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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 36 : 회화 - 우리 문화와 역사를 담은 옛 그림의 아름다움
백인산 지음 / 컬처그라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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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의 역할을 보다 많은 대중에게로의 전시에 둘것이냐, 아니면 작품의 보존과 연구에 중점을 둘것이냐?

쉽게 답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 정말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제시될 수 있다고 본다.

아마도 그 의견들 대부분은 나름의 논리적, 심증적 근거를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나 스스로가 대중의 입장에서 그동안의 간송미술관의 활동방법에 대해서는 불만이 좀 많았었다.

1년에 2번, 무슨 시혜처럼 베풀어지는 소장품의 공개, 거기다 그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좁은 미술관 공간, 그리고 사설 미술관의 재정적 한계라는건 알지만 세련되지도 못하고, 친절하지도 않은 전시방식, 즉 연도와 작품이름, 작가이름만 덜렁 적어놓은 전시방식은 뭐 전문가들만 와서 보라는거야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물론 간송미술관이 자신들의 역할을 연구와 보존에 중점을 둔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간송미술관의 정책에도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일명 DDP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간송미술관 소장품 전시회(지금 3기 전시가 진행중이다)와 이 책 <간송미술 36 : 회화>의 출간이 그것이다.

또한 인터뷰형식으로 진행된 이 책의 저자 서문에서도 대중을 향한 조심스러운 첫걸음을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웠다.

 

저자 서문에서 재밌는 말이 있어 살짝 옮겨본다. 또한 이 책을 읽는 키워드가 될 수도 있을듯하다.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그건 아는 것밖에 안 보인다는 말도 될 수가 있어요. 게다가 자기가 알아낸 것도 아니고 남이 알려준거잖아요. 그때는 '그렇구나'하는 생각이 들지만 금방 쉽게 잊어버립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오래전 유홍준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한 이후로 광풍처럼 몰아친, 그래서 지금은 문화유산이나 예술작품을 보는데서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말이다.

여기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도 재밌고, 실상 아는 것이 어떻게 알게된 것이냐에 대한 문제제기도 재밌다.

결국 알기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관점으로 자신의 생각으로 미술품을 볼 수 있어야 진짜 제대로 보인다는 것이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고 그림의 기법과 배경을 아는 것도 필요하지만 하다못해 도망간 여자친구라도 떠올릴 수 있어야 실제 그림의 아름다움에 진정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조선시대 대표회화들의 배경과 기법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하지만 그림과 예술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는것이 바로 이런 의도에서인듯하다.

 

책의 만듦새를 보면 제대로 된 그림책을 만들기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우러난다.

이런 책은 도판의 인쇄상태, 종이의 질 등이 모두 중요한데 전문가가 아니라 종이종류가 어떻고 할 수준은 전혀 안되지만 상당히 비싼 고급지임은 확실해보인다.

또한 도판의 인쇄상태 역시 이전 내가 실제로 봤던 그림들을 떠올려봐도 이정도면 아주 훌륭하다.

놓치기 쉬운 배려도 눈에 띄는데 그림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기 위해 그림이 있는 면은 아주 연한 노랑으로 바탕면을 다시 깔아준 것이 그것이다.

그림을 감상하는데 글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편집을 시원하게 했고 그림의 제목과 그림을 나란히 배치하기 위해 앞의 글이 짝수 페이지에서 끝날 경우 다음 한페이지를 아예 공백으로 두는 것도 책의 단가보다는 가독성을 우위에 둔 배려로 돋보였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 페이지에 비해서 책값이 너무 비싼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책을 다 보고 난 지금 그 책값이 결코 비싸지 않음을 알겠다.

이런 책은 싸게 만드는게 능사가 아니라 제대로 볼 수 있게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할때 그 기본에 가장 충실한 편집을 보여준 출판사에 대한 신뢰도가 살짝 올라간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면 행복한 순간들의 연속이다.

과연 명품들의 향연이라 할만하다.

처음 리뷰를 쓰고자 할때는 포토리뷰를 생각했으나 되지도 않는 사진실력으로 어정쩡하게 그림을 올리는건 작품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실제로 보는 것이 최고고, 다음은 되도록이면 좋은 도판으로 보아야 한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회화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성있고 지명도가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덕분에 아는 그림도 많고 대부분의 작가가 어디선가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보았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명품이되 부담스럽지 않게 편안한 마음으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옛 그림을 본다는 것의 의미가 뭐일까를 계속 생각했었다.

