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산은 자신의 몸뚱아리를 벗은채로 온전하게 보여줍니다. 나뭇잎과 풀과 꽃과 열매로 치장하지 않은 민낯의 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가끔은 눈으로 살짝 몸을 가리지만, 오히려 자신의 형태를 더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볼품없는 겨울산일 수 있겠으나, 그 산속으로 발을 내디딘 다른 누군가에게는 맨몸으로 겨울을 이겨내는 불굴의 의지를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한겨울 나무들도 나체를 드러냅니다. 그런데 가끔은 강렬한 색의 열매를 여전히 달고 있는 것들을 마주칩니다. 수확하지 않고 놔둔 구기자의 주황색 열매가 눈에 들어옵니다. 햇볕을 받았다 찬바람에 얼었다 하면서 쪼그라든 것들도 보입니다. 



산수유의 붉은 색 열매도 눈을 찌릅니다. 모두가 땅으로 돌아가는 이때 열매는 어찌 찬바람이 매서운 이때까지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일까요. 



겨울에 열매를 달고 있는 것들은 새들의 눈에 잘 뜨이기 위한 것일지 모릅니다. 새들이 열매를 발견해서 먹고 어디론가 날아가 그 씨앗을 배설하면, 나무는 발이 없지만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새들의 먹이가 되지 못한 열매들은 어찌할까요. 겨울을 난다 하더라도 아마 이듬해 봄 새잎과 열매들에 자리를 내주겠죠.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남겨진 것들이 애처로워보입니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무는 봄이 되면 온힘을 다해 다시 열매를 맺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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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거두었던 늙은 호박들이 방 한켠에서 노랗게 익어간다. 아직 덜 익은 큰 것 2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8개를 차에 실었다. 건강원에 가지고 가서 늙은 호박을 달여 즙으로 먹기 위해서다. 


여기에 대추와 생강도 보탰다. 강삼조이(薑三棗二)라는 말이 있다. 한약재를 달일 때 생강3에 대추2 비율로 함께 달여주면 약의 독성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생강대추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비염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오래전에 사두었다 여태 쓰지못하고 남겨둔 구기자도 추가했다. 너무 오래된 것이라 조금 찝찝한 마음이 들었지만 곰팡이같은 것은 안 핀 것 같아 사용하기로 했다(다소 불안하긴 하다 ㅜㅜ;).



초겨울내 까먹었던 귤의 껍질도 잘 말려두었다 함께 달였다. 귤피는 향도 좋아 먹을 때 기분을 좋게 해줄 것 같다. 금화규 뿌리 말린 것도 몇 개 추가했다. 


이렇게 건강원에 가져가니 한 솥에는 못 달이고 두 솥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왕 만드는 거 많이 달여서 주위 사람들과 나눠먹으면 더 좋겠지. 


올해는 마트에서 구입한 재료가 많지만, 내년과 그 이듬해에는 집에서 모두 길러낼 수 있는 것은 길러내도록 해야겠다. 구기자와 대추나무는 병충해만 잘 관리하면 충분히 수량을 확보할 수 있을듯하다. 올해는 벌레들이 다 먹어치웠지만 말이다. 생강은 올해 심어봤는데 밭 토양과는 잘 맞지 않은듯하여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도라지를 잘 길러서 추가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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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12-18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이 불쑥불쑥 솓겠네요!ㅎ 매일매일 따뜻하고 건강한 하루되십시요!ㅎ

하루살이 2020-12-22 12:54   좋아요 1 | URL
네, 고맙습니다. 님도 건강한 하루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
 

12월 17일 생각 마실 - 쑥차

 

초겨울 날씨가 제법 매섭네요. 이렇게 추운 날 아침이면 흔히들 말하는 ‘모닝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집니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느낌이 좋지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차도 있습니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근육을 이완시켜주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약초차’와도 친해지면 좋겠지요. 겨울차로는 ‘둥굴레차’와 ‘쑥차’가 좋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쑥차는 복부와 자궁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하니 특히 여성분들에게 좋을 듯합니다.

