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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Nightwatch
실예 네가드 (Silje Nergaard)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면 음악을 듣지 못한다. 나중에 그 음악을 들었을 때 속상할까 봐 그렇다. 그러니까 나한테 위로를 주는 음악이란 건 없다. 슬픈 일이 있을 때 나는 진공 속에 있다.

 

그녀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이 앨범을 주었다. 그런데 나는 오래도록 듣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 전 이 앨범을 걸어 두고 무심히 집안일을 했다. 책을 읽었고, 신문을 보고, 발톱을 깎았다. 남편이 문득, "이게 무슨 씨디예요?"라고 물었을 때 갑자기 알게 되었다. 그래, 그녀는 언제나 좋은 사람이었어. 괴로울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기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그녀는 늘 음악을 들었어. 장르도 가리지 않았고 (레게는 안 들었지만) 남녀를 가리지도 않았고 (때로 어떤 남자는 유독 좋아하긴 했지만) 외모를... 가렸다(..응.). 중요한 건 그녀가 언제나 음악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용감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인 것이다. 나는 이따금 음악을 듣고 좋은 사람이 되지만, 그녀는 언제나.

 

이 앨범은 그런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고, 그럴 만한 앨범이다. 나는 겨우 그녀를 따라 이 음악을 듣는 것만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생각한다. 늦는 남편을 기다리는 밤에, 거실을 이 따뜻한 음악으로 채운다. 공기가 내게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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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3-1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리뷰가 아름다운 단편 소설같아요!! 음악보다 더 따뜻한 리뷰에요. 좋다, 네꼬님.

네꼬 2012-03-13 09:32   좋아요 0 | URL
으앙 다락님!

moonnight 2012-03-13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다. 네꼬님. 얼른 보관함에 넣었어요.
좋은 사람인 그녀가 누구인지 어쩌면 저는 알 것 같아요. ^^

네꼬 2012-03-13 21:02   좋아요 0 | URL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거죠, 네. 문나잇님은 센스쟁이구나. 센스쟁이 술꾼이구나!

2012-03-14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7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전문가 2012-07-20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외모를 가렸다 ㅠㅠ
 
전광수커피 알라딘 블렌드 100g - 분쇄_핸드드립용

평점 :
절판


커피를 꺼내면서 또 한번 생각한다. 밀폐용기를 살까? 똑같은 순서로 또 생각한다. 아니야. 뭐 금방 다 마실 텐데. 오히려 용기에 옮기다 향이 다 날아가고 말지. 뜨거운 물로 조금 데워둔 머그컵에 플라스틱 드립퍼를 올리고 여과지를 접어 넣는다. 커피 봉지의 한쪽 귀퉁이를 조금 잘라내고 스푼도 없이 툭툭 커피를 덜어낸다. 오늘은 조금 피곤하니까 한번 더 툭. 이쯤이면 되겠지? 커피 봉지는 손에 힘을 주어 꼭꼭 접은 다음 집게로 잠가둔다. 그리고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뜸을 좀 들이고 천천히 구석구석 물을 부어야 한다는데(심지어 시계방향으로 혹은 반대방향으로) 어떻게 그럴 수가. 커피가 머그잔만 한 화산처럼 포르르 부풀어오르는 게 좋아서, 오히려 조금 서두르다시피 한다. 나의 조그만 1인용 드립퍼가 넘칠락 말락 할 때 쯤 멈추면 적당하다. (그나마 이 '적당'의 기준도 매일 아침 달라진다.) 드립퍼에서 물이 완전히 빠지기 직전에 오늘 아침 내 커피는 완성된다. 여기는 회사 탕비실. 차를 타러 들어온 선배가 향기 좋다며 무슨 커피냐고 묻는다. 어제 늦게 배달됐어요. 지금 막 뜯었어요. 선배도 한 잔 내려 드릴까요?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만 다행히도 커피 맛을 잘 모른다. (응?) 그래서 대부분의 커피를 맛있게 마실 수 있다. 그중 이 '알라딘 블렌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콜롬비아 뭐니, 케냐 뭐니 하는 이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무엇보다 도대체 전광수 아저씨는 어떤 마음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를 블렌딩했을까 상상해보는 게 즐거워서다. 그리고 내겐 향도 썩 좋다. 게다가 100g 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향이 날아가기 전에 어지간히 다 마실 수도 있다. 집에서는 나름대로 하얀 도자기 드립퍼와 주둥이가 날씬한 빨간 주전자를 쓰고, 무려 손으로 커피콩을 득득 갈아서 마시지만 회사에서 그럴 수는 없는 노릇. 대부분의 아침은 이 핸드드립 분쇄 커피와 함께 시작한다. 깨질 염려 없고 값도 싼 플라스틱 드립퍼와 여과지만 있으면 된다. 시월의 한복판, 오늘 아침에 '이거 조금 추운데'라고 생각했던 분들께, 이런 아침 커피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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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0-14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광수커피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네꼬님이 내려주는 커피라면 완전완전완전완전 쑝- 가서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네, 커피가 좋은 아침이죠. 네꼬님이 좋은 아침이고! :)

