 친구의 드립을 내가 알아먹지 못해 아, 이것이 세대차이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 친구가 말했다. 이런 거 몰라도 돼, 너는 이런거 모르는 대신에 나에게 칠드런 액트의 줄거리를 얘기해주고 감동포인트를 얘기해주잖아, 라는 게 아닌가. 크- 좋다. 힛.



그렇게, 나는 또 장바구니에 책을 몇 권 더 추가했다. 시사인을 보니 《동사의 맛》은 아주 감칠맛 나는 책일 것 같다. 신간을 검색하다가《어떤 날들》을 보고 '앤드루 포터'? 아..아는데 누구더라, 하고 무심히 넘겼는데 갑자기 뽝-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하고 깨달음이 오는 게 아닌가. 내, 그렇다면 읽으리라!!《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는 내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었는데, 아른님이 '다니엘 글라타우어가' 나온다고 언급해주셨다. 아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이 책의 저자는 다니엘 글라타우어랑 지인이란다. 아, 나도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지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다!! 《오베라는 남자》도 표지보고 안끌렸는데, 앤의다락방님의 인용문을 보고는 냉큼 장바구니로 슝- 넣었다. 크- 세상엔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 내일쯤엔 이 중에 많은 것들을 덜어내고 몇 권만 골라 또 지르게 되겠지...인생이란 끊임없는 책지름의 반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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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9-09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책장을 둘러보면 안 읽은 책들에 깔려죽을 것만 같아요-_-; 그래도 정신차려보면 장바구니 클릭클릭-_-;;;;;;
읽고 싶은 책들이 자꾸만 생기는 건 참 좋은 일이에요. ㅎㅎ;;;;; 스벅의 바리스타 정말 행복한 하루가 되겠어요. 다락방님은 행복요정^^

다락방 2015-09-10 08:24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밤 열두시 넘어서 오늘 알라딘의 첫주문자는 나얏! 이러고 주문하려다가 가까스로 멈췄어요. 휴...이놈의 지름충동 ㅠㅠ 문나잇님 말씀대로 읽고싶은 책이 자꾸 생기는 건 나쁘진 않아요. 오히려 좋아요. 히힛. 뭔가 갖고싶다, 하고싶다, 이런 것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은것 같고 말이지요.

스벅 바리스타가 문나잇님 생각대로 그렇게 행복한 하루를 보냈으면 좋을텐데요! :)

Mephistopheles 2015-09-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인간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행위는 남녀관계보단 고용주와 고용인의 입장에서 굉장히 비일비재하기도 하죠.

특히나 연봉협상기간에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죠.

다락방 2015-09-10 08:26   좋아요 0 | URL
저는 저렇게 여자친구(애인, 아내)의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사귀는 사람은 극히 드문줄 알았어요. 그런데 여기저기 들어보니 정말 널리고 널렸더라고요. 상대의 가치를 폄하해야만 자신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길은 상대의 가치가 깎여서 되는 게 아닌데 말이지요. 하아-

Mephistopheles 2015-09-10 09:18   좋아요 0 | URL
어찌보면 좀 불쌍하네요.....얼마나 자신들이 없기에...

다락방 2015-09-10 09:20   좋아요 0 | URL
본인들이 자신 없어서 상대까지 못나보이게 만드려는 게, 정말..못났죠. 안타깝기도 하고 못나기도 했고..

2015-09-10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0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5-09-09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비슷하실 듯.. 저도 안 읽은 책이 읽은 책보다 많은 현실에 한숨 쉬면서도... 또 클릭질..ㅜㅜ
근데 <이웃집 살인마> 표지... 흠. 이거 컨셉인가요?
<오베라는 남자>는 저도 추천받아서 사볼까 싶어요. 역시 표지는 맘에 안 들지만.
저도 조만간 책을 정리해서 중고로 내놓아야겠어요. 책장 무너지는 소리 들리는 듯.

