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온지는 좀 됐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여행이야기를 마치고야 말리라 어금니 꽉 물고 결심만 했다. ㅎㅎ

어쨌든 이어서 쓰는 여행기 할슈타트 편이다.


악시마 리줌 눈썰매 타다가 호되게 날아올라 지구 중력이 끄는 내 몸의 무게를 실감하고 인스부르크로 다시 돌아왔다. 생각보다 시간이 남아 천천히 시내 구경하고 가게들 구경하고, 여동생 줄 선물도 하나 사고... 유럽은 정말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 발견한 풍경. 댕댕이는 뭔가 조금 서글픈 표정인데 주인이 가게에 들어가버려서일까? 쇼핑하러 들어갔는지 알수없지만 주인과 신나서 오다가 주인이 가게에 들어가니 저렇게 앉아 주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저녁을 먹고 다시 기차를 타고 잘츠부르크로 이동했다. 날씨가 엄청 추워졌고, 역에서 거리가 제법 떨어져있어 캐리어끌고 낑낑거리며 숙소까지 가는데 그래도 오랫만에 에어비앤비를 벗어나 호텔이라 신났다. 조식 주잖아 하면서....



다음 날은 그림 같은 할슈타트로 갔다. 잘츠부르크에서 거리도 좀 떨어져있지만 교통편이 안 좋아 아침에 기차 한번, 버스 3번을 갈아타고 가야한다. 그 와중에 또 지역 교통패스를 잘 못 사서 멍청비용을 이번에는 무려 8만원이나 날렸다. 이 지역의 교통패스가 너무 복잡해서 외국인이 구분하기에는 너무 어렸웠어.... 8만원 노래를 부르며 우울해하는건 나뿐이고, 남편이랑 애들은 괜찮아 괜찮아 밥 싼거 먹으면 돼 이러고 있고...ㅠ.ㅠ



할슈타트로 가는 길은 너무 아름다웠다. 

심지어 버스 정류장조차도 감성 돋아. 이런 길이면 하루종일 버스만 타래도 타겠다 했다가 버스 기사님 어찌나 난폭운전이신지 하루종일 버스 타는거 바로 취소!







겨울 할슈타트는 점검기간이라 소금광산도 안 열었고, 전망대는 푸니쿨라가 운행 중지였다. 갈 때는 그래도 전망대 걸어가보지 했는데 할슈타트 도착해서 경사 보고 바로 포기! 굳이 올라가지 않아도 동네만 걸어다녀도 좋아로 노선 변경해버렸다. 호수가 보이는 작은 식당에서 오스트리아에서 유일하게 맛있게 먹은 슈니첼을 먹고 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하고 그리고는 그냥 동네를 계속 걸어다녔다. 특별한 유적지도 없고, 박물관도 딱히 볼거 없지만 그냥 이런 곳을 걷는다는게 행복했다. 중간에 눈이 와서 "우와 나 눈 맞으면서 산책하는게 로망이었는데 드디어 이뤘다"라며 신나 신나.....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정말 많았다. 그리고 여태까지는 한국인 보기 힘들었는데 여기서는 눈만 돌리면 한국인. 식당에서도 나오면서 한국인들이 줄 서 있기에 여기 슈니첼 맛있어요하고 정보도 주고..... 한바퀴 돌면 20분정도면 돌아볼 곳이지만 우리는 길들이 너무 좋아서 그냥 걷기만 했다. 






할슈타트의 집들은 꽤 특이하게 집의 외벽을 장식하던데 그게 아예 나무를 어릴때 부터 꼭 우리 분재하듯이 외벽을 타고 오르도록 키우는거다. 그래서 이렇게 나무가 벽을 타고 오르게 했던데 겨울이라 앙상했지만 꽤 멋진 모습이다. 여름에 초록으로 빛날 때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호수에는 백조랑 오리랑 둥둥. 길에는 도도한 냥이가 춥지도 않은지 사람을 내치지 않는 거리.

할슈타트는 워낙에 사진으로 많이 본 이미지라 딱히 인상적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봄에도 여름에도 그리고 가을에도 이 길을 마냥 걷고 싶은...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 한적한 카페에서 책읽고 이런건 불가능이란게 아쉬울뿐이다.






해질 때쯤 이번엔 배를 타고 할슈타트를 나오면서 찍은 풍경.




할슈타트 안녕, 다음에 또 올게라고 했지만 진짜 갈 수 있을지는 알수없지. 그리고는 바로 현실로 돌아와서 기차역에서 내가 산 패스가 이 기차를 타는게 가능한지 역무원에게 물어볼랬는데 아니 왜 무인역이냐고? 역무원님 어디 계세요? 결국 앱으로 다시 기차표를 끊고 나의 멍청비용 8만원은 결국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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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5-02-13 0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할슈타트 너무 좋네요!
그런데 저 집 외벽에 있는 나무는 보기에는 멋진데 살기에는 벌레도 많이 있을 것 같고, 나무 뿌리가 집 하수관이나 수도관을 망가뜨리지는 않을까 걱정되고. 저 T인가요? ㅎㅎ

psyche 2025-02-13 05:40   좋아요 0 | URL
저 뒤로 가서 여행기 처음부터 쭉 읽고 왔습니다. 덕분에 구경 잘 하고 있어요.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겠습니다.

