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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간적이 있었다.

방학때도 아니고 정말 이 전시 하나 보러 토요일 서울까지의 나들이는 큰 맘을 먹고였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제대로 된 관람은 정말 꿈도 못꿀 일이었다.

 

그래도 그 유명한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내 마음을 유난히 앗아간 그림 하나가 있었다.

처음 보는 그림이었는데 이날 하루가 어찌나 버라이어티 했었는지(예전에 페이퍼로 썼던듯.....) 그림은 기억이 나는데 작가의 이름도 제목도 기억이 안나는거다.

결국 내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그림이려나 햇는데, <간송미술 36 회화> 이 책에 떡 하니 실려있다.

 

狹籠採春(협롱채춘) - 나물 바구니를 끼고 봄을 캐다

 

 

 

 

 

 

많은 예술작품들이 그렇지만 특히 그림은 실제로 봤을 때와 화집으로 봤을 때의 느낌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 때 간송미술관에서 이 그림은 처음 보는 거였는데 크지도 않은 이 그림 앞에 선 순간 왜 그리도 마음이 먹먹해졌는지....

넓디 넓은 여백은 봄 아지랑이로 가득찬듯 보였고, 저 아낙의 뒷모습에선 삶의 신산함이 느껴졌고, 그래도 봄과 함께 피어오르는 애틋함까지도 함께 마음에 들어왔었다.

저 여인이 문득 돌아서서 맑고 고운 웃음한자락 남겨주는 것이 어찌나 보고프던지.....

 

이번에 이 책에서 이 작품의 저자를 알았다.

윤용 - 공재 윤두서의 손자란다. 이 그림만으로는 할아버지를 능가하는 대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자기 세계를 가꾸어가던 뛰어난 화가였다는건 알겠다.

다만 아쉬운건 33세에 요절함으로써 일가를 이루기에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음이다.

 

그림의 시제는 신위라는 사람이 쓴 글인데

 

비 젖은 싹 바람 맞은 잎 초록이 무성한데, 고운 손 검푸른 머리 한궁에서 나온다. 눈앞 가득 만물이 모두 이럴진대, 차마 그림속에서 칠하고 바른 것으로만 보겠는가.

 

원나라 문인 소관이 지은 <묵채>를 신위가 인용한 것인데, 봄에 묵채(한련초)가 움트는 것을 보고 왕소군이 궁에서 나오는 것을 연상하여 지은 시라고 한다.

좀 뜬금없다.

저 아낙을 왕소군에 비유했을리는 없고, 저 아낙이 기다리는 봄을 왕소군에 비유한 것이려니 싶지만 그래도 좋은 그림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시제의 선택이다

 

이 책의 저자도 같은 생각이어서 정지용의 향수를 골라놨다.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히리야 

 

훨씬 낫구나

한글로 저곳에 이 대목을 정갈하게 써넣으면 훨씬 아름다운 그림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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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1-0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정말 좋은 걸요!!! 제 남편도 화가인데(음~~~ 그림 그릴 시간이 전혀 없는;;;;) 이 사람이 동양화를 전혀 배우지 않았는데 유화로 그린 그림들이 다 수묵화를 연상시켜요~~~. 이 그림 좀 보여줘야 겠어요. ^^;;;

바람돌이 2015-01-09 16:44   좋아요 0 | URL
앗 제가 존경하는 화가라니.... 전 손으로 하는건 뭐든지 다 못해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정말 항상 동경과 존경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답니다. 비비아님 옆지기님은 외모도 훈훈하시던데 화가이시기도 하다니... 더더욱 저의 눈이 게슴츠레하게 변합니다. ^^;;

라로 2015-01-10 00:54   좋아요 0 | URL
제가 남편 사진을 올린 적이 없는 데요?? 올렸나요???ㅎㅎㅎㅎㅎㅎㅎ이 기억력;;;;ㅠㅠ
화가,,,,랑 왜 결혼을 했는지 이럽니다 전,,ㅠㅠ 현실은 달라요~~.^^;;;;