다락방 2015-09-10 08:27   좋아요 0 | URL
오베라는 남자 표지 마음에 안든 게 저 뿐만이 아니군요! 전 저 표지 이상하게 읽기 싫게 생겨가지고 선뜻 손이 안가더라고요. ㅎㅎ 그렇지만 이번에 읽어보기로! 아아, 그렇지만 이번 장바구니에선 아마 빠질 것 같아요. 장바구니에서 선택받기 경!쟁!

저는 수시로 중고매장에 내놓고 그 돈 들어온걸로 지르고 그래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계속 책이 많은 게 함정.. 휴...

다다 2015-09-09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나신 다락방님이시니 어련하시겠어요? ㅎㅎㅎ

2015-09-10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0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0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추는인생. 2015-09-1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비루하고 지친삶을 꾸준히 버텨나갈수 있는 힘은 이처럼 소소한기쁨들이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벌어지기 때문이겠지요
어제 다락방님은 그분에게 기쁨을 건네는 사람이셨어요 !!!!
글이 너무 예뻐서 아니 다락방님 마음씨가 너무 예뻐서 자꾸 들여다 보게되어요 ^^
예뻐요 !!!!!

다락방 2015-09-10 12:28   좋아요 0 | URL
히히 아무쪼록 하루종일 그 작은 해프닝 덕에 그 직원이 행복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어요. 아침부터 그 직원도 제게 웃음을 줬으니까요. 씨익 웃는 미소가 진짜 좋았거든요. 어느 한 쪽이 행복을 주면 다른 한쪽도 되돌려주고 싶은 거, 그게 뭐랄까, 삶의 원리 같은 건가봐요. 아니면 삶의 중요한 순환? 훗 :)

비로그인 2015-09-10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감동을 건네주고 감동을 품에 안는 아름다운 풍경이라니요~

다락방 2015-09-10 16:04   좋아요 0 | URL
아른님의 밥상이 더 아름답습니다!!!

보슬비 2015-09-1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제 주변에도 그렇게 여자의 자존감을 깍아내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기분이 안 좋아요. 은근 그런 사람들이 꽤 많더라구요... 사실 듣는것만을도 무척 스트레스 받는데, 당하는 입장은 오죽할까 싶어요. 그러다가 만성이 되어버리고... 게다가 그 사람 박근혜가 아버지에게 잘 배워 정치 잘한다고.. 지지율 50% 올랐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할때는 진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싶고. `그 입 다물라`하고 싶더라구요... -.-;;

다락방 2015-09-11 15:13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이런 남자들이 많아요. 상대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서 자신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말도 안되죠. 내 가치는 그렇게 높아지는 게 아닌데 말예요. 그냥...뭐랄까. 그런 못난 남자들이 아주 그냥 지긋지긋해요.. 하아-

transient-guest 2015-09-1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상담을 받으신 후 저자 싸인된 책을 보내주셔도 됩니다.ㅎㅎㅎㅎㅎ 두 권 갖고 있어도 됩니다.ㅎㅎㅎㅎ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그 바리스타는.. 저도 아주 가끔 고객이 케이스 종료되고 고맙다고 선물을 주는데요,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다락방 2015-09-11 15:1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두 권 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웃기고 좋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급을 받는 것 말고도 일에서 다른 기쁨을 찾을 수도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안그러면 삶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잖아요. 그쵸? 히히. 어떤 선물을 주로 받으실지 궁금하네요. 어쩐지 와인 선물도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

스윗듀 2015-09-1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사랑스러운 여자♡♡♡♡♡♡
졸리도 가을분위기로 갈아탔군여!

다락방 2015-09-11 15:20   좋아요 0 | URL
네, 더운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닥쳐오고 있으니 머리를 풀어 내려보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사 2015-09-14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다락방님은 천사시네요, god bless you!

