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 꼭 박혀있는 집순이 하면서 책만 보고 싶은데 자꾸 일이 생겨....ㅠ.ㅠ
매일 일기를 쓰자도 아니고 1권 읽고 1권 리뷰 쓰는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
어쨌든 올해에도 1월부터 어김없이 몰아쓰기 시작.
빨리 쓰고 다음 책 넘어가야지 아니면 설때문에 계획만큼 책을 못읽을수도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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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구리다는 나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많은 서재지인들이 재밌다고 재밌다고 강력 추천한 책이다.
그래서 일치감치 구입을 해났다가 올해 책 사지말고 이미 산책을 읽자라는 결심으로 잽싸게 들었다.
그러나 아 정말 나는 이 책을 읽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책이 재미없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딱 재밌다 없다로 얘기하라고 하면 책은 굉장히 재미있는 쪽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속의 유머감각을 이야기 했지만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단 한순간도 웃을수가 없었다.
일단 인도라는 나라가 나는 늘 이해불가인 나라.
많은 사람들이 인도여행을 꿈꾸고 인도를 다녀와서 뭔가 꼭 있어보이는듯 성불한듯 이야기하는데 그런거 다 구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항상 궁금했다.
핵무기를 만들고 IT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한 나라에서 어떻게 카스트제도가 아직도 실존할 수 있으며, 여성에 대한 끔찍하고도 막무가내인 폭력이 그토록 공개적으로 자행되는가?
다 타지 못한 시체의 잔해가 흘러가는 갠지스강에 여전히 온몸을 담그는 그들의 신앙은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해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극단의 빈곤이 펼쳐지는 곳에서 우리같은 이방인이 인도의 영혼 어쩌고 하는건 너무 가식적이지 않은가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거다.
어쨌든 인도에 대해서는 뭘 읽어도 왜? 왜? 왜?의 향연이랄까?
그런 왜에 대한 대답 몇 개를 이 소설 속에서 건졌다.
이 책은 인도의 그 수많은 '하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하인'들을 일컫는다.
자본가와 노동자, 고용주와 고용인, 상인과 점원같은 자본주의적인 관계가 그래도 인간을 존중한다고 강변할 생각은 없지만 그럼에도 어쨌든 자본주의의 저 관계들은 계약관계로 인신의 구속을 전제하지는 않는다.
그걸 망각하고 노동자를 하인으로 생각해서 갑질을 해대는 인간들이 신문기사에 나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인도에서 노동자는 기본 존재가 일단 '하인'이고, 거기에 자본주의의 착취가 더해진다.
이중의 속박이다.
21세기에 그런 속박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고 싶었는데 소설 속 주인공이 얘기해준다.
인도의 가족 - 바로 그것이 우리가 닭장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자기 식구들이 파멸하는 꼴을 볼 각오가 돈 사람만이 그들이 주인들에 의해서 쫒기고, 두들겨 맞고, 산 채로 불타 죽임을 당하는 꼴을 볼 각오가 된 사람만이 닭장을 부수고 나올수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상적인 인간으로는 어려운 노릇이고, 괴물이 되어야 하고 비정상적인 성격이라야 가능하단 말이지요. - 205쪽
소설의 초반에 주인공 발람이 운전기사 아니 하인으로 취직할 때 그의 주인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발람의 가족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발람이 하인으로 취직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그의 가족이 주인의 영향력 있는 지역에 집단 거주하고 있고, 별다른 반항이나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발람은 운전기사로 취직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는 하인이었고, 그가 하는 일은 주인의 발을 씻어주고 안마해주는 것, 운전하는 것, 요리를 하고 시중을 드는 것, 주인이 사고를 쳤을 때 그 죄를 뒤집어 쓰는 것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그리고 그 어딘가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발람의 가족이 죽음으로 그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착취는 자본주의적인데 관계는 지극히 봉건적이다.
그래서 주인공 발람은 자신과 자신같은 하인들로 이루어진 대부분의 인도인들을 수탉장에 갇힌 수탉이라고 비유하는 것이다.
닭장 안의 수탉들은 위에서 떨어지는 피 냄새를 맡고, 형제들의 내장이 주위에 휘날리는 것을 봅니다. 다음엔 자기가 똑 같은 신세가 되리라는 걸 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항거하지 않습니다. 닭장 안에서 나오려고 애쓰지도 않습니다. - 202쪽
이 글을 읽다보면 인도인의 이런 저항없음을 흔히 그들의 윤회를 믿는 종교관에서 찾는걸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 봉건적인 주인과 하인의 관계를 읽는 순간 단박에 이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인도에서 또 하나 의외로 유명하고 인도인들의 자부심인 것이 있는데 그게 뭐냐하면 인도의 선거와 민주주의이다.
인도는 모든 국민의 투표를 보장하는 것에 굉장한 노력을 들이는데 그 노력이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심신산골에 있는 단 한명의 유권자를 위해서 벵골호랑이 잡아먹혀 가면서도 인도의 선관위 공무원들은 투표용지를 들고 찾아간단다. 이 말만 들으면 우리는 아 그래도 정치는 제대로 하는데 왜 저렇지라고 갸웃거리게 되는데 제대로는 무슨.....
