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는 책이 잘 안 읽어진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이건 육체적 고통이다.

기차는 가장 책 읽기 좋은 공간인데 같은 이동수단이면서도 비행기는 그게 힘들다. 

나만 그런가? 

그래서 비행기를 탈 때면 그동안 안보던 영화나 드라마를 다운받아 간다.

너무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한 시간 활용이랄까? ㅠ.ㅠ

이번 여행에서는 떠나기직전 올라왔던 오징어게임2를 다운받아 갔었다.

그런데 재미가 없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1편의 컨셉의 반복과 힘이 너무 들어간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을 자꾸 방해하는 것이다. 3편쯤 보다가 때려치고 비행기 화면에 있는 영화를 이것저것 둘러보다 졸다 깨다 했다.

돌아올 때는 딸에게 추천받은 요즘 핫한 드라마를 다운받아 탔는데 이것도 4편쯤 보니 아 도대체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납득이 안가 결국 때려치고 말았다. 


딸이 "엄마 나는 재밌던데....:라고 묻는다.

"몰라, 책만큼 자극적이거나 짜릿하지가 않아."

"보통은 영상이 훨씬 자극적이고 짜릿하다고 하지 않나?"

"음 그렇긴 하네.... 근데 난 왜 그렇지. 늙어서 그런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걸 나는 안다. 

영상을 볼 때 내가 충분히 부지런하지 않아서 그렇다는걸말이다.

내게 영상은 휴식 이상의 의미가 없기에 그럴뿐....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것이 있고, 내게는 그게 영상이 아닐뿐이고....


하여튼 내게는 재미없는 드라마 보기는 포기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왔다.


최근에 읽은 가장 짜릿한 책은 클레어 데더러의 <괴물들>이다.
















사람들이 묻는다. 그 책은 제목이 어느 나라 글자냐고? ㅋㅋ

영어의 Monster와 한글 괴물들이 겹쳐졌다. 참신하다.

이 책이 짜릿한 이유는 정해진 결론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고민, 그러니까 널리 알려진 범죄자의 아주 뛰어난 예술, 문학, 영화 작품들을 우리가 기꺼이 소비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이다. 아동성애자이자 성범죄자였던 로만폴란스키나 자신의 배우자의 의붓딸과 결혼한 우디 앨런의 예를 들면서....

예상되는 답이 있지 않나? 그 예상되는 답으로 나아갔다면 아마 이 책은 짜릿함은 없는 그냥 음 그렇구나라는 책이 되어버렸을테다.

그런데 작가는 그 답을 넘어선다. 그리고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자식을 버리고 자신의 문학적 성취를 위해 떠난 도리스 레싱이나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오븐에 머리를 넣어 자살한 실비아 플라스를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렇게 말해버리면 또 그게 어떻게 같냐는 물음에 직면하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책 읽기의 짜릿함은 이런 데서 등장한다.

이전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을 만나는 것.

범죄자의 작품을 소비할 것인가 말것인가라는 질문에 매달리는 순간 우리는 피해자에 대해서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 고통에 대해서 침묵하게 된다는걸 알고있나?

이 대목에서는 머리 한쪽이 쾅 울린다.

저자의 마지막 결론을 내가 아직 제대로 소화를 못해서 리뷰를 못쓰고 있지만 새로운 질문이나 다른 방향에서의 질문이 주어졌을 때 책읽기의 짜릿함은 내 머리를 한 번 리셋하는 느김이다.


이 책의 질문과 대답들을 곱씹으면서 또 지금 시작한 책은 류츠 신의 <삼체>다.













1부를 읽으면서 현실 세계와 게임의 세계가 도대체 무슨 관련이며 그 정체가 뭔지, 삼체는 뭔지(아 그리고 끝도 없이 나오는 과학지식들은 그냥 흐린 눈으로 읽는다. 어차피 읽어도 모른다.) 헤롱거리며 읽다가 1부 마지막에 그 정체와 연결이 쪽 한번에 이해될 때 아 또 하나의 책읽기의 짜릿함이란 이런 것이지 하면서 황홀해진다.

2부에서는 삼체에 대항한 온 지구인의 반격을 위한 노력이 전개되는데 이 역시 온갖 인간 군상들이 각자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움직여 나가는 모습들이 거대한 흥미를 준다.

이 책에서는 부분적인 발상들도 기가 막힌 것들이 많은데 1부에서는 외계 세계의 삼체인들이 혹독한 자연환경을 견디기 위해 자연환경이 생존에 불리할 때는 온몸을 수분을 빼서 가죽만 남겨 그 시절을 견딘다는 것이다.

그럼 자연환경이 좋아지면 어떡하냐고?

그냥 물에 들어가서 몸을 불리면 된다. 

아 진짜 이렇게 말하면 너무 웃긴데 작가가 글을 잘 쓰니 그럴수도 있지 싶은 거다.

2부에서 삼체인과 지구인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발화의 차이점으로 얘기되는 것도 기발하다.

삼체인은 입으로 말하지 않고 일종의 텔레파시랄까 그냥 생각하면 그게 저절로 전달되는 구조다.

지구인처럼 생각다르고 말 다르고에서 나오는 계략이나 음모가 불가능하다는...

이 차이점에서 지구인이 삼체인과 싸울 수 있는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아직 다 못봐서 모르겠고....

어쨌든 책 속에서 발상의 기발함을 볼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것이다. 역시 짜릿하다.

그보다 더 짜릿한건 이 거대한 서사가 어떻게 결말을 이룰까를 내내 두근거리며 보게 된다는 것.

전체가 1,900페이지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이제 겨우 700페이지 정도 봤다.