다락방 2015-09-15 15:27   좋아요 0 | URL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머큐리 2015-09-15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인생이란 끊임없는 책지름의 반복이니까요... 책 지르고 서재 기웃거리다... 결국 공감하고 갑니다.
왜 난 이런 맛깔스런 글이 나오지 않느냐는 자괴감도 살짝 가지고서요...ㅎㅎ

다락방 2015-09-15 15:28   좋아요 0 | URL
도대체 언제까지 책지름의 노예로 살고있을까요, 머큐리님? 저는 이십년 후에도 지금처럼 책지름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요? 알 수 없네요. ㅎㅎㅎ
그나저나 서재에서 오랜만이네요, 머큐리님! >.<
 

<솔베이지의 노래, 김광진>
















나는 이 작품이 아주 유명한 작품임을 최근에야 알게됐는데, 유명하든 안유명하든 일단 이 '책'은 재미없다. 이 책을 읽는다는 말에 칠봉이는 페르 귄트 조곡을 좋아한다며, 읽으면서 들으라고 링크 몇 개를 보내주었다.


일단 들어보자.


<그리그-페르 귄트 모음곡 1번 中 아침조곡>


우앗!! 어디서 많이 들어본 곡이 아닌가!! 이게 페르 귄트 오페라에 나오는 곡이라니!! 자, 두어 곡 더 들어보자.


<그리그-산왕의 궁전에서>

<솔베이지의 노래>


우앗, 이 솔베이지의 노래는 완전 대박 유명한 곡이 아닌가!! 내가 어디선가 한 번 이상 들어봐 이미 귀에 익은 이 곡들이 모두 페르 귄트의 음악이었다니!! 와- 이걸 그동안 모르고 살았다! 물론 이거 모르고 살아도 사는 데 아무 지장도 없지만, 뭔가 으앗- 하는 기분이 되는 거닷! 놀라운 경험이었다. 페르 귄트란 희곡 자체를 최근에 알았는데, 그 오페라의 곡들은 이미 귀에 익숙한 곡들이라니. 일전에 <무릎팍 도사>에 '장영주'가 나와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보통 클래식을 어렵다고 하지만, 아 이 곡 이미 들어본 곡이다, 하고 귀에 익숙한 곡들은 다 클래식이라고. 그 말을 듣는데 뭔가 아! 싶은 거다. 그러면서 친구가 보내준 페르 귄트의 곡들을 들어보노라니, 그때 장영주의 말이 떠오르는 거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실 클래식에 익숙해져있는지도 모르겠다. 


자, 클래식은 클래식이고, 책 이야기를 해보자.



이 음악들을 들으면서 내가 생각한 건, 이 희곡은 오페라로 보는 게 낫겠다는 것이었다. 책은 정말 재미없는 거다. 이 희곡을 쓴 '입센'은 1828년에 태어났다. 지금으로부터 그러니까 아주 멀고도 먼 과거의 일인 것이다. 그래서 남자주인공 페르 귄트의 나이는 스무살, 여자주인공 솔베이지의 나이는 열다섯살 이다. 페르 귄트는 자신에게 마음을 품었던 한 여자의 결혼식 파티에 갔다가 솔베이지를 만나게 되고, 거기에서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사실 싹텄다는 것도, 좀 미적지근하기도 하고, 글쎄, 지금의 내가 보기에는 뭐 그렇게 처음 보고 이렇게 되나 싶기도 한데, 여튼 솔베이지는 자신의 마음을 이미 페르 귄트에게 주기로 한다.  페르 귄트는 여러 여자들을 유혹하고 버렸고 그 과정에서 혼자 산 속에 살게 되었는데, 여기에 솔베이지가 찾아간다. 그러나 벌 받은 페르 귄트는 '돌아서 오라'는 목소리륻 듣게 되고 이에 솔베이지에게 자기를 기다려달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때 페르 귄트가 스무살, 솔베이지가 열다섯살이다.




솔베이지    (문간에서) 돌아왔어요?

페르 귄트   (낮게) 돌아서 가는 길!

솔베이지    네?

페르 귄트    기다려 줘. 어둠이 내려앉은 지금 돌아서 가기 위해 가져와야 할 것이 있소.

