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7월 17일 20도~29도 맑음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BT제를 뿌리면서 대추나무에도 친환경약제를 뿌렸다. 역시나 대추나무에도 선녀벌레와 갈색날개매미충이 상당수 보인다. 올해 이 두 해충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올 겨울 극심한 추위가 없는한 내년엔 큰 피해가 예상된다.



대추나무 두 그루 중 지난해 잘 자라지 못했던 한 그루가 올해는 빨리 크면서 열매도 많이 맺혔다. 반면 지난해 크게 자랐던 나무는 올해 시원치 않다. 해걸이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번갈아 이렇게 자라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에는 대추 열매가 꽤 열렸음에도 정작 다 익어가는 시기에 따먹은 것은 고작 두 개였다. 체리와 대추는 맛보기가 정말 어렸다. 

올해는 친환경 약제를 통해 병충해 피해를 최소화해볼 심산이다. 



일찍 열린 대추 열매는 벌써 방울토마토만큼 자란 것도 있다. 반면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는 가지도 있다. 비슷한 속도로 자라지 못하고 열매를 맺는 시기도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라는 심정이다. 아무튼 올해 대추 열매 맛좀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배나무에 열린 배 몇 개는 자라지 못하고 까맣게 죽어가는 것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구멍이 뚫려 있다. 아무래도 벌레가 뚫어놓은 듯하다. 벌레 피해로 까맣게 된 것인지 아니면 병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다른 열매로 번지지는 않은 듯하다. 올해는 과연 가을 수확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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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16일 흐린 후 비 20~27도


풀베기를 하는 와중에 블루베리에 선녀벌레가 몇 마리 보인다. 올해는 선녀벌레를 비롯해 갈색날개매미충 등이 극성이다. 아마도 겨울이 춥지 않아 월동을 많이 한 듯하다. 


꽃매미를 포함해 이 세 해충은 아직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5월 중에 작물 주위의 숲이나 풀에 약제를 뿌려 방제를 해야 한다고 한다. 풀과 함께 키우는 나의 농사는 친환경 약제를 활용해 이 시기에 사전 방제를 해야 했다. 하지만 5월은 한창 이것저것 바쁜 시기인데다, 먹이그물과 같은 생태계의 힘을 믿고 놔둔 탓에 해충들이 득세했다. 올해 블루베리가 상당 수 죽은 것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해충으로 인한 탓이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 방제에 신경을 써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간만에 둘러본 사과나무에도 선녀벌레가 극성이다. 잠깐 가지를 흔들어보니 선녀벌레 수십 마리가 날아다닌다. 여기에 갈색날개매미충도 여럿 보인다.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나무도 시들시들하고, 사과도 따먹지 못할 판이다. 


친환경미생물제인 BT제와 마늘추출물을 희석해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뿌렸다. 희석한 약물을 듬뿍 받은 개체는 죽는게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도망갔다 다시 찾아오기를 계속 반복한다. 아무래도 나무에 해를 가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개체수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서너 번 정도 더 약제를 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방제를 하고 나면 이제 새 피해를 막을 방책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새를 막을 그물이나 한랭사를 나무에 하나씩 쳐두는 것이 어떨까 궁리 중이다. 


천적 등의 얽히고 설킨 순환의 완성은 너무나도 멀고 먼 길이다. 10년을 이렇게 놔 두면 순환의 힘이 작동할까? 이제 5년에 접어들면서 계속 피해를 보고 있자니, 적당한 수로 관리를 하기 위한 친환경 약제나 물리적 방책을 강구해야만 할 것 같다. 자연 그대로가 아닌 자연을 닮은 농사이기에, 인위적 힘을 적절히 사용해야 할 터이고, 이를 어떻게 최소화해서 최대의 효율을 올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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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15일 맑음 21도~31도



오늘 새벽의 수확. 양배추 잎 몇 장은 샌드위치에 쓸 것. 복분자는 씻어서 냉동실로. 블루베리는..... 아~ 정말! 오늘 딴 블루베리는 중생종으로 보인다. 6월 집중적으로 수확했던, 그리고 새에게 절반을 바쳤던 듀크라는 품종은 조생종이다. 중생종 블루베리는 듀크와 다른 곳에 5그루 심겨져 있는데, 봄에 가지치기 이후 거의 방치상태였다. 그런데 오히려 이 블루베리가 알도 굵고 잘 익었다. 게다가 새 피해도 없다. 물론 이 품종이 듀크보다는 당도가 떨어진다. 나이도 많이 먹어 수확 가능한 연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은 새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콩이나 다른 먹을거리를 찾아 이동한 모양이다. 그리고 사과가 익을 때 쯤이면 또다시 찾아올 것이다. 새들도 철 따라 먹을 것이 있는 곳을 찾아 지도를 그려놓은 듯 이동하는 것 같다. 이곳 블루베리 밭은 6월의 제철 식당이라고 소문이라도 난 모양인가. ^^;



요즘은 2주 가까이 블루베리밭 풀을 제거하고 있다. 한여름 계속해서 풀과 싸우기 싫어 올해는 낫으로 베지 않고 호미를 이용해 뿌리까지 뽑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풀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소위 잡초라고 부르는 것들은 맨 땅, 즉 흙이 드러난 곳엔 어김없이 나타난다. 마치 그들의 사명인 양. 하지만 줄기를 베인 풀들이 다시 자라는 속도보다는 아무래도 떨어진다. 씨앗이 떨어져 다시 싹을 내며 자라야 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풀을 뽑고 또 뽑다 보니 손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주먹을 쥐는 것이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다. 오른쪽 약지는 어떤 풀에 베었는지 모르겠지만, 안에서 곪기 시작한 모양이다. 약간 부어오르면서 꽤나 아프다. 왼손 새끼손가락은 풀의 가시에 찔렸는가 보다. 빨간 점이 보이고 누르면 아프다. 