앞으로 1,200페이지를 더 봐야 결론에 도달할텐데 빨리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면서 한편으로는 아끼고 아끼며 읽고 싶은 마음도 드는 것이다. 


역시 책이 좋다. 이렇게 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다음 읽을 책을 고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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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5-02-10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웰컴!!!

바람돌이 2025-02-10 21:50   좋아요 1 | URL
돌아온지는 좀 됐습니다. 다만 설 지내고 다시 출근하고 뭐 그렇죠. ㅎㅎ

수이 2025-02-10 22:29   좋아요 1 | URL
저도 올해는 북플 꾸준히 하려구요. 자주 봐요, 언니. 🐬

바람돌이 2025-02-10 22:34   좋아요 1 | URL
언니??? 언니가 맞죠. 이젠 어딜가나 언니죠. 아 갑자기 책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나될까? 50년밖에 못보는거 아냐 하면서 막 슬퍼진다는.... ㅎㅎ
매년 하는 결심이지만 넵 저도 올해 꾸준히 읽고 쓰려구요. 자주 봐요 수이 동생님!

수이 2025-02-10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랏 바람돌이님, 언니 아닌 건가요? 제가 갑자기 실수를;;;;;; 저 77인데;;;; 제가 혹시 다른 분이랑 착각하는 걸까요;;;;;;;;

바람돌이 2025-02-10 22:37   좋아요 1 | URL
슬프게도 맞아요. 저는 68. ㅠㅠ 몸무게 아님

수이 2025-02-10 22:46   좋아요 1 | URL
다 같이 나이드는데 나이가 뭔 상관일까요. 얼마 전에 열일곱 제 딸아이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우리 마리(반려묘) 이제 열두살인데 저렇게 나이들면 어째, 가슴 아파, 했더니 열일곱 왈, 엄마, 인간은 동물은 모두 유한적인 존재야, 그러니까 마리만 늙는 게 아니라 엄마도 늙어가고 있고 나도 늙어가고 있어. 생명체의 숙명이야. 그러니까 괜찮아, 우린 다 늙어가고 있어. 그러니 슬퍼 말아요. (몸무게 갑자기 궁금해지는........)

바람돌이 2025-02-10 22:44   좋아요 1 | URL
수이님 따님 수준이 저보다 위입니다. 너무 성숙한거 아닙니까? 우리집 딸들이랑은 맨날 농담만 따먹는데... 그래 다같이 늙고 다같이 죽는거지. 가볍게 살아야지 해요. 몸무게요. 저 언저리일걸요. ㅋㅋ

수이 2025-02-10 22:47   좋아요 1 | URL
언니 곧 봄입니다. 저랑 같이 다이어트 하시죠. 저 와인 마셔서 알딸딸 ㅋㅋ 씨유투마로우. 굿나잇!

바람돌이 2025-02-10 22:49   좋아요 1 | URL
다이어트는 없습니다. 어떻게 찌운 살인데... ㅋㅋ 푹 주무시고 내일도 북플에서 만나요.

희선 2025-02-11 0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더 짜릿함을 주는군요 드라마도 자신이 좋아해야 재미가 있기는 하죠 다른 사람이 재미있다고 해도 자신은 재미없으면 재미없는 거겠습니다 1권 끝까지 읽으면 한번에 이해가 되다니... 그럴 때 신기하고 즐겁겠네요 바람돌이 님 마지막까지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5-02-11 08:46   좋아요 1 | URL
1권 마지막에서 주는 짜릿함을 2권과 3권에서도 기대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

독서괭 2025-02-11 0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괴물들 추천받았는데 바람돌이님이 짜릿하게 읽으셨다니 더욱 궁금해지네요!! 삼체도 관심 없었는데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바람돌이 2025-02-11 08:51   좋아요 1 | URL
괴물들은 같은 질문의 방향을 바꿨을 때, 보는 프레임 자체를 바꿨을 때의 짜릿함이 있습니다. 뭔가 새로운 눈을 뜬 기분이예요. 삼체는 재밌습니다. 그냥 엄청 재밌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5-02-11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괴물들 너므 너므 좋지 않나요? 지적이며 문화적인 산문의 맛!!ㅋㅋㅋ 질문 수준도 치열하고 무엇보다 독자로서 관객으로서 또 비평가로서 읽고 쓰는 이의 위치성을 스스로 심문하는 모습이… 너므 인상적인데… 종잡을 수 없어, 즐겁죠! 저도 다 읽으면 독후감을 쓸텐데 클레어데더러의 독후감과 함께 책에서 나오는 다른 책도 한권 보고 싶어서 어쩔까 하며 견주는 중입니다 ㅋㅋㅋ

바람돌이 2025-02-11 09:57   좋아요 1 | URL
괴물들 너무 좋은데 결론이 너무 평화로워요. 조금 더 매운 맛을 원했는데 말이죠. 뭔가 번쩍하는.... 그래서 제가 혹시 오독을 한건 아닌가 싶어 다시 곱씹으며 마지막 부분만 다시 보고 있어요.
하지만 글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공쟝쟝님 말씀대로 진짜 좋아요. 저는 특히 우리라는 말로 숨지 않는 당당함이 좋았어요. 이 책에 나오는 책 중에 저는 나브코프의 롤리타랑 도리스 레싱의 금색공책을 읽고 싶어졌어요. 특히 롤리타는 소재때문에 절대 안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괴물들 보다 보니 막 궁금해지더라구요. ^^ 공쟝쟝님은 무슨 책이 궁금해지셨을까요?

