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뽑은 대통령이었다. 취임식에서 "(IMF 때문에) 우리 국민은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할 때 "고통을" 대목에서 목소리가 흔들렸다. 이 할아버지가 이제야 필생의 꿈을 이루었는데, 하필 이럴 때 나라를 맡았냐 하면서 나도 같이 울었다. TV에서 나라가 지금 어느 모양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조곤조곤 설명해주셔서 긴장되고 또 안심되었다. '각하'라 부르지 말고 '님'자만 붙여달라고 한 분이었다.  

어려서부터 그분을 무척 존경했다. 지난번 영결식장에서 오열하던 모습은 그냥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 마지막 가실 때 그분이 갖고 계셨을 불안과 분노를 짐작해본다.  

올해는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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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9-08-1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올해는 왜 이다지 개인적으로 외적으로도 힘든건지 모르겠어요.토닥토닥

네꼬 2009-08-24 13:32   좋아요 0 | URL
돌이켜보면 올해가 너무 끔찍할 것 같아요. 그냥 올해는, 빨리 가 버렸으면 좋겠어요.

치유 2009-08-19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많이 아프네요..친정아버지 가신것처럼..

네꼬 2009-08-24 13:32   좋아요 0 | URL
많은 사람들이 '어른'이 돌아가신 상실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또 있을까요, 이런 마음 들게 할 분이.

2009-08-19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24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21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24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넛공주 2009-08-2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 기운도 없어요........그래도 함께 힘들고 싶네요.휴.

네꼬 2009-08-24 13:34   좋아요 0 | URL
이럴 땐 같이 힘든 게 좋아요. 당장은 더 힘들지 몰라도, 그래야 정신줄 안 놓고 살 거예요.

순오기 2009-08-29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통을~~' 눈물을 참기 위해 오~~래 침묵하셨던 걸 기억합니다.
생각만 해도 눈시울 젖는 장면이죠~~
 

나는 내가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당연히 할 일을 한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내가 착해서 그런 거지'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모르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쯤은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연말에 몇몇 단체에서 소득공제영수증을 보내줄 때면 누가 좀 봐줬으면 싶을 만큼 되게 뿌듯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계속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고 싶다. 고작 돈 만원씩 이만원씩 내는 걸로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 월급이 늘면 돈도 더 낼 수 있다. 물론 그걸로 임무를 다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다른 애들은 돈을 내고 먹는데 저는 안 내고 먹으니까, 많이 먹으려면 눈치 보여요."라는 아이의 말을 듣고 어떻게 죄책감을 피할 수 있겠나. <PD 수첩>을 보면서 가슴이 무너졌다.

가관이었다.
김상곤 교육감(내가 뽑았다)의 '무상급식' 안을 두고 면전에서 '혹세무민'이라 흥분(발광)하고
이 공약이 '일장춘몽'이 될 거라고 연설하는 인간들을 보는데(아니, 인간이라고 할 수 있나?),
침착하려 애쓰는 김상곤 교육감을 보고 있기가 괴로웠다.

경기도의 전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주겠다는 기획에 대해(경기도가 처음도 아니다) 이를 악 물고 반대하는 족속들은 말한다.
'젊은 사람들이 자기 애들을 굶긴다는 건 문제가 있다'
그들에게 가난은 오로지 개인의 책임인 것이다. 게으르고 무능한 탓인 거다.
'돈 많은 집 애들에게 혜택을 줄 돈으로 더 가난한 애들을 찾아 돕는다'
얼핏 들으면 개중에 말이 되는 것 같은 소리다.
그들에게 가난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베풀어 도와줄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국가에 바라는 건, 불우이웃 돕기가 아니라 제도적인 개선인 걸
그들은 죽는 순간에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근데 이렇게 얘기하는 것만도 내가 너무 근사하게 풀이해주는 것 같다.
'돈 많은 집 애들에게 혜택을 줄 돈으로 더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서' 라고?
당신들에게도 심장이 있고 피가 돌고 있을 텐데 어떻게 그런 소릴 '당신들' 입에 담나.
언제부터 너희가 부자에게 가는 혜택에 목놓아 반대하고 '더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왔나.
어떻게 인간의 입이 그렇게까지 더러울 수 있나.
그 입도 밥을 먹는 입인가.

일부 아이들 급식비가 밀리면 결과적으로 전체 급식 운영비가 줄어서 갈비탕 나갈 게 콩나물국 나가게 되어 결국 아이들 모두가 손해라며 영양사 교사가 한숨을 쉬었다. 기껏해야 6학년일 아이들이 무상급식을 하면 부모님한테 부담도 덜 되어 좋겠다며 웃는다. 부끄럽고 분해서 잠을 설쳤다. 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결국 믿을 만한 단체에 결식 아동 돕는 기부를 알려달라고 문의를 넣고 있자니 눈물이 솟는다. 

나는 죄책감 때문에 기부를 하고 싶지 않다.
나는 국가를 대신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 않다.
나는 화가 나서 누군가를 돕고 싶지 않다.
나는 앞으로도, 착한 일을 하고 뿌듯해하는 속물로 살고 싶다.

밥 먹는 일의 존엄함도, '제도'란 무엇인지도, '국가' '세금'이 무슨 뜻인지도
저 더러운 입을 가진 인간들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일 것 같다.
그들이 알아듣기 쉽게 말하자면, 부잣집 애들이 혜택을 받아도 괜찮으니까 애들 밥 좀 먹이자.
차라리 돈이 없어 그러니 특별 세금을 걷겠다고 하면 그래, 내겠다.
내 돈으로 부잣집 애들 밥 먹여도 괜찮다.
다 똑같은 애들이고 똑같은 입이다.
부잣집 애들 먹는 밥은 아깝고, 가난한 집 애들 먹는 밥은 소중하다고 생각 안 한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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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7-29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컥, 파르르르, 불끈이에요..ㅜ.ㅜ

네꼬 2009-07-30 08:57   좋아요 0 | URL
방송 보면서 눈물이 터지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래서 '빡 돈다'는 말이 있나봐요.

