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영화의 승패는 당연히 액션에 달려 있다. 영화 <존 윅>의 성공은 액션의 표현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총은 거리가 있는 목표물을 공격하기에 좋은 무기임에도, 마치 칼처럼 근거리에서 싸움을 벌인다. 게다가 방탄 외투에 주위 날카로운 도구들을 활용해 투척 무기로 사용하는 것도 새롭다. 새로운 액션이 어디 있을까 싶음에도, 액션 장면은 놀랍도록 새롭게 태어난다.  



영화 <쉘터>는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액션 영화다. 액션 영화의 단골 주인공인 제이슨 스타뎀은 온몸을 사용하는 액션이 눈에 띈다. 특히 영화 <트랜스포터>에서 드라이빙과 액션의 접목이 가져 온 신선함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무술을 배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영국 다이빙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운동신경과 체격, 핏이 뛰어난 편이라 할 수 있다. 이연걸과 나온 영화 <더 원>이후 무술을 배우면서 정통 액션 배우로 거듭났다. 이후 그의 액션은 비슷비슷하게 펼쳐졌는데 어떤 영화에서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빛나기도 하고 빛이 바래기도 한다.


영화 <쉘터>는 비밀 첩보원이었지만 상사의 부당한 명령을 어기면서 조국으로부터 버림받고 한 섬에서 은둔해 살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다. 이 섬에 식량을 조달하는 옛 동료와 그의 조카가 하루는 폭풍에 휩쓸려 목숨을 잃을 뻔 한다. 제이슨 스타뎀이 조카를 구하고, 먹을 것과 치료를 위해 뭍으로 나온다. 하지만 길거리 아이들의 휴대폰 라이브 방송에 얼굴이 찍히면서 첩보기관에 들통이 난다. 비밀첩보 조직에 쫓기게 된 제이슨은 자신은 물론 조카를 구할 수 있을까.


본 시리즈의 정체를 감춘 첩보원의 추격과 레옹의 어린 소녀와의 우정을 합친 전개다.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액션 또한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 제이슨 스타뎀의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면 평균은 한다. 하지만 새로운 액션을 원한다면 글쎄.....     


<쉘터>는 영국, 미국, 캐나다 합작 영화, 107분, 액션, 26년 4월 15일 개봉, 넷플릭스 8월 공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국의 전래동화 <들쥐>는 게으른 선비가 자신의 손발톱을 함부로 버려, 그것을 먹고 기운을 훔친 들쥐가 그 선비로 변신해 자리를 대신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전래동화에는 '부모님이 물려 주신 신체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유교적 교훈과 함께 게으르지 말고 주위를 정돈히 하며, 성실히 살아가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이 전래동화의 모티브를 가져와, 주인공 제문재의 신분을 가로챈 누군가가 나타나고, 주인공은 자신이 자신임을 밝혀야 하는 상황에 놓이도록 만든다. 신분을 가로채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진진한 소재여서, <태양은 가득히>라는 영화와 이를 드라마화한 <리플리>를 비롯해 한국의 <안나>까지 많은 콘텐츠의 주요 소재로 쓰였다. 다만 이런 신분 가로채기 이야기는 대부분 가로채는 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반면 <들쥐>는 가로채기를 당한 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신이 바로 자신임을 증명해야 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제문재는 정체를 밝히지 않은 필명을 가진 유명 작가이다. 그는 3년 째 은둔 생활 중이다. 그의 집과 재산은 모두 친구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휴대폰 지문이 인식되지 않아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경제적 활동이 중지된다. 여기에 더해 집까지 팔려 쫓겨나야 하는 신세가 됐다. 아무리 자기가 주인이라고 주장해도, 자신의 명의도 아닐 뿐더러, 자신의 것이라 증명할 그 어떤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제문재는 자신의 신분을 찾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도용한 사람을 찾아내야만 한다. 제문재는 자신을 도용한 자를 찾아내고, 자신의 신분을 회복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가 재미있는 것은 디지털 시대 모든 것이 복사가 가능하고 원본의 중요성이 사라졌다는 것을 신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여전히 사람에게 중요한 질문인 '나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진짜가 꼭 선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남긴다. 

한편으론 현재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실종자 문제와 함께 무연고자 문제라는 현상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시리즈 <들쥐>는 초반 자신의 신분을 뺏어간 자가 누구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중후반 이후에는 도대체 왜 신분을 뺏어갔는지 이유를 들여다본다. 중후반까지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는다. 다만 종반엔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거야 라며 시청자에게 혼돈감을 주려 하는데, 오히려 자승자박에 빠진 것은 아닌지 싶다. 명확하지 않은 전개에 오히려 집중감이 떨어지는 듯하다. 그럼에도 신분을 빼앗긴 자의 신분 찾기라는 재미는 시리즈 내내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결국 나를 나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그것은 바로 관계성에 있음을 자각하게 한다. 나 혼자 살아가는 인간에게 나라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듯, 결국 인간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내가 구성되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26년 8월 28일 넷플릭스 공개. 총 10화. 19세 이상. 웹툰 원작. 스릴러. 드라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지금 일어날 것인지, 조금 더 잘 것인지, 점심은 무얼 먹을 것인지와 같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업무상 중요한 결정들까지. 그런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왔다. 그런데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순간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시리즈 <7초>(세븐 세컨즈)는 잘못된 선택 하나가 나비 효과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는지를 보여준다.


