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6월 26일 맑음 24도~31도


욕심은 그냥 두면 커지기 마련이다. 욕심을 덜어내기 위해선 마음가짐을 바꾸어야 하는데, 그 마음가짐을 바꾸는 데에는 힘이 필요하다. 즉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기에 욕심을 줄이는 일에 힘을 쓰다보면 지치기 마련인 것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욕망을 억누른 상태로 있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다. 


실제 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분노든 욕망이든 억제나 자제하는데는 힘이 들기에 억제나 자제해야 하는 순간을 하루에 여러 번 마주하게 되면, 점차 억제나 자제가 어렵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그렇다면 억제한다거나 자제하는데 힘을 쓰지 않기 위해선 그 욕망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를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즉 욕망에 따르지 않기 위해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욕망 그 자체를 인지, 또는 인식하고 그냥 지켜만 보는 것이다. 또는 욕망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거나 순리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블루베리는 알의 굵기가 다소 작다. 올해 열린 것 중 절반 정도만이 지난해 수준의 크기다. 나머지는 지난해에 비해 작게 느껴진다. 가뭄 탓도 있겠지만, 작은 것들을 보니 덜 솎아준 것들이 많다. 즉 한 가지에 2~3화방 정도만 남겨둬야 하는데, 몇 몇 그루는 4~5화방이 남겨져 있다. 그러다 보니 열매는 송이송이 많이 맺혔지만 그 크기가 굵지 않은 것이다. 


올 봄 한 가지마다 화방이 많은 것은 8~9개 까지 달렸다. 그러다 보니 절반을 쳐내도 4~5화방이 남은 것이다. 무려 절반을 솎아냈으니 많이 솎아냈다는 착각을 한 것이다. 얼마나 솎아냈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 개를 남겨두었냐가 중요한 데 말이다. 필요한 것만 남겨 두고 나머지를 모두 덜어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가 집 정리를 하기 위해 물건을 버릴 때도 과감히 버리지 못하는 것도 이때문일 것이다.


꼭 필요한 것만 제외하고 덜어내기, 비워내기. 알차게 살기 위해선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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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23일 장마 시작 20도~30도



오미자가 열매를 맺지 못한 가지들로 북적인다. 이래서는 제대로 자라지 못할 것 같아 정리를 해줘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열매를 맺은 가지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냈다. 



잘라낸 가지가 산더미다. 하지만 자르지 않고 남은 가지가 너무 앙상한 것이 아무래도 무엇인가 잘못한 듯한 느낌이다. 가지치기를 하기 전에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늦었지만 잠깐 오미자에 대해 검색해봤다. 


역시나.... 오미자가 열매를 맺는 가지는 2년차 이상부터라고 한다. 올해 새로 난 가지에서는 열매를 맺지 않는 것이다. 어찌보면 대부분의 과수처럼 어린 나무는 열매를 맺는 대신 성장에 집중하는 게 당연한 것인데. 어지러운 것을 정리한다는 마음이 앞서, 실수를 한 것이다. 열매를 맺고 무르익는데는 항상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그 시간을 무시했으니, 올 1년을 그냥 흘려버린 셈이다. 대신 잘라낸 가지 중 삽목을 위해 튼실한 것을 골라 가지를 정리했다. 어디에 심을지 아직 정하진 못했지만, 일단 묘목부터 만들어볼 생각이다. 이는 잃어버린 1년에 대한 조그마한 보상이 되지 않을까. 


열매를 맺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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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22일 맑음 21도~33도


어제는 35도까지 치솟는 무더위, 오늘은 33도. 6월 말이 아니라 7월 말, 8월 초처럼 느껴지는 날씨다. 매년 최고 온도를 깨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 

하지도 지나고 이제 점점 날이 짧아지겠구나 생각하니, 벌써 1년이 다 가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매화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렸던 매실은 결국 대부분 떨어졌다. 남은 것 20여 개 정도도 온전한 것은 거의 없다. 황매실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매화나무에 달린 것들도 모두 따냈다. 어차피 벌레 피해로 다 떨어질 기세이기도 하지만, 매실이 노랗게 익었기 때문이다. 따 놓고 보니 역시나 온전한 것이 거의 없다. 



