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 - 장르걸작단편선
해리 터틀도브 외 지음, 조호근 옮김 / 페이퍼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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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독특한 제목의 책이다.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은 이런 부류의 책을 다수 출간한 페이퍼 하우스(아마 북스코아의 또다른 이름인 것 같다)에서 내놓은 단편집으로 그 이름에 걸맞게 추리와 SF,판타지 단펴들을 모아 놓은 책으로 작가들 역시 그 방면의 거장들이라고 할 수 있는 로렌스 블록, 마이클 무어콕, 프리츠 라이버, 해리 터틀도브의 초기작들로 화려하게 수놓아진 장르 걸작 단편선이다

이 책에는 솔저라고 부르면 대답함,란크마르의 불운한 만남,노래하는 성채,최후의 신조,선택하지 않은 길등 총 5편의 단편이 있는데 여기서 추리 소설이라고 할 만한 것은 로렌스 블록의 솔저라고 부르면 대답함 한편뿐이다.

로렌스 블록은 개성있는 주인공들을 통해 대도시의 허무와 고독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대실 해밋과 레이먼드 챈들러를 계승했다고 평가받는데 그가 발표한 40여편의 소설들 중 국내에서는 90년대에 나온 백정들의 미사와 황금가지에서 나온 매튜 스커더 시리즈인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이나 <무덤으로 향하다>란 장편이 있고 기타 여러 단편집에서 몇 몇 단편들이 소개된바 있다.

솔저라고 부르면 대답함은 한 변덕스러운 암살자 켈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단편 몇 개를 모아 만든 단편집 <히트맨>에 실린 첫 작품으로 살인 청부업의 임무 수행을 위해 시골마을 로즈버그를 찾은 암살자 켈러는 잃어버린 개를 찾는 전단을 인쇄한다는 핑계로 작은 인쇄소를 운영 중인 제거 대상과 손쉽게 접촉한다.그의 임무를 방해할 요소는 전무한 상황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평화로운 로즈버그에 점점 매력을 느끼는 켈러는 제거 대상자에게 그를 제거하러 왔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과연 암살자 켈러는 임무를 완수 할수 있을지??

솔저라고 부르면 대답함에 등장하는 변덕스러운 암살자 켈러는 읽으면서 상당히 흥미를 느끼게 하는 인물인데 다행히도 켈러라 나오는 또다른 중편이 국내에서 이미 소개된바 있으니 황금가지에서 나온 21세기 서스펜스 컬렉션 3에 나오는 켈러의 적응인데 여기서 암살자 켈러는 임무 수행 도중에 작은 실수로 시간을 지체하다가 그만 비행기를 놓치는데 놀랍게도 그 비행기가 쌍둥이 빌딩으로 향하던 비행편이었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켈러는 9.11 테러 자원봉사에 지원하며 개심한다는 내용이다.

암살자 켈러 시리즈는 단 두편을 읽어 봤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상당히 스마트한 악당인 켈러 시리즈는 한 개의 장편과 세편의 단편집이 있다고 하니 국내에서도 번역되었으면 한다.

Good:추리+SF+판타지의 종합 선물 세트.
Bad:이중 어느 한 장르만 좋아하면 좀 낭비란 생각도 들수 있을 듯…
Me:개인적으로 이런 세트도 넘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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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1-12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튜 스커더 시리즈가 참 좋았기에 이 책도 솔깃한데요. 읽어봐야겠어요!

카스피 2011-01-12 20:36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장르 소설 애호가라면 필독할만 하지요^^

보석 2011-01-1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정말 특이하네요.^^

카스피 2011-01-12 20:35   좋아요 0 | URL
ㅎㅎ 특이하죠.워낙 다양한 장르가 있어서 어느 하나로 밀기가 그랬나 봐요^^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미스터리 야! 5
야나기 코지 지음, 안소현 옮김 / 들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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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에서 나온 추리 소설 시리즈인 미스터리 야는 상당히 책 표지가 재미있는 편인데 다른 추리 소설들과는 달리 상당히 표지에 공을 들여서 책 내용과는 무관하게 이 책을 사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갖게하는 책이다.
이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인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역시 일본의 전통 복식을 한 인물이 고양이 등에 차를 뿌리고 있고 뒤에는 셜록 홈즈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인데 상당히 책과 부합되는 재미있는 일러스트란 생각을 다시 갖게 만든다.