옛 그림을 본다는 것은 시대를 본다는 것이고, 동시에 미적 감성의 공유를 통해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는 것같다.

그러므로 옛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역사적 배경이나 작가에 대한 지식이 어느정도는 필요할 것 같고, 그러면서도 여기에 얽매이지 않는 나의 마음으로 그림을 보는 연습 이 양자가 함께 어울릴때 그림이 좀 더 깊이 보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의 저자는 상당히 좋은 안내자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적인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고려한 그림이야기로 인상깊었던 것들을 짚어보자.

첫 번째 그림으로 신사임당의 포도그림이 나온다.

음... 신사임당 하면 대표작이 초충도 아닌가? 그런데 대표작이 포도그림??

이런 의문이 드는데 실제로 사임당 당대의 평가를 보면 신사임당은 산수화와 포도 그림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고 한다.

그런데 후대에 우암 송시열의 글을 결정적 계기로 하여  화가로서의 사임당보다는 율곡의 어머니로서의 사임당에게 어울리는 그림을 더 평가하게 되는 웃지못할 이데올로기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우암 송시열답다고나 할까?

 

이정의 작품 <풍죽>을 보면 바람앞에 흔들리면서도 꼿꼿함을 잃지 않는 대나무의 기개가 선비의 기개처럼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바람을 온몸으로 맞서야 하는 안타까움도 같이 느껴진다. 이는 이정이라는 화가의 개인사-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칼을 맞아 팔이 잘려나갈 뻔한-를 알고 보면 더 마음으로 와닿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이정의 말년의 그림 <문월도 -달에게 묻다>를 보면 이 위대한 대가가 개인적인 고난을 이겨내고 드디어 도달한 경지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단 2개의 그림으로 이정이라는 대화가의 삶이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착시를 경험하다니 이는 뛰어난 안내자의 힘인듯도 하다.

 

정선의 진경산수화들은 워낙에 알려진 그림들이지만 그럼에도 <단발령 망금강>을 저자의 설명과 함께 다시 보는 것은 새롭다. 동시에 이 대가가 그린 또다른 분위기의 <서과투서 - 수박 훔치는 쥐>의 그림은 같은 화가가 그린 그림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정겹고도 유머감각이 넘쳐난다.

 

조선후기 조선남종화를 탄생시킨 심사정의 그림은 사실 평소에는 그리 감흥이 없던 그림인데 이 책에 소개된 <삼일포>는 새롭게 알게된 저자의 불우하고도 불우했던 일생과 같이 보다보면 그 쓸쓸함이 배가되어 애잔한 마음이 든다. 더불어 눈내리는 삼일포를 그린것으로 알던 것이 실제로는 눈이 아니라 보관의 잘못으로 좀이 쓸어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설명을 듣다보면 오히려 그림의 애잔함이 더해지는 기가막힌 우연을 만나게도 된다.

 

추사 김정희의 그림을 통해 쓰러져가는 조선의 마지막을 선비의 학문과 기개로 헤쳐나가고자 했던 그 마음이 그림을 통해 읽혀지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마지막의 몸부림이 지나친 경직화로 이어지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모든 그림이 이러한 시대적, 개인적 사회사를 통해서만 읽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그림들은 그것과 상관없이 보는 순간 무한한 아름다움의 세계로 이끌기도 한다.

강세황의 <향원익청-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다>속의 연꽃의 아름다움은 그 향기가 책을 뚫고 배여나오는 듯하고,

김홍도의 <마상청앵 -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을 보면 인생의 후반기에 선 노대가의 마음이 손에 잡힐 듯하다.

또한 역시 김홍도의 <황묘농접 - 노란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속의 어린 고양이는 당장이라도 포근히 안아주고싶을 만큼 사랑스럽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온갖 감정을 모두 느낀 듯하기가 쉽지 않은데,

역시 뛰어난 예술은 하나 하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임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책장 속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펴가면서 보고 또 보고싶은 책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명백한 진리이지만, 그 아는 것을 뛰어넘는 것이 또한 예술을 보는 제대로 된 힘임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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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1-08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책 정말 읽어보고싶게 만드는 글을 쓰셨어요. ^^
간송미술관 딱 한번 가봤는데, 그 기억도 이제는 가물가물하네요

바람돌이 2015-01-09 16:37   좋아요 1 | URL
두 번 가기 힘든곳이 간송미술관이잖아요. ^^
이 책 보고는 다른 소장품들에게 대해서도 이런 책을 좀 더 내줬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자신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간송미술관 팀이 지나치게 폐쇄적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었거든요.

