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 선생님의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를 읽고 있다. 지금껏 각별히 사랑해온 책들에 대해서 그랬듯이 이 책에 대해서도 리뷰를 쓸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독후감이 책에 누가 될 것 같아서다. 그러니 결국 독후감은 글렀고, 여기 써두기라도 하고 싶다. 끝까지 읽지 않고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좋다. 침대맡에 두고 밤마다 아껴서 아껴서 읽고 있다. 두 편만 읽자 했다가도 결국 서너 편을 읽게 된다. 듣자니 친구도 그렇다 한다. 알라딘에 달린 리뷰를 보니 남들도 그렇게 말한다. 아껴서 읽고 있는데 못 참고 다 읽고 말았다고. 이런 책이야말로 양장으로 나와야 하지 않나. 몇 장 안 되는 사진들 더 좋은 질로 쓸 순 없었나. 책날개에 작가 소개는 좀더 잘 보이게 써주었어야 하지 않나. 그런 아쉬움을 표지가 달랜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도 '어른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감동할 수 있으니, 이런 책이 나와준 것이 감사하다.

 

단정하고도 수려한 문장, 글마다 소박한 일화로 독자를 불러 앉힌 다음 끝내 통렬한 깨침을 주며 마치는 전개, 인간과 문학과 나라와 강산을 사랑한 어른의 보람과 슬픔. 그러고 싶지 않지만 결국 다 읽어야 한다면 읽고 또 읽으리라. 사실은 나 혼자 읽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여기 적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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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7-1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래요? 저는 관심 없었는데 읽어봐야겠어요. 불끈.
(땡투할게요!)

네꼬 2013-07-17 14:49   좋아요 0 | URL
존경 받는 분이라고 들었어요. 학자로 일하시는 동안은 평론을 더 많이 쓰셨고, 점차 산문을 쓰신다고요. 뒤늦게 알게 되어 아쉽지만 한편으로 이게 첫 산문집이라는 점이 안심이 되더라고요. (땡투 감사)

아무개 2013-07-1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탱투! 투!

네꼬 2013-07-17 14:25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저 이제 부자 되는 겁니까!

잘잘라 2013-07-1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 읽지 않곤 못배길 책소개, 감사합니다.

네꼬 2013-07-17 14:49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 오래간만이에요. 읽어보시길 (강)권합니다. ^^

hnine 2013-07-17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정하고도 수려할 수 있다니,소박한 일화로 통렬한 깨침을 줄 수 있다니! 바로 진정한 에세이가 어떠해야 한다는 묵언의 가르침이 되네요.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네꼬 2013-07-18 13:29   좋아요 0 | URL
집에 존경하는 어른 모신 것 같아요. hnine님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같이 읽어요!

밤의숲 2013-07-1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 크게 공감합니다. 저는 혼자 읽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크지만... 이런 저는 욕심쟁이인가요. ㅎㅎ

네꼬 2013-07-18 13:30   좋아요 0 | URL
욕심쟁이 밤의숲님 ㅎㅎ 안녕하세요? 서재 가 보고 놀랐어요. 저랑 책 많이 겹치셔서요! (^^)

웽스북스 2013-07-22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네꼬님 저도 이 책 샀지롱요. 좀 더 늦게 샀으면 네꼬님한테 땡스투할 수 있었을텐데.
어제 저녁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좋아요, 울컥 울컥.

네꼬 2013-07-23 14:52   좋아요 0 | URL
웬디님, 안 그래도 요새 가끔 생각했어요. (꺄.) 저도 장 넘길 때마다 하아 하고 한숨 쉬곤 해요. 울컥해서. (이제 쪼금밖에 안 남았어요. ㅠㅠ)

moonnight 2013-07-2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고마워요. 네꼬님. +_+ 신문에서 읽고 사야지. 했는데 까먹고 있었어요. ㅠ_ㅠ 네꼬님 덕분에 저도 읽어볼 수 있게 되었네요. ^^

네꼬 2013-07-23 17:32   좋아요 0 | URL
안 까먹고 읽게 되셨다니 다행이에요. 정말 좋은 책이네요.

** 그나저나 책 정리는 대체 언제 하실 거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