쑥은 이른 봄부터 시작해 우리나라 온 산하에 지천으로 쑥쑥 자랍니다. 쑥은 번식력이 워낙 강해서 가만히 놔두면 그 일대가 온통 ‘쑥대밭’이 됩니다. 농부의 입장에서는 작물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잡초인 셈이죠. 하지만 배고픈 시절엔 쑥을 캐서 쑥개떡을 비롯해 다양한 반찬으로 해 먹는 등 소중한 구황식물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약재로도 사용할 수 있는 요긴한 식물이기도 하죠. 관점에 따라 잡초가 되기도 하고 약초가 되기도 합니다.

쑥은 줄기와 새싹 부위를 잘라 그늘에서 잘 말려두면 차로 쓸 수 있습니다. 올 겨울엔 가끔이라도 쑥차를 한 잔 마시면서 내가 미워하는 사람도 다른 관점으로 사랑해볼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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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 - 감귤맛이 제각각 다르듯이


요즘은 노지에서 자란 귤이 제철입니다. 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박스 채로 사서 드시는 경우도 많을텐데요, 귤을 먹다보면 맛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죠. 


어떤 것은 신맛이 강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단맛이 강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다른 나무에서 자란 열매를 따지않았을까 생각해보지만, 같은 나무에서 자란 것들도 맛에 차이가 생깁니다. 이렇게 맛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토양, 강수량, 햇빛, 경사 등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나무라도 햇빛을 더 받는 쪽과 덜 받는 쪽의 열매는 맛에도 분명 차이가 있죠.


이런 차이가 포도에서 나는 것을 프랑스에서는 <테루아>라고 합니다. 와인을 생산할 때 포도 품종 보다도 포도가 자란 지역을 상표명으로 삼는 것도 이런 테루아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품종이라도 테루아가 다르면 와인의 맛도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렇게 테루아를 중시하는 것은 그 지역만이 갖는 고유한 토양, 기후, 지리적인 요소, 포도 재배법 등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농부라면 이런 <테루아>를 잘 파악해서 농사를 짓는 게 중요합니다.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존경하는 태도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필요해보입니다. 우리의 생각도 각자 살아온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즉 생각의 <테루아>인 셈이라고 할 수 있겠죠.


농부가 나무 하나 하나, 작물 하나 하나의 상태를 살펴보며, 그에 맞추어 관리를 하듯, 우리도 서로가 자신만이 옳다 생각하지 않고 각자의 <테루아>를 인정한다면 보다 조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오늘 식사를 할 때 입에 넣는 농산물이 있다면, 그 하나 하나의 맛을 음미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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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니 몸도 차가워진다. 이럴 땐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근육을 이완해주며,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약초차를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잔대, 둥굴레, 쑥을 겨울철에 좋은 ‘약초’로 소개하고 있다.

둥굴레차는 마트에서 흔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설명이 필요없을 듯하다.

잔대는 약재로 쓸 때는 사삼이라고 부르는데, 초롱꽃과에 속한다. 동의보감에 기력을 왕성하게 하고, 폐를 맑게 한다고 한다. 뿌리를 깨끗이 씻어서 둥굴레처럼 끓여서 차로 마시면 된다.


쑥도 차로 마시면 좋다고 한다. 특히 복부와 자궁이 찬 것을 따뜻하게 해주어 여자에게 좋다. 봄부터 여름 사이엔 지천에 쑥이다. 번식력도 강해서 그냥 놔두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된다. 블루베리와 체리를 키우는 입장에선 골칫거리다. 하지만 쑥을 잘 캐서 요리에 쓸 수 있다. 애엽이라는 약재로도 사용한다. 차로 이용할 때는 꽃이 피기 전에 줄기 윗부분의 싹과 잎을 뜯어서 그늘에 잘 말리면 된다. 내년엔 겨울을 대비해 쑥차 좀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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