바람돌이 2015-01-10 01:40   좋아요 0 | URL
어 전에 예스24달력 모델돠어주신분이 남편님 아니었나요?? 제가 잘못알았나요..ㅠㅠ

바람돌이 2015-01-10 10:46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까 그분이 사장님같기도하고 음..... ^^;;

라로 2015-01-13 00:52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ㅎㅎㅎㅎ 그 사람 데이빗이에요~~~.ㅎㅎㅎ 바람돌이님이 데이빗보고 그래 24에 모델료 요청하라고 하셨잖아요~~~~ㅋ 사장님은 중국인이랍니다. 다른 사람들은 동의 안 하지만 제 눈엔 장국영 닮은 우리 사장님~~~.ㅋㅋㅋ 제가 넘 귀여워 하고 있어요,,,폼 잴때는 기죽은 척 해주고요,,,ㅋ

바람돌이 2015-01-13 01:58   좋아요 0 | URL
음 회사가 정말 다국적이군요. ㅎㅎ 제가 헷갈렸어요. ^^
데이빗씨 정말 멋지던데 비비아님 남편분도 지난 번 페이퍼 보니까 정말 멋질듯해요.
배려의 아이콘이랄까? 한국남자들 그런 배려는 잘 없잖아요. ^^;;
 

알라딘이 만든 사은품들 중에서 머그컵을 제일 좋아한다.

새로운 종류의 머그컵이 나올때마다 참 예쁘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올해 나온 머그컵 역시 예쁘다.

색깔별로 다 가지고 싶지만.....

 

지난 번 책 주문 하면서 정말 오랫동안 고민 고민하다가 저 예쁜 하늘 색으로 컵을 골랐었다.

사진의 색깔보다 좀 더 예쁘게 빠져서 집안 모든 식구들에게 컵 예쁘다고 칭찬 한마디씩 들었는데 말이다.

 

근데 이놈의 딸래미가 하는 말,

"엄마 근데 다른 색깔은 없어?"
"있지. 볼래?" 하고 알라딘 메인 화면을 보여줬더니

 

"아, 엄마, 여기 갈색하고 흰색이 예쁜데 왜 하늘색 샀어? 아 진짜...."

내참.... 나는 늙어서 칼라풀한게 좋다 왜?????

 

하지만 딸래미의 의견에 옆지기까지 가세,

형세가 완전히 기울었다.

그래도 버텨볼려고 "책 많이 사서 당장 살 책 없거든..."

"아 엄마는... 내 책 봐야되는거 어차피 살거잖아, 다 미리 사고 받으면 되겠네..."

그렇다. 딸래미가 다니는 책방 1년 커리큘럼이 이미 나와있으니 그 책들을 미리 사면 되는것이긴 하다.

하지만 이건 그냥 오프라인 서점에서 살려고 안사고 둔건데....

7만원 이상이면 저 컵을 2개 준다는데 혹해서, 거기다가 나의 안목을 여지없이 무시하는 우리집 식구들의 공세에 굴복해서 결국 또다시 주문하고 말았다.

저 컵들은 내년 새 컵들이 나올때까지 깨먹지 말고 잘 쓰야 할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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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1-06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어제 주문하고, 오늘 다시 주문한거 합하면 7만원 넘는데....끙!!!
전 울도서관에서 제작한 컵 두개 쓰고 있어서.....(나름 합리화하고 있어요. ㅜㅜ)

바람돌이 2015-01-07 00:46   좋아요 0 | URL
세실님 도서관에서 제작한 컵도 예쁘던걸요. 우리 동네 도서관이면 당장 달려가겠던데 말이죠. ^^

라로 2015-01-07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따님처럼 하얀색과 밤색(? 검정으로 보여요. 하지만 검정이면 안 선택. 저는 머그컵은 밤색이 젤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일인;;;ㅋ) 하겠어요. 그런데 여기 있다보니 그림의 떡이네요~~~~ㅠㅠ

