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사피엔스 - 움직이기 싫어하도록 진화한 몸을 어떻게 운동하게 할 것인가
대니얼 리버먼 지음, 왕수민 옮김 / 프시케의숲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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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올해는 운동 좀 해야지' 하며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 계획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운동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의지가 필요한 일이며, 의지란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그러다보니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한 것은 알겠지만, 기꺼이 운동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되지 못한다. 


그때 드는 생각 하나. 운동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의 본성과는 어긋난 일이라는 것인데, 왜 우리 본성과 어긋나는 것이 건강에는 좋은 것일까?


바로 이 질문에 대해 <운동하는 사피엔스>라는 책은 진화와 인류학적 관점에서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수렵 채집과 사냥으로 먹을 것을 구하던 우리 인류의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현재 우리 인류가 접하고 있는 환경에 부적응함으로써 발생되는 것이 바로 '운동이 싫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운동이 싫어'는 우리 조상들도 갖고 있었던 본성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도 틈만 나면 쉬려 하고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다만 그 틈이라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았고, 틈이 나지 않은 시간에는 부단히 움직였다는 것이 현대인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다. 


현대인들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 꾸준히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누워 있는 경우가 많다. 꿈틀꿈틀 이리저리 움직이기 보다는 한 자리에 앉아서, 또는 서서 일하는 것이 태반이다.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누워서 뒹굴뒹굴 하기도 한다. 애초에 쉬는 시간엔 움직이기 싫어한 본성은 일이 끝나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발휘된다. 문제는 일하는 시간에도 꼼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건강을 위해서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일할 때 틈틈이 자세를 변화시키고 이리저리 움직이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워낙 움직임이 없는 생활이기에 따로 '운동'이라는 것을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 그렇다면 얼마만큼 어느 정도로 운동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한 정해진 답은 없다. 각자의 형편에 맞추어, 또 자신의 몸에 맞추어 해 나가는 수밖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략 지금까지의 의학적 연구를 종합해보면 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간간히 웨이트를 섞어, 1주일에 중강도로 150분 이상의 운동을 해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운동하는 사피엔스>를 읽다 보면 인류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그리고 그 진화된 몸과 현대의 환경이 얼마나 부적응 상태인지를 깨닫는 재미가 묻어 난다. 오늘도 꼼지락꼼지락거리며 움직이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또는 반대로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을 하는 이들에게, <운동하는 사피엔스>는 건강을 위해 움직이도록 만드는 훌륭한 자극제가 될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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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역습>. 멕시코. 85분. 청불. 25년 2월 28일 공개. 마약 카르텔을 깨부수는 특수부대원들의 활약상을 그림. 액션이 영화의 매력이 될 터인데, 전술적 고려는 없이 전투만 맛빼기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 감소. ★★☆ 5점/10점


2. 주인공인 특수부대원 대위는 도심 경찰서 앞에서 모녀를 납치하려하는 갱단을 마주친다. 다들 못본 척 하는 와중에도 정의감이 발동, 모녀를 구해낸다. 하지만 이 사건이 악연이 되어 휴가를 받고 외출 중인 대위와 부대원들을 갱단이 기습한다. 특수부대원 4명은 전투 능력을 발휘, 갱단을 물리치지만 이로써 끝난 것이 아니다. 마약카르텔 집단은 대규모로 특수부대원들을 쫓기 시작한다. 특수부대원들은 이 갱단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동료들과 만나는 지점까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3. 밀리터리 액션이 핵심인 영화. 그런데 이 4명의 특수부대원들은 갱단과의 전투에서 전술적 유리한 위치임에도 자꾸 도망을 간다. 숫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에 도망을 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전술을 잘 모르는 평범한 사람이 봤을 때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처럼 보여진다. <존 윅> 처럼 1대 1 또는 1대 다수의 개인 중심의 싸움이 아니라 집단 대 집단의 전투에서는 전술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영화 속에서는 전술적 묘미를 찾아볼 수가 없어서 아쉽다. 다만 화끈한 화력으로 전투는 살짝 볼 만 하다. 그냥 총과 다른 무기 등이 동원된 화력 싸움에 만족한다면 볼 만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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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사라진 그녀>(소실적타) / 중국 / 121분 / 미스터리 / 2023년 6월 개봉 / 중국에서 8천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그해 중국 흥행 순위 4위).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인생은 한 편의 연극? 진실을 밝히는 거짓? 이야기를 한 줄로 요약할 수도 있지만, 전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의 재미가 가득하다. ★ 8점/10점