솔베이지    잠깐, 나도 도울게요. 무거운 것은 함께 들어야 해요.

페르 귄트   아니, 그냥 그곳에 있어. 내가 모두 날라 올게.

솔베이지    하지만 너무 오래 걸리지 않도록 해요.

페르 귄트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줘. 얼마나 오래 걸리든 반드시 기다려 줘.

솔베이지    네, 기다릴게요. (페르 귄트는 숲 속 길로 사라져간다. 솔베이지는 반쯤 열린 문에 기댄 채 서                있다.) -3막 中




후- 일단 심호흡을 한 번 하자. 몇 번 만났다고 부모를 다 버리고 그에게로 가는지, 또 기다리겠다고 하는지, 다른 여자랑 놀 거 다 놀아놓고 왜 솔베이지에게 기다려달라고 하는지, 부터 나는 잘 이해가 안되지만, 뭐 이게 당시에 시대상황으로 젊은 남녀가 처음 보자마자 좋아했을 수도 있으니 그렇다고 하자. 그런가보다 하자. 사랑이란 게 뭐 내가 생각하는 게 정답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걸 내가 다 알 수도 없으니까. 일단 기다려달라고 말한 페르 귄트는 집에 가 어머니의 임종을 맞는다. 그리고는 솔베이지가 기다린다는 걸 까맣게 잊고, 정말로 까아아아아아아아아아맣게 잊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노예를 팔아 돈을 벌기도 하고 그 돈을 배에서 만난 외국 남자들에게 다 뜯기기도 한다. 바다에 표류하게 돼, 다른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또 다른 나라로 가서는 예언자가 돼 돈을 벌고 그 돈을 여자에게 다 뜯기기도 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돈을 벌고 여자들을 만나서 즐기고 또 빈털터리가 되기도 한 페르 귄트, 그는 솔베이지를 한 순간도 떠올리지 않는다. 



그러나,


솔베이지는 기다린다. 중년이 되어서도, 기다린다.



여름날, 북극의 어느 높은 곳. 숲 속의 큰 오두막. 나무로 만든, 자물쇠가 달린 문이 열려 있다. 문 위에는 순록의 뿔이. 벽 쪽에는 한 떼의 산양이 모여 있다. 아름다운 금발의 중년 여자가 밖에 앉아 햇빛을 받으면서 물레질을 하고 있다. 


여자   (길 쪽을 한 번 바라보고 노래를 부른다) 겨울도 봄도, 그리고 다음 여름도 가고 한 해가 또 흘러가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지, 당신은 언젠가 돌아온다는 것을. 그러기에 나는 기다리고 있어요. 당신과 약속한 그대로. (산양을 어르고 다시 물레질을 하면서) 이 세상에서 당신의 걸음을 하느님이 지켜 주시기를! 하느님 앞에 서서 당신이 축복 받기를! 이곳에서 나는 당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저 세상에서 기다린다면 거기서 만나요! -4막 中




하아- 이건..뭘까?


기다림의 사랑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너무 사랑하는 마음에 기다리는 것도 당연하다. 만약 내가 엄청나게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기다려달라고 말한다면, 나 역시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그 나이가 열 다섯이었는데 중년의 나이가 될때까지 기다리는 게 가능할까? 이제나저제나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늙어가는 삶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물론 오늘 기다렸으니 내일 기다리고,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고 또 기다리다보니 이십년이 지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왜, 하다못해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그렇지 않은가. 금방 오겠지, 하고 기다리다가 십 분이 지나고 이십 분이 지나면, 아 기다리지말고 지하철 탈걸 혹은 걸어갈걸 혹은 택시탈걸, 하지만, 그렇다고 그때 교통수단을 바꾸지 않는다. 여태 기다린 게 아까우니 조금만 더 기다리자, 이만큼 기다렸으니 금세 오겠지..... 


하면 그 버스는 진짜 더럽게 안온다. 