네꼬 2009-10-14 13:55   좋아요 0 | URL
다락님께는 이렇게 뚝딱 커피 말고, 제대로 정성껏 내려서 대접해야죠. 아아, 다락님이랑 영화 보기 전에 마시는 커피가 문득 생각나요. 갱장한 액션을 보기 전에 긴장을 풀어주는 그런 커피.(응? 이상.)

무해한모리군 2009-10-1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생협에서 파는 드립백에 열광중!
밀폐용기도 20일 정도 마신다면 사용하시는 것도 좋을듯 해요 ^^
알라딘 전광수커피는 포장이 부실해 제게 미움을 받고 있어요 ㅎ

네꼬 2009-10-14 13:57   좋아요 0 | URL
드립백이라면 한번 내려 마실 수 있는 것 만큼씩 포장된 그걸 말씀하시는 건가? 그런 것도 맛있죠. (생협 건 못 마셔봤고, 크리스피 것은 누가 줘서 마셔봤는데 재밌고 맛있더라고요.) 음, 어째 전광수커피가 이렇게 인심을 얻지 못했을꼬. 다른 데선 포장을 달리 한단 말이에요? @_@ (휘둥글)

하이드 2009-10-1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장 싼 원두를 주문해서 마시고 있어요. 예전에 마시던 전광수 따위 저처럼 하루에 1리터씩 들이키는 아해에게 사치에요. ㅠㅠ '로스터스빈'이라고 옥션에서 사는데요, 전광수 딱 반값이라고 보시면 되요. 이번에 2만원어치 주문하니 무려 ... 800g ^^

처음으로 플레이버가 있는(버터토피) 커피를 주문했어요. 섞어 마시려면 밀폐용기 있어야 해요. 전 보덤 밀폐용기(200g 들어가는거)를 두 개 사 놓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번 사두면 오래오래 커피 살 때마다 '잘 샀다' 싶어요.

사기 전에는 커피 살 때마다 '살까' 고민스럽죠? '잘 샀다' 하는게 나은 거 같아요.
사실, 저도 커피 살 때마다 매번 똑같은 고민 반복했기에, 조금 길게 댓글 남겨봤어요. ^^

네꼬 2009-10-14 14:00   좋아요 0 | URL
하루에 1리터라니 -_- 물 만큼 드시는군요. 800g이면 저는 한 계절 마시겠어요. 그러니 전광수 커피 마시는 걸로 대충 결론을 볼까 합니다. 글쎄 밀폐용기는 사두면 잘 쓸 것 같긴 한데 이상하게 선뜻 손이 가질 않아요. 제가 워낙 커피를 '제대로' 마시는 게 아니라 저같은 사람한테는 그런 것이야말로 사치스럽달까요. -_-

치니 2009-10-14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무려 '핸드드립 강의'에 갑니다. 헤.
이로운몰이라는 곳에서 파는 동티모르 공정무역 커피를 만드는 곳에서 강의도 해주고 커피 200그램도 주는, 알뜰한 2시간이 될 거라, 벌써 설레어요.
저 역시 네꼬님처럼 저 나름의 방법으로 아무렇게나 만들어 마셨지만, 강의를 들으면 왠지 더 맛나게 그리고 더 행복하게 마실 거 같은 느낌? 배움은 늘 좋잖아요.
간단하고 좋은 팁 알게 되면 알려드릴게요 ~ ^-^

네꼬 2009-10-14 17:11   좋아요 0 | URL
으왁. '핸드드립 강의'라니 멋져요! 강의에 커피에... 그런데 어쩐지 제가 가는 것보다 치니님이 가시는 게 저도 더 좋아요. (뭔소리.) 저는 당분간 아무렇게나 만들어 마시고 있을 테니까 치니님이 강의 잘 들으시고 '간단하고 좋은 팁' 있으면 꼭 꼭 알려주세요. 저는 내일 맥주 강좌 마지막 날이니, 간단하고 좋은 팁 물어다 바치겠습니다요. 왈왈.

