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 선생님의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를 읽고 있다. 지금껏 각별히 사랑해온 책들에 대해서 그랬듯이 이 책에 대해서도 리뷰를 쓸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독후감이 책에 누가 될 것 같아서다. 그러니 결국 독후감은 글렀고, 여기 써두기라도 하고 싶다. 끝까지 읽지 않고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좋다. 침대맡에 두고 밤마다 아껴서 아껴서 읽고 있다. 두 편만 읽자 했다가도 결국 서너 편을 읽게 된다. 듣자니 친구도 그렇다 한다. 알라딘에 달린 리뷰를 보니 남들도 그렇게 말한다. 아껴서 읽고 있는데 못 참고 다 읽고 말았다고. 이런 책이야말로 양장으로 나와야 하지 않나. 몇 장 안 되는 사진들 더 좋은 질로 쓸 순 없었나. 책날개에 작가 소개는 좀더 잘 보이게 써주었어야 하지 않나. 그런 아쉬움을 표지가 달랜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도 '어른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감동할 수 있으니, 이런 책이 나와준 것이 감사하다.

 

단정하고도 수려한 문장, 글마다 소박한 일화로 독자를 불러 앉힌 다음 끝내 통렬한 깨침을 주며 마치는 전개, 인간과 문학과 나라와 강산을 사랑한 어른의 보람과 슬픔. 그러고 싶지 않지만 결국 다 읽어야 한다면 읽고 또 읽으리라. 사실은 나 혼자 읽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여기 적어 둔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3-07-1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래요? 저는 관심 없었는데 읽어봐야겠어요. 불끈.
(땡투할게요!)

네꼬 2013-07-17 14:49   좋아요 0 | URL
존경 받는 분이라고 들었어요. 학자로 일하시는 동안은 평론을 더 많이 쓰셨고, 점차 산문을 쓰신다고요. 뒤늦게 알게 되어 아쉽지만 한편으로 이게 첫 산문집이라는 점이 안심이 되더라고요. (땡투 감사)

아무개 2013-07-1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탱투! 투!

네꼬 2013-07-17 14:25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저 이제 부자 되는 겁니까!

잘잘라 2013-07-1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 읽지 않곤 못배길 책소개, 감사합니다.

네꼬 2013-07-17 14:49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 오래간만이에요. 읽어보시길 (강)권합니다. ^^

hnine 2013-07-17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정하고도 수려할 수 있다니,소박한 일화로 통렬한 깨침을 줄 수 있다니! 바로 진정한 에세이가 어떠해야 한다는 묵언의 가르침이 되네요.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네꼬 2013-07-18 13:29   좋아요 0 | URL
집에 존경하는 어른 모신 것 같아요. hnine님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같이 읽어요!

밤의숲 2013-07-1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 크게 공감합니다. 저는 혼자 읽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크지만... 이런 저는 욕심쟁이인가요. ㅎㅎ

네꼬 2013-07-18 13:30   좋아요 0 | URL
욕심쟁이 밤의숲님 ㅎㅎ 안녕하세요? 서재 가 보고 놀랐어요. 저랑 책 많이 겹치셔서요! (^^)

웽스북스 2013-07-22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네꼬님 저도 이 책 샀지롱요. 좀 더 늦게 샀으면 네꼬님한테 땡스투할 수 있었을텐데.
어제 저녁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좋아요, 울컥 울컥.

네꼬 2013-07-23 14:52   좋아요 0 | URL
웬디님, 안 그래도 요새 가끔 생각했어요. (꺄.) 저도 장 넘길 때마다 하아 하고 한숨 쉬곤 해요. 울컥해서. (이제 쪼금밖에 안 남았어요. ㅠㅠ)

moonnight 2013-07-2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고마워요. 네꼬님. +_+ 신문에서 읽고 사야지. 했는데 까먹고 있었어요. ㅠ_ㅠ 네꼬님 덕분에 저도 읽어볼 수 있게 되었네요. ^^

네꼬 2013-07-23 17:32   좋아요 0 | URL
안 까먹고 읽게 되셨다니 다행이에요. 정말 좋은 책이네요.

** 그나저나 책 정리는 대체 언제 하실 거유?
 

사람이란 역시, 처지에 따라 보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는 모양이다. 빈둥대면서 읽으니까 책이 다 재밌다.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도 대체로 좋기만 하다. 일할 때처럼 긴장하지 않은 덕,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 보니 정한 시간 내에 읽으려고 애쓰는 덕, 그러면서도 읽다 재미없으면 덮으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한 덕, 논다는 사실 때문에 느끼는 불안을 달래는 데 책만 한 게 없는 덕. 여전히 책 읽는 속도는 느리고 읽는 장르는 편협하지만, 읽는 게 다시 재밌어진 게 어디야.

