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송호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저녁 바다. 이번 여행에서는 해남이 짱먹었다. 이 장면을 볼 때부터 내 그럴 줄 알았다.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일찍 땅끝을 찍고 미황사를 찾아가는 길. 운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곤 길바닥에서 마르고 있는 나락뿐인 동네를 행여 누가 될까 살금살금 지났다. 시원하고 깨끗한 바람, 바닷가의 공기, 벼가 좋아하겠다 싶을 만큼만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 모든 것이 완벽했다. 도로와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빼면. 풍경이 완벽한 것만큼이나 부끄러운 마음이 자꾸 들었다. 어느 굽이를 돌든, 넓은 논과 낮은 집들이 나타났다. 층층이 단정하게 다듬어진 논들은 카스테라를 연상케했다. 익은 벼들이 가득한 들판과 그 끝의 집들을 보노라니, 이분들이 정말 부자구나. 이분들이 부자인 게 정상이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숙연해졌다. 그렇지, 쌀을 가진 분들이 진짜 부자이시지. 그저 겸손한 마음으로 한구석에서 벼를 사진기에 담았다.



살살 기어서 도착한 미황사. 아아, 미황사를 가보지 못하고 산 지난 세월이 원통해라.






'남쪽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가진 달마산도 아름답지만, 그 중턱에 꼭 알맞은 크기로 자리잡은 미황사는 두 눈으로 보면서도 현실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기품 있는 절이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절도, 절에서 올려다보는 산도, 절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도 두루 절경이다. 스님들과 불자들이 예불 드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행여 방해가 될까 살금살금 걸었지만 "와아.." 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은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오늘 한겨레신문을 보니 18일(토)-19일(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겨레 조현 종교전문기자와 함께 미황사 답사 코스가 기획되었던데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꼭 가 보고 오셔서 내가 뻥을 친 게 아님을 밝혀주시길 바란다. (참고로 나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야 하는 일정을 소화할 자신이 없어서 포기를.)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전주에 들러서 경기전 일대 한옥마을과 전동성당을 둘러보았다. 하이디 씨와 B 씨는 전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을 내내 아쉬워하면서 다음에 한국에 오면 꼭 이곳에서 1박 이상을 하겠노라 다짐했다. 동거녀왈, "이렇게 여행 마지막 코스에 떡밥을 던지는 것이 또치 여행사의 특징입니다. 다음에 또 또치 여행사를 이용해주시면 전주에서 1박하며 문화체험을 하실 기회를...."



전주한옥마을은 전통을 현대화하는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저 뒤에 보기 싫은 큰 건물은 (무슨 병원이라고 한 것 같은데...) 빼고. 골목골목 예쁜 담장은 지금도 그렇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더 정겨운 모습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내년이든 언제든, 다음 여행에서 또 만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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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0-04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미황사요? 휘둥글.
미황사를 처음 들어보는 무식한 세월이 원통해라 ㅠㅠ
입력해두겠어요 (그래서, 언제갈건데, 응?)

네꼬 2008-10-04 20:37   좋아요 0 | URL
저도 난생 처음 들어보았어요. 우리 넷 다 초행이었고요. 아 근데 정말로 끝내주더라고요. 집으로 돌아와서도 내내 미황사 찾아가던 길과 절의 절경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웬디양님, 우리 유람단 만들어요. ㅠㅠ

paviana 2008-10-04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황사는 첨이에요.그니까 여행사를 잘 골라야 되요.이제까지 헛다녔어요.
요근래에 간 절집중에서는 제일 좋았던 건 몇년전에 간 상원사였어요.투덜대면서 올라갔는데 풍광이 정말 좋았어요. 그 절이 좀 높은데 있거든요.

네꼬 2008-10-05 22:56   좋아요 0 | URL
여행사 하면 또치 여행사. 실비만 받아요. 게다가 밥도 해줘요. (혹시 비싸게 부르면 저한테 연락을...) 비록 손님을 좀 가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가 어떻게 해볼게요. (네꼬 씨 친구는 환영한다고 전해달랍니다. 하핫.) 상원사라니, 전 들어보지도 못했어요. 역시 절은 좀 올라가야 멋진 걸까요?

순오기 2008-10-05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남은 '고천암'이란 갈대숲을 제외하곤 제대로 가본 곳이 없어요.ㅜㅜ
전주 한옥마을은 언제나 가볼까요~ 부러워라!!

네꼬 2008-10-05 22:57   좋아요 0 | URL
전 고천암을 안 가본 걸요. 아아 해남에서만도 가볼 곳이 많아요. ㅠㅠ
전주 한옥마을은 순오기님 계신 곳에서 그리 멀지도 않으니 꼭 한번 가보세요. 하루 정도 보내는 것만으로도 아주 재미나실 듯.

2008-10-05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05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가 그랬더라? 화순 운주사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운주사 참 아스트랄하지." 그랬는데. 운주사는 입구부터 크고 작은 부처님과 다양한 패턴을 자랑하는 탑들이 서 있어 가히 "천불천탑"이 가능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등반 끝에 그 유명한 와불을 뵈었다.



