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요일은 정월대보름입니다. 우리나라 5대 명절(설, 추석, 단오, 한식)로 다양한 세시풍속이 있습니다. 지금도 끊기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것으로는 오곡잡곡밥을 해 먹는 것입니다. 찹쌀, 차수수, 차좁쌀, 붉은팥, 검정콩 등 5가지 곡식을 섞어 지어 먹는 밥으로, 오행의 기운으로 액운을 쫓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잣, 날밤, 호두, 은행, 땅콩 등 견과류를 부럼이라 하여, 이날 아침 일찍 자신의 나이만큼 부럼을 깨물어 먹으면 한 해 동안 피부에 종기가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믿었습니다.


이와 함께 ‘쥐불놀이’ ‘달집 태우기’ 등의 놀이도 있지만, 도시에 살고 있는 가정집에서는 어려운 일이죠. 반면 ‘더위팔기’ 놀이는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어느 곳에서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놀이입니다. 보름날 아침 가장 먼저 만난 사람에게 더위를 팔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죠. 물론 더위를 사게 된 사람은 ‘내 더위 네 더위 맞더위’라고 말하면 이 더위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더위를 팔지 말고 사는 놀이를 하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로부터 더위를 사가는 것이죠. “지구야, 네 더위 내가 사갈게”하며 더위를 사가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더위를 사가는 것이 말 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이어진다면 더욱 좋겠죠. 화석에너지를 덜 쓰고, 플라스틱과 일회용을 최대한 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농사 또한 친환경농사를 응원하고 지지해준다면 힘이 날 것입니다. 이렇게 지구의 더위를 사 가면 우리도 더위를 조금 덜 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올해 정월대보름엔 지구의 더위를 사 가는 놀이를 한 번 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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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특집영화로 [광대들;풍문조작단]을 딸내미와 함께 봤다. 이 영화는 세조 때 발생한 것으로 기록된 국토 이곳저곳에서의 신비스러운 사건이 실은 광대들의 조작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영화 말미에는 이런 이야기와 연관된 실제 모습, 즉 정이품송, 고양이상, 문수동자좌상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방학기간 동안 전자기기에 파묻혀 살고 있는 딸내미에게 콧바람이라도 쐬어줄 겸 영화에서 등장했던 곳을 가보는 것도 좋을듯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바로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다. 



먼저 월정사 전나무숲길부터 찾았다. 봄날씨같은 따듯한 기후 속에서도 오대산 속이라 그런지 아직은 숲길 옆 계곡물은 곳곳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월정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서 금강교 쪽이 아닌 주차장 바로 옆으로 난 순환로를 걸었다. 



전나무숲길과 이어지는 1.9키로미터의 길이다. 이쪽부터 시작하면 절반정도에서 일주문을 마주치고 숲길을 지나 월정사로 들어갈 수 있다.



월정사의 일주문은 웅장했다. 기둥이 하나라서 붙여진 일주문인데 그 기둥옆으로 기교를 부린 장식물이 덧붙여져 웅장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전나무 숲길 초입에선 쓰러진 잣나무를 소재로 한 조각품도 보인다. 



이 길을 오가던 사람들이 한 손 한 손 쌓아올렸을 조그마한 돌탑도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일주문에서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은 그야말로 욕망을 덜어내는 길일진데, 오히려 민초들의 소망을 고스란히 품은 돌탑들이 놓여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아니, 그렇게 소망의 무거운 마음을 이곳 돌탑에 놓아두고 절로 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대산 전나무숲길은 전북 부안의 내소사와 경기 포천의 광릉 전나무숲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드라마 [도깨비]가 촬영되기도 했다. 딸내미는 도깨비의 어느 장면이 촬영됐느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도깨비가 촬영됐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지며,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마침 다행히 소나무와 전나무, 잣나무를 비교해주는 안내판도 있어서 잠깐의 공부도 한다.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나무 그림을 주로 그리는 딸내미인지라 3 종의 나무 비교 안내판도 유심히 쳐다본다. 



전나무숲길을 지나 월정사로 들어서면 팔각구층석탑이 눈에 들어온다. 오랜 세월 풍파를 이겨낸 석탑 속에서 고뇌를 털어내고자 석탑 주위를 돌았을지도 모를 선조들을 떠올려본다. 



