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 입문하기 - 삶의 방식에서 살아 있음의 철학까지, 인류학의 가장 위대한 질문들
오쿠노 카츠미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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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학자들의 인문 사회 과학 서적을 읽을 때 느끼는 것이 이들은 참 정리의 달인이다. 잘 잡히지 않던 개념, 이론의 흐름같은 것들이 일본 학자들의 손에 들어가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고, 도표화가 쫙 되어 펼쳐지는거다. 다른 학문 분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주로 본 인문 사회 과학 서적들은 그런 경향이 강했다. 물론 이런 도표화와 정리에는 어느 정도의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입문 단계에서는 톡톡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읽은 책 <인류학 입문하기> 역시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인류학의 계보를 정리하고, 인류학이란 학문의 의미와 쓸모에 대한 확실한 개념을 잡아준다. 


  인류학이란 학문은 다른 학문에 비해서 역사가 짧다. 유럽인들이 자신들 바깥 세계를 만나면서 그 바깥세계를 서열화하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국주의 시대에 문명과 야만으로 민족을 나누기 위한 용도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인들은 정말 온갖 이유를 갖다붙여 자신들의 인종적 우수성을 증명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그에 타자로 자신들의 세계에 들어온 다양한 민족들은 좋은 연구대상이었다. 애초부터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한다는 목적이 분명한 학문이었던 것이다. 다만 세상 일은 늘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다. 인류학은 자체의 발전을 시작했고, 이 책이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인류학이 자체의 발전을 시작한 20세기 이후의 인류학의 계보를 4명이 대표적인 학자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20세기 초 문헌에 의지하던 인류학계에 현장에서의 직접 연구(필드 연구라고 한다)를 강조하며, 필드에서 자신의 감각을 총동원해서 탐구하는 것이 진실에 다가가는 최선의 방법이라 주장하고 실천했던 폴란드 출신의 인류학자 말리노프스키. 그는 인간 사회와 삶 전체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필드연구를 주장했고, 이것은 이후 인류학의 기본적인 연구방법으로 필드연구가 자리잡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필드연구를 통해 말리노프스키는 사물과 세계를 대하는 사람들의 관점, 세계관까지 탐구하고자 했다.


 다른 사람의 근본적인 관점, 심지어 미개인의 관점까지 존중하고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한다면,우리의 시야 또한 넓어지게 된다.   - 65쪽, 말리노프스키의 <말의 엄격한 의미에서의 일기>에서 재인용


  위의 말에서 보듯이 말리노프스키의 관점은 여전히 인류를 문명-야만, 문화인-미개인으로 나누는 이분법에서 아직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인간과 문화를 혐오나 증오가 아니라 타자를 이해해야 한다는 명제를 던진 것으로 인류학이 다른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초를 던졌다는 데 의의가 있겠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스타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이다. 물론 나는 이름만 들어봤지 사실 책도 안 읽었고, 아는건 없지만 말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 속에 의식되지 않는 삶의 구조가 내재해 있다고 보았고, 그 구조를 통해 인간이 전 세계 이곳저곳에 있는 '차이'를 통해 이 세계를 이해하고 있음을 파악한다. 예로 토테미즘과 히스테리를 이야기하는데, 19세기 말에 이 두 주제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유럽인들이 자신 안에 있는 껄끄로운 부분을 '미개인'과 '정신병 환자에 투영하여 자신들의 정상성을 확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럽인들의 심리적 환상을  확인하고 까발림으로써 인류학은 인종을 우열이 아니라 차이로 인식하는 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레비스트로스에 이은 프란츠 보아스에 이르면 드디어 문화상대주의 개념이 등장한다. 오늘날 문화상대주의는 당연한 진리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개념인데, 이 개념이 바로 인류학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보아스가 직접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연구가 이 개념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동력이었다. 이런 개념은 문화를 총체적인 삶의 방식으로 인지함으로써 가능한데, 삶의 방식은 우열이 아니라 레비스트로스가 이야기했듯이 차이일 뿐임을 인지하고 필드 연구에서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립되었다.


