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킬링타임용 코믹액션. 큰 폭소는 아니지만 자잘한 웃음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액션은 크게 기대하지 말고...


2. 영화 [오케이 마담]의 장점은 비행기의 디테일. 정말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비행기를 타고 갈 때 벌어질 수 있는-물론 납치 사건은 말고 ^^; - 다양한 일들을 소재로 했다. 또한 승객은 모르는 승무원들의 공간과 조종석, 화물칸, 내부시설 등등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석은 구경도 못해본 소시민으로서 눈요기도 했다.^^  


3. 북한의 공작원과 국정원 요원이라는 신분을 숨긴채 결혼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다, 결혼 후 첫 가족해외여행에서 비행기가 납치된다. 이 납치극을 해결하고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 

영화는 지극히 정석적으로 코믹액션을 풀어나간다.영화 [오케이 마담] 속 주요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정체를 감추려 하는데 이로 인해 벌어지는 해프닝과 정체가 드러난 후의 모습 간의 차이에서 웃음이 유발된다. 사회적 풍자나 블랙코미디는? 없다. 국회의원은 그저 '내가 누군줄 알고'만 외치다 된통 당하는 등 깊은 웃음 보다는 가볍게 웃어넘기는데 이걸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저 깔깔 웃으며 보기에 적당한 영화니까.

반전도 준비되어 있다. 충격을 줄 만큼의 반전은 아니더라도 코믹맥션의 이야기를 탄탄하게 받쳐준다. 


4.아쉬운 것은 액션이다. 자잘한 웃음과 함께 통쾌한 액션이 곁들였으면 좋았을텐데, 액션이 통쾌한 맛까지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폭망 수준은 아니고. 기본은 한다. 이것저것 잴 필요없이 그냥 한바탕 가볍게 웃어넘기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킬링타임용으로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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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885'라는 숫자를 기억하는지? 추격이라는 소재로 관객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2008년 영화 [추격자]의 대사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범인을 쫓는 전직 형사가 추격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단서를 찾아가다 범인을 확정하게 만드는 휴대폰 번호 뒷자리였다. 영화 [추격자]는 빨리 범인이 잡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영화를 지켜보게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인남(황정민)은 자신의 딸을 납치해 죽였다고 여긴 범인을 쫓는다. 레이(이정재)는 자신의 형을 죽인 인남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뒤를 쫓는다. [추격자]와 달리 쫓는자와 쫓기는자가 명확하다. 이들이 언제 만나게될지, 그리고 그 만남은 어떤 결말을 맺을지의 궁금증과 함께 두 배우의 액션이 볼거리의 전면에 나선다. 


즉 [추격자]는 심리극에 가까운 반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액션극이라 할 수 있다.


2.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액션장면은 배우의 움직임 보다는 시간의 움직임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요즘 최신 스마트폰은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슬로우모션을 집어넣을 수 있다. 화면의 빠르고 느린 장면은 평상시 우리가 접하는 시간의 흐름과 다르기에 흥미와 함께 집중도도 높인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배우간의 직접적 타격에서는 아주 빠른 화면으로, 사람이나 물건이 공중에 뜨거나 튀어오르는 장면에선 느린 화면으로 편집되어져 있다. 빠른 화면은 타격감을 더욱 배가시키고, 느린 화면은 세밀한 움직임을 포착한다. 적시적소에 쓰인 이런 시간의 재편집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액션을 차별화 시켜준다.



3. 영화 [악에서 구하소서]의 재미는 황정민과 이정재라는 두 배우의 대결이 큰 축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살리는 것은 두 배우의 액션에 더해 박정민이라는 배우의 등장이다. 정말 말 그대로 '네가 거기서 왜 나와?"다. 

뜻밖의 등장에다 캐릭터마저 상상을 뛰어넘는다. 아마 영화 홍보를 하면서 박정민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할 터이다. 아무튼 박정민의 능청스런 연기는 무겁게만 느껴지는 영화의 전개에 가벼운 발걸음을 선물한다. 