바람돌이 2015-01-07 02:03   좋아요 0 | URL
저도 검정이라고 생각했는제 우리집 딸래미가 검정 아니네 하더군요. 그제서야 갈색으로 저도 보이더군요. ㅎㅎ
비비아님은 그쪽 동네의 또 예쁜 머그컵이 있지 않나요? ^^

하양물감 2015-01-07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닥 끌리지는 않던데 다들 좋아하시네요. ^^

바람돌이 2015-01-07 12:23   좋아요 1 | URL
취향이니까요. 저는 유난히 머그컵을 좀 좋아라합니다. 어디 여행가도 다른 기념품은 안사오면서 머그컵 예쁜거 있으면 사와요. 깨질까봐 걱정을 엄청 하면서.... ㅎㅎ

시냇가에 심은 나무 2015-01-0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개인적으로 노란색과 핑크색...(아...이런게 나이드는 건가요? ㅎㅎ)
저에게도 그림의 떡이지만, 그래도 알라딘 컵이 점점 더 예쁘게 나오네요.
내년을 기대해 볼까요?

바람돌이 2015-01-07 12:25   좋아요 1 | URL
저도 하늘색 다음엔 노란색과 핑크색을 가질거라고 맘을 먹고 있었는데 말이죠. ㅠ.ㅠ
내년에는 또 어떤 컵이 나올까 매년 기대하는 맛이 있어요. ^^

무해한모리군 2015-01-07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집에 노란잔이 없어서 노란색으로 합니다. 알라딘 머그중엔 예전에 일본 동화작가 작품으로 했던게 전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바람돌이 2015-01-07 12:25   좋아요 0 | URL
아 그 컵 저도 아직 안깨먹고 잘 쓰고 있어요. 따뜻한게 커피보다는 꼭 코코아같은걸 타먹어야 될 것같은 느낌이잖아요. ^^

icaru 2015-01-07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유난히 예쁘다, 라는 생각을 저도 했는데, 갈색인데요, 실제로도 예뻐요~

하늘바람 2015-01-07 09:26   좋아요 0 | URL
갈색도 고급스러울것같아요

바람돌이 2015-01-07 12:26   좋아요 0 | URL
아직 못받았는데 갈색 예쁘긴 할 것 같아요.하지만 저는 아직도 노랑과 분홍이 눈에 아른거려서.... ㅠ.ㅠ

마노아 2015-01-07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랫줄 세개 모았어요. 윗줄 두개 노리고 있어요.ㅎㅎ

바람돌이 2015-01-07 12:26   좋아요 0 | URL
아! 이렇게 뽐뿌질 하시면 아니되어요. 전 나머지 2개 절대 안노립니다. ㅎㅎ

cyrus 2015-01-07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늙어서.. 칼라풀을 좋아했던거군요.. ㅎㅎㅎ 저는 검은색을 받았는데 항상 랜덤으로 받은 컵들은 파란색이거나 흰색뿐이예요. 아직 칼라풀한 컵을 받은 적이 없어요. 그나저나 7만원치 책을 사야 컵 2개를 받을 수 있다니... ^^;;

바람돌이 2015-01-07 12:27   좋아요 0 | URL
5만원어치 사면 컵 1개주구요. 색깔은 선택 가능입니다. ㅎㅎ
할머니들이 모두 알록달록 꽃무늬 옷을 입고 다니시는건 다 이유가 있는거라니까요. ^^;;

무스탕 2015-01-0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색 이뿌구만요!! 바람돌이님이 정답이에요. ㅎㅎㅎ
저도 머그컵 좋아해요. 그래서 마트고 백화점이고 어디고 가서 머그컵 진열되어 있으면 그건 꼭 구경하고 와요. 사는건 거의 없구요, 집에서 쓰는건 사은품으로 받은 애들.. ㅠㅠ
알라딘 머그컵은 하나 있어요. 언제껀지 기억은 안나는데 디자인 이뻐서 아끼는 아이죠 ^^