  이제 현대 인류학으로 넘어오면 중요 인류학자로 팀 잉골드를 얘기하고 있다. 잉골드는 자연과 사회를 구분해 생각하는 근대 서양의 이원록적 사고법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을 '생물사회적' 존재로 파악하는 태도에 도달했다. 인간을 생물사회적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은 생명체로서의 인간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통합으로 보는 것인데, 그저 단어만 들어도 아 생태학적 개념이 반영되겠구나 싶다. 잉골드에 의하면 인류학은 


 인류학은 '미개'사회와 비서양 사회 사람들'에 대한' 학문도, 이문화 이해를 위한 학문도 아닙니다. 인류학자가 스스로 세계 한복판으로 들어가 사람들'과 함께'하는 철학이지요.   -196쪽


  이제 인류학이 인간과 자연, 세계를 위한 철학으로 이야기되고, 이것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전력으로 대답해야 하는 학문이 된다. 


  어쩌면 모든 학문은 결국 이 물음에 답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어 나감에 처음 인류학의 계보를 정리하면서 결국 모든 학문의 길이 하나로 통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폭염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보잘 것 없는 인간인 나도 결국 내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언제나 간직하고 고민해야하는 근원적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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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낮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5
레오나르도 샤샤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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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조차도 마피아의 존재를 부정하던 시기,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을 고발하는 용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문학이 저항일 수 있음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또한 폭력에 대항해 싸우고자 하는 인간 의지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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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8-02 0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100자평이 정답이다. 🤣

바람돌이 2026-08-02 12:14   좋아요 0 | URL
호호홍~~~ 감사합니당

젤소민아 2026-08-02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읽고 싶은 맘 굴뜩같게 만들어주시네요!

바람돌이 2026-08-02 12:15   좋아요 0 | URL
책을 읽는 시간이 영화를 보는듯하달까요. 전 재미있었어요 ^^
 

















  어떤 책을 언제 읽느냐는 중요하다. 쓸데없이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는 바람에 내게 <압록강은 흐른다>는 도통 아무 재미도 없는 책으로 남아버렸으니..... 뜬금없이 그 시절에 이 책을 읽었던 건 아마 틀림없이 전혜린 작가 때문이었으리라.... 낭만적인 비극으로 느껴졌던 그녀의 죽음 때문에 그녀의 책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었고, 그래서 이 책까지 흘러갔을 테고.... 중요한 건 두 책 다 나에게는 공감 불가능으로 너무나도 재미없는 책이라는 기억만 남아버렸을 뿐.....

  다행히 오늘 이 책을 다시 읽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0번이라는 상징성과 출판사의 마케팅이 쉽게 이 책에 손이 가게 했다. 민음사의 이번 마케팅은 좀 많이 고맙네.... 덕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꼈다. 언제 어떤 책을 읽느냐는 역시 중요하다.


1. 전후 독일의 <압록강은 흐른다>


  독일어 원문을 읽을 수 없는 내게 이 작고 딱히 임팩트 없는 책이 왜 독일인들에게 그 해 '독일어로 쓰인 가장 훌륭한 책'이란 찬사를 듣게 했을까란 의문이 있었다. 독일어도 모르고, 독일 문학도 잘 모르는 내가 해소하기 힘든 질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이 책에 실린 작품 해설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역자 후기 외에 편집자인 박혜진씨의 작품 해설이 따로 더 실려있는데 이 글이 참 좋았다. 작품 해설이 좋았던 경우는 드물었는데 이 작품 해설에도 나는 별 5개를 주고싶다.)


  1946년의 독일은 나치의 만행때문에 거의 전 국민이 범죄자로서의 죄의식을 느껴야 했을테다. 1935년 나치당의 뉘른베르크 전당대회 영상에서 히틀러를 환영하는 독일인들은 종교적 광기의 열정으로 불타오른다. '그분이 오신다. 우리를 구원하러 히틀러 그분이 오신다'라는게 당시 독일인들의 상태. 이런 광기를 일으킨 근본 원인은 당연히 절망적인 당시 독일 경제 상태이지만, 이 절망을 낚아 채 낭만적 희망으로 뒤덮은 건 나치당이었다. 