라로 2015-01-0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형필의 책을 읽었지만 간송미술관에는 가보지 못하고 미국에 와버려서 늘 안타까워요. 이 글을 읽으니 어떻게 해서라도 꼭 가보고 싶네요~~~.

바람돌이 2015-01-09 16:39   좋아요 0 | URL
한국에서도 쉽지 않은데 그곳에서 간송미술관을 가보려면 정말 신의 도움이 있어야 할 듯하군요. 일년에 2번(일주일씩인가?)밖에 안 열어요. ㅠ.ㅠ
부디 비비아님에게 그런 축복같은 행운이 가기를..... ^^

라로 2015-01-10 00:52   좋아요 0 | URL
일년에 두 번 일주일!! 그래서 제가 결국은 못 보고 온 거에요,,,ㅠㅠ 근데 정말 행운이 따라줬으면 좋겠어요~~~.엉엉

바람돌이 2015-01-10 01:41   좋아요 0 | URL
요즘 간송미술관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3번째 전시회인데 5월까지 한다죠. ^^ 혹시 그전에 한국으로 출장이....

돌궐 2015-01-0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소개 잘봤습니다. 신사임당의 초충도는 `만들어진 명작`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저런 평가들과 별개로 또 초충도 자세히 보면 정말 동물이나 곤충들 잘 그린 거 같아요.
아는 게 보는 걸 가릴 때도 있다고 하잖아요. - 명법스님 책에 나온 말이에요.^^

바람돌이 2015-01-09 16:41   좋아요 0 | URL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유명세를 띄면서 모작이 정말 많이 만들어졌다더군요.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그림들의 진위여부가 사실 의심스럼다는 말도 이 책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식으로 생각하면 진위여부야 미술사가들에게 중요한거고, 그걸 실제로 신사임당의 그림이라고 믿을만큼 멋지다는거잖아요. 미술의 즐기는 입장이 저같은 사람이야 그렇게 멋진 그림을 볼 수 있으니 베낀것도 고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

댄스는 맨홀 2015-01-09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담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ㅎㅎ

바람돌이 2015-01-09 22:17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았습니다. 책의 만듦새도 내용도요. ^^

달걀부인 2015-01-2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읽었습니다. 전 간송미술관빠예요. 일년에 두번밖에 열지않지만..가끔 거기 정원가서 놀다와도.. 친절하지도 않지만...거긴 식민지시대부터 우리것을 지키고자한 어떤 무시무시한...정신이 서려있는듯 하거든요.사색하기에 좋은 장소. 아. 바로 그옆에 섭지코지도 맛있어서..밥도 먹고요.. 이러나저러나 이 책이 얼마인지 궁금하네요.

바람돌이 2015-01-28 23:37   좋아요 0 | URL
서울에 산다면 일년에 2번이라도 가는게 아주 어려운건 아닐 수 있지만 지방사는 저는 정말 저 날짜에 맞춰서 보러가는건 정말 쉽지 않아요. 간송이 지키고자 한 정신은 기리고 감사히 여겨야 할 게 분명 맞지만 시대가 바꾸면 그 정신은 다른 방법으로의 표현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책값은 책소개 보시면 뭐.... 2만원이네요. ^^
 
이주헌의 서양미술 특강 - 우리 시각으로 다시 보는 서양미술
이주헌 지음 / 아트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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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조곤조곤 살뜰하게 서양미술을 이야기하던 이주헌씨가 그간의 이야기들을 한권에 압축했다.

저자 스스로 서문에서 17년간의 강의내용을 압축했다고 말한데서 알 수 있듯이

책의 내용은 대단히 명쾌하고 정리가 잘되어있다.

마치 시험직전에 보는 적중 정리용 문제집같다고나 할까......

 

이 책에서는 서양미술의 특징을 3가지로 압축한다.

인간중심의 미술, 사실주의미술, 감각주의 미술이 그것이다.

이런 3가지의 특징을 풍부한 도판을 통해 조곤조곤 얘기해가는 것은 이전의 책들과 다를 바 없지만 이번 책에서 약간 다른 점은 한국미술 또는 동양미술과의 비교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도는 상당히 성공적인 듯 보이는데 원래 어떤 논리나 설명에서도 비교라는 수단은 아주 효용적이다.