이 책의 제목인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에서 소세키 선생이란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를 가리키는데 이 작품의 그의 대표적 작품중의 하나인 나는 고양이로서이다를 차용하여 추리 소설로 만든 작품이다.
나는 고양이로서이다를 세로 읽기의 을유문고로 갖고 있는데 그 작은 글씨와 세로 읽기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몇번씩 읽은 아주 재미있는 작품인데 메이지 시대의 시대상을 고양이의 눈으로 본 작품으로 한번 쯤은 읽어 봄 직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에선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등장하는 동일한 인물과 에피소드를 차용한 6개의 연작 단편이 나오는데 원작에선 고양이의 눈으로 본 세계지만 이 작품에서는 게으른 괴짜 영어 선생님 댁에 더부살이로 들어간 서생인 '나'의 눈으로 본 미스터리한 일이 펼쳐진다.참고로 원작에도 서생이 등장하지만 철저한 엑스트라라 잘 눈에 띄지 않는 인물인데 이 작품에선 대번에 주연으로 승격한 셈이다.

작가인 야나기 코지는, 이미 발표된 유명한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얻거나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본격 미스터리를 만들어내는 솜씨가 빼어난 저자라고 하는데 실제 원작을 읽어본 입장에서 보면 마치 나쓰메 소세키가 진짜 쓴것인 마냥 이야기의 흐름이 상당히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는데 게다가 실제 원작에서 다룬 부분을 차용하여 미스터리한 요소를 약간 집어넣어 추리 소설로 만든 작가의 솜씨는 자못 빼어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는 밀실이 복잡한 트릭이 난무하는 본격 추리를 좋아하는 추리 소설 애독자라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작품인데 사실 원작 역시 무거운 소설이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오히려 추리 소설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으면서 추리 소설에 대해 흥미를 가질수 있게 할 수 있는 입문서라고 여겨진다.

혹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이 작품과 원작을 비교해 가면서 읽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한 방법이라고 여겨지는데 과연 그럴분이 몇이나 될지 궁금해 진다.

Good:표지도 마음에 들고 원작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비교하면 읽는 재미가 있다.
Bad:소소한 미스터리! 본격 추리 애독자의 입맛을 당길순 없다
Me:이런 류의 작품은 강추다.혹 이런 작품을 좋아한다면 홍루몽 살인사건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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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01-11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세키가 런던 유학시절 홈즈와 왓슨을 만나 괴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란 내용의 미스테리를 읽어본 적 있는데, 이것도 끌리네요.

카스피 2011-01-11 15:19   좋아요 0 | URL
음 그런책이 번역되었나요?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보석 2011-01-11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살까 말까 고민하다 밀쳐둔 책인데 리뷰 읽으니 혹하네요.^^

카스피 2011-01-11 15:20   좋아요 0 | URL
위에서 적은대로 추리 소설로서는 커다란 트릭은 없고 그냥 소소한 재미를 느낄수 있읍니다.만약 보석님이 나는 고양이로서이다를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해 드리지만 아니라면 솔직히 추천하기 뭐 하네요^^
 
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1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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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의 앨러리 퀸을 자처하는 신 본격 추리파의 일원인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이 국내에 심심치 않게 번역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월광 게임,외딴섬 퍼즐,쌍두의 악마, 46번째 밀실,절규성 살인사건,하얀토끼가 도망친다등 이미 다수의 작품이 번역된바 있는데 아마도 본격 추리를 좋아하는 국내의 추리 독자들의 성향때문이 아닐까 싶다.