뉴욕 인근의 저지타운. 이른 아침 눈이 내린 공원 길을 운전하고 있는 경찰은 전화로 아내의 사촌으로부터 임신한 아내와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지난번 사산의 경험이 있었기에 경찰의 마음은 급하다. 전화에 온통 신경을 쏟고 있는데 갑자기 차에 무언가 부딪힌 것을 느낀다. 차를 멈추고 밖으로 나와보니 자전거 한 대가 바퀴 밑에 찌그러져 있다. 경찰은 자신의 팀장에게 전화를 건다. 팀장과 팀원은 사건 현장으로 와 피해자의 상태를 살핀다. 죽었다는 판단 하에 아무도 보지 않는 한적한 곳임을 파악하고 그냥 달아나기로 결심한다. 피해자는 흑인 소년이었다. 부서진 자전거는 동네 마약 판매상 조직원들이 타는 것이다.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치우고 경찰들은 자리를 뜬다. 


시리즈는 이 교통사고의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다. 흑인 소년은 사고 당시 죽지 않은 중태 상태였고, 12시간이 지나 발견돼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이윽고 사망하고 만다. 경찰들의 은폐 속에서 범인을 찾기 위해 검사와 새로 경찰서에 배정 받은 경찰관이 힘을 합쳐 증거를 모으기 시작한다. 총 10회 중 증거를 모아가는 과정이 2/3를 차지하고 마지막 2회는 법정 다툼을 다룬다. 법정 다툼은 뒤집기에 뒤집기를 거듭하며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소 논리적이지 못하고 어긋남이 잘 짜여지지 않은 허술한 부분이 있지만, 예상을 뒤엎는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7초>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양하다. 그런데 이 등장인물 모두가 뚜렷한 캐릭터를 지니며, 시리즈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사망한 흑인 소년의 아버지는 신심이 가득한 기독교인이지만 일종의 꼰대(?)같은 모습으로 아들과의 소통이 순조롭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에 거의 실성한 듯 분노와 슬픔에 가득 차 있어, 복수만이 삶을 지탱하게 한다. 그의 삼촌은 마약 조직원이었다 손을 끊고 군에 들어갔지만, 제대 후 귀향하고 나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방황하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검사는 과거 자신이 담당했던 사건으로 어린 아이들이 죽게 된 트라우마에 갇혀 술에 절어 산다. 뺑소니 치기로 결심한 마약반원들은 지역의 마약상과 카르텔을 맺고 뒷돈을 챙기면서 한편으론 이 카르텔 덕으로 커다란 사건 없이 마을의 평온을 지켜가고 있다. 


<7초> 속 등장인물들은 흑인 소년 사망 사건으로 혼돈에 휩싸인다.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 하나가 파장을 일으키듯 등장인물들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친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찰은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갓 태어난 아기와 가족을 위해 정직함을 버리려 한다. 검사는 트라우마 속에서 또 다시 소년이 죽게 된 사건을 맡으면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죽은 소년의 부모는 이 죽음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로 갈등의 골이 깊어간다. 


<7초>에서는 목숨의 가치가 서로 다른지를 묻는다. 미국 사회에서 수많은 흑인 아이들이 죽어 가지만, 아무도 이 죽음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검사는 이런 차별에 반감을 갖고 흑인 소년의 죽음을 혐오살인으로 규정한다. 그런데 과연 이 사건은 단순한 뺑소니 교통사고 였을까, 아니면 혐오 살인인 것일까? 이런 의문 속에서 시리즈의 제목이 왜 <7초>인지를 알게 된다. 넷플릭스 2018년 공개. 10부작. 미국 스릴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영화 <파이널 피스>는 벌목장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고, 쓰러진 자리에서 시체가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시체의 가슴팍에는 전국에 7세트밖에 없는 고가의 장기말이 놓여져 있다. 시체는 도대체 누구이며, 왜 장기말이 놓여 있을까. 형사들은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조사를 시작한다. 

이 조사 과정에서 일본식 장기에 집착한 한 인물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자살하고 아버지의 학대 속에서 자란 케이스케. 신문배달을 하며 배고픔을 간신히 면하고 있었는데, 배달하는 한 집에서 희망을 품는 인연을 만나게 된다. 은퇴한 교장 선생님은 케이스케가 신문 배달을 하다 집 밖에 내놓은 장기 잡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목격한다. 교장 선생님은 케이스케를 집 안으로 들여 장기를 두며 그에게 다가간다. 케이스케는 장기에 매료되는 한편 재능도 있음을 알게 된다. 교장 선생님의 배려로 장기 엘리트 코스를 밟으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다. 결국 장기를 그만두고 대학에 입학하지만, 여기서 전설적인 장기 도박꾼 토묘를 만나게 된다. 그는 도박으로서의 장기가 갖는 악마적 힘에 사로잡힌다. 토묘로부터 장기를 배우며 더욱 성장한 케이스케는 일본 장기 대국에서 프로들을 다 물리치고 마지막 결승전을 앞두게 된다.