도넛공주 2009-07-2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아니 그래서 어찌된거랍니까?주기로 했답니까 말기로 했답니까? 이것들을 그냥.............

네꼬 2009-07-30 08:58   좋아요 0 | URL
예산안을 일차로는 50% 삭감, 이차로는 100% 삭감했대요. 무산된 거죠. 교육감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하는데 저들도 만만치 않아요.

다락방 2009-07-29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추천 말고는 할말이 없어요, 정말!! ㅜㅜ

네꼬 2009-07-30 08:59   좋아요 0 | URL
아아, 다락님아. 우리는 정말 '밥'의 소중함을 정말 정말 알잖아요. ㅠㅠ

paviana 2009-07-3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먹으면 눈치 보인다니....정말 얼굴을 들수가 없네요.

네꼬 2009-07-30 09:00   좋아요 0 | URL
'애들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눈치 보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아이들 중에는 꿈이 요리사인 애도 있었어요. 잘 배워서, 배고픈 아이들한테 밥을 나눠주고 싶대요. 세상에.

웽스북스 2009-07-30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너무 속상해요. 흑.

네꼬 2009-07-30 09:01   좋아요 0 | URL
이럴 땐 일단 서로 안고 울어야 돼. 너무 속상해요. 정말 너무 속상해.

무해한모리군 2009-07-30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새끼들 입에 제대로된 밥 한술 떠먹이겠다데도 이래저래 말 많은 저 주둥이들..
제가 이래서 욕을 끊을수가 없다니까요..

네꼬 2009-07-30 09:02   좋아요 0 | URL
김상곤 교육감과 일하는 분 인터뷰를 보니 '다른 건 다 깎아도 된다. 다 못하게 해도 된다. 애들 밥 주는 일만은 통과시키자'고 그렇게 애를 썼대요. 방송 보면서는 기가 차서 욕도 안 나오더라고요.

치니 2009-07-3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화요일 PD수첩 하는 줄 알았는데도 이상하게 티비 켜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더니만, 이런 주제였어서 그랬나봐요. 그날 봤으면 어땠을까, 지금 이 글을 읽는데도 심장이 막 쿵쾅거리는데, 그런데 이렇게 눈 닫고 귀 막는 저 같은 사람 때문에 자꾸 더 힘들어지는거겠죠.
네꼬님 덕분에 자세히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네꼬 2009-07-30 10:36   좋아요 0 | URL
저도 무척 피곤한 날이었는데, 게다가 이 리포트 전에는 미디어법 날치기 한 국회의 전자투표 리포트였는데... 맘 단단히 먹고 보았어요. 사실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장면들의 연속이더라고요. 누구 말대로,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 약이 올라 건강이 악화되고, 안 보면 방치하는 셈이 되니 매일매일 갈등입니다. 에서 뭔가 다른 걸 보고 싶어요. 뭔가 다른 걸.

Arch 2009-07-30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네꼬 2009-07-30 10:36   좋아요 0 | URL
Arch님, 느는 게 정말 한숨과 욕 뿐인 것 같아요.

Mephistopheles 2009-07-30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흥분을 넘어서 분노에 찬 울분이 섞인 페이퍼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작년인가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국가 보조금으로 도시락 지급되는 내용 때문에 불을 뿜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도시락이 쓰레기였었죠. 관활구청에선 예산이 적어 어쩔 수 없다..지만 같은 가격에 한솥 도시락같은 곳에선 가격대비 성능 뛰어난 도시락이 분명 존재하는데 무사안일하고 중간에서 그 돈마저 빼먹는 공직자들의 부정부폐로 일어난 사단이었죠.

제가 사는 동네 생태탕 끝내주는 집도 특선으로 물메기탕이 나오는데 가격이 제법 쎕니다 1인분 만원이 넘어가니까요. 근데 그 물메기가 점심시간에 바로 동이 난답니다. 인근 구청 공무원들이 싹쓸이 한다지요. 아이러니 하죠. 세금을 내는 사람들은 아이들 급식으로 돈이 매일 빠져나가는데 그 돈으로 월급을 받는 인간들은 한 끼 만원이 넘는 식사를 호기롭게 지불하니까요.

네꼬 2009-07-31 09:47   좋아요 0 | URL
며칠 전에는, '꿈나무 카드'라는 결식 아동들 식사 카드의 문제가 제기 되었지요. 현실적으로 그 카드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분식, 샌드위치, 우유 정도라고요. 그냥 한 끼 때우라는 식,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은 고사하고 영양을 생각한 음식도 먹을 수 없게 하는 나쁜 행정. 방학을 했으니 그 아이들은 그게 거의 유일한 식사일 텐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억장이 무너집니다.

아이들 점심 급식비는 한 끼에 1700원 정도 된대요. 한 달 급식비는 일인당 35000원 쯤 되고요. 그 공무원들 서넛이 몰려가 먹는 식사 한 끼가 아이들 한 달 급식비네요. 세상에 어디부터 손을 대야 될까요.

조선인 2009-07-30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이 하늘이고, 백성이 하늘인데, 그걸 왜들 모를까요. 정말이지 아가리를 찢어죽일...