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의 방랑은 스님인 지장이 사건을 해결하는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일본 어느 소도시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작고 조용한 거리의 스낵바 '에이프릴'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양복점 주인, 사진관 주인, 비디오가게 주인 등 동네의 알 만한 얼굴들이 한 행각승이 풀어놓는 기담을 듣기 모인다.
"법명은 지장. 추정 연령 45세.다름 아닌 그가 바로 이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모임의 중심이다.우리는 그의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듣고 즐기기 위해 1년 반 전부터 '에이프릴'에서 주말을 보냈다.그 대신, 행각승이 마신 술값은 다 함께 나눠 냈다. 이를테면 공연 입장료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p51)

지장 스님은 자신이 해결했다는 사건들의 이야기를 토요일 저녁마다 '보헤미안 드림'이라는 칵테일 한 잔을 마신 후 풀어놓으면서 해결 부분에서 청중들에게 범인을 맞춰보라며 두뇌 게임을 제안하는 것이 이책의 패턴인데 스스로 일본의 앨러리 퀸을 자처한 아라스는-그래서 작가는 엘러리 퀸을 모방한 국명 시리즈 중 《말레이 철도의 비밀》 로 제56회 일본추리작가협회 상을 받기도 했다- 전반부에는 작가가 던지는 도전장이, 후반부는 해답으로 이루어진 마치 앨러리 퀸의 독자에의 도전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내놓는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이라면 바로 탐정이 스님이라는 점이다.물론 스님과 비슷한 종교인인 신부(브라운 신부)나 랍비등이 주인공인 추리 소설이 다수 있지만 스님이 탐정이라는 점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그것은 아마도 산속에서 참선을 위주로 하는 우리나라의 스님과 이 소설처럼 술도 마시고 결혼도 하는등 속세속에서 살고 있는 있는 일본의 스님-그래서 일본의 스님은 거의 목사같다고 보면 될것이다-과의 차이점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와 달리 주변에서 스님을 자주 접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 기억으론 잇큐라는 동자승이 나오는 추리 만화도 있을 정도니 독특한 탐정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유리한 추리 소설 작가라면 아마도 당연하지 않나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출판사가 알라딘에 제공한 책소개에 일본 최고의 본격 추리소설 작가가 내놓는 환상적인 플롯과 작은 틈조차 찾아볼 수 없는 트릭! 그 도전의 즐거움을 이제는 한국 독자들이 누릴 차례다라는 자평을 보았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너무 과찬이란 생각이 든다.
만일 알라딘의 책소개를 보고 엄청 기대를 하고 책을 읽었다면 추리 소설을 처음 읽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을 수 있지만 어는 정도 추리소설을 독파한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사건의 트릭 좀 시시하고,스낵바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내용이 부족해서 살짝 실망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각 단편속의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사건 자체의 진실성을 의심하기 시작할 때쯤, 지장 스님이 처음 나타날 때 그러했던 것처럼 간다는 말조차 없이 표표히 사라져버리는 것처럼 읽다 보면 사건 자체가 결말에서 맥이 빠지는 작품도 있고 범인과 트릭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작품도 있지만 복잡한 두뇌 싸움을 할 필요없이 마치 바에서 술 한잔 하면서 친구들과 두런 두런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Good:나름 논리적인 추리를 선보인 작품.단편이라 더욱 마음에 든다
Bad:.하지만 뭔가 10%정도 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Me:작가의 다른 작품에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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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11-01-10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글이죠. 저도 자신있게 남한테 추천은 못하겠더라고요.