 

원대한 꿈으로야 읽는 책마다 기록을 남기고 싶지만 당분간은 그것조차 미루기로 하고 즐겁게 읽고 있다. 다만 너무 엉키지 않게 중간 결산(?) 같은 걸 해보기로 했다. 새로 읽은 책, 다시 읽은 책들 중 각별히 좋았던 책들이 이랬다.

 

 

<곰 인형 일요일>

나는 이토록 너를 좋아하는데, 너는 왜 말이 없니. 너도 날 좋아하는 게 맞니? 과묵한 곰인형 때문에 애태우던 주인공이 어느 밤, 제가 인형이 되어 본다.

갖고 싶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이 절판이라니, 비룡소 너무해. ㅠㅠ

 

 

 

<부루퉁한 스핑키>

윌리엄 스타이그라고 하면 "슈렉!"이나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같은 작품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요번에 다시 쭉 읽어 보니 이 책이 제일 마음에 남았다. 어른들이 보기엔 '하나도 골낼 일이 아닌 걸 가지고' 골이 난 스핑키는 마음껏 화를 내고, 충분히 보상 받고, 떠들썩하게 식구들과 화해한다. 화끈해!

 

 

<고맙습니다, 선생님>

패트리샤 폴라코의 이야기나 그림은 전통의 계승, 시대 변화, 인간애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왠지 비슷비슷하게 느껴지는데(죄송해요) 이 책은 한번씩 다시 생각이 났다. 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다시 보니 사야겠단 생각이 든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난독증을 이겨내고, 꿀처럼 달콤한 지식을 맛보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괴물 쫓는 방구 탐정>

강마루를 중심으로 한 탐정단의 활약을 그린 책. 앞의 책 "귀신 잡는 방구 탐정"도 완전 재미있어서 다음 편을 기대했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다. 편마다 화자가 달라 지루하지 않고, 범인이 뻔하다 해도 숨은 사연을 알아내는 과정이 흥미롭다. 재밌어요!

 

 

 

<내가 나인 것>

나는 왜 유명한 책을 이렇게 늦게야 읽을까. -_-;; 명성만큼이나 훌륭한 책이었다. 걸핏하면 야단만 치고 다른 형제와 자기를 비교하는 엄마한테 나는 바로 나라는 걸 증명하기 위한 히데카즈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이 싸움은 대강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면서 끝나는 싱거운 것이 아니다. 끝까지 간다. 미리 말하자면 히데카즈가 이겼다.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팔 물건 또는 서비스, 고객, 결제 수단만 있으면 당장 시작할 수 있다! 마이크로 비즈니스의 세계를 소개하는 책인데, 주장이 분명하고 성공 사례가 많아 읽고 있노라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볼 용기가 생긴다. 다만 그 사례들은 미국의 경우라는 것. 이래서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하는 것이냐.

 

 

 

<관엽식물 가이드 155>

지난 몇 달, 우리집에 있었던 제일 큰 변화는 화분이 늘었다는 것인데 나는 이 변화가 아주아주 마음에 든다. 그 영광을 네꼬남과 이 책에게 돌립니다. 실용서란 무엇인가! 실용서에는 어떻게 장인 정신이 담기는가! 이 책이 그걸 몸소 보여준다. 화분 키울 계획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이 책을 보면 키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심리의 책>

어쩌다 보니 읽게 된 책. 하여간 뭔가가 궁굼할 때 시작은 일단 DK가 최고란 걸 새삼 깨달았다. 1) 큰 흐름을 잡아준다 2) 핵심을 표나게 알려준다 3) 다 알려주진 않는다(더 알고 싶으면 알아서 공부하렴) 4) 디자인이 예쁘다(호기심 지속 효과).

 

 

 

 

*

 

그리고 한동안 읽지 않았던 소설도 몇 편 읽었다. 소문 많이 났는데 안 읽었던 것, 요즘 많이 얘기되는 것, 오래 전 읽었는데 잊어버린 것... 그러나 어쨌든 올해 봄여름 묶어 제일 마음에 오래 머문 책은 이 책이 될 것 같다.

 

 

 

 

 

 

 

 

 

 

<백의 그림자>

 

"무책임하지 않게 착하다. 질척이지 않고 따뜻하다. 요란하지 않게 슬프다."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는 사실을 부끄럽지만 밝혀 봅니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니 2013-07-1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다요! 네꼬 님은 어쩜 요렇게 짧은 요약 감상도 재미나게 쓰는 재주를 지녔을까.