바람돌이 2015-01-07 13:39   좋아요 0 | URL
역시 무스탕님은 저랑 같은 취향.... ^^ 정말 머그컵 사고싶은대로 다 샀으면 온 집안이 머그컵이겠지만, 제가 여행때 외에는 자제를 잘 하는 편입니다. ㅎㅎ 거기다 머그컵들이 잘 깨지기도 하더라구요. 고맙게.... 새로 살 핑계가 생기잖아요. ^^

순오기 2015-01-10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달인 선물로 갈색 머그컵 와서 기뻤어요~^^
색깔도 취향이니 나이로만 구별지을거야 없겠죠?ㅋ
7만원...컵은 예쁘지만 사놓고 못읽은 책이 많아서...ㅠ

바람돌이 2015-01-12 01:35   좋아요 0 | URL
갈색 머그컵은 좀더 진한 갈색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ㅎㅎ 항상 책을 쌓아놓고 또 살책을 고른다는게 우리들의 딜레마죠. ㅠ.ㅠ
 

가끔 아주 고민이 될때가 있는게 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책이 너무 좋은거다.

그럴 땐 아 이거 사서 볼걸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재벌도 아니고 본 책을 아쉽다고 또 사서 읽는 것도 망설여지긴 한다.

이럴 때 봤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사게 되는 책이 반반쯤 될려나?

 

그래도 가끔은 책은 너무 좋아서 갖고 싶은데 책의 표지라든가 편집, 인쇄상태 등등 내용 외의 비주얼이너무 맘에 안들어서 사지 않게 될때가 있다. (난 사실 책에서 비주얼에 대해서는 왠만만 하면 크게 신경안쓰는 편이다.)

그 가장 대표적인 책이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다.

 

 

 

 

 

 

 

 

 

 

 

 

 

 

 

 

 

이 책의 이전판 표지는 무슨 국가기관 산하단체에서 만들어낸 상담 팜플릿을 연상케 하는 표지로 책의 내용과 도저히 연결을 할래야 할 수 없는 거의 테러 수준의 표지였다.

덕분에 책을 사겠다는 생각을 딱 접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이 이번에 새단장을 하고 번역도 새롭게 손을 봐서 다시 출판되었다.

새로 나온 책의 표지도 딱히 마음에 든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에곤쉴레의 작품인지 에곤쉴레스럽게 그린건지 알 수 없지만 에곤쉴레의 그림이 풍기는 분위기와 소설의 분위기가 어느정도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다.

에곤 쉴레가 가지고 있던 이중성, 악마성과 저 책의 주인공들의 느낌이 겹쳐지는 면이 있어 괜찮은 선택인듯......

그리고 저런 표지는 사진과 실제 손에 들었을 때의 느낌이 다른 경우가 많으니 더 좋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고민인거다. 이 책을 사야 하는데....

사야할 책이 계속 쌓이고 읽어야 할 책이 쌓여있는 이 마당에 이미 읽은 이 책을 살것인가 말것인가?

내가 조만간 이책을 산다에 내기를 걸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말을 지금 하고 있는건 내가 맞을까? ㅠ.ㅠ

 

갑자기 궁금해졌다.

읽었으나 내가 가지고 있지 않고 절판이 되어서  늘 아쉬운 책들은 그동안 어떻게 되었을까?

음, 그래 <푸른곰 선장과 13 1/2의 삶>

절판되어서 아쉬워하며 도서관을 이용했던 책인데.... 이런. 이렇게 반가울수가 개정판이 나와있다.

아 근데.......

 

 

 

 

 

 

 

 

 

 

 

 

 

 

이건 정말 뭐라고 해야 하나?

좋은 건 3권짜리를 2권으로 만든 것뿐...

표지는 촌스러움의 극치를 달리게되었고, 심지어는 저건 완전 아동도서삘밖에 안나게 되었네.

