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1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앨러리 퀸을 자처하는 신 본격 추리파의 일원인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이 국내에 심심치 않게 번역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월광 게임,외딴섬 퍼즐,쌍두의 악마, 46번째 밀실,절규성 살인사건,하얀토끼가 도망친다등 이미 다수의 작품이 번역된바 있는데 아마도 본격 추리를 좋아하는 국내의 추리 독자들의 성향때문이 아닐까 싶다.

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의 방랑은 스님인 지장이 사건을 해결하는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일본 어느 소도시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작고 조용한 거리의 스낵바 '에이프릴'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양복점 주인, 사진관 주인, 비디오가게 주인 등 동네의 알 만한 얼굴들이 한 행각승이 풀어놓는 기담을 듣기 모인다.
"법명은 지장. 추정 연령 45세.다름 아닌 그가 바로 이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모임의 중심이다.우리는 그의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듣고 즐기기 위해 1년 반 전부터 '에이프릴'에서 주말을 보냈다.그 대신, 행각승이 마신 술값은 다 함께 나눠 냈다. 이를테면 공연 입장료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p51)

지장 스님은 자신이 해결했다는 사건들의 이야기를 토요일 저녁마다 '보헤미안 드림'이라는 칵테일 한 잔을 마신 후 풀어놓으면서 해결 부분에서 청중들에게 범인을 맞춰보라며 두뇌 게임을 제안하는 것이 이책의 패턴인데 스스로 일본의 앨러리 퀸을 자처한 아라스는-그래서 작가는 엘러리 퀸을 모방한 국명 시리즈 중 《말레이 철도의 비밀》 로 제56회 일본추리작가협회 상을 받기도 했다- 전반부에는 작가가 던지는 도전장이, 후반부는 해답으로 이루어진 마치 앨러리 퀸의 독자에의 도전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내놓는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이라면 바로 탐정이 스님이라는 점이다.물론 스님과 비슷한 종교인인 신부(브라운 신부)나 랍비등이 주인공인 추리 소설이 다수 있지만 스님이 탐정이라는 점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그것은 아마도 산속에서 참선을 위주로 하는 우리나라의 스님과 이 소설처럼 술도 마시고 결혼도 하는등 속세속에서 살고 있는 있는 일본의 스님-그래서 일본의 스님은 거의 목사같다고 보면 될것이다-과의 차이점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와 달리 주변에서 스님을 자주 접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 기억으론 잇큐라는 동자승이 나오는 추리 만화도 있을 정도니 독특한 탐정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유리한 추리 소설 작가라면 아마도 당연하지 않나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출판사가 알라딘에 제공한 책소개에 일본 최고의 본격 추리소설 작가가 내놓는 환상적인 플롯과 작은 틈조차 찾아볼 수 없는 트릭! 그 도전의 즐거움을 이제는 한국 독자들이 누릴 차례다라는 자평을 보았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너무 과찬이란 생각이 든다.
만일 알라딘의 책소개를 보고 엄청 기대를 하고 책을 읽었다면 추리 소설을 처음 읽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을 수 있지만 어는 정도 추리소설을 독파한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사건의 트릭 좀 시시하고,스낵바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내용이 부족해서 살짝 실망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각 단편속의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사건 자체의 진실성을 의심하기 시작할 때쯤, 지장 스님이 처음 나타날 때 그러했던 것처럼 간다는 말조차 없이 표표히 사라져버리는 것처럼 읽다 보면 사건 자체가 결말에서 맥이 빠지는 작품도 있고 범인과 트릭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작품도 있지만 복잡한 두뇌 싸움을 할 필요없이 마치 바에서 술 한잔 하면서 친구들과 두런 두런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Good:나름 논리적인 추리를 선보인 작품.단편이라 더욱 마음에 든다
Bad:.하지만 뭔가 10%정도 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Me:작가의 다른 작품에 기대해 보자.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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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11-01-10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글이죠. 저도 자신있게 남한테 추천은 못하겠더라고요.

카스피 2011-01-10 18:3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한 10%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저도 강추하기 그렇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