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단거리의 부정출발을 가르는 기준인 0.1초는 그대로 수영에도 적용된다. 즉 수영에서도 출발 신호를 듣고, 스타팅 블록에서 0.1초 이내에 출발하면 부정출발이 된다. 하지만 수영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올림픽 메달권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스타트 시간은 0.6초대이기 때문이다.(황선우는 2021 도쿄올림픽 때 0.58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수영선수들이 물에 뛰어들면서 속도를 얻기 위해 몸을 움츠렸다 펴는 반동의 동작 때문이다. 그래서 수영에서는 시간의 측정(실제 별 의미는 없지만)과 함께 출발 전에 몸을 움직이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심판의 관찰이 추가된다. 즉 출발 전 정지 상태에서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부정 출발이 되는 것이다. 이는 수영의 출발 자세와 동작이 육상과 다르기 때문에 추가된 부분이다.


반면 계주에서는 육상과 수영이 반대가 된다. 육상은 배턴을 주고 받을 때 30미터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던지거나 진로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도 금지된다. 심판이 육안으로 먼저 판정을 하고, 세세한 부분은 비디오로 판독한다. 수영은 육상 출발처럼 기계 측정을 통해 계주 부정 출발을 판독한다. 앞선 주자가 터치패드에 닿은 시간과 뒤의 주자가 스타팅 블록을 치고 나가는 시간이 -0.03초 보다 빠르면 실격이 된다. -0.03초라는 여유를 주는 것은 터치패드를 누르고 기계가 반응하는 속도 및 기계적 오차를 허용한 범위라 할 수 있다. 터치와 동시에 스타팅을 하기 위해서는 뒤 주자가 미리 몸을 움직여 상체를 날리고 스타팅 블록에서 발을 떼는 시간이 터치하는 시간과 맞닿도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육상 계주에서 배턴을 주고 받는 연습을 하듯, 수영 계주 또한 반복된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몸을 미리 움직이는 덕분에 뒤 주자의 경우 앞 주자보다 기록이 더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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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100m>를 재미있게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육상에서 기록은 0.01초 때로는 0.001초까지 구별하는데, 어떻게 이 기록을 측정하는 것일까. 


AI 제작 이미지.


학창시절 달리기를 할 때 학교에서는 출발 신호와 함께 스톱워치를 누르고, 도착 지점에서 다시 스톱워치를 누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출발신호를 듣고 스톱워치를 누르는 동작까지 걸리는 시간, 도착점을 지나는 것을 보고 스톱워치를 누르는 동작까지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스포츠경기에서도 1960년대까지 스톱워치를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1932년 LA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결승선 카메라와 연동된 자동시간 측정장치가 도입되었고, 1977년 국제육상연맹에서는 모든 세계기록을 0.01초 단위까지 측정하는 완전 자동 시간 측정방식만 인정하게 되었다. 


육상 단거리의 경우 스타팅 블록 압력센서가 있어 출발을 기록하고, 결승선에서는 초당 2000~1만 프레임의 사진을 판독해 측정한다. 적외선 센서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정확한 기록보다는 빠른 측정을 통해 경기를 보고 있는 관중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용도이다. 


육상 단거리에서 출발할 때 압력센서가 정밀해지면서 부정 출발에 대한 판정도 엄격해졌다. 현재 부정출발의 기준은 출발신호가 울리고 0.1초 내에 출발할 경우로 정해져 있다. 인간이 소리를 듣고 뇌가 인지해 움직이라고 근육에 전달하기까지 0.08~0.12초가 걸린다는 실험결과가 토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소 시간단위인 0.08초가 아니라 왜 0.1초를 기준으로 정한 것일까. 


엘리트 육상 선수들의 평균 출발 시간은 0.12~0.16초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기계의 정밀도, 외부 환경 변수를 감안해 0.1초를 기준으로 정했다. 그런데 실제 0.099초의 출발로 실격 처리된 경우가 있었다.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10미터 허들에 출전한 미국의 데번 앨런이 그런 경우였다. 0.001초 차이로 부정출발로 실격한 것이다. 