독일 낭만주의는 단순한 문예 사조가 아니었다. 숲과 강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민족의 신화와 전설에 대한 경도는 독일인이 스스로를 하나의 민족으로 느끼는 방식으로 독일 정신의 중핵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치는 바로 그 정서, '민족', '피', '고향', '숲'을 동원해 대중을 이끌었다. 고향은 순수한 게르만의 뿌리로, 숲은 독일 민족의 영혼이 깃든 성지로 신화화됐다. 낭만주의가 꿈꾸던 것들이 학살의 언어가 된 것이다. 그러니 외부 망명자도 내부 망명자도 자신들의 낭만을 긍정할 수 없었다. 당시 독일인들은 거울을 들여다 볼 수 없는 민족이었다.      -239쪽, 작품 해설, 박혜진


  삶이 힘들어질 수록 사람들은 과거를 그리워한다. 예전엔 좋았어. 한 때는 나도 잘 나갔어 같은 그런 류의 회고는 본인에게만 낭만적이지만 그런 추억이 또 사람을 살아가게 한다. 그러나 매일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자국의 사람들이 전범으로 처벌 받고 있는, 어떤 독일인도 침묵과 방조, 또는 열광적인 호응의 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시대에 독일인들은 자기 민족의 위대함을 고대의 숲에서, 게르만족의 시원에서 찾았기에 과거조차도 그들은 그리워할 수 없었겠다.


  그런 1946년에 이미륵이 이 책을 냈다.


그 때 이미륵이 나타났다. 동양에서 온 한 아웃사이더가 자신이 잃어버린 나라의 강과 산과 어머니를 독일어로 노래했다. 독일인들은 <압록강은 흐른다>에서 자신들의 상실감을 발견했다. 죄 없는 향수, 고향에 대한 그리움, 오염되지 않은 낭만이 그것이었다.   -239쪽, 작품 해설, 박혜진 


  이 작은 책을 읽는 독일인들이 느꼈을 위로, 참회, 미안함, 슬픔, 그리고 부끄러움을 인정할 용기와 나아갈 힘. 그 모든 복잡한 감정들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 작은 소설이 시대에 남을 걸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당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의 위로를 던졌음으로 당대의 문학의 소명을 이루었음을 알겠다.



2.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


  작가에게 이 소설은 그리움이다. 고등학생인 내가 이 책을 재미없게 느낀 건 그 나이의 내가 이런 그리움을 이해할 수 없는 나이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 알겠다. 


  수암은 나와 같이 자란 내 사촌 형의 이름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그의 첫 기억에 존재하는 5살 사촌 형과 아버지 앞에 앉아 한자를 배우던 기억을 소환한다. 그 옆에서 "제발 애들을 그렇게 괴롭히지 마세요~"라고 말하던 어머니의 부고 편지를 독일에서 받는 것으로 끝난다. 


  떠나왔더라도 다시 돌아가리라 희망하면 글은 더 객관적이고 치열해질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돌아갈 이유가 모두 사라진 고향은 애틋함과 슬픔과 그리움의 대상일 뿐이다. 그 모든 기억들을 소환하면서 돌아갈 곳이 없는 곳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이미륵의 독일에서의 삶의 단편들을 짚어보면 그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이다. 모두가 나치에 저항한 백장미단의 쿠르트 후버교수의 가족을 외면할 때, 자신의 배급 식품을 그들과 나누고 길에서 후버 교수의 아내를 만나면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부인이라고 인사를 하는 것은 그 시대에는 큰 용기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그의 그런 심성이 어떻게 형성되어졌는지를 알게 된다. 어릴 적 유교 교육을 받았던 이미륵은 학문의 목적이 올바른 삶이 태도를 길러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함을 배웠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라며 그 교육의 이면도 알게되겠지만, 이미륵에게 유교와 동양의 시인들은 딱 사람됨의 중요성을 아는 것에서 멈췄다. 오히려 그것이 더 좋은 사람 이미륵을 만들었으리라.....


  번역된 그의 문장은 유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바로 그 평범한 문장들에 고향의 가족, 친구, 산천, 그리고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하나 하나 묻어있다. 이런 간절한 그리움은 그가 바로 그곳을 떠나왔기에 보이는 것일테다. 


