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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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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밥벌이 하는 것이 죄가 아니고, 밥벌이 하는 것이 굽신거려야 하는 것이 아니고, 밥벌이 하는 것이 참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밥벌이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방편이며, 그 방편마저도 인간다워야 한다. 송곳은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말라고 폐부를 깊숙하게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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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 EBS <인문학 특강> 최진석 교수의 노자 강의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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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자연, 신비주의, 자연주의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정치 속으로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노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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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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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이 주목받는 세상, 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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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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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바로 인생이다" 41쪽

여기서 무슨 일이란 뜻하지 않은 사건, 사고를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이런 꿈을 꾼다. 기차여행을 하면서 빈 옆자리에 아름다운 이성이 앉기를, 차갑고 쓸쓸한 겨울바다에서 로맨스가 피어나기를 말이다. 뭐, 어쨋든 여행은 사람이든 사건이든 새로운 만남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 변화가 생긴다면 비로소 여행이 관광과 구별되는 어떤 매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1. 이 책 <여행할 권리>는 작가 김연수가 중국, 일본, 독일, 미국 등에 상당 기간 머물며 지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의 아버지가 어렸을 적 보냈던 곳을 찾는다거나, 작가 이상의 행적을 쫓는 등 다분히 목적이 있는 여행들이다. 현지 가이드나 사람들과의 인연 등이 씨줄로, 강용흘, 이미륵, 김사량, 이광수, 이상, 김수영 등 일제시대 작가들의 행적을 날줄로 엮어 소감을 피력하고 있다. 이 씨줄과 날줄을 관통하고 있는 단어는 국경, 즉 경계다.  

 

한번도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세계와 다른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관이란 그런게 아닐까?  167쪽

그 어떤 경계에도 갇히지 않는 문학. 진지한 작가라면 바로 이런 소설을 꿈꾼다. 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공간에서 가장 먼 곳까지 가려고 든다.... 진지한 작가들은 필연적으로 볼온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169쪽

문학이란 가장 멀리까지 가본 자들만이 하는 행위다. 275쪽

 

우리가 국경을 넘어 해외를 여행하게 되는 경우 몇가지 버려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고정관념과 체면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끝끝내 고집하고 짊어지고 가는 경우 여행은 고달픈 일이 되고 만다.

하지만 반대로 눈치 볼 일이 없어진 세상은 홀가분하다. 그 홀가분해진 몸뚱아리로 세상을 바라보면 인간도 더 잘보이기 마련이다. 그것은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경은 또한 우리 인식의 경계이기도 하다.    

 

2. 멀리 가면 풍경은 달라지지만, 인간들은 다 똑같으니까. 지기 싫어서 악을 쓰다가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후회하느라 또 얼마간 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그러면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게 삶이니까. 인간들이 다 똑같은 한에는 우리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 72쪽

 

여행은 이렇게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한 나를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한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열린 사고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 여행의 가장 큰 혜택이지 않을까 싶다. 어쨋든 사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그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일도 나의 가치관의 경계를 넘어서는 일을 필요로 한다.

 

하루종일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꿋꿋하게 웃으면서 살 수 있다니, 존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03쪽

주책 바가지들. 평생 철모르는 인간들.... 공무원이나 학자들은 왜 자꾸 우리를 취직시키려고 하는 것일까?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빈둥거릴 텐데, 그 꼴만은 절대로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09쪽

 

사실 우리가 기계를 발명하고 녹색혁명과 같은 유전자 조작을 시도하는 것들은 배고픔의 문제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요, 노동의 굴레에서도 해방되고자 함일 것이다. 한마디로 놀고 먹는 삶을 위해 이제껏 진보니 발전이니 하며 채찍을 가해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열대의 한가로운 섬사람들을 부러워하는 마음도 이런 욕망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빈둥거리는 사람들을 그토록 증오하는 것일까. 그것은 질시의 그릇된 표출이지 않을까 싶다. 다같이 유유자적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런 호사로움은 지금 당장엔 극소수들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다. 하지만 잠깐만 생각해보면 지금의 생산기술과 생산력만으로도 베짱이 같은 삶을 유지하는게 어려운 일일까 의문이 든다. 끊임없이 부추겨지는 욕망에 장단을 맞추는 것. 그것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일까.

 

3. 언어 자체는 객관적인 것이 아닌가? 이 질문에 이 친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주관적이며, 그래서 모든 게 정치의 문제라고 단언한다. 언어라는 게 오염됐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 같다. 194쪽

 

현 시대가 이야기하고 있는 담론들을 살펴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어 살피기는 또다른 경계를 찾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2013년 대한민국은 복지라는 담론이 활개를 치고 있다. 복지가 시혜가 아닌 공정한 출발선을 갖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우리 사고의 경계선을 확장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행할 권리가 항상 주어져야 한다. 사람을 이해하고 삶을 이해하고 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는 우리의 경계를 저멀리 밀어내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여행할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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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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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적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ㅇㅇㅇ 100배 즐기기 류의 정보로 가득찬 책이 있는가 하면, <나를 부르는 숲>이나 <와일드>같이 트레킹을 통해 삶을 배우는 성장기같은 책도 있다. 실크로드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같은 순례길 등 길을 통한 과거와 현재와의 만남을 소개하는 것들도 있다. 또는 한 나라나 도시, 지역을 소개하거나 여행 중 느낀 감상을 소회하는 에세이류의 책들도 많다. 이병률의 <끌림>이라는 책도 이렇게 많고 많은 여행서적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많고 많은 책 중의 하나가 아니라 독특한 하나의 책임을 실감한다. 마치 여행시처럼 느껴지는 구절구절들은 다시 앞에 읽었던 페이지를 들쳐보게끔 만들 정도로 매혹적이다. 어떻게 보면 여행의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주제도 일정하지 않은듯 보여 불친절해 보이지만, 감정의 흐름을 따라 마음으로 읽혀진다는 점에서 두번 세번 곱씹게 만드는 책이다.

 

 

 

 

 

 

 

 

 

 

특히 여행 중에 만난 배려심 넘치고 친절한 사람은 물론 자신을 등쳐먹는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 사는 희노애락을 꾸밈없이 접할 수 있다는 게 좋다. 더군다나 90도로 꺽인 벽이 ㄱ자와 ㄴ자처럼 두가지가 있듯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안에서만 살던 사람들은 90도로 꺾인 벽을 ㄴ처럼 안쪽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꺾인 벽이란 ㄱ처럼 밖으로 향해 있는 것이다. 여행이란 바로 ㄴ에서 ㄱ으로 또다른 90도를 보게 만드는 것임을 책은 말하고 있는듯하다. 내부의 시선과 외부의 시선의 차이점을 실감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힐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감정의 폭도 커짐을 의미하는 것이요,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의 능력도 성장했음을 말해준다. 이병률의 <끌림>은 바로 이런 점에서 여행의 끌림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글과 함께 눈동자를 흔들리게 만드는 사진들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스윽 훑고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그곳에서 머물며 감정이 진동하고 마음이 흔들리는 여행을 체험하고프도록 만드는 이 책은 정말 읽는 즐거움을 전해주며 마음을 끌리게 만드는 책이다. 내 마음의 감성들 위로 켜켜이 쌓인 먼지를 황사 뒤의 빗줄기처럼 깨끗하게 씻어내려줘 바람에 흩날리는 눈조각들에 마저도 울컥하는 기분을 만들어주는 한편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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