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원인은 이란의 미사일이었다. '실수'였다고 한다. 적기로 오인하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KBS 뉴스 캡처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란 실패와 달리 과정상에서 일어난다. 실패는 결과론적이다. 즉 실수는 내가 의도하지 않은 행위이다. 그리고 실수는 곳곳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어떤 실수는 생명을 앗아가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번 이란의 여객기 격추는 실수가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실수가 생명을 앗아가거나 이와 비견될만큼 비극적 결과를 초래한다면, 여러 단계의 예방책이 필요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핵미사일 단추를 실수로 누른다면? 원자력 발전소에서 실수로 냉각기 전원을 꺼버린다면? 잠깐의 실수로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한다면? 수술을 하다 동맥을 건드린다면? 

 

그래서 실수가 회복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만한 일들에는 엄격한 자격을 요구하거나 다단계의 안전장치를 두기 마련이다. 실수는 용납되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우리 주위에선 이런 안전장치가 없거나 자격이 없는 이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람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전제하에 값비싼 비용이 들더라도 예방책을 두고 자격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KBS2TV의 <낭만닥터 김사부2>의 매력 중 하나는 실수가 용납될 수 없는 곳에서의 냉철함과 실수가 허용되는 공간에서의 인간미가 잘 어우러지는 감동에 있다. 

 

한편 실패는 결과에서 나온다. 의도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우리는 실패라 부른다. 그리고 실패는 그야말로 성공의 어머니다. 실패를 발판삼아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한 번의 실패로 다시 일어설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실패가 성공의 다른 이름일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선 도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전을 계속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실수를 막기 위한 다단계 예방책처럼 실패를 거듭할 수 있는 다단계 지원책이 필요한 것이다. 

 

실수는 막고 실패는 장려하는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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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을 지나치다 우연히 <박열 의사 기념관> 이정표를 봤다. 아니다. 아마 이 길을 아주 가끔 지나치면서 전에 한 두 번 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때는 박열이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몰랐기에 기억에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금은 영화 [박열]을 통해 눈에 익은 이름이 됐지만 말이다. 아무튼 잠깐 시간이 있어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그러니 이렇게 들러보기로 한 것은 순전히 영화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내심 이 기념관이 영화 이후에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으니....

 

[박열]이라는 영화는 2017년에 상영됐다. 박열 의사 기념관은? 2012년에 개관되었다. 그러니까 영화가 만들어지기 5년 전에 기념관이 세워져 있던 것이다. 영화가 박열이라는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고, 이를 위해 숨겨진 자료들을 찾아가며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념관을 둘러보니 잘못된 추측이었음을 알게 됐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에 관한 자료는 꽤나 많이 수집되어 있었다.

 

그래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기념관의 규모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우뚝 서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기념관에 들어가는 입구 또한 초라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입구 바로 옆에 생가를 복원해 놓았는데, 초가집 2채와 비교가 된다.

 

   

박열 의사 기념관에는 박열의 기록과 함께 일본에서 옥중결혼한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기록이 거의 반반씩 채워져 있다. 영화 [박열]에서도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기억이 강렬했던 것 만큼 기념관에서도 그녀의 자취는 꽤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녀의 묘 또한 기념관을 세우면서 이장해 왔다. 차후 통일이 되거나 남북간의 교류가 왕성해진다면 북에 묻혀있을 박열의 묘도 옆에 함께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2006년에 KBS에서 2부작 드라마 형식으로 방송된 바 있다. 2017년 영화에서는 그녀를 연기한  최희서가 실제 일본인이 아니었는지 화제가 될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열 기념관에서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영화에서 나오는 사진의 원본이다. 기념관 안내 표지판에도 이 사진의 장면을 사용한 영화 포스터를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원본 사진이 주는 울림은 생각보다 크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기록을 둘러보며 느끼는 것은 아나키즘의 역사적 의미라 할 수 있다. 일제시대 당시 독립운동의 한 갈래로서, 진보적 지식인들이 관심을 가졌던 사상 중의 하나가 바로 아나키즘이다. 모든 권위에 대한 부정,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믿음을 큰 줄기로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론 노자의 소국과민의 사상과 맞닿아 있다고 느끼지만,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기도 한다. 다만 법치주의라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법이 때로는 폭력처럼 사용되어진 역사를 지니고 있기에, 아나키즘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한 측면이 있을듯하다.

