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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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감사하다는 마음이 전부일 때가 있다. 책을 읽으며 되짚는 독립운동가들의 삶이 그렇고, 잊혀진 삶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그렇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진행하는 작가님이 부디 다음 프로젝에는 제발 국가의 지원이 있기를. 그를 위해 제발 지금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부터 갈아치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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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의 바다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편 뭉우리돌 1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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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시절 독립을 염원하며 싸웠던 분들께 왜 그리 간절했냐고 다른 삶이 없지는 않았잖냐고 묻고싶기도 했다. 그 답을 찾은듯하다. 그저 독립 외에 생각할 수 없는 시대였다고, 그래서 어디서든 뭐라도 해야 했다고... 그 마음에 국가가 보답할 길을 이 책이 부디 열어주었기를. 작가님께는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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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주택 탐구생활 - 백 년 전 주택문화부터 방 치장의 내력까지
최지혜 지음 / 혜화1117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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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자료를 집대성하고, 당대 인물들의 생각과 주장을 연결한 기획이 돋보인다. 다만 당대의 사회상과 좀더 밀착한 전개를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달랐다. 근대시기 주택을 주택 자체만으로 면밀히 살피고 자료로 이용하고자하는 이에게는 딱 맞을 책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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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 역사에 연루된 나와 당신의 이야기
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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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연루됨의 윤리"(10쪽)다. 


영화로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는 일본 제국주의가 현지인과 포로들을 동원에 미얀마와 인도를 연결하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당연히 전범인 일본 제국주의 군인들은 현지인과 포로들을 가혹하게 다루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일본인에게는 조선인이었고, 현지인과 포로들에게는 일본인이었다.

조선인들은 일본군 이등병과 포로들의 사이에 있는 신분으로 직접 포로들의 작업을 감시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시하는 것은 일본이었고, 직접 채찍을 들고 포로들을 구타하는 것은 조선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조선인들은 전범일까? 아닐까? 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많은 한국인들은 팔이 안으로 굽어 여기 조선인들은 피해자였다고, 그들을 전범으로 규정하는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주장하고 싶다.


그러나 예를 바꿔보자.

전후 독일 사회는 전쟁범죄의 주체를 나치 독일의 나치당과 친위대 등의 범죄 집단이 저지른 것으로 한정하려 했다.

국민의 의무로 징집되었던 정규군은 결코 범죄 집단이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후 밝혀진 자료들에 따르면 정규군 역시 수많은 학살의 주범이었다.

정규군의 협력 없이 소수의 친위대 병력만으로 그토록 엄청난 학살을 저지른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266쪽)

전쟁 중 독일인 1700만명이 정규군에 징집됐다. 

독일인 대다수가 정규군이거나 그 가족 혹은 친지였다.

"나는 몰랐다"고 말할 수 있는 독일인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 독일인들은 전범일까? 아닐까? 국가권력에 의해서 징집되어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가한 피해자였을까? 아니면 가해자였을까?

남의 일은 판단하기가 쉽다. 그들 역시 전범이며 가해자다.


인간이란 한 단면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 복잡다단한 인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역사는 더더욱 그러하다.

윤치호는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을 뼛속까지 받아들였던 인물이다.

그의 관점에서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하는 것은 인류의 발전 법칙이었다.

물지 못하면 짖지도 말라고 독립운동을 폄하했던 이다. 

그런 그가 나혜석과 박인덕의 이혼을 "이혼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변호했다.

이게 뭐 대단하냐 싶겠지만 당대 조선의 지배층 남성으로서 여성의 이혼의 권리를 옹호한다는 것은 거의 혁명적인 발상이다.

민족주의자든 사회주의자든 상관없이 여전히 남존여비, 여성은 남성의 부속물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판을 치던 시대다.

큰일 하는 남성을 위해 여성이 내조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 시대 사람들의 내면 깊숙히 골수에 박혀 있던 시대다.