카스피 2011-01-10 18:3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한 10%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저도 강추하기 그렇더군요^^
 
연문기담 - 추리편 김내성 걸작 시리즈
김내성 지음 / 페이퍼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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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국내 최초의 본격 추리 소설작가로 평을 받고 있는 김내성이 태어난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외국 같으면 아마 떠들썩하게 문단에서 여러 행사를 진행하고 신문등에도 특집 기사가 나왔을 테지만 역시 장르 소설을 B급 장르로 취급하는 국내 문단의 현실상 그냥 저냥 지나가게 되었다.
추리 소설 애독자라면 김래성은 한국어로 씌어진 추리 소설뿐만이 아니라 모든 장르 소설의 비조라고 여킬테지만 일반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청춘 극장의 작가로 인식할 것이다.대체로 김래성이 추리 소설을 썼을때는 해방전이었고 해방이후에는 추리소설 대신 연애 소설을 주로 썼기때문인데 그의 대표적 작품인 청춘 극장이 1950년대 당시에 워낙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래성의 추리 소설은 마인 한 작품만 국내에 알려져 있었는데 이후 일본어로 쓰여진 타원형 거울이 발굴되어 국내에 소개되면서 김내성의 탐정 소설은 다시 주목을 받게 된다.이후 2009년에 판타스틱에서 김내성의 단편을 몇권 소개한후 동 출판사에서 다시 마인 및 김내성의 단편집인 연문기담과 백사기가 출간되었다.

추리 단편집 연문기담에는 연문기담,타원형의 거울,가상범인,벌처기,비밀의 문등 총 5편의 작품이 있는데 1930년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작품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타원형 거울은 일본어로 쓰여진 김래성 최초의 추리 소설인데 자신이 살인 용의자로 몰렸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건이 추리 잡지에 공모전으로 열리자 주인공 유시영이 자신의 무죄를 세상에 알리고자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데 실제로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지는데 작가의 첫 추리 소설임에도 그 과정이 상당히 논리적인 작품이다.

가상 범인은 김내성이 창조한 국내 최초의 명탐정 유불란이 처음 등장하는 단편인데 이 작품에선 유불란은 탐정이 아닌 탐정소설가로 사랑하는 여인이 쓴 살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그 사건을 다룬 연극 대본을 쓰고 (자신이 추리한) 진짜 범인에게 그 연극에서 연기를 하도록 시켜 연인의 누명을 벗겨주지만 범인의 계략에 말려 저도 모르게 연인을 살해 하고 만다.
특이하게도 이 작품에서 유불란의 무죄를 밝히고 진범을 밝혀내는 것은 유불란이 아니라 검사여서 명탐정의 첫 등장치고는 좀 어설프기 그지없다.
책속에서 유불란으로 하여금 살인을 저지르게 만드는 신비한 범죄 집단이 나오는데 아마도 그것은 30년대 일본 추리 소설의 대부 란포의 영향을 받아서가 아닌가 싶다.
이후 유불란은 마인에서 찌질한 탐정 소설가가 아닌 명탐정으로 환골 탈태하여 홈즈 못지않는 추리력을 발휘하는데 아쉽게도 이후에는 일본의 전쟁에 도움을 주는 스파이로 변신하게 되고 해방 이후 그런면에서 부담을 가진 김래성의 절필로 국내 첫 명탐정의 맥은 아쉽게도 끊어지고 만다.

연문기담은 어찌보면 추리 소설의 겉모양을 띤 연애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랑하는 남자를 쟁취하고자 기지를 발휘하는 한 여인의 모습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앞서 말한대로 김래성은 한국 현대 추리 문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분인데 그의 작품이 탄생 100년이 되서야 겨우 단편집 형식으로 우리 앞에 소개되는 점이 어찌보면 창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연문기담은 30년대와 40년대에 걸쳐 발표된 초기작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내성 스스로도 “나의 추리작가로서의 가장 작열된 정열이 한곳에 결정된 창작”작품들이라고 평하며“작품마다 추리문학에의 순수한 정열이 불꽃처럼 약동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니 상당한 수준작으로 지금 시각에서 봐도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으로 만약 김래성이 해방 이후에도 추리 소설을 계속쓰고 일찍 돌아가지 않으셨다면 국내 문학계에서 추리 소설은 아마 또다른 대접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론 친일 의혹을 받고 있는 마인이후 김래성 추리 소설들도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Good:전설적인 한국 추리 소설 시조의 작품을 읽은 기쁨.
Bad:마인의 명탐정 유불란은 어딜가고 찌질이 유불란이 나오냐.
Me:마인도 읽었다.김래성의 나머지 작품은 누가 출간해 주지 않나?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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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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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추리 소설을 보면 탐정이란 이름이 붙은 작품이 상당히 많이 보이는 편이다.알라딘에서 명탐정이란 단어를 치고 조회만 해보아도 만화인 명탐정 코난을 제외하고도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명탐정의 규칙, 소설 명탐정 코난 1, 명탐정은 밀항중,명탐정 홈즈걸1~3등 대부분 일본 작가들이 저술한 책들이 다수 보인다.
원작에 탐정이란 단어가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도 흥미롭게 여기는 단어인 탐정을 일본인들은 상당히 좋아하나보다.