감은 눈이 참 예쁜 부처님. 이 와불이 일어나시면 세상이 바뀐다지. 동거녀 왈, "네꼬 씨, 여기까지 와서 누군가를 벌해달라고 하면 벌 받을까?" 그 누군가가 MB라는 걸 잘 아는 나는, "속으로만 비는 건 괜찮지 않을까?"라고 답한 뒤 함께 와불 둘레를 돌며 그 누군가를....

 



넓은 운주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부처님들. 이 많은 불상들은 거북이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고, 거의 한 사람의 솜씨로 보이기 때문에 누군가 일생을 바쳤을 거라는 설도 있고, 이 운주사가 석공들의 연습장이었을 거라는 설도 있다고 한다. 괜찮다면 첫번째 설이 맞았으면 좋겠다. 바다에서 꽤 멀어서 거북이들이 고생은 좀 했겠지만, 상상만 해도 아름답다.

화순에서 강진으로 넘어가는 길, 내내 나를 흥분시킨 것은 나주평야에 우뚝 선 월출산이었다.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나주평야. 곡창지대란 이런 것이구나, 약간 소름이 끼치려고 하던 찰나에 나타난 월출산은 그 포스가 어찌나 강렬한지, 산에 대해서 아는 바 전혀 없는 나조차도 "야, 이건 정말 명산이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운전을 하느라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야 근데 정말 굉장하네, 굉장해. 응? 굉장했죠? 역시 굉장해. 야 난 또 저런 건 첨 봤네, 굉장하죠? 응. 정말 굉장해. 와, 정말이지, 굉장해 굉장해. 월출산을 옆에 두고 가면서 나눈 우리 넷의 대화는 이게 다였다.

다산초당은 생각보다 높은 데 있었다. 바닥이 얇은 운동화를 신은 나는 할 수 없이 좀 투덜거리면서 산을 올랐다. 그 길에는 소나무 뿌리들이 땅 위로 올라와 자연스럽게 계단을 만들어주었는데, 정호승 시인이 "뿌리의 길"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단다.


다산초당. 지붕 위 나뭇잎에 묻은 햇빛과 마루 앞 그늘을 비교해보면, 이곳이 꽤 깊은 숲속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길 그냥 한번 더 해보자면, 원래 다산초당은 말 그대로 초가였는데 후손들이 복원하면서 기와집으로 꾸몄다고 한다. 조만간 초가로 다시 고쳐 지을 예정이라고. 역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긴데 그냥 한번 해보자면, 내가 가는 곳엔 반드시 적용되는 법칙이 있다. "모기가 있다. 네꼬씨가 물린다." 나는 이 깊은 산속에서 추운 계절에 맞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모기들에게 무려 네 군데의 식사 포인트를 제공했다. '내가 청바지도 뚫는 전라도 모기인데 너 따위 티셔츠는 개콩으로 보인다' 하는 맹렬한 기세로 달려드는 모기 가족에게 등짝을 고스란히 헌납. ㅠㅠ

사진에는 없지만 초당 앞에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설명하시는 분의 말에 의하면 다산은 이 연못에서 뛰노는 물고기들만 보고도 그날의 날씨를 맞혔다 한다. 슈퍼컴도 못하는 일을....

 



멀리 구강포가 보이는 천일각. 이렇게 저렇게 찍어봤지만 이 정자에서 평원과 바다를 내려다보는 개운함을 사진으로 담기엔 원망스러운 나의 고양이발. 내가 다산이었다면 초당보단 여길 더 좋아했을 것 같다. 뒹굴뒹굴 책을 끼고 놀다가 먼 데를 보다가, 빗소리를 들으면서 낮잠도 자고 모기에게도 물리고... 공부는 언제..? 그래서 나는 다산이 못 된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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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0-04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일각에...반했어요 ㅜㅜ

엉엉 우리나라 왜이렇게 좋은나라인거에요....ㅜㅜ 아스트랄한 운주사도 마음에 들고...

네꼬 2008-10-04 20:39   좋아요 0 | URL
응 근데 다산초당 올라가려면 트래킹화 정도는 신어줘야 돼요. 난 캔버스화 신고 발바닥 아파서 조금 고생했어요. 그러게 우리나라에 볼 데 왤케 많아. ㅜㅜ 남도는 정말 4박 이상 일정으로 잡고 답사를 해야 할 듯해요. 나 아주 결심하고 왔음.

마노아 2008-10-04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의 풍경, 저 각도, 저 그림자까지 모두 완소예요! 지금도 충분히 문학소녀, 아니 문학고양이인 사랑스런 네꼬님!