네꼬 2013-07-10 16:52   좋아요 0 | URL
치니님! (덥석) 아녜요, 저 헛다리 잘 짚는데 그나마 요새 하도 뭘 안 써서 쓰면서도 뭐라는 거니, 했어요. 치니님의 편애에 늘 감사드립니다..?

Mephistopheles 2013-07-1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는..??? 강아지는..??

네꼬 2013-07-17 09:50   좋아요 0 | URL
메피님, 강아지 사진은 백 장 있어요! 아껴서 올릴게요. ㅎㅎ

레와 2013-07-11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좋아예~ ㅎㅎㅎㅎ

네꼬 2013-07-17 09:51   좋아요 0 | URL
레, 레와님, 이러지 마세요.. 이런 사투리.. 아아 어질 @_@

뚜유 2013-07-11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의 그림자 감상평 딱이네요 ^^b

네꼬 2013-07-17 09:51   좋아요 0 | URL
뚜유님, 좋다고 계속 말하는 게 군소리 같아요. 근데 참 좋은 소설이더라고요. (그나저나 전 뚜유님 덕에 장바구니가 천 톤이에요. ㅠㅠ)

moonnight 2013-07-1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읽어볼래요. +_+ 네꼬님 짧은 평들에 맘이 혹해요. 특히 백의 그림자. >.<

네꼬 2013-07-17 09:52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아직 안 읽으셨으면 되게 좋아하실 것 같아요! "파씨의 입문"도 좋고요.

순남이 2013-07-16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인형 일요일이라니요! 엉엉 나도 사고 싶다

네꼬 2013-07-17 09:53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순남이 생각하면서 읽었엉. 내가 구할 때 두 권 구하도록 애써볼게. ㅠㅠ (당신 읽는 모습을 옆에서 구경하고 싶네. 여럿이서 ㅋㅋ)

BRINY 2013-07-17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아지 사진 보고 싶어요~~~

네꼬 2013-07-17 14:26   좋아요 0 | URL
어허 이거 참, 강아지연구소가 이렇게 인기라니, 제가 또 조만간 사진 좀 풀어야겠군요. 허허. (..초연히 말했지만 속으론 방정맞게 웃고 있어요.)
 
안녕, 내 모든 것 안녕, 내 모든 것
정이현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상한 일이지만 여러 곳에서, 특히 문학에서 90년대는 없는 것이거나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청춘들이 그랬다. 80년대 청춘들은 우리한테 학생운동 안 해봤으면 말을 말라고 했다. 00년대 청춘들은 취직의 고단함도 모르면서 훈수 두지 말라고 했다. 우리 스스로도 그때 얘기를 할라치면 고작 IMF 얘기를 했다. (나는 왠지 그게 우리도 그런 거 뭐 하나 있다고 조그맣게 항변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곤 했다.) 앞뒤 세대들과 비교하자면 확실히 덜 불안한 20대를 보냈다. 그래서 다시 말할 엄두를 못낸 건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을 따져 보면 어디 별일 없는 청춘이 있을까. 게다가 그때는 다리와 백화점이 무너지고, 언젠가는 죽는 것이 당연했던 김일성의 죽음이 한때 사회를 뒤흔들었으며, 이름도 생경한 '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되었다. 그랬던 때 십대를 서둘러 마무리짓고 싶었던, 혹은 마무리를 미루고 싶었던 보통의 아이들 이야기가 『안녕, 내 모든 것』에 담겨 있다.

 

입력된 정보란 정보는 모두 세세히 기억하기 때문에 피곤한 지혜는 배워야 할 것이 폭발하던 그때 우리를 말해주는 것 같다. 그러니 준모가 틱과 뚜렛증후군을 앓아 말끝마다 킁킁대고 욕설을 내뱉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부모의 파산과 이혼으로 부유한 조부모에게 얹혀 살아야 하는 세미는 겉으로는 번듯해도 속은 허허해 언제나 의식적으로 등에 힘을 주어야 하는 고단한 일상을 산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반포'로 대변되는 강남 일대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처음 (낯을 무척 가리던) 강남 친구를 사귈 때까지, 나에게 강남 애들은 '우리 학교 전교 5등이랑 8학군의 반 5등이랑 비슷하다'는 식의 비교 속의 아이들이었다. 어려운 것 모르고 자라 구김 없고, 한편으론 입시 준비로 개인주의를 다진 아이들. 그 선입견이 아직도 적잖이 남아 있었는지, 세미가 할머니를 따라 강북의 어느 점집을 찾아가며 이런 말을 할 때 나는 놀랐다.