즉 비교를 통해 나를 상대화시킬수 있을 때 그 고유의 특징이 더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서양의 인간중심 미술의 특징을 간단히 보면

최고의 미술 장르로 역사화를 위치시키고, 인물의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간을 세계의 중심으로 보기 때문이며 이것이 기술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원근법의 발견이다.

원근법을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나라는 주체가 바라보는 세계이다.

즉 나의 입장에서 봤을 때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양화에서는 자연은 내가 바라보는 자연이 아니다.

자연은 존재하는 것이고 그 자연 속에 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지 대상화시킬 수 없는 자연이다.

이렇게도 동양과 서양의 자연관은 다르다.

 

이러한 경향은 사실주의의 발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그리스의 역사와 사회의 특징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서양미술의 역사는 '나'라는 주체가 대상을 얼마나 잘 인식할 수 있고 그것을 실제와 가깝게 구체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르네상스미술이든 바로크든 로코코든 표현법의 차이일뿐 본질에서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또한 감각주의라는 것 역시 온 몸의 감각 특히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서 사실주의와 맞닿아있다.

이러한 서양미술의 전통은 그들의 철학의 발달, 합리적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개인의 위치와 의미를 끊임없이 탐구했던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할 수 있겠다.

 

반면 우리 미술에서는 지나친 사실적 표현은 외형묘사에 지나친 에너지를 쏟게 되어 사물의 본성을 통찰하고 표현하는 일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차이는 말 그대로 차이이며 개인적 사회적 취향의 문제일뿐,

이것이 문화의 우월성으로 판단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그 차이가 만들어내는 문화의 간극은 깊고도 넓다.

 

이주헌씨의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문화적 전통이라는것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

동양화의 여백을 보면서 저절로 편안함을 느끼는 내가 서양화의 꽉찬 화면을 보면서 가끔씩 갑갑함을 느낄 때가 있다.

또한 한국화의 그림들을 보면 굳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그림의 의미가 확 와닿을때가 많은데 서양화는 끊임없이 설명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게 대부분인게 이렇게 생래적인 문화의 차이때문이구나 싶기도 하다.

내가 느끼는 이런 감정을 아마도 서양인들은 동양화에서 똑같이 느끼지 않을까?

 

책을 읽다가 문득 얼마전에 봤던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루시>가 생각났다.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루시를 보러왔다가 우씨!! 하게 될줄이야..."

우스개소리로 이렇게 툴툴거리며 나왔던 기억이다.

 

요즘 동양사상이나 문화에 관심을 표하는 서양인들이 많은듯한데 뤽 베송 역시 그런 느낌이었다.

서양의 과학이 돌파하지 못하는 인간능력의 한계를 동양적 사유들을 통해 풀어보려했다는 느낌.

그런데 그들이 표현하는 동양적 사유란게 왠지 어설퍼 그것도 역시 서양의 논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이해하려 했던게 아닐까싶다.

논리의 영역이 아닌 것을 죽어도 논리로 풀어내고자 하는....

오랜 세월동안의 문화적 차이가 만들어낸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느꼈다.

그것은 결국 내가 서양미술을 이해하는 것도 참으로 쉽지 않으리라는 것으로 통하리라.

 

그래도 이주헌씨의 책은 이 방면에서 늘 친절한 안내자역할을 한다.

서양미술을 접하면서 만날 수 밖에 없는 차이의 간극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해주고,

독자를 주눅들게 하지 않으면서도 명쾌한 안내자.

서양미술에 대해 입문서적인 책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은 최고의 책일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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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2-11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조근조근 설명해주는 글 읽다가 루시 우씨!가 눈에 들어오니 웃음이 납니다....ㅎㅎ

오늘은 도서관에서 김선우의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시집 읽고 있어요.
딱정벌레의 시체놀이를 보면서 내 일상과 연관지어 들려주는 솔직, 담백한 시가 좋으네요^^

바람돌이 2014-12-12 09:35   좋아요 0 | URL
아주 가끔이지만 학교에서 책을 볼 때 아 이 직업이 좋구나 싶어요. 어느 직장에서 근무시간 중간에 책을 볼 수 있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세실님이나 저랑은 복받은 것 같아요. ^^
 
Banksy Wall and Piece 뱅크시 월 앤 피스 - 거리로 뛰쳐나간 예술가,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네다
뱅크시 지음, 리경 옮김, 이태호 해제, 임진평 기획 / 위즈덤피플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그래피티라고 하면 그저 벽에 그린 그 낙서같은 그림이 다인줄 알았다.
그런데 뱅크시 이런 멋진 화가같으니라구... 