4. 인남은 정부요원이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흔적을 없애야 하는 존재가 됐다. 대한민국을 떠나 외국에 거주하면서 청부살인을 업으로 삼고 지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야쿠자를 죽이고 은퇴해 파나마로 건너가 여생을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살인이 하필이면 백정이라 불리우는 레이의 형이었다. 은퇴를 향해 걸어가지만 뒤에는 추격자가 쫓아오고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영화가 어떤 메타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지만, 은퇴를 꿈꾸는 것은 커녕 무엇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을 떠올려본다. 쫓기듯 살아가는 삶. 인남의 마지막 선택이 무엇이었는지를 떠올려보면, '악'이란 내가 무엇인가를 쫓기에 오히려 쫓길 수밖에 없는 그 무엇은 아닐련지. 다만 악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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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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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는 유독 기후가 순탄치 않았다. 최장기간의 장마에 이어 강력한 태풍 3개가 한반도를 스쳐 지나갔다. 재난 방송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물에 잠긴 마을과 산사태에 쓸려간 집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폭우와 바람 속에서도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안전한지 자꾸만 둘러보게 됐다. 즉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이 자연재해로부터 큰 걱정없이 살 만한 곳인지의 여부를 따지게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 더 할 것이 많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을 택할 땐 아이를 생각해 학교가 가까운지, 혹시나 아팠을 때 응급실을 갖춘 병원이 근처에 있는지 등을 꼼꼼히 둘러보아야 했던 것이다. 


사람이 살 곳을 정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인간이라는 종족은 개인이 홀로 떨어져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기에 모여 살 수 있는 조건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의 풍수지리란 단독체로서의 개인을 위한 땅과 물의 조건이 아니다. 마을을 전제로 한 선택지다. 크게는 수도를 어디에 정할 것인지까지도 생각했다. 


인류 초기엔 그저 먹을 것이 풍부한 곳이면 족했을 것이다. 농경이 시작되면서는 농사에 유리한 곳을 찾게 됐을 것이며, 농사 덕분에 생기게 된 여유분은 교류를 불러오고, 점차 교류에 유리한 곳의 중요도가 커졌을 것이다. 점차 커져가는 인류의 거처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집단체를 만들었을 것이며, 그뜻을 함께할 수 있는 거리의 마을들이 합쳐져 국가를 형성했을 터이다. 


하지만 제국주의로 인해 국가의 국경선이 자연적 형태가 아닌 자로 그어서 생겨나는 불상사가 생겼다. 이렇게 형성된 국가는 그 국경의 인위적 분할로 인해 분쟁의 터전이 되어버렸다. 


인위적 국경만이 문제는 아니다. 국가라는 존재가 탄생하고 나서는 국가의 이익을 위한 힘의 싸움이 본격화된다. 이 힘이 미치는 범위는 기본적으론 그 힘의 크기에 달려있겠지만, 지리적 조건도 크게 좌우한다. 히말라야같은 산맥을 군대를 이끌고 넘어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며, 길고 긴 동토의 땅을 식량지원없이 행군하는 것은 자멸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최근엔 인도와 중국이 히말라야 국경선에서 다툼을 벌였다.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의 해군들이 자주 충돌한다. 러시아는 동해상에 전투기를 자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경 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또 어떻게 전개되어질까. 왜 미국은 세계의 초강대국이 되었으며, 그 힘을 어떻게 분산시키려 하는 것일까. 이책 [지리의 힘]은 지리적 배경을 통해 국가의 형성과 분쟁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지리적 특성이 어떻게 지금의 세계를 만드는데 일조했는지가 궁금하다면, 즉 지정학이란 무엇인지 알고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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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드라마를 멀리한 지 꽤 됐다. 대부분 사랑이야기이면서, 대부분 삼각관계이면서, 대부분 해피엔딩이어서다. 청춘을 정의하는 나이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젊은 청춘들의 사랑이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청춘기록]을 보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음악을 소재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생각에 끌렸다. [청춘기록]은 순전히 박보검 때문이다. 그의 순진한 이미지는 마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꺠끗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 두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첫째는 20대 청춘의 꿈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늦깍이 대학생 29세 채송아(박은빈)가 졸업을 앞두고 문화재단에서 공연기획 등을 업무로 인턴생활에 들어갔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바이올린을 계속하고 싶지만, 타고난 재능이 없다는 생각에 자꾸 좌절한다. [청춘기록]에서는 26세 사혜준(박보검)이 모델에서 연기자로 변신을 시도하지만, 든든한 지원자 없이 혼자서는 무리라는 것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이 두 주인공은 가슴이 설레는 일에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현실의 벽은 높지만, 크나큰 성공을 바라는 것이 아니기 떄문이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고싶을 뿐이다. 