 

"차는 남산터널을 지나 시내 한가운데로 진입해 들어갔다. 서울 시내에 오면 나는 항상 어안이 벙벙해지는 느낌을 받곤 했다. 나에게는 너무도 낯선 풍경들이 차창 밖을 훅훅 지나갔다. 내 머릿속의 서울은 한강 이남 뿐이었다. 반듯반듯, 고만고만하게 지은 성냥갑 같은 아파드들, 그 틈 사이의 풀밭들, 천장이 낮고 베니어판으로 칸막이를 한 아파트 상가들. 내가 나고 자란 동네가 이 오래되고 거대한 도시의 극히 일부라는 불가사의한 사실이 나를 주눅들게 했다." (82쪽)

 

그래, 내가 난생 처음 강남역에 갔을 때 느낀 당황스러움 같은 게, 그애들한테도 있었을 테지. 강남 사는 친구를 만나 들어간 까페가 한여름에도 유난히 추웠듯, 그애들한테도 오래된 건물들이 주는 두려움 같은 게 있을 테지. 어떤 면에서는,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던 이들이 오히려 어른의 세계에 진입하는 데 더 중압감을 느꼈을지 모른다. 세상이라는 게 만만치 않다는 것은 보통의 십대라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감지하는 사실이니까. 그렇다면 세미가 사랑하고 따랐던 자유분방한 고모가 남편의 폭력을 감수하며 나름의 안정된 생활을 고수하려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까? 어찌 보면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고모의 안주는 조금만 다른 방식으로 세미에게도 이어진다. 

 

세 친구는 십대를 마무리하면서 커다란 비밀을 나누어 갖고 헤어진다.(스포일러가 될까봐 밝힐 수 없는 이 비밀은 실제로는 범죄이지만 내게는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런데 같은 비밀을 안고도 셋은 전혀 다른 인생을 산다. 한 명은 먼 곳으로 떠나 자유로운 삶을 시작하고, 한 명은 썬글라스 없이는 밖을 나설 수 없는 팍팍한 삶을 살고, 한 명은 세속의 삶을 받아들인다. 다시 찾아 정리하려 해도 할 수 없는 비밀은 그곳에 묻어둔 채로,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마음속의 나는 자주색 더운 교복을, 또는 대학입학 기념으로 산 짧은 주름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누군가 나의 지난날을, 그때를 이야기해주길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그때가 있었다고 불러주고 돌아봐주었기 때문에 비로소 '안녕'을 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문인지 책을 읽을 때가 아니라 작가의 말까지 꼼꼼하게 읽기를 마치고 책을 덮었을 때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그들을 거기 두고 나는 오늘을 살아야 하니까. 그말은 곧 그때의 나, 그때의 내 모든 것에게 안녕을 고하고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가, 다르다. 다른가, 같다. 그 생각을 하다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내 모든 것」을 찾아 들었다. 길에서 나는 울고 싶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3-07-0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교 1학년때 주유소에서 알바했는데 김일성이 죽었다고 손님이 이야기 해주던게 기억나네요.
참 엄청 더웠던 여름으로 기억이 됩니다. 아마도 땡볕에서 12시간 이상 이리뛰고 저리뛰면서
일하느라 더 덥게 느껴졌나봐요.
비도 내리고 이것저것 옛 생각이 나네요.

네꼬 2013-07-08 16: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해가 기록적으로 더웠어요. 손에 쥐면 체온 때문에 펜대 색깔이 변하는 볼펜이 그때 유행이었는데, 그냥 책상 위에 둬도 저절로 색이 변했지요;; 생각만 해도 또 덥네요. 어휴.

moonnight 2013-07-09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지 마세요. 네꼬님. 토닥토닥.

네꼬 2013-07-10 16:25   좋아요 0 | URL
크헝. "내 모든 것" 멜로디가 시작되니까 울컥하더라고요.
 

대모님은 구멍가게를 하셨다. 대모님은 '성당 엄마'라고 배웠기 때문에 나는 대모님도 "엄마"라고 불렀다(이상도 하지.) 아들 딸이 나보다 훨씬 컸던 대모님은 그런 나를 귀여워하시면서 가끔 가게도 맡기시고, 가게 잘 봤다고 사탕도 주시고 했다. 언니가 학교 가고 동네에 놀 사람이 없을 때 나는 가게 뒷방에서 배 깔고 누워 놀았다. 한번은 그 방에 갔더니 난생 처음 보는 과일이 있었다. 조금 못생겼는데 향은 끝내주게 좋았다. 