모든 곳에 투표용지를 보내고 모든 사람이 투표를 하지만, 실제 투표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그 동네를 장악하고 있는 주인이 다 알아서 투표도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런 인도의 민주주의의 실상 역시 날카롭게 보여주며 비판하고 있다.
남의 나라 이야기다보니 한발짝 떨어져서 웃긴 부분에서는 웃으며 볼수도 있겠건만, 기본적인 인간이 또는 인간사회가 이래도 되는가를 생각하면 도저히 짧은 웃음조차도 짓기가 힘들었던, 그래서 읽으면서 내내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 가슴 답답해가며 읽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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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 출판사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13권을 읽었다.
현재까지 출판된게 30권이니 반이 조금 안된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굉장히 좋거나 아니면 뭘 이렇게 대충 쓰셨어요라는 말이 나오거나 둘 중에 하나인듯하다.
안타깝게도 백남준 편은 내게는 후자였다. 뭘 이렇게 대충 쓰셨나요말이다.
예술가의 흔적이 남은 장소와 그의 예술작품을 결부시켜, 그런 예술이 탄생하게 된 과정 그리고 해당 예술가의 예술사적 위치, 작품에 대한 분석이나 소개 이런 것들을 기대했고, 이를 통해 백남준의 예술을 좀 더 잘 이해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의 삶은 굉장히 단편적으로 소개되었을 뿐이고 사실상 백남준의 삶에서 중요한 모순이나 고민 또는 회의였을 부분들에 대해서는 거의 그냥 넘겨버리고 단순 에피소드를 전달하는 수준이다.
사실 생각해보자.
엄청나게 부유한 집 막내로 살다가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말자 온 집안이 부산으로 피난가서 배를 사서 일본으로 도망을 갔다.
한국전쟁초반 북한의 기세가 엄청났던걸 고려한다 하더라도 이 집안의 대처는 굉장히 기민하다.
예상컨대 그간 친일행적이 두드러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 이후에 이 집안이 몰락하게 되는데도 일본에서의 사업의 실패와 정경유착이 결합된거 같은데 이것이 10대와 20대시절의 백남준에게 그렇게 가벼웠을까?
집안의 친일행적 - 한국전쟁시기 일본으로의 도망 - 사회주의에 호감을 가졌던 청년 백남준 - 적국인 일본에서의 생활 - 두 형의 일본으로의 귀화 등
이런 일련의 조건들은 청년기의 예민한 백남준에게는 굉장히 심각한 영향을 끼쳤을테고 그것이 그의 삶과 예술에 끼친 영향도 분명히 있을텐데 이 책의 저자는 이 부분을 대부분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때워버린다.
또한 그의 사상이나 정체성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도 너무 쉽게 설명되어 진다. 백남준의 집안이 가마쿠라에 정착했고, 이 지역이 선불교가 발달했던 곳이니까 당연히 백남준도 선불교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TV 부처>같은 작품이 나왔다? 이런 설명을 하려면 실제 백남준의 말이나 글, 작품을 연관시켜서 그의 선불교에 대한 생각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제대로 설명해야 하는거 아닐까? 그런데 모두 당연히 그러했을 것이라는 추측뿐이니 읽는 독자로서는 점점 저자의 이야기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는 것이다.
또한 백남준의 경우 케이지의 음악에 대한 경도에서 시작해 플럭서스운동에의 참여와 퍼포먼스, 그리고 비디오아트로 넘어가는 과정이 그의 예술이 거쳐간 길일텐데, 이 예술사조들이 모두 예술사적으로 굉장히 의미깊고 영향력이 컸던 것들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에 대해 의미들을 좀 짚어주고 그 속에서의 백남준의 위치, 의미 이런 것들을 얘기해주는 것이 맞을 거 같은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중에서 클림트나 니체편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런 퀄리티까지는 안되더라도 좀 많이 안타까웠다.
아 그리고 또 하나. 이건 도대체 이해하기 힘든 실수인데 왜 이런 실수가 나왔는지는 도대체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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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02~ 103페이지 백남준이 케이지를 만나 영향을 받았던 다름슈타트라는 도시를 설명하면서 올린 사진이다.
도시의 중심지인 루이젠광장이라는 곳인데 이 곳에 대한 설명이 다음과 같다.
"다름슈타트에서 가장 큰 광장으로.......고딕건축물들이 광장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 이곳에 발을 내딛는 순간 중세시대로 온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아니 여기 고딕건물이 어디있냐고요?????
고딕 건물이 사진 반대편에 있나 싶어 구글지도 검색까지 했는데 모두 저런 르네상스양식을 간소화시킨 근대건물들 뿐이다.
광장을 둘러싸서 전부 다 말이다.
따라서 중세시대 분위기는 하나도 안 느껴진다.
보통 글자나 이런 실수에 대해서 난 좀 관대한 편인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고딕건물 구별하는거 진짜 쉽잖아.
뾰족탑, 스테인드 글라스 이거 중학교때 다 배우는건데......
실수라고 보기에는 뭔가 좀 이상하달까?
책에 대한 카툰은 언제든 이곳 사람들에게는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소재다.
그냥 책 이야기만 하면 일단 반은 무조건 먹고 들어가는 곳이 여기니까..... 그냥 이건 사진 몇 장면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럽다.
다만 어떤 장면은 문화의 차이 때문인지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는 대목도 있어 좀 슬펐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책!
사실은 우리 모두의 서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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