둘째는 20대 청춘의 사랑과 우정 사이의 감정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실제 브람스와 슈만, 클라라의 관계처럼, 세 주인공 남녀 사이에서 우정과 사랑 사이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청춘기록]은 찐한 우정의 사혜준과 원해효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안정하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로 변할 듯 보인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채송아와 박준영(김민재)은 이제 좋아하는 감정을 갖기 시작한다. 드라마는 그 감정의 시작을 아주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닿을듯 말듯한 손과 밝힐듯 말듯한 고백들 사이에서 모든게 수줍다. <수줍음> 실로 언제 느껴본 감정인지 모르겠다. 이 드라마가 이슬비처럼 가슴에 스며드는 것은 이 수줍음을 과장하지 않고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감정의 끈을 찾은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청춘기록]의 사혜준과 안정하(박소담)의 이끌림은 덕질에서 출발했지만, 그 매력은 <솔직함>에서 찾을 수 있다. <솔직함> 감추지 않고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드러내주는 것. 사랑에 있어 솔직함은 금과옥조다. 솔직해지지 않는 순간 사랑이라는 성도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 두 주인공의 통통 튀는 솔직함이 드라마를 경쾌하게 만들어준다. 


청춘드라마 속에서 <수줍음>과 <솔직함>이라는 감정의 결을 다시 만날 수 있어 참 좋다. 당분간 월요일과 화요일을 기다리는 행복감에 젖어 살 수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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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수 2020-09-15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준영 캐릭터는 조성진을 많이 참고한 것 같아요. 헤어스타일부터요. ㅎㅎ 쭉 따숩게 갔으면 좋겠네요.

하루살이 2020-09-15 18:19   좋아요 0 | URL
네, 정말 마음이 아련하게 따스해지는 드라마에요. ^^

stella.K 2020-09-15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보람이 아니라 박보검인데...
저도 청춘드라마는 좀 안 보는 편인데 브람스는 음악 드라마라
관심이 갑니다. 나중에 tv 다시보기로 챙겨 볼까 합니다.^^

하루살이 2020-09-15 19:29   좋아요 0 | URL
앗차차, 그렇네요. 수정합니다.^^;
브람스, 생각보다 재미있네요.

캐모마일 2020-09-16 0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관심 갖는 드라마들인데 직접 보지는 못했네요. 글을 읽으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나중에 시간 나면 몰아봐야겠습니다.

하루살이 2020-09-16 08:36   좋아요 0 | URL
몰아보는 재미도 좋죠^^
 


1. 영화 [뮬란]을 보이콧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관람할 만큼 영화 [뮬란]은 매력적일까? 글쎄...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영화적 재미로만 따진다면 평균작 정도. 평범한 중국 무협영화 수준이라고밖에는.


2.영화 [뮬란]은 뮬란 역을 맡은 여주인공 유역비가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탄압했던 중국 경찰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각자의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영화 자체가 아닌 연기자의 정치적 입장에 반대하며 영화관람을 반대하는 것 또한 관람자의 자유일 것이다. 


3. 하지만 영화제작 과정에서 불거진 인권과 관련된 논란은 입장차로 치부하기에는 가벼이 넘길 수 없어보인다. 신장 위구르 지역은 중국의 인권탄압이 벌어진 곳이다. 영화 [물란]의 일부 배경은 신장 위구르에서 찍었는데, 제작사가 인권탄압의 중심에 있던 신장 위구르 지역 공안당국에 영화 끝 타이틀에 감사 표시를 했다는 것은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권에 무신경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행동을 취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없다하더라도 정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 영화 [뮬란]은 22년전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것이다. 그런데 애니 속 중요캐릭터인 용이 빠지고, 뮤지컬 적 요소도 사라졌다. 그나마 대신 나타난 것이 공리가 역할을 맡은 시아니앙이라는 캐릭터. 영화 속에서는 마녀로 등장한다. 그런데 뮬란보다 이 시아니앙이 현대적 의미에서 보다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보여진다. 


뮬란은 시대가 만들어놓은 유리천장을 깨뜨린 능력자다. 뮬란이 유리천장을 깨뜨렸다지만, 그 유리천장은 다른 이들에겐 여전히 강력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시아니앙은 이 유리천장을 없애고자 하는 혁명가다. 이런 혁명적 태도가 그녀를 마녀이게 만들었다. 뮬란보다 시아니앙이 여성으로서의 주체적 삶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공리의 무술은 몸이 둔해보여 안타까웠다). 



5. 영화 [뮬란]은 마치 무협영화처럼 만들어졌다. 하지만 뮬란 속에서 보여지는 경공술은 중국 무협영화에서 보여준 경공술에서 한발자국도 더 내딛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제자리걸음조차 제대로 못해보인다. 

영화 [와호장룡]이나 [영웅] 등에서 보여주는 경공술은 무술을 넘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하지만 [뮬란]은 마치 [동방불패]나 [황비홍] 수준의 경공술을 조금 더 매끄럽게 보여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견자단과 이연걸을 데려다가 이정도 수준의 무협을 보여줬다는 것에 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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