"엄마, 이거 뭐야?"

"모과."

"이거, 이거 뭐냐고."

"모과."

"???"

이거 뭐냐니까 뭐가 뭐냐니? '모과'를 '뭐가'로 듣고 당황한 나를 보고 대모님은 빙긋 웃으셨다. 그러곤 내 눈을 똑바로 보시면서 "모, 과."라고 천천히 또박또박 말씀해주셨다. 아직도 모과를 보면 이제는 연락이 끊긴 대모님의 다정한 눈빛이 생생히 떠오른다. (얼마나 웃겼을까!)

 

*

주말에 대구에서 올라온 아주버님, 형님, 조카 둘과 함께 강화도의 펜션에 놀러 갔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둘은 30년 가까이 묵혀 온 어색함을 조금 깼고, 나보다 어리고 나보다 예쁘고 나보다 날씬하고 나보다 상냥하고 나보다 어른스러운 형님(ㅜㅜ 게다가 경상도 사투리)과 나는 고기를 처음 먹는 사람들처럼 쉴 새 없이 먹고 또 먹었다. "숙모~" 하고 부를 때마다 애간장을 녹이는 일곱살 대구 소녀 S와, 이제는 제법 말이 통하지만 가끔 내 말을 못 알아듣고 "뭐라카노?" 하고 혼잣말을 하는 세살 경상도 남자 K는 기력이 다할 때까지 물놀이를 하고 잔디를 뛰고 불꽃놀이를 했다. 형님 말씀따나 "즐겁다, 맛있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주말이었다. 대구로 내려가면서 형님은 초대해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세살 K가 차 출발하자 (역시 혼잣말로) "재밌었어." 하더란 얘길 전해주셨다. 하지만 압권은 일곱살 S의 질문. "숙모는 왜 자꾸 아빠한테 아주머니라 하지?"

 

*

절친의 아들 여덟살 H는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긴 멋진 소년. 자기가 다 큰 줄 알고 아저씨처럼 구는데, 얼마 전 제 엄마가 "우리 H, 학교 가 있는 동안 보고 싶어서 혼났네." 했더니 어리둥절한 얼굴로 "누구한테 혼나?" 하더란다.

 

*

어린이들은 바보 같다. 그래서 정말 좋다.

 

 

 

 

 

 

 

 

 

 

 

 

 

 

 

 

 

 

 

 

 

 

 

올랴가 병아리에게 양배추 잎을 뜯어 먹인다.

"병아리는 양배추 안 먹어."

엄마가 알려 주었다.

"갖고 있다가 나중에 토끼가 되면 먹으라고 주는 거야."

 

_ (41쪽)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13-07-0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과에 관한 에피소드는 저랑도 통해요. 저도 꼭 그랬어요. 이 과일 이름이 뭐냐니까????

ㅎㅎㅎ
아아, 아해들은 이렇게 순진무구할 때 그야말로 천사지요.
병아리가 커서 토끼가 되는 마법이 믿겨지던 그 즈음 말이에요.^^

네꼬 2013-07-08 09:22   좋아요 0 | URL
그래요 그래, 내가 분명히 어딘가 또 있을 줄 알았어. ㅎㅎㅎ 세상에 무슨 과일 이름이 뭐가랍니까! 전 그때 그 엄마가 날 놀리는 줄 알았지 뭐예요. (그 말 듣고 진짜 엄마한테 가서 이르듯 얘기한 기억도 나네요. ㅋㅋ)

카스피 2013-07-04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에 모과를 덥썩 물었다고 맛이 없어 배튼 기억이 나네요^^

네꼬 2013-07-08 09:23   좋아요 0 | URL
차로 마시면 맛있는데 왜 그냥 먹으면 맛이 없을까요! (차는 너무 맛있죠!)

순오기 2013-07-0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가의 나무를 가르치며
"저건 뭔나무야?"
"먼나무"
"뭔 나무냐니까?"
"그래. 그 나무 이름이 먼나무라니까!"
ㅋㅋ
이런 이야기도 들어보셨죠?^^

사랑스런 아이들~~~정화되는 느낌이에요!

네꼬 2013-07-08 09:24   좋아요 0 | URL
응? 먼나무가 있어요 그래? 먼나무람. ㅎㅎㅎㅎ 이 얘기 재밌는데요! 어디 가서 써먹어야겠네요. 순오기님 반가워요!

paviana 2013-07-04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힐링되네요. 저 오늘 기분 더럽거든요. 고마워요.네꼬님 와락 꼭..