그런 시대에 윤치호는 이혼을 개인의 선택으로 인정했다. 한 마디로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윤치호의 친일행적이 가려지는가?

승자의 편에 서는 것이 인류전체의 발전의 길이라고 했던 강변이 옳았는가?

그의 눈에는 식민지가 됨으로써 더 고통받았던 그의 주변 수많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이런 입장을 통해 그가 향유할 수 있었던 개인의 평안과 부와 권력이 정당한 것이었는가?

자신의 생각이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연루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자의 삶과 선택은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


한나 아렌트는 '사유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라고 했다.

그 사유는 단지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연루됨의 윤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 윤리를 제대로 파악할 때 우리는 콰이강의 다리 건설에 참가했던 조선인 노동자들, 나치 독일에 복무했던 수많은 정규군과 평범한 독일인들, 그리고 윤치호 같은 인물들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사유의 끝이라면 인간의 미래는 얼마나 처참할 것인가 말이다. 

저 수많은 개인들을 단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윤리적으로 우리들 대부분은 저 시대 저 상황에 처한다면 아마도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라는 말로 변명하거나, 또는 몰랐다라고 프리모 레비가 말한 '고의로 획득한 무지'를 빙자해서 말이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


책을 읽다가 재밌는 대목을 발견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걸그룹의 이름은?

이렇게 물으면 고개를 갸웃하다가 1950년대 활동한 김시스터즈 할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무려 1930년대에 만들어지 5명의 여가수로 이루어진 걸그룹이 있었다.(이 그룹은 일종의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만주와 일본, 중국 순회공연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인원은 유동적이었다고 한다. 그룹원 중 유명 인물은 목포의 눈물의 이난영이다.)



이 그룹의 이름이 재밌어서 책 읽다가 빵 터졌었다.

뭘까요? 


정답은 저고리 시스터즈

뭔가 좀 힙하지 않나? ㅎㅎ


이 책에 대해 리뷰를 쓰다보니 이 책이 한없이 심각하기만 한 책인거 같아 혹시 다른 분들이 어렵게 여겨 안 읽을까봐 걱정이 된다.

그런데 책은 생각보다 쉽고 재밌다.

이렇게 저고리 시스터즈도 나오고....

나치 독일의 최고의 선전예술인이었던 레니 리펜슈탈에 대한 평가도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다.

또한 알려지지 않았던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아버지의 실제 주인공 트라프소령과 의화단의 난 이야기의 결부와 그가 그 사실을 평생 침묵으로 묻어두었던 이유를 찾아가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그러면서 또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연관됨의 윤리를 떠올리는 것이다. 

일관된 주제의식 하에 많은 이야기들이 유려하게 펼쳐진다. 

이 가을 손에 들어볼 만한 역사책으로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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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13 1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고리 시스터즈!
그런데 1930년대 활동을 했다니 놀랍네요. 이책 재밌을 것 같습니다. 찜해놓겠슴다.

바람돌이 2024-10-13 14:33   좋아요 1 | URL
저고리 시스터즈가 음반 취입을 안했다네요. 그래서 이분들을 최초의 걸그룹으로 인정 안하기도 한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름 좀 멋있지 않나요? 저 때 같이 활동했던 보이그룹은 이름이 아리랑 보이즈입니다. ㅎㅎ
이 책 재미있습니다. 좋은 내용을 쉽고 재밌게 쓴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으로 읽는 세계사 - 사소한 몸에 숨겨진 독특하고 거대한 문명의 역사
캐스린 페트라스.로스 페트라스 지음, 박지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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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자에 읽은 역사 책 중 재미로는 단연 압권, 얼른 누군가에게 얘기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라는 최재천선생님의 추천사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이런 류의 다이제스티 역사서가 이제 좀 지겹기도 했고, 또 이런 류의 역사책을 가장한 가쉽서들에 대한 불만도 있어서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난 결론은 나 역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린다. 고로 이 글은 입이 근질거려서 쓰는 리뷰 되겠다. 