뱅크시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화가란다.
그런데 이 이름은 가짜이다.
책 앞에 보면 BANKSIDE 라고 벽에 쓰여진게 보이는데(뱅크사이드는 런던의 동네이름이란다) 그 명칭의 뒷쪽을 지워 BANKSY라고 그래피티해놓은게 보인다. 결국 지역이름의 변형이 이 화가의 이름이 돼버린건가? 

미술관은 부자들을 위한 공간일뿐 대중을 위한 진짜 미술이 될 수없음을 이야기하며 오늘도 동분서주 여기저기 쫒겨다니며 거리에 벽에 별별곳에 그림을 그려대는 뱅크시.
그리고 그의 그림을 지워대는 경찰과 공무원들.
심지어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놓고 나오는 화가라니....
이 정도면 기존 미술계가 잔뜩 열받을만하다.
지금은 유명화가가 되어 그의 그림이 고액에 팔리기도 한다는데 여전히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본에 얽매이기 시작하면 예술가의 창조력은 끝장이라나....  

이런 괴도루팡 저리 자라의 영국화가 뱅크시는 그럼 어떤 그림을 그릴까?



보기만 해도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그림이다. 죽어라고 그의 그림을 지워대는 경찰에 대한 선물이었을까?  당신들도 사실 이러잖아요? 이거 불법인거 아시죠? 그래도 대낮에 이렇게 사랑하고싶은 것처럼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을뿐이니 너무 그러지 말라구요... ^^
이걸 경찰에 대한 조롱으로 읽든 동성애의 보편성에 대한 주장이든 뭘로 읽든 그건 보는 자의 자유다. 어쨌든 즐겁지 않은가? 


역시 키득키득.... ㅋㅋ 벽에 쉬하시는 근위병이라니...
영국 왕실의 근엄성에 대한 풍자로 읽을까?  


무정부자의 마크를 벽에 그리는 병사들.
뱅크시의 그림에서는 전쟁에 대한 반대, 폭력에 대한 거부를 줄기차게 표현하고 있다.
살인장난감을을 가지고 노는 아기, 분홍 리본을 단 전투기, 폭탄을 안고있는 소녀 등.... 


또한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로 대변되는 현대문명에 대한 고발도...
감시카메라 바로 코앞에다가 "너 뭘보니?"라니.... ㅋㅋ 


이건 영국의 전형적인 풍경화(콘스터블의 작품같은데 확인은 안 해봤다. 귀찮아서...)
하여튼 정말로 그림같은 이 풍경에 현대문명의 상징인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저 기발함이라니...
아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같은 풍경화를 변형시킨 아래의 그림을 보라 



18세기 영국의 이상향 풍경에 나타난 전투기
19세기 모네의 정원에 처박힌 쇼핑 카트기라니...
저 카트기의 주인은 당신인가 아니면 나인가? 어쩌면 저 전투기의 주인도 나일지 모른다.
우리 모두 자본의 농락에 다같이 미쳐가는 중이니까.... 


그래서 인류 본연의 마음과 삶을 잃지 않으려는 자에게는 쇼핑카트기는 공격대상이 될 수 밖에... 아니면 자본의 힘에 대항하는 우리가 저 창을 든 아프리카인인지도... 

뱅크시의 활동범위는 영국을 벗어난다.
팔레스타인인들을 집단으로 감옥에 가둬버린 그 말도 안되는 장벽 역시 그의 스케치북이다. 



그가 무엇을 전하려 하는지 다시 말할 필요가 있을까?
이토록 선명하게 그림이 말하고 있잖은가말이다. 

한편으로는 이토록 진지한 그가 한편으로는 또 지독한 악동이기도 하다.
그는 미술관을 조롱한다. 특히 유명한 미술관일수록....
그래서 가끔은 자기의 작품을 미술관에 전시하고 나온다. 몰래...
카트기를 들고 사냥을 가는 원시인을 그린 돌조각을 대영박물관에 슬쩍 두고나온다든가 하는...
그리고 라파엘로 풍의 여자초상화에 방독면을 씌운 그림을 같이 전시해둔다든가....
때로는 2시간만에 철거될때도 있지만 때로는 일주일씩이나 전시돼 있는 경우도 있다니 이것 역시 그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것. 

부디 그가 앞으로도 계속 자본의 힘에서 자유롭기를....
그리고 그의 멋진 작품들이 계속 런던의 벽에 세계 곳곳의 아픔이 있는 곳에 그려지기를... 
더더욱이 우리도 이런 멋진 화가 하나쯤 가졌으면...