솔베이지의 기다림도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을 것이다. 내일 오겠지 모레 오겠지, 다음 계절엔 오겠지, 해가 바뀌면 오겠지...그러다 보니 어느덧 중년이 되었고, 여태 기다렸으니 이제와 새로운 사람을 찾아 나선다는 것도 어쩐지 내키지 않았을 수도 있을 거다. 물론 이런 세속적인 마음 보다는 그를 기다리는 그 순수한 마음이 솔베이지에겐 더 컸을 터. 그런 그녀가 이해가 되는 한편 분하기도 한거다. 만약 내가 솔베이지의 옆집에 살았다면, 답답한 그녀를 보며 나는 '다른 남자를 만나도록 해라' 라고 말하진 않았을 거다. 각자 저마다의 사랑의 방식이 있으니까. 기다림, 막연한 기다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이 솔베이지의 사랑이고 또 그게 솔베이지의 행복이라면, 내가 거기에 대고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다만 나는 책을 읽는 독자로서, 페르 귄트의 모험과 도전 그리고 방탕한(즐기는) 생활을 봐왔고, 그가 그러는 사이 솔베이지를 까맣게 잊었다는 게 속이 타들어가서 그런다. 페르 귄트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온갖 경험을 다 하고 있는데, 물레나 돌리며 조용하게 늙어가는 솔베이지가 안타까워서 그런다.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그래도 죽기전까지, 이놈 저놈 만나보고 이놈 저놈 사랑도 해보고 그렇게 사랑과 이별을 다 경헙하면서 또 조금 성숙해지고, 쾌락의 절정을 주는 섹스도 경험해보고 조루랑 지루를 만나서 크- 이런 것도 있군, 해보고, 산 속 깊은 곳에 머물기 보다는 세계 방방 곡곡을 다니며 오, 온갖 인종들이 다 있군, 이런 곳도 있군, 이런 바다가 있어, 하는 것도 좀 경헙해보고, 그러면서 기다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거다.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건 순전히 '나의' 기준이라는 걸. 내가 생각하는 '즐기는 삶'이라는 것. 내가 이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솔베이지는 솔베이지 나름의 삶을 최대한 행복하게 즐기며 살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다림은, 기다림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물론 인정한다.



인정한다고 하지만 빡치는 건 사실이다!!! 왜냐하면,



페르 귄트가 돌아왔다. 돌아왔는데, 그는 늙고 병들어 돌아왔고, 죽기 바로 직전에 돌아왔으므로. 그는 온갖 곳을 떠돌고 온갖 사람을 만나 온갖 경험을 다하고, 늙고 병들어 솔베이지에게 돌아왔다. 이크, 그녀가 기다리고 있었군, 하면서 그녀의 품에 안긴 채 숨을 거둔다. 그러니까 솔베이지는, 씨발, 조낸조오오오오오오오오낸 기다리가다, 죽기 직전의 페르 귄트를 만난다. 하아-



삶은... 뭥믜?



하아- 그렇지만 다른 이의 삶에 한숨 쉬지 말자고 나를 다독여본다.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솔베이지     그이야! 페르 귄트야! 하느님 감사합니다. (손으로 더듬거리며 그에게 다가선다)

페르 귄트    내가 얼마나 많은 죄로 몸을 더렵혔는지 말해줘!

솔베이지     당신은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어요. 소중한 사람! (다시 손으로 더듬으며 다가와 그를 만진다)

페르 귄트    내 죄를 말해 줘!

솔베이지    (그 옆에 앉으며) 당신은 내 일생을 아름다운 노래로 채워 주었어요. 당신에게 축복이 있기를. 당신은 이제야 겨우 내게 돌아와 주었어요! 성령 강림절 아침의 재회에 축복이 있기를!

페르 귄트     나는 지옥에 떨어질 사람이야!

솔베이지      심판하는 분은 오직 한 사람 뿐.