지누션 2009-10-30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맛있는 커피 많은데 난 인스턴트 사다 마시네. 하하. 친구야. 보고싶구나. 여기 오면 맛있는 커피 사줄게. 기분 좋으면 예쁜 머그잔도. ^^
 
투애니원 - 미니 1집 2NE1
2NE1 노래 / YG 엔터테인먼트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그러니까, 도대체 어디서 이런 언니들이 탄생했느냐 이거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이 언니들이 'The Fire' (오디오 必)를 부르며 춤 추는 걸 몇 번을 돌려 봤는지 모른다.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야야, 그러고 앉아서 놀아지겠냐? 정신 똑바로 차려라, 우리 투에니원이다. 소리만 빽빽 지르지 말고 제대로 놀란 말이야. 거기 오빠 언니들, 우리처럼 놀고 싶었지? 근데 꾹 참고 학교 다니고 일하고 그러고 있는 거지? 그러니까 닥치고 따라하란 말이야. 좀 뛰어! 질러! 달려! 머리가 그게 뭐니? 옷도 좀 그렇게 입지 말고! 똑바로 못해? 이렇게 그냥 객석의 언니 오빠들 멱살을 잡는 이 굉장한 언니들이, 도대체 어디서 탄생했느냐 이거다. 양사장은 정녕 천재란 말이냐!  

이 더위를 벗삼아 (세상에, 벗을 삼을 게 따로 있지) 연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는 네꼬씨, 이 언니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견딜지 알 수가 없다. 'The Fire'를 들으면서 출근하고 일하면서 'I don't care'를 흥얼거리며(민지의 앳된 목소리가 정말이지 너무 좋다) 야근 직전에는 'Lollipop'을 듣고 퇴근길에는 'Pretty Boy'('헤이 프리티 보이 넌 어딘가 부족해 아무런 매력없이 그저 예쁘기만 해'란다 아주 그냥 속이 뻥 뚫린다)를 듣고 집에 와서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다시 보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앨범에 든 노래들이 하나 하나 매력이 있는 건 말하나마나고 (양사장 무서운 사장) 이 스케치북의 공연을 보면 또 넋이 나간다. (유희열은 얼 빠진 얼굴로 언니들을 보면서 '완벽하다'고 했다.)   

다라와 봄이는 나이가 스물 여섯. 아이돌로 데뷔하기는 많은 나이다. 다라는 내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얼굴과 목소리를 가졌다. 멤버들 중 가장 페미닌한 봄이는 미니원피스에 운동화를 신고 생머리를 날리며 관절을 꺾는 춤을 춘다. 그런 그들보다 일곱살 어린 CL이 리더를 맡았다. 눈 잘못 마주치면 얼굴로 그녀가 씹던 껌이 날아올 것만 같은 인상이지만, 혀를 살짝 내밀고 웃을 때면 머리를 부스스스 쓰다듬어주고 싶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그냥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민지는 말을 할 때면 영락없는 어린애지만 춤을 출 때면 더 없이 불량한 표정이다(어디서 배운 거니!). 그러니까 말하자면 네꼬씨가 이 언니들한테 아주 완전히, 완전히, 완전히 홀렸다는 거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이 언니들은 각자 장기도 보여주고 '우리 음악을 많이 들어달라'는 꽤 어른스러운 말을 했으며, 또 하나의 곡으로 꽤 차분하고 가창력을 요하는 노래를 불렀다. 이 언니들이 자꾸만 자꾸만 생각난다. 요즘 애들이 다 이렇게 멋있는 거야? 나만 몰랐는데 한국인들이 이제 개정판이 나온 거야? 그런 생각에 다급히 tv의 가요 프로그램을 몇 개 훑어보았다. 바야흐로 가요계는 '걸 그룹' 들의 전쟁터. 다른 그룹들의 춤과 노래를 보다가 불현듯, 나는 깨달았다. 우리 2ne1언니들은 하이힐을 신지 않았다. 언니들은 애교를 부리지 않았다. 언니들은 카메라를 유혹하지 않았다. 언니들은 자기 차례를 놓칠세라 친구들 사이를 헐레벌떡 헤집고 다니지 않았다. 우리 언니들은, 거의 정신을 놓고, 놀고 있었다. '개정'따위로 될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과연 인류는 이렇게 진화하는 것인가! 2ne1의 ne가 new evolution이라더니, 이 어색한 단어의 조합도 그래서 가능한 것인가! 이 여름, 에너지가 필요한 언니 오빠들 모두에게 권한다. 최소한, 최소한 아이돌의 진화만은 당장 확인할 수 있다.