단지 늦은 저녁 시간에 모든 주위가 고요해졌을 때만 나는 이따금 강을 따라 걷거나 어느 버드나무 아래의 벤치에 앉았다. 조용히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가볍게 찰랑거리면서  강물은 언제나 지체 없이 흘러가곤 했다. 자주 나는 그 물이 그렇게 자꾸만 흘러 언젠가 마지막에는 한국의 서해안에 다다를 것이다, 어쩌면 연평도나 어쩌면 그 외로운 송림 포구에까지도 다다를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 222쪽


  국경에서 도도히 흐르는 압록강을 바라보며 하나의 세계가 단절되고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고, 이제 독일의 작은 강변에서 강물이 바다로 흘러 고향땅까지 이어지듯 자신의 세계가 고향과 이어져있음을 자조하는 20대의 어린 청년이 눈 앞에 그려진다. 이런 기억의 소환이 또한 그를 살게 했으리라.... 


  내가 만약 이미륵과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면 내가 그리워했을 풍경은 이 바다가 아니었을까?





3. 나의 <압록강은 흐른다>


   작가의 그리움이 문장마다 느껴지는 감동과는 별개로, 또 다른 의미에서 이 책은 너무 흥미로웠다. 1899년생인 작가가 살았던 한국은 격동의 시대였고, 비분강개의 시대였다. 그러나 시대가 그러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일상을 살아간다. 어린 아이의 눈에 비치는 모습이 다는 아니었을지언정 이 책 속에서 묘사되는 21세기 초반 한국의 삶의 풍경들은 아름답고, 평화롭고, 그리고 끝내 위태로웠다. 


  듣기 좋은 칭찬만 듣고 달콤한 간식들을 대접받는 명절의 즐거움, 나도 고독하다며 어린 아들을 앞에 두고 술을 가르치는 아버지, 한일합방기 의병운동으로 잡혀가던 농민들의 모습, 소란스럽고 정신없는 기차가 들어오는 마을의 풍경과 기차 소리 사이로 들리는 헌병에게 매맞는 소리, 일본인들에 의해 도굴이 일상화되면서 무덤의 유골들이 나뒹구는 산야의 풍경, 고아로 자라 선교사에게 입양되었지만 미션계 학교를 선택하지 않아 내쳐진 친구, 인체 해부 수업에서 시신을 보며 "향이라도 좀 피우지 않고!"라고 중얼거리는 근대 학교의 모습들.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은 흔히 비분강개와 친일파의 길 2가지로 흔히 묘사된다. 하지만 사실 사람들이 있는 곳은 저 2개의 길 사이 어딘가이다. 비분강개하며 신념대로 모두 독립 운동을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친일이라는 사람이 아닌 길을 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에서 묘사되는 삶은 바로 그 넓은 스펙트럼에 있음에도 묘사되지 않던 사람들의 삶이다. 그들이 1919년의 3월에는 목놓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 좀 더 나은 삶이 오리가 생각하면서.... 그런 사람들의 소중한 삶이 기록들이 내게는 무척이나 소중하게 다가왔다. 역사책이나 대하 소설에서 볼 수 없는 그 평범함이 아름답게 여겨졌던 것이다. 


 이 책을 감포 앞바다에서 일부 읽었다. 가격이 너무 싸서 펜션을 하나 예약하고, 가족들이 1박 2일을 보냈는데 언젠가는 또 이 평범한 하루가 그리워지리라 생각하게된다.  이 자리에서 이 포즈로 책 읽는 거 너무 근사하지 않나? ㅎㅎ(물론 얼마 읽지는 못하고 끊임없이 먹기만 했다는 건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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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7-30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인공 이름이 수암인가요?
갑자기 수암 님이 생각나네요.^^
저도 리뷰 읽으면서 일제시대, 친일이란 단어를 접하게 되니 어제 잠깐 읽은 성해나의 <인비인>의 단편 몇 개가 떠올랐네요.

책을 읽는 시기는 정말 중요하단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근데 또 한편으론 어렸을 때 또는 몇 년 전에 읽은 책은 그때 내가 무슨 감정으로 읽은 것일까? 싶다가도 읽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재독할 때 반성의 계기?로 인해 이젠 찐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ㅋㅋ
바람돌이 님은 과거에 좋은 책 많이 읽으셔서 부럽습니다. 그리고 다시 재독하시는 것도 부럽고요.^^

민음사 박혜진 편집인의 해설 참 좋네요. 그분 책소개 하실 때 정말 귀담아 듣게 되더군요. 정말 말씀 잘 하시던데 글도 잘 쓰시네요. 저도 민음사 TV 세문전 소개 코너 때문에 올해 세문전 사다 놓은 거 많이 읽으려고 했건만 그닥 많이 못 읽었네요.^^˝