거기다 제목까지 캡틴 블루베어라니, 원작이 어떻든 나는 푸른곰선장이라는 저 번역이 너무 너무 맘에 들었었는데....

이건 그대로 낸 것보다 훨씬 못한 개정판이다.

출판사는 나의 푸른곰선장을 다시 돌려달라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나머지 2개의 책은 안타깝게도 아직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다.

이 책들은 표지고 뭐고 다 필요없다.

나와주기만 하면 무조건 산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으면서 이 책을 살수 없다는 것을 얼마나 안타까워했는지.....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 케이트 윌헬름의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제발 푸른곰선장처럼 이상한 개정 하지말고 이대로만이라도 나와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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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1-04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권, 15권짜리 대하소설을 한권한권 사서 읽고있는 중에 개정판이 나와 표지가 바껴버렸을 때도 황당했어요.

바람돌이 2015-01-04 21:09   좋아요 0 | URL
아 이 상황은 정말 테러!
어떡하셧어요. 저같으면 정말 미쳐버릴 거 같은데.... ㅠ.ㅠ
출판사에 전화해서 구판으로 내놓으라 할 것 같아요.

하양물감 2015-01-04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일이긴 하나 맨 마지막 권만 표지가 다른게 한세트 있고
또 1권이나 마지막권도 아닌 2권 빌려줬는데 빌려간 사람이 잃어버렸다고 새책 사왔는데 표지가 달라진게 한세트 ㅠㅠ

바람돌이 2015-01-04 21:25   좋아요 0 | URL
뭐라 하지도 못하고 울고 싶을 거 같아요. ㅠ.ㅠ

cyrus 2015-01-0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재의 세 가지...> 새 표지 하나 때문에 독자분들의 불만이 많은 줄 몰랐어요. (혹시 이걸 노리는 출판사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 전 저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새 표지에 쉴레의 그림으로 정했는지 궁금하네요.

바람돌이 2015-01-05 00:20   좋아요 0 | URL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새표지가 아니라 구표지가 불만인거지요. ㅎㅎ
이 책은 전쟁상황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인간 내면의 잔인함과 이중성을 모두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요.
쉴레의 그림도 그런면이 좀 있잖아요. 인간 내면 깊숙이에 숨어서 내보이기엔 진자 껄꺼러운 어두운 성적욕망이라든지 자기 파괴적일정도의 우울함, 그러면서 한편으로 그걸 내보이는걸 은근히 과시하는듯한 쉴레의 현실의 모습 등 그런면들이 소설의 내용과 어느정도 맞춰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 새표지가 나쁘지 않아요.
뭐 책을 실물로 봐야 정확한 판단을 하겠지만 말예요. ^^
 

 

 

 

 

 

 

 

 

 

 

 

 

 

 

 

 

 

 

 

 

저자인 하명희님(돌바람님)으로부터 예쁜 손글씨의 사인글과 타이프 편지와 함께 책을 받았다.

오랫동안 서재를 비운 게으름뱅이를 잊지 않아주셔서 너무 고맙다.

하지만 책은 더 큰 고마움을 담고있다.

오래 전 내 마음속 빚을 조금이나마 덜어준 이야기였다.

내가 전하지 못한 사과를 하명희님의 글로 대신한 듯한 느낌이다.

 

그건 대학교 2학년때였다.

그 날 집회는 좀 특별했었다.

강의실에 들어가는 시간보다 집회장과 시위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던 시절인데 뭐가 특별했을까?

그 날 집회는 전교조의 전신인 '민주교육 추진 전국교사협의회(전교협)' 주최의 집회였고, 거기에 부산지역 고등학생협의회를 추진하던 고등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집회였다.

우리들의 고민은 수배중이던 해직교사들과 고등학생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였다.

당시는 학교 안까지 경찰이 진입하는건 아주 가끔 있는 일이었지만 이 날은 달랐다.