  

 

 

*공옥진 선생의 손녀라는 민지 양의 춤 자랑은 요기!

*언니들이 궁금한 분들은 요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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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5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은영 2009-08-15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백하고 재미있는 글 잘보구가요^^

치니 2009-08-16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덕분에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를 읽고 있고, 2NE1의 노래를 들어보기까지!
사실 그렇고 그런 아이돌이 또 나왔나보다 하고 귀도 안 기울였어요. 이런 편견 덩어리 치니. ㅋ
노래는 둘째 치고 운동화 신고 뛰댕기니 고것 참 편안해보여서 마음에 드네요. ^-^

nada 2009-08-1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도 산다라산다라 해서 누군가 했더니, 이 그룹 소속이었군요.
드렁큰 타이거도 글쿠, 요즘 힙합에 꽂히신 거요?
한국 사회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만 진화하는 거 같어요.

네꼬 2009-09-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태 이상한 泌자로 되어 있었는데 아무도 얘기 안 해주시다니 -_- 다 나빠요! (부끄러워 돌을 발로 참.)

2009-09-06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렁큰 타이거 8집 - Feel gHood Muzik : the 8th wonder [2CD]
드렁큰 타이거 (Drunken Tiger)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주정> 같은 명곡을 사랑해 이따금 노래방에서 부르기까지(부른다는 거지 성공했다는 건 아니에요) 했지만, 그가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나와 객석을 통째로 들었다 놨다 하는 걸 볼 때면 TV로 기어들어가기도 했지만, 윤미래와 T가 동일인인데 그의 아내이기도 하다는 걸 알고 "그럼 그 집은 왕국이야?"라며 혼자 좋아했던 나지만, 한번도 그의 앨범을 산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힙합을 잘 모르니까. (그러고 보니 드렁큰타이거는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를 불렀구나!) 힙합은 따라부르기도 어렵고, 왠지 좀 무섭고, 화가 난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같고, 그렇지 않으면 너무 가볍고, 그럴 때면 겉멋 든 애들이 폼 잡으면서 부르는 노래 같아서 어쩐지 내키지 않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이제껏 그의 앨범을 산 적이 없었다. 아니, 당신도 그렇다고? 그렇다면 지금이 그분, 그 호랑이님을 만날 때다. 이번 앨범이.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그의 나긋나긋한 모습에 넋을 잃고 나도 모르게 그의 새 앨범을 사버렸다. (의정부 녹양동의 지하 작업실 한 구석. "장비는 이게 단가요?"라는 유재석의 질문에 "아뇨, 저기 냉장고도 있어요."라던 타이거씨. 유재석이 프리 스타일 랩을 하는 동안 부끄러울까봐 아내와 함께 구석에 고개를 숙이고 쪼그리고 앉아 있던 타이거씨 등등 귀여운 예 십 수 장면.) 무려 2CD. 나같은 초보들은 첫 디스크를 충분히 듣고 두번째 디스크로 넘어가는 게 좋겠다. 돌잡이로 마이크를 잡았다는 조단 왕자를 위한 왕의 노래 <축하해>, "아무렇게나 주절대도 간지 나" "겸손한 내 말투는 거짓말" 등 주옥같은 가사의 <힙합 간지남> 등.... 아니아니, 내가 하는 말이 다 무슨 소용. '호랑이는 살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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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7-21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은 잘 아는데 나는 몰라요~ 하지만 호랑이가 고양잇과라는 건 알아요.^^
네꼬님은 똑똑하고 멋진 고양이라는 것도요!