그나저나 감포 넘 멋진 곳 아닙니까!
감포 바다는 저도 인연이 많아 사랑하는 도시에요. 풍경도 아름답고 뒷모습도 아름답네요.^^

페넬로페 2026-07-30 15:22   좋아요 3 | URL
민음사에서 편집자 박혜진이란 이름이 2명이더라고요.
문학평론가로 소개된 박혜진 편집자는 요즘 많이 출연하는 그 분이 아니라 주로 한국문학 편집을 담당하시는 분일 거예요.
소설도 쓰시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6-07-30 11:51   좋아요 3 | URL
아. 맞아요.
제가 잠깐 혼동했어요.
박혜진 편집자가 두 분이시던데…한국문학 편집자이신 그분이시겠군요. 세문전 시리즈라 외국소설 편집자 그분과 잠깐 혼동했군요.ㅋㅋ
예전에 장강명 작가의 에세이에서도 박혜진 편집자님 잠깐 언급하시던데(내 기억이 맞다면?^^) 그땐 이분을 바로 떠올렸는데…
편집자 k님 유튜브에도 인생책 10권 코너에도 출연하셨더군요.
근데 소설도 쓰셨군요?
암튼 두 박혜진 편집자님들 책 얘기 듣는 거 좋아요. 김민경 편집자도 그렇구요.^^

책읽는나무 2026-07-30 15:28   좋아요 2 | URL
저 이제 편집자님의 인생책 10권 이제 다 보고 왔어요. 그동안 앞부분만 잠깐 보고 미뤄두고 있었거든요.^^
와. 거기에 <압록강은 흐른다>이 책 소개가 되었네요.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6-07-30 21:23   좋아요 2 | URL
읽을 책만 계속 늘고 있는데
행복하다고 생각하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6-07-30 22:44   좋아요 1 | URL
저도 저 이름 보면서 수암님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서재를 찾았더니 2023녅 글이 마지막이시더라구요. 연세가 있으시니 건강하신지 궁금해졌어요.

성해나 작가 책은 혼모노가 워낙 강렬해서 인비인도 찾아 읽어보고싶은데 벌써 읽으셨네요. 나무님 리뷰를 기다립니다. 사실 기담류는 저는 별로 안 좋아하는 장르라 어떨지 고민이 좀 되어요. ㅎㅎ

저도 딱히 과거에 책을 많이 읽은게 아닌지라 딱히 부러워할건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문학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읽어가시는 나무님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

민음사 편집자에 박혜진이라는 분이 2분이군요. 저도 유튜브에 자주 나오는 그 분인줄 알았습니다. 저는 특히 세계문학쪽은 작품해설을 신경써서 보는 편인데 사실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잘 없더라구요. 그런데 이 책의 작품해설은 진짜 좋았습니다.

감포바다의 나무님 인연은 무엇인지 급 궁금해졌습니다. ^^ 뒷모습을 아름답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앞모습은 모자와 선글라스로 가려야 그나마 봐줄만한 모습이 된다는 슬픈 현실이 있다지요. ㅋㅋ

바람돌이 2026-07-30 22:46   좋아요 2 | URL
페넬로프님 덕분에 민음사 편집자의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는군요. 저도 나무님처럼 유튜브에 자주 나오는 그분인줄 알았어요. ㅎㅎ 민음사 유튜브도 재밌어서 잘 보는데 박혜진이란 분은 2분다 매우 훌륭한 편집자일듯합니다.

잠자냥 2026-07-30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감포… 어딘지 찾아봤어요. 나중에 놀러 가서 저렇게 책 읽어야지! 🤣
<압록강…> 왠지 제목 때문에 손이 안 갔는데 꼭 읽어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6-07-30 22:59   좋아요 1 | URL
저 감포 펜션 무려 풀빌라입니다. 어푸어푸 물장구치고 놀았어요. 여름에 풀빌라를 제가 12만원에 겟해서 다녀왔습니다. 근데 저 펜션 다 좋은데 진짜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요. 편의점 하나 끝. 차 없으면 움직이기 힘든.... 수산센터가서 회 떠와서 가족들이랑 먹었는데 그 수산센터도 4km 떨어져 있어요. ㅎㅎ
그냥 펜션에 폭 박혀서 힐링하고 오겠다 싶을 때 좋은 곳입니다. 조용하긴 하더라구요.
압록강은 흐른다는 제목이 좀 비장하죠. 그런데 소설은 그런 비장한 상황도 매우 고요하게 흘러갑니다. 저는 정말 좋았어요. ^^