네꼬 2008-10-04 20:39   좋아요 0 | URL
호홋 문학고양이라. (좋아서 일단 한 바퀴 구르고...) 천일각에서 보는 풍경은 시 한 수 절로 읊게 하더이다. 마노아님이 가셨더라면 멋진 소설이 한 편 나왔을 거예요! >_<

paviana 2008-10-0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산초당을 3번정도 갔어요. 대학때 대학원때 그리고 그 누군가랑...
제일 기억에 남는건 대학 3학년때 답사로 과친구들이랑 왁자하게 떠들면서 올라가서 천일각에 앉아서 이렇게 경치좋은 곳으로 보내는게 귀양이야? 이 경치에서 어케 공부를 하고 책을 썼을까 하면서 수다떨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그때까지는 구르는 낙엽만 봐도 웃을때 였잖아요. 거기다 여대라서 여자들만 우르르 몰려다녔으니...ㅋㅋ

네꼬 2008-10-05 23:00   좋아요 0 | URL
파비아나님 기억에 남는 건 답사일지 모르지만, 지금 제 기억에 남는 건 파비아나님의 "그 누군가랑"이에요. 누구예요 누구, 누구?

우리도 다산초당 가서 똑같은 말 했는데. 아니 여기서 공부를 어떻게 한담? 하여간 모범생들은 그런 데서도 공부가 깊어지는 모양이지요. -_- 누구냐고요, 누구! 엉!

순오기 2008-10-05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불님 사진을 기막히게 찍었네요~~ 역시 사진 실력이 좋으시군요.^^
다산초당보다 천일각에 반하는 건 앞이 탁 트였기 때문일지도~ 그 천일각에서 흑산도에 유배중인 형, 정약전도 생각했겠죠~~ ㅜㅜ
단풍으로 둘러싸인 다산초당도 가히 환상적이에요. 그 옆 연못에 비친 풍광도 예술이고요~

네꼬 2008-10-05 23:03   좋아요 0 | URL
아유 참, 순오기님도.. 별 말씀을... (아이고 나도 모르게 자꾸 으쓱대는 내 어깨.) 어떻게 찍어도 누워계신 모습이 한번에 들어오질 않아서 애먹었는걸요. 좀 전에 동거녀랑 나눈 이야긴데요, 그 형제들 그리 똑똑하니, 같이 있으면 다투지 않았을까요? (제 노트북을 들여다보던 동거녀 왈, "순오기님 좋겠다, 광주 사셔서." 꼭 전해달래요. 실시간 중계.)

순오기 2008-10-09 23:04   좋아요 0 | URL
뒷북댓글~~ㅎㅎ 광주에 살아서 너무 좋아요. 광주 사는 덕에 여기 저기 참 좋은 곳을 많이 가봤어요. 다산초당도 계절 따라 가봤지요~~ ^^
11일엔 소록도 가야돼서 이청준님의 '당신들의 천국' 읽고 있어요.
동거녀에세 순오기가 광주댁으로 살아서 행복하다고 전해주세요.^^

네꼬 2008-10-21 00:57   좋아요 0 | URL
저도 뒷북댓글. ㅋㅋ 네 전해 드렸어요. ^^

BRINY 2008-10-05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답사 생각났는데, 역시 파비아나님 같은 코스로 ^^;; 그런데 전 다산초당 올라갈 때 어려워다는 생각한 기억이 없는데 그땐 젊어서 그랬을까요? 호호호~

네꼬 2008-10-05 23:04   좋아요 0 | URL
하하하. 브라이니님, 저 한참 웃었어요. 호호호. 그... 그럼 전.... (털썩)

Alicia 2008-10-0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남도는 참 볼 곳이 많죠. 음식도 맛있구요.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예요 으흣) 소쇄원,미황사나 운주사 다산초당... 모두 어릴 때 가본곳들이라 지금가면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어요. 고교때 수학여행가서 천일각에서 담임선생님과 나란히 앉아 찍은 사진이 지금도 앨범에 고스란히 간직되 있는데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어릴 때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아 좋구요.
즐거운 휴가 보내신것 같네요. ^^

네꼬 2008-10-06 12:13   좋아요 0 | URL
알리샤님 안녕하세요? 네 아주아주 즐거운 휴가를 보내고 왔습니다. 아니 근데 소쇄원 미황사 운주사 다산초당을 "어릴 때" 가보셨다니!!! 완전완전 부러운걸요. 천일각에서 담임선생님과 사진이라니. T.T (네꼬 씨 기억 속엔 무슨무슨 능에 가서 찍은 사진들만 줄창... 아 서울 어린이들 불쌍해.)전 고등학교 수학여행은 경주로 갔는데 그때도 참 좋았지요. 근데 개인적으로 남도가 더 좋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사실은 100%) 음식 덕분. 잠시나마 알리샤님께 옛 기억을 가져다 드렸다니 저도 기분이 좋아요.
:)

파란여우 2008-10-0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출산은 억새가 흰 날개를 활짝 펼칠 즈음인 11월 초에 가면 근사해요, 바위와 흰 억새.
운주사의 호떡탑(입구에 둥글고 납작한 탑을 여우 맘대로 붙인 이름)도 잘 있죠?
네꼬님의 삘 받은 뻬빠를 읽으며 지나간 추억의 그림자를 들춰봅니다. 땅콩베리머취~

네꼬 2008-10-09 00:39   좋아요 0 | URL
하하 여우님. 제 동거녀 또치 씨도 그 탑을 제일 좋아해요. 그리고 또치 씨도 그 탑을 "호떡탑"이라고 불러요. 동거녀 왈 "너무 호떡탑이잖아." 잘 있더라고요. 맛있게. (응?)

