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8월 23일 가끔 비 23도~26도
하루 만에 직박구리에 대한 미안함이 싹 가셔 버렸다.
사과나무에서 새 피해를 톡톡히 막아주었던 끈끈이였지만, 배나무에는 통하지 않았다.
탄저병에 걸려 썩어가는 배를 다 치우고,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유황을 치면서 관리했던 배나무다. 한 그루 당 30여 개 달렸던 배 열매가 겨우 10여 개 남게 됐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멀쩡한 배가 새들이 다 쪼아 먹어 버린 것이다. 나무 당 대여섯개 씩 쪼아 먹었으니, 남은 건 절반도 되지 않는다. 어제 끈끈이에 달라붙어 죽게 된 직박구리를 보며 미안했던 마음은 어느새 다 사라지고, 괘씸한 마음만이 남았다.
끈끈이를 믿고 그냥 놔두는 것이 아니었는데.... 새 피해 방지 그물을 사서 칠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가득하다. 하루 만에 미안함에서 괘씸함으로 바뀌는 마음을 보며,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얼마나 쉽게 변하는 것인지를 새삼 알게 된다. 그러니, 마음에 너무 휘둘리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