뱅크시? 혹시 당신인가요?  

뱅크시의 홈페이지  http://www.banksy.co.uk/ 

마지막 그림 하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저 꽃이 다른 걸로 바뀌지 않을 수 있도록 누군가가 말귀를 알아들었으면 좋겠지만 글쎄.... 

우리의 지금은 저 손에 꽃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들게 한다. 그건 참 슬픈 일이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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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9-07-0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덕분에 정말 좋은 그림 감상하고 갑니다. 그보다 더...마음이 살짝 들뜨네요. 저런 유쾌상쾌통쾌한, 재기발랄한 예술가라니. 그림 넘 맘에 듭니다. 마지막 그림도요...

바람돌이 2009-07-09 00:28   좋아요 0 | URL
이것 말고도 이 책속엔 정말 재밌는 작품이 넘쳐나더라구요. 전 홈페이지 즐찾 해놓고 때때로 들어가봅니다. ^^
 
<고뇌의 원근법>을 리뷰해주세요
고뇌의 원근법 - 서경식의 서양근대미술 기행
서경식 지음, 박소현 옮김 / 돌베개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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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씨의 책을 처음 본게 <나의 서양미술 순례>였었다.
10년도 훨씬 전이다.
이 책은 내게 한국의 옛 미술을 벗어나 서양미술에도 관심을 가지게 해준 책이었다.
고흐니 르느와르니 하는 그림들이 전부가 아님을, 시대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미술을 내게 보여준 책이었다. 그리고 미술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것에 대한 관심도 같이 가져다 주었다.
이후 이 책 저 책 미술사관련 책들을 뒤지며 행복한 책읽기를 가져다 주었으니 내겐 가장 고마운 책 중의 하나랄까? 

두번째 나온 <청춘의 사신>은 디아스포라에 대한 서경식씨의 고민이 구체화되고 있던 시점에 나왔던 책인듯...
그런만큼 암울한 시대를 이방인처럼 살아야 했던 화가들이 대거 소개되었었다. 익숙하던 에곤실레나 뭉크, 모딜리아니를 다시 읽게 만들어줬었다. 
그리고 여기 <고뇌의 원근법>

올 초에 덕수궁에 들렀다가 한국근대미술전을 봤었다.
덕수궁을 한 2시간 넘게 둘러다녔더니 사실 좀 피곤한 상태였다.
그래도 그림이 좋았다면 피곤한게 대수였겠는가? 얼마나 맘먹고 간 서울 나들이인데...
1층의 그림들을 둘러보고 나니 그만 보고 싶어졌다.
옆지기가 자기가 애들 데리고 밖에 나가 놀고있을테니 나더러 마저 보고 오라고 한다.
그 순간 난 "재미없어. 그만 볼래" 이러고 그냥 나와버렸다.
왜?라는 옆지기의 질문에 "그냥 잘 모르겠어. 우리나라 옛 미술도 좋고 현대미술도 좋은게 많은데 근대미술들은 왜 이렇게 심심하고 재미없는지.... 여기도 유명한 사람들의 그림이 이렇게 많은데 하나도 끌리는게 없어. 다 심심해"
물론 2층에 갔으면 내 맘을 끌었을 그림이 있었을지는 알 수없는거지만 1층의 전시품만으로도 충분히 심심했었다.
그 때 잠시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워낙에 뭐든지 집요하게 생각못하는 스타일인지라 다음에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라며 나왔었다.

그런데 오늘 서경식씨의 이 책 서문에 참 멋지게 우리 근대미술을 평해놓았다.

한국의 근대 미술은 지나치게 예쁘기만 하다......예쁘다는 것은 보는 이가 그다지 저항감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지루하다는 것도 된다. 미술도 인간의 영위인 이상, 인간들의 삶이 고뇌로 가득할 때에는 그 고뇌가 미술에 투영되어야 마땅하다.... 조선 민족이 살아온 근대는 결코 '예쁜' 것이 아니었을뿐더러, 현재도 우리의 삶은 '예쁘지'않다.

여기서 단박에 풀려버린 나의 심심함의 원인이라니.... 
아름다움의 기준은 그야말로 다양할뿐더러 완전히 자유로워야 한다. 그럼에도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미술의 심심함이라니...
나치 치하에서 에밀놀데의 그림은 풍경화조차도 아름답지 않다.
불길함이 가득한 붉은 색과 푸른 색들...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일수도 있고 당대의 풍경일수도 있는 색깔들... 이념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예술은 색채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그림들... 