네꼬 2009-07-31 09:56   좋아요 0 | URL
없던 분노를 만들어요. 없던 적개심을 만들어요. 안 하던 욕을 하게 하고요. 밥 먹다 말고도 씻다 말고도 저치들이 했던 말이 자꾸만 생각나요.

세실 2009-08-02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치가 보일수도 있겠군요. 에휴 속상해라.....
엉뚱한 이야기지만 그 가난이 우리들 책임일텐데 말입니다. 게으르고 무능해서가 아니라 무책임한 부모들 땜에 가난이 늘어나는거 같아요.(이혼후 아이를 할머니가 키우는 경우가 점점 늘어가는 듯. ㅠㅠ)

네꼬 2009-08-05 17:07   좋아요 0 | URL
자꾸만 울 일이 생겨요. '배고픈 아이들'이란 말은 언제쯤 옛날 말이 될까요.

2009-08-02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5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4-05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거 꾹 추천!...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저러면 안되는거예요!!! 경기도에 호화청사까정 지어요....미쳤어 정말~ㅠㅠ.
 

세상에는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잘 하기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데서 기쁨을 얻고, 실제로 '건강한' 사회를 위해 요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에 비해 내가 이따금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이유는 단순하다. 1) 좋아하는 음식을 양껏 먹기 위해서. 2) 각별히 좋아하는 재료를 듬뿍 넣어 (역시 양껏) 먹기 위해서. 끝.   

예를 들어 (나는 이런 예 들기가 진짜로 너무 정말 굉장히 좋다) 샤브샤브는 식당에서 먹을 때마다 고기가 너무 적었고, 고기를 건져 먹을 때마다 일행의 눈치를 봐야 했으며, 고기를 추가주문 하려면 누군가의 '칼국수도 먹어야 되는데 많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들어야 했다(참고로 내 머릿속의 샤브샤브에는 칼국수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동네 정육점에서 샤브샤브 고기를 사다가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먹는 순간, 이제 다시는 식당에서 그 값에 샤브샤브를 먹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건 전체 양과 부분 재료 양을 모두 만족시킨 경우다. 그밖에 음, 꽁치를 실컷 먹기 위해 김치찌개를 내 식대로 끓인다거나 양파 반 고기 반인 닭볶음(꿈의 요리죠)을 위해 앞치마를 두른다거나 하는 식. 이렇다 보니 척 보기에도 만들기가 어렵겠다거나 한두 번 시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면 별로 주저하지 않고 결론을 내린다. "이건 사서 먹자." 이 리스트에는 잡채 만두 동그랑땡 등이 있는데, 오늘 여기에 메뉴가 하나 추가 됐다. 바로 고로케다. '크로켓'으로 대체될 수 없는 바로 그 고로케.  

껍질 벗긴 감자를 삶고 으깨고 양파와 멸치를 볶고(양파와 가루 멸치가 듬뿍 들어간 고로케를 만들자는 것이 오늘의 목표였어요) 온 부엌을 밀가루 천지를 만들면서 마음을 다하고 성의를 다하고 나중에는 거의 애원하는 심정으로 요리에 임했으나 결과는 대실패. 결과물에 대해 자세히 언술하려니 가슴이 미어진다. 그런데 맛있는 고로케는 어디서 사 먹어야 되나? 양파와 멸치는 아니더라도, 어린시절 시장통 도나스 가게에서 아저씨가 튀겨 내주던 뜨겁고 느끼하고 고소한 고로케(천 원에 몇 개 이렇게 팔았지요)는 아니더라도 괜찮다. 프랜차이즈 빵집의 낱개 비닐 포장된 '크로켓'은 먹을 수 없다. 어쩌면 오늘의 충격으로 고로케와 영영 작별할지도. 맛있는 고로케 가게를 알고 계신 시민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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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07-0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하 네꼬님 당근 안먹어요? 흥. 저 파 안먹는다고 그렇게 놀리시더니 당근을 안먹어요? 흐흐흐흐흐 아 놀리고 싶은 마음 한가득.....이지만 슬프게도 당근은 저도 안먹어요 ㅎ

네꼬 2009-07-06 00:21   좋아요 0 | URL
하하하;; 아아.. 그, 그랬죠, 제가. 하하.. 맞아요, 제가 웬디님 파 안 먹는다고 하하.. 맞아요, 그랬죠;; (심지어 문자까지 보내지 않았던가? 이런 날이 올 줄 모르고.) 땀을 한 바가지 흘렸는데 뒤늦게 당근을 안 드신단 고백을!!! 동지! 덥석 ㅎㅎ 아, 뭐, 전 당근을 전혀 안 먹는 건 아니고, 뭐, 안 먹을 수 있으면 안 먹겠다는 거 정도... (뭐냐)

-
얼떨결에 답글 달고 생각해보니, 아니 웬디양님아, 핵심을 파악해야지! 핵심이 당근이 아니잖아요! (화끈)

바람돌이 2009-07-0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때문에 심장상한 사람 여기도 있어요. ㅠ.ㅠ
어제 저의 야심찬 닭볶음, 오늘 저의 야심찬 콩,호두, 잣조림... 재료값 장난 아니었고 제가 보기에 전혀 실패작 아닌 훌륭한 요리였음에도 우리집 식구 누구도 좋아하지 않아 맘에 상척 팍팍... 제가 다 먹었어요. ㅠ.ㅠ
고로케는 어디서 맛난거 파는지는 저는 모르므로 통과입니다. ㅠ.ㅠ