(…)



페르 귄트     그럼, 말해 줘. 자기 자신으로서 내 전신, 내 진실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하느님의 표시를 이 마 위에 붙이고 나는 어디에 있었지?

솔베이지      내 신앙 한가운데, 희망 한가운데, 사랑 한가운데.   - 5막 中




세상엔 사람도 많고, 그 수만큼 관계와 사랑도 많다. 그리고 그것들은 저마다의 특색으로 이루어져 있을텐데, 그러니까 나는 다른 사람의 사랑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말해서는 안된다. 나는 진짜 한평생 페르 귄트만 기다리는 솔베이지의 삶이 진짜 빡치고 그래서 이 책이 참 재미 없지만, 솔베이지가 자신의 기다림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늙고 죽기전에 돌아온 그를 맞이하는 것조차 감사하게 생각하니, 내가 뭐 별 수 있겠는가. 기다리는 내내 그를 자신의 신앙 한가운데, 희망 한가운데, 사랑 한가운데 있다고 하니, 하아- 이건 뭐 내가 어떻게 넘볼 수 없는 저 먼 곳에 있는 여자다. 그녀의 사랑을 인정한다. 뭐, 남의 사랑을 내가 인정하고 말고 할 것도 없지만. 그래 알겠다. 그렇지만, 나는 솔베이지 같은 여자들이 많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을 사는 여자들이 솔베이지처럼 저렇게 한평생 늙어 죽을 때까지 한 남자만 기다리는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 한 남자가 방탕한 생활을 하고 여기저기 여자들을 바꿔서 즐기고 살았다면, 그는 그런대로 외롭게 노년을 맞이하게 두어야지, 그런데 돌아갈 곳이 있다면, 품에 안겨 죽을 곳이 있다면, 좀 너무하지 않은가? 그럼 기다리는 여자는 뭐냐..이게 사랑이다, 하고 계속 기다리는 거야, 그냥?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 역시 사랑하는 사람의 몫이다. 나도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물레만 돌리면서 기다리지 말자. 내 삶을 충분히 즐기면서 기다릴 수 있으면 좋겠다. 아 뭔가 너무 분한거다. 분함이 튀어올랐다가, 아니야, 솔베이지의 사랑이고 솔베이지의 삶이야, 하고 다시 나를 다독인다. 


솔베이지, 당신은 기다림의 이름.




문득, [만추]에서의 탕웨이가 떠올랐다. 마지막 장면. 까페에 앉아 언제 올지 모를, 그러나 온다고 말했던 남자를 기다리는 탕웨이. 그가 언제 올지도 몰라 거기에서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다면, 만추에서의 탕웨이 역시 또다른 솔베이지가 되었을까? 현빈은, 감옥에서 나와 자신의 약속대로 곧바로 까페로 올까? 아니면 페르 귄트처럼, 탕웨이가 기다리는 걸 잊고 여기저기 떠돌고 온갖 경험 다 겪고나서, 다 늙어 쓰러져갈 때, 그때 탕웨이에게 돌아올까? 그때도 탕웨이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을까?




솔베이지가 열다섯 부터 노년의 삶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만나지 않고 어디에도 가지 않고 페르 귄트만 기다린 것은 어쩐지 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렇게 기다릴 사람이 있다는 거, 그것만큼은 소중하고 부러워할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평생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니, 그건 그것대로 또 낭만적이지 않은가.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모르겠다. 기다리면, 너무 오래걸리지 않아 와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기다림의 시간을 사랑으로 채워줬으면 좋겠다. 사랑에 기다림이 필수요소일 수 있겠지만, 기다림 자체가 사랑이 되어서는 안되는 거 아닐까. ㅠㅠ




그나저나, 이런 이벤트에 내가 당첨됐다고 하는데!



