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 가스통의 가스가 떨어졌다. 새 가스통으로 교체 후 보일러를 가동시키는데 좀처럼 불이 붙지 않는다. 계속 점화불량 에러만 뜬다. 이런 경우라도 전원을 서너 번 정도 넣었다 끊었다를 반복하면 대부분 불이 붙기 시작하는데 이번엔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보일러 업체에 물어보니 혹시 가스 이음새나 관 일부가 얼었는지 확인해 보라고 한다. 만약 어딘가 얼어있다면 일부 시골집에서는 따스한 물을 부어서 해결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스가 얼어붙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시도를 해 보지만 전혀 고쳐질 기미가 없다. 업체에서는 에어가 찬 경우에도 그러니 전원을 몇 번 켰다 꼈다를 반복해 보라고 한다. 하지만 열 번을 반복해도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튼 이런 에러의 경우에는 보일러의 고장이기 보다는 가스쪽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이번엔 가스 업체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랬더니 이번에 가스통이 점검을 받고 새로 채워지면서 에어가 찼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가스업체에서 바로 와서 가스통의 에어를 빼 주었다. 가스가 공기보다 무거워 통에서 밑으로 가라앉고, 공기가 위로 뜨면서 초기 사용시 가스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인 것이다.



보일러로 들어가는 가스밸브는 잠그고, 가스통의 가스 밸브를 열고, 연결 호스 부위를 열었다. 엄청난 압력의 공기가 새어 나간다. 한참을 뺐는데도 가스 냄새가 나지 않을 정도다. 이윽고 가스 냄새가 배어 나온다.(아~ 아까운 가스 ^^;;; 몇 천원 어치는 공중으로 날아갔겠구나~) 밸브를 잠그고, 다시 보일러 가스관에 연결한 후 밸브를 열었다. 그리고 다시 보일러 전온을 켜니 드디어 보일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시골살이를 하다보면 정말 여러 난관에 부닥친다. 하나 하나 해결하며 배워가는 재미도 있지만, 오늘처럼 혹한의 날씨에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는 것처럼,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이런 경우를 한 두 번을 넘어 몇 번 당하다 보면 트라우마에 가까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시골살이를 고민하는 중이라면 이런 경우를 스트레스가 아닌 자극과 재미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꼭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 또한 아는 만큼 늘어난다. 그리고 해결책은 그 방책 중의 하나이면 다행이다. 만약 방책이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면, 방책의 가짓수를 늘려야 한다. 즉 앎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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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광막을 걷어내고 햇빛을 온전하게 받게 된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하지만 이 한 달 동안 해가 난 날보다는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묘목에 일부러 물을 준 경우는 딱 하루 밖에 없을 정도다. 

이젠 제법 아침 저녁으로 10도 중반의 꽤 쌀쌀한 날도 찾아온다. 지금 보니 성장의 차이가 확연해진다. 예닐곱 개의 묘목은 꽤 풍성하게 자랐고, 10여 개 정도는 죽지 않고 잘 버텨준다는 느낌. 그리고 나머지는 영 신통치 않다. 풍성하게 자란 묘목의 경우엔 병이 들었다기 보다는 낙엽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아직도 어린 묘목임에도 자연 상태로 거의 방치하고 있는 셈인데, 과연 몇 그루가 제대로 커 갈지 흥미롭다. 

이 상태로 올 겨울을 나고 내년 봄까지 생명을 유지한다면, 내년엔 분갈이를 통해 더 잘 자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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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집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면서 수확한 것들이다. 봄에 심었던 참외 모종은 8월초부터 9월말까지 꾸준히 참외를 제공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서 껍질 이곳저곳이 벌레나 달팽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모습이 그대로지만, 잘 깍아서 먹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아직도 참외가 달려 있고, 익어가는 중이라 다음주까지는 하루에 한 개 꼴로 꾸준히 먹을 수 있을 듯하다. 


오미자는 2주 전에 한 바구니 수확해서 청을 담가 두었는데, 당시 살짝 덜 익은 것들을 마저 수확했다. 지난해보다 살짝 적은 양이라 아쉬움이 있지만, 오미자 또한 약 한 번 치지 않고 거둔 것들이라는 점에서 대견스럽다. 


빨갛게 익은 고추도 몇 개 땄다. 고추는 약을 치지 않으니 노린재 등의 피해가 크다. 그럼에도 풋고추로 따 먹고, 지금은 빨간 고추로 찌개 등 양념에 쓴다.