다락방 2009-07-2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네꼬님은 힙합도 듣는구나!! 놀라워요!!

mong 2009-07-22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티(잘아는것처럼 이름 줄여 부르기!) 앨범중에는 5집이 좋았어요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제목대로 아주 씩씩한 곡인데
암튼 예전의 날선 호랑이에서 아빠 호랑이로의 변화 나쁘지 않아요
저는 고양이띠에요~

2009-07-22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쟈니 2009-07-22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겨듣는 장르는 아니지만, 멋져요.. 윤미래와 참 잘어울리는 부부라 생각들어요.

tae.oh410 2009-07-23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힙합/랩의 우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2009-07-23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3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5 0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9-07-2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거의 이빨(이가 아니라 이빨)을 빌려 콱 물어주고 싶은 이들이 너무 많아요. 제가 이 앨범을 좋아한 이유 중에는 화를 내면서 노래를 부를 준비가 되었다는 것도 있지 않을까요?
 
그랜 토리노 - Gran Torin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목에 차곡차곡 쌓인 주름, 허리를 펴고 서면 오히려 살짝 틀어지는 자세, 이따금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참, 영어지), 기침의 깊이, 걸음의 속도와 폭은 극 안팎의 그의 나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여든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다. 누구에게 허리는커녕 목도 굽혀본 적 없을 할아버지. 늘 미간에 힘을 주고 있어서 그의 눈은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없지만, 그가 지금 누구를 노려보고 있는지는 분명히 알 수 있다. 그가 손가락으로 총질 시늉을 하면 손가락에서 연기라도 나는 것만 같다.

그는 아내의 장례식장에 배꼽티를 입고 나타난 손녀를 보면서 나직이 그르렁거리고, 뭐 건질 것 없나 주위를 어슬렁대는 자식들에게 침을 뱉으며, 그 자신이 폴란드에서 온 미국인이면서도 동네를 채워가는 동양계 이웃들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는 지난날 한국전에서 용감히 싸워 훈장까지 받았고, 늙을 때까지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몸으로 일했으며 반세기에 걸쳐 용도와 크기가 모두 다른 공구를 모았고, 자신이 조립한 72년형 '그랜 토리노'를 보물로 여긴다. 

집 앞에 의자를 내놓고 앉아 맥주를 마시며 세상을 개탄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젊은 깡패들에게 "너희가 절대로 마주쳐선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나다"라고 을러대고, 갱 한 명 정도는 완력으로 제압할 수 있을 만큼은 근육에 힘이 있다. 제일 친한 친구와는 만나서 헤어지는 순간까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욕의 마지막 하나까지 꺼내 보이는 것으로 우정을 확인한다. 그는 "여자와 차와 직업이 없다는 사실을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아야 한다"고 믿으며 그 인생의 진리를 어린 남자에게 전수한다. 그렇다. 그는 늙은 마초였다.

그는 제 몸과 가족을 건사하는 마초다. 동양인이라면 질색하고 경찰을 무시하며 신을 믿지 않고 이웃을 성가셔하지만, 결정적으로 제 힘으로 자신과 가족, 필요하다면 이웃을 지킨다. 여성주의라면 콧방귀도 아까워하겠지만 자기 여자를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그런 종류의 남자일 것이다. 그는 잠깐 기대 선 옆집 탈수기가 균형을 잡지 못해 흔들리자 그 자리에서 고쳐놓고 수도와 선풍기를 손봐준다. 이래서 집엔 남자가 필요한 거라는 듯이.

그리고 그는 반성과 괴로움을 아는 마초다. 참전의 기억은 그의 자존심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지만 사람을 죽인 일,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유의지로" 사람을 죽인 일을 괴로워한다. 그가 타오에게 "지금 너처럼 겁에 질린 소년병의 가슴에 총을 겨누고 받은 훈장"에 대해 고백할 때 그는 진정 고독한 마초였다.

지금 그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일본차를 세일즈하는 아들녀석도, 할아버지의 소파를 제 기숙사에 갖다 놓으려는 손녀딸도 아니다.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고 했던 옆집의 동양 아이 타오(누나가 시키는 대로 설거지나 하고 있으니 저래서 남자 구실하겠냐고 집안의 걱정을 듣던)와 그의 누나 수가 지금은 그의 가족이다. 그 아이들이 그에게 찾아왔고, 그에게 사람들과 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그가 '타오'를 돌보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타오가 착했기 때문이다. 미국적 가치를 실현할 준비가 된 예비 미국인이어서가 아니라, 난처한 이웃집 아주머니를 스스럼없이 도와준 소년이기 때문이다. 그는 타오로 하여금 맞은편 낡은 집을 고치게 함으로써 노동의 가치를 알게 한다. 그는 지시로써 아이가 일을 '익히게' 한다. (아이와 함께 일을 한다거나 일하는 아이에게 격려를 주거나 하지 않는다!) 아이가 대학에 갈 자금을 마련하도록 일자리를 알아봐주고 면접을 준비시키며(앞에서 말한 '욕' 전수), 첫 출근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를 준비해준다. 그리고 아이가 데이트를 나갈 때, 그랜 토리노를 빌려주겠노라 한다.  

