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넷플릭스 시리즈 <더 리쿠르트>. 시즌1 8화 2022년 12월 16일. 시즌2 6화 2025년 1월 30일 오픈. 청불. 스릴러. 액션. 로스쿨을 졸업하고 갓 CIA 법무실에 입사한 신출내기 변호사가 얼렁뚱땅 스파이 작전에 휘말려 들어가 일으키는 소동을 다룬다. 정통 스파이물은 아니지만 어영부영 빨려들어간다. ★★★ 6점/10점
2. CIA법무실에 갓 입사한 오웬 헨드릭스. 동료들은 자신을 경쟁자로 인식해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고, 엉뚱한 것만 가르쳐 준다. 오웬이 하는 일은 CIA에 배달되어진 협박 편지를 분석해서 실제 위험한 것을 찾아내 법적으로 처리하는 것. 그런데 이제 갓 입사한 그에게 진짜 위험한 협박이 눈에 걸린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현지에 가보지만 협박범은 찾지 못하고 죽을 고비만 맞는다. 간신히 위험에서 벗어나면서 변호사 직무에서 스파이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오웬은 이 협박범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3. CIA를 다루다 보니 미국은 물론 캐나다,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세계 곳곳의 화려한 로케이션이 눈에 띈다. 게다가 시즌2에서는 대한민국 서울이 주요 배경으로 나온다. 하지만 랜드마크라고 할 만한 건물이나 장소는 보이지 않고, 일반적인 주택가와 상가가 자주 보인다.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련지 궁금하다. 한글 간판과 호텔 인테리어 속 한글 디자인 등 한글이 자주 보이는 것도 특이.
4. 그런데 왜 외국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 배우들은 한국어를 못하는 것일까. 이번 <더 리쿠르트>에서는 그나마 주연급은 한국어를 잘 하지만, 조연급은 한국어가 어색하다. 그렇게 배우가 없는 것인지, 섭외를 못 하는 것인지, 아쉬움이 크다. 이런 어색함은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권 배우들도 혹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극의 몰입감이 푹 떨어진다.
5. 오웬은 스파이가 아니라 변호사다. 그런데 <더 리쿠르트>에서는 변호사가 아니라 스파이 노릇을 한다. 게다가 신출내기. 여기에서 오는 불협화음이 극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된다. 그야말로 좌충우돌. 자꾸만 위험에 처하는 오웬은 이 상황이 스스로 만든 것인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버지의 죽음 때문. 그런데 이런 좌충우돌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지 않고 통통 튀는 방식으로 전개됨에도 불구하고 어영부영 그 흐름에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6. 액션은 그다지. 물량공세도 없고- 로케이션 비용으로 다 들어간 것은 아닌지, 아 그래도 잠수함까지 등장한다는... - 화려한 몸짓(무술)도 없다. 총알은 아무리 퍼부어대도 주인공 무리를 맞추지 못하고 알아서 피해 간다. 할리우드 영화의 미덕(?)이 여기서도... ^^;;; 한국의 어선을 타고 러시아로 들어간다는 설정이며, 미군 잠수함이 러시아 해안 근처에 왔는데, 러시아군이 출동은 커녕 해안경비대가 알아서 도망치는 장면은 솔직히 코미디이거나 공상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
7. 그럼에도 시즌1, 2를 모두 본 것은 병맛처럼 보일 수도 있는 주인공 오웬이 갖는 매력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이익이나 국가적 명령 보다도 우선하는 것은 동료, 우정, 사랑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휴머니즘이 오웬에게서 넘쳐나기 때문이다. 정통 스파이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파이물이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강력하게는 아니고 살짝 추천해 봄직. 재미없으면 말고 라는 핑계를 뒤에 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