 일단 목차가 근사하다. 이 그림이 진짜 목차다. 1. 구석기 시대 여성의 손 2. 핫셉수트 여왕의 턱수염 이런 식으로 말이다. 다만 미리 말하는데 이 그림에는 사진이나 삽화가 없다. 딱 1개의 삽화가 있는데 그게 이 차례이고, 그리고 딱 1개의 그림이 있는데 그건 바이런의 초상화다. 사진이라고 딱 1장 넣어놓은게 왜 굳이 바이런의 초상화였을까? 그걸 짐작할 수 있는 이유는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은데 내 추측으로는 바이런이 잘 생겨서이지 않을까이다. 거짓말이라고? 아니 이 책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분명 나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이 책의 작가들은 남매라는데 사심이 가득하다. ^^ 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그 바이런의 얼굴이다.(바로 이 책 유일의 그림이다.)




뭐 이정도면 사심이 가득해도 할말 없는 얼굴이지 않나? 바이런은 이 잘생긴 얼굴로 엄청난 바람둥이였다니 여러방향으로 인류애 가득한 분이셨겠다. 물론 이런 얘기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애초에 몇 페이지 읽지 않고 내 손에서 던져졌을 것이다. 저자들이 바이런에서 얘기하는 것은 장애가 있던 그의 발과 그의 삶 문학이 연결되는 지점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외모와 삶과 문학작품이 일치하는데다가, 또한 그 일치를 위해 삶의 다양한 장면들을 관리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유지하는 모습까지 보다 보면 어쩌면 바이런은 당대의 아이돌 스타가 아니었을까싶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광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니, 그의 신체이형증(자신의 신체적 불완전성, 그러니까 발의 장애-을 지나치게 곱씹는 정신질환)과 당시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점으로 표현되던 동성애취향에 대한 고뇌까지가 모두 바이런이다.(이 장면에서 책 내용과 상관없는 하나의 궁금증을 풀었는데, 그것은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를 항상 이름을 말할 수 없는자라고 부르는것에 대한 궁금증이다. 서양전통에서는 무언가 지나친것에 대한 이런 표현이 일종의 관용적 표현인듯 하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있는 이야기는 내게는 첫번째 구석기 시대의 여성의 손이었다. 부끄럽게도 나 역시 동굴벽화 하면 알타미라나 라스코의 동물그림부터 떠올리는데 그게 최초의 그림들이 아니란다. 최초의 동굴그림은 여성과 아이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손도장이다.



지금 현재 알려진바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이다.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되었다. 이런 류의 손도장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다. 아래 사진은 프랑스 가르가스 동굴의 손도장 벽화이다. 




사실 벽화라고 하는 것도 손도장이라고 하는 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이런 손도장은 손을 벽에 대고, 대나무 대롱 같은것에 물감을 가득 넣어 입으로 뿌려서 자국을 남기는 기법으로 그려졌다. 오늘날 그래피티를 그리는 기법과 비슷하다.

그러면 도대체 구석기시대의 인간들이 왜 이런 손그림을 남겼을까? 정답이야 아무도 알 수 없다. 그저 우리는 상상할 뿐이다.  어둡고 불편하고 위험해보이는 동굴 깊숙한 곳에 여성들과 아이들 몇몇이 조심스럽게 들어가는 장면을 상상한다. 그리고 벽에 손을 대고 입에 대롱을 물고 물감을 뿌린다. 그리고 자신의 손그림을 보며 무언가의 행위를 당연히 했을테고 그 무언가는 종교적인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어떤 부족은 자기 부족의 손자국을 전부 구별해낼 수 있다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무언가를 기원하고 남긴 서명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 이 책이 가진 장점 첫 번째를 말할 수 있다. 생각보다 몰랐던 이야기들이 많다. 이런 역사책들이 가지는 구태의연한 통속성, 여기저기 흔히 알려진 이야기들을 끌어모아 재배치한 느낌이 없다는.... 원래 이런 책을 읽을 때 책이 재미있으려면 내가 모르는 얘기가 훨씬 더 많아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재미를 보장한다. (물론 27편의 이야기가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더 많다는 것뿐.... 해리엇 터브먼의 뇌의 이야기는 좀 믿기 힘들고, 마르틴 루터의 장 이야기는 과장된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흠은 책의 재미에 비하면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 이야기들을 더 좋아할 수도 있고......)