페넬로페 2026-07-30 1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있어요. 오래 전 전혜린의 번역으로 읽었는데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던 느낌만 남아 있어요. 많은 세월이 지난 후 읽는 지금은 어떤 느낌일지 내가 나를 궁금해 하고 있어요.
감포바다도 저의 추억의 장소입니다.

바람돌이 2026-07-30 23:01   좋아요 1 | URL
저도 무려 80년대 고등학교 때 읽었습니다. 아마 전혜린 번역이었을거예요. 오래 전에 읽었어도 감동한 페넬로프님의 감성에 감탄합니다. 저는 진짜 그 때 재미없었어요. ㅎㅎ
감포바다에 추억이 있는분이 많군요. 그 추억도 급 궁금해집니다. ^^

다락방 2026-07-30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쩐지 재미없을 것 같은 제목이라 관심 없었는데, 이 글 읽고나니 꼭 읽어봐야겠다 생각하게 되네요. 땡투 누르고 갑니다.

다락방 2026-07-30 12:14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전혜린 읽다가 재미없어서 다 못읽고 포기했었어요. -.-

바람돌이 2026-07-30 23:04   좋아요 0 | URL
제목이 음..... 독일어 문장이 그렇게 유려하다는데 그걸 알 수 없는게 슬펐습니다. 그렇다고 영어도 아니고 독일어를 배울 생각까지는 없어서.... ㅎㅎ 책도 참 좋고, 이미륵이란 사람도 참 좋아졌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그래도 저는 전혜린 다 읽었습니다. 그녀의 글과 마음들이 하나도 안 와닿아서 그렇지.....ㅎㅎ

꼬마요정 2026-07-30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저도 이 책 찜해놓고 기다리는 중인데, 더 기대됩니다. ㅎㅎㅎ
근데 책 읽는 포즈만 눈에 남아요!! 너무 부럽고 멋진 자세입니다!!!!!

바람돌이 2026-07-30 23:05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님 리뷰도 기다릴게요. ^^

근데 책읽는 저 포즈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저 의자가 생각보다는 안 편해서 30분쯤 읽으니 허리가 아파왔습니다. 슬프게도 육체적 고통으로 인하여 그냥 소파로 갔다는.... ㅎㅎ

선인 2026-08-06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독일어 선생님이 말씀 하셔서 구해서 읽었던, 아스라히 기억속에 있던 책들이네요.
 
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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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원망한다는 건 내 고통의 모든 책임을 상대에게 돌릴 수 있게 한다. 그래서 나의 고통의 원인에서 나를 제외시킬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은 문을 닫음으로써 평안을 얻는다. 더 이상 그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지 않음으로써 평안을 구한 삶을 다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문장들이 유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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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가장자리의 그늘에 서서 우리에게 손을 흔들던 아버지다. 그는 우리를 사랑하는 남자처럼, 우리에게 절대로 상처 주지 않을 남자처럼 온화하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어머니가 시선을 돌린 뒤로도오랫동안 아버지는 그곳에 선 채 양팔을 허공에 흔들며 그쪽으로 오라고 우리를 부르고 있었다. - P40

 "그때 학과사람들이 네 아버지에게 한 일은 부도덕했다. 스티브, 정말이야. 그건 모함이었고 다들 그걸 알았어. 그래서 그때 내가해야 했던 일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결정하는 거였다고 생각해." 그는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정말 그처럼 단순한 일이었어." - P45

이따금 창문 너머로 어머니 얼굴의일부분이나 우리를 미심쩍게 바라보는 눈이 보였지만 그 밖에 다른 기척은 없었다. 언제나처럼 어머니는 거기 있으면서도 없었다. - P64