바위와 흰 억새라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저 월출산에 정말 반하고 왔어요. 거기 더 가을에 가야 더 좋다는데 ㅠㅠ 꼭 한번 올라보고 싶은 산이었어요.
 

첫 방문지는 우리나라 대나무의 4분의 1을 키우고 있다는 담양. 그중 소쇄원을 먼저 찾았다. 알라딘 이웃 중에는 지난 봄 이곳을 찾은 분이 여럿 계시니 내가 뭐라고 말을 보태봐야 군소리가 될 테지. 나는 몇해 전 겨울에 이곳을 찾은 적이 있는데 역시 나무와 물이 어우러진 정원을 보기엔 지금 이 계절이 더 좋은 듯했다.

소쇄원 건축 철학의 핵심을 보여주는, 개울을 건너는 담장.


광풍각에서 개울을 바라보다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B씨.

 


죽녹원의 대나무 숲

역시 숲은 깊어야 제맛이지만, 죽녹원의 대나무 숲은 너무 어두워서 거기서 찍은 사진 중에는 건질 것이 없다. 가만 나무들을 흔들어보니 댓잎 부딪히는 사각사각 기분 좋은 소리가 났다. 사진은 못 건져도 된다. 나는 그걸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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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10-04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소쇄원 저 담장,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런데 왜 네꼬님 사진은 없는거에요 네네?
동물편 위에 사람편 만들어줘요 네네?

네꼬 2008-10-04 20:41   좋아요 0 | URL
하하하. 사람편이래. 하하. 웃기겠다. 소쇄원은 전에 보고 오셨죠? 안 그래도 저기 가서는 여러 분들을 떠올렸다오. 그때도 함께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요. 내 언젠가 유람단 꼭 조직하리. 최소 2박 3일이에요!

mong 2008-10-0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예~전 학생 때 소쇄원을 대지로 프로젝트 햇었는데
그 얘기도 언젠가 풀어 놓아야 겠어요
정말 꼬장배추님하고 셋이 유람 다니면 재미나겠다
나 나...하루 종일 종알종알 잘 떠드는데
한옥 말고 다른것도 잘 떠들어요 (그...그거 자랑이냐?)

네꼬 2008-10-05 23:06   좋아요 0 | URL
그 얘기 빨리 풀어주세요. 완전 궁금하다.

아아 잠시 상상해보았어요. 몽님과 꼬장배추님과 네꼬 씨가 함께 하는 여행이라. 얼마나 재미날까. 배추와 우드수톡과 고양이라니. 아흐읏. 그런데 음식은 제가 먹고 싶은 것으로 골라도 돼요? (응? 이게 무슨 엉뚱한 소리.)

paviana 2008-10-0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운전하는거 좋아해요.글고 길치도 아니에요. 그니까 저도 끼워주세요.네네?
소쇄원 참 옛날에 가봤는데 정말 다시 가보고 싶어요.
담양의 그 메타세콰이어 길도 다시 보고 싶고, 대숲의 그 사각사각하는 소리들.
아흐 생각만 해도 좋네요.

네꼬 2008-10-05 23:07   좋아요 0 | URL
(몽님, 여기 파비아나님도 추가요~) 운전도 안 하시고 길도 모르셔도 돼요. 얼마든지 끼워드리지. 저도 메타세콰이어길을 제대로 못 보았어요. 이번엔 다같이 제대로 씩씩하게 걸어보자고요. 아흐.

(저 근데요, "글고 길치도 아니에요"라는 문장을 "갈치도 아니에요"로 읽고 깜짝 놀랐어요. 저한테 실망하셨어요? ㅠㅠ)

순오기 2008-10-05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소쇄원 첫번째 사진 예술이네요. 멋져라~~~ 나도 담엔 저런 사진 찍어봐야지!
우린 같은 장소에서 행복을 맛봤어요, 그쵸 그쵸~~ 헤헤

네꼬 2008-10-05 23:08   좋아요 0 | URL
에.. 뭐.. 흔한 구도죠.. (긁적긁적) 어쩌다 보니... 뭐.. (하핫. 부끄러워라.) 네 우린 같은 장소에 있었던 거예요. 안 그래도 그 자리에서 그 생각 했는걸요. :)

다락방 2008-10-0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저 대나무 숲.

:)

네꼬 2008-10-06 15:18   좋아요 0 | URL
같이 갑시다. (덥석!)
 

여행의 동반자로서 서로에게 제일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보고 싶은 것이 비슷한 것? 돈을 나누어 내는 것? 운전을 교대로 하는 것? 한참이나 늦은 여름휴가로 담양-화순-강진-해남-전주를 도는 여행을 마치고 내가 내린 결론은, 같이 다니면서 먹는 음식으로 함께 행복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여행 친구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전라도에 갔던 것이다! 