  이 책의 두번째 장점은 정치적 올바름이다. 특히 여성에 관한 서술에서 그 올바름을 유지하는 것말이다. 



  사실 다비드상 같은 조각을 볼 때 궁금했던게 있다. 조각의 다른 부위에 비해서 성기가 너무 작은 것이다. 그런데 부끄럼 많은 나는 어디에도 못 물어봤는데(사실 아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가 더 정답에 가깝지만), 이 책에서 제우스를 표현한 이 조각을 예로 들어 그 비밀을 말해주고 있다. 바로 당대의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완벽한 남성의 특징 중에 바로 '작은 음경'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정말???? 믿을 수 없어!!! 그럼 오늘날은 왜 이렇게 된거야????)그리스 인들의 생각에 모범적인 남성은 '햇볕에 그은 피부, 잔근육, 탄탄한 몸, 평온하고 신중한 마음'이 포함되는데 크고 불룩한 음경은 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큰 음경뿐 아니라 곧추선 음경 역시 무절제와 무분별한 성관계를 상징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당연하게도 공식적인 입장일 뿐이고 사적으로는 성난 황소와 같은 음경이 각광을 받으면서 은밀하고도 공공연하게 만들어져 유통되었다고 하니 남성들의 성적 이중성은 시대를 막론한다. 저자들은 여기서 여성의 조각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아주 기묘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즉 고대 그리스 여신 조각상들은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성기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글을 보자.


여러 학자들은 이것이 작은 음경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미소지니스트(여성을 혐오하는 남자라는 뜻으로 놀랍게도 그리스어다!)의 사고가 확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은 욕망을 억눌러야 했던 반면, 성적으로 적극적인 존재로 여겨진 여성들은 조각상에서만큼은.... 욕망을 가져볼 기회조차 거부당했다.  - 48쪽


  고대 미술에 나타나는 이 오래된 미소지니를 확인하는걸 잊지 않는다. 참 성차별의 역사는 길기도 길지만 모든곳에서 깨알같이 많기도 하구나. 서양만 그러한가? 그럴리가!!! 베트남의 영웅 찌에우 티 찐은 가슴이 90cm여서 가슴을 뒤로 넘겨 다녔다는 전설이 있는 이이다. 3세기 중국의 침략에 대항해서 싸운 여성영웅이다. 워낙 오래된 일이고 자료가 없어서 그의 실제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데, 오히려 수세기가 지난 뒤에 중국의 영향을 받아 유교문화권이 된 베트남에서 그녀가 어떻게 평가되고 쓰여졌는지를 알려준다. 베트남의 유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가부장제에서 그녀는 역사적 인물이 되기 어려웠다. 그래서 온갖 믿기 어려운 일화들과 신체적 특징들이 과장되이 전해지게 된다. 결국 그것은 그녀를 신화화해서 무성적 존재로 만드는 방법에 의해 유교질서 안으로 그녀를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 다른 생각도 가능하겠지만 이렇게 역사속에서 서양과 동양 가릴 것 없이 성차별의 역사가 스며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도 신선한 시도였다. 그 외 카톨릭의 성유물 숭배와  당대 카톨릭의 부패를 연결하는 이야기,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당대의 권력자에 대한 아부가 되는 이야기들도 우리가 어떤 사건들을 볼 때 그 이면을 같이 보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려주었다.