공쟝쟝 2025-02-11 17:01   좋아요 0 | URL
저두요!!! 레싱이랑 나보코프!!! 데더러의 평이 너무 인상적이었기에 그가 느낀 것을 느껴버릴까봐 문제긴 한데요, 저도 똑같아요 바람돌이님이랑 ㅋㅋㅋ 우리 통했어요!!! 사실 금색 공책을 오래 전에 좀 읽다가 말았는데 애나랑 레싱을 분리하지 못하는 모습이 제 읽기랑 겹치기도 했고요, ㅋㅋㅋ 자꾸 작가랑 작중인물이랑 겹쳐서 소설 읽는 저의 못된 습관 ㅋㅋㅋ

다락방 2025-02-11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페이퍼 좋네요. 저도 드라마를 잘 못보는 편인데 일단 보더라도 완결까지 못가겠더라고요. 그런데 책은 그렇지 않죠. 책이 훨씬 더 재미있다는 말씀에 완전 동의합니다. 이 재미있는 책을 읽어라, 사람들이여!! ㅎㅎ
[괴물들]은 저만의 개인적인 이유로 읽지 않으려고 생각했던 책인데, 흐음, 이 페이퍼 읽어보니 역시 괴물들 읽어볼까.. 싶네요.

바람돌이 2025-02-11 10:00   좋아요 0 | URL
드라마 왠만해서는 완결보기 힘들죠. 나중에 결말만 궁금하면 빨리 돌리기를 하기도..... ㅠ.ㅠ
다른데서 책이 더 재밌다 얘기하면 아무도 안 알아줘요. 그래서 소심해서 눈에 안 띄고 싶은 저는 그냥 안 그런척만.... ㅎㅎ 근데 세상에 책은 널려 있는데 읽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을 때는 그냥 안 읽어도 될거같아요. 보고싶고 봐야하고 하는 책들은 정말 많잖아요. ^^

페크pek0501 2025-02-11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보다가 끝내주는 괴물들, 이란 책을 완독하지 못한 게 생각났어요.ㅋㅋ
완독하고 싶은 책은 많고 책상 앞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할일은 많고 그러네요.
그럼에도 매일 조금이라도 책을 읽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책도 읽고 필사도 하고 제 느낌도 쓰면서 한 해를 보내려 합니다. 2천 쪽에 가까운 삼체를 읽으시는 바람돌이 님, 함께 파이팅!!!

바람돌이 2025-02-12 21:56   좋아요 0 | URL
끝내주는 괴물들의 캐릭터 해석이 저는 참 멋졌어요. 다만 모르는 캐릭터가 3분의 1이나 되는건 좀 슬펐고요. 진짜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시간이 참..... 저도 오늘은 집에 와서 푹 퍼졌어요. 직장에서 뭔가 신경을 많이 쓰고 온 날은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일이 많네요. 저는 필사는 진짜 못하겠던데 - 손가락이 너무 아파요. ㅠ.ㅠ, 결정적으로 제 글씨를 보는게 너무 괴로워서.... ㅎㅎ - 필사 꾸준히 하시는 분들 존경스러워요.

단발머리 2025-02-11 16: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괴물들도 삼체도 읽고 싶은 책들인데, 다른 책들이 줄을... 그 책들한테 옆으로 좀 비키라고 말한 뒤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괴물들 읽으신 후 <롤리타> 읽고 싶으시다해서 더 궁금해요. 안 되겠어요, 괴물들 먼저!

즐거운 여행 잘 마치시고 돌아오신거 늦게나마 축하드려요. 저도 캐리어 밀고 어디든 가고 싶네요^^

바람돌이 2025-02-12 21:57   좋아요 1 | URL
괴물들은 내용의 무게에 비해서 책장이 잘 넘어갔습니다. 단발머리님 빨리 읽고 그 멋진 생각을 나눠주세요. 저 아직 생각 다 정리 못했어요. 단발머리님 글 써주시면 컨닝할래요. ㅎㅎ
여행은 잘 마치고 가족들과 진짜 신나게 잘 놀다 왔는데 중간에 눈썰매 타다가 넘어진거 허리디스크로 악화돼서 병원다니고 있습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5-02-12 2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괴물들…끌리네요.^^
삼체는 다들 좋다고들 하셔서 2권까지 사다 놓긴 했어요. 아직 시작을 못한지라 3권은 다 읽고 나면 사야지! 무한대기 중이구요.
근데 작년 말쯤 딸 하나가 친구집에서 삼체 드라마를 보고 와선 넘 재밌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드라마 먼저 보고 책 읽을까? 책 읽고 드라마 볼까? 고민 하다가 잠깐 까먹고 있었는데 바람돌이 님 페이퍼 읽으니 책이 먼저인 것같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책 읽기의 짜릿함!
그거 저도 느껴보고 싶네요.ㅋㅋㅋ

바람돌이 2025-02-12 22:00   좋아요 1 | URL
삼체 오늘 2권 완독했는데 너무너무 재밌습니다. 한창 보고있는데 카톡 연락오는거 짜증날 정도로....
근데 2권까지가 일단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3부는 뭔가 외전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2권까지 보면서 제가 뒷부분을 추리하면 맞는게 하나도 없어요. ㅎㅎ 아 작가 진짜 대단해요.
드라마랑 책이랑 둘 다 보신분이 압도적으로 책에 손드시더라구요. 저는 3편까지 다 보고 나면 책에서 설명한 부분이 화면으로 어떻게 재현되는지 궁금해서 한번 보려구요. 그러니까 책 먼저.... ^^

psyche 2025-02-13 0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행기에서 책을 못 읽어요. 팟캐스트나 오디오북도 잘 안 들리더라고요.
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졸다 깨다 하게 되네요.
저도 삼체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넷플릭스에 있는 삼체 드라마는 과연 재미있을까 의심하면서, 그래도 어떻게 영상화 했는지 궁금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 아직 시즌 1만 나와서 뒤에도 계속 괜찮을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요