케이스케가 교장선생님의 권유로 프로에 입단하게 됐다면 그의 인생행로는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재능이 꽃 피는 자리가 중요한 이유다. 케이스케의 천재적 재능은 정규 코스가 아닌 야생의 도박판에서 키워진다. 그런데 이 야생의 도박판으로 케이스케가 몰린 이유는, 장기 도박으로 유명한 토묘 탓이다. 케이스케도 토묘도 영화 <파이널 피스>에서는 불우한 가정 환경이 그들을 도박판으로 내몬 것으로 추측케 한다. 생명체란 번식과 생존에 대한 본능이 우선이다. 그런데 목숨까지 걸고 치르는 도박은 이런 본능마저 압도한다. 특히 토묘는 도박이 주는 도파민에 중독되었다고 볼 수 있다. 케이스케는 토묘가 걸어간 자리를 기반으로 양지로 나아갈 수 있을까. 

어찌보면 <파이널 피스>는 장기판의 금수저와 흙수저 이야기로도 읽혀진다. 정규 엘르트 코스로 짜여진 프로의 길은 금수저의 길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곳에서도 경쟁은 치열하고 살아남아야지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아무튼 금수저와 흙수저의 대결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그런데 이 영화, 이렇게 끝을 맺어도 될까. 정말 이토록 책임없는 열린 결말이라니. 


영화 <파이널 피스>는 26년 5월 27일 개봉한 일본 영화다. 디즈니+에서 8월 26일 공개. 15세 이상 관람가. 124분. 드라마&미스터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실상 서부극이라는 장르는 그 수명을 다했다. 1900년대 중반 존 웨인으로 대표되는 서부영화는 악으로 상징되는 원주민들을 죽이고 땅을 차지하는 선한 백인 이민자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분명한 선악 구조로 영웅 서사가 주를 차지했다. 그러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로 대변되는 스파게티 서부극(마카로니 웨스턴)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한다. 선과 악이 모호한 주인공은 정의를 좇기 보다 이익에 부합해 움직이는 용병에 가까웠다. 영웅이 사라진 자리를 차지한 총잡이는 흐릿한 선악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묘한 매력을 풍겼다. 그리고 20세기 마지막에 이르러 <늑대와 함께 춤을> <언포기븐> 등이 나와 원주민 시각으로 서부시대를 바라보거나, 폭력의 허무함과 영웅의 사라짐을 이야기하며 서부극은 서서히 문을 닫았다. 


이후 서부극은 현대극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거나, SF등 다른 장르와의 혼합 속에 간간히 등장했다. 1900년대를 관통하며 서부극은 자신만의 장르의 변주를 모두 완성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기에 다시 서부극이라니. 물론 예전 서부극을 재해석하며 내놓은 영화들이 간간히 제작되기도 했지만. 



영화 <더 하더 데이 폴>은 무법자 냇 러브가 감옥에 갇혀 있던 자신의 부모를 죽인 루프스 벅이 출소하면서 복수를 펼치는 복수극이다. 서부극에서 누가 더 총을 빨리 쏘는가는 생사가 걸린 문제이다. 개인과 개인이 아니 무리 대 무리로 싸우기 위해선 전술이 필요하다. 냇 러브는 루프스 벅을 죽이기 위해 무리를 모은다. 총을 빨리 쏘는 자, 루프스 벅을 잡았었던 보안관, 민첩한 총잡이 등. 그리고 이 무리를 이끌고 루프스 벅이 만들고 지배하고 있는 마을로 향한다. 냇 러브의 이마에는 루프스 벅이 어릴 적 자신의 부모를 죽이고 칼로 흠집을 낸 십자가가 흉터로 남아 있다. 루프스는 자신에게 복수를 하러 올 상대를 알아보기 위해 상처를 냈던 것이다. 이들의 만남은 어떻게 끝을 맺을까. 


<더 하더 데이 폴>은 초 근접 클로즈 업과 강렬한 음악을 통해 되풀이 되는 복수의 순환을 화려하게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막장극이라 할 수 있는 반전은 뒤에서 방아쇠를 당긴 총 마냥 깜짝 놀라게 한다. 고전 서부극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서부극이 어떻게 변모할 수 있는지 흥미롭게 볼 만하다. 넷플릭스에서 2021년 공개한 미국 영화. 청불. 137분. 2022년 영국 아카데미에서 데뷔작품상 수상. 킬링타임용으로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