실제 국내에선 탐정이란 직업은 없지만 우리나라 추리소설 시장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웃 일본의 경우 실제 탐정이란 직업이 있다.항상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를 외치는 소년 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로 나오는 긴다이치 코스케나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잠자는 명탐정 모리덕분에 우리는 일본은 탐정 제도가 잘 도입되어 있는 나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일본의 탐정은 엄격히 관리되는 미국과는 달리 특별한 국가적 규제 및 관리를 시행한 것이 아니라, 관청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탐정업을 운영 할 수 있고 대부분 행동조사(불륜․소행 등),사람찾기,신상 및 신용조사(개인․기업), 증거조사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흥신소와 대동 소이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멋진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들은 일본의 현실과도 전혀 맞지 않는 허구(虛構)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우타노 쇼고는 그의 단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에서 비틀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데 그는 사방이 눈으로 뒤덮인 산장, 외부와 단절된 외딴섬, 하인과 손님이 드나드는 서양식 저택 등 전형적인 밀실 살인사건 장소를 추리소설 독자라면 누구나 익숙할 만한 테마를 갖고 기존의 추리소설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와 패러디를 적절히 섞으면서 우리를 미스터리 세계로 서서히 안내하고 있다.

책의 제목이가도 한 첫번째 단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에서 명석한 두뇌와 근사한 스타일을 지닌 탐정 가게우라 하야미가 등장하는데 그는 자신의 앞에 있는 미모의 두 여성에게 소설속에 흔히 나오는 밀실 살인(노란방의 수수께기,유다의 창등),다잉 메시지(X의 비극),타임 테이블의 맹정을 찌른 알리바이 트릭(통,프렌치 경감 최대의 사건등),시나 동요를 이용한 살인(비숍 살인사건,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등)은 현실속에서는 없으며 또한 명탐정이란것도 현실속에서는 바람피우는 유부남의 뒷조사나 야반도주한 사람을 추척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하면서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갖고 있는 명탐정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기 깨부수고 만다.
그러면서 명탐정 가게우라는 제국 해군의 밀사사건이나 쓰기노미야 살인사건등 경찰들이 해결하지 못한 난 사건을 해결하고 그 내용을 책으로 썼지만 프리아버시 침해로 패소하여 오리려 배상금만 변제하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암만 명탐정이라고 해도 현실적으론 수사 기능이 없어 경찰의 그늘아래에만 있을 수 밖에 탐정의 사실을 노골적 풍자하고 있다.
셜록 홈즈에게 파트너인 왓슨이 있듯이 명탐정 가게우라에게도 다케무라 오조라라고 하는 조수가 있는데 그는 명탐정인 가게우라의 실력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존경하지만 돈과 명예 여자를 밝히는 가게우리의 세속적 욕심에 대해서는 실망을 나타낸다.
초청받은 산장에서 사장이 살해 당하고 경찰의 의뢰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꿈쩍 않는 스승을 대신해 조수 다케무라는 직접 사건 해결에 나서지만 사건을 해결 할수 없었는데 가게우라는 범인을 알고 있다며 밝히려다 살해를 당하고 조수인 다케무라는 결국 마지막에 진범을 밝혀내고 훌륭한 명탐정이 되겠다고 하늘의 스승에게 맹세를 한다.

