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제학 3.0 - 김광수 소장이 풀어쓰는 새시대 경제학
김광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정부와 삼성도 두려워하는 국내 최고의 중립적 민간 싱크 탱크인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의 첫 책! 드디어 발간!이라고 자화자찬하는 문구를 내걸고 출간된 경제학 3.0은 작년 이맘때 읽은 기억이 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아니 대한민국 검찰도 건들일 수 없는 언터치블 샴송이 무엇 때문에 일개 사설 경제 연구소를 두려워 할까하고 의아심을 가졌지만 사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 연구소의 경우 삼성 경제 연구소,LG경제연구소,현대 경제 연구소,SK경제 연구소등 대부분이 재벌 그룹 소속으로 그룹의 두뇌와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고 있거나 KDI와 같은 국영 경제 연구소여서 정부의 지침에 따라 금붕어 마냥 입만 벙긋 벙긋거리기 일쑤이다.게다가 각 증권회사에 딸려 있는 증권사 경제 연구소들 역시 증권사 이익을 위해 공식적으로 바깥에 발표하는 내용들과 내부에서 자신들이 이해하는 것 사이에 너무 괴리가 커 보이니 그닥 믿을 만한 것이 못되어 보인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이름난 경제 연구소들도 그닥 소속된 쥔장으로부터 이런 저런 이유로 자유롭지 못한다 김광수 경제 연구소는 왜 샴송과 정부가 두렵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김광수 경제연구소가 서 있을 독특한 공간이 나오는 것 같다.그것은 책속에서도 나오지만 한국에 있는 다른 경제 연구소와는 달리 김광수 경제 연구소는 비록 연구원들이 천재는 아니지만 지식인으로써 도덕적인 사명감을 자각하는 첫걸음으로써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전문가 집단으로 인정을 받지 않나 싶다.
게다가 대기업의 광고 물량 공세 덕분에 대기업에 불리한 기사는 좀처럼 나지 않는 대형 신문사의 기사와 달리(이건 한계레나 경향도 그닥 자유스러워 보이지 못한다),김광수는 10명 안팎의 조그만 김광수 경제 연구소를 겨우 꾸려가는 형편이어서 지금까지 낡은 집 한 칸 가져본 적 없이 셋방살이를 전전하고 있으며 자식들과 노후를 위한 자금조차 없을 정도로 여유가 없다고 스스로 책속에서 밝히고 있다.그래서 김광수 경제 연구소는 자신들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유료회원을 확보하여 연구소를 운영함으로써 대한 민국 경제 주체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환경을 갖추게 된다.
김광수 경제 연구소는 그들의 경제 정보를 유료로 구독하는 독자들로 인해서 풍요롭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당장 먹을것이 없지 않기에 정치권력이나 기업으로부터는 물질적으로 독립되어 있어 보이기 때문에 냉철한 눈으로 매섭게 글을 쓸수 있어서 정부나 기업들이 두려워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현재 신문 구조와도 비슷한데 구독료가 아닌 광고료에 목메는 신문이 올바른 기사를 쓸 수 없는 것과 유사한 구조로 당장 샴송과 이 회장을 비판하는 글을 이른바 메이저 신문에서 전혀 찾아볼수 없는 것을 보면 아마 쉽게 알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김광수의 경제학 3.0은 그런 점에서 믿음이 가는 책이다.