네꼬 2013-07-08 09:24   좋아요 0 | URL
아니 어떤 *식이 파비님 기분을 더럽게 했단 말입니까. 데려와요! (주먹)

다락방 2013-07-05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동생 식구들이 다같이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그 날따라 유독 예쁜짓을 많이 하는 딸이 예뻤는지 제부가 제 조카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아이구 이쁜 내새끼 넌 대체 어디서 왔니' 했대요. 그런데 조카가 '타미? 타미 소파에서 놀다왔는데?' 라고 했다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아 이뻐 미치겠어요. 내일 조카 보러 가려고요. 희희.

네꼬 2013-07-08 09:26   좋아요 0 | URL
깔깔깔. 이런 귀요미들 ㅎㅎㅎ 그 타미가 보자기 두르고 찍은 사진 저한테도 있지요. 그 사진 보고 여러 귀요미들이 누구냐고 궁금해했어요. (어린이들끼리는 왜 그렇게 관심이 많을까요?) 소파에서 온 타미, 계속 계속 예뻐라!

비로그인 2013-07-0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한테 혼나? 푸히힛~
저희 집에도 몸개그의 달인 바보들이 있는데 나날이 똘똘해지고 있어서ㅠㅠ 가는 날을 붙잡고 싶은 요즘입니다 흑흑....

네꼬 2013-07-08 09:27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바보들이 정신 차리기 시작하면 왠지 저는 늙는 기분. ㅠㅠ 어디다 좀 써놓고 두고두고 놀려주세요. ㅠㅠ (우린 왜 우는 거죠?)

moonnight 2013-07-05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글을 읽으니 눈물이 핑~~ ㅠ_ㅠ 아이들은 정말로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에요. ㅠ_ㅠ
세살난 남자아기의 "뭐라카노?"는 진짜... ㅋㅋㅋ
요즘 어쩐지 우울증 모드여서(너무도 한참 가는 우울증 ㅠ_ㅠ), 알라딘에 들어와도 댓글 썼다가 지우고 나가곤 했었는데, 네꼬님 글이 저를 불러내셨어요. 감사드려요. 앞으론 자주 인사드리도록 할께요. ^^

네꼬 2013-07-08 09:30   좋아요 0 | URL
혼잣말이라서 "뭐라카노?"를 직접 듣지 못했는데, 그걸 전해주는 형님 말씀에 의하면 옆에 계시던 아주버님이 "아가 와 자꾸 사투리를 쓰노."라며 걱정(?)하시더랍니다. (저희 아주버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애들이 어린이집 다니면서 사투리가 늘었다고 불평하시는 스타일입니다. 아주버님의 사투리는 어쩔...)

문나잇님, 이리 와요! 엉덩이 좀 맞읍시다!

moonnight 2013-07-09 15:18   좋아요 0 | URL
앗 네꼬님께 엉덩이 맞는 건가요? ;; (괜히 혼자 얼굴 빨개지며 웃고 있다. ^///^)

네꼬 2013-07-10 16:25   좋아요 0 | URL
어멋! 대체 왜!! >.<

2013-07-05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8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licia 2013-07-05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과가 후숙과일인 줄 알고 익지도 않은 파란모과 따왔다가 벌레가 생겨서 버린 적 있어요. 방에다 놔뒀는데 한 달이 지나도 안익는 거예요.ㅠㅠ 인터넷만 찾아봐도 알수 있었을텐데ㅠㅠ 모과와 바보 맞네요 크크
^------^

네꼬 2013-07-08 09:33   좋아요 0 | URL
알리샤님, 저는 "후숙과일"이란 말을 지금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이거 원 이렇게 무식할 수가 있나, 허허허...(괜히 도사풍으로 웃어 보았어요.) 모과가 참 여럿 바보 만드는군요. 허허허...(동굴 에코...)
 

고남순은 내가 본 강아지 중 가장 ...  (미안합니다) 프레자일한 강아지다. 만지면 깃털 같고 안으면 참새 같다. 영리하지만 세상에 무심하다. 동화작가이자 청소년소설가인 이현 선생님네 집에 산다. "예쁘면서 똑똑하고 동시에 까칠한 것"을 좋아하는 이현 선생님은 개에 푹 빠져서 만나기만 하면 개 얘기다. (개 얘기를 하려고 전화할 때도 있다.)

 

 

 

 

스스로 예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처음엔 왔을 땐 이만했고요.

 

 

 

 

처음부터 예뻤습니다.