네꼬 2009-07-06 00:12   좋아요 0 | URL
하하 바람돌이님, 그러셨어요? '제가 보기에 전혀 실패작 아닌 훌륭한 요리'라는 대목이 심금을 울립니다. 하하하 근데 왜 웃죠? 저는 닭볶음할 때 콩 호두 잣 이런 거 하나도 안 넣었어요. 양념장(고추장 마늘듬뿍 고춧가루 간장 고추 매화수)에다 닭과 아주 커다란 양파! 저도 거의 제가 다 먹었어요. 하하.
고로케 가게 패스하지 마세요, 울어도 소용없음. 전 어떡하라구요ㅠㅠ

이매지 2009-07-0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동 가츠라의 고로케가 제입에는 괜찮았는데
네코님께도 맞을지 모르겠네요^^;;
근데 가격이 좀 비싸긴 해요-_-

비쥬얼(?) 참고하세요~
http://totheno1.egloos.com/1605788

네꼬 2009-07-06 00:14   좋아요 0 | URL
아아. 비쥬얼 보고 기절 @_@ 먹어봐야겠어요. 이매지님 고맙습니다. 아아 페이퍼 올린 보람이 있군요! (댓글 추천!)

하이드 2009-07-0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대의 공간이라는 술집의 모둠 고로케 안주 짱짱!

네꼬 2009-07-06 00:16   좋아요 0 | URL
오, '홍대 공간 고로케'로 검색해봤어요. 이매지님 추천 고로케보다 조금 비싸지만, 사케랑 먹으면 좋겠군요! @_@ 고맙습니다~

순오기 2009-07-06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나도 고로케는 안 만들어봤어요. 그럼 다른 건 다 해봤다는 말이냐? ㅋㅋ
오늘 잔치국수 했는데 우리 애인이 두 그릇이나 먹었다는~
고로케 비주얼 저도 보러 갈래요~~~ 다음에 네꼬님 만나면 우리 같이 먹으러 갈까요.^^

네꼬 2009-07-06 09:26   좋아요 0 | URL
저 비주얼 보셨어요? 무지 맛있게 생겼는데. 잔치국수도 좋지요. 음, 그러고 보니 페이퍼도 댓글도 또 음식 이야기로... :) 네네 다음에 먹으러 가요. ^^

프레이야 2009-07-06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예 만들어볼 생각도 안 해본 사람요! ㅎㅎ
심장 안 상하려고 안 할까요?^^

네꼬 2009-07-06 09:26   좋아요 0 | URL
하하. 제가 맛있는 집 발견하면 꼭 신고할게요. 아아 그럼 부산을 가야 되는 건가!

무스탕 2009-07-0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밥을 먹으면서 김치찌개를 먹는데 뭔가 이상한거에요. 가만히 보니 참치를 안넣었더라구요. 몇 끼째 먹었는데 그걸 마지막 먹을때 눈치채다니.. -_-
허구헌날 하는 음식도 실패를 하는데 고로케 실패정도는 암것도 아니죠 :)

네꼬 2009-07-06 09:28   좋아요 0 | URL
세상에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요? *_* 김치찌개는 참치든 꽁치든 돼지고기든 뭔가가 들어가야 비로소 김치찌개가 된다구요. 무스탕님, 너무해. (울면서 뛰쳐나간다.)

네, 평소에 겨우 밥이나 해 먹는 제가 고로케가 가당키나.. 훌쩍. 맛있는 고로케 가게나 찾아볼래요.

무해한모리군 2009-07-0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로케!! 대단~
네꼬님 어묵은 만들어 봤는데 쉽더라구요.
함해보세요 ^^
아 일본에서 먹었던 금상고로케가 그립군요 --;;

네꼬 2009-07-06 09:29   좋아요 0 | URL
'나물이' 책만 보면 사실 음식점도 차릴 수 있을 것 같잖아요. 그래서 시도해봤죠. 아침에 생각해보니 그럴 게 아니라 재시도를 할까, 음, 진짜 요리사들도 맘에 드는 레시피를 발견할 때까지 시행착오가 있게 마련이라니까.. 음, 이러다 나는 고로케 전문 요리사가 되는 거....? 여기까지만 할게요.

어묵이라니! 레시피를 알려주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7-06 11:35   좋아요 0 | URL
나물이네 사이트에서 생존전략에 어묵을 쳐보세요~~
이건 정말 쉬운듯 ^^

네꼬 2009-07-07 15:52   좋아요 0 | URL
그렇게 웃음을 머금고 추천하시니, 저도 도전해보겠...어요?

마늘빵 2009-07-06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쿠, 네꼬님에겐 또치님이 있잖아욧!

네꼬 2009-07-06 09:30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 또치님을 먹을 순 없잖아요. (응? 이건 아닌가?)

보석 2009-07-0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로케라니;; 그런 고난이도의 음식은 도전도 안 합니다!
근데 샤브샤브는 집에서 해 먹는 게 훨씬 싸고 양도 많고 맛있죠.^^

네꼬 2009-07-07 15:54   좋아요 0 | URL
보석님, '도전'이라면 샥스핀도 할 수 있는 거죠, 뭐. =_=
샤브샤브는 정말정말정말정말 집에서 해 먹을 만한 음식인 것 같아요.
어휴 그때 우린 다섯이서 십오인 분도 넘게 먹은 것 같아요.

또치 2009-07-0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회사 근처 '길모퉁이 칠리차차'의 고로케 끝내줌 >.<
단호박 고로케, 옥수수 고로케, 감자 고로케 3종이 있어용!