2박 3일 동안 우리는 어마무지 맛있고 품위 있고 깨끗하며 값싸기까지한 음식들을 먹었다. 동거녀와, 나, 그리고 독일의 그녀('하이디'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미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독일 남자 B씨까지. 우리가 2박 3일간 갈등 없이 여행을 마치게 한 원동력은 무엇보다 맛난 음식에 있었다. 떠나기 전 B씨가 과연 전라도 김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B씨는 때로 공기밥 두 그릇을 해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담양 죽녹원 앞 <진우네집 국수>를 시작으로 펜션에서 먹은 대통밥, 강진 <수인관>의 돼지고기연탄구이, 해남의 <용궁해물탕> 해물탕, 전주 <베테랑 칼국수>의 칼국수까지. 우리는 안다. 고작 몇십 분의 일 정도를 맛보았단 것을. 다만 여행자를 행복하게 해준 좋은 음식들에 대해 먼저 얘기하는 것이 도리인 듯해 몇 자 적어둔다. 아. 이 글을 쓰는데도 모니터에서 이 음식들 냄새가 나누나.  

오래간만에 한국을 찾은 하이디 씨와 B 씨를 안내한다는 미명하에 늦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담양의 소쇄원과 죽녹원, 화순 운주사, 강진 다산초당, 해남 미황사, 전주 한옥마을을 도는 일정이었는데, 이 훌륭한 일정을 누가 짰느냐 하면 바로 나의 가짜 언니, 동거녀 또치 씨가 짰다. (일명 또치 여행사 사장님.) 덕분에 입은 입대로, 눈은 눈대로 호사도 그런 호사가 없는 호사를 누렸다. 여길 봐도 우와, 저길 봐도 우와아 소리가 절로 났다. 여행지에서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들을 쓰고 싶지만, 마음은 급하고 글은 더뎌서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이러다 때 놓친 독일여행처럼 될까봐(-_-;;) 일단 사진이라도 올려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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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10-04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바이바 일하느라 바쁜지 알았는데 좋은데 놀러댕기느라 바빴어. 흥. 근데 도이치 남녀는 누구래요. 유명한...?

네꼬 2008-10-04 16:32   좋아요 0 | URL
으핫. 나 휴가 갔다 왔어요. 노느라고 좀 바빴지 간만에. 이 도이치 남녀는... 나 작년에 독일 갔을 때 먹여주고 재워준 고마운 부부. 하이디씨는 나처럼 예쁜 한국인이고, B씨는 예의바르고 사려깊은 멋진 독일남.

전라도 갔다 와서 음식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쓰는 건 너무 군소리인 것 같아요. 겸손한 마음으로 우선 기록을 남겼다능.

mong 2008-10-04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지난 여름에 해남이랑 강진 순회하고 왔는뎀
근데 일정이 빡세서 좋은 구경은 다했어도 맛기행은 못했어요
역시 여행 친구를 잘만나야 하는거구나 쩝

네꼬 2008-10-04 18:5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랑 가요! 저 맛있는 데 많이 알아요. 몽님은 멋진 한옥들 설명만 해주세요. 제가 다 모시고 다닐게요.

몽님 퍼스나콘 돌아왔다! 와락와락와락!!!!

nada 2008-10-04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해요. 나 어쩌면 네꼬짱보다 또치씨가 더 좋아질지도 모르겠어요.
왜냐면, 저 훌륭한 일정을 다 짰다는 또치씨의 착한 마음씨에 반해 버렸거든요.
하여튼 네꼬짱은 복도 많아요.

ps. 노란둥이로 돌아온 몽님, 진짜 반가워요! 진작에!

네꼬 2008-10-04 20:42   좋아요 0 | URL
아주 그냥 그러기만 그래봐요. 흥. 또치씨만 착한가? 네꼬씨도 착하지. (니 입으로 그런 말을 하는데 누가 착하다고 하겠냐?) 하여간 전 복이 많긴 해요. 그래도 또치씨보단 나를 좋아해줘요. 음, 정 안되면 똑같이라도! (그이상은 안됨.) 그치그치 몽님은 노란둥이가 어울린다니까!

마노아 2008-10-04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 정모 당시 담양 다녀왔는데 그때 먹은 맛난 밥상이 떠올라요.
늦은 여름 휴가를 맛나게 다녀오셨군요! 두그릇도 뚝딱 해버린 멋진 B씨가 더 멋져졌어요^^

네꼬 2008-10-04 20:43   좋아요 0 | URL
너무 늦어서 여름휴가라고 하기도 뭣해요. ^^ 하지만 다녀오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몸도 마음도 퍽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그렇잖아도 소쇄원에서, 지난 봄 마노아님이 올리신 사진들 떠올렸지요. 늦게라도 한 장소에 있었다는 걸 기억하자구요. ^^

paviana 2008-10-0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올리는건 반칙이야요.
읽고 읽고 그래야 되는데 일케 많이 올리면 놓치는게 생긴단 말여요.
전 아무리 그래도 또치님보다는 네꼬님을 더 좋아해요.(물론 또치님의 과자를 한번 먹으면 좀 달라질질 모르겠지만요 ㅋㅋ)
몽님의 한옥설명을 들으며 또치여행사의 코스로 네코님이랑 맛난거 먹으면서 다니고 싶어요.