데번 앨런이 부정 출발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0.1초라는 규정은 예외가 없었다. 그래서 한때 부정출발의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기는 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확률이 낮기에, 부정출발의 시간을 줄일 때 발생하는 예측 출발의 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염려로 여전히 0.1초의 기준은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 즉 이 기준을 적용했을 때 피해를 볼 수 있는 여지와 반대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기준이 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 


100미터 부정출발의 기준을 보며, 기준을 정하는 것의 복잡함과 어려움을 새삼 느낀다. 문득 세상의 그 수많은 기준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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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V를 보는데 갑자기 재부팅이 이뤄졌다. 이게 뭐지? 순간 당황스러웠다. TV와 연결된 차단기 선에는 펌프가 있다. 이 펌프로 인해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TV가 꺼진 경우가 간혹 있다보니 덜컥 겁이 났다. 혹시~ 펌프에 또 이상이 있는 건 아닐까 염려가 됐다. 

하지만 TV는 정상 작동했다. 펌프 문제는 아니련가.....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이번에도 갑자기 TV전원이 꺼졌다 재부팅됐다. TV만이 아니었다. 전등도 꺼졌다가 다시 켜졌다. 0.5초 정도의 순간 정전. 그리고 20분 후 다시 순간 정전이 일어났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야.... 혹시 집 안 전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제미나이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순간 정전의 상황을 입력하니 제미나이의 대답은 전기 선로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나뭇가지 등으로 인해 순간 전기가 끊길 수 있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전에 연락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선로 점검을 부탁하라는 해결책까지 제시한다. 


그래서 제미나이가 알려준 대로 한전에 연락해 민원(?)을 넣었다. 지역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연락을 해 와 상황을 설명하니, 개인 집의 문제가 아닌 선로의 문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문제 원인을 찾아서 해결한 후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1시간이 채 안되어서 연락이 왔다. 근처 과수원의 알루미늄 반사판이 바람에 날려 전깃줄에 걸리면서 발생한 순간 정전이었다고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의 원인을 전혀 추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AI의 지식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AI는 정말 우리 곁에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에이전트가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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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쓰는 것보다 3배 가까이 나온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정도 까지 전기를 썼을 리가 없다. 한전에 연락해 계량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았다. 요즘은 디지털로 데이터가 쌓여 있어, 매일 매일 얼마만큼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많이 나온 날과 안 나온 날을 더듬어 기억해보니 틀리지는 않아 보인다. 그럼 계량기의 문제는 아닌듯 한데....


전기가 들어가는 기계를 하나 하나 다 점검해 보았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것 중엔 이상한 것은 없어 보였다. 밖에 펌프 2개가 있는데, 혹시 이것이 문제였을까. 물은 잘 나오고 있었는데.... 물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었기에, 당연히 펌프 쪽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물을 끌어오는 펌프 쪽에서 오작동이 있었다. 



물탱크로 향하는 밸브를 잠갔는데도 펌프가 계속 돌고 있었던 것이다. 전기세 나온 것으로 추측컨데 거의 한 달 넘게 헛돈 셈이다. 펌프가 타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먼저 전원을 차단하고 전문가가 아닌 이도 처리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 보기로 했다. 자주 교체해 보기도 했던 압력 스위치를 새 것으로 바꿨다. 헛도는 것이 멈췄다. 다행히 문제가 해결된 듯 보였다. 하지만 이틀 후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 펌프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압력스위치를 조정해서 압력의 수위를 맞추어 주니 펌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웬걸. 물통에 물이 가득 차고 볼탑이 올라가 물이 끊어졌는데도 압력스위치가 간헐적으로 돌아간다. 윙~ 계속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윙~ 뚝. 윙~ 뚝. 돌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밸브를 잠가보니 뚝 멈춘다. 밸브를 다시 열면 간헐적으로 돈다. 이건 어딘가 누수가 발생했다는 신호다. 


펌프에서 물탱크까지는 대략 30미터가 넘는다. 누수가 어디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데 무턱대고 이 길이의 땅 속을 다 파헤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에도 가장 손쉽게 해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바로 볼탑의 교체. 볼탑의 수명이 5~10년이라고 해서 올해 8년이 되어가는 볼탑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탑의 나사 크기는 볼탑에 적혀 있다. 집에서 쓰고 있는 물탱크가 2톤 짜리여서 사이즈는 15로 가장 작은 것이었다. 이번에 볼탑을 교체하는 김에 부레식이 아닌 새로운 볼탑으로 바꾸기로 했다. 