또치 2009-07-06 10:06   좋아요 0 | URL
아, 그리고 난 기름 처리가 난감해서 집에선 튀김 잘 안함 ^^

치니 2009-07-06 11:14   좋아요 0 | URL
앗, 저도 여기 추천할려구 그랬는데! 저희 집은 이 집에서 딱 3분 거리.
크크크 부러우시죵? 네꼬님.
그렇다면, 또치님 회사는 저희집에서 약 5분 거리겠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7-06 11:36   좋아요 0 | URL
메모메모 맛나것다 ^^

네꼬 2009-07-07 15:56   좋아요 0 | URL
또치님, 사오셈. ㅎㅎ 네, 튀김은 참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맛있는 걸 어떡해요. ㅠㅠ

치니님. 네네네 부럽습니다 네네네 (거의 화를 내는 수준) 흥, 그래서 또치님이랑 둘이서 드시겠단 건가요, 설마? (그러기만 그래 보세요.)

FTA반대휘모리님, 저 페이퍼 올리기 잘한 것 같아요. 흐흣.

토토랑 2009-07-0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츠라.. 고로케도 괜찮고.. 고기감자도 맛있어요..
가지조림도~~ 요리들이 쪼금 쪼금씩이라
사케 차갑게 달라고 해서, 차가운 사케랑 >.< 따스한 고로케랑 아우 맛나겠다

네꼬 2009-07-07 15:57   좋아요 0 | URL
오오오 가츠라에 두 표. 고기감자라니, 이름만 들어도 눈이 ♡_♡ 이렇게 되는군요. 심지어 가지 조림. (어이쿠.) 게다가 사케! (난 몰라) 다들 모여서 같이 갈까요?

쟈니 2009-07-06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두 학교앞 감자고로게 무지 좋아했는데. 저는 홍대 근처의 튀김집에서 고로게를 먹은기억이 나요. 홍대 정문에서 극동방송국 쪽으로 가는 방향에 튀김집이 있었는데, 거기 이름이가물가물. 제가 같이갔던 친구한테 물어볼께요.
(참고로 저는 모든 국물의 맛을 똑같이 내는 재주가 있다고... 친구들이 그래요T T)

네꼬 2009-07-07 15:59   좋아요 0 | URL
자자 그런 정보를 공유하고자 쓴 페이펍니다. 학교앞 고로케 가게 약도 플리즈. 그리고 쟈니님, 홍대 정문에서 극동 방송국까지 제가 샅샅이 조사도 해보게지만, 이름도 꼭 알아오세요. (이젠 막 내몬다.) 근데 모든 국물 맛 똑같이 내면... 좋은 거 아녜요? 남의 집 맛있는 거랑 똑같이 내면 되잖아요. (써놓고 보니 어째 이상.) 하여간 문제는 '친구들이' 그런다는 거. 나는 괜찮은데.. ㅠㅠ

BRINY 2009-07-0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로케는 프랜차이즈 빵집이 아니라, 동네 빵집 게 맛난 게 사실이더라구요. 동네에 개인이 하는 빵집을 개척해 보심이 어떨까요?

네꼬 2009-07-07 15:59   좋아요 0 | URL
옳소! 세상에는 이래서 동네 빵집이 필요하다구요. 돌려달라, 동네 빵집!

Mephistopheles 2009-07-0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동네 길거리에 리어카 아저씨가 튀겨주는 터프한 고로케도 가격대 성능비 좋아용~~
(우리동네가 어디있는지는 비밀~~)

네꼬 2009-07-07 15:59   좋아요 0 | URL
어휴 메피님, 제일 중요한 얘길 안 해주시면 어떡해요? =3=3=3 (이건 메피님 잡으러 달려가는 모양)

2009-07-07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9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초롬너구리 2009-07-0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아는 건 강남신세계지하에...쿨럭.

네꼬 2009-07-09 17:46   좋아요 0 | URL
곳곳의 고로케 은신처들이 드러나고 있군요. 어쩐지 너구리님이 물어다 주신 정보는 의미가 남다른 듯. ㅎㅎ

쟈니 2009-07-08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짜잔, 찾았습니다.

홍대에서 극동방송국 가기 바로 전 10미터 전에 천하라는 곳이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이 감상평이 있네요
http://blog.naver.com/peace326?Redirect=Log&logNo=120069372586
http://blog.naver.com/odoldodol96?Redirect=Log&logNo=52565472 )

전화 : 02-325-9642 | 주소 : 서울 마포구 상수동 86-35
그리고 메뉴판에서의 지도
http://www.menupan.com/Restaurant/Onepage.asp?acode=J103075

(글구, 저는 콩나물국을 끓이든 감자국을 끓이든 다 밍숭 맹숭하게 맛이 없게 끓여서 친구들이 제가 만든 국물맛이 없대요 T T)

네꼬 2009-07-09 17:49   좋아요 0 | URL
아아 어질 어질 @_@ 고로케 사진만 봐도 배고파 현기증이 날 판에, 너무 많은 것을...(쓰러짐.)

쟈니님! 친절한 쟈니님! 다정하신 쟈니님! 섬세한 쟈니님! 자상한 쟈니님!
고로케를 먹고 싶은 고양이를 위해 이렇게 친절을 베풀어주시는데
까짓 국물 맛이 뭐 중요하겠습니까! (세상엔 '엄마는 @선생'도 있고, 다시다도 있고 미원도 있어요. 우리 용기를 잃지 말아요!)

도넛공주 2009-07-09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전 좀 이해가 안가는데요...(또 시비다)
동네빵집과 시장통에서 파는 '고로케'는 빵안에 야채등등을 넣어서 튀기는 거고
(빵에 대해 예민한 도넛공주),
네꼬님이 만들고자 시도하셨던건 빵없이 감자 등등을 뭉쳐서 튀기는 그것 아닌가요?
그리워하시는것이 전자라면 제가 100개라도 만들어드릴 수 있습니다만.