"뭐, 말했듯이, 우리와 영원히 함께 있진 않을 거야." 그리고 그건 어쩌면 어머니가 자신에게도 해왔던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렇게 선을 그어 그의 존재를 감당했을 것이다. 그가영원히 곁에 있진 않을 거라고. "있잖아. 어떤 사람은 우리삶에 잠시 들어왔다가." 어머니가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고,
물위에 햇빛이 반짝였다. "그냥 그렇게 "어머니는 머리위로 손을 거칠게 내저었다. "그냥 그렇게 사라지는 거야." - P146

"내 말은, 넌 걱정할 필요 없다고." 어머니가 내 팔을 어루만졌다. "넌 절대 아빠처럼 되지 않을 거야, 스티븐, 넌 아빠와 전혀 달라." - P157

나는 가만히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내의 말이 맞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부분적으로는 나도 최근에 그녀에게서 멀어진 이유를, 적어도 그 당시에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는 이것이 내 인생 전반에, 그리고과거의 내 모든 연애 관계에 나타난 하나의 패턴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뚜렷한 이유 없이 물러나는 경향, 갑자기 상대에게 거리를 두는 경향. 내 태도가 앨리슨 자신이 처한 상황과어느 정도는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 P283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 곁을 지켰던 어머니, 아버지를 절대적으로 신뢰했고 데릭과 끝났다는 말을 믿었던 어머니. 그를 믿고 또 믿었던 어머니. 에드워드가 좀전까지 묘사했던남자가 침실에서 어머니 앞에 서서 자신이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거듭해서 말했던 남자(여러 해가 지난 뒤 어머니가 내게 말해주었다), 부엌에서 어머니에게 수없이 키스하고 손을잡은 남자, 어머니에게 자신의 헌신과 책임, 그리고 사랑을거듭 다짐했던 그 남자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 P305

내가 가졌던 것이 아니라 원했던 것의 이상화된모습이 되었다. 그는, 우리가 죽은 이들을 두고 종종 그러듯이, 기억 속에서 미화되었고, 그래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 되었다. - P333

 내가 그런일을 하는 이유는 착실하고 세심한 남편이어서가 아니라 그럴 필요가 있어서, 남을 기쁘게 하도록 길들여져서, 그런 일을 하면 내게 힘과 통제력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라는 사실을 들킨 것 같았다. - P350

예컨대 나는 아버지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자기 옷을 손수만들어 입거나 동네의 중고 가게에서 산 헌옷을 고쳐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언제나 옷차림이 깔끔하고 세련된 사람으로 보이기를 바랐고 실제로도 늘 그렇게 보였다.
아버지의 가족은 늘 가난했고 최신 패션이나 유행과는 거리가 먼 형편이었는데도 말이다. 또한 아버지가 세상이 사람을겉모습에 맞춰 대접한다고 믿었다는 것, 그래서 그는 세상에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친구들이나 여자들을 절대 집으로 데려가지 않았고, 어떤 여자와도 그런 일을기대하게 할 만큼, 가족이나 집을 보여주어야 할 만큼 오래사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P401

그건 다른 면에서도 사실이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도 데릭도 사랑했고, 학생들도 나도 사랑했지만 우리 모두에게 각기다르게 행동했다. 우리 모두가 아버지의 다른 면을 보고 퍼즐의 다른 조각을 갖게 되었다. 우리 중 누가 아버지의 진정한 면을 보았을까? 글쎄, 바로 그것이 항상 의문이었다. - P406

아버지를 어떻게 찾아냈는지 물었을 때, 줄리언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형을 찾는건 그다지 힘들지 않았단다, 스티브.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나직해졌다. 그냥 아무도-그래, 정말 아무도 형을 진심으로 찾고싶어하지 않았던 거야. 그게 다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는 물었다.
말한 그대로야. - P417

아버지는 서재 책상 앞 벽에 프루스트의 다음 구절을 적은작은 쪽지를 우리에게 남겼다.
진정한 낙원은 우리가 잃어버린 낙원이다. - P423

 다만 그때 나는 무엇이 어떤의미인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앨리슨과 핀이 나를 바라보면서 손을 흔들어 나를 부르는 지금은 알 수 있었다. 그들이 나와 함께 있고 싶어한다는 것을. 내가 내려가 함께 놀기를 바란다는 것을. 그래서 잠시 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향해 작은 풀밭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빠르게, 너무 급하게 걸어가느라 두 사람에게 다다르고 나서야, 그들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울고 있었다는 것을. -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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