교사와 고등학생에 대한 탄압은 대학에 대한 탄압과는 격이 달랐고, 그들은 체포될 경우 학교에서의 퇴학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어쨌든 그 날 내가 맡았던 일은 집회에 참가한 고등학생들의 퇴로를 안내하는거였다.

실제로 경찰이 진입했고, 나는 내가 맡았던 대로 고등학생들을 학교안 후미진 건물 깊숙한 곳으로 안내했었다.

그 이후의 세세한 과정은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그날 내가 안내했던 아이들은 어쨌든 무사했었다.

그리고 거기서 이름도 이제는 기억이 안나는 그 아이를 만났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 아이는 시위 도중 약간 다쳤었고, 경찰이 철수 한 이후 그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 것이 나였다.

그게 인연이 돼서 몇 번 더 만났었다.

그 아이는 많은 것을 알고싶어했고, 대학생이었던 나라면 그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을거라 여겼던 듯하다.

하지만 몇 살 차이 나지도 않는, 기껏해야 책 몇권 더 읽은게 다였던 대학 2학년의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그 아이가 말하던 학교와 사회에 대한 날선 비판들과 설익은 과격함들,

똑같이 설익은 과격함 외에는 가진 게 없었던 내가 줄 수 있는건 그저 몇 끼의 밥과 술이었던듯....

학교를 곧 그만둘거라던 그 아이의 말에 내 안을 맴돌던 말들은

그래도 학교는 졸업해야지, 대학은 가야지....

아마도 영악한 나는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이미 알고 있었고, 심지어 운동판에서조차도 대학을 나온자의 기득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듯하다.

그럼에도 나는 그 아이에게 차마 그 말을 내뱉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건 기성세대들이 내게 끊임없이 해대던 말이었고, 그 기성세대들의 말을 그대로 돌려줄 용기가 내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숨돌릴틈도 없이 바빴던 나는 결국 띄엄띄엄 만나다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겨버렸다.

아주 오랫동안 그 아이는 내게 체한 것 처럼 마음에 얹혀있는 미안함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그렇다.

이후 그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여전히 모르는 내게는.....

 

<나무에게서 온 편지>는 바로 그 시절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다.

어렸기에 작은 탄압에도 여지없이 꺾여버릴 수 밖에 없었던...

무책임한 어른들이 그 아이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으면서도 아무것도 책임져주지 않았던....

 

아 참 다행이다.

누군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써주길 바랬는데 이렇게 나와주어서...

그리고 그 시절을 산 당사자가 쓴 글이라 더 고맙다.

전태일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에서 저자의 수상 소감이 결국 모든 얘기의 시작과 끝일듯 하다.

 

그 때 우리는 무엇을 했으며, 지금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왜 우리는 거리로 나가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고, 지금의 우리들은 여전히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왜 우리는 사회로부터, 국가로부터, 언론으로부터 '패륜아'로 낙인찍혀야 했으며, 왜 우리들은 길고 오랜 침묵을 지켜야만 했는지를. 당시 해직되었던 전교조 선생님들도 복권이 되었는데, 그때 학교에서 쫓겨났던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왜 아무도 그들이 삶을 물어주지 않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때 그곳에 함께 있었던 우리들을 호명해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냐고 위로하는 것이 제 소설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그 아이와 나눴던 대화들이 책속에 오롯이 도은과 상훈과 지상이들의 대화에서 살아났다.

그 아이가 이 책을 만난다면 좋겠다.

누군가가 자신을 잊지 않아주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저자가 대신 전해준 이야기로 내 마음속 짐을 조금 덜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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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12-22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이가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더 큰일을 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네요.
참 안타까운 과거, 현재, 미래입니다.
왜 되풀이되야만 하는지....

바람돌이 2014-12-22 10:21   좋아요 0 | URL
어쨌든 잘 지내기를.... 그 삶이 너무 고단하지는 않았기를 늘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집 아이가,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때로는 정말 미안할때가 많습니다. 이정도밖에 못되는 세상이라니....