2. 원작은 1960년 프랑스 연극 <Trap for a Lonely Man>. 이후 수많은 연극과 영화로 다시 만들어 졌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1990년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 여기에 더해 2019년에 태국에서 발생한 임신한 여자가 절벽에서 떨어진 사건도 영화 <사라진 그녀>의 모티브가 됐다고도 한다. 잘 짜여진 이야기는 장소와 시대를 초월한다.   


3. 허페이와 리무쯔는 결혼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동남아로 여행을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리무쯔가 사라졌다. 남편인 허페이는 경찰서로 찾아가 실종된 아내를 찾아달라고 애걸한다. 사라진지 보름이 지났고, 자신의 비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절규한다. 하지만 경찰은 도대체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때 정청이라는 형사가 나타나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허페이가 무엇인가에 취해 잠에 빠지고 이튿날 아침 일어나보니 옆에는 생전 보지도 못한 여인이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심지어 자신이 리무쯔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허페이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국제 변호사 천마이를 찾아간다. 리무쯔는 진짜 부인일까, 가짜 부인일까. 리무쯔는 허페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간혹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리무쯔와 허페이의 휴대폰 사진은 물론, 그들이 들렀던 서점의 CCTV에도 허페이가 가짜라고 말한 리무쯔의 사진이 가득하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4. 영화는 진실찾기가 주된 테마다. 진짜 리무쯔는 누구일까? 라는 질문과 함께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중으로 짜여진 진실찾기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진실에 가까이 다가섰다고 생각하는 순간 과연 그것이 정말 진실일지 의문을 갖게 만드는 매력적인 줄거리다. 반전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안성맞춤의 영화다. 


5. 중국 SF <삼체>에선 외계인이 인간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거짓말'이라는 단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봉준호 감독은 <미키17>에서 외계인도 뻥을 친다고 풍자한다.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서 거짓은 때로 유용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랑마저도 거짓으로 행할 수 있는 존재처럼 보여진다. 일종의 속임수인데, 동물의 위장술도 이런 속임수 중의 하나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거짓을 일삼는다면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그 존재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우리가 거짓을 '사기'라는 이름으로 단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거짓을 사기로 치부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거짓에도 색을 부여하는 이유이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거짓은 용납될 수 있겠지만, 해를 끼치는 거짓은 절대 용서해서는 안될 것이다. 

최근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은 거짓이 난무하고 있다. 극악무도한 거짓은 밝혀지고, 단죄되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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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137분/ SF, 드라마/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티슨 주연/ 원작 소설 애드워드 애슈턴 <미키7>/ 기대치를 살짝 낮추고 본다면 여전히 재미있는 봉준호 표 드라마. ★ 8점/10점


2. 마카롱 장사를 위해 사채 빚을 빌렸다 망한 미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정치인 마셜의 얼음개척 행성단의 우주선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특별한 재능이 없어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책으로 지원하는데, 이 익스펜더블은 기억을 메모리칩에 옮기고, 몸뚱아리는 3D프린터로 만들어지는 실험체다. 익스펜더블은 목숨을 위협하는 각종 실험, 예를 들어 우주방사선을 쬔다든가, 행성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의 일에 사용된다. 이로 인해 죽으면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한다. 영화의 주인공 미키17은 이렇게 4년 간의 우주비행을 끝내고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 후 이 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마주치는 미키의 17번째 복사체다. 크리퍼는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알려져 있어 당연히 17번째 미키가 죽었을 것이라 판단, 18번째 미키가 만들어지는데, 다행히 17번째 미키는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미키 17과 18이 마주치는 멀티플 상황이 발생하고, 멀티플은 범죄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에- 한 명은 범죄를 저지르고, 다른 한 명은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심지어 멀티플은 모두 죽음에 처해지고, 그의 메모리도 삭제된다. 과연 미키17과 18은 멀티플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까?