네꼬 2008-10-05 23:11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또치님 과자를 파비아나님께 안 드리는 거예요. 아 정말 관리하려면 여러모로 신경 쓸게 너무 많다니깐.

아무래도 또 때를 놓칠 것 같아서 무리 좀 했어요. (페이퍼 올리다가 노트북 터뜨릴 뻔.-_-) 여행은 정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하지만 언젠간 그 상상을 진짜로 만들어보자구요! 불끈.

순오기 2008-10-0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은 위에서부터 보고 댓글은 아래서부터 달아요.
남도음식~ 정말 맛의 본고장이지요. 담양에서 두부요리와 전통한정식도 임금님 수랏상이라 먹어야 하는데~ ^^

네꼬 2008-10-05 23:12   좋아요 0 | URL
그러니 순오기님, 얼마나 좋으세요. 아흣 부러워.

언젠가 전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친구가 해준 말이 생각나요. 처음 서울 올라와서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화가 났다고요. "아니 이런 음식을 팔고 돈을 받는단 말여?" 하고. 그 친구의 말을 정말 제대로 실감한 여행이었어요.

다락방 2008-10-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역시 뭐니뭐니해도 음식 사진이 제일 좋은것 같아요. 좀 더 진실한 마음으로 그 사진을 대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후훗.

네꼬 2008-10-06 15:18   좋아요 0 | URL
ㅋㅋ 왜 아니겠어요, 다락님. 그러니까 내가 다락님 좋아하지. 근데, 어제 내가 문자로 보낸... 맞죠? 다락님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

다락방 2008-10-07 15:04   좋아요 0 | URL
으응? 내가 답장 보냈었는데요? 그런것 같다고...그러나 늙은 버전으로. 후훗.

네꼬 2008-10-07 22:54   좋아요 0 | URL
어어 보았지. 하지만 늙은 버전이라니 그런 말 말아요. ㅠㅠ

지누션 2008-10-17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진우네집 국수. 나도 가보고 싶어. 심지어, 진우도 국수를 아주 좋아해.

네꼬 2008-10-18 15:13   좋아요 0 | URL
그럼 가면 정말 딱. 국수도 국수지만 거기서 파는 계란도 일품! :)
 

나와 동거녀는 명절을 맞이하여 각자의 집에서 소극적인 일전을 치르고 어느 정도씩 지친 채로 추석 오후에 조우했다. 심신의 피로를 풀고자 무지 달고 차가운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저녁에는 영화 [텐텐]을 보러 갔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영화관이 그토록 고요한 것부터 일단 괴이한 일인데, 9시가 다 된 시각,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고요한 영화관 앞에 오리 두 마리가 지나가는 것은 또 얼마나 괴이한지. "얘들은 문제가 생긴걸까, 아님 산책 삼아 나온걸까?" 내 말에, 옆에서 구경하던 남녀가 킥킥 소리 죽여 웃었다. 그러고 보니 영화도 산책하는 영화구나.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니 이미 밤은 늦었는데 동거녀가 닭 반 마리를 구워먹자고 한다. 내가 거절할 리가 있나. TV에선 추석 특선으로 [원스]를 해준다. 우리는 EBS를 찬양하면서 맥주를 한 잔씩 마시고 '오늘의 영화 풍년'에 대해 만족한다는 내용의 수다를 나눈 다음 각자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동거녀는 부지런히 세탁기를 돌려놓고는 화분 분갈이 세 개를 해 왔다. 나는 모처럼 늦잠을 잤다. 점심으로 함께 꽁치조림을 먹고, 동거녀가 컴퓨터로 무언가 일을 하는 동안에 나는 내 빨래를 돌리고 방 청소를 했다. 날이 너무 더웠다. 동거녀는 "대통령이 덕이 없으니 추석에도 날이 덥다"며 화를 냈다. 나도 같이 화를 낸 다음 하나TV로 MBC 스페셜 [자연산]을 보았다. 우리는 저녁을 간단히 먹은 다음, 짧은 연휴를 보람되고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목욕을 갔다. 우린 참 사이가 좋은 하우스메이트다.

 



텐텐. 미키 사토시 감독. 오다기리 죠-미우라 토모카즈 주연.

최악의 한계를 거듭 갱신하는 삶을 살고 있는 늙다리 대학생 후미야와, 사랑하는 아내를 홧김에 죽이고 자수하러 경시청까지 걸어가기로 마음 먹은 사채업자 후쿠하라. 두 남자가 사흘간 도쿄산책하는 이야기이다. 저 아래 고라니님과의 댓글 대화에서 밝힌바, '남자가 많이 나오고 로맨스가 별로 없으면서 웃긴 영화'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이 영화를 안 볼 수 없는 노릇. 채무자와 채권자의 관계는 영화 후반에 이르면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유사가족의 형태를 보여준다. 그런데 진짜 가족이 아니라 '유사' 가족이기 때문에.... 사이가 좋다. -_- 가족 중 최고는 가짜 가족이라는 게 영화의 교훈인 모양이라고 동거녀와 생각을 모아봤다. 우리가 사이가 좋은 것은 가짜 자매이기 때문인가 봐.