네꼬 2009-07-09 17:51   좋아요 0 | URL
어? 진짜 그러네. 그렇긴 하네요.

그런데 제가 시도한 건 감자를 감자랑 양파랑 멸치를 으깨 튀긴 게 맞았고요,
기왕에 사 먹는다면, 이걸 아주 잘 만든 거 아니면
빵 안에 감자 등을 넣어 튀긴 옛날식 고로케라는 거예요.
그리고 공주님이 100개를 만드신다면 장르 불문하고 맛있게 먹을게요. ㅎㅎㅎ
 

나는 원래 꿈을 아주 많이 꾼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실제 생활의 연장선에서. 그래서 꿈 속에서 평소에 먹고 싶었던 걸 먹기도 하고, 여행도 간다. 까맣게 잊고 있던 약속이 꿈에서 생각 난 덕에 난처한 상황을 피한 적도 있다. 이렇다 보니 부끄럽게도 어떨 땐 아침에 일어나서 그게 꿈 속의 일이었는지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헷갈릴 때도 많다. 부끄럽지만 이 나이에도 그렇다. 그런 게 너무 피곤해서 한약을 지어 먹은 적도 있다.  

재밌는 일도 많지만(사실 먹고 싶은 걸 꿈에서 먹는 건 참 흥미롭고 경제적인 일이다)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중 제일 힘든 건, 실연 뒤에 헤어진 애인을 꿈에서 만날 때다. 언젠가는 매정하게 날 버리고 간 남자가 꿈에 나타나 가만히 내 볼을 만졌는데, 울면서 깨서는 일어나 앉아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꿈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날 찾아온다는 게 참 난감하다.  

지난밤, 꿈 속에서 나는 TV 뉴스를 보고 있었다. 노짱이 비밀리에 가망없는 치료를 받다가 극적으로 깨어나 건강을 어느정도 회복했다는 속보가 나왔다. TV에 비친 그의 얼굴은 조금 수척했고 상처도 나 있었지만 말도 하고 걷기도 하고 심지어 카메라를 향해 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멋쩍게 웃었다. 봉화마을 그의 집 대문 앞이었다. 그의 죽음에 슬퍼하던 그 많은 사람들이 머쓱해했다. 앵커도 그런 눈치였다. 나도 물론 그랬다. 어휴, 슬퍼하던 사람들은 참 이거, 잘 된 일이긴 한데 그것 참, 서로 얼굴 보기 무안하게 됐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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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9-06-24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창구지요.
네꼬님, 토닥토닥.

네꼬 2009-06-25 00:04   좋아요 0 | URL
늦은 밤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어요.
오늘 밤은 별 꿈 안 꾸면 좋겠어요. 보석님, 안녕히 주무세요.

프레이야 2009-06-24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새 꿈을 안 꿔요.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닌건가요? ㅎㅎ
노짱이 나왔군요... 꾸욱!

네꼬 2009-06-25 00:05   좋아요 0 | URL
저도 꿈 좀 안 꾸고 맘 편히 자고 깨면 좋겠어요.
제가 은근 예민한 것 같아요;;;

2009-06-24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5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6-2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최근에 꾸었던 노짱 꿈들은 다 서글픈 것들이었어요. 네꼬님 꿈 이야기에 눈물이 나요. 우리 모두 토닥토닥이에요...

네꼬 2009-06-25 00:0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따금 꾸긴 했지만 어제 꿈은 참 진짜 같았어요. 깨어서는 얼마나 마음이 황량했는지 몰라요. 이렇게 함께 울어줄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25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엔 극과 극이 있나봐요..
전 잠을 너무 깊게 자서 거의 거의 꿈을 안꿔요..
도닥도닥

네꼬 2009-06-25 00:10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깊은 잠이 늘 평안하시길 빌어요. 우리 잘 자고 잘 지내기로 합시다. 이 주책맞은 꿈 일기에 도닥여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순오기 2009-06-25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의 꿈이 현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ㅜㅜ
오늘 똑똑한 고양이라는 책을 보면서 네꼬님을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람이 생각하는 '똑똑한 고양이'와 냥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어요.^^
사진 리뷰로 올려볼게요.

네꼬 2009-07-05 22:1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제가 답이 너무 늦었지요. 죄송합니다. ;;
그 먼 댓글도 지금 곧 보러 갈게요. (똑똑의 반대라서 제가 생각나신 건 아니지요? 땀 뻘뻘)

도넛공주 2009-06-2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물난다.........

네꼬 2009-07-05 22:12   좋아요 0 | URL
공주님, 그나저나 그 일은...? 잘하고 있죠?

쟈니 2009-06-29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저두 눈물납니다... 시간이 지나도 보고싶은 맘이 가시질 않네요..

네꼬 2009-07-05 22:13   좋아요 0 | URL
이쯤 되면 잠잠해질 만도 한데. 지금도 양치질하다 말도 문득, 길 걷다 문득 그렇게 떠올라요. 앞으로도 참.. .
 

다시 말하기도 새삼스러운 사실이지만 나는 남달리 끈기가 없다. 두 권 이상으로 이어지는 소설을 읽은 것은 손으로 꼽을 수 있고(사실은 딱 두 번), 열심히 챙겨 본다 하더라도 드라마를 마지막 회까지 본 것도 꼽을 정도다(아마 두세 번?). 하지만 나도 사람이라 새로운 이야기에는 언제나 끌린다. 그런 이유로 나는 소설의 첫 문장과 드라마의 첫 회를 아주 좋아한다. 이 이야기를 앞으로 얼만큼 좋아할지는 대체로 여기서 판가름 난다.  

