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까지는 주말마다 가까운 곳 산책삼아 놀러나갔는데 진짜 딱 추워지니까 나가기 싫어지면서 집콕모드로 변신중이었다.
근데 이것도 한달을 넘어가지 살짝 뭔가 허파에 바람을 넣어줘야 또 생기발랄하게 집콕을 하지 싶어진다.
문제는 주로 남편이랑 둘이 다녔는데 요즘 남편이 너무 바빠서 나랑 안 놀아준다. ㅠ.ㅠ
그러나 내게는 비상용 딸이 둘이나 있다. 그것도 방학맞은 딸... ㅎㅎ
그저께 날이 살짝 풀린 듯하여 역시 또 가까운 기장 바닷가로 외출
일단 배를 채워야 하니까 밥을....
우리는 모두 예쁜 것에 환장하는 여자 셋이니 오늘은 무조건 예쁜 걸로 먹자.

이거 간식 아님. 디저트 아님. 밥이다 밥.... ㅎㅎ
이름하여 로제 카레... 카레 주제에 이렇게 예뻐도 되냐고...
심지어 맛있기까지...... 막 감동의 물결.
밥을 먹었으니 밥값은 해야 하므로 기장 오시리아 해안 산책길 왕복했다. 그런데 너무 짧다.



오시리아 해안 산책길에는 힐튼 호텔이 있다.
로비에 올라 가면 보이는 인피니티 풀이 멋있고 풍광도 멋있어서 여기서 숙박하고싶다고 늘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한번 자볼까 하다가도 문제는 집이랑 너무 가깝다는 것.
아니 집 놔두고 이 비싼 곳에서 왜 자냐고?
확실히 부자 모드로 전환을 하지 못하는 이 고정관념은 늘 그냥 이곳을 지나치는 곳으로만 보게 된다.


힐튼 호텔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인피니티 풀.
투숙객만 이용가능
지금 겨울이니까 앞쪽의 작은 풀만 온수를 이용해서 사람들이 수영하고 있었다.
완전 부러움. ㅠ.ㅠ
하지만 여기 힐튼 호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인피니티 풀이 아니다.
이곳에 있는 서점 '이터널 저니' 영원한 여행이란 뜻의 이 서점을 너무 사랑한다.
엄청나게 넓은 공간에 카페가 같이 있다. 그리고 북카페처럼 꾸며져 곳곳에 커피를 시키거나 책을 사지 않아도 편안하게 앉아 읽을 수 있는 소파와 책상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물론 주말에는 여기도 사람이 붐벼서 그러기 힘들지만 가끔 이렇게 평일 낮에 오면 뭔가 굉장히 사치스럽게 책을 읽는다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오랫만에 갔더니 이렇게 원고지와 책을 두고 필사해볼 수 있게도 둬서 좋은..... ^^
이 서점은 거의 모든 책을 표지가 보이게 진열하기 때문에 책 구경하기 너무 좋다.
어떤 서점을 가든 일단 서점을 가면 무조건 1~2권을 책을 사야 하므로 오늘은 딸들에게 선물을 강요했다.
알바비 받은 큰 딸과 장학금 받은 둘째 딸에게 강요해서 받아낸 책.

요즘 서재에서 은근히 인기있는 마리 루티의 <가치 있는 삶>과 벨 훅스의 <올 어바웃 러브>
솔직히 저 <올 어바웃 러브>는 순전히 표지가 너무 예뻐서 샀다.
저 파란색과 붉은 색이 굉장히 고전적이면서 감각적인것이다.
나 사랑은 사실 이제 별로 안 궁금한데 이러면서도 표지가 너무 예뻐 이러면서 고르는 나.
그래도 작가가 벨 훅스니까 좋을거야... ^^
산책길의 마지막은 역시 디저트
산책길에 있는 호텔 부설 카페에 갔는데 아 진짜 가격이 미친듯.(보통 이런 카페 가격의 딱 2배, 하지만 책 선물 받고 기분이 좋아진 엄마는 또다시 과소비의 늪으로 빠져들었을 뿐...)
그러나 아래 사진 속 하얀색의 바닐라 타르트는 그 미친 가격에도 불구하고 너무 맛있었다.
모든 메뉴가 다 맛있었으므로 가격은 잊어버리는걸로....
그러나 다시 갈거 같지는 않다. 그냥 1번이야. 체험활동 했다고 생각해야지..... ^^

플친님들
눈으로 맛난거 드시고 모두 명절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