붙임: 동명의 원작소설 소개를 보니, 이들은 유사가족이 아니라 (뜻밖의 형태로) 진짜 가족인 모양이다. 그것 참 뜻밖이네.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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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8-09-16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늦은 밤 닭을 구워먹자고 하는 동거녀라니...!
너무 부러워요 악악

네꼬 2008-09-16 18:03   좋아요 0 | URL
부럽죠 부럽죠. 심지어 구워주기까지 했다능. ^^
얼마나 달고 맛있던지. (응? 달아?)

다락방 2008-09-1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가오는 토요일에 이 영화를 보러갈까, 아님 『달려라 자전거』를 보러갈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고민하고 있어요. 훗. 일본 영화는 저랑 잘 안맞는 것 같아서 살짝 망설이고 있달까요.

저도 추석동안 닭을 먹었어요. 계속해서 먹었어요. 후라이드치킨에 심지어는 닭발까지 먹었어요. 소고기도 먹었고 꽃게탕도 먹었어요.

그래서!
오늘부터 운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불끈!!

(휴....)

네꼬 2008-09-16 18:05   좋아요 0 | URL
나를 그 괴이하도록 고요한 영화관으로 이끌었던 분은 바로 다락님! 고마워요. (동거녀에게도 그렇게 말해주었어요.) 살짝 고민되는 영화라면 꼭 안 보셔도 되어요. (세상에, 안 그래도 고민할 게 얼마나 많은데!)

제가 먹은 건: 갈비찜, 전, 떡볶이, 오뎅국, 닭고기, 또 뭐더라? 암튼 되게 많은데. 우리 같이 운동해요. 까짓거!

치니 2008-09-16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EBS를 찬양하면서 <원스>를 다시 한번 봐주고, 다음날엔 내쳐 <텐텐>이나 <콰이어트룸으로 오세요>를 보려 했지만...가짜 가족 정도의 급에 속할만한 친구가 시간과 의욕이 모자란 나머지 괜히 포기. 이 글을 보니까 혹시 보러 갔다면 먼 발치서 네꼬님을 봤을 지도 몰라, 막 이런 생각에 후회 막급.

그나저나 네꼬님, 꽃양배추님네서 수다 떤 거 조금 전에 봤는데요, 이미 마흔 넘어서도 치니라고 불리는 저 같은 인간은 어쩌라고욧! 흥피치쳇,흑, 너무해.(포스팅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해도 된다고 굳게 믿음)

네꼬 2008-09-16 18:08   좋아요 0 | URL
같은 날 SBS에서는 "올추석 최고의 블록버스터"라나 하면서 요란하게 광고한 특선 영화가 <매트릭스 2>였어요. -_-;; 그 광고에 분개하면서 채널을 돌렸는데 <원스>가! 다시 보니 장면마다 명장면이더군요. ♪ 저것이 바로 음악영화로구나~

텐텐 보셨다면 우리 수다 떨면서 또 좋았을 텐데, 살짝 아쉬워요. 언제 기회가 되시면 보아주세요. 착하고 슬프고 따뜻한 영화예요. 그나저나 "치니"는 "네꼬"보다 훨씬 어른같은 이름이잖아요. 흥피치쳇 하실 일 아니니까 자자 노여움 푸시고... (아이스티 한 잔 드릴까요?)

마늘빵 2008-09-16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 나도 토욜날 텐텐 봤다요. 이화여대 안에서. 일욜날은 더 걸 봤다요. 월욜날은 영화는 영화다 봤다요. 나 자랑질하는거 맞다요. =333

다락방 2008-09-16 17:53   좋아요 0 | URL
아프락사스님, [더 걸] 어때요? 저도 살짝 찜해두고 있는 영화라서요. :)

네꼬 2008-09-16 18:09   좋아요 0 | URL
아프님. 어떻게 이대 안에서..? 역시 미모남은 다르구나. 이어지는 영화의 향연. 이 바람둥이! 응? 아니, 아니지, 이 자랑쟁이!

다락님. 아프님의 영화 취향을 믿소? (괜한 시비)

마늘빵 2008-09-16 19:21   좋아요 0 | URL
더 걸, 개운치 않은 결말이지만 좋았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독일이 이정도면 한국은 훨씬 심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냐옹씨 / 이대 안에 극장이 있더라궁. 바바.. 바람둥이가 왜 나와욧! 난 암말도 안했어. ('' )( '') 더 걸도 좋고, 영화는 영화다도 좋고. 음흐흐.

네꼬 2008-09-17 00:00   좋아요 0 | URL
바바.. 아프님. "음흐흐"만 봐도 그대의 일면이... ^^ 참, 아프님 얼렁 소개팅해야지. 시국은 조만간 진정되기 어려울 듯한데!