타오가 자라는 걸 깊은 눈으로 지켜봐주고, 이 남매를 위협하는 갱단을 (아이들 모르게) 손봐주고 마당에서 함께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그에게 평온한 날들이 계속되는가 했으나 타오가 갱단에게 린치를 당하고 수가 끔찍한 폭행과 강간을 당하면서 그는 일생일대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한다. "갱단이 있는 한 절대로 행복할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복수. '놈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의 복수.  



언젠가 김어준은 "인문학적으로 각성한 마초, 그거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 말은 마치 "우주의 어느 별에도 알고 보니 물이 있어서 생명체가 살더라"는 말처럼 그럴 듯하면서 아득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그 별에 가는 방법이 발표된 것처럼 희망이 구체화되었다. 즉, 다음과 같은 것들이 사실은 가능한 것이었다: 영리하고 세련된 희생. 인종차별주의자의 휴머니즘. 보수주의를 담아내는 총명한 노(老)감독. 섹시한 노(老)배우. 「그랜 토리노」는 이런 어불성설로 만들어진 영화다. 어불성설로 만들어진, 최고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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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03-2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아 볼래볼래볼래요 볼래요. ㅎㅎㅎ 다시 봐야할 영화들이 죽죽죽 늘어나고 있어요. 흐흐.

네꼬 2009-03-24 15:49   좋아요 0 | URL
봐요 봐. 난 안 그래도 이 마초 할아버지를 사랑하는데 얼마나 좋았는지 집에 와서 쓰러졌다오. ㅠㅠ

Mephistopheles 2009-03-2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말이죠. 감독 크린트 이스트우드 뿐만이 아니라 배우, 그리고 인간 크린트 이스트우드의 모든 것이 담겨진 영화에요..^^

네꼬 2009-03-24 14:2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의 모든것이 담겨있는 듯해요. [밀리언달러 베이비] 때보다 목의 주름이 더 ㅠ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어쩜 그리 멋질까요?

Mephistopheles 2009-03-24 21:10   좋아요 0 | URL
멋지게 지조있게 살아와서가 아닐까요. 물론 이런 그도 굴곡이 있었데요. 카멜시 시장으로 있을 때였나. 혼외정사로 자식이 하나 있었다는게 밝혀졌었죠. 그런데 비난을 할 건덕지가 없었던게. 생활비부터 학비 모든 것을 지원해줬었다나봐요. 그리고 공식적으로 그 아이도 자신의 자식이라고 분명하게 인정하기까지 했고요..^^

네꼬 2009-03-25 09:55   좋아요 0 | URL
역시 보수주의의 핵심은 책임감 -_- 할배 좀 짱인듯 :)

urblue 2009-03-2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말씀대로, 월트 코왈스키는 딱 클린트 이스트우드 자신인 듯 싶어요. 저렇게 늙어가는 마초 할아버지라면, 나름 귀엽잖아요? ^^
마지막 "그랜 토리노"를 부르는 할아버지 목소리가 특히 멋지더라구요.

네꼬 2009-03-24 14:30   좋아요 0 | URL
나름 귀여운 정도가 아니라 초섹시하더라고요. '나도 남은 생애 착하게 살면 다음 생에는 그의 아내로 태어날 수 있을까?' 그게 영화를 본 저의 소감. ㅠㅠ

Mephistopheles 2009-03-24 21:10   좋아요 0 | URL
워낙 재즈에 조예가 깊고....피아노도 잘치는 멋쟁이 할부지라서..^^ 노래쯤이야..

네꼬 2009-03-25 09:56   좋아요 0 | URL
(기절)

치니 2009-03-2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 우선 꾹 누르고,
볼래요볼래요볼래요! 안 그래도 찍어놓았던 영화인데 네꼬님이 이렇게 적어주시면 아이고 봐야죠 봐야죠.

