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점멸하는 수백 개의 텔레비전 화면과 다채로운 이미지들의 향연 때문일까. 많은 사람이 백남준의 예술을브라운관들이 켜켜이 쌓인 ‘비디오 조각‘으로만 한정하여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남겨진 통찰의 유산이다. 백남준은 1960~1970년대에 첨단 기술이 바꿀 미래 사회를 내다보았고,
이를 예술적 언어로 그려냈다. 그가 말한 첨단화된 미래사회의 모습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다. - P13

"비디오아트의 앞날을 밝게 보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확신해요. 뒤샹은 비디오만 제외하고 모든 것을 다 했죠. 그는 들어오는 문은 크게, 나가는 문은 작게 만들었어요. 그 문이 바로 비디오죠. 바로 그문을 통해 뒤샹에서 나올 수 있는 거예요." - P22

 이들은 그저 영상만 내보내는 기계로여겨졌던 텔레비전을 쌍방향의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만족하지 않았고, 피아노 건반을 치듯 누구나 쉽게 영상을 다룰 수 있는 기계를 원했으며 모든 사람이 적극적으로 예술가가 되기를 바랐다. - P89

 백남준은 케이지를 만남으로써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 P99

우리는 예술을 통해 자본주의, 즉 돈만 좇는 잘못된 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무분별한 인간의 탐욕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패망하고도 다시 관료주의와 군대가 득세하는 모습을 믿을 수 없던 우리는 예술을 통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예술이라는 것은 자유를 위한 갈구였다. - P124

백남준은 참여와소통을 전제로 하지 않는 예술은 독재 혹은 창작자 혼자만의 예술이라고 간주했다. 관람객들 저마다가 자신의 방식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즐김으로써 예술이 다양성을 획득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백남준이 추구하는 예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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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1-25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게 만든, 나가는 문을 통해 만나는 작가가 뒤샹이다...아! 옮겨주신, 이 부분은 제 짧은 배경지식으론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아서 혹시 이 책 읽게 된다면 꼭 22쪽을 꼼꼼하게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3-01-25 12:00   좋아요 0 | URL
책에는 딱히 설명은 없구요. 저는 그냥 뒤샹이 샘을 발표한 이후로 예술의 범위가 확 넓어졌잖아요. 공장에서 만들어진 기성품도 작가의 의도에 따라 예술작품이 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죠. 여기에서 현대 예술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특히 무언가 새로운 생각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것이 다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게 뒤샹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예술에 포함될 수 있는 범위가 무한대로 넓어졌죠. 이런 상황에서는 예술가가 더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기는 정말 힘들었지 않았을까? 무엇을 하든 뒤샹의 정의에 포함되어버린다는..... 물론 이건 저 말에 대한 저 혼자만의 해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