 

마지막으로 가네코 후미코가 법정에서 판사에게 했던 말을 남겨본다.

 

산다는 것은 단지 움직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나의 의지를 막는 그 무엇도 용납할 수 없는 자세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 아나키스트일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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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9-12-27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열 기념관이 있군요. 영화 속 저 사진의 원본까지. 좋은 포스팅 고맙습니다

하루살이 2019-12-27 16:09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영화 제작 후에 만들어진줄 알았다는.... 실제론 훨씬 이전인데 말이죠. ^^
 

아침, 저녁으로 영하권, 머지않아 한낮에도 영하인 맹추위가 다가올 것이다. 그런데 이 추위 속에서 땅에 바싹 엎드려 초록색을 뽐내는 식물들이 있다. 원형으로 빙 둘러싼 잎들이 땅에 닿을듯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잎사귀를 둥글게 펼쳐서 있는 모습이 장미를 닮았다고 해서 로제트 Rosette 라고 부르는 것이다. 보통 두해살이 풀들이 겨울을 나기 위한 방법이다. 시금치나 냉이를 생각하면 될 성싶다.

이렇게 로제트 형태로 잎을 펼치면 찬 바람을 덜 맞고 햇빛은 최대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구태여 이렇게해서까지 식물들에게 가혹한 겨울을 나야 할 이유가 있을까.

로제트 형태를 취해 겨울을 나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즉 봄에 기지개를 피는 다른 식물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키를 키워 생존경쟁에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을 시도하는 것은 쉽지않다고들 한다. 너무나 많은 규제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스타트업을 시도하는 도전자들은 로제트 방식을 도입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규제와 비난은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납작 엎드리고, 도전정신과 새로운 시도가 가져올 혜택을 널리 퍼뜨리기 위한 열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최대한 끌어모아야지만 생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덤벼볼테면 덤벼보라며 맞서는 것만이 자존심을 지키고, 자신의 의지를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어디에서든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스타트업들은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는 로제트 방식을 생각해보았으면 어떨까, 동지를 향해 가는 추운 겨울날 공상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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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열매를 맺는 계절이다. 올 한 해 나의 삶도 차근차근 열매를 맺어가면 좋을 것을... 열매는 저절로 맺히는 것이 아님에.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견뎌내야만 꽃은 비로소 열매가 된다.

 

 

시골의 한 식당 앞에 고욤나무열매가 맺혔다. 작은 감처럼 생겼는데, 이 나무는 감나무의 대목으로도 쓰인다. 서리가 내려 얼까말까할 이즘에 따먹으면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익기 전에는 감처럼 떫은 맛이 난다. 다 익기 전에 수확해서 겨울내 저장했다 먹기도 한다. 작은 감 모양이 앙증맞다. 한방에서는 고욤을 말려 약재(군천자())로 쓰기도 한다. 