이처럼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각종 미스터리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명탐정’의 현대 버전이 등장하는데 우리가 책에서 보는 명탐정은 초인적인 추리력을 가지고 경찰을 좌지우지하면서 사건을 쾌도 난마식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실제 일본에서의 탐정의 실상은 사건 수사 기능이란 전혀 없고 행동조사(불륜․소행 등),사람찾기,신상 및 신용조사(개인․기업), 증거조사 등이나 하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란 사실과 탐정 역시 돈과 명예와 인기를 원하는 평범한 우리 이웃임을 독자들에게 너무나 사실적이면서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리고 돈,명예,인기에 초연한 명탐정이 되고자 했던 타케무라 역시 몇 년이 지나면 그의 스승인 가케우라와 마찬가지로 현실의 삶에 쪼들려 스승을 닮아 갈것이라고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는데 이처럼 이 단편은 우리가 머리속에 상상하고 있던 명탐정의 이미지를 시원스럽게 깨부시고 있어 참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두번째 단편 생존자, 1명 은 일본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옴진리교의 사린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인데 신흥종교의 신도 네 남녀가 지하철 폭파 테러를 일으키고 도망친뒤 무인도에 머무르는데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섬에 그들은 한명씩 차례로 죽어나간다.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현대 버전을 보는 듯한 감을 주는 이 작품은 섬안에 있는 살인자를 찾으려는 생존자들 사이의 긴박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주인공의 수기와 신문기사가 교차되는 형식은 상당히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은 추리소설 독자들이라면 과연 생존자가 누구일까 나름 머리를 굴렸을 테지만,제목에 있는 생존자 1명은 정말 아무도 예상치 않은 반전을 보여주는 멋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 단편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는 앤틱 가구와 초상화, 갑옷 기사상, 무도회가 열릴 법한 커다란 홀 등 화려한 귀족 생활의 흔적을 간직한 채로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된 비밀을 품고 있는 고풍스러운 서양식 저택이 등장한다.
일본어에서 館이란 구조가 크고 번듯한 집. 공공(公共)의 건물을 가리키는데 대체로 메이지유신이후 일본에 지어진 서양식 저택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일본의 추리 소설속에도 많은 관이 등장하는데 일본 추리 소설 3대 괴서의 하나로 뽑히는 1930년대의 오구라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이나 일본 신 본격 추리의 대표주자중의 하나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수차관,미로관,인형관,시계관,흑묘관,암흑관등의 관 시리즈 작품도 있다.
이처럼 우리에겐 잘 이해가 안가는 관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은 아마도 탈아입구를 희망했던 그들의 서양에 대한 콤플렉스의 일종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는 그런 일본인들의 서양 콤플렉스와 서양의 고전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오마주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탐정소설 애호가가 교외의 부지에다가 직접 소설에 나올 법한 저택을 세우고, 오랜 친구들을 초청해 추리게임을 펼치자고 제안하면서 소설은 시작되는데 친구들은 시나리오에 따라 학창시절 푹 빠져 살던 각종 미스터리 소설의 클리셰를 재현하며 게임에 점점 빠져든다.
이 단편에선 저택에 전해져내려오는 비극적인 에피소드,등장인물들의 알리바이 시간표,복잡한 저택 안에서의 동선등 우리가 그간 익히 읽어 왔던 수 많은 추리 소설의 클리셰가 등장하고 마지막까지도 아무런 반전없이 독자가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을 보여주기에 개인적으로 이 책속이 3편중에 가장 아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세가지의 중단편들이 모여있는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기존의 추리 소설들에 대한 독자들의 선입관을 부스는 즐거움을 주는 작품으로 추리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밀실 트릭과 클로즈드 서클을 다루고 있기에 아마 상당히 많은 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이 책의 작가인 우타노 쇼고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 볼 예정이다.

Good:추리 소설에 대한 오마쥬와 패러디가 가득한 작품
Bad:.그래선지 어디선가 읽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네.
Me:작가가 이런류의 추리 단편을 더 발표한다면 얼마든지 구매 용의가 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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