부레식은 물이 차면 부레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물을 차단하는데 조금씩 조금씩 부레가 올라가며 압력이 낮아지기에 압력스위치가 윙~ 돌다가 점점 간헐적으로 돌고 이윽고 멈추게 된다. 아무래도 스위치가 붙었다 떼어졌다를 반복하게 되니 사용기한이 짧아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물이 차면 바로 스위치를 꺼주는 방식의 볼탑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물론 가격은 3~4배 차이가 난다. 하지만 압력 스위치 교체 값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경제적이지 않을까 싶다. 



제발 다른 곳의 누수가 아니기를 바라며 볼탑을 교체했다. 일단 물은 잘 나온다. 마지막 물이 찼을 때 펌프가 멈추느냐가 관건이다. 물이 다 차가고 있을 때 물이 나왔다 안나왔다를 반복하지 않고 바로 멈췄다. 설치는 제대로 된 듯하다. 이제 펌프가 멈췄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제발 멈춰라! 하는 마음으로 펌프실로 향했다. 하지만 바람과는 반대로 펌프는 간헐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진짜 어디인가 누수가 발생한 것일까. 가장 가능성이 큰 탱크와 호스의 연결부위를 살피기 위해 땅을 팠다. 물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탱크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고 다시 살피는데 탱크 안이 조용하지 않고 압력차가 발생하는 듯한 아주 작은 소음이 들려온다. 혹시 볼탑의 연결 부위가 꽉 조여지지 않은 것일까. 인터넷과 유튜브, 인공지능 등등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탐색해 보았다. 탐색을 통해 이리저리 생각해 본 결과 전문가를 부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 해 볼 것이 있었다. 볼탑과 물통을 연결하는 나사 부위의 테프론을 더 두툼하게 해 보는 것. 



테프론을 볼탑 나사에 서너 번 돌리고 물통과 결합시켰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엔 작심하고 스무 번 가까이 돌린 후에 물통과 다시 연결했다. 물론 테프론을 돌리는 회전 방향도 중요하다. 나사를 돌리는 방향과 똑같아야 한다. 물통과 연결할 때 빡빡한 느낌이 들 정도로 꽉 조여줬다. 그리고 다시 펌프를 가동해보니, 와! 만세~. 물이 빠지면 제대로 돌기 시작하고 물이 차면 멈추었다. 이번엔 펌프가 돌아가지 않으면서 소리가 뚝 그쳤다. 정말 행복한 적막이었다. 


큰 공사를 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뿌듯함과 안도감이 밀려왔다. 아무 문제가 없어 보여도 평소에 기계들은 한 번씩 점검을 해 보는 것이 좋다는 교훈도 얻었다. 우리 몸이 건강할 때 검사를 통해 미리 큰 병을 예방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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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했던 논에 트랙터가 들어선다. 논이 갈리고 물이 들어간다. 물 댄 논이 찰랑찰랑 연못이 되어 간다. 몇 일 후 이앙기가 들어가 모내기를 시작한다. 두어 시간이면 모내기가 끝나고 모가 심겨져 있다.



5월 중순의 풍경이다. 이윽고 해가 저물면 논 이곳저곳에서 개굴 개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한 마리, 두 마리로 시작해 수 백 마리, 수천 마리가 노래를 부르는 듯하다. 


5~7월이 산란기인 참개구리들에게 논 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알맞은 물 높이와 먹이가 되는 각종 벌레들. 혹시나 들이닥칠 천적들을 피할 수 있는 땅 속까지. 제초제와 농약이 뿌려지지 않은 논이라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다.


잠을 청하기 위해 눈을 감고 있다보면 창문 너머로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봄이 지나 여름이 다가올 것임을 알게 된다. 개구리 울음소리는 어떤 날은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려 잠을 부추기고, 어떤 날은 소음으로 들려 잠을 이루지 못하게 만든다. 개구리 울음은 그대로인데, 그걸 듣는 나의 마음은 같지 않아, 소음으로도 음악으로도 들려온다. '개구리 소리도 들을 탓'인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짓는 것이다(一切唯心造). 아니, 마음마저도 한결 같지 않아(無常) 그 때 그 때 다른 상을 만든다. 개구리 울음 소리를 통해 시절을 알고, 마음을 안다. 이렇게 알아 차려진 마음으로 다시 개구리 울음을 들으면 개구리 울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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