가시오갈피 또는 가시오가피 열매도 꽤나 매혹적이다. 잎과 함께 달린 열매를 따놓고 보니 영락없이 산삼이 생각난다. 오가피의 오가는 잎이 다섯개 달린 것을 뜻하는데 실제 산삼과 모양이나 특성이 닮았다고 한다. 다만 산삼은 풀이요, 오가피는 나무인 것이 다를뿐. 이 열매로 술을 많이 담그기도 한다. 특히 오가피나무 껍질로 담근 술은 요통이나 손발저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위 사진의 가운데는 인삼열매다. 선홍빛깔의 작은 열매가 꽤나 매혹적이다. 아마 이런 매혹은 새들에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새들이 인삼 열매를 먹고 산으로 날아가 똥을 싸면, 그 씨앗이 산에 떨어져 산삼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야말로 풀과 나무들이 열매를 화려하게 맺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는 사례로 보인다. 씨앗이 잘 영글었을 때에야 비로소 열매를 화려한 색으로 바꾸어 동물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이 씨앗들을 보다보니 법륜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데, 콩을 심고서 팥이 나오라고 소원을 빌어봐야 팥은 절대 나지 않는다는 뜻의 말씀이었다. 종교는 기원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그 기원이 이처럼 불가능한 것이라면, 그 기원은 절대 이루어질리가 없다. 우리가 비는 것이 무엇인지를 찬찬히 살펴보자.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면 빌 이유가 없다. 빌어서 될 일도 아니고, 노력해서 될 일도 아니다. 애시당초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놓아버려야 한다. 다만 그것이 가능한 일이라면 즉 콩 심고서 건강하고 풍성한 콩을 바란다면, 그 바라는 심정, 비는 마음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풍성한 콩을 수확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우리가 빌고 있는 그 마음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에 온 정성을 쏟으면 될 일인 것이다. 기원은 바로 그런 의미에서 기원의 힘을 갖는 것이다. 열매를 거두며, 내년에 또 어떤 씨를 심을지 고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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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과 10일 포항 구룡포에서 과메기 축제가 열렸다. 오랜만에 동해바다도 보고, 과메기도 맛보고 싶어 조금은 먼 길을 떠났다. 딸내미에게도 과메기 맛좀 보여주고 싶어 떠난 길이기도 했는데..... 한 입 먹어보더니 비린내가 난다며 고개를 절래절래ㅜㅜ; 할 수 없이 과메기는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한채 축제장 주위를 둘러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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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발길을 옮긴 곳은 바로 과메기문화관이다. 총 4층 건물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역 특색에 맞춘 전시관이나 문화관 중 가장 잘 꾸며진 측에 속한다고 보여진다. 1층은 매장과 체험행사 위주의 공간인데, 사람이 많지 않은 모양인지 매장은 정리세일 중에 있었다. 2층~4층은 꼭 과메기와 상관은 없지만 다양한 교육, 체험 공간이 있다. 대부분 3D 영상이나 가상스크린 등으로 해저생태계를 흥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직접 물고기를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물론 과메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보는 전시관도 있다. 4층의 전망대는 구룡포 앞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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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과메기 축제장이 있는 항구와 과메기 문화관 사이에는 일본인 가옥거리가 있다. 일제점령기 시대 지어진 일본인들의 집이 원형상태로 잘 보존되어 있다. 이곳은 최근 KBS2TV <동백꽃 필무렵>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드라마 주인공 동백이의 가게 까멜리아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겠다고 긴 줄이 서 있다. 실제 드라마 촬영은 축제가 있기 하루 전에 모두 끝났다고 한다. 일주일에 3일씩 이곳에 들러 6개월정도 촬영했다는 것이 이곳 식당주인들의 말이다. 아쉽게도 하루 차이로 촬영모습을 보지 못했다. 딸내미가 제일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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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또한 1991년 방영됐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배경이기도 하다. 오래된 일제시대 가옥들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고, 이런 특징 때문에 드라마 배경으로도 쓰이고 있다. 현재 구룡포에 사는 사람들이 이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살아있는 골목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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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가옥거리와 과메기 문화관 사이에는 충혼탑과 구룡포 전설을 담은 용 조각상이 있다.

 

또 일제시대 항구를 만들고 거리를 조성했던 일본인을 기리는 비석에 광복 후 시멘트로 이 문구를 발라버린 비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래저래 우리 역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구룡포를 뒤로 하고 호미곶으로 향했다. 새천년기념관과 국립등대박물관, 상생의 손, 연오랑과 세오녀 조각상 등이 있다. 겨울이라 해가 짧아져 다 둘러보진 못하고 먼저 상생의 손 앞에서 기념촬영을 찰칵. 바다와 육지에 서로 마주보며 세워진 이 손은 화합과 상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바다위 손가락 위는 갈매기들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육지 쪽 손 앞에는 변산반도 천 년대 마지막 햇빛, 피지섬 새천년 첫 햇빛, 그리고 이곳 호미곶 새천년 첫 햇빛 등 세 개의 불씨가 놓여져 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바로 등대박물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등대 역사와 실제 등대지기가 사용했던 업무일지 등 등대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개인적으론 8시간씩 3교대로 일했던 등대지기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좋다. 딸내미는 그냥 바다 위에서 물수제비 뜨는 게 제일 즐거운 일이었지만....

당일치기로 둘러본 포항. 수박 겉핥기식 여행이 되어버렸다. 새벽같이 일어나 서두르든가, 1박 2일로 느긋하게 움직이든가. 포항에 볼거리가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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