올해 가장 큰 수확은 밤이다. 집 뒤쪽에 밤나무가 있었다는 걸 여태 모르고 있었다. 아니다. 그전까지는 워낙 밤나무가 작아서 눈치를 못 채다가 이제 제법 나무가 커지면서 열매도 달리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땅에 떨어진 것들을 주우니 바구니 한 가득이다. 물에 담가서 벌레 먹은 것들을 골라내려 했지만,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일단 수확한 것들은 모두 삶아내고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1주 후 한 번 더 수확할 거리가 있을 것 같은데, 생으로 먹든가 삶아서 냉동보관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상은 약 없이도 수확이 나름 가능했지만, 배나 사과는 처참하다. 벌레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나름 괜찮다 싶은 것들은 모두 새가 쪼아 먹었다.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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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영화 <야당> 25년 4월 16일 개봉. 8월 6일 익스텐디드 컷 개봉. 330만 관객. 청불. 123분. 빠른 편집의 흐름에 자연스레 호흡을 맞추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식상하지도 않은. 인터넷 라이브 방송이 날카로운 무기가 되는 세상. 


2. 마약을 하는 놈과 마약 하는 놈을 잡는 놈. 그리고 이 둘을 엮어주는 놈. 마약판의 세 부류 중 둘을 엮어주는 놈을 야당이라 부른다. 영화 속에서는 강하늘이 맡은 강수가 야당으로 나온다. 대리운전을 하다 억울하게 마약범으로 몰린 강수가 구관희(유해진 분) 검사를 만나 야당으로 활약한다. 구 검사의 힘을 배경으로 강수는 전국구 야당으로 떠오르지만, 유력 대선 후보의 아들이 마약범으로 잡히면서 오히려 구 검사로부터 팽을 당한다. 구 검사는 유력 대선 후보 아들을 징검다리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 이를 위해 대선 후보 아들의 마약 건과 관련되었던 야당, 형사, 배우를 패대기 친다. 구 검사에게 당한 이 3인은 복수로 똘똘 뭉쳐 구 검사와 대선 후보 아들, 마약범을 무너뜨릴 작전을 짠다. 


3. 마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이로, 실제 영화처럼 마약판이 돌아가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점점 마약이 일상 속으로 침투하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 마약을 억제하는 힘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마약이 영화 속에 나오는 이미지처럼 힘을 과시하는 수단- 힘 있는 자들은 마약범으로 잡히지도 않고, 설령 잡히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식-이 된다면,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겠다 싶다. 힘 있는 자들만이 마약을 추구할 수 있다면 널리 퍼져나가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문제는 나도 모르게 마약에 휩쓸리는 경우다. 마약인지 모른채 신경안정제인 양 소비하는 것을 비롯해 현실을 잊고 싶은 이들을 위로하는 약이 되어버린다면 마약을 단속하고, 제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어버릴 지도 모른다. 


4. 영화 <야당>에서의 빌런은 구 검사다. 그리고 구 검사는 현실을 대변하듯 "검사가 대통령도 만들고, 대통령에서 내려오게도 할 수 있다"는 엄포를 뿜어낸다. 검사가 가지고 있는 기소와 수사라는 막강한 힘에 더해, 언론을 도구로 삼을 수 있는 덕분이다. 이제 검사청이 사라지면 이런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는 검사는 역사 속으로 남겨질까. 영화 속에서 조차도 이런 빌런 검사를 만나볼 수 없는 세상이 올까. 


5. 구 검사가 대선 후보와 그의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이용하는 것은 언론이다. 가짜뉴스와 거짓 증거를 통해 언론플레이를 해서 대중의 관심과 여론을 호도한다. 영화 <야당>에서는 이에 맞서는 방법으로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선택했다. 이제 기존의 레거시 언론으로 고착되는 언론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는 언론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필요하다. 과연 영화 <야당>처럼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힘을 어느 정도나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6. 최근 네팔에서 26개의 SNS를 정부가 차단하자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190명의 젊은이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인터넷 매체를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어떠한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겠다. 영화 속 <야당>에서는 거대 권력 앞에서도 꺾이지 않고 덤비게 만드는 힘은 복수심이었다. 현실 속에서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 권력 앞에 목숨을 내놓고 대항하는 힘의 원동력이 되는 듯하다. 인간은 억눌리면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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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선선해지고 있다. 아직 한낮의 햇볕은 여전히 강렬하다 못해 따갑게 느껴질 정도이지만, 가을이 찾아오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한여름 내내 묘목에 해가 될까봐 씌워놓은 차광막을 거둘 때가 왔다. 무더운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간 묘목들도 있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버텨낸 것들이 대견스럽다.



이제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을테니 뜨거운 햇볕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잘 하면 10그루 정도의 묘목이 건강하게 잘 살아남을 듯하다. 올해 죽은 나무가 이 정도이니 겨우 보식을 할 수 있을 정도인 셈이다. 뭐, 이렇게라도 블루베리 수가 줄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려나. ^^


올해 묘목을 구입해 심어놓았던 20그루는 절반 정도 살아남은 듯하다. 환경의 문제인지, 관리의 문제인지.... 더 세심한 관찰과 재배기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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