네꼬 2009-03-24 14:32   좋아요 0 | URL
의외로 관객이 꽤 되더라고요. 근데 영화가 내내 심각하거나 하지 않고 온화하고 심지어 이따금 웃기기도 했어요. 저는 한번 더 볼까 하고 있어요. ㅠㅠ 저는 이런 마초 할아버지한테 한없이 약해요. ㅠㅠ

다락방 2009-03-24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일요일,
화장도 하지 않고, 머리도 감지 않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가서(연예인인듯!) 혼자 보았어요. 손수건도, 휴지도 없이 들어가 앉았다가 맨손으로 맨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죠.

아, 그의 복수, 그의 선택!!


화제의 서재글로 가기 위한 다섯번째 추천은, 당연히, 저여요!!

네꼬 2009-03-25 09:59   좋아요 0 | URL
다락님 홈페이지에서도 이 영화 리뷰를 보았어요. 리뷰를 보면서 또 눈물이 핑. 맞아요. 나도 '그건 안 돼요, 그건 안 돼' 하면서 보았는데 그의 선택은 정말....연륜이 묻어나는 결말 참 좋았어요. 추천 안 해 줘도 되니까 만나줘요 만나줘. (^^)

Arch 2009-03-24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안녕하세요. 히^^
화제의 서재글에 벌써 올랐지만, 그래도 추천 꾹 눌렀구요.
요즘 마초에 관해 관심이 생기고 있는데 마침 제대로 된 영화, 아니 네꼬님 영화평이란 생각에 반가운 맘이 생겨납니다.
저라도 이런 마초라면 한없이 약해질 것 같아요.

네꼬 2009-03-25 09:49   좋아요 0 | URL
아치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싱글벙글). 관심 고맙습니다.
저는 안 그래도 마초를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고 살아왔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아버지를 보니 이젠 커밍아웃해도 될 것 같아 안심이에요. 착하게 살아서 다음 생에 이분의 아내로 태어나고 싶어요(다시 강조). ㅎㅎ

프레이야 2009-03-24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정말 감동이더군요.
엔딩이 올라가며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하염없이 앉아있었어요.
여운이 어찌 묵직하고도 날렵하던지요.
네꼬님 리뷰가 참 좋아요.^^

네꼬 2009-03-25 09:5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노래를 들으면서, 어쩔 수 없이 울고 말았어요. 그런데 여운이 묵직하고 날렵하다니 으와, 바로 그거였어요! (칭찬 고맙습니다. 언제나 다정한 혜경님 헤헤--좋댄다)

무스탕 2009-03-24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네꼬님♡
저도 이 영화 보고싶어요. 솔직히 요즘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고 살고 있는데 네꼬님이 저를 달궈주셨어요.
알았어요. 이 영화 꼭 볼께요!!
저도 클린트 아저씨 좋아해요 :D

네꼬 2009-03-25 09:53   좋아요 0 | URL
앗 무스탕님 ♥
저는 지금 보고 싶은 영화를 몇 편 꼽아두었어요. <그랜 토리노>는 벼르던 영화인데 혹시 금방 내려갈까봐 부랴부랴 서둘렀어요. 이 영화는 정말 추천추천.'더티 해리'의 퇴직 후를 볼 수 있어요 :)

마노아 2009-03-2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피가 막 끓어올라요. 저도 꼭 볼게요. 같이 초 섹시 클린트 할아버지에게 푹 빠질래요!!!

네꼬 2009-03-25 09:53   좋아요 0 | URL
음, 마노아님은 보시면 아마.. 꼭 휴지 가지고 가세요. (넉넉히) 다락님처럼 낭패 보실라. ㅎㅎ 자자 우리 알라딘 안에 팬클럽 만들까요?

라로 2009-03-25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동안(지금까지) 가슴이 먹먹했더랬어요,,,,
네꼬님은 정말 따뜻한 시선을 갖고 계신분인가봐요~. 마초 할배에 대한 표현이 넘 다정해요~.^^

네꼬 2009-03-25 09: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요 나비님. 저도 일요일에 보고 오늘까지도 자꾸만 생각이 나요. '사는 문제'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지요. 마초도 좋고 할아버지도 좋은데 마초 할아버지라니, 저는 그저 눈이 어질어질 할 뿐입니다요. @_@

2009-03-25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9-04-01 09:58   좋아요 0 | URL
엣 그런 게 어딨어요! 흥. 그럼 제가 새치기. 히히히.