바람돌이 2025-02-25 20:33   좋아요 0 | URL
비행기는 그냥 비몽사몽간에 볼 수 있는걸 보는걸로요. ㅎㅎ 삼체 드라마도 보셨네요. 제 친구가 제가 삼체 재밋다고 했더니 일단 드라마부터 본다하더라구요. 그러더니 너무 재밌다고 책 본다고.... ㅎㅎ 요거 시즌 다 나오려면 꽤 오래 걸릴거 같던데요. 책의 그 광활한 배경을 어떻게 구현할지 너무 궁금해요. ^^
 

온 나라가 한강 작가땜에 들썩 들썩

우리가 언제 이렇게 문학으로 들썩일 수 있었을까요? 

덕분에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사니 너무 좋습니다. (다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많이 사야죠. 그래야 작가도 살고, 출판사도 살고, 그래서 출판사는 더 좋은 책을 많이 내고..... ㅎㅎ)


여러 기사들 중에 한강 작가가 아버지에게 매년 보내는 책 선물 이야기가 있었어요.

기사회 된 중에 너무 반가운 책이 있습니다.

바로 여기 알라디너들이 너무 좋아하는 엘리자베스 스트라트의 <올리브 키터리지>



















"고통스럽지만 고통이 모두의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줘서 한편 정화와 위안이 되었어요:

너무 멋진 한줄 평 아닌가요?


덕분에 이 책도 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다른 책들도 많이 많이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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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10-1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기사 봤는데 <올리브 키터리지> 읽어봐야 할까요? ㅋ 메리 올리버는 읽었는데~

이런 멋진 부녀지간이라니 멋집니다~~

바람돌이 2024-10-13 19:35   좋아요 2 | URL
멋진 부녀지요. 저도 나중에 우리 딸이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ㅎㅎ
새파랑님라면 올리브 키터리지 좋아하실거 같아요. 강추합니다

망고 2024-10-13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뉴스에서 봤어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노벨문학상 탄 작가님이 추천했던 책을 감명깊게 읽었던 저. 갑자기 수준이 한껏 올라간 느낌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4-10-13 21:10   좋아요 1 | URL
그죠. 왠지 우리들의 스트라우트 사랑이 인정받은 기분이랄까? 별게 다 좋네요. ㅎㅎ

다락방 2024-10-14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봤어요. 그리고 앗 올리브 키터리지!! 했지요 ㅎㅎ

바람돌이 2024-10-14 09:41   좋아요 0 | URL
같은 책을 좋아한다는건 이상한 연대감을 가지게 하네요. 이것도 팬덤문화? ㅎㅎ
아 정말 올리브 언니 나오는 다음편 루시는 언제 번역될까요? 팬심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ㅎㅎ
 

연휴가 6일 이라고, 아니 나한테는 4일이지만(이틀은 시집과 친정에서의 노력 봉사와 감정노동) 그래도 그게 어디냐고 좋아한 게 좀 전인거 같은데 벌써 연휴 끝이다.

나의 휴일은 도대체 누가 잡아먹었을까?

지난 달에도 지지난 달에도 월초마다 책을 읽어야지, 그리고 읽은 책은 리뷰를 쓰든 페이퍼를 쓰든 흔적을 남겨야지 결심하면서 월초를 시작했는데 지나고 나면 도대체 결심은 왜 한거야라는 의문만 남는다. 9월에 리뷰 딱 하나 썼구나.... 그것도 솔직히 말하면 쓰다 말았다. 화장실가서 중간에 끊어먹은것 같은 리뷰....ㅠ.ㅠ


활자 중독이라는 말이 있지만 무언가를 쓴다는 행위에도 중독성이 있는 듯하다. 

서재에 글을 쓰지 않고, 서재 지인들의 글을 읽지 않고 지나가는 날들이 쌓이다보면 뭔가 나의 자아실현이 안되는 듯한 우울감이 차오른다. 아 이것도 중독이구나...... 서재를 끊음으로써 중독을 치유할 것인가? 아니면 중독을 인정하고 제대로 읽고 씀으로서 자아실현에 성공할 것인가? 이렇게 쓰고보니 이것은 도대체 말인가 방구인가? 횡설수설이란 이걸 두고 하는 말인듯.....

그저 나의 정신세계의 피폐함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심지어 가을만 되면 나는 나의 전생이 말이었다고 확신하게 된다. 옛 어른들이 천고마비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왜 살이 찌는 것인가? 가을만 되면 나는 왜 맛없는게 없고, 먹어도 먹어도 다 맛있냐고.....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내 전생이 말이었다는 것 밖에..... 정신은 피폐해지는데 몸은 풍요로워지니 이 또한 슬픔이다. 

그래도 이번 연휴에는 열심히 책을 읽었다. 




고등학교 때 지리와 세계사를 열심히 공부한 학생 출신은 굳이 읽지 않아도 될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참고로 나는 지리와 세계사 좋아서 매우 열심히 공부한 학생 출신)

동남아시아 여행가지 전에 이 책 한권이라도 읽고 가면 좀 다르게 보이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단점은 이 책을 보다보면 여행 가고 싶은 열대지역이 동남아시아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프리카도 아메리카도 가고 싶어지는데 그곳들은 모두 모두 매우 시간과 돈을 잡아먹는 곳이니 안타까움만 커진다. 