월정사를 나와 비포장도로로 9키로 가까이 산쪽으로 올라가면 상원사가 나온다. 도로가 아닌 스님들이 실제 걸었던 선재길이 있는데, 지난 태풍과 장마로 유실된 곳이 있어서 현재는 폐쇄되어 있다. 이십여년 전쯤, 그리고 십여년 전쯤 오대산 정상에 올랐다 내려오면서 들렸던 상원사에 대한 기억이 얼핏 떠오른다. 딸내미는 경사가 급한 길을 오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습이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고양이 석상을 보아도



우리나라 종의 원형이라 할 통일신라시대 동종을 보아도 시큰둥하다. 다만 원형은 유리 안에 보관되어 있고, 복제된 종은 다행히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것에 흥미를 보인다. 



마음이 머무르냐가 좋고 싫음을 결정할 것이다. 좋고 싫음의 구분은 결국 좋음을 탐하고 싫음을 거부하는 욕망을 일으켜, 우리를 고뇌에 빠뜨린다. 그러하니 결국 마음자리가 없어야 고뇌도 일어나지 않을 터이다. 


“집에 언제 가?” 하는 딸의 물음에서 아비와 딸의 마음자리가 다름을 깨우친다. 나의 마음자리를 고집하지 않는 것에서 행복은 시작할 터이니, 이제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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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맑음 영하 1~22도


그야말로 봄날씨다. 오후 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가니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정도다. 기온이 널뛰기다. 3한 4온의 온도변화가 아니라 4한 3열의 느낌이다. 풀과 나무들이 언제 잎을 내고 꽃을 피울지 혼란스러워할 것 같다. 부디 인간이 불러온 자연의 변화를 잘 견뎌내기를 바랄 뿐이다.  


블루베리밭에 발효톱밥을 뿌린지 2주 정도가 지났다. 톱밥은 물론 발효톱밥은 산성을 띤다. 산성을 좋아하는 블루베리에겐 최적의 유기물인 셈이다. 하지만 톱밥이 토양의 산성도를 적합하게 해준다고는 하지만 블루베리가 먹을 양분은 충분치 않다. 그래서 양분은 물론 이들을 분해해줄 미생물을 함유한 균배양체를 뿌려줬다. 



이 균배양체는 쌀겨와 버섯폐배지, 아주까리유박이 주성분이고 석회고토와 미생물이 조금 들어가 있다. 기름을 짜고 난 박과 곡물의 껍질인 겨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이 어느 정도 함유되어 있다. 물론 비료만큼 조금만 주고도 충분한 양분을 보급할 정도의 함유량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작물이 자라는데는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참나무톱밥이 주성분인 버섯폐배지도 있어 유기물 증가에 한몫을 한다. 물론 생톱밥에 비해 버섯폐배지의 톱밥성분은 리그닌이라는 성분이 1/3 정도 수준이라, 생톱밥 정도의 유기물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많은 양을 투입해야 한다. 리그닌은 일종의 섬유질로 미생물이 분해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유기물 함량을 늘리는데는 이 리그닌 성분이 중요하다. 



블루베리 1주당 균배양체 5kg을 주었다. 2주 전엔 발효톱밥을 1주당 10kg씩 주었으니, 1주당 총합 15kg 정도의 퇴비가 들어간 셈이다. 균배양체의 경우 발효가 이루어지면서 바로 양분이 공급될 수 있다. 지금 뿌려준 것들은 3월부터 블루베리에 양분을 공급할 것이다. 봄에 꽃눈과 잎눈을 내놓을 블루베리의 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박과 겨는 분해가 빨라 2~3개월 정도면 대부분의 양분이 소모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블루베리가 막 열매를 맺을 즈음부터는 다소 양분이 딸릴 수도 있다. 그래서 블루베리의 절반 정도만 균배양체를 뿌려주었다. 나머지 절반은 2~3주 후에 뿌려줄 생각이다. 뒤에 뿌린 것은 열매가 한창 자랄 때까지 양분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랬을 때 이 둘의 성장과 열매의 맛 정도의 차이가 어떻게 발생할지 궁금하다. 올해 비교 대상은 균배양체의 투입 시기인 셈이다. 