기독교 제단화의 형식을 그대로 빌려와 전쟁을 고발하는 오토 딕스.
예수와 성모마리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전장으로 떠나는 군인들, 시신들, 전쟁의 고통을 배치한 그의 그림을 아름답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위대하다.
형식에서도 내용에서도 이토록 전쟁을 강렬하게 고발함은말이다.
상이군인과 매춘부들의 모습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이 그림들은 관람자의 눈길을 끈다. 그리고 이런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지금 여기를 돌아보게 한다. 예술은 때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도 하지만 이렇듯 불편하게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예술은 그 자체로 시대의 증언이 되기도 한다.
펠릭스 누스바움이 나치 치하의 유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그의 그림속 자화상으로 보여주었듯이...
유대인증명서를 내보이는 자화상속 누스바움은 아무런 표정이 없는듯 오히려 극도의 불안을 표현한다. 표지로도 사용된 <사형복을 입은 자화상>의 군상들은 빠져나올길없는 죽음의 문앞에 선 인간들의 극도의 불안을 오히려 무표정속에 녹여내고 있지 않은가? 

불편한 예술은 우리의 기억을 되살린다.
잊지 말아야 한다고 늘 환기시킨다. 그것이 예술의 힘이다.
아름다움을 넘어선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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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이유리.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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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이 세상을 바꾼다고?
때로는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1970년대에 김지하의 <오적>이 1980년대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그런 역할을 했었다.
아 물론 여기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무슨 예술작품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구나...
하지만 이 책에 의하면 <인터내셜가>도 예술 작품이다.
그렇다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예술작품이 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예술이 무어냐고 하는 아주 오래된 해묵은 논쟁을 들추고 싶지는 않다.
예술이 무어냐에 대한 해답도 결국 그가 자라고 배운 사회적 토양위에서 생성되는 의견이겠고 결국 그의 계급적 지향을 벗어날 수 없는 한에서 주관적일뿐이다.
여기 한 판의 전시가 벌어졌다.
위대한 예술이란 자고로 세상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치관, 또는 잊지말아야 할 기억의 환기를 가져오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것, 그럼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마음이 모여 세상이 바꾸게 된다는 전제하에 모인 한 판의 전시다.  

만인에게 알려진 예술품들도 다르게 보면 다르게 보인다.
원래 무언가를 본다는게 이렇게 가변적이고 주관적이다.
그러나 이렇게 주관적인 행위에도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마음과 눈길이 더 많이 모이는 것들은 있게 마련이다.
지금 나의 마음, 나의 현실, 나의 꿈을 더 잘 대변해주는 듯한 작품을 만나면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게 되어 있다.
그런 마음과 마음들의 거대한 움직임을 가져왔던 역사의 걸작들이 이 한 권에 참으로 알차게도 모였다. 

여성화가의 자의식을 한껏 발휘했던 젠틸레스키, 프리다 칼로
시사만평 만화의 시초를 연 윌리엄 호가스, 한 발 더 나아가 국왕까지 풍자의 대상으로 삼았던 오노레 도미에
열렬한 공화주의자였던 베토벤, 나폴레옹의 침략을 고발한 고야
프랑스혁명의 시대정신을 표현한 들라크루아
브레히트의 시 <예심판사 앞에 선 16세의 봉제공 엠마 라이스>와 함께 읽는 인터내셜날가의 이야기
새야 새야, 라쿠카라차, 소나무와 같은 민요의 힘............... 

이런 이야기들이 적절한 도판과 어우러진 쉽고 명료한 문장으로 제시된다.
기존에 알고있었던 이들의 작품과 그 배경 그리고 그것이 세계 역사에 끼치 영향을 같이 읽어가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이런 책의 재미는 내가 기존에 알고있던 인물이나 작품을 만나는 것 보다는 새로운 인물이나 작품이야기를 발굴하는 재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쉬잔 발라동의 근대미술에서 유명한 여러 화가들의 모델로 활동했던 여성이다.

르느와르의 그림속에서 아리따운 소녀로 머리를 땋고 있는 그녀 쉬잔 발라동
하지만 그녀는 화가들의 모델로 만족하지 않았다. 