땅에 떨어진 매실은 모두 비닐봉지에 담아 묶어두었다. 무려 4봉지나 된다. 대략 10키로그램 가까이는 될 성 싶다. 실은 이런 사태는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씨살이좀벌 피해로 낙과된 매실을 그냥 방치해 두었기 때문이다. 씨살이좀벌은 매실의 씨앗 속에 알을 낳고 여기에서 자란 애벌레는 겨울을 나고 이듬해 다시 매화나무에 피해를 입힌다. 그러니 올해 피해를 입은 매실은 꼭 처리를 해야 한다. 불에 태우거나 비눗물 등에 담가 씨 속에 있는 애벌레를 죽여야만 내년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올해는 씨살이좀벌 피해를 입어 10%도 채 되지 않은 매실을 거두었다. 지난해 말끔하게 정리하지 않은 게 원인이다. 그야말로 인과응보. 올해 다시 피해를 입은 매실을 그냥 둔다면 내년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다. 바로 지금이 앞으로 닥칠 결과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은 피해를 입은 매실을 깨끗이 정리할 시간이다. 그리고 혹여 매화나무 가지에 딱 달라붙어 있는 피해 입은 매실도 찾아서 말끔하게 없애야 한다. 1년 뒤의 일이 오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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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19일 맑음 21도~28도


블루베리 첫 수확을 할 때는 새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은 듯했다. 전체 10% 정도쯤으로 생각했다. 그때 든 생각은 이왕 블루베리 먹을 거면 한 개라도 통째로 다 먹으라는 거였다. 한 입 베어 물고 말면 수확도 할 수가 없을테니, 새라도 배를 채우면 좋을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수확을 하면서 보니 새 피해가 20% 정도는 되어 보였다. 한 입 베어 물고 또 한 입 베어 물고... 정신 승리를 위해 '그래, 통째로 다 먹은 것은 아니니, 이 정도면 다행이다' 라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새라도 배부르면 그것도 좋은 것 아닌가. 사람도 먹고 새도 나눠 먹고. 조금은 벌레도 먹고 ^^;



하지만 수확을 하면 할 수록 새 피해는 점점 더 드러났다. 급기야 최소 30%는 되는 듯하다. 


 

아이고, 새야 그만 좀 쳐(?) 먹어라! 욕지거리가 튀어나올뻔 했다. 좀 적당히 좀 먹지. 그러면 나도 스트레스 안 받고 좋잖아. 이렇게 너희들이 다 처 먹으면 블루베리 농사 안 짓고 말겠다. 그러면 너희도 손해 아니냐? 라며 설득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곰곰히 또 한 번 생각해보니, 이게 모두 내가 힘들게 농사를 지었으니 열매는 웬만큼 다 내가 가져가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내가 농사를 짓긴 했지만, 그 과정에 자연이 거든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수확도 나 혼자 독차지 한다는 것은 욕심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 나누어 먹자. 조금은 포기하는 심정으로 욕심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기는 하다. 뭐, 이 또한 정신 승리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올해 블루베리는 기후 탓인지, 열매 솎기를 과감히 더 못한 영향인지, 양분이 조금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예년에 비해 열매 크기가 작은 편이다. 올해 관리한 방식을 잘 염두 해 두고 내년엔 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아직, 올해 농사가 끝나진 않았다. 그리고 올해 농사는 결국 내년 농사로 이어진다. 수확도 이제 겨우 절반을 했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그 길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안한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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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6월 16일 흐림 16도~24도


본격적으로 벌레들이 극성이다.



티를 확실히 내는 벌레들이 있다. 벚나무 잎에 거미줄 친 듯이 하얗게 쳐져 있고 잎은 갈색으로 말라간다. 틀림없이 미국흰불나방의 소행이다. 



가지를 통째로 잘라내 잎을 살펴보니 알이 수두룩하다.



다른 잎에서는 알에서 깨어난 유충들이 잎을 갉아먹는라 정신 없다. 그대로 둘 수 없을 정도다. 발로 밟아서 죽이거나, 불로 태워 없앤다. 깔끔하게 제거하기 위해 소각했다. 



포도나무 가지에도 약충들이 춤을 춘다. 선녀벌레인지 갈색날개매미충의 약충인지 잘 모르겠다. 이 약충들은 접근하면 톡톡 튀면서 도망을 간다. 눈에 보이는 대로 손으로 박수를 치며 잡고 있다. 



벌레 약충들을 잡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블루베리 가지가 말라 죽는 현상도 이와 관련된 듯하다. 갈색날개매미충은 새 가지 속에 산란을 하는데 그 이듬해 가지가 이로 인해 말라죽는다고 한다. 올 겨울이나 내년 봄엔 가지치기를 하면서 산란된 가지를 보면 즉각 제거를 해야할 듯 싶다. 가지 속에 산란된 알만 손톱으로 긁어내는 작업을 했는데,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벌레들은 아직 천적다운 천적이 없기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블루베리 수확이 다 끝나면 거의 방치상태로 두었는데, 올해는 내년을 위해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말라 죽은 블루베리의 숫자가 꽤 많았으니, 이런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되겠다. (만약 원인 진단이 맞는다면, 내년엔 성과가 나타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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