마늘빵 2008-09-17 09:13   좋아요 0 | URL
으하핫. ^^*

순오기 2008-09-16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흘간의 도쿄 산책~ 너무 멋진데요. 예전에 본 '토쿄 맑음'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네요.
EBS에서 오후엔 '어바웃 어 보이'와 한밤엔'원스'도 봤어요. 모처럼 TV영화 졸지 않고 봤어요.ㅎㅎㅎ

네꼬 2008-09-16 18:10   좋아요 0 | URL
<어바웃 어 보이>는 저의 완소 영화. 저는 몇 번을 봤는지 셀 수도 없어요. 그러니 EBS 찬양이 절로 나오죠! TV 영화는 부담 없이 왔다갔다 하면서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뜻밖의 월척도 낚이고요. ^^

다락방 2008-09-17 09:08   좋아요 0 | URL
알았어요, 알았어.
[어바웃 어 보이] 디비디 사겠어요. 불끈!

웽스북스 2008-09-16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네꼬님 노트북 사니까 디게 좋다... (네? 이거 회사에서 쓴거라구요?)

네꼬 2008-09-16 23:56   좋아요 0 | URL
(임시 저장 기능을 활용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마노아 2008-09-1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짜라서 좋은 것! 오늘의 명언이에요!
오리와 고양이라니, 그 풍경도 다른 사람 눈에는 얼마나 신기했을까요. ^^

네꼬 2008-09-21 10:47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사람들도 좀 웃겼겠네요. (난 또 내 생각은 못했네.) 마노아님은 진짜죠? ^^

2008-09-18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21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24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da 2008-09-1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레함만으로 불멸의 아우라를 뽑아내는 인간은 오다기리 죠밖에 없을 거예요.
아, 저 영화 보고 싶다.
저는 추석 때 원스는 못 보고 투야의 결혼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그러고 보니 그것도 일종의 '가짜' 결혼 이야기네요.
가짜는 뭐니 뭐니 해도 진짜랑 헷갈릴 정도여야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명백한 가짜는 그냥 가짜일 뿐.

네꼬 2008-09-21 10:53   좋아요 0 | URL
어우 어우 상당하더라고요, 오기다리 죠. 근데 저 사채업자 아저씨도 그렇고, 그의 가짜 가족들도 그렇고, 영화관에서 나와서도 여운이 남아요. 원스 다시 보면서 꼬장배추님 생각했어요. (뻥아니고 진짜.) 정확하게는 꼬장배추님의 페이퍼가 생각난 게지. ^^ 아아 가족은 '진짜'가 되면 너무 어려워요. 난 아직 철이 덜 들었나봐. ㅜㅜ

고라니 2008-09-22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__^ 히이.
저는 왜 이상하게 네꼬님의 글을 읽고 나면 늘 이런 웃음이 흘러나오는걸까요.
재미나고 귀엽고 꽁기꽁기하다가 결국 사랑스럽다..... 네꼬님의 글이 그래요.^^

'유사가족'하면 퍼뜩 떠오르는 영화가 하나 있어요. <가족의 탄생>.^^ 혈연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도 그렇게 끈끈하게 묶일 수 있다는 거- 묘하게 맘에 드는 구석이 있는 부분이죠. <텐텐> 내일 당장 보러 달려가겠습니다.(기다리세요오다기리!)

전 오늘 <번지점프를하다>를 다시 봤어요. 얼마전 어떤 분이 말씀하시기를 '이 커다란 우주에서 지구, 그 수많은 나라 중에서 한국, 그 속에 부산, 그리고 하필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당신을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하신 이 멋진 말이 내내 마음에 남았어요. 영화 속 남자주인공의 대사거든요.^^

음, 비록 가상공간에서일지라도 네꼬님과 저와의 만남 또한 그러한 거겠죠? 제가 그 수많은 북싸이트 중 알라딘을, 또 수두룩한 서재들의 많은 글들 중에 하필 네꼬 님의 '완득이 리뷰'를 읽을 확률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남자 주인공은 이걸 '우연'이 아닌 '인연'이라고 말합니다.^^

아, 갈수록 댓글이 점점 주절주절 길어지는 것 같다는.. 지루하실테죠.^^ 환절기 목감기로 시끕하고 있는 제 성대가 저릿저릿, 쿨럭쿨럭- 네꼬님께 인사하네요. 감기조심하세요오~(CF버전) ㅎㅎ


네꼬 2008-10-04 19:00   좋아요 0 | URL
고라니님, 제가 답이 늦었어요. 미안해요.

제 글을 읽으시면 웃음이 나시는 건, 제가 웃기기 때문일 거예요. 누군가를 웃게 할 수 있다니 전 약간 자랑스러워요. 하핫.

텐텐은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전 어제 동거녀랑 같이 같은 감독의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를 보았는데, 그것 역시 즐거운 영화더군요. 하지만 텐텐이 더 재밌었어요!

저랑 고라니님은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만났을까요? 여기서 만나게 된 많은 분들과 거기 얽힌 인연에 늘 고마운 마음이에요. 제가 어쩌다 완득이 리뷰를 쓸 생각을 다 했을까요? 책도 별로 안 읽는 제가요. 긴 댓들을 조금도 지루하지 않고 언제나 반갑습니다.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를 듣고도 답을 늦게 달아서 제가 죄송하지요. -_-;; (미워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