무얼 읽어야 할지 무얼 써야 될지 몰라 거실만 서성대던 얼마 전 주말, 케이블 티비에서 '선덕여왕'의 한 장면을 보았다. 그게 하필 인구에 회자되는 (얼굴에 피가 튄) 고현정 씨의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씬. 나는 그만 깜짝 놀라서, 하나티비로 이 드라마의 1,2회를 연달아 보았다. 진흥대제(이순재 분)가 미실(고현정 분)을 아끼고, 그런데 자신이 죽을 때는 미실에게 암살자를 보내고, 그런데 그 암살자가 사실은 미실의 정부이고, 미실은 왕의 유서를 조작하고, 이어 황후 자리를 노리고 낳은 아이를 "미안하다 아가야, 나는 이제 니가 필요 없다" 하고 차갑게 버리고, 왕이 바뀌고 또 바뀌고, 미실은 황후를 죽이려 하고, 황후는 기어이 살아 돌아오고, 국선 문노(꺅! 정호빈 분)는 머리 아프게 멋있고, 문노는 싸움도 잘 하고, 문노는 계속 멋있고, 왕은 두 아이와 아내와 자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딸 하나를 궁 밖으로 버리고, 미실은 눈 앞에서 놓친 물증 때문에 쌍둥이 사건은 심증으로만 묻어둔 채 짜증이 나고, 하여간 숨 돌릴 틈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에 단박에 매료되었다. 물론 때로 논리적이지 않은 장면 연결도 있고, "어출쌍생이면 성골남진이라"와 "북두의 별이 여덟이 되는 날..." 과 같은 요상한 말은 살짝 신경질이 날 만큼 자주 나왔지만(진짜예요;;; ), 그런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이 얼마만에 보는 박력 넘치는 서두란 말이냐.  

 


사진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공익을 위해 승호군(김춘추 역)의 제작발표회 사진을;;;




이 드라마의 미덕은 여러 가지가 있겠다. 고현정 씨의 연기는 '잘 돌아왔어요, 우리에게!' 하고 안아주고 싶을 정도고, 여인들의 옷은 한결같이 아름답다. '어미' 또는 '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부자(父子)가 모여 공모하는 장면이라든가, 덕만(어린 선덕여왕)이가 '아빠는 필요없고 하여튼 엄마는 내가 지킨다'고 다짐하는 장면처럼 그간 사극 속의 체증을 날려주는 장면도 좋다. 덕만이가 엄마(라고 믿는 양엄마)를 잃은 날, 덕만이의 쌍둥이 언니 천명공주 역시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같은 시각 울고 있는 설정도, 꿈과 현실을 절묘하게 연결하는 편집도, '사막에선 눈물을 아껴야 한다'는 말이 '사막에선 눈물이 빨리 마른다'는 말로 발전(!)해가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사막에서의 고된 유년기를 끝낸 덕만이가 신라에 돌아온 이유가 '아버지를 찾아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라는 것이다. 세상에 무슨 드라마를 이렇게 잘 쓴담!   

*

진흥대제가 "전쟁은 용감한 신하가 있으면 되고, 결정은 현명한 신하가 하면 되고, 왕은 사람을 잘 두면 된다"(정확한 인용은 아니에요)고 할 때, 덕만이가 중국의 제후에게 "백성의 말을 들을 시간이 없는 자는 황제가 될 시간도 없다"고 일갈할 때, 특히 미실이 정적을 죽인 다음 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족을 꼭 끌어안고 협박할 때, 생각했다, 참 지독한 반복이구나. 오늘 방송분 현재 '선덕여왕'의 주요인물들은 열다섯 안팎의 나이로 십대를 보내고 있었다. 숲 속에서 수련을 한다, 사막을 건넌다, 절벽을 오른다, 화살을 맞는다, 실종된다, 돌아온다, 하면서 나쁜 놈들에 맞서 신라를 구하겠다고 죽도록 고생하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애들에게 못할 짓 시킨다. 예고편을 보니 이젠 시골 출신의 어린 김유신이 천명공주를 따라 서라벌에 입성해 '서울 귀족' 화랑들의 텃세에 부딪히기까지 할 모양이다. 김유신의 무리에는 화랑으로 분한 덕만이도 있다. 이렇다 보니 앞으로 내가 과연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를 배겨낼 수 있을지, 마지막회까지 울지 않고 잘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얘들아, 부디 잘 자라라. 드라마 안에서라도, 아무도 아프지 말고 죽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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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6-16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지요? 속도감이 있어서 더 몰입이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네꼬님, 저는 요새 '자명고'에 꽂혔어요. 시청률이 안습인지라 보고 있다는 사람을 아직 아무도 못 만났지만, 주연 배우들이 좀 약한 감도 있지만, 드라마가 개연성을 아주 잘 살렸어요. 고대 배경의 사극이라고 해서 무리한 설정 넣지 않고 논리적으로, 인과관계가 맞아 떨어지도록 딱딱 배분을 했는데 감탄을 하고 있답니다. 또 제가 너무 좋아했던 서울 1945의 정성희 작가 대본이기도 하구요.^^
시청률 때문에 조기종영 할까 봐 조마조마해요.
아, 그런데 이 밤중에 읽으면서 기분 좋은 페이퍼가 연달아 있었어요. 쥬드님, 다락방님, 네꼬님 만세!

네꼬 2009-06-16 12: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속도감. 아주 휙휙 지나가지요. '자명고'가 있었군요! 저는 정려원이 연기가 어쩐지 조마조마해서 그 드라마는 볼 생각을 안 하고 있었네요. "서울 1945"가 썩 괜찮았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들었어요. 시청자가 조기종영 때문에 조마조마해야 하는 세상이라니! 끙.