앗, 그리고 이 책 읽다가 우이도(소흑산도)의 홍어 중계상이었던 문순득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됐다. 1802년 풍랑을 만나 표류끝에 오키나와에 도착한다. 8개월 후 중국으로 가는 조공선을 타고 고향으로 향하려고 하지만 다시 풍랑을 만나 필리핀 루손섬에 도착한다. 아니 한번도 아니고 2번이나 표류라니.... 심지어 그 2번을 다 살아남다니.... 이거 실화 맞냐고하고 싶다.

9개월 후 마카오로 가는 상선을 얻어 타고 마카오에 도착. 세상에 중국 남쪽 끝에서 북쪽의 베이징을 거쳐 한양에, 그리고 1805년 1월에 고향 우이도에 도착했단다. 

아 진짜 내가 능력이 되면 이 분 소재로 소설이라도 쓰고 싶다네..... 



심지어 문순득이란 분은 언어감각도 탁월했는지 필리핀에 겨우 9개월 있었으면서 이 동네 말을 어느 정도 습득했나보다. 귀국 후 제주도에 표류해 9년동안 억류되어 있던 필리핀인들의 통역으로 나서 귀환을 성사시켰다는데.....

여기서 궁금한 것. 문순득이라는 9개월 체류로도 필리핀의 언어를 어느정도 습득한 이 양반의 언어능력이 탁월한 것이냐?

아니면 9년이나 있으면서도 조선어를 배우지 못한 필리핀 사람들이 이상한 것이냐?

그도 아니면 9개월 동안 있으면서도 언어를 습득할 수 있을만큼 필리핀이 외래인에 대해서 허용적이고 개방적이었던데 반해서, 외래인이라면 무조건 억류하고 교류할 수 없게 할만큼 조선 사회가 완고하고 폐쇄적이었던 것일까? 

어쨌든 막 궁금해지긴 하는데 이 이야기는  좀 더 찾아봐야 할 듯하다.


















정보라 작가의 신작인 <고통에 관하여>와 아코타 크리스토프의 <잘못 걸려온 전화>을 어쩌다보니 연달아 읽었다.

공교롭게도 2권 모두 인간의 고통에 대한 소설이다. 

<고통에 관하여>는 인간이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 무엇인지, 인간이 고통을 대하는 자세는 개개인마다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누군가는 그 고통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고 다른 인간들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삼는지에 대한 세밀한 르포다. 정치적으로 매우 올바른 책이었으므로 읽는데 부담이 없고 잘 읽힌다. 독자가 무엇을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지도 명확하다. 

그러나 문학작품으로서 감동이나 공감이 있었냐고 물으면 음 좀 안타깝달까? 이야기의 힘으로 말하자면 전작인 <저주토끼>가 나는 더 좋았다. 

그에 반해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잘못 걸려온 전화>에는 25편의 짧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저 많은 이야기들 중 어떤 이야기도 고통에 대해 직접적으로 서술하지 않지만 나는 저 대부분의 이야기를 고통의 절규로 읽었다. 글이 비명을 지르며 아프다고 아프다고 얘기하는 듯한 느낌이다. 

어쩌다 2권의 책을 읽으면서 문학은 은유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그 은유의 힘을 절절하게 느껴지게 하는 건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책이었다.


앗 그리고 굉장히 놀라운 사실 하나!

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잘못 걸려온 전화>를 펴낸 출판사가 까치출판사이다.

책을 내는 족족 훌륭한 책들만 내지만 표지 디자인은 꿋꿋하게 새마을스럽던 그 출판사가 왠 일로 멋진 표지를 내놨다.

이 책 표지의 색감은 실제가 훨씬 좋다. 

드디어 까치 출판사 책을 살 때도 뿌듯할 수 있을수도 있겠다. 

힘내라 까치!!! 



그래도 연휴일기니까 술 얘기를 안 할 수 없는.....

이번에는 명절 전에 미리 명절 스트레스를 풀러.... ㅎㅎ


소주가 새로 나왔다.

이름도 "새로" 예쁘다. 병도 예쁘다. 그리고 맛있다. ^^




요즘은 술을 적게 먹을려고 일단 도수를 낮춘다. 그러다보니 하이볼에 맛들이고 있다.

이 손가락들 중에 내 손가락은?????


아 이 술집 진짜 맘에 들었다.

안주도 맛났지만 센스 만점.

중간에 서비스 안주 주던데(내가 가는 술집은 항상 어디든 서비스 안주를 준다. 왜일까? 안주멵 진상 부릴 거 같아서? 아니면 그냥 내가 아름다워서? 그것도 아니면 많이 시켜서????? ㅎㅎ)

하여튼 이번에 받은 서비스 주는 진짜 소박하게 계란 후라이 4개

그러나 센스 멋짐




밤 되니 배고파서 입가심 하고 싶은데 안 하려면 자야지...

여러분 이제 연휴 끝입니다. 

힘은 안나겠지만 어쩌겠어요. 힘내세요.ㅠ.ㅠ

저 계란 사진 보고 프라이팬 찾으러 가기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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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10-04 0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이볼이 목 넘김이 좋아서 술집에 가면 소주, 맥주보다는 하이볼을 마시는 편이에요. 물론 맥주도 같이 마시기도 해요. ^^;;

바람돌이 2023-10-04 21:46   좋아요 0 | URL
정말 하이볼은 목넘김이 딱좋아서 막 먹다보면 꽐라 된다는.... 저는 맥주를 정말 좋아하는데 맥주의 단점 아시죠. 배가 너무 불러.... 그래서 요즘은 하이볼쪽이 좋더라구요. ^^

hnine 2023-10-04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순득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들으니 조선시대 최부의 표해록이 떠오르네요. 풍랑을 만나 죽을 고비를 몇번 넘겨가며 중국 기행을 하고 제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라는데 저도 직접 읽어보진 못했어요.
술잔을 들고 있는 사진중 바람돌이님 손은...음...맨오른쪽의 네일 하지 않은 손??

