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6월 12일 맑음


블루베리를 따다 보니 선녀벌레 유충이 뛰어다니고, 노린재가 보인다. 지난해에는 노린재가 조금 있었지만, 선녀벌레 유충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올해 선녀벌레 유충이 번성해 성충이 되어서, 새끼를 많이 치게 된다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문제가 될 성 싶다. 농약을 치지 않고 키우다 보니 특별한 방지책이 없다. 눈에 띄는대로 손으로 잡고 있지만, 이놈은 훌쩍 뛰어다녀서 잡는 게 쉽지 않다. 노린재는 올해 그 숫자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이놈은 손으로 잡기엔 냄새가 고약해서 문제다. 그래도 그 숫자가 줄어든 듯해 다행이다. 



블루베리 나무 사이로 벌 같은게 돌아다닌다. 분명 벌은 아닌데 의심스럽다. 씨살이좀벌이라면 블루베리보다는 매실에 문제를 일으킬게다. 주위가 온통 복숭아 나무밭이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일단 잡기로 했다. 이런!! 쯧쯧... 함부로 생명을 죽여서는 안될 텐데, 무지하다보니 그 피해가 두려워 살생을 쉽게 한다. 그 정체를 제대로 알면, 대책도 세우고, 놓아둘 것은 놓아둘 텐데 말이다. 무지로 인해 두려움이 생기고, 이로 인해 놓아두지 못하는 것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일테다. 바로 이런 일련의 과정이 불행과 고통이 자라는 과정과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지에서 벗어나는 것. 배움은 또는 수행은 멀고도 먼 끊임없는 과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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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12일 맑음 16도~28도


드디어 블루베리 첫 수확이다. 



일주일 전부터 색깔이 나기 시작했는데,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다 처음으로 수확을 시작했다. 수확을 하다 보니 올해는 유독 새가 먹은 흔적이 많이 보인다. 



또 색깔만 났지 꼭지 부분은 아직 덜 익은 것들이 많아 자칫 시큼한 블루베리를 맛보게 생겼다. 블루베리를 미리 달라고 한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이 급하다 보니 자꾸 꼭지가 덜 익은 것들도 따게 된다. 좀 더 차분해져야겠다. 쫓기는 마음은 일을 낭패로 몰아간다.  


다 익은 블루베리는 역시나 맛있다. 정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 맛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져 입맛을 당긴다. 다 익었는지를 확인하면서 따다 보니 시간 당 1.5 키로 정도 겨우 따는 것 같다. 오늘 하루 딴 것은 13키로 정도. 그 중 1키로 정도는 설익은 것과 너무 작은 것이다. 새들에게 먹힐까 자꾸 마음이 급하다 보니 덜 익은 것에도 손이 간다. 여유를 갖자. 충분히 익을 때까지. 블루베리 뿐만이 아니라, 내 삶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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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8일 맑음 13도~24도



무려 두 달 전인 4월 10일 심었던 커피 씨앗이 이제서야 싹을 틔웠다. 보통 씨앗을 심고 한 달 후 쯤 싹이 튼다고 했는데, 그 두 배의 시간이 흘러서 싹이 튼 것이다.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포기하지 않고 물을 꾸준히 주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씨앗 4개 중 겨우 1개만 싹을 틔워 아쉽긴 하지만, 하나라도 이렇게 싹이 나는 것을 보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싹이 나긴 했지만 잘 자라줄지는 또 모르는 일이다. 싹이 틀 때까지 쏟았던 애정만큼 안정적으로 자랄 때까지는 관심을 전폭적으로 주어야 할 지 모르겠다. 오랜 기다림 만큼 기쁨의 크기도 크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것. 사람을 대할 때도 똑같지 않을까. 비록 끝내 기다림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대추나무도 어느새 꽃을 피웠다. 지난해 단 한 개 맛을 보았던 대추는 올해 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식물을 키우는 것은 매년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에 흥미진진하다. 또한 식물을 대하는 나의 행동과 방법 또한 매번 달라지는 것도 흥미롭다. 올 가을엔 사과, 배, 대추 등이 바구니에 가득 담길 수 있으려나.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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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8일 맑음 13도~24도