2009-03-25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01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9-03-2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상태로 관람해야 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네꼬님이 초강력 뽐뿌질을 하시네요. ㅎㅎㅎ 빨리 보고 싶어졌어요. :)

네꼬 2009-04-01 10:01   좋아요 0 | URL
이리스님. 제 '줄거리 요약 서비스' 맘에 드셨어요? ^^ 이런 영화는 꼭 일찍 극장에서 내려오기 마련이니 어서 가 보시어요. 어서요 어서~ (채근채근)

이런생각 2009-03-2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랜토리노 마지막에 엔딩곡 올라올 때 정말 울컥 했다구요..
노장의 사회를 향한 유언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굳이 작가나 감독이 아니라도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온 궤적이나
산물을 통해 사회에 바래지 않을 뜻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 영화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 시대의 아름다운 사람 중 하나이지 않을까요?
요즘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헐뜯기에 바쁜 것 같아 보이는데..
그들이 정치적 입장이야 어떻든 진정 그들의 목적이 사람의 사람됨을 지키기 위해
그토록 열을 올리는 것이라면 모든 이들이 서로를 응원해 줄텐데..하는 아쉬움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들에게 이 영화를 권하고 싶네요.

네꼬 2009-04-01 10:06   좋아요 0 | URL
책상머리엔님 안녕하세요? (책상머리라... 저는 주로 밥상머리...)
한겨레에서도 이 영화를 유언에 빗대었더랬죠. 영화를 보니 정말 그 표현이 맞구나 싶더라고요. 이렇게 살아왔고, 그래서 떳떳하고, 노년에야 알게 된 부끄러움도 있지만 그런 것 역시 솔직히 고백하니 문제를 푸는 일은 후대에 남기겠다, 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정말이지 이런 노인 너무 좋아요. (응?)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 보수나 진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이익' 말고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 보고 싶어요. 음, 그래야 제가 본받을 텐데.. 여태 본보기가 없어서 이러고 있다는... (퍽!)

마노아 2009-03-26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네꼬님, 영화 리뷰 당선 축하해요~ 뭔가 한 건 할 줄 알았다니까요.^^

마노아 2009-03-29 16:59   좋아요 0 | URL
어제 이 영화 보고 왔어요. 네꼬님 생각이 났어요. 네꼬님 리뷰를 다시 읽으니 영화의 감동이 또또 밀려와요.(>_<)

네꼬 2009-04-01 10:08   좋아요 0 | URL
이상한 일이에요. 역시 아직 영화 리뷰들을 안 쓰고 계신걸까요? 이렇게 줄거리 요약 서비스를 제공한 리뷰를 뽑아주시다니.. (아마도 고르신 분이 이 영화 팬인가봐요!) 영화 보고 왔어요? 그렇지 그렇지 좋지 좋지? (바짝 붙었음)

순오기 2009-03-27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영화 리뷰 당선 축하해요~ 이 영화 우리 동네선 아직 안해요.ㅜㅜ
어쩌면 아주 안 할지도 몰라요, 대중적이지 않은 건 잘 안 걸어요.엉엉~~

네꼬 2009-04-01 10:09   좋아요 0 | URL
엄마야 '아주 안 하'지는 않기를! 이 영화는 미쿡에서는 흥행 대성공했다던데, 우리는 미쿡이 아니니 그정도는 아니겠지만 누구나 보고 공감할 영화라구요. 게다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그렇게 박대하면 안되죠. ㅠㅠ

2009-04-02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06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4-0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할아버지 넘 멋져요~
나도 저렇게 멋지게 늙어야징..

네꼬 2009-04-06 17:25   좋아요 0 | URL
크핫 맞아요 맞아. 일명 '클간지' (^^)

고라니 2009-04-2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섹시한 노老배우'에 세 표.

ㅎㅎ 정말로 오랜만이지요? 네꼬님. ^ ^
영화평론가 이동진씨는 저 노배우에게 (작품성을 따지기에 앞서)
'그저 만수무강만 하시길..' 이라는 강한 염원성 발언을 하던데요.
제 생각에도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정말 멋진 배우-감독인것 같아요.

아, 네꼬님- <맑은 날엔 도서관에 가자> 라는 동화 읽어보셨나요?
오늘 방송에서 책 소개를 들었는데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두근 한던데요..
네꼬님이 동화를 사랑하는 듯하고 또 좋은 책인 것도 같아 말씀드려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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