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4월 17일 맑음 8도~22도
열흘 가까이 비가 오지 않다가 어제 시원하게 비가 쏟아졌다. 그 덕인지 나무와 풀들이 훌쩍 자란 듯하다.
이틀 전 처음 따 먹었던 엄나무 순인 개두릅. 작년에 비하면 최소 열흘이나 빨리 첫 수확을 한 셈이다. 가시오가피 잎도 작은 잎이었던 것이 손바닥만큼 자라 있었다.
개두릅은 네다섯개 정도, 가시오가피 잎도 열장 남짓 따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쳤다. 그리고 초장을 만들어서 찍어 먹으면, 그 특유의 향이 코끝에 몰려오고, 침을 샘솟게 한다. 다소 향이 강한 편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개두릅향과 가시오가피향은 그야말로 나른한 몸을 깨워주는 보약같다.
첫날 조금 밖에 수확을 못했지만, 비가 오고 나서 잎들이 활짝 펴지기 시작하니, 수확을 서둘러야겠다. 일주일도 채 되기 전에 잎이 너무 커서 뻣뻣해질 것 같다.
바삐 손을 움직여 수확에 나섰다.
한 번에 먹기에는 다소 많은 양이라 데친 것 일부를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했다. 몸이 다소 나른해지거나 친구들이 방문할 때 꺼내서 별미로 먹으면 어떨까 싶다. 아직 냉동된 것을 해동해서 먹은 적이 없어, 괜찮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한꺼번에 쏟아지는 봄의 선물을 놓칠 수는 없으니 냉동실에 부탁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