바람돌이 2023-10-04 21:53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면 조선 시대에 표류했던 사람이 많았나봐요. 이 문순득이라는 분 이야기도 정약전의 <표해시말>이라는 책에 그 이야기가 전한다는데.... 사대부로 중국 남쪽을 표류했던 최부에 비해서 적응력이 훨씬 뛰어났을 상인 출신으로 필리핀까지 갔다온 이 분의 이야기가 좀더 흥미진진할거 같아요. ^^
술잔들고 있는 손가락? 안타깝게 틀리셨습니다. ㅎㅎ 못생긴 손을 좀 나아보일려고 네일한 손이 접니당. ^^

자성지 2023-10-04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새로 술을 즐겨 마시고 있습니다. 하이볼은 연태고량주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게 좋았습니다.

바람돌이 2023-10-04 21:56   좋아요 0 | URL
새로가 처음처럼이 바뀐거더라구요. <처음처럼 새로> 뭔가 좀 있어보이지 않나요? ^^
하이볼의 좋은 점은 내가 좋아하는 다른 술을 뭐든지 섞어먹을 수 있다는..... 연태고량주 섞은건 안 먹어봤는데 다음에 도전해보겠습니다. ^^

새파랑 2023-10-04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새 하이볼이 유행이라는데 역시 유행의 선두주자 바람돌이님~!!

전 혼술할때만 하이볼 만들어 마시고 식당에서는 참이슬 ㅋ

진로랑 새로 나와서 한참 마셨는데 결국 돌고돌아 참이슬로 ㅋㅋ

바람돌이 2023-10-04 21:58   좋아요 2 | URL
저는 몇년 전부터 먹었는데, 요즘 부쩍 하이볼 하는 곳이 많아진거 같아요. 저는 하이볼하는 집을 따로 가기보다는 그냥 소주랑 토닉워트 시켜서 직접 제조해먹는 쪽입니다. 물론 제조는 제가 안하고 해주는 사람이 있다죠. ㅎㅎ
소주도 참 거기서 거기인거 같은데 다들 좋아하는게 다르더라구요. 저는 원래 대선이었는데 이제 새로로 바꿀려고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10-04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외의 손일 수도 있겠다 싶어 전 왼쪽 제일 위!
빨간 매니큐어 손톱에 바르신 분의 손이 바람돌이님!!!! 아닌가요?ㅋㅋㅋ
지난 번 베트남 여행 때도 네일 아트 하셨던 기억이 떠올라 찍어봅니다^^
근데 이제 조금씩 술 드셔도 괜찮으신 거에요?
다행이라고 말씀 드리려고 했지만 그래도 술은 적게 드시는 게 맞는 거죠?^^
자나깨나 건강 지킴이!!!ㅋㅋㅋ
입가심 글씨가 예쁩니다.
케쳡 통으로 글씨 예쁘게 쓰기 힘들텐데요.
정보라 작가의 책과 아고다 크리스토프의 책이 눈길을 끄네요.^^

바람돌이 2023-10-04 22:05   좋아요 1 | URL
의외인가요? 아 저 네일하는거 진짜 좋아하는데..... 이거 하고 나면 한달 반이 딱 뿌듯 행복입니다. 한달 반 지나면 휴대폰이랑 컴퓨터 자판에 오타가 너무 많이 나서 할 수 없이 다시 하러 갑니다. 요새 재미붙였어요. ㅎㅎ
술은 요즘은 약간 컨디션이 나아져서 그냥 조금씩 먹어요. 옛날처럼 먹을수야 없죠. 못먹게 되니까 알게 된 사실이 제가 생각보다 술을 좋아하더라구오. ㅎㅎ
그래서 오래 술마시려고 쬐끔만 먹습니다. ^^
정보라 작가의 책은 너무너무 반듯하고 너무 너무 정치적으로 올바른데 소설적 재미가 좀..... 전 늘 이야기나 문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니 좀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이 작가님은 앞으로도 좀더 읽어보려구요. 전에 이분 인터뷰 기사을 읽었을 때도 그렇고, 김혜리기자님이 오디오 매거진 인터뷰도 들었는데 일단 인간적으로 너무 훌륭한 분으로 보였어요. 존경스러웠어요. 그래서 저주토끼라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편이라 앞으로 좀더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은 작가네요.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뭐.... 소름돋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3-10-04 22:18   좋아요 1 | URL
정보라 작가님의 오디오 매거진 인터뷰 들으셨군요?^^
저는 인터뷰에서 작가님의 상황이나 근황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었거든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작가에 대한 존경심으로 앞으로 책을 사볼 생각입니다.
그래도 <저주 토끼>는 계속 생각나는 단편집이었는데...그것을 뛰어넘는 작품이 나왔음 싶네요.^^
그나저나 손 제가 맞췄군요?
와...좋아라..ㅋㅋ
제가 퀴즈를 잘 못푸는데 오늘은 맞췄습니다.^^

바람돌이 2023-10-04 22:35   좋아요 1 | URL
저는 그 인터뷰 중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부끄럽고싶지 않아서 시위에 나가게 되었다고 얘기하는거 좀 많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어요. 멋있고요.
저는 지금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으니까 좀 부끄럽기도 했고요. ^^
조만간 <저주토끼>를 능가하는 글을 써주시리라 믿으며 우리 기다려요.
나무님 훌륭하게 퀴즈 푸셨는데 상품이 없어서 어쩌죠? ㅠ.ㅠ