이제 블루베리도 4년생이 되었다. 쉽게 죽지 않을만큼은 자라준 셈이다. 내년까지는 톱밥과 균배양체를, 그리고 그 이듬해부터는 균배양체만 1~2년 정도 더 주고나면 무투입이 가능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미생물이 풍부한 살아있는 흙을 만들어준다면 주위의 풀만으로도 잘 자랄 수 있을까 염려되면서도 기대가 된다.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지 296호에는 21년에 걸친 유기농업연구결과가 소개되어있다. 유기재배 포장지에서는 양분을 순환시키는 미생물이 증가되어 양분 가용화 효율이 높아져 관행재배 절반 이하의 양분으로 관행재배 수확량의 80%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 아무튼 올 한 해도 블루베리가 튼튼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며 균배양체를 한 삽 한 삽 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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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비밀 - 부모만이 줄 수 있는 두 가지 선물, 자존감과 창의성
조세핀 김.김경일 지음 / EBS BOOK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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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의 제목이 마음엔 들지 않는다. [0.1%의 비밀]이라 함은 우리 아이들을 0.1% 안에 들도록 하겠다는 욕망을 자극하는 표현인데, 이 0.1%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야말로 '마음껏 놀아라' 하며 방임형에 가까울 정도로 놔두었지만, 이제 아이가 점차 커가면서 과연 이대로 두어도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기 때문이다. 학교 공부를 잘 하는 것만이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학교 성적 등엔 얽매이지 않는다. 그럼 성적 말고 무엇을 키워주어야 할까. 바로 그 해답의 빌미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이책 [0.1%의 비밀]은 아이에게 자존감과 창의성을 키워주라고 권하고 있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인생의 성공이란 무엇을 두고 평가하는 것인지에 대한 관점이 비슷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아무튼 교육학자 조세핀 김은 자존감에 대해서,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은 창의성에 대해서 전문가적 식견을 펼쳐보이고 있다. 자존감은 부모의 행복한 모습 속에서 아이에게 전해진다는 것, 창의성은 아이가 동사형의 꿈을 가졌을 때 키워진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두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승부의 관점이 아닌,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성품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바로 이런 사람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타인도 행복해지도록 해주는 멋진 사람,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0.1%의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남의 뜻, 지시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뜻, 생각대로 살아가며 꿈을 꾸고 행복을 찾는 아이가 되는 길에 이 책 [0.1%의 비밀]이 작은 디딤돌이 되어줄 수 있을까. 이 책이 제안하는 아이와의 대화법 등은 그런 역할을 조금이나마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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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2월 7일 맑음 



산수유 나무의 샛노란 꽃잎이 비쳐보인다. 올 겨울 몇번의 북극한파가 지나가고, 제법 따듯한 날이 몇일 지속되다보니 나무는 봄을 재촉한다. 농부도 이제 한 해 농사를 지을 준비에 나서야 할련가 보다. 



지난해와는 달리 겨울을 나기 전 블루베리 주위의 풀을 베어서 깔아놓았다. 푸석푸석 말랐지만, 썩어 퇴비가 될만큼은 아니다. 



블루베리밭의 유기물을 높이기 위해 3년째 쌓아두고 있는 폐버섯배지를 투입하기로 했다. 5톤차 2대 분량이었던 것이 이제 절반도 남아있지 않다. 



삽으로 겉흙을 파내면 속에는 거무스름하게 발효된 톱밥퇴비가 보인다. 퇴비는 검을 수록 부식이 잘 진행됐다고 보면 된다. 



양동이에 담아서 블루베리 나무 주위로 흩뿌려 준다. 나무 1개당 1양동이씩 주었다. 



톱밥퇴비는 겨울이 오기 전에 주면 더 좋을 수 있다. 비와 눈에 적셔지고, 차가운 날씨와 따듯한 햇빛을 오가며 발효가 더 잘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이 오기 전 뿌린 곳과 오늘처럼 2월에 뿌린 곳에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올해는 2월에 톱밥퇴비를 다 뿌려주고, 균배양체를 주는 시기를 조금 달리해볼까 한다. 


그건 그렇고 이제 톱밥퇴비를 거의 다 써버렸으니, 내년 대책도 고민해봐야 할 성싶다. 최종 목적이야 무투입이니 내년부터 무투입 원칙을 시행해야 될지 고민이다. 무투입을 하기 전 토양에 충분한 유기물을 갖춘 좋은 흙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은 올해 성장을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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