세번째로 이 책의 장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대륙의 이야기들을 균형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아메리카 대륙의 문명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것이 없는데 이 책을 통해서 식상하지만 그들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 알아보기 힘든 조각은 멕시코 치아파스에 있는 마야문명의 유적이다. 마야의 야스칠란 왕국의 왕비였던 카발 쇼크 부인이 자신의 혀에 구멍을 뚫은 다음 나오는 피를 받아 제사를 지내는 제의의 한 장면이다. 이런 피어싱이 여성에 한해서만 이루어졌던 것은 아닌듯하고 그 대상을 어떻게 선정했는지는 오늘 우리가 알 수 없으나 끔찍하면서도 흥미로운 의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신들이 인간을 위해서 성스러운 필을 내주었기에 인간은 이 조각의 쇼크부인처럼 자신의 피를 양식으로 신에게 내주어 우주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 그들의 종교도 이해는 힘들지만 흥미진진하다. 


  결국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입이 근질거리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재미있고 괜찮은 이야기를 나만 알고있는것은 부당하니 말이다. 앗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의 장점이 하나 더 있는데 소소하지만 정말 깨알같은 유머와 농담을 즐길 수 있다는것이다. 딱히 대단한 농담도 아닌데 책을 읽다보면 저자들의 농담에 낄낄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농담이 너무 많으면 짜증나는데 그 경계를 잘 지키고 있으니 책의 퀄리티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고 즐기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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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02-25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유머러스 하신데 그런 분이 읽으면서 웃으셨다면 믿고 볼 수 있겠네요!ㅎㅎㅎ

최근 미드에서 영국 남성의 성기를 봤는데(시체였지만..) 다비드상과는 꽤 큰 차이가 있더라구요.🙄

바람돌이 2023-02-25 19:27   좋아요 1 | URL
유머 역시 코드가 맞는게 중요한데 저랑 잘 맞는 코드였어요. ㅎㅎ 앗 요즘 저의 유머감각을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으쓱으쓱하고 있습니다. 역시 노력이 중요하다고....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다비드상 걔는 완전 꼬마잖아요. 저기 제우스도 마찬가지.... 제가 실제로 본건 거의 다가 꼬마 아기들건데말이죠. 거의 그 크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른 남자가 저러면 심각하게 병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

햇살과함께 2023-02-25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차 너무 맘에 드는데요?
근데 바이런 정말 저렇게 생겼나요?
미화된 건 아니구요? 제 스탈은 아니지만…

바람돌이 2023-02-25 23:24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목차보면서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바이런 정말 잘 생겼대요. 다른 그림 찾아봤는데요. 저 그림보다 더 잘생겼던데요. 물론 미화된게 있겠지만 그대로 본바탕이 전혀 아니면 저렇게 못나오죠. ㅎㅎ

bookholic 2023-02-25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보고 싶게 하는 리뷰입니다.. ㅎㅎ
제 리스트에도 올려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3-02-25 23:25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거예요. 요즘 많이 나오는 다이제스트식 역사서 중에서는 제일 좋았던 책이에요.

희선 2023-02-26 0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례가 신선하네요 그래서 몸으로 읽는 세계사군요 정말 몸으로... 그런 걸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대단합니다 유머도 있다니... 바이런 초상화를 넣은 건 바람돌이 님이 생각하신 것처럼 이걸 쓴 두 사람이 좋아해선가 봅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3-02-26 21:57   좋아요 1 | URL
컨셉을 잡고 몸의 모든 부위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서술한다고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이었어요. 다소 무리가 있는 컨셉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훨신 잘 써진 책이었습니다.

은오 2023-02-26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대의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완벽한 남성의 특징 중에 바로 ‘작은 음경’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헐 한국남자들 저때 그리스에서 태어났으면 완벽남에 가까웠을지도? 하다가....
”사적으로는 성난 황소와 같은 음경이 각광을 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그렇지....

목차 진짜 멋지네요 ㅋㅋㅋ 오오

바람돌이 2023-02-26 21:58   좋아요 0 | URL
그럼 그렇지요. 그 부심이 어디 가겟어요? 만국공통이지.... ㅎㅎ
목차도 멋지지만 전 그 목차만큼이나 내용이 재미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