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뽑은 대통령이었다. 취임식에서 "(IMF 때문에) 우리 국민은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할 때 "고통을" 대목에서 목소리가 흔들렸다. 이 할아버지가 이제야 필생의 꿈을 이루었는데, 하필 이럴 때 나라를 맡았냐 하면서 나도 같이 울었다. TV에서 나라가 지금 어느 모양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조곤조곤 설명해주셔서 긴장되고 또 안심되었다. '각하'라 부르지 말고 '님'자만 붙여달라고 한 분이었다.
어려서부터 그분을 무척 존경했다. 지난번 영결식장에서 오열하던 모습은 그냥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 마지막 가실 때 그분이 갖고 계셨을 불안과 분노를 짐작해본다.
올해는 정말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