보시다시피, 원서 친필 사인본...과 한국어판 친필 사인본이 랜덤발송이란다. 선택이 불가하다고...하아- 그렇다면 내게 원서 사인본이 올지도 몰라. 당첨됐다고 좋아했는데, 제기랄, 읽을 수 없는 원서가 온다면....그렇다면, 나는, 오자마자 팔아버리겠다! 으르렁- 



어제는 일자산에 갔었고, 내려오면서 보리밥과 청국장 그리고 두루치기를 먹었다. 야채 쌈이 나오는 것이었는데, 쌈과 고기 그리고 뭔가 건강식을 먹고 싶었던 남동생과 나는, 이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좋아했다. 진짜 맛있게 먹었다. 물론, 막걸리도 한 잔 했다. 그런데 막걸리 때문에 쉽게 배불러, 다음엔 소주를 마시던가 아예 안마시던가 해야지. 보리밥을 좀 남기고 왔지 뭐야 ㅠㅠ 밤에 자리에 누웠는데 자꾸 생각났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정말 맛있게 먹어서 흡족했다!!







그리고 혹시 관심있으신 분 참여해보시라고 링크 올립니다. 1등은 도서상품권 100만원...


[세종도서 독서감상문대회]




리타: (흥분에 떨며) 저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 저 애를 낳았어요. 하지만 그것도 모두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꺼이 참고 견딘 거예요.
앨마스: (따뜻하게) 그렇고말고 그렇고말고, 잘 알고 있어.
리타: (단호하게) 하지만 그런 일은 이미 그것으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저는 저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당신과 함께, 당신 한 사람과만. 저는 에욜프의 엄마만으론 살아갈 수가 없어요. 그저 그것뿐이고 다른 아무것도 아니라면 저는 싫어요. 그런 일은 참을 수가 없어요! 저는 완전히 당신 것이고 싶은 거예요, 당신 한 사람만의 것이요, 알프레드!
앨마스: 하지만 리타, 그야 지금도 그렇잖아? 우리의 아이를 사이에 두고…….
리타: 참, 재미없는 평범한 문구군요. 그것뿐이에요? 아니 그런 말에 속지 않아요. 물론 저는 어머니가 되기는 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로서만 머물러 있을 순 없어요. 당신은 저를 제 존재 자체로 봐 주셔야 해요, 알프레드. -<아기 에욜프> 1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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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치즈버거는 고기버거
    from Saucy monster's 2015-09-09 19:05 
    나만 몰랐더군요. ( 다락방님 ㅎㅎ ) 메뉴판 버거 섹션에 , 소고기버거 , 치킨버거, 포그버거, 몇몇 다른 종류의 버거와 치즈버거가 있더라구요. 저는 지금 고기를 안먹고 있어서 , ( 치즈만 빵 사이에 들어가 있을 것을 기대하고 ) 치즈버거를 주문 했는데 요따구로 나와서 깜놀라고 , 바꾸까 하다가 , 공항 식당이라 바쁘기도 하고 , 또 내가 실수한 거라 , 걍 고기 패티 걷어내고 먹었어요. 왜, 치즈 버거에 고기가 들어가야 하느냔 거죠? ㅎㅎㅎ 앞으
  2. 왜 하필 내가..
    from 마지막 키스 2015-09-10 13:57 
    왜 나는 원서 세 명안에 든것인가...원서 세명, 번역서 일곱명 이라는데..왜 하필 내가... Orz읽고싶었던 책인데 읽을 수 없는 크나큰 슬.픔.
 
 
스윗듀 2015-09-07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다락방님 저도 하우스와이프 2.0 사인본 당첨됐어요!!! 와우! 하지만 원서가 온다면 무.용.지.물! ㅋㅋㅋㅋㅋㅋㅋ보리밥 청국장 두루치기! 하아

다락방 2015-09-07 10:40   좋아요 0 | URL
원서가 온다면 팔아치워버리겠어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리밥 청국장 두루치기는 건강건강하죠. 맛도 좋아요! >.<

마노아 2015-09-0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라 작가의 `인어공주를 위하여` 아니 보셨군요! 거기 솔베이지의 노래가 나옵니다. 하염없이 기다렸던 백장미의 이심전심...ㅡ.ㅜ

다락방 2015-09-07 13:53   좋아요 0 | URL
저 그 만화 봤어요! 오만년전에 어릴 적에 봤는데 솔베이지의 노래가 나오는 줄은 몰랐네요. ㅋㅋㅋㅋㅋ

capsyong 2015-09-07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가렛트 선전의 그 곡 아니었던가요? ㅋㅋ

다락방 2015-09-07 14:42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들어본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5-09-0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씨빌-조오낸은 언제나 통쾌해요~ㅋ 진짜 삶은 뭥미!!!