 

 

 

 

놀다가도 자고,

 

 

 

 

외출해서도 잡니다.

 

*

 

저토록 작고 예민한 남자도 산책시에는 꼼꼼히 그리고 대범하게 영역표시를 한다고 한다.

고남순의 의지대로라면 월드컵공원 일대가 자기 땅이라고.

이현 선생님은 이를 두고 "마음만은 셰퍼드 사내"라 했다.

 

 

 

  

사내의 멋, 사내의 여유.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3-06-1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페이퍼좀 쓰라고 연락할라고 했는데 어떻게 내 마음을 알고 짠~ 하고 나타났네요.
개도 이쁘고 개 글(응?) 쓴 네꼬님은 더 예쁘다요. 희희.

근데 저 개 정말 작다..

네꼬 2013-06-12 20:36   좋아요 0 | URL
개글! (설레네요 ㅎㅎ) 다락님 안녕? 저 개 정말 작죠. 안으면 애타요. ㅠㅠ 개시크한 개. ㅋㅋ

hnine 2013-06-12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이현 작가님이랑 잘 아시나봐요.
영리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 살아서 그런지, 저는 좀 머리가 나빠도 안 까칠하고 야단쳐도 그냥 와서 안기고 비비는, 그런 개를 좋아해요. 바로 우리집 개 이야기랍니다 ^^
그런데 저 개는 정말 눈길을 붙잡게 예쁘네요. 특히 이마, 정수리 부분이 아주 예뻐요.
'고남순'이라는 이름은 왜 붙여졌을까요? 꼭 사람 이름 같은데?

네꼬 2013-06-12 20:39   좋아요 0 | URL
hnine님 안녕하세요? 이현 선생님이랑은 일할 때 알게 되었는데, 그만두고 더 친해졌... (일은 별로였나...) 네, 사실은 슬쩍 유명인이랑 친한 거 자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모작가라고 안 하고 막 이현 샘 이름 쓰고 그랬어요. 저는 너무 속물이에요?
저도 개라면 모름지기 속 없는 개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근데 남순이는 너무 예뻐서 ㅠㅠ 좀 애가 타죠. ㅎㅎ 아마 개가 오던 당시에 드라마 "학교"인가에서 고남순이라는 캐릭터가 인기였을 거예요. 이현샘과 따님이 버닝하던 캐릭터 이름을 붙인 듯요 ㅎㅎ 이마가 이쁜 개 고남순이라니. 아이고 ㅋㅋ

무스탕 2013-06-12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윗사진을 보고는 이상타.. 뭔가 이상해.. 했는데 맨 아래사진을 보고는 아하~ 했어요.
이렇게 털이 부실부실한 아이를 이발해 준거군요.
눈이 똘망똘망해 보여요. 어디가서 먹을거 잘 얻어 먹을 관상이에요. ㅎㅎㅎ

고남순이 뒤에 파랑빨강 커플티를 입은 테디베어도 고남순이 친군가요? +_+

네꼬 2013-06-12 20:41   좋아요 0 | URL
ㅋㅋ 무스탕님, 이발은 아니고 털 부슬부슬해지기 전에 더 아가일 때 사진이라 털이 그래요. 너무 귀엽죠. 으앙, 이 얘기를 쓰려니까 또 보고 싶네요 고남순. 산책 나가면 다들 그렇게 이쁘다고 한다고 이현 샘이 늘 자랑. ㅋㅋ

뒤의 개는 한때 이름이 경자였던 여울이예요. (경자에서 여울이는 너무 큰 변화..) 여기도 나름 사연이 있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알려드릴게요. 말하자면 고남순과 함께 사는 동거견 되겠습니다. ㅎㅎ 눈도 밝으셔!!

마노아 2013-06-12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눈망울도 예쁘고, 털도 예쁘고, 이름도 예쁘고~!!!!
나 오늘 이현 선생님 책 샀어요. 왠지 더 반가워요!! ^^

네꼬 2013-06-14 00:59   좋아요 0 | URL
오, 그 얘기 들으면 이현 샘이 훨씬 더 반가워하실 것 같은데요 ㅎㅎ
강아지 너무 예뻐요. 가끔 혼자 있을 때도 막 생각 나요. ㅠㅠ

BRINY 2013-06-12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 너무나 귀엽네요~ 이 개는 뭐라고 하는 종류인가요?