아 저도 간밤에 주드님 다락님 페이퍼 읽느라고 늦게 잤어요. ㅎㅎ 허긴, 댓글 단 시각을 보니 마노아님도... 안 졸려요?

프레이야 2009-06-16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끈기라면 자신 없어요.
이 드라마 안 봤는데 보고 싶어져요.
승호군이 김춘추로 나와요?

네꼬 2009-06-16 12:56   좋아요 0 | URL
승호군이 승호군이 승호군이 김춘추로 나온다고 해요. 아마 초반엔 좀 까칠(?)한 캐릭터인 것 같은데, 기대가 큽니다. 프레이야님, 같이 보고 수다 떨어요. (^^)

다락방 2009-06-16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는 네꼬님의 이런 문장들이 좋아요. '문노는 계속 멋있고' --> 이런 문장 말예요.
게다가 '아무도 아프지 말고 죽지도 말고' 는 또 어떻구!!

네꼬님.
전 네꼬님이 정말로 좋아요! 주먹을 꼭 쥐고 두 눈 부릅뜨고 얘기하는거에요. 진짜 좋아요!!

네꼬 2009-06-16 12:58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런 건 사실 다락님의 전용문장이죠. 뭐랄까, 진심이 뚝뚝 묻어다는 문장이랄까? 다락님이 이렇게 힘주어 얘기하지 않아도 나 좋아하는 줄 아니까 자자 주먹 풀고 눈 풀고.. (흥, 언제는 브론테님이 좋다며! 어제 다 봤다구!- 화르르 질투 화신 네꼬)

조선인 2009-06-1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공익이에요. 부릅

네꼬 2009-06-16 12:58   좋아요 0 | URL
부릅 2
아.. 아무리 찾아봐도 마땅한 사진이... 그냥 우리 좋기라도 하자고... ㅎㅎ (뭔지 아시죠?)

무스탕 2009-06-1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호군은 커갈수록 누님들의 기대치에 어긋남이 없네요.. ☆.☆
아직 김춘추가 등장하지 않았지요? 어제 김유신은 나오던데 곧 나오겠군요. 기대기대중..

네꼬 2009-06-16 13:00   좋아요 0 | URL
현재 스코어 김춘추는 얼마 전 태어난 아기입니다. (상반신 맨몸이 안쓰러운 성장기 김유신은 15세 쯤?) 일단 승호군이 등장할 때까지 재미나게 보고, 승호군이 나오면.... 또 재미나게 보고 그러면 되겠어요.

치니 2009-06-1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현정씨가 유리를 치면서 음악 비슷한 걸 만들 때가 제일 웃겼구요 ㅋㅋㅋ
사극을 원래 잘 안보는 편이라 띄엄띄엄 보긴 했지만, 속도감과 여성들에 대한 강한 묘사는 눈여겨 볼 만 했어요.

네꼬 2009-06-16 13:39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맞아요 그 장면은 뭐랄까 손발이 좀 간질간질했지요. 그래도 그나마 고현정씨가 했으니 그정도 아니었을까요? 사실 정부가 미실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도 어떻게 보면 민망하지만 고현정씨 포스로 화면을 장악하지 않았나 싶어요. 하여간 재미난 드라마.

노이에자이트 2009-06-1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승호가 여기에도 나오는군요.요즘 광고에서 이연희와 사오정같은 대답을 주고 받는 장면이 귀엽던데...

네꼬 2009-06-17 09:05   좋아요 0 | URL
아, 통신회사 광고를 말씀하시는군요. 전 그 시리즈(?)의 광고 중 한 편에서 승호가 춤을 얼마나 못 추는지.. 저쯤 되면 시키지 말아야지, 애를 그냥... 안타까웠어요. -_-;

2009-06-17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1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7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1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9-06-18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무지 졸렸는데, 야자감독과 야자 감독 사이의 귀중한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이었는데, 선덕여왕 하는 날인 줄 알고 10시 넘게 버티다가, 어라? 왜 안하지?한 거 아닙니까.

네꼬 2009-06-21 17:51   좋아요 0 | URL
BRINY님 안녕하세요? 하하 저도 그럴 때 되게 많아요. 약속도 안 잡고 막 부랴부랴 집에 와서 시간 딱 보고 앉았는데 기다리는 프로그램은 다른 날 하고... ㅎㅎ 선덕여왕의 경우는, '나의 월요병을 날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외우고 있어효. 하하. 동지 만나서 반가워요. 덥석!

쟈니 2009-06-20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선덕여왕때문에 월,화는 가능한 약속을 안잡습니다. 고현정씨는 MBC에서 계속 멋지게 나와줘서 정말 고마운 맘이 듭니다. 선덕여왕에는 어찌 이리 출연진들도 다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르륵 나오는지 ^^

네꼬 2009-06-21 17:54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렇죠 저도 그래요. 고현정씨는 반갑고 고맙고 그래요. (게다가 여전히 얼마나 예쁜지!) 아아 내일부터 이요원씨가 본격 등장할 텐데 어쩐지 제가 다 걱정이에요. 사실 여태 이요원씨의 연기를 주의깊게 본 적이 없어서 말이죠. 그리고 얼핏 예고편을 보니 어리고 여리고 귀엽던 김유신이 갑자기 너무 늙은 것 같....(엄태웅씨 미안).. 천명공주어 어쩐지 지금이 더... ㅠㅠ 그래도 우리 믿어보아요. 두근두근 내일이에요!

2009-06-22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4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4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4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4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