바람돌이 2025-02-25 20:21   좋아요 0 | URL
저도 T 아닌데 같은 걱정했어요. ㅎㅎ 그건 성격보다는 집이라는게 어느 만큼의 노동을 요구하는지 아는 사람들의 당연한 생각아닐까요? ㅎㅎ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모르겠는데 할슈타트에는 저렇게 벽장식을 한 집들이 많더라구요. 어떤 집은 이제 막 어린 나무를 심어 저렇게 만들기 시작하는 집도 있구요. 제 생각엔 적당히 키우다가 뽑고 다시 만들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그대로 두면 나무 뿌리가 집을 삼켜버릴듯요. ^^

페크pek0501 2025-02-13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여행하셨네요. 설경이 이리 아름다운지 새삼 느낍니다. 글 중에 있는 조식, 커피, 산책 등은 제가 다 좋아하는 것...ㅋ
여행기 또 올려 주십시오. 여행을 귀찮아할 때가 있는데 이 페이퍼를 읽으니 둘째가 가자는 여행을 가야 할 것 같아요.
두번째 사진은 하늘을 많이 넣어 멋지고, 네번째 사진은 연필화, 같았어요. 마지막 사진도요. 연필화를 배운 적이 있는데 갑자기 겨울 풍경을 그리고 싶어지네요. 한 가지 팁을 얻어 갑니다. 사진을 세로로 길게 빼니 풍경이 더 멋지다는 것.^^

바람돌이 2025-02-25 20:24   좋아요 1 | URL
저는 집이 부산인지라 설경에 대해서는 좀 강렬한 로망이 있어요. 아마도 눈 치우는 고통이 나와 상관없고 그냥 즐길 수 있으니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로망이 맘껏 충족되어서 겨울 여행도 괜찮아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날의 그 우중충함은 슬펐지만요. ㅎㅎ
따님이 가자면 가야지요.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으것 같더라구요. 시간이 더 지날수록 더 힘들어질테니 갈 수 있을 때 가자가 모토입니다. ^^

단발머리 2025-02-13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슈타트 너무 좋아요! 바람돌이님이 사진을 잘 찍으시는 건지, 풍광이 좋은 건지, 두 이유 다 때문인지 궁금합니다.
나무가 저렇게 딱 붙어서 자라는거 참 신기하네요^^

바람돌이 2025-02-25 20:25   좋아요 1 | URL
풍광이 일단 좋고요. 사진은 수많은 엉망인 사진 중에 건진 거구요. 가끔은 남편이 찍은 사진이 좀 섞여 있는데 워낙 비슷한 사진이 없어서 구별은 불가능하구요. ㅎㅎ

stella.K 2025-02-13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좋으셨겠습니다.
요즘 간간히 핀란드 셋방살이란 프로보며 대리만족하고 있는데 흐흑~ 유구무언이네요.
근데 정말 누가 차려주는 밥 좀 먹어봤으면 좋겠어요. ㅠㅠ 여행을 가든가 더 늙어 요양원이나 가야 기능할까요? ㅎㅎ

바람돌이 2025-02-25 20:27   좋아요 1 | URL
온갖 여행프로들이 많으니 요즘은 여행 안가도 간듯 잘 알게 되는 면도 있더라구요. 그런데 또 그 풍경 속에 나를 딱 갖다 놓는건 또 다른 즐거움이랄까요?
밥하기는 왜 갈수록 더더더 하기 싫어지는걸까요?
이제 애들 크니 더 싫네요. ㅎㅎ

희선 2025-02-14 0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할슈타트 멋지네요 눈 온 풍경도... 거리를 걸으셨다니 좋았겠네요 어딘가에 가지 않아도 걷는 것만으로도 좋았겠습니다 고양이도 예쁘고 오리와 고니 미운 오리 새끼가 생각납니다 거기에 한국 사람이 많이 가는가 봅니다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사진을 보고 떠올리면 정말 거기 갔다 온 건가 싶은 생각이 들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5-02-25 20:29   좋아요 0 | URL
할슈타트는 정말 한국사람이 많이 오더라구요. 겨울에도 이런데 저 작은 마을에 여름에는 진짜 바글바글하겠구나싶었어요. 카페도 줄서서 웨이팅해야되는.... ㅎㅎ 머리를 비우고 풍경속에 그냥 저를 가만히 갖다놓는것 좋은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