네꼬 2013-06-14 01:00   좋아요 0 | URL
포메라니안입니다요. 종이고 뭐고 저 눈 어째요 저 눈 *_*

paviana 2013-06-12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울이 성은 담인가요? ㅎㅎ 네코님도 못지않게 귀여워요. ㅋㅋ

네꼬 2013-06-14 01:01   좋아요 0 | URL
꺅 파비님! 저 그래서 '담여울' 검색했잖아요. 어머 진짜 그런가 봐 ㅎㅎㅎ
(그 댁 딸이라면 그러고도 남음. ㅋㅋㅋ) 왕 파비님 왕 반가워용 (콧소리 작렬)

Mephistopheles 2013-06-13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나! 똘똘... 이라고 짖을 것 같다는.

네꼬 2013-06-14 01:01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러네요. "똘똘! 똘똘똘!" 악 귀엽잖아!!

LAYLA 2013-06-13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전 큰 개 좋아하는데 작고 예민한 남자 고남순은 거부할 수 없네요..ㅜ,ㅠ

네꼬 2013-06-14 01:02   좋아요 0 | URL
으악. 저는 너무 새침한 개보단 장난꾸러기 개가 좋은데, 이 남자는 얄미워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여보 미안..)

프레이야 2013-06-1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느무 이뻐요. 마음은 셰퍼드 고남순에게 이런 말 해도되나요ㅎㅎ 미스터 고 보고 만지면 그냥 마음이 노골노골 눈가가 자르르르해지겠어요.

네꼬 2013-06-14 01:0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예쁘다"고 할 땐 조심하고 있습니다. 심기 불편하실까 봨ㅋㅋㅋㅋ 온동네 영역 표시 얘기 너무 웃겨요. 그렇게 진지하답니다. ㅎㅎ 그는 2kg ㅋㅋㅋ 덤벨이죸ㅋ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3-06-1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를 고남순으로 부른다면 드라마 '학교'를 열심히 보셨겠군요.저는 남자라서 박세영이 눈에 띄었는데 네꼬 님은 우리 세영 씨를 아시려나...

네꼬 2013-06-14 01:05   좋아요 0 | URL
그쵸 네 그런 거죠. 노자님 전에는 "누구 누나"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이제 "우리 누구 씨"라고 하시네요. ㅋㅋㅋ 그러시는 거 너무 재밌어요! 애정이 완전. ㅎㅎ (죄송합니다만 저는 세영씨를 모릅니다.)

치니 2013-06-1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에서 고남순에게 뿅 간 저 멀리 다른 강아지의 모습을 보니, 암만, 고남순의 매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네요.
저는 학교에서의 고남순, 그러니까 이종석에게 요새 마음을 빼앗기는 중 ~ ㅎㅎ(너의 목소리가 들려, 늠 재밌어요)

네꼬 2013-06-14 01:06   좋아요 0 | URL
그런데 저 뿅 간 여울이가 글쎄 그렇게 남순이를 괴롭힌답니다. (으허헝) 미남은 괴로워.
그니까요 이종석. 뭐더라 '시크릿 가든'에서 어색하면서도 눈길 끌던 이종석, 맞죠? 아흐 여기저기 여심이 불타누나.

도넛공주 2013-06-13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넘 이쁜 강아지!(일단 이렇게 써놓고...)아 잘 지냈죠! 그간 메일을 네꼬님께 두세번이나 보냈다구욧! 저 위 프로필에 편지봉투누르면 보내는 메일로! 기능을 수정을 하든지! (오랜만에 와서 뒤끝 백만년의
버럭버럭을) 그리고 네꼬님같은 고급인력은
아무리 먹고 놀아도 백수라고 부르지 않아요.흥.

2013-06-14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13-06-14 01:08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실제로 백수입니다. ㅠㅠ 좌절과 희망이라는 양면을 전 뒤집듯 하고 있는 요즘. ㅠㅠ

서니데이 2013-06-15 0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이 쓰신대로 고남순 사진은 '처음부터 예뻤습니다.' 고남순은 작고 예민하고 공원일대를 소유하기로 한 대범한 강아지인가 봅니다.^^
네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네꼬 2013-07-03 15:49   좋아요 0 | URL
에고고 그로부터 여러 주말이 지나 버렸네요. 통 큰 남자 고남순은 지금도 잘 있어요! ㅎㅎ

순남이 2013-07-08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꽃 이름이 뭐야?"
"베고니아"
"아니. 얼만지가 아니라 이름이 뭐냐고!"
이런 경우도 있었죠

네꼬 2013-07-08 14:0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이거 말고 위의 페이퍼에 달고 싶었던 거죠? ㅎㅎㅎ 이래서 순남이가 매력 있어요 ㅋㅋㅋ 순남이, 보고 싶다 순남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