3. 영화 초반부는 위의 줄거리를 현재의 미키 모습과 과거의 미키 행적을 교차로 보여주며 설명을 해 간다. 언뜻 유튜브의 영화 줄거리 설명과도 비슷한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이야기 전개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흥미진진하겠다. 하지만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멀티플 상황까지 다소 장황하기까지 하며 밑밥을 위해 구구절절 설명한다는 느낌도 든다. 또한 줄거리 요약같은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멀티플 상황까지의 짤막한 소강 상태가 있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4. 멀티플 상황부터 이야기는 갈등이 고조되며 집중력이 높아진다. 미키가 어떻게 생명을 부지할 것인지, 행성의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크리퍼와 인간은 어떻게 관계를 맺을 지가 관심사다. 특히 크리퍼와 인간의 관계는 제국주의적 풍자로 가득 차 생각하는 재미도 준다. 더군다나 우주선의 선장 격인 정치인 마셜은 트럼프를 연상케 하는 제스처와 말투가 인상적이며, 그를 둘러싼 부인과 참모는 우리 정치인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 연상은 영화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5. 이와 함께 생각할 부분은 익스펜더블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봉준호가 말하듯 언제든 대체가능한 노동자를 빗댄 모습으로 볼 수 있겠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휴머노이드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일본 애니메이션 <아인>에서는 죽지 않는 육체를 지닌 초능력자를 사로잡은 정부가 기업과 정부의 이익을 위한 실험체로 아인을 사용한다. 아인과 미키가 겹쳐 보이는 부분이다. <아인>에서는 이 부당한 모습에 혁명을 꿈꾸는 단체가 등장하는데, 미키는 이 부분까지는 나아가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반면 그간의 봉준호와 달리 다소 희망찬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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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스릴러 영화. 24.10.16 개봉, 91분. 넷플릭스 시청 가능. 2009년 발간된 다카노 가즈아키 동명 소설 원작. 이 소설에서는 5개의 단편이 묶여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영화화한 것이다. 다카노 가즈아키는 2001년 <13계단>으로 에도가와 란포상, 2012년 <제노사이드>로 일본서점 대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개인적으로 <13계단> <제노사이드>를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원작이 된 단편집은 아직 읽지 못했다. 운명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흥미로운 주제임에도 영화는 이렇다 할 감동을 주지 못해 아쉽다. 6시간 후 죽는다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물음조차 힘을 잃고 만다. 5점/10점 ★★☆

 

2. 서른 살 생일을 하루 앞둔 정윤은 길에서 낯선 남자를 만난다. 준우라는 이 남자는 다짜고짜 "6시간 후 당신이 죽는다"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인다. 미친 사람의 소리라고 치부하고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이동하지만, 준우라는 남자의 또다른 예언처럼 약속은 어긋나고 만다. 다시 만나게 된 정윤에게서 자신의 죽음에 대한 예지에 대해 자초지종을 듣지만 쉽사리 믿지 못한다. 그래서 준우의 말처럼 자신을 죽일 것 같은 사람을 찾아, 즉 범인이 될 사람을 찾아 운명에 적극적으로 맞서기로 한다. 과연 정윤은 예고된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3. 예지력이라는 초능력과 살인이라는 범죄물의 만남. 초능력을 전제로 미래 예정된 사건의 범인을 쫓는 재미가 영화의 주된 초점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정된 등장 인물과 예초 범인이라 여겼던 인물의 또다른 모습이 영화 중반 보여지면서 범인과 사건에 대한 예상은 그리 어렵지 않다. 왜 이 사건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추측까지도 가능할 정도다. 원작에서조차 이렇게 사건이 전개되는지 궁금하다.


4. 그럼에도 질문을 해 본다. 만약 6시간 후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라면 나는 어떻게 삶을 마무리 지을 것인가. '왜 나를 죽이는거야?'라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범인을 잡기 위한 행동에 나서기 보다는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이들에게 "사랑해" "고마워"를 전하는 길을 택하지 않을까. 그러니 죽음 앞에서 그러지 말고 평소 이런 말을 많이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영화적 재미는 희미하지만, 영화와 상관없이 한 번쯤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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