여전히 여성화가라는 존재 자체가 희귀대상이던 시절에 그녀는 모델을 서며 어깨 너머로 화가들의 작업을 보고 배운다.
그리고 스스로 화가가 된 그녀 쉬잔 발라동

어디서 많이 본듯한 그러나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
서양미술에서 흔히 나타나는 포즈, 하지만 다른 그림들처럼 그림 속 그녀는 그녀를 바라보는 화면 밖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방에 누워 그녀가 응시하는 건 누구일까?
그녀는 지금 자신만의 공간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고 있을 뿐, 화면 바깥에서 누가 바라보든지 말든지 그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푸른 방>이란 이 그림속의 그녀는 쉬잔 발라동 그녀 자신이겠지.... 

우리 작가 최병수씨의 새로운 발견도 신선했다.
너무 유명한 <한열이를 살려내라> 걸개그림의 작가가 바로 최병수씨란다.
음 웃긴건 내가 <한열이...> 걸개그림도 <장산곶매> <새만금 장승 솟대>도 모두 모두 좋아하던 작품이라는 것, 근데 이 모두가 같은 사람의 작품이란 건 몰랐다. ㅠ.ㅠ
이 책에서 다시 발견한 최병수씨의 작품 


2002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리우+10 세계정상회의 행사장 앞에 설치된 얼음 펭귄조각 <남극의 대표> 

지구 환경문제를 이렇게 절묘하게 표현하다니...
한눈에 반할 수밖에 없는 작품
이런 최병수씨가 지금 현재는 암으로 투병중이라니 그저 부디 부디 기운차리시고 건강해지시라는 말밖에는.... 

새롭게 만난 또 한명의 작가 <세바스티앙 살가도>

<세라 페라다의 금광>
개미처럼 사다리를 오르는 저들은?
금광의 노동자들.... 모두 금을 짊어졌지만 그 금은 절대 저들의 것이 될 수 없는 그 부스러기 하나도 그들 차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비참한 삶의 모습도 구경거리 또는 상품이 되는 오늘의 세계를 비판하며 자신이 찍고자 하는 대상속에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마음에 카메라를 갖다대는 작가.
그것조차도 비판받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쾌적한 비행기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와서 몇군데 카메라를 펑펑 터뜨리고 떠나는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영국의 뱅크시
아 정말 무슨 소설이라도 한 편 써야 될듯 괴도 루팡처럼 나타나 그림 하나를 남기고 사라지는 뱅크시
그의 벽그림, 그리피티는 보통 일반적으로 그리피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난폭할 정도의 과격한 색깔이나 음침함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촌철살인의 유머감각과 비판정신으로 무장한 그리피티라니...
이 정도 되면 당연히 예술이다.
부디 영국정부가 그의 그림들을 잘 보존해주기를...

팔레스타인 분리장벽에 그려진 뱅크시의 그리피티
벽 너머 푸른 하늘이라니.....
이 정도면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정상인데 이래도 움직이지 않는 이스라엘의 마음은 뭘까?
역시 그림이든 음악이든 시대와 삶을 반영할때 그것은 걸작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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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9-06-25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살가도의 사진 몇장을 구매한걸로 압니다.

시립미술관 자료실에 가면 그의 국내 전시회때 비매품으로만 나온 꽤 두툼한 사진도록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주제별로...광산, 난민촌..등등으로 사진을 구분했습니다.
아니면 바람구두의 개인홈페이지 사진편에 가도 십여장의 살가도 사진을 비롯해 그가 책으로도 썻던 디안 아버스-그녀는 디안으로 불리길 원했는데,일반적으로는 다이안 아버스로 하더군요-의 사진도 보실수 있을겝니다.

뱅크시의 그리피티는 제가 언젠가 배경화면으로도 썻었는데...책이 나와있지요 아마.

바람돌이 2009-06-26 13:34   좋아요 0 | URL
시립미술관 자료실에 살가도의 사진집이라... 잘 기억해두고 다음에 시립미술관 갈때 들러볼게요. 감사합니다.
뱅크시의 책은 어제 안그래도 도서관 갔더니 있더라구요. 그래서 냉큼 집어와 지금 잘 보고 있습니다. ^^

무해한모리군 2009-06-25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금씩 읽어가고 있는 책입니다..
미술보다는 음악편이 더 흥미롭더군요 ^^
(제가 음악에 더 무지해서 그런듯 --)
언제나 저는 다 읽으려나~~

바람돌이 2009-06-26 13:35   좋아요 0 | URL
저는 아무래도 귀보다 눈이 좀 나은 편이라 미술이 눈이 더 가더라구요. ㅎㅎ
매일 한 편씩 음미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할 듯 한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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