다락방 2015-09-08 11:52   좋아요 0 | URL
크- 일단은 배가 고프므로 오늘 점심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 삶을 채워나가야겠어요. ㅋㅋㅋ 삶은 배고픔을 채우는 것!! >.<

몬스터 2015-09-0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점심 먹고 있거든요. 배가 빵빵하게 불러와 남기까 하다가 , 삶은 배고픔을 채우는 건가? 그런건가 그러믄서 접시 싹 비웠어요 ㅎㅎ 치즈 버거인데 왜 고기 패티가 들어가는 것일까요? (물어봤더니 버거는 다 고기 패티가 들어간다네요 , 몰랐어요 ) 오더 실패 ㅎㅎ ( 다락방님은 고기 좋아하시니까 이거 좋아하시겠어요 , 패티가 진짜 두꺼워요 ㅎㅎ )

다락방 2015-09-09 10:17   좋아요 0 | URL
치즈 버거는 보통의 버거에 치즈가 더해진거죠. 말씀하신대로 버거는 다 고기패티가 들어가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ㅎㅎ 저는 고기패티는 좋은데 버거위와 아래의 빵이 싫어요, 몬스터님. 먹다가 꼭 버리곤 해요, 그 빵을. ㅎㅎ 패티가 두껍다니, 크- 몬스터님은 고기를 안좋아하시는군요! 그렇다면 그 패티를 제가 대신 먹을 수 있는데요! ㅎㅎㅎ

저는 어제 치킨 먹었어요. 맛있었는데, 저는 역시 닭보다는 돼지나 소를 더 좋아해요. 하아-

transient-guest 2015-09-0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고파요.ㅎㅎ 저는 근데 술하고 밥은 섞어먹지 않아요. 술배와 밥배 따로라는데, 전 밥을 먹으면 배가 불러서 술맛이 떨어지더라구요. 어릴 때 읽었던 뭔 글에서 술을 먹고나서는 깰까봐 추운데 안 나간다는 뭐시기 선생이 술은 빈속에 먹어야 제맛이라고 했는데, 그게 무의식에 남은건지도 모르겠어요.ㅎㅎ

다락방 2015-09-09 10:19   좋아요 0 | URL
ㅎㅎ 빈속에 술이라면, 저 역시 할 말이 있습니다. 일전에 소개팅을 하고 뭔가 울적해져서 혼자 올림픽공원에 가 캔맥주를 마셨더랬어요. 달이 보이고, 배는 고팠고, 소개팅하는 게 싫었는데 억지로 해야했고, 이 모든 것들이 싫어서 혼자 훌쩍이며 홀짝홀짝 맥주를 마셨죠. 빈속이어서 그런지 금세 취하더라고요. 그 취기가 저를 펑펑 울게 했어요. 그렇게 저는 어느 밤 올림픽공원 벤치에서 혼자 취해 울었던겁니다.

그 후에 다시 그곳에 가서 그 취기를 느끼고자 했었는데, 밥 먹고 가니까 안취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불러서 잘 마시지도 못하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술은 빈 속에 먹어야한다!가 제 모토가 되어버렸어요. 취하고 싶다면 빈속에!! 저도 밥을 먹은 후에 술을 마시는 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몇 주전이었더라, 빈 속에 술 퍼부었다가 필름 끊기고 기절한 경험이 있어서...안주를 적당히 먹어가며 먹자, 고 요즘엔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