새도 벌레도 이런 풀 속에 숨어서 왔다 갔다 한다. 그 와중에 작물이 피해를 입는다. 생태계의 순환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면 이들의 천적이 등장해 균형을 잡아줄 터이지만, 아직 순환은 미완성인 모양이다. 그래서 피해만 점점 커진다. 순환의 완성을 위해 풀을 뽑지 않고 계속 베어줬지만, 인내의 한계에 다다랐다. 풀을 통째로 뽑는 것을 주저하다 결국 뽑기로 마음먹었고, 그 통에 몸이 특히 손이 울부짖고 있다. 


풀과의 싸움은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결코 패하지 않는 적을 두고 계속 싸움을 걸어봤자 그 결과는 뻔하다. 올해 블루베리 피해를 입으며, 풀과의 공존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그 고민이 깊어진다. 해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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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14일 흐린 후 갬 23도~31도


요즘은 과일도 말리고 근채류도 말리고, 잎도 말리고, 다 말린다. 건조기 덕분이다. 태양초 고추라고 말하지만, 실제 100% 태양초는 찾기 어렵다. 일부 건조기를 이용해서 말린 후 햇볕에 말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 에너지 소비다. 태양의 힘만으로 말리려면 날씨에 따라 자주 옮겨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더디면서도 힘이 많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에너지를 쓰면 시간을 단축시키고, 편하게 건조시킬 수 있다. 야외에 오래 두지 않아 먼지를 뒤집어 쓸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태양 밑에서 건조된 것은 시간의 맛과 정성의 맛을 지닌다. 마치 자동연필깍이로 연필을 깎는 편안함 대신 칼을 이용해 한 번 한 번 옮겨가며 연필을 깎는 수제의 맛, 또는 장인의 맛이라고나 할까. 



금화규꽃을 응달에 말리고 있는데 반나절도 되지 않아 꽃이 움츠려든다. 금화규꽃이 달랑 하루 피는 성질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하다. 



꽃모양 그대로 말리기 위해선 움츠려 들지 않도록 조금 묵직한 것으로 덮어두어야 할 모양이다. 오늘 따낸 금화규꽃은 종이를 두 장 덮어두었다. 반나절이 지난 후 잎이 오그라들지 지켜볼 일이다. 


어제 말린 것은 아직도 꽃잎이 축축하다. 이 추세라면 다 마르기 위해선 1주일 가량 시간이 필요할지 아니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건조기 없이 말리기 위해선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가 이런 시간과 정성을 들일 여유가 있느냐다. 금화규꽃이 따낸 후에도 자신의 성정을 유지하듯, 빨리 빨리 서둘러 살아온 우리 삶이 과연 느긋한 걸 견딜 수 있을까. 


금화규꽃을 말리며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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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7월 13일 흐린 뒤 비(장마) 21도~25도


요즘 일기예보는 거의 일기 중계도 제대로 안 될 정도. 수시로 예보가 바뀐다. 날씨가 그야말로 예측불가라는 이야기. 슈퍼컴퓨터로도 계산이 안된다는 소리. 점점 더 날씨의 변동 폭은 커질 것이고, 예보는 더욱 어려워질 듯하다. 다만 위성과 컴퓨터의 계속되는 발달이 이런 변동성까지 잡아낼 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올해 도라지를 심은 곳에 금화규가 몇 개 싹을 터서 자라고 있다. 지난해 금화규를 심었던 자리라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다. 도라지보다 키가 빨리 크니, 경쟁에서 유리하다. 도라지 사이에서 키를 키우던 금화규가 불과 무릎 높이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씨앗을 뿌려 키워낸 금화규는 자연스레 싹을 틔운 것보다 2배 정도 빨리 자라고 있다. 



금화규는 골든 히비스커스로 불리는데, 뿌리와 줄기, 꽃, 잎을 모두 약재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꽃과 잎은 밥을 할 때 함께 넣어서 밥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차로도 먹을 수 있다. 금화규 꽃은 아침 일찍 피어서 오후가 되면 시들어버리는데, 다음날 다시 꽃을 피우지 않고 바로 떨어져버리기 때문에 꽃이 핀 날 오전에 수확하는 것이 좋다. 



꽃을 건조시킬 때는 수술과 꽃받침을 제거해야 한다. 이 두 가지에 알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 상태로 건조하기는 쉽지 않다. 보통 건조기를 사용한다. 집에 건조기가 없어서 그늘진 곳에 놔두기로 했다. 햇빛을 직접 쬐면 꽃잎이 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해서다. 콜라겐 성분이 많아 건조하는데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듯하다. 지난해에는 꽃을 따서 밥을 할 때마다 넣어 먹곤 했다. 거의 무색, 무취인지라 요리시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할 수 있겠다. 올해는 상황을 봐서 시간이 된다면 잎차도 한 번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난해 만들었던 청과 술은 추출이 잘 되지 않아서 양이 거의 없다. 올해 또 한번 시도해볼지는 고민이다. 


놔두면 절로 자라는 것. 자연이란 그렇게 스스로 그러하게 나서 자라고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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