경제학 3.0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선 그동안 우리가 당연시했거나,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지나쳐왔던 많은 문제(국내실질총생산(GDP)에 대한 재해석과 빈곤과 노동문제,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해답)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지고 2장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이후 정부 관료들이 각종 정부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여준 자기 밥그릇 지키기와 무능, 일부 정책에선 심지어 관료독재의 모습까지, 실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하며 3장에서는 미래(지난 10년 동안 한국 경제가 자식 세대에게 물려준 것은 다름아닌 부동산 투기와 엄청난 가계부채뿐이라고 주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제학 3.0이란 책 제목과 달리(솔직이 이 책 제목이 매우 진부해 보인다.마치 웹 2.0처럼 이제
는 철지나 유행가 가사같다)책의 각장과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경제 연구소 소장이 쓴 책 답지 않게 경제 보고서나 경제학 책이 아니다.책의 어디에도 경제나 경영학 서적에서 등장하는 수요-공급의 그래프 하나 등장하지 않으며 그 흔한 수치적 자료 또한 등장하지 않는다.하지만 그래서 일반인들이 더 쉽게 알수 있는데 뭐랄까 신문의 사설 같은 느낌을 주고 또 단순히 경제 문제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 대해 지적을 함으로써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쉬이 읽을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이 책이 쉽거나 평범한 책은 절대 아니다.앞서 말한대로 김광수 경제 연구소 소장은 정부와 기업에서 무척 자유로운 사람이다.그러다 보니 이들 경제 주체의 잘못에 대해 매우 매섭게 비판을 가한다.
책 앞 부분에서부터 김 소장은 현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토목 건설 중심 경제 정책(현
대통령의 전직을 생각해 보라)을 조목 조목 비판하고 있다.야당과 환경 단체 및 국민들이 반대하는 수십 조원을 들여 강을 정비하고 운하를 파는 사업(야당은 결국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운하 사업과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이 과연 21세기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심각하 되 묻고 잇다.국가빚으로 4대강을 정비한다는 것은 국가 채무가 늘어난다는 것으로 이는 미래의 성장 동력을 지금 앞당겨 사용한다는 것으로 이것이 향후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이 있는지 혹 우리 자식들에게 빛만 안겨주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따져보자는 것이다.
이 책은 현 정부의 실정에 이처럼 날카롭게 메스를 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난 정부의 실정에 눈감고 있지만은 않고 있다. 참여정부, 국민의 정부, 문민정부등 대부분 정부의 경제 실책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투자자와 소비자가 아닌 오직 재벌 오너를 위해 존재하는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 비정규직 노동자만을 양산하는 왜곡된 노동 정책등 대기업이 질색할 만한 문제 제기와 사 교만을 양상하는 주범으로 구조조정의 회피로 갈수록 등록금만 올리는 대학의 문제,그리고 수출 국가인 우리가 앞으로도 먹고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묻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고 무거운 내용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주식열풍과 로또에 대한 생각과 88만원 세대들에 대해 해주는 충고,대한 민국을 변화시키려면 20~40대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또 세대교체를 해야한다는 주장등 저자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밝히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경제 3.0이란 제목과 달리(솔직히 제목은 좀 어려운 경제학 서적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되어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데 한편으론 조금 더 깊이있는 내용을 기대했는데 글이 다분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전개되어 아쉽기도 하다.
경제 3.0은 현 정부의 실책과 재벌들이 싫어할 이야기를 아주 날카롭게 쓰고 있다.따라서 아마도 경제 관련 서적이지만 아마도 정부나 일반 기업에서는 연수 목적등으로 전혀 구매 하지 않을 성 싶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대기업 총수들이 자신의 뒤를 바라 볼 수 있게 한번 쯤은 읽어 봤으면 좋겠다고 추천하고 싶다.그리고 일반인들도 이 책을 많이 구매하여 김광수 경제 연구소와 같은 중립적이면서 냉철한 비판을 가하는 경제 연구소가 계속 존립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 속에 이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경제 구조가 바뀌고, 시대가 바뀌었지만 사람은 바뀌지 않았다. 제대로 된 지식도 없이 이념에 찌든 사람들이 여전히 정치를 하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일반 기업에선 기업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영자는 곧바로 교체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업은 망하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경제 운영도 마찬가지다.이제 정말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이해할 줄 알고, 대처할 수 있는 전문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 국가를 경영해야 한다. 그럴 때가 됐다”
요즘 차기 대권 운운하는데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은 이 말을 가슴속에 새겼으면 좋겠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