돌바람 2014-12-23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과 약속 지킨 것 같아서요
몇 년 전에 헤어지기 전,
책이 나오면 꼭 사인해서 보내드리겠노라
허언, 공언을 했었잖아요.
그게 지켜져서 많이 좋습니다.
다들 91년을 기억하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바람돌이님의 이야기 또한 제겐 감동입니다.
아시죠, 책을 통해 마음이 흐르니, 저도 좋으네요.
바람돌이님의 이야기 풀어놔주어서 고맙습니다.
책은 쌍방의 교감이라는 제 오랜 고집을 확인받는 듯하여
잉큼잉큼 뜨겁습니다. 고마워요.

바람돌이 2014-12-23 16:01   좋아요 0 | URL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인 경험때문인지 좀 많이 아팠습니다.
돌바람님이 그 아픔을 대신 만져주신건데 그래도 아프더군요.
이렇게 좋은 책으로 본격적인 등단을 하신거지요. 앞으로 돌바람님의 다른 책들도 기다리는 새로운 설레임이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주인공 도은이의 시들이 참 좋았습니다. 돌바람님은 시를 쓰셔도 될듯하다는 생각도 했네요.
근데 왜 돌바람님 서재로는 안들어가지죠??????
 

로맹 가리의 책들이 좋다.

하나씩 하나씩 읽어가면서 아직은 읽어야 할게 더 많음을 기뻐한다.

처음으로 읽었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의 임펙트가 워낙 강해 찾게 된 로맹 가리

은근 중독증세를 보인다. 아직은 이렇게 본 책 보다 봐야 할 책이 더 많아 행복한 작가!

 

 

 

 

 

 

 

 

 

 

 

 

 

 

 

 

 

지금 유럽의 교육을 읽고 있는데 제목만 들으면 완전 무슨 교육서적 같아 평소와 달리 역자 후기를 먼저 봤다.

그리고 봤다.

자살하면서 남긴 로맹 가리의 유서를.....

 

 

 결전의 날.

 진 세버그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상심한 마음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다른 데다 호소하도록 초대받는 법이다.

 사람들은 아마 신경쇠약 탓이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그 신경쇠약이라는 것은 내가 성인이 된 이후 계속되어왔으며, 내 문학적 작업을 완수하게 해주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인가? 아마도 <밤은 고요할 것이다>라는 내 자전적 작품의 제목과, '사람들이 달리 더 잘 말할 줄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내 마지막 소설의 마지막 말 속에서 대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

                                                                                                                    로맹가리

 

 

아 젠장!  멋지잖아.

내가 이 세상에서 할 건 다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저 당당한 자신감.

저런 유서를 남겼는데도 사람들은 왜 1년 전에 자살한 진 세버그때문이라고 말들을 했을까?
(진 세버그는 영화배우였으며 로맹 가리의 전부인이기도 했다.)

 

 

 

 

김학철 선생님이 예전에 갈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시면서  스스로 곡기를 끊고 영면에 드셨다.

멋있었다.

 

 

며칠 전에 본 역사e에서 이회영 선생이

예순 여섯의 일생으로 답했다. 라고 했다.

머리가 띵 울릴 정도로 멋있었다.

 

 

 

 

 

 

 

 

지난 달에 영화 <지슬>을 봤다.

가장 슬펐던건 이들의 죽음이 너무 허무해서였다.

왜 죽는지도 모르고, 뭔가 의미를 남기지도 못하고,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 하나도 없이 그냥 그냥 죽어갔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죽음.....

 

 

깨놓고 말하면 나이가 든다는 건 죽음에 가까워지는 거다.

아! 죽을 때 멋있고 싶다.

로맹가리처럼, 김학철, 이회영처럼........

사는 동안 멋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던 나같은 사람이 죽을 때 멋있어 보이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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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깝죽 2013-06-25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이가 66세라면 완전 청춘이구먼 그 아까운 나이에 자살을 하다니
나 같으면 뭔가 큰 물건 하나 만들어 놓고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