지난주 먼저 익은 보리수 열매를 한 개 따먹었는데 꽤 달콤했다. 오늘은 대부분의 보리수 열매가 익어서 한꺼번에 수확을 했다. 토종 보리수 열매는 다소 떫고 신맛이 강하지만, 집에 심어 놓은 것은 개량종으로 생으로 먹어도 될 만큼 당도가 있다. 맛은 좋지만 약성은 떨어지는 셈이라고나 할까.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과일은 아마도 이런 변화의 과정을 거쳤으리라. 




한 그루에서 수확한 양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된다. 서너 움큼은 나올 것 같다. 생으로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청을 담가보기로 했다. 



벌레나 새가 먹은 것들은 빼고, 좋은 것들로만 추렸다. 



보리수 열매를 잘 씻어서 2시간 정도 말린 후, 작은 그릇에 설탕과 1대 1로 해서 청을 담갔는데, 30분도 안돼서 물이 흘러나온다. 보리수 열매 청은 이번이 처음이라 맛이 어떨련지 궁금하다. 실은 청은 맛보다는 향이 그 성격을 좌우하는 듯 보인다. 맛이야 설탕으로 버무러 놨으니 달짝지근할 테지만, 과일이나 뿌리, 잎 등이 갖고 있는 고유의 향은 설탕으로도 완전히 감추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열매가 맺혀질 때 일부 자연스레 나무 스스로 솎아주기를 했던 매화나무가 열매가 다 큰 뒤에도 몇 개를 땅에 떨어뜨렸다. 그중 일부는 벌레나 새가 가해를 입힌 흔적이 보이지만, 대부분 멀쩡해 보인다. 그래서 이 매실은 깨끗이 씻어서 보관해 놓았다. 청매실은 장아찌를 담그면 상큼한 맛이 일품이지만, 독 성분이 있는 씨를 빼고 다듬어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 다소 귀찮게 여겨져 일단 보관만 해두기로 한다. 아직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물로 씻어놓아도 쉽게 물러지진 않는다. 과연 황매실이 될 때까지 얼마나 열매가 남아 있을지..... 걱정도 되는 한 편 기대도 크다. 올해는 꼭 황매실청을 담글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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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6일 비온 후 흐림 15도~22도


새벽 날씨는 차갑다. 이제 6월인데 새벽에 한기가 느껴진다. 올해 날씨는 평균과는 거리가 멀다. 뜨거웠다 차가웠다 격차가 심하다. 5월 한 달 간 가뭄으로 인해 더 그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싶다. 



도라지밭을 정리했다. 도라지가 자라는데 방해가 되는 풀들은 뽑고 좀 떨어진 풀들은 베어냈다. 그리고 한데 뭉쳐 자라는 도라지는 캐내어서 빈 곳에 옮겨 심었다. 



이제 겨우 싹을 내밀고 조금 자랐지만 뿌리는 도라지 생김새를 잡아가고 있다. 귀엽게 느껴질 정도다. 이렇게 어릴 때 옮겨 심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 것 같지만, 솎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 



참깨와 풀이 뒤섞여 자라고 있는 곳도 참깨 주위 풀을 제거해서 참깨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러고 보니 풀과 함께 농사를 짓는 친환경 농사라 하지만 풀 보다는 작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작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결국 작물이 풀을 이겨내고 잘 자란다. 특히 도라지의 경우 풀보다 키를 먼저 키우기 시작하면 주위에 풀들은 잘 자라지 못해 이후에 따로 풀 관리를 할 필요가 거의 없어진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은 비슷할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 사이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이 곳곳에 존재한다.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은 요원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기울기를 줄여나가면 언젠간 평평한 운동장이 되지 않을까. 이름모를 풀들도 모두 잘 자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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