건수하 2023-10-04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이볼 좋아해요. 집에서 위스키에 토닉 워터 레몬 짜서 마시기도 하고,
사실 술 안넣고 토닉워터에 레몬만 짜서 넣고 마시기도 합니다.
술이 안 들어가도 맛있어서요 :)

바람돌이 2023-10-04 22:09   좋아요 1 | URL
술이 없는 하이볼은 하이볼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하지는 않고요. 그건 맛있나요? 왠지 맛없을듯한데 맛있다고 하시니 저도 한번 시도해볼까요? ㅎㅎ 오늘 제 페이퍼에 글 남기는 분들은 모두 술을 사랑하는 분들.... ^^

감은빛 2023-10-04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연휴도 언제 어디로 사라졌나 묻고 싶어요. 역대 최장 연휴였는데, 뭐하나 한 것도 없이 허무하게 지나갔네요.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읽으면 여행을 가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여행을 가지 못하는 대신 그 나라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해서 종종 지도로 읽는 세계사 같은 류의 책을 읽어요.

근데, 저는 확실히 다른 사람들이랑 다른 부분이 있네요. 다른 나라들에 대해 호기심은 많은데, 막상 실제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요. 그저 아쉬움이 있다면 언어를 익히고 싶은데, 언어는 자주 사용해야 하지만, 사용할 기회를 그 나라 밖에서 일상적으로 갖기가 어렵다는 점이죠.

문순득이란 선조의 이야기 정말 신기하죠. 그 두 번의 표류가 정말 목숨이 오가는 긴박한 상황이었을텐데, 긴 시간 먼 이역만리에서 떠돌면서도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다니!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필리핀 언어를 익혔을까 저도 궁금했어요. 제 가설은 두 가지예요. 일단 절박함이 남달랐을 것이다. 둘째는 개인의 성향이 언어를 쉽게 익히는 데 특화된 분이 아니었을까. 먼 옛날 이야기라 실제로는 어땠을지 정답을 알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바람돌이 2023-10-05 15:34   좋아요 0 | URL
저는 무조건 가보고싶어하는 사람이예요. 대신 감은빛님과 다르게 언어를 배우고 싶은 욕구는 없고요. 한국어도 힘든데 외국어는 너무 힘들어요. ㅎㅎ

문순득이란 분이 홍어 중개상이에요. 상인이죠. 아무래도 상인은 다른 직업군보다는 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하는데 좀 빠르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그래도 그 즈음에 정약전이 이 동네 유배를 와 있어서 이분의 이야기가 없어지지 않고 전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는 어떤 작가님이 이분의 이야기를 또 소설로 써주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하고요. ^^

감은빛 2023-10-06 15:36   좋아요 1 | URL
네, 바람돌이님. 저도 문순득 님이 홍어 중개상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상인이라 새로운 환경에 더 잘 적응하셨으리라는 말씀에도 동의하구요.
정말 마침 누구보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학자 정약전 님이
그 동네로 유배를 와 있어서 이 희귀한 이야기가 후세에 전해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구요.

좀 어렸을 때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이렇게 특이한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현대 소설 문체로 각색해서 써보는 일이었어요.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이렇게 늙어가는 중이지만, 이 꿈을 아직은 버리지는 않았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3-10-09 22:21   좋아요 0 | URL
어쩌면 언젠가는 감은빛님이 쓴 문순득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날까지 기대하렵니다. ^^

공쟝쟝 2023-10-05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아실현에 한표 올리옵니다!
제가 술을 끊었는데 새로는 압니다. (왜 알지?) 술을 끊고 독서량이 늘었습니다!! 믿어주세요.
(바람돌이님께 자아실현을 위한 금주령을 감히…읍소드리며…)

바람돌이 2023-10-05 21:51   좋아요 1 | URL
저는 지금은 술을 한달에 2~3번쯤밖에 안 먹으므로 이것과 독서의 상관관계는????? (참 반주는 음주로 치지 않습니다. ㅎㅎ)
술을 너무 사랑하나 아직은 많이 못먹어서 슬픈 짐승일뿐이고요.
요즘은 진짜 개인적으로 짜증나는 일이 많았는데 그게 자꾸 쌓이면서 울화가 되는 느낌요. 책을 못읽고 글도 못쓰니까 그 울화가 더 커지는 느낌이에요.
어쨌든 건강한 정신세계를 위해 열심히 읽고 쓰야 되겠다는 생각을 좀 많이해요. 저의 자아실현이래봤자 이제 진짜 그냥 읽고 여기에 글 쓰는 것 뿐이고요. 다른 자아실현 하고싶은건 뭐 딱히 없으니까..... ㅎㅎ

공쟝쟝 2023-10-05 22:10   좋아요 2 | URL
그 자아 실현 참 좋은 실현~! 여기 독자 1 있습니다 🙆🏻‍♀️ 바람돌이님 독후감 맛도리란 말입니다! 울화와 분노의 글쓰기를 어서어서!

바람돌이 2023-10-05 22:20   좋아요 1 | URL
저는 기본적으로 코믹형 인간이므로 울화와 분노의 글을 쓰면 더 스트레스....ㅋㅋ 그냥 코믹모드로 계속 가는걸로요. ^^

단발머리 2023-10-05 2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순득이라는 분 정말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시네요.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어느 분이 소설로 써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댓글 읽다가 네일 좋아하신다는 것도 알게 됐네요. 저도 바람돌이님 손을 못 맞췄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자주 자주 오소서~~~~~~~~!!!!

바람돌이 2023-10-05 22:19   좋아요 0 | URL
이런 글 잘 쓰시는 작가님으론 김탁환 작가님이 계신데 혹시 써주지 않으실까요? ^^
메일이라도 보내봐야 할까요? ^^
작년에 아프고 난 이후로 좀 우울해졌을 때 괜히 한번 네일샵가서 한번 해봤는데 이게 또 우울감 감소에 효력이 있네요. 그냥 내 손톱 예쁜거 자꾸 보이니까 그냥 기분이 좀 좋아집니다. 그래서 한달 반쯤 지나서 다시 하러 갈 때는 이번엔 어떤 걸로 하지 하면서 막 설렌다지요. ㅎㅎ

희선 2023-10-09 0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은 학교 다닐 때 세계사와 지리 공부를 즐겁게 하셨군요 조선시대에 있었던 문순득이라는 사람 대단하네요 죽지 않고 조선으로 돌아오고 필리핀 사람을 도와주기도 하다니... 필리핀에 아홉달 있었는데 그 나라 말을 익히다니, 그것도 대단합니다

명절 연휴 길다고 느꼈는데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이 다 갔습니다 바람돌이 님은 책 여러 권 보셨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3-10-09 22:20   좋아요 1 | URL
명절 연휴를 지나서 올해 마지막 남은 한글날 연휴도 한 것도 없이 지나가네요. ㅎㅎ 세계사 책 읽는게 재밌는건 이렇게 또 새로운 사람의 이야기를 알게되는 것도 큰 것같아요. 이곳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글을 읽는 것이 즐거운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싶네요. ^^
 

페이퍼에 사진이 안올라가서 따로 올리다가 어제 일요일 서재지기님께 문의 남겼더니 아래 캡쳐처럼 오늘 완전 빨리 답주시고 빨리 해결됐네요. 

요건 제가 계속 페이퍼에 사진 안올라간다고 투덜거린 관계로 지금은 잘 된다는거 알릴려고 올리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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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3-07 0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새벽에도 사진 안 올라갔는데, 5일엔 더 오래 안 올라 갔나 봅니다 지금은 올라가서 다행이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3-03-08 22:43   좋아요 1 | URL
사진이 잘 올라가니 이젠 제가 시간이 없어서 글을 못올리네요. ㅎㅎ

2023-03-07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08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3-03-0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진이 넣어지지 않아 답답해 하다가 고객센터에 문의해 개선되었었네요.

바람돌이 2023-03-08 22:45   좋아요 0 | URL
저는 주문관련은 고객센터에 주로 문의하는데 북플이나 서재 관련은 서재지기님한테 주로 올려요.
어느쪽이 더 빠른지는 잘 모르겠어요. ㅎㅎ
 

아 도대체 페이퍼 사진넣기 기능은 언제 살아날런지....ㅠㅠ
하여튼 이주혜 작가 책에서 말한 리오 핀투라스 동굴의 위치다. 언젠가는 가보고 말테닷!

그리고 리오 핀투라스 동굴내의 다양한 손그림들.
출처는 모두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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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3-05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 원서 표지 중 손이 보이는게 있었거든요. 저번에도 저 손 그림 보고 그 표지가 떠올라서.. 그건 감금된 여성을 암시하는 거였을 것 같아요. 저 그림은 그런 게 아니겠지만 묘하게 비슷해서 자꾸 떠오르네요. 왜 여자랑 아이들만 손바닥을 찍었을까요.

건수하 2023-03-05 17:50   좋아요 0 | URL
https://www.amazon.com/Madwoman-Attic-Nineteenth-Century-Literary-Imagination/dp/0300084587

이 주소의 책표지입니다 :)

바람돌이 2023-03-06 22:08   좋아요 0 | URL
수하님덕분에 표지 보고 왔네요. 다미여에서는 갇혀있는 여성의 표상일거 같은데 진짜 저 동굴에서는 왜 여성과 아이의 손이었을까요? 심지어 저 동굴만 그런 것도 아니에요. 교류도 없는데 유럽의 동굴도 남미의 동굴도 아시아의 동굴도요. 이걸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거 같지만 어떤 작가가 이걸 가지고 멋진 소설을 하나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

책읽는나무 2023-03-05 2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손바닥 그림이 뭐랄까?
아름답기도 하면서, 처절해 보이기도 하면서 기분이 묘합니다.

바람돌이 2023-03-06 22:09   좋아요 1 | URL
밑에서 두번째 사진은 좀 처절해보이죠. 저 사진은 저는 아우슈비츠 가스실의 손자국들이 연상되기도 했어요. ㅠ.ㅠ
하지만 다른 손바닥들은 보면 또 너무 귀여워서 막 엄마 미소가 올라오기도 하고요. ^^ 신기해요.

얄라알라 2023-03-06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피엔스에 나온 이미지가 요거죠? 다시 책을 찾아봐야 하나^^

바람돌이 2023-03-06 22:10   좋아요 1 | URL
저 지금 사피엔스 책 찾아서 봤어요. 그 책 읽으면서도 표지가 손바닥인거 오늘 처음 알았어요. 표지 자체가 별로 임팩트가 없어서 책 읽으면서도 한번도 신경도 안쓴 표지였네요. 얄라님덕분에 제대로 봤습니다. 그런데 약간 여기 손바닥하고는 느낌이 좀 달라요. 사피엔스 표지의 손바닥은 훨씬 남성적인 손바닥이라는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